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5화 (35/535)

나는 이번 시험에서 적절한 마나의 분배로 남에게 알려지지 않은 녀석 의 급소만 노릴 예정이다.

녹색 거인의 급소는 이미 알고 있

다.

외부자의 혜택 덕에 녹색 거인의 급소가 환하게 빛나고 있었으니까.

그으으……

녹색 거인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2m가 넘는 거대한 키.

나를 내려보는 놈의 시선에서 중압 감이 느껴졌다.

눈앞에 몬스터는 소환계 마법사가 만들어낸 인형에 불과했지만, 마치 실제 몬스터를 마주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했다.

크어어어!

녀석이 소리를 질렀다. 이제는 저 게 인형이 맞기는 한 걸까 의심이 든다.

“후……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곧바 로 전투에 돌입했다.

손을 뻗고 구현한 마법 구체를 녀 석을 향해 쏘아냈다.

콰앙-!

하지만 녀석은 양팔로 몸을 감싸며 간단히 막아냈다. 단단한 가죽에 약 간의 흠집만 생겼을 뿐 큰 피해는 없었다.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였다. 녹색 거인의 가죽은 마법에 강한 저항력 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건 녀석의 수준을 알아보기 위한 간단 한 견제구 같은 것이었다.

나는 곧바로 하체에 마력을 집중했다.

마력으로 강화된 다리로 바닥을 박

차며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오오!

발현계 마법사의 이런 적극적인 돌 격을 예상 못 했는지 관중 사이에서 함성이 터졌다.

어느 정도 거리가 가까워지자 녀석 은 나에게 주먹을 내질렀다.

나는 몸을 숙여 녀석의 다리 사이 로 슬라이딩했다.

녹색 거인의 주먹이 허공을 갈랐다. 이내 허둥대며 내 위치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뒤에 있으니까.

내 양손에 두 개의 마법 구체가 떠올랐다.

녹색 거인의 가죽은 단단하고 마법 저항력이 강하다.

하지만 그런 녹색 거인에게도 가죽 의 단단함이 상대적으로 약한 부위 가 두 곳이 있었다.

첫 번째는 바로 무릎 뒤의 오금이 다.

나는 녀석의 양쪽 오금에 마법을 방출했다.

콰앙!

크아아악!

녹색 거인이 괴음을 지르며 양 무 릎을 꿇었다. 첫 유효타였다.

곧바로 녀석의 다음 약점을 향해 마법을 조준했다.

녀석의 두 번째 약점은 바로 머리 와 몸통을 이어주는 뒷목.

나는 무방비하게 둥을 내밀고 있는 녹색 거인의 목을 조준했다.

내 손 위에서 투명한 빛의 마법

구체가 구현됐다. 아까와 달리 마력 을 압축해 강화시켰다.

이 정도면 녀석의 목을 뚫는 데는 충분하겠지.

나는 그대로 녀석의 목을 향해 방 출했다.

슈우우우웅!

콰아아앙-!

압축된 마법 구체는 녀석의 목 가 죽을 뚫으며 바닥을 강타했다.

동시에 거대한 소리가 강당 안에

울려 퍼졌다.

녹색 거인이 괴음과 함께 바닥으로 힘없이 쓰러졌다.

“후우.”

땀도 나지 않을 만큼 짧은 시간의 전투.

[2학년 A반 김선우, 시험 종료.]

내 첫 시험은 그렇게 시시하게 끝 났다.

김선우의 시험이 끝나고.

관중석 사이에서는 방금 있었던 전 투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었다.

처음에는 정적에 휩싸인것처럼 고 요했지만, 점차 한두 명씩 정신을 차리며 한마디씩 했다.

“방금 내가 뭘 본 거냐?”

“그러게. 마법 자체는 대단하진 않 았는데. 뭔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 게 잡았네.”

관중들은 방금 자신들이 보았던 김

선우의 전투 시험을 보며 그렇게 평 가했다.

몇몇 길드 스카우터들은 다급한 움 직임으로 김선우에 대한 자료를 찾 아보며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몇 초 정도 걸렸지?”

“한 25초쯤?”

“엥? 그렇게 빨라?”

[2학년 A반 김선우, 22.43초.]

와-!

김선우의 시험 결과가 나오자 관중 석 사이에서 다시 함성이 터졌다.

“와. 저거 몇 둥이지? 5등 안에 드 는 거 아냐?”

“다른 상위권 애들이 몇 초였더 라?"

“이서준이 16초, 유아라가 18초.”

“걔네랑 그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난 다고?”

“저거 근데 오금이랑 뒷목이 약점 인가? 가죽이 엄청 쉽게 뚫리던데.”

그렇게 관중석 사이에서 어수선함

이 돌고 있을 때, 그들 사이에서 조 용히 지켜보던 김덕현이 중얼거렸다.

“저 학생, 꽤 하네.”

