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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335화 (335/372)

#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 335화

끼익!

2016년 7월.

갑작스러운 재건위원회의 소집으로 인해 청와대를 방문했다.

단지 다급한 안건이라는 말만 듣고 온 터라 아직은 회의의 주제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

몰려드는 차량의 수가 꽤 많은 것으로 봐선 가벼운 문제는 아닌 듯 보인다.

“전원 소집인 겁니까?”

“그렇습니다, 오늘 안건이 워낙 중대한 문제다 보니.”

넌지시 묻는 내 질문에 비서실장이 어색한 표정과 함께 대꾸했다.

평소 같지 않게 수심이 가득한 그의 얼굴을 마주하고 보니 더더욱 궁금증이 몰려든다.

“그럼, 지금부터 긴급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총리의 선언과 동시에 대통령이 회의장으로 들어섰다.

의미를 알 길이 없는 표정으로 좌중을 향해 눈인사를 건넨 그는 마침 비어 있던 내 옆자리에 착석하곤 슬쩍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잠을 못 주무신 모양입니다.”

“네, 어제 늦은 밤까지 백악관과 통화를 하다 보니.”

떠보는 질문에 대통령이 짧은 대꾸로 응수했다.

이후 곧바로 시선을 총리에게로 준 그는 시간을 지체하지 말라는 눈빛을 보냈고, 다시 마이크를 잡은 총리가 회의 주제를 곧바로 거론했다.

“어제 백악관을 통해서 전해져 온 소식에 따르면 프랑스가 미국에게 도움을 청했다고 합니다.”

“······.”

그 말에 회의장이 일제히 조용해졌다.

막말로 이곳에 모인 인물 중 누가 그 이유를 모를까.

프랑스의 삽질로 촉발된 대량난민 사태와 그로 인한 유럽의 혼란이 원인이라는 것을.

특히나 프랑스의 경우는 그 정도가 심했는데, 이대로 중동에 발이 묶인다면 정권이 뒤집히는 일도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한 상태였다.

“구체적으로 무슨 도움을 청했다는 겁니까?”

질문을 꺼낸 이는 국방장관이었다.

순간 총리는 마치 당연한 질문을 한다는 듯한 표정과 함께 말을 이었다.

“그야 당연히 군사적 지원을 의미하는 거죠. 우리가 이미 예상했듯 결국 프랑스가 중동의 지옥에 빠져 버려서 오도 가도 못하고 있는 형국이거든요. 해서 미국에게 자국 병력들의 철수를 위한 지원을 부탁했는데, 아무리 철수작전 지원이라고는 해도 미국으로서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당연한 결과입니다. 미국으로서는 기껏 빠져나온 곳에 병력을 재투입했다가 사고라도 나면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이니까요. 그나저나 그게 왜 문제가 되는 겁니까. 미국이 가뜩이나 눈엣가시같이 굴던 프랑스의 난관에 굳이 상관할 이유가 없을 텐데요?”

뒤이은 대꾸에 이어 질문을 뱉은 이는 오랜만에 북에서 내려온 김해웅 위원장이었다.

최근 정부가 예고했던 중기 국방개혁안의 토대 마련을 위해 방문 중이던 그는 안 그래도 어제쯤 나와는 한 차례 면담을 가졌던 상태였다.

“문제는 바로 그 점입니다. 원래대로라면 단칼에 거절했어야 할 미국이 주저하고 있다는 것.”

“그건 또 무슨 소립니까. 미국이 왜요?”

당황한 국방장관이 소리를 높였다.

뒤늦게 대통령이 함께 있는 자리라는 것을 의식한 걸까, 곧 머쓱한 표정을 지어 보인 그가 다시 자리에 착석했고, 그 타이밍에 대통령의 입이 열렸다.

“중국 때문입니다.”

“······.”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프랑스와 중국의 밀착이 더 이상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는 거죠.”

위원들 중 그 말을 이해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막말로 현재 진행 중인 대중국압박 세력의 결집 결과를 보면 프랑스의 비협조적인 태도 따위는 무시해도 될 수준.

그 마당에 왜 굳이 두 나라의 밀착을 신경 쓴다는 말인가.

“정확히는 프랑스의 기술력이 중국으로 온전히 흡수되는 것과 그를 통한 중국의 진정한 환골탈태가 걱정인 거죠.”

하지만 방금 대통령의 말처럼 현실은 그리 장밋빛이 아니다.

정보에 따르면 프랑스와 독일의 기술력을 빠르게 흡수 중인 중국의 군사력 팽창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니까.

