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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318화 (318/372)

#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 318화

“알파 송신. 침투조는 응답하라.”

벌써 몇 번째 계속되는 무전 시도에도 독도침투조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점점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한 즈이류함의 함장 교헤이는 즉시 상황 확인을 위해 잠망경을 전개했고, 이후 적외선 센서의 도움을 받아 섬의 동태를 살폈다.

“뭐지?”

섬에서는 아무런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았다.

물론 밤이기에 관측에는 한계가 있다지만 이건 마치 애초부터 빈 섬인 듯한 느낌.

당연히 불이 켜져 있어야 할 감시 초소의 불빛마저도 모두 꺼져 있는 상태였는데, 그렇다고 그게 침투조의 작전에 따른 결과 같진 않다는 것이 문제였다.

“초소 점령에 성공했다면 벌써 피아식별용 라이트가…… 응?”

한참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살피던 와중 무언가 그의 눈에 띄었다.

초소의 지붕.

배율을 잔뜩 끌어올린 함장은 이후 헉 소리를 뱉어 낸다.

“RCWS?”

흥분한 함장은 이후 섬 곳곳을 살폈다.

동도에서만 벌써 3개.

혹시나 싶어 살펴본 서도에도 2개의 RCWS가 설치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설마…… 당한 건가?”

아무래도 그럴 가능성이 크지 싶었다.

예전 방산전시회에서 확인된, 저들의 RCWS가 보유한 각종 센서와 소형 AESA레이더의 성능을 생각하면.

게다가 저렇듯 사각지대를 철저하게 배제한 배치 상태이기도 하니 접근자들은 그야말로 움직이는 표적이나 다름없었을 거다.

“대체 저걸 언제 설치한 거지?”

그 점을 생각하면 더더욱 당황스러웠다.

불과 어제 확인된 위성 사진에서도 저건 없었던 물건이었으니까.

그렇다면 불과 하루 사이에 저걸 죄다 설치했다는 건가?

“이런…….”

그때, 불현듯 무언가 뇌리를 스쳐 갔다.

위성 사진을 판독하는 과정 발견했던 심상치 않은 구조물들.

당시엔 그게 통신용 탑을 설치하기 위한 기초 공사일 뿐이라고 보고되어 무시되었었건만, 실은 바로 저걸 위한 움직임이었던 모양이었다.

“이런…….”

상황 파악이 끝나자 난감함이 몰려들었다.

이렇듯 전원몰살의 상황은 생각도 해 본 적이 없으니까.

그때, 치직 소리와 함께 침투조원 중 하나의 신음 소리가 무전을 통해서 들려왔다.

-찰리 송신. 나를 제외한 전원 사망. 작전 실패를…… 알린다. 최대한 접안시설에서 벗어날 테니 구조를 바란다.

함장은 반가운 마음에 재빨리 섬을 살폈다.

확인된 움직임은 접안시설 바로 옆 데크에서 꿈틀대는 무언가.

어떻게든 RCWS의 동작감응 센서에 걸리지 않으려 기척을 죽이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움찔!

그때, 간신히 데크 끝에 이르렀던 침투조의 몸이 크게 들썩였다.

이후 함장의 눈에 보인 것은 초소 위의 RCWS에서 반짝이는 불빛.

그토록 미약한 움직임이었음에도 그걸 확인하곤 재차 사격을 가한 모양이었다.

“심도를 낮춘다.”

다급한 함장의 목소리가 울려 펴졌다.

이 상황에서 심도를 낮춘다는 것은 침투조를 포기하겠다는 의미.

당황한 부함장이 다급히 그를 만류한다.

“아직 전원사망이 확인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포기한다는 겁니까?”

“무전 못 들었나? 방금 쓰러진 대원이 최후의 생존자였다고 하잖아.”

“하지만 방금 그 친구처럼 부상당한 채 숨이 붙어 있는 조원들이 없으리라는 보장도 없지 않습니까.”

부함장은 끝내 반발했다.

휙 하고 그를 쳐다본 함장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한다.

“만에 하나 그렇다 해도 대체 무슨 수로 구출할 건가. 저길 폭격이라도 하면 우리 작전은 다 노출될 테고, 그럼 후속 부대가 접근하는 일도 더 어려워진다는 것 몰라? 그리고 지금은 우리도 위험한 상황이야. 방금 우린 꽤 오랫동안 잠망경을 수면 위로 노출했으니까.”

“우리가 뭣 때문에 말입니까.”

“이 친구야, 아무리 소형이라지만 AESA레이더가 설치되어 있는 상황이야. 그럼 잠망경 정도는 얼마든지 탐지가 가능해.”

