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 317화
[어제저녁 한국군의 무차별적인 포격에 의해 대마도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긴급속보입니다. 현재 대마도에 주둔 중이던 자위대 기갑 부대들이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입니다.]
한국의 선전포고 이후 고작 수 시간 만에 대마도가 불바다가 되었다.
소식을 전해 들은 아베는 내각과 자위대의 주요 간부들을 긴급 소집.
이제 일본도 본격적인 전시체제에 돌입하는 상황에 처했다.
[내각은 오늘 긴급 대국민 성명을 통해 전시체제를 선포했습니다. 또한 한국과의 협상이 끝내 무산될 것을 감안하여 동원령을 검토 중이며 1차 징집대상은 20세에서 35세까지의 남성들이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설명을?
↳너님 끌려간다는 소리.
↳그러는 너는 안 끌려가는 모양이지? 아! 나이가 35살은 넘었다는 소리구나? 이 방구석 폐인 새끼. 너희 같은 우익 키보드 파이터들 때문에 나라가 이 꼴이 난 걸 알면 반성 좀 해라.
-반성이고 뭐고 총 한 번 잡아 본 적 없는 우리를 데려다가 뭘 어쩐다는 거지?
↳2주간 훈련을 한다잖아.
↳그 2주 사이에 전쟁이 끝나면?
↳설마……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걸 바란다. 죽는 것보다는 차라리 한국을 형님으로 모시고 사는 것이 나으니까.
내각의 동원령 발표에 일본 사회에선 큰 혼란이 왔다.
특히나 갑작스러운 동원령 발표는 반백 년 넘게 평화에 젖어 살고 있던 일본인들에게는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
그 때문인지 발표 불과 하루 만에 각 지역에서는 엄청난 시위가 발생했다.
“이 상태면 병력동원이 과연 가능할까 의문이군요.”
연이은 내각회의에서 아베가 불평을 토했다.
하지만 정작 누구도 그런 아베의 불평에 답을 제시하지는 못하는 상태.
결국 총대를 멘 것은 통합막료장 히라이였다.
“최악의 경우는 강제 징집을 결정해야 할 겁니다.”
아베의 얼굴은 그 말에 꿈틀했다.
가뜩이나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와중에 강제징집까지 이루어지면 자민당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정치도 나라가 온전해야 가능한 것.
내키지 않지만 수긍할 수밖에는 없었다.
“대마도 포격 이후 아직까지는 잠잠하다고요?”
“그렇습니다. 정보에 따르면 부산에서 현재 상륙함이 대기 중이라고는 하는데, 아직까지 출항은 미루고 있는 상태입니다.”
역시나 대답은 히라이로부터 들려왔다.
힐끗 그와 시선을 마주친 아베는 내내 들었던 의문을 던졌다.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군. 그런데 한국군이 왜 탄도미사일을 사용하지 않은 겁니까.”
“그거야 결과가 말해 주지 않습니까. 미사일이라면 몰라도 포탄만큼은 잡아내지 못하는 우리 방어 시스템 탓에 대마도를 중심으로 한 일대의 대공방어망이 죄다 무력화되어 버린 이 상황.”
대꾸를 잇는 히라이의 표정은 꽤 냉소적인 표정이었다.
처음부터 한국의 다양한 전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그의 요구를 묵살했던 아베 자신에게 항의라도 하듯.
“흠.”
하지만 당시엔 아베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다.
팔은 결국 안으로 굽는 법.
남보다는 가까운, 게다가 집안의 형님뻘인 해상자위대 막료장의 조언에 더 귀가 쏠리게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던가.
“그 부분에 대해선 뭐라 할 말이 없소이다.”
히라이는 넌지시 이어진 아베의 사과에도 좀처럼 표정을 풀지 않았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고작 제 이익을 챙기려는 자들을 보고 있자면 울화통이 터져 나왔기에.
막말로 그라고 아베의 실책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를까?
자신을 밀어내기 위한 현 해상자위대 막료장의 입김이 들어간 결과라는 것을?
“그런데 정작 대마도에 상륙을 하지 않은 이유는요?”
