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돈도 부족해서 못 사지 만.
“으음.”
이건 치워버리고.
초반에도 쓸만하면서 후반까지 좋 은 특성……
뭐가 있지?
“ 아.”
[‘대자연’을 검색합니다.]
[‘대자연’ 검색 결과입니다.]
►[특성] 대자연의 가호(A)
A등급…….
안 봐도 비싸다.
방금 보았던 B등급 특성, 식탐의 선물이 2만 포인트였는데 이게 A등 급이면 안 봐도 뻔한 결과이다.
“……아. 이거 아쉽네.”
대자연의 가호는 소설 중반부에 등 장하는 탑의 보상 중 하나였다.
능력은 단순하다.
마나 연공 시, 자연의 마나를 추가 로 홉수해 더 많은 양의 마력을 얻 게 하는 특성이다.
언 듯 보면 평범해 보이겠지만, 이
특성의 진정한 힘은 따로 있었다.
바로 특성 숙련도가 오를 시 해금 되는 특수한 스킬이다.
어차피 구매하지 못하겠지만 괜히 아쉬워서 자세히 눌러봤다.
[대자연의 가호(A)]
분류 : 특성
설명 : 자연의 마나를 홉수한다.
[지속 효과]
►대자연의 축복
마나 연공 시, 마력을 추가로 획득 합니다. 주변 환경에 따라 최대 150%까지 추가로 획득할 수 있습니다.
►대자연의 휴식
마나 회복 속도가 50% 증가합니다.
[사용 효과]
►???
*잠겨있습니다. 숙련 등급이 상승 하면 해금됩니다.
가격 : 50,000
“5만 포인트……
B등급 특성과 A등급 특성의 가격 차이가 무려 2.5배다.
내가 보유한 포인트는 6700.
내가 가진 포인트의 거의 8배다.
턱없이 부족하다.
아니, 그냥 꿈도 못 꾼다.
“아씨, 6700포인트로 뭘 하라고.” 나는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의욕은 넘치는데 생각보다 잘 안
풀리니 답답하다.
“……내가 욕심이 많은 건가?” 생각해보니 그렇긴 했다.
오늘은 회귀한 지 겨우 첫날이 되 는 날이다. 남은 시나리오도 많고, 시간도 많이 있었다.
심지어 이전 삶에선 지금처럼
6700포인트를 갖고 있지도 않았다. 이거 완전 배부른 돼지였네.
그래, 잘 찾아보면 낮은 등급의 쓸
만한 특성이 있을 거다.
다시 일어나 상점을 확인했다.
“......잠깐.”
번뜩 뇌리에 기가 막힌 방법이 떠 올랐다.
왜 그걸 잊고 있었을까.
한 번에 2만 포인트 이상을 벌어 낼 방법이 있는데.
나는 곧바로 검색 기능을 사용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한 그것을 검색창 에 입력했다.
‘계약 해지권’
[‘계약 해지권’ 검색 결과입니다.]
►[특수] 관리자의 계약 해지권
(???)
“나왔다.”
[관리자의 계약 해지권으???)]
분류 : 특수(1회용 소모성 아이템)
설명 : 보유한 특성 하나를 포인트
와 교환합니다.(구매 제한 : 5회) 가격 : 6,000
역시!
관리자의 계약 해지권은 보유한 특 성 하나를 포인트로 되바꿀 수 있는 특성이었다.
그리고 나에겐 7년이라는 시간 끝 에 A급으로 성장해버린 쓸모없는 특성 하나가 있었다.
그것을 포인트로 교환한다면, 아마
못 해도 2만 포인트를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특성 구매의 폭이 한층 넓어지겠지.
나는 별 고민 없이 그것을 구매했다.
[관리자의 계약 해지권(???)을 구 매했습니다.]
[포인트로 교환하실 특성을 선택합니다.]
내가 포인트로 교환할 특성은 바로
요리 명인이었다.
요리 명인은 내가 소설 속에 떨어 지고 처음으로 구매했던 특성이다.
처음엔 1000포인트짜리 F등급 특 성이었지만 성장형이라 A등급까지 성장해 버린 아주 대견한 특성이었다.
[요리 명인(A)을 포인트로 바꾸시 겠습니까?]
순간 행동을 멈췄다.
