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화 (17/535)

과연.

띠링!

►[특수] 새 프로필 추가(???)

“어? 이건가?”

나는 ‘새 프로필 추가’를 선택했다.

[새 프로필 추가(???)]

분류 : 특수

설명 : 이중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신분을 추가합니다. 신분의 내용은 원하는 대로 설정이 가능합니다.

가격 : 10,000

이거다!

원하는 신분을 새로 추가.

이것만 있다면 성인 신분을 하나 제작해 프로 마법사로 활동하는 것 도 가능했다.

1만 포인트가 비싸긴 하지만, 이것 을 통한 추가 이득을 생각하면 전혀 아깝지 않다.

[새 프로필 추가(으??)를 구매했습니다.]

[새 프로필을 설정합니다.]

[프로필의 내용을 설정합니다.]

[성함을 정하십시오.]

“좋아.”

그럼, 설정해볼까.

토요일 아침. 나는 일찍 눈을 떴 다. 오늘은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빠 르게 기숙사 식당으로 내려왔다.

수중에 돈이 없으니 아침 식사는 반드시 학교에서 해야 한다.

그나저나 휴일이라 그런지 평일과 달리 기숙사 식당은 한적하고 조용 하다. 간간이 보이는 다른 학생들도 오늘은 휴일이라 교복이 아닌 사복 을 입고 있는 게 보인다.

이 풍경 역시 오랜만에 봐서 그런 지 신선하다.

나는 식판에 음식을 담고 빈자리에 앉았다. 주변에서 힐끔 나를 쳐다보 는 시선이 느껴진다.

“저 사람 요즘 핫하지 않냐.”

“그러게. 어제 특별 재능인 조건으 로 보조계 제의 온 거 거절했다던 데.”

전교생 수가 450명밖에 안 되다 보니 작은 소문도 빠르게 퍼진다. 아니, 조금 이상할 정도로 빠르다. 여기 학생들은 왜 이리 남에게 관심 이 많은 건지 모르겠다.

그렇게 빈자리에 앉아 식사를 시작 하려는데 앞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고개를 들어보니 흰 모자를 뒤집어 쓴 유아라가 내 앞에 앉았다. 정확 히는 바로 앞의 옆자리다. 그러니까 내 대각선에 앉았다.

앞에 앉으려면 앞에 앉던가 저 애 매한 위치는 뭐야?

“안녕.”

“어, 안녕.”

유아라의 인사에 나도 따라 인사했다.

그녀 역시 다른 학생들과 같이 교 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있었다.

회색 맨투맨을 입고 있었는데 모자 까지 뒤집어쓴 걸 보니 대충 세수만 하고 내려온 모양이다.

저렇게 가렸는데도 그녀의 미모는 감춰지지 않고 빛이 난다.

아니, 오히려 조금 딱딱해 보이던 평소 그녀의 모습과 달리 자연스러

운 느낌이 들어 훨씬 보기 좋다고 해야 하나.

유아라는 나를 힐끔 바라보더니 말 했다.

“주특기는 안 바꾸기로 했어?”

“어.”

왜 내 앞에 앉았나 싶었더니 그게 궁금했나 보네.

하긴 2학년 중에 특별 재능인 장 학금을 받는 건 이서준과 유아라 둘 뿐이다.

전 학년을 포함하면 1학년의 최서 윤과 3학년의 김창현을 포함해 총 4명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나를 포함해 5번째 특별 재능인 장학금을 받는 학생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하니 신경 쓰이 는 것도 이해가 된다.

“특별 재능인 장학금. 네가 모르나 본데 그거 돈에서 끝이 아니야. 그 외에도 혜택이 많아.”

그 말을 하고선 음식을 작은 입안 에 집어넣는다.

입을 다물고 오물오물 음식을 씹는 데 음식 씹는 소리가 신기할 정도로 안 들린다.

그 모습이 신기해서 멍하니 구경하 는데 그녀가 내 시선을 느꼈는지 행

동을 멈추고 나를 바라봤다.

“……뭘 봐?”

“아니, 그냥. 먹는 모습이 신기해 서.”

“뭐가 신기한데?”

유아라가 눈을 가늘게 뜬다.