“하지만 즈이류함을 비롯한 소류급 잠수함들의 잠망경은 전파흡수물질들로 도색되어 있습니다. 여태 우릴 공격하지 않은 것도 아직 발각되지 않았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그거야…… 됐고, 빨리 잠항 준비나 해!”

끝내 고집을 꺾지 않는 함장으로 인해 결국 잠항은 결정됐다.

여전히 찝찝함을 거두지 못한 부함장의 입에서 잠항 명령이 떨어지려는 차.

퍼버버벅!

갑자기 함을 때리는 둔탁한 소리들이 연속해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젠장!”

피해 여부를 살필 겨를은 없었다.

그나마도 다행인 것은 잠망경 심도인 탓에 정확한 표적 지시가 어렵다는 것과 잠수함의 선체는 어지간한 구경의 총탄 정도로는 뚫지 못한다는 점.

그렇다 해도 고작 잠망경만 내놓고 있는 와중에 RCWS가 그걸 탐지하고 공격한다는 점은 놀랍기가 그지없는 일이었다.

“후우…….”

조마조마한 가운데, 소리가 잦아들었다.

다른 공격이 이어지기엔 잠항이 빨랐던 덕분.

내내 구조를 주장했던 부함장은 닥친 결과에 차마 함장의 눈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고 있던 상태였다.

“3호위대군과 합류하실 생각이십니까?”

어느 정도 섬과 멀어졌을 무렵, 부함장이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원래 계획대로였다면 인근에서 잠항을 유지하며 적의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 임무.

하지만 모든 것이 틀어진 지금은 아무래도 그게 정답이지 싶었다.

“합류해야지. 이젠 3호위대군의 본격적인 울릉도 공략이 시작될 테니까.”

“하지만 독도 점령이 실패한 마당이면 작전에 지장이 있는 것 아닙니까?”

“상관없어. 어차피 울릉도를 점령하면 독도 공략은 차후에라도 가능하니까. 그나저나 울릉도 방어시스템 제거 작전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군.”

“그건 다수의 스텔스 순항미사일로 이미 처리가 되지 않았겠습니까?”

예정대로라면 그래야만 했다.

하지만 어디 모든 일이 예정대로만 돌아가던가.

방금 벌어진 독도 점령 작전의 실패 역시도 마찬가지.

함장으로서는 변수가 지나치게 많은 이번 전쟁이 왠지 불길하기만 하다.

“적 잠수함이 접근 중입니다.”

생각이 깊어지던 와중 다급한 음탐관의 외침이 들려왔다.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함장은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과 함께 음탐관을 향해 다가갔고, 그사이 음탐관은 계속해서 표적 정보를 읊어 댔다.

“스크류의 파형으로 봐선 안창호함인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뢰발사관을 개방했나?”

함장은 가장 먼저 그것부터 확인했다.

적이 이쪽의 정체를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건 단지 그만의 기대였을 뿐이었다.

“방금 개방했습니다.”

“빌어먹을, 디코이 발사 준비하고 어뢰관 개방한다.”

당황한 함장은 재빨리 대응 명령을 내렸다.

그 순간, 뭣 때문인지 음탐관이 파랗게 질린 얼굴로 다시 보고를 잇는다.

“저쪽에서 어뢰가 발사됐습니다. 그런데 속도가…….”

고개를 갸웃한 함장은 빠르게 콘솔을 주시했다.

당황스럽게도 접근 중인 어뢰의 속도는 무려 300노트를 상회하고 있는 상태.

순간 그의 뇌리에 떠오른 것은 한국이 개발했다던 초공동 어뢰였다.

“빌어먹을 변수 같으니.”

쿵!

***

독도 점령 작전 1시간 전.

“단결! 네, 지시하신 프로그램 업데이트는 이미 끝난 상황입니다.”

울릉도 대공감시 통제 센터에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내용은 며칠 전 지시가 내려왔던 대공감시레이더의 프로그램 업데이트 여부를 확인하는 것.

당황스러운 것은 그 업데이트로 인해 울릉도의 대공감시시스템이 이젠 스텔스 형상의 모든 물체를 탐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전언이었다.

“스텔스기를 탐지한다고?”

담당 장교로서는 쉬이 믿겨지지가 않았다.

그의 짧은 지식으로도 스텔스기체들의 탐지가 고작 프로그램 업데이트만으로 가능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그래도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애초 이곳에 설치된 레이더는 그런 기능을 이미 가지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거다.

단지, 그동안 사실을 밝히지 않았던 것일 뿐.

