소설리스트

38화 (38/535)

좀 사건이 해결될 텐데.”

—콰아아앙!

그 순간 멀리서 강한 마기가 폭발 했다. 자동으로 김덕현과 정현수의 고개가 그쪽으로 향했다.

“방금 폭발한 마기……

“그래, 마인이야. 그것도 최소 B등 급 이상의.”

“저기 마법 훈련장 쪽이에요. 저쪽 에 마인이 출몰했나 봐요.”

마법사관학교 출신답게 정현수가 폭발이 일어난 위치를 단번에 알아 챘다. 김덕현의 낯빛이 살짝 어두워 졌다.

“저쪽에 학생들 있는 거 아니야?”

“아무래도 그렇겠죠.”

“빨리 가자!”

거대한 화염구가 몬스터를 집어삼 켰다. 그 옆에선 하늘을 뒤엎는 수 많은 얼음 화살이 몬스터를 덮쳤다.

동물형부터 인간형, 비행형까지. 가 지각색의 몬스터가 괴음을 지르며 쓰러졌다.

이곳은 마법사관학교 내부에 있는 마법 훈련소 근처.

유아라와 윤하영은 갑자기 들이닥 친 몬스터와 전투를 하고 있었다.

“허억...... 허억......

한참 전투를 하던 유아라는 숨을 헐떡였다.

몬스터 자체는 그렇게 강하진 않았 지만, 수가 너무 많았다. 대체 이 많은 몬스터가 아무도 모르게 학교 한복판에 소환된 것인지 알 수가 없

었다.

윤하영은 그런 그녀에게 걱정스러 운 시선을 보냈다.

“ 괜찮아?”

“허억…… 어. 괜찮아.”

유아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 는 반응을 보였지만 전혀 괜찮아 보 이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무리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많은 몬스터를 상대하 고 있었기 때문이다. 벌써 그녀가 쓰러트린 몬스터의 수만 해도 50마 리가 넘어설 정도였으니까.

“후우.”

그래도 계속 몬스터를 죽여가며 수 를 줄인 덕에 잠시 한숨 돌릴만한 여유가 생겼다.

윤하영은 주변을 둘러보며 중얼거 렸다.

“그나저나 길드 스카우터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거지? 선생님들은 어 디 가고?”

“글쎄, 어디선가 이 상황을 수습하 고 있지 않을까?”

그 순간이었다.

둘의 앞에 강력한 마법 덩어리가 날아들며 거대한 폭발이 일으켰다.

-콰아아앙!

윤하영과 유아라는 가까스로 마법 을 피해냈지만, 강력한 마력의 충격 파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크윽…… 뭐야?”

윤하영이 고통에 얼굴을 일그러트 리며 고개를 들었다.

저 멀리서 검은 코트를 입은 사내 가 뚜벅뚜벅 걸어오고 있었다. 자세 히 보니 눈 전체가 검게 물들어 있었다.

“..마인?”

윤하영이 남자를 보며 떨리는 목소 리로 중얼거렸다.

남자는 유아라와 윤하영을 번갈아 보더니 홍미로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대단하군. 설마 이걸 반웅할 줄이 야.”

그러더니 유아라에게 시선을 돌렸다.

“네가 유아라인가? 찾고 있었다.”

유아라의 얼굴이 바싹 굳었다. 그 에게서 느껴지는 기세는 아무리 낮

게 봐도 B둥급 이상의 마인이었다.

아무리 천재라고 불리는 그녀라도 B급 이상의 마인을 상대하기는 아 직 벅찼다.

마인은 유아라를 보더니 손 위로 시커멓게 타오르는 마법을 구현했다.

“그럼 네가 예언의 아이인지 한번 확인해볼까.”

마법 덩어리가 유아라를 향해 쏘아 졌다. 유아라 역시 신체의 마력을 끌어모으며 마법을 방출했다.

허공에서 서로의 마법이 부딪혔다. 강력한 마력의 파장이 주변으로 퍼

지면서 대지를 울렸다.