불과 1년 반 사이 4,000여 대에 가까운 르끌레르 기반 전차들을 찍어 낸 사실.

그리고 2020년까지 총 500척에 가까운 구축함 보유를 천명한 것은 물론 8척의 항모와 30척의 핵잠수함이 건조 중인 것까지.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프랑스의 핵추진 관련 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가게 되는 시나리오인데, 미국도 그 점이 제일 골칫거리였던 모양이다.

“핵추진 기술이라. 뭐 백악관으로서는 딜레마에 빠질 만한 상황이군요.”

넌지시 뱉어 낸 말에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로 쏠렸다.

마주친 대통령의 눈에선 ‘역시’ 하는 표정이 지어졌고, 난 웃으며 말을 이었다.

“사실이 그렇지 않습니까. 프랑스의 요구를 거절하자니 그에 열 받은 프랑스가 중국의 무한한 군사력 기술 확장에 도움을 줄 것이 마음에 걸리고, 그렇다고 들어주자니 기껏 빠져나온 무덤에 다시 뛰어들려 한다는 자국 여론이 무섭고. 이거야말로 딜레마가 아니겠습니까.”

사람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이내 결과를 묻기라도 하듯 회의 주관자인 총리를 향해 이목이 집중됐지만 정작 총리는 어깨를 뜰썩여 보일 뿐이었다.

“안타깝지만 미국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우리의 의사를 묻고 있는 중이죠.”

우리의 의사를 물었다는 것은 역할을 토스하고 싶어 한다는 의미나 다름없다.

아무튼 약아 빠진 족속들 같으니.

하긴, 현실적으로 보면 해결책이라고는 우리뿐인 것이 사실이기에 뭐라 비난하기도 어렵다.

스윽.

난 즉시 손을 들어 발언권을 요구했다.

시선이 마주친 총리의 고개가 끄덕여진다.

“상황이 그렇다면 우리가 개입하는 것이 옳습니다. 다른 걸 떠나서 프랑스가 계속해서 중동에서 개판을 치면 우리의 중동 우방들도 곤란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크니까요.”

사람들은 그 말에 난처한 기색을 내비쳤다.

뭘 걱정하는지는 이해가 되는 상황.

웃으며 핵심을 꼬집었다.

“다들 뭘 걱정하십니까. 단지 철수를 돕는 문제인 마당에. 그렇다고 우리가 중동에서 다시 전쟁을 하자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하지만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당장 탈레반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프랑스군을 소멸시키겠다고 나서는 마당에. 행여 그들과 우리가 충돌이라도 나면 제2의 중동사태가 발발하는 것이고, 그럼 우린 미국의 도움 없이 중동문제를 해결해야만 하는 겁니다.”

대통령이 반문했다.

동의한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 말했다.

“그게 문제기는 합니다. 해서 사전에 탈레반이 리비아 사태에서 발을 빼게 만들 구실이 필요한데, 전 의외로 그게 어렵지만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

“현재 탈레반은 정확히 미국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있지 않습니까. 그건 곧 미국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음을 의미하는데, 그럼 미국의 중재하에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죠. 게다가 프랑스가 중동에서 손을 떼는 조건이라면 탈레반으로서는 거부할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럼 우리로선 리비아군만 신경 쓰면 그만이죠.”

“그런 상황이면 차라리 미국이 탈레반을 설득해서 그들의 개입을 차단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럼 프랑스군도 제힘으로 충분히 철수를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대통령의 반문은 당연히 생각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었다.

어차피 탈레반이 프랑스군 철수의 최종적인 걸림돌이면 그들을 설득하면 그만이 아니냐는.

난 웃으며 다시 말했다.

“그래서 해결될 상황이었다면 백악관이 청와대에 전화를 했겠습니까.”

“······.”

“쉽게 말해서 현재 중동에 투입된 프랑스군은 정작 리비아조차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라는 겁니다. 때문에 설사 탈레반의 개입이 없다 해도 자력으로는 못 빠져나오고 있는 거죠.”

대통령 이하 위원들 대부분이 그 말에 비로소 수긍하는 표정을 지었다.

순간, 난 뇌리를 스쳐 간 생각들을 넌지시 끄집어냈다.

“아무튼, 전 차라리 잘된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

“이 기회를 통해 우리가 얻어 낼 것이 꽤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말입니다.”

“······.”

사람들의 얼굴엔 하나같이 그게 무슨 생뚱맞은 소리냐는 듯한 표정이 지어졌다.

