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화 (19/535)

역시 내 예상대로 이 공간은 마법 으로 만들어진 가짜 세계였다.

나는 뜨겁게 타오르는 바닥에 손을 대었다.

순간 손바닥이 타오르는 고통에 이

를 악물었다.

“끄윽!”

고통스럽다.

하지만 버텨야 한다.

이 공간의 함정을 완전히 해제할 때까지!

불타오르는 바닥 전체가 푸른 빛을 내뿜었다.

[증명하라.]

‘그래, 증명해주마.’

나의 개성.

다른 보조계 마법사처럼 마법 수식 을 만들어 내지는 못하지만, 마법 수식을 해석하는 것만큼은 그 누구 보다 자신 있다.

—치지지지직……

계속해서 바닥에 마력을 주입해 마 법 수식을 변경했다.

바닥을 넘어 천장, 벽까지 모든 게 빛을 내뿜었다.

그리고 잠시 뒤.

눈앞에 업적 창이 떠올랐다.

띠링!

[‘중명의 탑의 인정을 받은 자’ 업 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10,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성공했나?

“허억…… 허억

몰아치는 숨을 내쉬며 주변을 둘러

봤다.

타오르던 불길은 온데간데없이 사 라졌고 이전과 같이 아름답던 꽃밭 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대는 중명했다.]

다시 한번 탑의 의지가 들렸다.

[축하합니다!]

[숨겨진 층, ‘심상 세계’ 공략에 성 공했습니다.]

[증명의 탑이 당신에게 축복을 내 립니다.]

[적응형 특성, ‘탑의 증명 (D)’이 추 가됩니다.]

[마력이 5 상승합니다.]

[마나 회복속도가 20% 상승합니다.]

[마법의 위력이 10% 상승합니다.]

[보상의 방이 열립니다.]

“됐다!”

다행이라는 안도감에 그대로 벌러 덩 누워버렸다.

소설의 원작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어 버렸지만, 공략에 성공했 으니 만족한다.

잠깐의 휴식을 끝낸 나는 숨겨진 층 허공에 생긴 화려한 문양의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뒤에는 아무런 공간이 없이 문

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여기가 보상의 방인가 보네.”

나는 그 거대한 문을 감상하다가 천천히 문을 열었다.

끼이익…….

문이 열리자 화려한 건축물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신화 속 신전에 들어온 기분 이다.

특히 양손에 검을 쥐고 있는 거대 한 한 쌍의 여신상이 그런 느낌을

들게 했다

“와.”

압도적인 분위기에 감탄하며 천천 히 보상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예전에도 몇 번 다른 탑에서 보상 의 방을 다녀온 경험이 있었다. 하 지만 이곳만큼 웅장한 느낌을 주는 곳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다.

역시 숨겨진 층.

보상 방도 다르다.

나는 이어진 길을 따라 쭉 앞으로 걸었다.

길의 끝에는 거대한 제단 하나가

있었다.

“저건가‘?”

나는 천천히 제단으로 다가갔다.

숨겨진 층의 보상은 총 3개가 있었다.

그리고 원작의 내융과 같이 제단 위에는 총 3개의 아이템이 있었다.

나는 먼저 붉은 빛으로 빛나는 기 다란 창을 쥐었다.

아이템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선 감정소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나에 겐 외부자의 혜택이 있기에 창의 성 능을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적룡의 혼(B)]

분류 . 창

설명 : 적룡의 뼈로 만든 창. 적룡 의 기운이 담겨있다.

[지속 효과]

►타오르는 기운

화(火) 속성.

체력과 근력이 25 증가합니다.

수(水) 속성 몬스터 상대로 30%

추가 피해를 줍니다.

내구 : B

파괴력 : B

« o »

더〒

메인 보상은 역시 원작에서 봤던 그 창과 똑같았다.

성능 자체는 특출나게 좋은 건 아 니지만 하락 옵션이 없고 상숭 옵션 만 있기 때문에 경매에 올리면 아마 괜찮은 값에 팔릴 것이다.

이 정도면 한 3천만 원쯤 하려나?

“일단 기초 자금은 벌었고.”

나는 다음 아이템을 쥐었다.

특수한 문자가 그려진 마법 스크롤 이었다.