김덕현의 말에 그 옆에 있던 정현 수가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요. 사실 마법 능력 자체는 그렇게 대단하진 않았는데. 센스라 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전투 감각 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게 엄청 좋은데요?”

정현수의 말대로 김선우의 전투력 자체는 그렇게 대단하진 않았다.

마법의 파괴력도 평범했고, 마력으

로 신체를 강화했을 때의 움직임 역 시 빠르긴 했지만 특출날 정도는 아 니었다.

그럼에도 간단히 녹색 거인을 쓰러 트린 건 김선우에게 18살의 학생이 라고는 믿기 힘든 특출난 전투 센스 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덕현은 의구심이 들었다.

“저게 전투 센스가 맞기는 한 걸 까.”

“네?”

“저런 전투 센스는 타고난다고 되 는 게 아닌 거 같아서.”

“그럼 뭔데요? 저 나이대에 저런

걸 배운다고 따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정현수의 질문에 김덕현은 잠시 입 을 다물었다. 그리고 고민했다. 자신 의 이 말도 안 되는 생각을 말해도 되는 것인지.

이내 생각을 정리한 김덕현이 입을 열었다.

“경험.”

“네?”

“수많은 전투를 해본 전투 경험에서 나온 센스가 아닐까.”

“에이, 18살 애가 그런 경험을 어 디서 쌓아요?”

김덕현도 그게 의문이었다.

만약 저게 수많은 전투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센스라면 그 경험을 대 체 어디서 쌓았냐는 거다.

“그런데 선배님 말씀도 이해가 돼 요. 확실히 18살의 전투라기엔 노련 함 같은 게 저도 느껴졌으니까요.”

맞다. 노련했다.

특히 저 나이대 학생들은 자신의 자신 있는 주특기만 이용해서 전투 하려 하지, 저렇게 부특기까지 적극 적으로 이용하는 녀석은 없었다.

거기다 발현계 마법사면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과감하게 앞으로 돌 진하는 모습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재밌네.”

김덕현은 계단을 타고 대기실로 내 려가는 김선우를 바라보았다.

꼴찌인 그가 자신이 가진 전투능력 을 이용해 최고의 결과를 이뤄냈음 에도 크게 기뻐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마치 이 정도는 당연하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고 보니 쟤 압축 구현술 도 사용했었는데.”

김덕현은 미튜브에 올라왔던 공개 순위 평가 테스트를 떠올렸다.

저 나이대에 압축 구현술을 사용하 는 것을 보고 다른 훈련에는 소홀히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을 보니 그건 또 아니었다.

김덕현이 씨익 웃었다.

‘김선우…… 기억해야겠어.’

계단을 타고 시험대에서 내려왔다.

뒤에서 들려오는 관중들의 함성은 묘한 쾌감을 선사해주었다.

시험대에서 내려오자 수많은 메시 지가 눈앞에 떠올랐다.

[‘B급 유망주’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2,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아직 마주치지 않은 등장인물 6명 이 당신에게 큰 호기심을 느낍니다.]

[보상으로 5,000포인트를 획득합니

다.]

[등장인물 ‘김덕현’이 당신에게 관 심을 갖습니다.]

[보상으로 1,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등장인물, ‘박인환’이 당신에게 굴 욕감을 느낍니다.]

[보상으로 1,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오.”

시험 한 번으로 무려 9,000포인트 를 획득했다. 전교 꼴찌라는 낮은 기대치 때문인지 효과는 더 드라마 틱 했다.

그렇게 학생 대기실에 도착하자 나 를 향한 수많은 학생의 시선이 느껴 졌다. 그 시선엔 하나같이 놀라움이 담겨있었다.

“선우야 대단하더라!”

“너 뭐냐? 왜 이리 잘해?”

학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말

을 걸었다.

저번 공개 순위 평가 테스트 때와 는 많이 달라진 반응이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변할 수 있지?

나는 적당히 그들을 받아주고는 자 리로 돌아갔다.

자리에 앉자 저 멀리서 나를 노려 보는 박인환이 보였다.

저번 강화계 달리기 시험 때 내게 패배했었던 그때처럼 눈빛에 분기가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나한테 굴욕감을 느 낀다는 메시지가 나왔었는데……

그래도 그렇지 굴욕감이라니.

나한테 무슨 억하심정이라도 있나?

“ 흐음......

아무래도 내가 박인환의 숭부욕을 자극한 것 같다.

박인환은 이서준, 유아라, 신영준. 이 셋을 제외하고는 전부 자신의 밑 이라고 생각하는 녀석이다.

그런데 갑자기 전교 꼴찌인 내가 갑자기 치고 올라오니 괜히 신경 쓰 는 걸지도 모른다.

‘쟤가 오늘 몇 초 나왔더라. 25초 였던가?’

내가 22초니까.. 3초 차이.

3초면 꽤 큰 숫자였다.

박인환 입장에서는 굴욕감을 느낄 만했네.

나를 바라보는 박인환을 따라 그의 시선을 마주했다.