잠시 뒤 서로의 마법이 상쇄되었다.

“역시 소문대로 대단하군.”

마인이 감탄한 듯 중얼거렸다.

고작 18살의 학생이 보여준 마법 이라고 하기엔 그 위력은 프로 마법사와 견주어봐도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상대가 아무리 소문난 천재 라고 해봤자 아직은 학생.

경험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으니 마 음만 먹는다면 가볍게 이길 수 있는 상대였다.

“좀 더 즐기고 싶지만 바쁘니 슬슬 끝내볼까.”

마인이 전광석화 같은 움직임으로 유아라에게 달려갔다. 유아라가 뒤 늦게 반응했지만 날렵한 움직임으로 다가오는 마인을 막을 수 없었다.

콰악!

마인의 손이 유아라의 목을 움켜쥐 었다.

“끄으윽!”

유아라의 발이 허공을 떠올랐다.

조여오는 숨통에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었다.

발을 동동 구르며 벗어나려 했지만 마인의 강한 악력을 이겨낼 순 없었다. 결국, 그녀는 의식이 서서히 흐 려지더니 정신을 잃었다.

“뭐야. 예언의 아이가 아니었나?”

마인이 시시하다는 듯 조용히 중얼 거렸다.

그리고 다른 한 손에 새로운 마법 을 구현했다. 유아라의 숨통을 완전 히 끊기 위해서였다.

그때 였다.

콰아앙!

의문의 마법이 마인의 등올 강타했다.

“크윽!”

마인은 충격에 유아라의 목을 놓았 고, 동시에 유아라의 몸이 쿵! 하고 떨어지며 바닥을 굴렀다.

마인이 분노에 찬 눈으로 뒤를 돌 아보았다.

윤하영이 떨리는 손으로 수십 개의

얼음 화살을 조준하고 있었다.

“건방진 녀석, 너부터 죽여주마.”

열 받은 마인이 아까와 같은 빠른 움직임으로 윤하영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유아라에게 했던 것처럼, 마인은 그녀의 목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끄으윽!”

윤하영이 고통에 신음을 내뱉었다.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괴로움에 이 를 악물었다.

그때, 그의 주변에 검은 새가 나타 났다. 새는 마인을 바라보더니 말했다.

-결계가 풀렸다.

검은 새의 말에 마인이 눈을 동그 랗게 떴다.

“뭐? 결계가 왜 풀려? 30분 이상 끌 수 있는 게 아니었나?”

—모른다. 시험장에 있던 누군가가 결계를 해제했다. 지금 마법사들이 나오고 있으니 빠르게 이곳에서 벗 어나라.

그 말을 끝으로 검은 새는 어디론 가 사라졌다.

“그게 무슨……

마인이 그렇게 황당해할 때.

가까운 곳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마력이 느껴졌다.

고개를 들어보니 윤하영의 손 위에 환하게 빛나는 무언가가 떠올라있었다.

순간 마인은 본능적인 위기를 느꼈 다.

‘이 힘은 위험하다!’

마인은 당황한 움직임으로 윤하영 의 숨통을 끊으려 했다. 하지만 그 의 가슴에 강렬한 격통이 터졌다.

윤하영의 마법이 그의 가슴을 관통 한 것이었다.

“커헉!”

마인의 입가에 검붉은 피가 터졌다.

마인은 눈올 부릅뜨며 자신의 가슴 을 바라봤다.

그의 가슴이 새하얀 빛으로 타오르 고 있었다. 단순한 마법으로 생긴 상처가 아니었다.

마인이 중얼거렸다.

“……멸마의 힘?”

마인이 털썩 무릎을 꿇었다.

윤하영은 이때다 싶어 마인을 밀쳤 다. 그리고 바닥을 기며 마인에게서 떨어졌다.

“끄아아악!”

마인은 손으로 가슴을 부여잡고 재 생의 마력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재생에 문제가 생겼다. 아 무리 재생에 마력을 쏟아부어도 마력이 재생되지 않았다.

