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319화 (319/372)

#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 319화

“그 말은, 탄도미사일 공격을 하자는 겁니까?”

대통령은 동그란 눈을 하고 되물었다.

여전히 복잡하게 떠돌던 생각을 재빨리 정리한 채 말을 뱉어 냈다.

“그렇습니다.”

“아니, 왜 갑자기 생각을 바꾼 겁니까.”

“왜 생각을 바꾼 것인지를 설명해 드리기 앞서 주지하셔야 할 점은, 현재 일본이 탄도미사일에 이어 장거리 순항미사일까지 보유했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스텔스 탐지가 가능한 우리의 방어시스템을 일부나마 뚫을 정도의 성능을 가진 물건을.”

“그건 마침 나도 문제를 제기하려고 했었던 부분입니다. 대체 일본이 어떻게 미국의 스텔스 순항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겁니까. 아직 미국도 채 배치가 완료되지도 않은 것이라 판매한 적도 없는 것을.”

대통령은 대꾸를 함과 동시에 울릉도로 날아왔던 미사일 잔여물을 조사한 결과 보고서를 내게 내밀었다.

격추 과정에서 탄두 폭발로 이어지지 않아 형태를 조금이나마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을 수거한 모양새.

이건 뭐, 아무리 봐도 싸일런트를 빼다 박은 모습이었다.

“미국이 제공했을 리는 없고, 분명 기술 도둑질을 했겠죠.”

싸일런트는 미국이 재즘을 기반으로 새로 개발 중인 스텔스 순항미사일이었다.

원 역사에는 없던 물건.

하지만 내가 역사를 뒤튼 이후 각성한 미국에 의해 새로 개발된.

문제는 그걸 어떻게 일본이 보유 중이냐는 건데, 어차피 결론은 하나뿐이다.

“일본이 말입니까?”

“중국이 가능한데 일본이라고 못하겠습니까? 아무튼,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제 규슈를 점령한다 해도 일본이 호락호락 우리와의 협상에 응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겁니다.”

“그건 또 무슨…….”

“쉽게 말해서 끝까지 항전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할 만한 수단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고.”

“…….”

“지금까지의 결과가 그걸 증명하지 않습니까. 벌써 두 번이나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무기들을 꺼내 든 이 결과.”

“흠.”

“게다가 우리의 규슈 공략을 코앞에 두고 있는 마당에 오히려 독도와 울릉도를 공격한다는 것은 그들도 패를 쥐고 있겠다는 의미입니다. 뭐 그게 단순히 협상에서 하나라도 덜 양보하겠다는 의도일 수도 있겠지만, 전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의미가 더 있다고 봅니다.”

“다른 의미라면, 장기전을 생각하고 있다는 겁니까?”

그 말에 반응한 것은 김태익 안보수석이었다.

표정으로 봐선 그도 뭔가를 의심하고 있었던 눈치.

역시나 백전노장의 감은 다르다.

“맞습니다, 장기전. 안타깝게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죠.”

“하지만 규슈가 점령되면 본토 공략은 시간문제입니다. 우리 육군 전력을 저들이 감당하겠습니까?”

대꾸를 하는 김 수석의 얼굴엔 꺼림칙함이 엿보였다.

막상 말은 그렇게 했어도 그걸 확신하지는 못하는 것에서 오는 반응.

난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말했다.

“감당하기 힘들죠.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의 육상 전력만으로는. 하지만 만약 또 다른 대비가 되어 있는 상태라면. 그리고 그게 우릴 상당 부분 곤란하게 할 만한 것들이라면?”

“…….”

“해서 예상과 달리 정말로 장기전으로 갈 상황이 펼쳐진다면, 이 전쟁의 판도는 우리 생각만큼 깔끔하게 끝나지는 않을 겁니다.”

“…….”

“막말로 장기전으로 가면 저들만 힘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까지 힘들어지거든요.”

“여론…….”

말을 끝맺기 무섭게 대통령이 침음성을 삼켰다.

뒤이어 나를 쳐다보는 눈빛에선 대책을 요구하는 강한 열망이 느껴지는 상황.

잠시 심호흡과 함께 말을 이었다.

“단순히 여론만 문제가 아니라 현재 중동의 혼란도 문제죠. 그게 과연 중국을 어떤 식으로 자극할 것이며 그 결과가 어떤 식으로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 해서, 결론적으로는 우린 최대한 단기간에 이 전쟁을 끝내야 하는데,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그동안 미국의 요구로 자제해 왔던 대규모 폭격을 동원하여 아예 전의를 상실하게 만드는 것.”

순간 여기저기서 끄응 하고 앓는 소리들이 뱉어졌다.