막상 바꾸려니 뭔가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아, 망설여지네.”
인생에 큰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 만 그래도 나름 정이 들었던 특성이 다. 그리고 이 특성 덕에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삶의 질이 높아지기도 했 었다.
이제 와서 없애자니 뭔가 특성에게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요리 명인 (A)를 포인트로 바꿀시,
30,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뭐? 3만?”
그것을 보자 고민 없이 수락을 눌 렀다.
7년간의 정을 지키기엔 3만 포인 트는 너무나도 큰 액수였다.
[요리 명인(A)을 30,000포인트와 교환합니다.]
[30,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와. 이게 웬 떡이냐.”
한순간에 3만 포인트가 생겼다.
이것으로 특성의 선택폭이 한층 더 넓어졌다.
띠링!
[‘잘 키운 특성 판매.’ 업적을 달성 했습니다.]
[보상으로 10,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특성의 성장 단계를 계산합니다.]
[높은 단계의 특성을 판매하셨습니다.]
[10,000포인트를 추가 획득합니
다.]
“어? 어어?”
3만 포인트를 얻은 것도 모자라 업적을 달성해, 2만 포인트를 추가 로 더 획득해 버렸다.
“대박. 대박.”
한순간에 5만 포인트가 생겼다.
나는 연신 대박을 외치며 다시 검 색창을 확인했다.
5만 포인트가 있다면 내가 구매할 특성은 역시 이것밖에 없다.
[대자연의 가호(A)]
[구매 하시 겠습니 까?]
구매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나는 망설임 없이 구매를 선택했다.
[대자연의 가호 (A) 를 구매했습니다.]
“됐다!”
이것으로 마력을 쌓을 수 있는 기 반이 갖춰졌다.
단기적으로는 포인트로 능력치를 구매하는 것보다 효율은 낮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훨씬 효율적이고 싼값에 마력을 늘릴 수 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성장형 특성이기 때문에 당장 눈에 띄는 변 화는 얻기 힘들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건 크게 상관없다.
분명한 건 지금 나는 이전 삶보다
더 좋은 출발선에서 시작한다는 점 이니까.
다음날 토요일.
나는 이른 아침부터 마력 훈련장으 로 향했다.
토요일 아침이지만 훈련장에는 많 은 학생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아마 개학 첫 1주간은 매일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이다.
마치 새해 첫날 헬스장에 사람이
모이는 것처럼 다들 첫 시작이라는 것에 마음이 앞서가기 때문이다.
나는 문을 열고 마력 훈련장 안으 로 들어섰다.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익숙한 얼굴 이 몇몇 보였다.
오른쪽에는 땀에 젖은 머리를 뒤로 질끈 묶은 유아라가 휴식을 취하고 있고.
그 반대편에는 한껏 꾸며 입은 최 서윤이 뚱한 얼굴로 혼자 앉아 있 다.
유아라는 뭐, 워낙 노력파니까 여 기서 왜 이러는지는 알겠는데…….
최서윤 쟤는 왜 저러고 있지?
“아……
딱 보니 알겠다.
이서준을 꼬셔 보려다가 잘 안 풀 린 것이다.
그러고 보니 입학식 다음 날, 그런 에피소드가 있었다.
필사적으로 꼬시려는 최서윤과 그 저 귀여운 후배 대하듯 구는 이서 주
대충 어떤 상황이 있었는지 머릿속 에 그려져 웃음이 나왔다.
저렇게 앉아 있으니 딱해 보이긴
하다만 최서윤은 포기를 모르는 녀 석이다.
아마 저 정도로 이서준을 포기하진 않겠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내가 이곳에 온 건 마나 연공을 위해서다.
한가롭게 감상이나 할 여유는 없었다.
나는 훈련장 구석에 있는 마나 연 공실로 향했다.
—뻬빅!
[문이 열렸습니다.]
스마트 학생 수첩을 대자 기계음과 함께 마나 연공실의 문이 열렸다.
3평 남짓한 좁은 공간.
그 안에는 인공적으로 조성된 풀과 나무 같은 자연환경이 있었다.
마나는 자연환경 속에서 밀도가 더 높아지는 특징을 갖고 있었다. 이런 환경을 만든 것도 마나 연공의 효율
을 더 높이기 위함이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밀집된 마나가 느 껴졌다.