그러다 이 상황이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애들 상대로 뭐 하는 거냐.’

그 순간 박인환의 표정이 굳었다.

이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성 난 발걸음으로 대기실 밖으로 나갔 다.

마법사관학교에서 그렇게 멀지 않 은 어두운 골목길.

한 남자가 몸을 벽에 기댄 채 누 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멀리서 한 인영이 남자 쪽으 로 걸어왔다.

시간이 지나자 어둠 속에 감춰진 아름다운 외모의 여성이 환한 달빛 에 비춰지며 모습을 드러냈다.

“천해 님. 오랜만에 뵙네요.”

“그래, 오랜만이다. 장예.”

천해가 무신경한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박민예, 아니 장예는 천해를 바라 보다가 궁금한 것을 물었다.

“오늘 2학년 시험에 참관하셨다면 서요?”

“그래.”

“‘예언의 아이’는 찾았나요?”

“만약 찾았다면 내가 여기에 있진 않겠지.”

“하긴 그렇네요.”

장예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것과 별개로 생각보다

재밌는 것을 봐버렸어.”

천해가 다시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는 듯 살짝 웃었다. 그 모습을 본 장예는 호기심을 느꼈다.

“재밌는 거요? 아, 이서준이나 유 아라를 말하는 건가요?”

“아니, 그 녀석들 말고 다른 녀석 이 있어.”

“누구요?”

“김진우와 닮은 녀석이 있더군.”

“ 아.”

장예는 천해가 누구를 말하는 지 바로 눈치챘다.

주제도 모르고 자신을 꼬시려 했던 건방진 2학년 남학생, 김선우를 말 하는 것이었다.

“누군지 알고 있나 보군.”

“예, 알고 있어요.”

“왜 말하지 않았지?”

“단순히 닮은 사람이니까요.”

어제 김선우가 자신에게 수작 부렸 던 그 일은 입안에서 삼켰다.

“단순히 닮은 수준이 아니던데. 혹 시 가족 같은 거 아닌가?”

“아니에요. 그 사람, 가족이 없어 요.”

“ 조사해봤나?”

“네, 학교에 등록된 그에 관련된 서류를 확인해 봤어요. 가족란이 깔 끔하게 비었더군요.”

장예의 단호한 대답에 천해가 그녀 의 눈을 바라봤다.

“가족란이 깔끔하게 비어있다? 그 렇게 말하니 더 의심이 가는군. 인 간들에게 가족에 대한 기록이 아예 없다는 건 혼한 상황은 아닌데.”

“무슨 의미죠?”

“뭔가 이상해서. 전교 꼴찌인 녀석 이 갑자기 뛰어난 실력을 보이고. 여러 가지로 눈에 띄어서 말이야.”

“그 사람이 김진우의 숨겨진 가족 이라도 된다는 건가요?”

“확실한 건 모르지. 하지만 그 둘 이 전혀 관련이 없다고 확정 짓는 건 아직 일러.”

« Q..»

M...*.

확실히 김선우의 정보는 뭔가 이상 하긴 했다. 김진우와 연관성이 보이 지 않을 뿐이지, 평범한 건 절대 아 니었으니까.

‘역시 따로 조사를 해보는 게 좋으 려나.’

그렇게 장예가 혼자 생각할 때. 천 해가 대뜸 말했다.

“그건 그거고. 내가 만나자고 한 건, 다른 전할 소식이 있어서다.”

“전할 소식이요?”

“그래, 무려 ‘십마회(十魔會)’에서 내려온 지시다.”

……십마회에서?

“내일모레, 학교에 숨겨진 ‘예언의 아이’를 색출해 내기 위해 마법사관 학교 내부에 테러가 있을 예정이 다.”

오늘 있었던 내 마법 능력 평가 시험은 마법사들 사이에서 작은 이 슈가 되었다.

마나도 부족해서 마력 방전이 일어 났던 내가 몇 주 사이에 달라진 모 습으로 상위 성적을 받았으니 그럴 할 만했다.

[마법사관학교 2학년 평가순위 꼴

찌 근황]

►댓글

[뭐냐? 그때 걔라고?]

[다른 사람 아니냐? '거 거 그 게

1-[진심 다른 사람 같은데. 어떻게 몇 주 사이에 저렇게 변할 수 있 지‘?]

[1,000명의 사람이 당신에게 흥미 를 느낍니다.]

[보상으로 5,000포인트를 획득합니

다.]

“흐흐.”

덕분에 실시간으로 포인트가 계속 쌓이는 중.

저번처럼 따로 손을 쓰지 않았음에 도 내 영상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고 있었다.

[보유 포인트 : 21,500]

역시 시험의 효과인가.

목표량인 2만 포인트를 단 하루 만에 벌었다.

사람들이 많은 공간에서 한번 눈에 띄니 이렇게 포인트를 벌기 쉬울 수 가 없었다.

그럼 포인트도 쌓였겠다, 아공간 포켓을 구매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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