다른 걸 떠나서 그건 일본의 몰락을 의미하고, 여태 일본을 통해 꿀을 빨아 왔던 미국으로서는 당연히 반발할 테니까.

“내가 백악관과 통화를 해 보죠.”

그때, 대통령의 말이 날아들었다.

일순 사람들의 시선이 몰렸지만, 그는 상관하지 않은 채 화두를 돌렸다.

“그나저나 주일미군은 지금 어쩌고 있는 겁니까.”

“주일미군은 백악관의 약속대로 침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은 그 때문에 일본 내각이 더 길길이 날뛰고 있는 중이죠. 이럴 거면 대체 일본 땅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오키나와에서는 아예 주일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시위가 벌어졌다고 합니다.”

안보수석의 대답에 사람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씁쓸한 미소를 내비쳤다.

따지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니까.

하지만 그건 상황을 그렇게 만든 것이 결국 일본이라는 점을 잊은 것이며, 제 주제를 파악하지 못한 것에서 나온 결과다.

막말로 그렇듯 동맹의 뒤통수를 때려 놓고는 이제 와서 지켜 주지 않는다고 떼를 쓰는 것은 무슨 이율배반적인 태도라는 말인가.

더군다나 이렇듯 자신의 힘으로 제 나라조차도 지키지 못하는 주제들이.

“진 회장님.”

생각이 깊어지던 와중 대통령이 넌지시 내 이름을 불렀다.

또 무슨 일인가 싶어 쳐다보자 그가 좌중을 힐끗 살피며 조심스러운 태도로 말한다.

“생각해 보니 백악관보다는 리암 회장과의 대화가 더 빠르지 않겠습니까?”

“…….”

***

“전술정보 수신확인.”

규슈 공략을 위해 출격한 5세대 고스트이글 편대는 한동안 순조로운 비행을 이어 갔다.

하지만 그것도 불과 수분.

전술광학위성으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은 통제기가 F35의 출격 소식을 알려온다.

-출격이 확인된 F35는 총 12기에 달한다.

“접수.”

제공권 확보 임무를 담당한 5세대 고스트이글 편대의 편대장 한완상 소령은 짧은 대꾸와 함께 레이더를 확인했다.

통제기의 정보와 정확히 일치하는 숫자.

재빨리 표적 할당을 끝내곤 나지막하게 중얼댄다.

“스텔스기를 탐지하는 레이더라니. 대체 이런 사실을 여태껏 왜 숨기고 있었던 거야?”

그건 불과 최근 들어서야 확인된 사실이었다.

5세대 고스트이글은 물론 4.5세대 고스트 이글의 레이더가 스텔스 탐지가 가능한 성능을 가졌다는.

아니. 단순히 탐지만이 아니라 아예 정밀 추적이 가능한 수준이라는.

일설에 따르면 그동안 미국의 눈치를 봤기 때문에 숨기고 있었다는데, 뭐 그것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막말로 그 사실이 밝혀지면 F35의 절대적인 스텔스성만을 믿고 있던 미국으로서는 난감하기가 그지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거니까.

“쯧, 실전에서까지 F35가 격추되는 비보를 듣게 되면 반응이 더 격해질 텐데…….”

옅은 미소를 내비친 한완상은 다시 통합 컨트롤 페널을 주시했다.

이미 전투정보시스템은 표적을 향한 데이터 분석이 끝난 상태.

잠시 내쉰 한숨과 함께 버튼을 누른다.

“파이어!”

쐐액!

기체에서 떨어져 나간 중거리 대공 미사일은 쏜살같이 표적을 향해 날아갔다.

속도를 감안하면 불과 수분 사이에 목표에 도달할 터.

이후 한완상은 전술교리에 따라 편대의 기동방식을 바꾼다.

“응?”

그때, 편대가 발사한 미사일들의 일부가 조금 수상쩍은 움직임을 보이더니 이내 신호가 끊겼다.

격추에 의한 것이 아닌, 표적을 잃어버렸을 때 나타나는 특징.

F35의 재밍에 당한 모양이었다.

“쉽게 당하지는 않겠다는 거지?”

한완상은 두 번째 중거리 미사일 발사를 위해 기수를 틀었다.

레이더상에 남아 있는 F35의 숫자는 총 8기.

그나마 4기의 미사일이 재밍을 뚫고 격추에 성공했음을 의미하는데, 아마 저쪽에선 난리가 났을 거다.

정작 저들이 탐지하고 있는 기체들은 4.5 세대 고스트이글들.

한데 정작 미사일은 엉뚱한 곳에서 날아오고 있으니까.

-지상발사 대공미사일 탐지.

그때, 전술 통제기에서 날아온 무전이 그의 귀를 때렸다.