나는 마나 연공을 위해 바닥에 편 하게 앉았다.
숨을 내쉬고 대기의 마나를 느꼈 다. 동시에 내 주변에서 새하얀 기 운이 일렁였다.
[대자연의 축복이 활성화됩니다.]
[자연의 마나가 당신에게 깃듭니다.]
정신을 집중하자 자연의 마나가 내 심장에 스며들었다.
특성 때문일까.
지금까지 내가 한 마나 연공과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
“흐읍
숨을 들이켰다.
동시에 시작된 심장 속 마나의 발 버둥.
선천적으로 마나 친화력이 좋은 몸 은 아닌지라 내 예상대로 마나는 내 몸에서 빠져나오려고 했다.
나는 마력 제어술을 이용해 그것을
억지로 붙잡았다.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
여기서 마나를 확실히 붙잡아 완전 히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단계에서 얼마나 많은 마나를 붙잡느냐. 그것에 따라 마나 연공의 결과가 달라지니까.
그렇게 마나와 30분가량 씨름하자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마력이 0.01 상승했습니다.]
[대자연의 축복 효과로 0.015의 마력을 추가로 획득합니다.]
[대자연의 축복 수련치가 4% 상승 합니다.]
“휴.”
성공했다.
0.01 이라는 수치가 썩 만족스럽진 않지만, 특성을 통해 추가로 얻은 0.015의 마력을 합치면 꽤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좋아.”
다시 편안하게 자세를 잡았다.
고작 이 정도로 만족할 수 없었다.
그럼 계속 이어서 해볼까.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 까.
길고 길었던 마나 연공을 끝내고 눈을 떴다.
[‘마법사의 첫걸음’ 업적을 달성했 습니다.]
[보상으로 1,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오.”
눈앞에는 업적을 달성했다는 메시 지 하나가 떠올라 있었다.
이건 회귀 전에도 달성했던 업적이 었다.
역시 내 예상대로 이전에 달성했던 업적은 지금도 다시 달성할 수 있었다.
‘마력은 얼마나 올랐으려나.’
[능력치]
체력 : 42
근력 : 34
마력 : 21.2
속도 : 30 순발력 : 32 손재주 : 28
“0.2나 올랐네.”
4시간가량의 명상.
0.2의 마력 상승이 낮아 보일 수 있어도 시간 대비 꽤 괜찮은 결과였다.
단순 계산으로 매일 이런 성장을 한다면 1년 내로 70이 넘는 마력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본 능력치라는 건, 쌓이면 쌓일수록 성장 속도도 디뎌지기 때 문에 1년 내로 70이 넘는 마력을 얻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아마 마력의 성장이 높아질수록 그 만큼 획득할 수 있는 마력 양도 줄 어들겠지.
“으으음!”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종일 쉬지도 않고 앉아 있었더니 온몸이 쑤신다. 계속해서 집중했더
니 정신적으로도 피곤하기도 하고.
애초에 하루 동안 마나 연공으로 얻을 수 있는 마력량이 한정되어 있 어 여기서 더 억지로 하는 것도 의 미가 없다.
그럼 슬슬 기숙사로 돌아갈까.
3일의 시간이 흐른 월요일 아침.
나는 교복을 입고 기숙사 지하로 내려왔다.
오전 7시부터 열리는 기숙사 식당 을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내가 좀 늦은 걸까.
벌써 많은 학생이 식사를 위해 줄 을 서고 있는 게 보였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줄 맨 끝에서 서 기다리게 됐다.
“흐아암.”
충분한 숙면을 했음에도 아직 잠기 운이 남아있었다.
정말 일어나기 힘들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내 마음 대로 살았는데 이제 와서 다시 규칙 적인 생활을 하자니 정신적으로 너 무 피로했다.
“오늘 평가 테스트 어쩌냐.”
“야. 너는 그래도 실력이라도 있잖 아. 나는 진짜 망했어.”
오늘 아침의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오전 9시 있을 전 학년 순위 평가
테스트였다.
대충 떠드는 걸 들어보니 자신이 받을 순위에 대한 걱정보다는 많은 사람 앞에서 쪽팔림을 당할지도 모 른다는 걱정이 앞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