[마법 부여서 : 주문 방어막(B)]

분류 : 마법 부여

설명 : 도구를 지정해 마법을 부여 한다.

[사용 효과]

►주문 방어막

마법을 1회 막아주는 보호막을 펼 칩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 : 12시간

마법 부여서는 원하는 도구에 새로 운 효과를 추가하는 아이템이다.

간편하게 효과를 부여할 수 있어서 항상 기본 이상은 하는 보상이다.

주문 보호막은 일단 갖고 있으면 언젠간 쓸 일이 온다.

이건 갖고 있다가 내가 사용해야 지.

“마지막……

나는 제단 위에 놓인 붉은 꽃이 달린 식물 5개를 쥐었다.

그 옆에는 그 꽃의 씨앗이 담긴 작은 주머니가 있었다.

[신성초 (C)]

분류 . 재료

설명 : 신비한 힘이 담겨있는 식 물. 잘 제조하면 특별한 영약이 나

올 것 같다.

신성초.

숨겨진 충의 보상 중 보너스 개념 으로 따라오는 아이템이다.

등급은 겨우 C. 하지만 신성초는 이곳이 아니면 구할 수 없어 희소성 이 어마어마하다.

신성초는 영약의 재료이다.

영약의 재료지만 특이하게도 단일 로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신성초는 약재의 효능을 증폭시키는 촉매 역

할을 하는 재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성초를 다른 약재와 섞으 면 상당한 고성능의 포션이나 영약 이 탄생한다.

문제는 제조 방법이 어렵기 때문에 이 재료는 아무에게나 맡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건 실력 있는 약제사에게 맡겨야 한다.

그리고 이 재료를 확실히 해결해 줄 단체를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신성초와 그 씨앗들이 망가지 지 않게 가방에 잘 집어넣었다.

“몇 시지?”

슬쩍 시간을 확인했다.

8시 29분.

약 1시간 뒤에 마인, 장한의 폭주

가 시작된다.

슬슬 가볼까.

“아오. 무거워.”

등에 매달아 놓은 창 때문에 허리 가 아프다.

엉기적엉기적 탑 밖으로 빠져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아침에 나를 들여 보내줬던 마법사 협회의 직원이 보 였다.

이 시간이면 퇴근할 법도 한데 아 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뭔가

불쌍하다.

직원은 나를 보더니 인사를 건넸 다.

“안녕하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밝게 웃던 직원의 시선이 내 등에 멘 창으로 향했다.

“오, 그 창. 탑의 보상으로 얻으셨 나 보네요?”

“예, 그렇죠.”

“그, 성함이 김진우…… 님이 맞나 요‘?”

이름을 기억하다니. 기억력 하나

좋다.

그런데 내 이름은 왜 묻는 거지?

“네, 맞습니다. 그런데 왜?”

직원이 웃으며 답했다.

“지금 증명의 탑의 숨겨진 충이 공 략됐다는 소식이 전해져서 난리거든 요. 공략자 이름이 김진우라던데.”

뭐야. 벌써 소문이 퍼진 건가?

탑은 각 층이 새롭게 공략될 때마 다 공략자의 이름이 저장된다.

숨겨진 층 역시 예외는 아니다.

“……어, 제가 맞습니다.”

“역시! 수염이 특이해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하하. 그나저나 대단하 시네요. 사실 저도 증명의 탑을 몇 번 오르긴 했는데 굉장히 난이도가 까다롭더라고요. 그래서 포기했었죠. 그런데 혼자서 숨겨진……

갑자기 청산유수처럼 말을 쏟아내 는 직원.

나는 그 말을 듣다가 정신이 어지 러워지는 게 느껴졌다.

어째 이러고 있으면 끝도 없이 대 화가 진행될 것 같다.

나는 직원 말을 자르고 말했다.

“저기, 제가 바빠서요. 이만 가봐야

겠습니다.”

“아…… 네! 들어가세요.”

서울 한강으로부터 조금 떨어진 작 은 번화가.

오늘 있을 한강 불꽃 축제의 영향 으로 이곳은 수많은 사람이 붐비고 있었다.

나는 5충 건물 옥상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슬쩍 시간을 보아하니 9시 25분.

마인의 폭주까지 약 5분가량의 시 간이 남았다.

