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화 (3/535)

‘아, 박인환 패거리구나.’

오랜만에 들어보는 그 이름에 속으 로 웃었다.

박인환 패거리.

1학년 때 다른 학생들을 괴롭히다 가 이서준에게 대차게 깨졌던 무리 다.

물론 내가 1학년 생활을 직접 겪 어본 건 아니지만, 소설에선 그렇게 묘사되고 있기에 알고 있었다.

이들은 나중에 꽤 비중 있게 다뤄 진다.

무려 빌런으로 흑화해 사건을 일으 키니까.

“서준아. 넌 주특기 강화계로 할 거지?”

“그래야지. 제일 자신 있는 분야니 까.”

“부특기는?”

“발현계.”

“ 역시.”

슬쩍 대화를 엿들어보니 주특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모양이다.

주특기라……

이 세계관의 마법에는 4개의 계통 이 존재한다.

강화계, 발현계, 보조계, 소환계.

이렇게 총 4가지가 있다.

강화계는 무기나 신체를 강화하는 근접 마법을 일컫는 말이고, 발현계 는 마법을 구현해서 쏘아내는 좀 더 전통적인 느낌의 마법을 말한다. 예 를 들면 화염의 창을 쏘아낸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소환계와 보조계는 자세히 설명 안 해도 느낌이 올 거다.

말 그대로 소환 마법과 보조 마법 을 다루는 분야니까.

1학년 때는 이 4가지 계통 마법을 고루고루 익히지만, 2학년 때는 주 특기와 부특기를 하나씩 선택해 그 것을 중심적으로 익혀야 한다.

다양한 계통을 고루고루 익히는 것 보다 주특기를 하나를 선정해 그것 만 파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 이다.

그리고 다음 주에 있을 순위 평가 테스트에서는 모든 계통을 시험보는 1학년과 달리 2, 3학년은 주특기만 을 테스트 본다.

참고로 나는 주특기로 발현계 마법 을 다룬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원작 소설을 읽었을 때, 이쪽이 멋져 보여서.

거기다 안정적이면서 무난한 선택 이기도 하니까.

나는 그들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편 의점 방향으로 다시 걸어갔다.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먹고는 기숙사로 돌아왔다.

삐빅!

스마트 학생 수첩을 대자 기숙사

문이 열렸다.

“.…”후우.”

방 안에 들어서자 피로가 몰려온 다.

별다른 활동도 하지 않았는데 상당 히 지친 기분이다.

아무래도 오늘 비상식적인 일을 많 이 겪다 보니 그런 게 아닐까.

“그나저나 여기 기숙사는 언제봐도 화려하네.”

15평 남짓한 원룸.

기숙사라고 하기엔 쓸데없이 넓고 고급스럽다.

물론 이런 인테리어를 좋아할 녀석 들도 많겠지만 그만큼 관리할 게 많 아져 나에겐 귀찮을 뿐이다.

나는 방구석의 침대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맞은편의 거울을 바라봤다.

“어려지긴 했네.”

7년이라는 차이만큼 변화가 느껴졌다. 피부도 탱글탱글해지고, 덩치도 좀 줄었다.

팔뚝도 꽤 얇아졌다.

허벅지도 그렇고.

살 좀 찌워야겠는데.

운동도 좀 하고.

“……왜 음식이 많이 안 들어가나 했다.”

이 세계관의 마법사는 고지식하게 마법 구체나 날리는 세계관이 아니 었다.

마력을 이용해 신체나 무기를 강화 하는 근접계열 마법사들도 상당히 많았기에 기본적인 체력 능력은 필 수였다.

“이렇게 된 거 운동이라도 다녀올 까.”

슬쩍 시계를 바라보니 오후 7시 58분이다.

적당히 음식 소화 겸 운동하는 것

도 나쁘지 않겠지.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어?”

잠시 잊고 있었던 중요한 이벤트를 떠올렸다.

왜 지금까지 그걸 잊고 있었을까.

나는 다시 시계로 시선을 돌렸다.

7 : 59

마침 시간도 가깝다.