이거야말로 관점의 차이.

위기는 항상 기회를 낳는다는 것을 경험하지 못한 것에서 오는 반응이다.

“유럽은 현재 우리의 핵보유 공인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사건이 그들의 태도 변화를 요구할 기회라는 생각이 안 드십니까?”

“······.”

“미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우리가 저들의 앓던 이를 뽑아 주면 필요한 것들을 꽤 많이 제공받는 것이 가능하죠. 예를 들면 다탄두 전략핵 투발 수단의 기술 제공 및 실물 제공이라던가, 항모 운용에 대한 노하우 습득을 위한 수단 제공 같은.”

“맙소사! 미국에게 항모를 제공받겠다는 겁니까? 아니, 그건 둘째 치고 다탄두전략핵 투발 수단이면 피스키퍼를 얻어 내겠다고요?”

당황한 국방장관이 기함을 토했다.

힐끗 그를 향해 웃음을 내비치자 그가 나를 마치 미친놈 쳐다보듯 한다.

“그게 가능할 거라 생각하십니까?”

“불가능할 이유는요?”

“······.”

“자고로 딜레마란 어느 쪽을 선택하건 손해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뜻합니다. 그런데 외부에서 그걸 손해 없이 해결해 주는 상황이면 그만한 대가는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죠. 더군다나 그 문제가 중동이라면 더더욱.”

“끄응.”

국방장관은 이렇다 할 대꾸를 하지 못한 채 의자에 등을 기댔다.

여전히 주변의 시선들은 멍한 상태.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위해 자세를 가다듬었다.

“참고로 우리의 항모 보유를 가장 바라는 것이 미국이라는 점은 장관께서 더 잘 알고 계시겠죠?”

“그거야······.”

“하니 항모 문제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그걸 달라는 것도 아닌 마당에.”

“······.”

“아무리 미국이라고 항모와 함재기를 선뜻 내주겠습니까? 무상임대라면 또 모를까.”

“임대요?”

“그렇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완성한 항모전단을 구축할 때까지.”

“······.”

“아! 물론 피스키퍼의 경우는 기술 제공과 함께 일부 수량에 대한 공여 방식이 될 겁니다. 비록 한 발에 수백억이나 하는 물건이라고는 해도 자신들이 다시 중동에 발을 들여놔야 하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이겠죠.”

주변은 한동안 침묵으로 물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젠 회의의 방향이 닥친 문제에 대한 해결에서 우리의 전력 상승으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니까.

그때, 국방장관이 핵심을 찌르는 말을 내뱉었다.

“다탄두야말로 진정한 핵 강국의 상징이기는 하죠. 문제는 우리가 그럴 여력이 되느냐는 겁니다. 당장 중동사태에 발을 들일 수 없는 것은 미국만이 아니라 우리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중국과의 분쟁이 심화되어 가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그야 물론이죠. 하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탈레반과의 협의만 잘 된다면 굳이 대규모 병력파병을 할 이유가 없죠. 더군다나 재우PMC까지도 투입되는 상황에서.”

“재우PMC를 중동에 투입하겠다고요?”

“그편이 우리 정부 입장에서도 부담이 덜하지 않겠습니까? 참고로 병력 동원비용과 이후 지역평화유지를 위한 재원은 당연히 프랑스가 부담하게 될 겁니다. 자기들이 싼 똥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그들이 져야죠.”

국방장관의 눈은 잠시 몽롱한 빛을 띠었다.

마치 무언가를 재기라도 하는 듯.

성공 가능성에 무게를 둔 걸까, 이후 그는 희미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결론이 난 것 같군요.”

내내 이야기를 듣고 있던 대통령은 내 주장에 힘을 실었다.

시선이 마주친 그는 한결 후련한 표정과 함께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미국과의 딜은 내가 직접 하겠습니다.”

“······.”

나와 극방장관은 그 말에 서로를 쳐다봤다.

굳이 그런 거추장스러운 일에 나서려는 이유를 짐작하기 어려웠기에.

그때 대통령의 입매가 슬쩍 뒤틀리며 다시 말한다.

“아무리 봐도 거절당하기 어려운 딜인 것 같은데, 그럼 내가 역사상 최초로 백악관에 큰소리치는 한국 대통령이 되는 것 아닙니까. 그 기회를 놓칠 수는 없죠.”

“······.”

“그나저나, 프랑스에게는 한 가지 조건을 더 거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농담처럼 말을 뱉어 내던 대통령은 갑자기 표정을 굳히며 다시 나를 쳐다봤다.

