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화 (7/535)

어떻게 50이나 늘어날 수 있지?

[400명의 사람이 당신의 얼굴을 기억했습니다.]

[보상으로 2,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뭔데.”

분명 정상적인 속도가 아니다.

심지어 400명이면 학교 전교생보 다 많은 숫자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나를 아는 사 람이 많아질 수가 없다.

그러다 문득 한가지 가설이 떠올랐다.

“……설마.”

나는 스마트 학생 수첩을 꺼냈다. 그리고 곧바로 학교 커뮤니티인 ‘대 현자의 숲’에 접속했다.

〈대현자의 숲 익명 자유 게시판〉

[오늘 공개 테스트 2학년 꼴찌 영 상 누가 올림? 거 게

[저 사람 박제 됐네 거 거]

[2학년 김선우라는 애인데 원래 강 화계 였음.]

[이미 다른 사이트에 퍼졌던데 긔

거 진짜 개 웃기네]

[이거 좀 문제 있는 거 아닌가요? 저 사람 어떻게 입학했대요?]

[다른 커뮤니티에서 난리임 거거 학교 수준 떨어졌다면서 거 거]

[진지하게 입학 비리 조사해야 하 는 거 아님?]

아니나 다를까.

학교 게시판엔 나와 관련된 이야기 가 잔뜩 있었다.

“왜 포인트가 오르나 했더니……

그때 였다.

띠링!

[‘브론즈 스타’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5,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1,000명의 사람이 당신을 기억했

습니다.]

[보상으로 5,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엥?”

1천 명?

어떤 상황인지 알았다. 10분가량 인터넷을 둘러본 결과, 오늘 있었던 공개 순위 평가 테스트 영상이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화제가 되고 있었다.

[마법사관학교 공개 테스트 근황 긔 =i .avi]

►댓글

[요즘 마법 학교 수준 많이 낮아졌 네 커게

느[저 사람만 이상한거임.]

L[저거 김진철 회장 제자랑 같은 학년이라던데 완전 극과 극이네.]

1_[입학 비리 조사해봐야 하는 거 아니냐? 세계 최고 학교 수준 거 거]

“허……

설마 내 테스트 영상이 이렇게 이 슈화될 줄이야.

황당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댓글은 워낙 악평이 많아서 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썩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보유 포인트 : 2570이

당연한 게, 잠깐 사이에 무려 1만 4천이나 되는 포인트를 벌었기 때문 이다.

오늘 순위 평가 테스트 때 얻은 포인트를 합치면 하루 만에 2만5천 포인트를 벌어간 셈이다.

“5천 포인트만 더 벌면 되는데

장바구니에 넣어뒀던 ‘귀환자의 손 목시 계’.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구매할 생각 이었는데 벌써 5천 포인트 밖에 안 남았다.

막상 구매 직전까지 몰려오니 마음 이 급해진다.

“명성 포인트 더 안 들어오나

괜히 깔짝깔짝 영상 조회 수를 확 인하는데 어느 순간 다른 영상에 묻 혔는지 조회 수는 더 이상 오를 생

각을 안 했다.

아쉽지만 여기서 포기해야 하는 건 가.

“아니지.”

나는 인터넷을 켜고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인 ‘헤르메스’에 접속했다. ‘헤르메스’는 이 세계관에서 가장 동시 접속자 수가 많은 사이트로 조 회 수를 올리기엔 가장 적합한 사이 트였다.

나는 그곳에 글쓰기를 눌러 내 테 스트 영상을 올렸다.

나를 비꼬는 영상을 내가 퍼트리려 는 이 상황이 참 우습지만, 이미 퍼

질 대로 퍼진 상황이다.

이렇게 된 거 포인트라도 벌어가야 지.

[최근 마법 학교 학생 수준.avi]

“이거면 되나?”

제목을 이렇게 해야 하는 게 맞나 싶지만 일단 영상을 올렸다.

그렇게 조회 수가 터지기를 기대하 며 5분을 기다렸다.

[조회 수 13]

“……그냥 묻히네.”

내가 올린 글이 벌써 5페이지로 넘어갔다. 겨우 이런 화력으로는 포 인트를 얻을 수 없었다.

“제목이 너무 평범했나?”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다. 글도 많 이 올라오고 볼 것도 많은 이곳에서 저런 평범한 제목은 나라도 클릭하 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오늘 난리 난 S등급 마법사의 충 격 스캔들 CCC]

조금 양심에 찔리기는 한 데 당장 포인트가 급하니 어쩔 수 없다.

작성 완료.