마음을 다독이고 있던 와중 총리의 말이 다시 날아들었다.
잠시 들었던 생각은 그저 이 비극적인 현실에 대한 불평이었을 뿐, 결국 나라를 지키는 것이 사명임을 다짐한 히라이는 재빨리 대꾸를 뱉어 냈다.
“어차피 대마도가 무주공산이 된 마당이면 차라리 곧장 규슈를 노리는 것이 나으니까요.”
“규슈라…… 하지만 그게 그리 쉽겠습니까?”
“쉽지는 않죠. 사세보의 2호위대군과 사세보 지방대. 그리고 4호위대군의 연합이면 아무리 한국이라도 빡빡한 상대가 될 테니까요. 아마 한국으로서도 규슈 점령 작전은 모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흠.”
“물론 걸리는 부분은 있습니다.”
안도하는 아베의 한숨과 동시에 히라이의 첨언이 더해졌다.
시선이 마주치자 히라이가 한껏 미간을 찌푸린 채 말을 이었다.
“대마도에 구축했던 전자전 대응 시스템이 무너진 터라 한국의 항공 세력들이 그쪽을 노릴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제공권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거죠. 그럼 대량 폭격을 당할 가능성에 이어 이후 규수 상륙을 허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대마도를 노렸던 것은 전자전 대응체계에 구멍을 내기 위해서다?”
히라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아베의 입에서는 의외로 핵심을 짚는 말이 튀어나왔다.
“그럼, 저들이 지금부터는 탄도미사일을 대량 투사할 가능성도 있겠군요. 대마도야 거리도 가깝고 우리로서는 방어가 힘든 수단이었던 터라 스마트 포탄을 통한 공략을 했겠지만, 규슈는 그게 힘들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무작정 공중전을 치르며 희생을 발생시키느니 차라리 탄도미사일을 통해 우리의 주요 시설들을 먼저 노리는 것이 저들로서는 더 편한 방법이지 않습니까.”
일리는 있는 말이었다.
굳이 희생이 따를 항공교전을 치르는 것보다야 미사일 몇 발이 더 효과적이기는 하니까.
게다가 저들의 미사일 정확도는 거의 사기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 말이 맞다.
“하지만 현재 탄도미사일을 보유 중인 것은 저들만이 아닙니다.”
문제는 바로 그 점이었다.
현재 일본도 다수의 탄도미사일을 보유 중이라는 사실.
저쪽에서 정말로 탄도미사일을 쓰면 일본이라고 가만히 있겠는가.
쉽게 말해서 저들은 지금 혹시 발생할지 모를 자국의 피해를 염려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다.
“그게 무슨…….”
아베는 좀처럼 이해하지 못한 표정이었다.
잠시 숨을 고른 히라이는 물로 입을 축인 후 다시 말했다.
“한국이 아무리 대공방어 능력이 뛰어나다 해도 수백 발. 아니, 천여 발이 넘는 탄도미사일 세례를 동시에 막아 내지는 못합니다. 그럼 결국 일정 부분의 피해를 감수해야 하고 그로 인해 여론이 들끓을 텐데, 가뜩이나 통일전쟁을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 전쟁을 치르는 한국 정부로서는 그게 부담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쉽기는 해도 선뜻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죠.”
“그럼 반대로 우리가 먼저 대량 투사를 해 버리면요?”
히라이는 이어진 아베의 대꾸에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이내 다시 반박하려는 차, 곁에서 내내 대화를 듣고 있던 아소가 툭 하고 끼어든다.
“방금 못 들으셨소? 전격적인 미사일 소모전으로 가면 양쪽 모두 피해가 만만치 않다고. 그렇게 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소이다.”
“빌어먹을! 그럼 대체 써먹지도 않을 탄도미사일 보유는 왜 주장한 겁니까.”
아베는 불평에 찬 고함을 내뱉었다.
시선은 히라이를 향해 꽂혀 있는 상태.
시선을 받은 히라이는 그제야 말을 뱉어 냈다.