고개를 갸웃하자 그가 다시 말한다.

“이번 기회에 외규장각 도서의 완전한 반환을 받아 내는 것도 좋을 듯해서 말이죠.”

***

“혹시나 해서 하는 질문인데, 미국으로부터 다탄두 기술을 얻겠다는 이유가 혹시 러시아에서 받아 온 타이푼. 아니 D-1(디스트로이어)에 다탄두 핵미사일을 탑재하실 생각이신 겁니까?”

돌아오는 길, 김 실장은 핵심을 짚는 질문을 뱉어 냈다.

“그게 적대국들에게는 가장 확실한 공포가 될 테니까요.”

“하아.”

짧은 대꾸에 김 실장이 한숨을 내쉬었다.

염려스럽다는 의미가 아닌, 흥분에 의해 튀어나오는 한숨.

무리도 아닌 것이 다탄두 SLBM이야말로 핵 강국의 상징.

그건 곧 우리가 진정한 초강대국의 반열에 든다는 것과도 같은데 어찌 흥분이 되지 않겠는가.

“그런 표정 지으실 것 없습니다. 어차피 당연히 이어져야 할 과정이니까.”

하지만 우린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한 국가다.

전처럼 막연하게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이미 미국과 맞먹는 위상을 인정받는.

그건 전적으로 일본과의 전쟁이 큰 역할을 했는데, 아마 세계인들에게 일본 같은 강대국이 우리에게 그렇듯 쉽게 무너졌다는 것은 엄청난 충격이었을 거다.

“그나저나 차지환 대원에게 전화가 왔었습니다. 경찰과의 공조로 전에 회장님께 수작을 걸던 보이스 피싱 조직의 끄나풀을 잡아들였다더군요.”

한참을 도리질을 하던 김 실장은 돌연 화두를 바꿨다.

갑작스러웠던 내 요구에 당황스러웠던 거지.

고작 피싱 전화 한 통에 이렇게까지 나서는 이유에 대해서.

하지만 그건 단순히 불쾌감과 개인적 분노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는 아니었다.

뭐 기왕이면 사회악에 대한 뿌리를 뽑겠다는 생각에서 나서기는 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내가 이번 사건을 통해 중국을 향한 경제전쟁의 시발점을 찾았다는 거다.

“김 실장님.”

“네?”

“내가 사적인 용도로 휴대전화를 마련한 것은 불과 두 달이 채 되지 않습니다. 그사이 난 의심되는 사이트에 접속한 적이 없었음은 물론이고요. 그런데 내 개인정보가 털렸다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

“뭐, 가능성이야 무궁무진하겠죠. 통신사 내부의 관리부실이 이유일 수도 있겠고, 또는 대리점의 손을 탔을 수도 있고.”

“그렇······ 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는 정보 유출이 범죄조직들의 손에서만 이루어지지는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

김 실장으로서는 좀처럼 알아듣기 힘든 말이었을 거다.

중국이 전자기기를 통해서 적성국들의 정보를 습득한다는 사실.

이미 미국에 의해 제재가 시작된 휴대폰과 통신장비는 애교 수준이고.

노트북과 테블릿. 하다못해 로봇 청소기에 이르기까지 정보탈취 수단이 확대되어 간다는 사실.

우습지만 난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통해서 그 문제를 떠올린 상황이고, 그걸 중국과의 경제전쟁의 서막으로 이용할 생각인 거다.

예전 어설펐던 미국의 제재 정도가 아닌, 중국 내 모든 전자업계를 향한 제재를 통해서.

“전 무슨 말씀이신지 영······.”

여전히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김 실장은 머리를 긁적이며 대꾸했다.

이 자리에서 그걸 일일이 설명하기는 무리.

난 손사래를 치곤 다시 물었다.

“차차 알게 될 겁니다. 아무튼, 어디까지 잡아들였답니까?”

“일단 회장님께 피싱을 시도했던 조직의 한국 내 하부조직들은 죄다 잡아들인 상황입니다. 그리고 아마 지금쯤이면 한국 총책에 대한 체포 과정이 진행되고 있을 것이고요. 참, 차 대원이 에바의 자율객체 중 하나를 작전에 동원했다던데, 그건 아시죠?”

“그건 내가 지시한 겁니다. 조직의 일망타진을 위해 우리 위성을 통한 현장 주변 전역감시가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뭐, 그 밖에도 에바라면 꽤 쓸모가 많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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