그리고 한 1분 정도의 시간이 홀 렀을까.

[조회 수 1,543]

“역시!”

순식간에 조회 수가 1,500이나 상 승했다. 심지어 1페이지에 올라온 글 중에서 독보적이다.

[영상]

[죄송합니다. 이거 보여주려고 관 심 좀 끌었습니다. 요즘 마법 학교 학생 수준 진짜입니까?]

►댓글

[차단.]

[쟤 뭐냐? 진짜 문제 있네.]

[아씨 낚였네.]

[병 있냐?]

[수준이 낮긴 하네.]

[살면서 마법 써본 적 단 한 번도 없지만, 쟤가 마법 못 하는 건 알겠 음.]

예상대로 좋지 않은 댓글 반웅. 그 래도 괜찮다. 조회 수는 꾸준히 오 르고 있으니까.

“이거다.”

나는 이것과 똑같은 글을 다른 커 유니티에도 올리기 시작했다. 무려 5곳이나 올렸다.

그렇게 작업(?)을 한 지 얼마나 지 났을까.

폭발적인 반응과 함께 눈앞에 메시 지가 떠올랐다.

띠링!

[2,000명의 사람이 당신을 기억했 습니다.]

[보상으로 5,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됐다!”

다소 무식한 방법을 사용했지만 결 국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이것으로 귀환자의 손목시계를 구 매할 포인트가 갖춰졌다.

나는 곧바로 포인트 상점을 열었다.

그리고 장바구니를 확인했다.

[귀환자의 손목시계 (B)]

분류 : 아이템

설명 : 귀환자가 사용하던 손목시 계. 특별한 힘이 담겨있다.

[지속 효과]

►돌아가는 시계바늘

체력과 마나 재생 속도가 200% 증가합니다.

체력과 마력이 2 증가합니다.

내구 : B

가격 : 30,000

3만 포인트.

이 많은 포인트를 하루 만에 벌 줄이야.

순위 테스트 만세. 인터넷 만세다.

[귀환자의 손목시계(B)를 구매했습니다.]

내 앞에 새하얀 빛이 뿜어졌다. 그 새하얀 빛은 점차 형태를 갖추더니 손목시계의 형태로 변했다.

클래식한 디자인의 시계. 하지만 왠지 모르게 고급스러움이 느껴진 다.

손목시계를 손목에 착용하자 메시 지가 떠올랐다.

[귀환자의 손목시계 (B) 의 효과가 활성화됩니다.]

[체력과 마나의 재생 속도가 200% 늘어납니다.]

[체력이 2 상승했습니다.]

[마력이 2 상숭했습니다.]

몸에 활기가 도는 게 느껴졌다. 마력 방전으로 바닥났던 마력이 슬금 슬금 회복되었다.

아주 만족스럽다.

다음 날 아침 등굣길.

오전 수업을 위해 복도를 걷는 데 학생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영 곱지 않 은 게 좋은 일은 아니라는 건 알겠 다.

“저 사람이 그거지?”

“웅. 그 어제 인터넷에서 난리였잖 아.”

수군대는 내용을 들어보니 어제 영 상의 일로 그러는 것 같았다. 하긴, 내가 하도 이곳저곳 영상을 많이 퍼 트렸으니 교내에 소문이 퍼질 만도 했다.

덕분에 나도 욕먹고 학교 전체까지 싸잡아 욕먹었다.

물론 나는 누가 욕을 먹든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어? 선배님!”

그때 어디선가 나를 향한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한 여학생이 나에 게 다가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나를 향해 밝게 웃고 있는 단발머 리의 여성.

마치 나를 잘 알고 있다는 듯한 친근한 모습이다.

슬쩍 가슴팍의 명찰을 바라보니 ‘송승아’라는 이름이 적혀있다.

송승아? 누구지?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내가 가만히 있자 단발머리가 말했다.

“저 기억 안 나세요?”

“어? ……응.”

“학교 첫날 버스에서 제가 선배님 자고 있던 거 깨워드렸잖아요.”

아…….

생각났다.

학교 첫날 버스에서 깨워줬던.

얘가 그때 걔구나.

“아, 생각났어.”

“흐흐. 이렇게 다시 보니까 되게

반갑네요. 아 근데 선배님. 하루 사 이에 인터넷에 유명해진 거 알아 요?”

“……대충 알고 있지.”

“그거 너무 신경 쓰지 말아요. 물 어뜯을 게 없어서 괜히 사람들이 그 러는 거니까.”

송승아가 위로한 답치고 내 팔뚝을 툭툭 치며 따뜻한 말을 건넸다.