“크흐흐흐……

하지만 마인은 고통에 괴로워하는 와중에도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웃 었다. 마치 보물을 발견했다는 둣한 미소였다.

“찾았다. 예언의 아이!”

마인은 비틀거리며 한 걸음씩 윤하 영에게 다가갔다. 멸마의 힘이 그의 몸을 옥죄었지만, 아직 그에겐 그녀 를 죽일 수 있을 정도의 힘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윤하영은 도망칠 수 없었다.

아까 전 구현한 멸마의 힘의 영향 으로 온몸의 힘이 사라졌기 때문이 다.

터벅터벅.

자신에게 다가오는 마인을 보며 그 녀는 체념했다.

이제 모든 게 끝이구나. 이제 마법사로서 성장의 즐거움을 깨달았는 데.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 는데....

그녀의 앞에 다가온 마인은 씨익 웃더니 마법을 구현했다.

시커멓게 타오르는 마력 덩어리가 그의 손 위로 떠올랐다.

“자, 이젠 끝이……

콰앙-!

마인의 뒤통수에 강한 마법의 폭발 이 일어났다.

“크아아악!”

갑작스러운 고통에 마인은 바닥을 구르며 양손으로 머리를 움켜쥐었다.

“어떤 새끼야!”

마인이 반쯤 사라진 얼굴로 뒤를 돌아봤다.

그곳엔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 새하

얗게 빛나는 마법 구체를 구현한 채 서 있었다.

마인이 뒤통수를 어루만지며 나를 노려보았다.

일단 눈앞에 마인을 무시하고 상황 을 둘러봤다.

저 멀리 놀란 얼굴로 나를 바라보 는 윤하영과 바닥에 정신을 잃고 쓰 러져있는 유아라가 보였다.

……잠깐. 유아라 저거 괜찮은 거 맞나? 설마 죽은 건 아니겠지?

나는 유아라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를 혼들었다.

“야! 괜찮냐?”

“으윽."...

유아라가 미약한 신음을 홀렸다. 살짝 눈을 뜨더니 나를 바라봤다.

“……김선우?”

“휴. 살아있네.”

“콜록! 콜록! ……윽!”

유아라는 마인에게 당한 후유증이 심한지 바닥에 엎드린 채 계속해서 가쁜 숨을 토해냈다.

다행히 조금 아플 뿐이지 생명엔 큰 지장은 없는 모양이다.

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마인이 황당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넌 뭐야?”

마인이 내게 말했다. 나는 유아라 에게 팔려있던 정신을 눈앞의 마인 에게 옮겼다.

그러다 문득 새하얀 빛으로 타오르 고 있는 녀석의 상처가 눈에 들어왔다.

느껴지는 기운으로 보아 평범한 마력이 아니다.

‘……저거 설마 멸마의 힘인가?’

나는 슬쩍 윤하영을 바라봤다.

윤하영은 멍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 고 있었다.

자신이 무슨 힘을 각성했는지도 모 르는 모양이다.

그나저나 설마 이렇게 빨리 멸마의 특성을 각성할 줄이야.

이것 역시 원작과 크게 달라졌다. 원작에서는 몇 달 뒤에나 있을 이벤 트였으니까.

‘감상은 여기까지 하기로하고……

일단 눈앞의 적에 집중해야 한다.

우선 눈앞의 저 마인은 내가 모르 는 마인이었다.

물론 마인을 실제로 마주친 건 몇 번 없었지만, 만약 중요하게 다뤄지 는 마인이었다면 외형을 보고 바로 눈치챘을 테니까.

“후우.”

누군지도 모르는 빌런를 상대하려 하니 조금 불안감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미지의 무언가를 상대하 는 기분이라고 할까.

그래도 겉으로 느껴지는 마력을 보 면 아마 A나 B등급 정도로 보인다.

만약 A등급이라면 조금…… 아니, 많이 위험하겠지만 B등급이라면 충 분히 상대할 수 있다.