만약 과거와 같다면 이제 곧 그

이벤트가 시작된다.

나는 숨을 죽이고 시계에 시선을 고정했다.

또각또각.

돌아가는 초침.

57…… 58…… 59……

딸깍.

8 : 00

띠링!

[메인 시나리오가 시작되었습니다.]

[고유 특성 ‘외부자의 혜택’을 획득 합니다.]

“역시!”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들.

내 예상대로 8시에 맞춰 특성을 개화했다. 혹시 메시지가 안 나타나 는 건 아닐까 조마조마했는데 다행 이다.

[고유 특성 ‘외부자의 혜택’이 활성 화되었습니다.]

[업적 시스템이 활성화되었습니다.]

[명성 시스템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오. 잘 작동되네.”

외부자의 혜택.

말 그대로 이 세계의 외부자인 나 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이라 할 수 있었다.

지금 당장은 크게 쓸만하진 않지 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혜택은 나 에게 큰 힘이 된다.

혜택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크게 나 누자면 세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업적 시스템.

마치 게임처럼 이 세계의 숨겨진 업적을 달성해 특별한 포인트를 획 득하는 혜택이었다.

[‘인생 2회차’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으로 3,0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바로 이것처럼.

그런데 인생 2회차? 무슨 이런 업 적도 있냐.

두 번째는 명성 시스템.

명성이라는 이름답게 사람들에게 나의 존재를 각인시키거나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때마다 포인트를 획 득할 수 있는 혜택이었다.

[등장인물 ‘유아라’가 당신의 이름 을 기억했습니다.]

[보상으로 500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이건 좋아해야 하는지 애매하 네.

세 번째는 포인트 상점.

말 그대로 획득한 포인트를 이용해 특성이나 스킬,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혜택이었다.

업적 시스템과 명성 시스템은 바로 이것을 위해 존재했다.

[포인트 상점에 입장합니다.]

[보유 포인트 : 3,500]

[이전 회차 데이터를 계승합니

다......]

[동기화 진행 중......]

띠링!

[전 회차 특성과 포인트를 모두 계 숭합니다.]

[3,200포인트를 추가 획득합니다.]

[보유 포인트 : 6,700]

“어? 특성이 계승됐다고?”

예상치 못한 문구에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상황이 좋게 흘러간다.

특성이 계승되었다는 건, 이전 삶 에서 포인트로 얻은 특성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니까.

[보유 특성을 확인합니다.]

►추가 획득 특성

생활 특성

[요리 명인 (A)][집안일 (D)][기억력

(A)]

적응형 특성

[마도 명상(D)] [체력 회복(D)][고통 내성 (F)]

실전 특성

[마력 제어술(B)][강화계 기본 체술

(C)]

“대박.”

정말로 이전에 사용하던 특성이 계 승됐다.

딱히 사기적인 특성을 가진 건 아 니었지만 그래도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엄청 만족스러웠다.

잠깐.

혹시 내 기본 스텟도 계승된 건 아닐까?

나는 곧바로 내 능력창을 확인했다.

[고유 특성 ‘외부자의 혜택’이 발동 합니다.]

[능력치를 확인합니다.]

[정보]

이름 : 김선우 (보유 포인트 :

6,700)

[능력치]

체력 : 42

근력 : 34

마력 : 21

속도 : 30

순발력 : 32

손재주 : 28

“뭐야.”

기본 능력 자체는 완전 초기화됐 다.

심지어 이전 삶에서 버는 포인트마 다 마력에 쏟아부었는데 그 수치마 저 초기화됐다.

“쓰읍.”

입맛이 쓰다. 이럴 줄 알았으면 포 인트를 다른 곳에 투자할 걸 그랬 다.

“능력치가 너무 낮네.”

특히 마력 21. 이건 너무 심했다.

1학년 때 강화계가 특기였다는 설 정이 있긴 했는데.

그걸 감안도 마력 수치가 너무 낮 다.

물론 마력이 높다고 꼭 강한 세계 관은 아니다.

마력 수치가 낮아도 마력을 다루는 컨트롤 하나로 먹고사는 마법사들도 많으니까.