물론 딱히 위로가 되진 않는다.

얘가 나를 놀리나? 라는 생각도 들고. 물론 그런 의도는 아니겠지만.

“승아야 수업 가야 해.”

그때 송승아의 뒤에서 다른 여성이 나타났다. 어째 목소리가 많이 낯익 다.

슬쩍 송승아의 뒤를 바라보자 내가 잘 아는 얼굴이 등장했다.

‘최서윤?’

송숭아 뒤에 나타난 여성은 다름 아닌 1학년 1위인 최서윤이었다.

‘어쩐지 낯이 익다 했더니……

이제 기억났다.

최서윤의 절친 송승아.

워낙 스토리에 비중이 없어서 잊고 있었다.

“아 서윤아. 이 선배님 알지? 어제 영상 같이 봤었잖아.”

송승아의 말에 최서윤의 시선이 나 를 향했다.

이내 최서윤이 특유의 밝은 미소를 보이며 예의 바르게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어. 안녕.”

얼떨결에 인사를 받지만 뭔가 불편 한 기분이 들었다.

나를 향한 최서윤의 밝은 미소. 저 미소가 계산된 미소라는 걸 알고 있 어서 그런가.

내 반응이 시원찮았는지 최서윤은 밝은 미소를 유지한 채 나를 뚫어지 게 쳐다봤다.

“왜‘?”

“네? 아, 아니요. 기분 안 좋으신 가 봐요. 영상 봤는데 기죽지 마세 요!”

파이팅! 하며 주먹을 내보이는 최 서윤.

언제봐도 긍정 에너지가 넘친다.

“……그래, 고맙다.”

슬쩍 손목시계를 바라보니 수업까 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자리도 불편하니 슬슬 교실로 가볼 까.

“나 수업 가야 해서 이만 가봐야겠 다.”

“아, 네! 들어가세요! 저희도 수업 가야 해서요.”

“그래.”

“네, 수고하세요!”

나에게 인사하는 최서윤과 송승아 를 뒤로하고 교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맞다.”

생각해보니 주요 등장인물과 감정

교류가 있으면 포인트를 얻을 수 있 는데.

좀 더 대화해 볼 걸 그랬나?

‘아니지. 어차피 곧 수업이니까.’

주요 둥장인물과 대화할 기회쯤이 야 언제든지 있다.

나중을 기약하자.

그때,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등장인물 ‘최서윤’이 당신에게 호 기심을 느낍니다.]

[보상으로 5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엥?

갑자기 왜?

“마법의 첫 기원은 u세기부터 시 작됩니다. 지금과 달리 마법은 4계 통이 아닌 2계통으로 이루어져 있었 고……

오전 수업은 고전 마법학 수업이었다.

60대로 보이는 여교사가 따분한

목소리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지루한 수업 내용이 졸음을 유발했 지만 일단 참고 수업에 집중했다.

이미 전교 꼴찌가 확정된 지금.

모든 수업에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조금이라도 등수를 올릴 수 있기 때 문이다.

“자, 그런데 굳건하던 마법의 2계 통 체제가 무너집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나는 번쩍 손을 들었다.

교사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 부드 러운 미소로 나를 불렀다.

“그래요, 김선우 학생.”

“18세기에 등장한 최초의 강화계 마법사, 혈검의 등장입니다.”

“맞습니다. 아주 훌륭해요.”

학교 성적엔 태도 점수가 포함되어 있다. 태도 점수의 비율은 총 성적 의 20%나 차지한다. 성적상숭 업적 달성을 위해 태도 점수부터 잘 관리 해야 한다.

“혈검의 등장은 당시 발현계 만능 주의를 외치던 중세 마법사들에게 아주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당 시 발현계 마법사들은 혈검에게 전 혀 상대되지 않았으니까요. 그 기점

으로 발현계 마법의 폭발적인 연구 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마법 학교의 수업은 상당히 복잡하 고 어렵다.

특히 고전 마법 이론 같은 경우는 복잡한 술식으로 되어 이서준이라해 도 쉽게 풀어내기는 힘들다.

하지만 나는 쉽게 풀어낼 수 있었다.

내 고유 특성인 ‘외부자의 혜택’이 나에게 외부의 기본 정보를 다 알려 주고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그런 말이었다.

나는 필기 과목에선 그 어떤 학생

보다 자신이 있다.

그 상대가 이서준이라고 할지라도.

“……고대 마법학회에서는 이 상황 을 방관했습니다. 그 결과 어떤 상황이 초래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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