“음식 소리가 저렇게 안 날 수 있 나 싶어서.”

“별게 다 신기하네. 쩝쩝 소리 나 는 걸 싫어해서 조용히 먹는 거야. 근데 그거 칭찬이지?”

“당연히 칭찬이지.”

유아라가 피식 웃었다.

“아무튼, 잘 생각해봐. 왜 갑자기 보조계 권유를 받은 건지는 모르겠 지만, 특별 재능인으로 선정한다는 건 너한테 보조계에 재능이 있긴 있 다는 이야기잖아.”

말만 걸어도 싫어하던 애가 웬일로 조언을 다 해준다.

그 모습이 조금 감동적이지만 갑자 기 장난기가 발동했다.

“근데 그래도 괜찮아?”

뜬금없는 내 말에 유아라가 의문을 표한다.

“그게 무슨 소리야?”

“만약 내게 보조계에 재능이 있다 면 네가 3위로 밀려날 수도 있는 거잖아.”

“뭐‘?”

유아라가 황당한 얼굴로 나를 바라 본다.

이내 웃음을 홀리더니 내게 말했다.

“너 웃기네.”

“왜?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어?”

“아니. 어디 할 수 있으면 해봐. 경쟁심 자극되고 좋네.”

자신만만한 얼굴로 미소를 짓는다.

그래, 역시 이게 유아라지.

버스를 타고 서울 시내로 나왔다.

게이트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수중에 돈이 없어 게이트보다는 싼 값에 이용할 수 있는 버스를 이용했다.

서울 도심에는 ‘중명의 탑’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탑이 하나 세워져 있 다.

이 세계에는 증명의 탑을 제외하고

도 몇 가지 정체불명의 탑들이 도시 에 세워져 있었다.

“다시 봐도 엄청 크네.”

나는 멍하니 탑을 올려다보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탑 앞에는 수많은 프로 마법사들이 장비를 들고 탑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입구로 가니 탑의 입구를 지키는 직원들이 보였다. 그들은 마법사 협 회 소속 마법사로, 탑을 오르려는 마법사들의 마법사 자격증을 확인하 는 역할을 한다.

나는 어제 포인트 상점으로 새 프 로필을 작성해 새로운 신분증과 마

법사 자격증을 획득했다.

지금의 나는 마법사관학교의 김선 우가 아닌 25세 김진우라는 사람의 신분으로 이곳에 왔다.

이 얼굴로 신분을 속이는 건 역시 위험하기에 동그란 안경과 인조 콧 수염을 준비했다. 그리고 헤어 스타 일도 깔끔하게 뒤로 넘겼다.

“안녕하십니까. 휴일에 수고가 많 으십니다.”

내가 굵게 목소리를 변조하며 다가 가자 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반갑습니다. 탑을 오르시려는 건 가요?”

“네, 그렇습니다.”

허허 웃으며 답하자 직원도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럼, 마법사 자격증을 확인하겠 습니다.”

나는 준비했던 마법사 자격증을 꺼 냈다. 어제 포인트 상점으로 얻은 마법사 자격증이었다.

직원은 자격증을 확인하더니 자격 중을 어떤 기계에 가져다 댔다.

[25세, C급 마법사 김진우 확인되 었습니다.]

휴.

다행히 자격증 위조 검사는 통과했다.

포인트를 이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실제 세계 마법사 협회의 마법사 목 록에도 김진우가 추가되어 있을 거 다.

직원은 나와 자격증의 사진을 비교 했다.

도용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작업이 었다.

긴장되는 순간.

마른 침을 꿀꺽 삼키고 최대한 평 점심을 유지했다.

자격증의 사진도 나와 같이 안경과 콧수염이 장착되어 있었다.

아마 내가 학생이라는 걸 들킬 일 은 없을 거다. 아마도.

자격증을 유심히 들여다보던 직원 이 내게 말했다.

“김진우 씨? 수염이 멋지십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사실 수염을 좋아하진 않는데 수염이 잘 자라는 편이라서요. 이게 나이를 먹다 보니 금방금방 자라네요. 하하.”

괜히 긴장해서 그런지 말을 많이 하게 되네.