하지만 컨트롤계 마법사에게도 최 소한의 기본 마력이라는 게 있다.

저 수치는 그 최소한도 충족하지 못한다.

“음……

기본 마력 수치가 낮다는 건 선천 적인 마나통 자체가 작다는 것.

이것을 해결하려면 정석적인 마나 연공을 통한 수련보다는 역시 ‘포인 트 상점’을 이용해 해결하는 게 답 이다.

[포인트 상점에 입장합니다.]

하지만 이번 삶은 전의 삶처럼 무 식하게 마력에 때려 박는 일은 없을 거다.

[환영합니다. 외부자인 당신에게 특별한 혜택!]

[포인트 상점에서는 당신이 원하는 모든 걸 얻으실 수 있습니다!]

포인트 상점에 입장하자 가장 먼저 환영 문구가 보였다.

뭔가 놀리는 듯한 기분이 들지만 무시하고 그것을 치웠다.

포인트 상점을 이용해 마력을 쌓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값에 따라 효율이 천차만별 로 달라지고, 가끔 사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비효율적인 아이템도 많기에 잘 조사하고 이용해야 한다.

“으음. 어떻게 할까.”

대충 상점을 훑어보다가 기본 스텟 구매 창에 먼저 들어갔다.

[포인트로 기본 스텟 구매도 가능 합니다!]

[기본 스텟 상점]

►체력 0.1

►근력 0.1

►마력 0.1

- 100포인트

- 100포인트

- 100포인트

포인트로 기본 스텟 교환.

이거는 내가 회귀 전에 자주 이용 했던 방법이다.

그리고 처음 이용할 땐 꽤 괜찮은 효율도 보였다.

1000포인트에 마력 1.

업적 포인트 1000을 얻는 게 그렇 게 어렵지 않다는 점에서 손쉽게 마력 1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법에는 치명적인 단점 이 있었다.

[주의]

[기본 스텟은 10회 구매마다, 가격 이 10포인트씩 상숭합니다.]

바로 구매할수록 능력치의 구매가 격이 비싸진다는 것.

고작 10포인트의 상승이라 생각할 지 몰라도 이게 쌓이고 쌓이다 보면 감당이 안 되는 수준까지 오른다.

실제로 이전 삶에서 너무 자주 이 용한 나머지 0.1 마력의 구매가격이 350포인트까지 올랐었다.

“이건 됐고.”

역시 효율적인 마력 습득을 위해선 특성이나 아이템을 이용하는 게 좋 다.

어디 보자…….

그럼 마력 관련 특성부터 검색해볼 까.

[검색 기능을 사용합니다.]

[‘마력’을 검색합니다.]

띠링!

►[특성] 식탐의 선물(B)

►[특성] 흡성대법(S)

►[특성] 혹마법사의 암혹 훈련법

(D)

►[특성] 고대 제국의 마도 명상법

(C)

►[아이템] 대환단(B)

►[아이템] 네크로노미콘(SS)

►[아이템] 마력 효율을 올려주는 명상법 1-2권 세트(D)

►[아이템] 고룡, 카이사스의 심장 (SSS)

정리되지 않는 검색 목록이 쫘르륵 나열된다.

무엇을 확인해볼까 고민하다가 가 장 위에 있는 ‘식탐의 선물’을 선택 했다.

[식탐의 선물(B)]

분류 : 특성

설명 : 음식을 섭취함으로 마력을 획득한다.

[지속 효과]

►칼로리 변환

섭취 칼로리의 0.001%만큼 마력을 획득합니다.

가격 : 20,000

“괜찮긴 한데……

비싸다.

그리고 칼로리의 0.001%면 당장 효율도 그렇게 좋지 않다.

만약 넉넉히 한 끼에 1천 칼로리

씩 세 끼를 먹는다고 해도 고작 0.03의 마력.

물론 3천 칼로리씩 매일 먹는다면 1년 내로 최소 10 이상의 고정 수 치 마력을 공짜로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성장이 느려지는 후반부라 면 모를까, 나같이 마력을 이제 쌓 기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10의 마력 은 많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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