탐지 가능성이 없는 그의 편대가 표적일 리는 없을 터.

역시나 시간차를 두고 그의 편대를 뒤따라오는 4.5세대 기체들이 발각된 모양이었다.

“어라?”

혹시나 싶어 레이더를 살피던 한완상은 잠시 눈을 의심했다.

컴퓨터가 오작동이라도 일으킨 건지 표적 지시 텍스트가 깜빡이며 자꾸만 정보가 뒤바뀌고 있었기에.

어디 그뿐일까, 심지어는 표적 자체를 자주 놓쳤다가 되찾고는 하는 중이다.

“표적 정보 재확인 바란다.”

한완상은 즉시 통제기에 무전을 날렸다.

하지만 그쪽에서도 같은 현상을 겪고 있다는 답변.

그렇다면 답은 하나뿐이었다.

‘설마, 스텔스 대공미사일이라고? 아니, 그렇다 해도 이렇듯 자주 놓치는 것은 말이 안 되는데? 애초 이 기체들의 레이더는 스텔스 탐지 및 정밀 추적까지 가능한 수준인 마당에.’

생각이 그에 미치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표적 정보의 신호가 저렇듯 자주 끊어져서는 재밍이 불가능.

최악의 경우 순수하게 기동력만으로 저것들을 피해야 한다는 건데, 날아오는 대공미사일들의 숫자는 수십 발.

그것도 고기동이 특징인 것들을 상대로 희생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던가.

“이기웅 편대장. 자네 편대 오늘 춤 한번 거하게 춰야겠는데?”

한완상은 재빨리 자신의 동기이자 4.5세대 기체들의 편대장을 향해 경고했다.

비록 농담조였지만 그 의미를 모를 리는 없을 터.

예상처럼 자조적인 투의 대꾸가 들려온다.

-그래, 이 상태면 재밍은 물 건너간 상황이니 자네 말대로 한바탕 거하게 춤을 춰야 할 것 같군.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내가 격추당해서 떨어지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찾아줘. 바다에서 열심히 헤엄치고 있을 테니까.

한완상은 그 말에 입술을 짓씹었다.

마음 같아서는 뭐라도 도움을 주고 싶지만, 그에게는 본격적으로 F35들을 상대해야 하는 임무가 남아 있기에.

그런데 그때, 번개처럼 생각 하나가 그의 뇌리를 스쳐 갔다.

“이기웅 편대장, 자네의 전자전 포드를 일시적으로나마 최대 출력으로 방출해 보는 것은 어때?”

-……오호!

다행히 의미를 알아들은 모양이었다.

어차피 지속적인 전자파 조사가 힘들다면 차라리 최대 출력으로 한방에 미사일들의 시커를 태워 버리자는.

다행히도 이기웅의 기체는 전자전 기체였던 터라 포드까지 달려 있는 상황.

출력이라면 문제 될 것이 없었고, 레이더가 표적 확보를 유지하는 타이밍만 제대로 확보한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론이었다.

-접수.

의견을 전달받은 이기웅은 즉시 제안을 실행에 옮겼다.

그사이 한완상이 마킹해 둔 F35들은 그의 중거리 대공미사일들의 사거리 한계까지 접근한 상태.

“파이어!”

혹시라도 타이밍을 놓칠까 싶은 그는 즉시 발사 버튼을 눌렀고, 그 순간 무전에선 이기웅 편대의 환호성이 들려왔다.

-재밍 성공!

그 말에 웃음을 내비친 한완상은 즉시 기수를 올렸다.

저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기엔 상황이 급박했으니까.

두 번째 대공미사일들마저 무력화된다면 본격적인 근거리 전투가 시작될 테고, 그럼 조금이라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야 하지 않겠는가.

‘상관없으려나? 현재 다가오고 있는 F35들은 어차피 이기웅의 편대를 탐지하고 오는 중이고, 내 편대의 존재는 아직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니.’

그렇게 생각하면 사실상 이 전투는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쪽만 장님인 상황에서 벌어지는 공중전의 결과야 뭐.

문제는 또다시 날아올지 모를 스텔스 대공미사일들인데, 그걸 생각하면 이번 작전의 목적은 달라져야만 한다. 단순히 제공권 확보만이 아니라, 4.5세대들을 위협할 대공방어 시설들마저 제압하는 것으로.

“브라보 송신.”

한완상은 재빨리 전술 통제기에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다행히 통제기에는 이번 작전의 책임자가 탑승하고 있던 상태.

곧 그의 작전 변경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대답이 들려왔다.

“접수.”

그는 재빨리 기수를 들어 올렸다.