“되게 어려 보이시는데. 수염만 없 으시면 10대 학생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아요.”

“……그런가요? 하하.”

내 말에 웃던 직원이 다시 자격증 을 확인했다.

“진짜 어려 보이시네. 어떻게 이렇 게 어려 보일 수가 있지?”

“……험험. 제가 동안이라는 소리 를 좀 듣습니다.”

괜히 불안해서 평소보다 더 굵게 목소리를 변조해서 말했다.

직원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나를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 내 정체를 눈 치챈 것 같아 조마조마하다.

설마 들킨 건 아니겠지?

“확실히 동안이시네요. 수염이 멋 지긴 한데, 조금 나이 들어 보이는

것 같아서 미셔도 괜찮을 것 같아 요.”

그 말을 끝으로 직원이 친절한 미 소를 지으며 나에게 마법사 자격증 을 건넸다.

나는 그것을 받으며 미소를 지었다.

나이 들어 보인다고 하니 그것 참 다행이네요.

“그렇게 말씀하시니 한 번 고민해 보겠습니다. 음, 그럼 입장해도 될까 요?”

“네! 확인했습니다. 김진우 마법사 님 입장하시죠.”

“하하. 수고하세요.”

나는 웃으며 탑 안으로 들어갔다.

“휴.”

탑으로 들어오자마자 안도의 한숨 이 나왔다.

괜히 들키는 줄 알고 걱정했다.

탑 안으로 들어서자 작은 공간이 보였다. 그리고 그 공간 안에 푸른 빛의 동그란 포탈이 보였다.

포탈은 모든 탑에 있는 간편 이동 수단이다.

이 포탈을 이용해 원하는 충으로 빠른 이동이 가능했다.

나는 천천히 포탈 안으로 들어갔 다.

포탈 안으로 들어서자 몸이 붕 떠 올랐다. 탑이 가진 신비의 마력이 내 몸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내 머릿속에 목소리가 들렸다.

[포탈을 이용합니다.]

[몇 충으로 이동하겠습니까?]

[현재 27충까지 입장 가능합니다.]

성별을 알 수 없는 특이한 목소리.

이 목소리를 이 세계에서는 ‘탑의 의지’라고 부른다.

“10충으로.”

[10층은 ‘정윤슬’에 의해 이미 공 략 완료되었습니다. 재공략에 성공 해도 보상의 질이 떨어집니다.]

[그래도 입장하겠습니까?]

익숙한 이름이 들렸다.

정윤슬.

정윤슬이라면 전 세계에 5명도 되 지 않는 S등급 보조계 마법사였다.

그리고 그녀는 마법사관학교의 보 조계 교사, 김윤진의 스승이기도 했다.

내 기억에 의하면 그녀는 중명의 탑 27충을 1년 넘게 공략을 시도하 고 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있었다.

뭐,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일단 입장부터 하자.

“ 입장.”

세계에는 많은 종류의 탑이 있다.

그리고 각 탑마다 갖고 있는 설정이 나 난이도, 배경이 다르다.

대표적으로 소설 중반부에 등장하 는 ‘멸화의 탑’은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한다.

탑 안에서 등장하는 몬스터의 강함 은 물론이고, 설치된 함정, 플레이어 에게 생기는 디버프. 그 모든 면에서 s등급의 마법사도 공략하기 힘들 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극악 난이도의 탑이 있으면 상대적으로 공략이 쉬운 탑도 존재 한다.

대표적으로 한 달 뒤 모든 층이

공략될 예정인 ‘시험의 탑’과 ‘생환 의 탑’이 있다.

이 탑들은 등장하는 몬스터의 힘이 그렇게 강하지 않아 지금 시점에서 3대 길드에 의해 거의 모든 층이 공략되어 있었다.

등장하는 몬스터의 패턴도 단순하 고 까다로운 함정 역시 존재하지 않 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강한 마법사들이 모여 힘으로 밀어붙이면 쉽게 공략이 가 능하기 때문에 3대 길드에서 가장 좋아하는 유형의 탑이라고 할 수 있었다.

[중명의 탑 10충에 입장했습니다.]

[중명의 탑이 당신을 기억합니다.]