“정보에 따르면 마이즈루에서 다수의 순항미사일이 발사되었다고 한다. 현재로서는 이곳 울릉도를 향한 대규모 미사일 전력 투사가 예상되는 상황이니 긴장을 늦추지 말도록.”

미사일 사령부 소속 한인수 중령은 몇 번이고 휘하 장교들의 각성을 다독였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것이 바로 전쟁이기에.

그래서인지 벌써 며칠째 잠을 이루지 못한 그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일본이 우리를 공략 가능할 정도의 사거리를 가진 순항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말입니까?”

돌아서는 그를 향해 누군가 되물었다.

그 질문이 안 나왔다면 오히려 실망했을 상황.

옅은 미소를 지어 보인 한인수 중령의 설명이 이어졌다.

“최대 사거리 1,000킬로미터. 그것도 스텔스 형상과 도료를 채택한 물건이다. 정보사령부의 전언에 따르면 미국이 개발 중이던 물건을 그대로 카피했다더군. 뭐, 카피라기보다는 기술 도둑질을 했겠지.”

“중국도 아니고 일본이 말입니까?”

“왜 일본이라고 기술 도둑질을 못 할 것 같나? 미안하지만 기술에 대한 열망은 어느 나라나 똑같다. 우리 역시도 한때는 그랬었고.”

한인수 중령은 어색한 미소를 내비치곤 다시 돌아섰다.

아직까지는 레이더상에 잡히는 것이 없는 상황.

워낙 거리가 멀고, 또 미사일 자체도 아음속의 속도다 보니 시간이 더 걸릴 모양이다.

삐익!

그로부터 몇 분 후, 드디어 레이더상에 다수의 물체가 잡혔다.

비상이 걸린 것은 당연한 순서.

공항 인근에 설치되어 있던 대공방어 미사일 차량들에 일제히 발사코드가 입력되었고, 섬 곳곳에 위치해 있던 한국형 CIWS들 역시도 요격을 위한 가동에 돌입했다.

“노력은 했다만, 소용없을 거다. 어차피 이 주변은 온통 바다라서 저고도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니까.”

통제 콘솔을 지켜보던 한인수 중령이 짧은 중얼거림과 함께 혀로 입술을 축였다.

비록 말은 그렇게 했어도 긴장감을 떨치지 못한 탓.

아무리 가진 전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곤 해도 그게 실전에서 통할지는 닥쳐 봐야 아는 것이 아니던가.

“요격 가능 거리에 다다르는 즉시 발사한다.”

하지만 실패보다는 성공 확률이 높은 것이 사실이었다.

그동안의 관행과는 달리 이곳에 설치되어 있는 대공방어 미사일들의 테스트는 무려 20여 차례나 이루어졌었고, 단 한 번도 실패를 해 본 일이 없었으니까.

뭐, 비록 이번엔 스텔스 미사일을 상대해야 한다는 문제가 남아 있지만 어차피 추적이 가능하다면 요격도 가능한 법이니 상관은 없을 거다.

“발사!”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결국 다수의 미사일이 요격을 위해 발사됐다.

이마 위로 흐르는 땀을 몇 차례나 닦아 냈을 무렵 드디어 첫 요격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13호 요격 성공.”

한인수 중령은 주먹을 불끈 쥐며 이어질 소식을 기다렸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는지 이후 차례로 요격 성공 소식들이 들려왔지만, 개중 몇 기의 미사일들이 회피기동을 통해 여전히 접근 중이라는 비보도 날아든다.

“3호와 4호의 경우 벌써 두 차례나 요격을 회피했습니다. 아! 방금 17호와 14호도. 그리고 8호와 9호도…….”

총 20기의 미사일 중 6기의 요격에 실패한 셈이었다.

이미 두 번의 요격 시도에도 실패를 했다면 더 이상은 무리.

더군다나 요격미사일의 가속대응이 가능한 선을 이미 넘어선 상태라 이제 남은 것은 CIWS의 몫으로 돌리는 수밖엔 없었다.

두두두두두두!

그때, 미사일의 접근을 감지한 CIWS들이 일제히 대응 사격을 시작했다.

밤하늘을 수놓는 무수한 30밀리 포탄들의 향연.

일반적인 훈련 상황이었다면 탄성을 내지를 만한 장면이었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기도를 해야 할 때다.

“제발…….”

퍼버벙!

순간 바다 한편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요격에 성공했다는 의미.

문제는 날아오던 미사일은 총 6발이었던 것에 반해 폭발은 고작 두 번뿐이었다는 거다.

쿵!

그때, 섬 곳곳에서 굉음이 들리며 불길이 치솟았다.

쿵!

뒤이어 활주로 끝에서 들려오는 또 한 번의 폭발음.