“제가 탄도미사일 보유를 주장한 것은 전적으로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대대적인 탄도미사일 공격을 주저하게 만들기 위해서.”
아베는 그 말에 침묵했다.
그사이 무언가가 떠오른 걸까, 히라이의 입이 다시 열렸다.
“그나저나 상황이 이쯤 되면 우리도 독도 정도는 점령을 해 둬야만 합니다.”
“독도?”
순간 모든 이들의 눈이 히라이에게로 향했다.
짧은 기침을 내뱉은 히라이는 물로 목을 축인 후 다시 말했다.
“대마도를 먼저 쳤다는 것은 규슈를 노린다는 의미고, 만에 하나 규슈가 실제로 점령을 당하는 경우 저들은 분명 그걸 협상카드로 활용할 겁니다.”
아베는 그게 무슨 생뚱맞은 소리냐는 표정을 지었다.
잠시 지도를 향해 시선을 준 히라이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한국은 이 전쟁을 길게 끌고 가지 못합니다. 앞서 말했듯 당장 자국의 여론도 문제고 미국도 부담스러울 테니까요.”
“그렇겠죠. 미국도 일본이라는 나라가 완전히 망해 버리는 것은 원하지 않으니까.”
“맞습니다. 때문에 규슈를 확보하는 순간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고 실제 규슈가 넘어갈 확률은 우리 생각보다 큽니다.”
“…….”
“그렇다면 우리로서도 들고 있을 패 하나는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지금 통합막료장의 말씀은 규슈 방어와는 별개로 우리도 독도를 장악해서 저들과의 협상에 나서자?”
반응을 보인 것은 아소였다.
역시나 눈치만큼은 빠른 인물.
옅은 미소로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 히라이가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이었다.
“가능하다면 울릉도까지 확보하면 좋겠지만 그게 가능할지는 미지수고, 우선 독도 점령만이라도 성공하면 꽤 큰 패가 될 겁니다. 독도는 저들에게 상징적인 의미가 크니까요.”
“…….”
“물론 그 과정에서 희생은 크겠죠. 다른 걸 떠나서 울릉도에 설치되어 있는 스마트 포탄 시스템으로 인해 독도 인근으로 접근하는 것조차도 힘에 부칠 테니. 하지만 우리도 울릉도의 스마트 포탄 시스템을 때릴 방법이 있다는 것은 총리께서도 아시지 않습니까.”
방법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이 군사력 증강에 열을 올리는 마당에 일본이라고 가만히만 있지는 않았고, 그 결과물들은 제법 성공적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게 과연 한국의 강력한 대공방어망을 뚫을 수 있을 것인지도 문제고, 이후 발생할 논란도 문제다.
“괜찮겠습니까?”
“글쎄요. 우리가 헌법에 어긋나는 무기들을 개발한 것이 탄도미사일만이 아니라는 사실은 확실히 문제가 되기는 할 겁니다. 특히나 그 기술의 출처가 자국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될 미국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테고.”
“흠.”
“하지만 어차피 각오하고 시작했었던 일입니다. 그러니 그 부분에 대해선 생각하지 마시죠.”
“…….”
“아무튼, 우리가 만약 독도 점령에 성공하게 되면 한국으로서는 재탈환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고, 그럼 히든카드로서의 충분한 값어치가 있는 셈입니다.”
“한국이 독도 탈환이 쉽지 않을 이유가 있습니까?”
“보통의 섬이었다면 어려울 일은 아니겠죠. 하지만 독도는 손바닥만 한 섬인 터라 대량의 화력투사가 불가능합니다. 자칫 섬 자체가 날아가 버릴 위험이 있으니까요.”
“흠.”
“뭐, 그렇다 해도 끝내 탈환을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겁니다. 그로 인해 우리의 해상전력과 피나는 공방도 치러야 할 테고. 하지만 일단 점령에만 성공하면 우리가 유리합니다.”
“…….”
“앞서 말했듯 저들이 독도를 탈환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수단이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아베의 눈동자가 심하게 떨려 왔다.
다른 곳도 아닌 독도라면 한국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지키려 할 터.