마인은 현재 어디 있을까.

마인이 폭주하는 장소가 이곳이니 곧 모습을 드러낼 텐데.

“……찾았다.”

멀리서 중절모를 쓴 한 남성이 보 였다. 눈을 보아하니 흰자가 검게 변해있었다. 폭주하기 직전의 마인 에게 생기는 전형적인 특징이었다.

아마 저 남자가 원작 속 최초로 등장하는 마인, ‘장한’이다.

“후.”

전투가 이뤄지는 메인 스토리에 이 렇게 가까이 다가간 건 이번이 처음 이다. 그래서 그런지 더더욱 긴장된 다.

아마 마인이 폭주하면 이 주변은 지옥이 될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 람이 마인의 손에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목숨을 잃는 사람이 이서준 이 될 수도 있고, 내가 될 수도 있 다.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한다.

“……긴장되네.”

그나저나 이서준, 이 녀석은 어딨 지?

마인의 폭주까지 약 4분의 시간밖 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서준은 아직 보일 기미가 없었다.

대체 어디 있는 걸까?

슬슬 보여야 할 텐데.

“진짜로 얘 어딨어?”

원작대로라면 한강에서 한참 청춘 을 즐기던 이서준 일행은 잠시 허기 를 느끼며 이곳에 와야 했다. 그것 도 마인이 폭주하기 10분 전에 말

이다.

이미 도착했는데 내가 못 찾은 걸 까?

……아니다. 내가 못 찾았을 리가 없다.

그렇다는 건, 이서준은 이곳에 없다는 거다.

“.…”뭔데.”

그렇게 시간이 흘러, 9시 29분.

때마침, 장한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몸이 들썩이더니 이내 바닥에 주저 앉았다.

장한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그에 게서 이상함을 느꼈는지 그에게서 거리를 벌렸다.

그때 한 남성이 장한에게 다가갔 다.

입 모양을 보아하니 ‘어디 아프세 요?’라고 묻는 것 같다.

저 남자는 눈앞의 사람이 마인이라 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위험하다.

저대로 놔두다간 분명 장한에게 죽 올 것이다.

그렇게 남자에게 떨어지라고 소리

치려는 순간, 끔찍한 피가 번화가의 바닥을 붉게 적셨다.

남자의 가슴엔 장한의 팔이 관통해 있었다.

남자는 피를 토하더니 그대로 바닥 에 쓰러졌다.

9시 30분.

피를 뒤집어쓴 장한이 몸을 들썩였다. 몸이 괴물처럼 부풀어 오르며 커졌다.

방금 사망한 남자의 피가 장한에게

스며들었다.

그의 몸을 덮고 있던 코트는 커져 가는 몸을 견디지 못하고 찢어졌다. 칠흑 같은 검은 눈동자에서 붉은 안 광이 빛났다.

—꺄아아아악!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사람들은 비 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즐겁던 축제가 한순간에 아수라장 이 되었다.

사람들은 마인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재빠르게 도망쳤다.

- 도망가아아아!

—마인이다! 다들 도망쳐!

장한이 3m가 넘는 거대해진 몸을 일으켰다. 장한의 거친 숨소리가 공 간을 울렸다. 녀석은 이미 폭주로 이성을 잃었다.

이제 녀석은 사람을 향해 무차별적 인 공격을 시작할 것이다.

마인은 인간의 피를 흡수해 강해지 는 특성이 있었으니까.

“젠장!”

나는 손에 마력을 끌어모았다. 내 가 구현할 수 있는 최대치의 마력을 압축 구현했다.

‘녀석을 막아야 한다.’

계획이 틀어졌다.

원래 나는 메인 스토리를 크게 비 틀지 않는 선에서 적당한 공헌만 쌓 고 포인트를 얻으려 했다.

하지만 원작의 내용과 달라졌다.

마인을 저지해야 할 이서준은 이곳 에 없었다.

녀석을 저대로 놔두다간 인간의 피

를 계속 홉수하며 걷잡을 수 없이 강해질 게 분명했다.

결국,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선 내가 직접 나서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마인은 강하다.

장한의 위험 등급은 최소 B.

회귀 전이라면 모를까, 지금의 나 로서는 상대하기 벅찬 상대였다.

‘한 방에 녀석을 처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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