다행히 피해를 입은 전투기는 없지만 활주로 한 개 라인이 긴급 보수가 필요할 정도로 파헤쳐졌다.

“역시나 활주로와 지상형 스마트 포 시스템들을 노렸던 건가?”

결과를 언급하는 한인수 중령의 말투에는 안도감이 잔뜩 묻어 나왔다.

20기에 달하는 미사일 중 16기의 요격에 성공했다면 그건 충분히 합격점을 줄 만한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도 잠시, 곧 표정이 바뀐 그의 입에서 불평이 쏟아졌다.

“젠장, 이거 앞으로 좀 골치 아프겠는데.”

“뭐가 말입니까?”

곁에서 듣고 있던 휘하 장교 중 하나가 그의 말에 반응했다.

힐끗 그를 향해 시선을 준 한인수 중령은 한껏 꺼림칙하다는 표정과 함께 대꾸했다.

“하필 지상형 스마트 포 시스템들이 죄다 타격을 받았잖아.”

“…….”

“그걸 떠나서, 놓친 네 발의 미사일이 만약 이곳 통제실을 노렸던 것들이었다면 우린 이미 죽었어. 그 말인즉, 향후 또 같은 공격이 이어지면 그땐 정말로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뜻이지.”

“…….”

***

“방어망이 뚫렸다고요?”

울릉도에서 들려온 소식은 나로서는 꽤 의외였다.

스텔스 기능은 둘째 치고, 무려 70G가 넘는 기동력을 회피하는 미사일을 일본이 만들어 냈다는 소식은 그냥 흘려 넘길 만한 일이 아니니까.

게다가 네 발을 허용했다면, 경우에 따라선 그 이상을 허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의미.

실제적으로 이번 방어는 실패라고 보는 것이 맞는 거다.

“독도에서도 교전이 있었다고 하던데 현재 상황은요?”

“현재 독도에 침투했던 자위대원들은 모두 제거된 상태고, 침투 수단이었던 소류급 잠수함 역시 마침 해당 수역에서 작전 중이던 우리 안창호함에 의해 격침된 상황입니다. 그리고 현재는 우리 1함대와 해상자위대 3호위대군이 교전 중이고요.”

들려오는 소식은 그나마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나로서는 실망을 금할 길이 없는 결과.

하필 독도방어 시스템 중 하나가 타격을 받았다는 것도 그렇지만, 우리의 스텔스 방어 시스템이 생각처럼 완벽했었던 것은 아니었음이 증명된 상황이 아니던가.

“규슈 상륙 작전은 어떻게 됐습니까?”

생각이 깊어지던 와중 대통령이 합참의장을 향해 물었다.

때마침 그 부분에 대한 보고를 준비했었던 듯 합참의장은 주저하지 않고 브리핑에 나섰다.

“현재 해병대가 상륙 작전을 위해 출항했습니다. 그에 앞서 방금 5세대 고스트이글 1개 편대와 4.5세대 고스트이글로 구성된 3개 폭격편대가 해당 지역 제공권 확보를 위해 출격했고요.”

“일본의 대응은요?”

“상륙에 앞선 제공권 확보 시도는 당연한 과정이기에 아마 일본은 그에 대한 대응으로 F35를 출격시킬 것으로 예측합니다.”

대통령과 합참의장의 대화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여전히 머릿속을 떠도는 생각을 정리 중인 터라 침묵하고 있던 상황.

그 모습이 낯설었던 듯 대통령이 넌지시 말을 건넸다.

“F35면 쉽지만은 않겠군요. 그나저나 진 회장께선 아까부터 무슨 생각을 그리 하십니까.”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퍼뜩 정신을 차리곤 손사래를 쳐 보였다.

잠시 고개를 갸웃한 대통령은 다시 질문을 던진다.

“규슈 점령 이후 일본과의 협상에 나서겠다는 생각은 여전히 변함이 없는 겁니까?”

애초의 계획대로라면 그랬다.

어차피 이번 분쟁을 길게 끌고 가는 것은 미국의 반대로 쉽지 않을 테니까.

게다가 규슈를 점령하면 본토 점령 역시도 시간문제.

그쯤에서 협상에 나선다면 저들이 더는 버틸 수 없으리라는 게 우리의 결론이었다.

“원래는 그랬는데, 아무래도 미국과 협상을 다시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방금 들려온 보고로 인해 생각이 바뀌었다.

이 전쟁.

아무래도 내 생각처럼만 진행될 것 같지는 않은 느낌이 확 들었거든.

“미국의 요구대로 대량 타격을 배제하는 작전만으로는 빠른 시일 내에 끝을 내기가 힘들 것 같다는 소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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