“......후우.”

그렇다면 증명의 탑은 어떤 탑일 까.

중명의 탑의 난이도는 방금 말한 ‘멸화의 탑’이나 ‘시험의 탑’, ‘생환 의 탑’처럼 단순히 설명하기 애매하 다.

우선 등장하는 몬스터의 강함 자체 는 그렇게 강하지는 않다. F급과 D

급의 몬스터도 자주 보이고, 그 충 의 보스 몬스터 마저 B급을 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명의 탑은 3대 길드에서 조차 도전하기를 꺼려하는 탑이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이유는 단순했다. 증명의 탑에는 수많은 함정과 몬스터의 숨겨진 행 동 패턴. 그리고 복잡한 마력 수식 으로 만들어진 결계가 수두룩해 공 략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 이다.

거기다 탑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퍼

즐 역시 이 탑의 악명을 키우는데 큰 공신을 세웠다.

내가 증명의 탑을 도전하게 된 건 그런 이유였다.

약한 몬스터와 많은 함정 그리고 결계.

부실한 마력으로 전투 지속 능력이 떨어지는 내가 공략하기에 딱 맞는 탑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소설 외전에 등장하는 이 탑의 ‘숨겨진 충’의 존 재도 알고 있었고.

“그나저나 엄청 으스스하네.”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바닥은

대리석으로 되어 던전과는 달리 깔 끔하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기 에 던전처럼 시야가 깜깜했다.

탑은 보통 던전처럼 방을 하나하나 씩 클리어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방 법으로 진행된다.

나는 몸의 긴장감을 유지한 채 앞 으로 나아갔다.

- 크으으

멀리서 울음소리가 들렸다. 나는

몸의 마력을 끌어올리고 눈앞의 어 둠을 웅시했다.

잠시 뒤 그 속에서 커다란 늑대의 형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서 붉은 안광이 빛난다. 늑대로 보이지만 저건 늑대의 형태 를 한 몬스터 일뿐 진짜 늑대는 아 니었다. 그 중거로 눈이 4개나 달려 있다.

나는 곧바로 마법을 구현했다. 내 손 위에서 빛나는 구체가 어둠을 밝 히자, 늑대가 반웅하며 나에게 뛰어 올랐다.

—크어어엉!

동시에 나는 구체를 방출했다. 내 손을 떠난 마법구가 늑대를 향해 빠 르게 날아든다. 용감한 늑대는 피할 생각 없이 정면으로 돌진했다. 마법 구가 늑대의 머리를 정확히 꿰뚫었다.

—크어어어!

고통의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쓰 러지는 늑대.

그리고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첫 사냥’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1,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나의 승리를 알리는 메시지.

하지만 안심하기엔 일렀다.

—크어어엉!

내 앞에 다른 늑대가 날카로운 이

빨을 들이밀며 나에게 다가왔기 때 문이다.

나는 곧바로 하체에 마력을 담아 빠르게 뒤로 거리를 벌렸다. 하지만 늑대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에게 달라붙었다.

이런 근접 전투에서는 구현에 집중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쳇!”

전신에 마력을 모았다. 기초적인 강화계 무술은 익혔기에 근접 전투 에도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나는 늑대의 공격을 옆으로 홀리며

주먹으로 강하게 머리를 내리쳤다.

—크어어!

늑대가 충격에 바닥에 튕겨진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마법을 구현 해 머리를 향해 방출했다.

_ 쾅!

머리가 꿰뚫린 늑대는 그대로 힘을 잃고 쓰러졌다.

이 모든 게 2초도 걸리지 않는 짧 은 시간에 이루어졌다.

“……휴.”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설마 두 마리가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는 데.

늑대는 천천히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얼마 안 가, 붉게 빛나 는 작은 돌 하나를 남겼다.

나는 천천히 늑대의 사체로 다가가 돌을 쥐었다.

이 돌은 마정석이라 불리는 특수한 돌로, 마공학 기술의 에너지가 된다.

이거는 챙겨놨다가 나중에 마정석 거래소에서 팔면 용돈 벌이는 할 수 있다.

이 정도 크기라면 한 만 원쯤 하 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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