거기다 녀석은 멸마의 힘에 중상을 입은 상태.

약해진 지금이 녀석을 쓰러트리기 최적의 타이밍이다.

나는 전신에 마력을 끌어모았다.

[사용 효과, ‘대자연의 심장’을 발 동합니다.]

[1 분간, 마나 회복 속도가 1000% 증가합니다.]

두근!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차오르는 마나의 충만감을 느끼다 가 마법을 구현했다.

마나가 회복될 때마다 구현된 마법 구체에 계속해서 마나을 주입해 압 축했다.

“……너 뭐야?”

마인의 표정이 굳었다.

내가 구현한 마법이 어떤 것인지 눈치챈 모양이다.

“어떻게 그 나이에 그런 마법을 사 용할 수 있는 거지?”

“내가 나이치고는 마법 경력이 길

거든.”

“뭐?”

녀석의 눈이 불안감으로 떨렸다.

이내 빠른 속도로 시꺼먼 마법을 구현해 내더니 내게 속사했다.

피융!

빠른 속도로 날아드는 마법 덩어 리.

하지만 녀석의 마법은 내 손위로 떠오른 반투명한 막에 막혔다.

마나 합금 팔찌의 사용 효과, ‘주 문 방어막’의 힘이었다.

마인은 자신의 마법이 막힐 것을 예상치 못했는지 당황한 표정을 지 었다.

“자, 이제 내 턴이야.”

나는 녀석을 향해 손을 뻗었다. 강 력한 마력을 머금은 마법 구체가 새 하얀 섬광을 번쩍이며 녀석을 향해 쏘아졌다.

콰아아앙!

“끄아아악!”

폭음 속에서 녀석의 비명이 크게 들렸다.

희뿌연 연기가 피어오르고 그 사이 에서 신체 일부가 사라진 마인의 모 습이 보였다.

“……크으윽! 어떻게 이 정도의 마 법을?”

마인이 경악에 찬 눈으로 나를 바 라봤다.

나는 곧바로 새로운 마법을 구현했다.

마나가 넘치는 지금.

공격은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까.

파앙! 파앙! 파앙!

내 손에서 쏟아지는 마법 구체들.

녀석은 온 힘을 다해 마법을 막아 냈지만, 이어지는 모든 공격을 전부 막을 순 없었다.

결국, 녀석의 몸에 구멍이 하나둘 씩 뚫리며 끔찍한 형태로 변해갔다.

“크아아악! 네놈!”

마인의 두 눈이 검게 물들었다.

‘마인의 폭주’가 시작되려는 징조 였다.

위기의 상황.

하지만 나는 당황하지 않았다. 이 위기를 기회로 살려야 한다.

녀석이 무방비한 상태인 지금.

지금이야말로 녀석의 머리를 확실 하게 터트릴 기회니까.

나는 손 위로 다시 한번 마력을 끌어모아 압축했다. 마나가 소용돌 이치며 점차 구체의 형태를 갖췄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나는 손을 뻗어 그것을 녀석의 머 리를 향해 쏘아냈다.

번쩍이는 섬광.

이내 녀석의 머리가 폭발했다.

마법사관학교 마인 습격 사건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압되었다.

이렇게 빨리 사건을 해결할 수 있 었던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3학년 시험장에 설치된 결계가 빠르게 해 제된 이유라는 게 주변의 반응이었

다.

“아니, 나 아니라고.”

“허허. 겸손은. 정윤슬 님이 아니면 누가 이렇게 결계를 빠르게 해제합 니까?”

“아오! 답답하네. 나 아니라고!”

“정윤슬 마법사님이 생각보다 부끄 러움이 많으신가 봅니다. 하하. 아무 튼, 큰일을 해주셨습니다. 덕분에 부 상자도 많지 않고 잘 해결되었습니다.”

“아니이... 에휴. 그래, 마음대로

생각해라.”

마법사관학교의 귀빈실.

정윤슬의 주변에 수많은 사람이 모 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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