저편에서 날아오고 있는 F35 편대의 움직임을 보면 아직도 5세대 기체들을 탐지 못 하고 있는 모양새.

용케 두 번의 위기는 넘겼지만 아마 이번에 발사될 미사일들만큼은 피하는 것이 불가능할 거다.

“파이어.”

날아가는 미사일들의 속도는 기존의 것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어디 그뿐일까, 자체 AESA의 신호 변환 능력 덕분에 어지간한 재밍에는 속지 않는 기능까지.

처음부터 그걸 쓸 수 없었던 이유는 사거리의 한계 때문인데, 그건 속도냐 사거리냐를 두고 내려진 선택에 의한 결과였을 거다.

미사일의 추진제 수용 한계.

‘그나저나 앞으로가 문제군.’

일본이 자국 땅 곳곳에 저런 스텔스 대공미사일들을 깔아 놨다면 4.5세대만으로는 폭격은 고사하고 제공권 확보도 쉽지 않을 터.

그렇다고 모든 폭격을 5세대 기체들만으로 수행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쯧, 차라리 탄도미사일로 지상에 있는 대공방어 시설들을 쓸어 버리면 편할 것을.’

***

“방금 전해진 소식에 의하면 규슈 지역 상공에서 전투기끼리의 교전이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 우리 측 손실은 없었고, 당분간 해당 지역의 제공권은 우리가 확보한 상황이다. 물론 현재 규슈 인근에서 벌어지고 있는 해상 교전의 결과를 봐야 하겠지만 성공적인 상륙은 기정사실이 되지 않을까 싶다.”

출항을 시작한 상륙함의 해병대원들에게는 앞서 작전에 나섰던 공군과 해군의 전황이 속속들이 전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상륙 작전의 위험을 실질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것은 바로 해병대원들이기에.

가뜩이나 곧 벌어질 전투에 대한 부담에 사로잡혀 있을 그들에겐 희망을 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불가능은 없다!”

소식을 들은 해병대원들의 사기는 한껏 상승했다.

전투에 있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사기 진작.

소식을 전달했던 장홍도 대령은 만족스러운 미소와 함께 다시 통제실로 향했다.

“응?”

목적을 마치고 막 계단을 오르던 그의 눈에 갑자기 어딘가로 우르르 몰려드는 해병대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뭔가 싶은 마음에 다시 돌아선 그가 뒤이어 발견한 것은 이번에 전투 참여가 결정된 다각전차 중 하나.

희한하게도 그게 해병대원들의 질문에 일일이 대꾸를 해 주고 있는 장면이었다.

“그럼, 나는 뭐 하고 비슷한데?”

<김진영 중사는 파피용을 닮았습니다. 프랑스가 원산이고 스패니얼을 개량하여 만들어 낸 품종이죠.>

“오오! 그렇고 보니 좀 닮은 것도 같은데? 특히나 저 시커먼 다크서클 말이야.”

조금 떨어져서 상황을 지켜보던 장홍도 대령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하지만 별다른 제지 없이 돌아선 이유는 저렇게라도 긴장을 푸는 것도 딱히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에서.

그때, 마침 그를 발견한 휘하 참모 중 하나가 그를 향해 소리쳤다.

“참모장님도 질문을 한번 해 보시죠.”

“나보고 지금 그 바보 같은 놀음에 동참하라고?”

“아 그게……. 저도 처음엔 이 친구들 하는 짓이 하도 황당해서 질책하러 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이 다각전차가 보기와는 달리 꽤 박식해서 말입니다.”

“…….”

“참모장님께서 오시기 전까지는 상륙 전술에 대한 토론까지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AI와 상륙 전술 토론을 했다고?”

“그렇습니다. 조금 전엔 김진영 중사가 잠시 시답지 않은 질문을 해서 그렇지. 전까지는 이번 상륙전에 대한 열띤 토론의 장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호기심이 돋은 장홍도 대령은 다시 몸을 돌려 다각전차를 향해 다가갔다.

이내 한참을 머뭇거리던 그는 마땅히 생각나는 질문이 없었던 듯 머리를 긁적였고, 결국 지켜보던 장교가 그를 대신하여 나섰다.

“뭐, 전술에 대해서 다시 논하기는 시간이 없을 것 같고. 에바, 네가 보기엔 우리 참모장님은 그럼 어느 품종을 닮은 것 같나?”

그 말에 주변에 있던 모든 해병대원의 눈이 한껏 빛을 발했다.

질문의 의도가 빤히 읽혔기에.

순간 에바의 사물 탐지 센서가 장홍도 대령에게 꽂히는가 싶더니 이윽고 답이 들려왔다.

<참모장님과 닮은 품종은…… 시고르 자브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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