그 과정에서 일본은 과연 얼마나 많은 희생을 감당해야 할 것인가.
“실행하세요.”
하지만 결국 수긍하고 말았다.
현실적으로 이 상황에서 일본이 쥘 수 있는 패라고는 오로지 독도뿐이었기에.
***
푸슉!
일본 중부 마이즈루.
해상자위대 3호위대군 소속 구축함의 수직 발사대가 거센 불길을 토해 냈다.
이후 날아오른 것은 일본이 그동안 비밀리에 보유 중이었던 스텔스 순항미사일.
지켜보고 있던 함장의 눈매가 심하게 떨려 오기 시작했다.
“이로서 또 한 번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됐군.”
그건 앞으로 일본의 장거리 순항미사일 보유 사실이 알려질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다.
2차 대전 이후 일본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던.
물론 이미 보유 중인 공대함 미사일도 엄밀히 따지면 공격 무기의 일종이기는 하지만 그건 그나마 사거리가 짧다는 핑계라도 있었던 상태.
지금처럼 1,000킬로미터가 넘는 사거리를 가진 순항미사일의 보유 사실이 알려지면 파장은 만만치 않을 거다.
“어차피 탄도미사일 보유 사실도 이미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곁에서 함장의 넋두리를 듣고 있던 부함장이 별스럽지 않다는 듯 말했다.
뭐 지금이야 어차피 전시상황이고, 당장은 일본을 향한 비난의 말만이 날아올 뿐인 상황이기에 할 수 있는 말.
하지만 정작 전쟁이 끝나고 난 이후엔 상황이 달라질 거다.
“저건 탄도미사일 보유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될 걸세. 뭣보다도 자신들의 기술을 빼돌린 것을 알게 될 미국이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까.”
“저게 미국의 기술을 빼돌려서 만들었다고요?”
부함장은 동그래진 눈을 하며 되물었다.
지그시 끄덕여지는 함장의 머리.
한동안 충격에 빠져 있던 부함장은 저편에서 미사일이 순조롭게 비행 중이라는 관측장교의 보고가 날아들 때쯤에나 다시 입을 열었다.
“뭐, 정부에서야 골치가 아프겠지만 우리가 상관할 바가 아니죠. 그나저나 발사 성공을 확인했으니 어서 후속발사 명령을 내리시죠.”
부함장은 여전히 태연한 태도로 말했다.
하긴, 지금 상황에서 그걸 따지면 뭣 하겠는가.
마음을 다잡은 함장의 입에서 다시 명령이 떨어졌다.
“함 내 모든 순항미사일 발사관을 개방한다.”
푸슈슈슉!
이후 차례로 날아오른 순항미사일들의 숫자는 무려 20여 기에 달했다.
목표 지점은 오로지 울릉도 한 곳.
아무리 한국의 대공방어망이 뛰어나다곤 하나 무려 20여 발이나 되는. 그것도 스텔스 미사일들을 막아 내는 것은 무리일 테고, 조금 후면 결국 울릉도라는 섬은 불바다가 될 거다.
***
독도 인근.
육상자위대 수륙기동단원들을 태운 소류급 잠수함 한 척이 섬과는 불과 200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 지점에서 멈춰 섰다.
워낙 칠흑 같은 밤이었던 터라 아직 독도수비대 측에선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는 상태.
이후 잠수함에선 25명에 달하는 수륙기동단원들이 빠져나왔고, 모터 스크류의 힘을 빌린 그들은 곧바로 섬을 향해 접근했다.
철썩!
오늘은 다행히 파도도 평소보다는 잔잔한 편이었다.
평소 거친 물살이 특징인 것과 비교한다면 이건 하늘의 축복과도 다름없는 일.
총원 25명이 한 명의 낙오도 없이 섬에 발을 내디뎠다.
스윽!
접안 시설에 올라선 수륙기동단원들은 최대한 기척을 죽이며 초소를 향해 접근했다.
무지막지한 수의 계단을 들키지 않고 올라야 하는 것은 가히 천운이 따라야 할 상황.
마음 같아서는 은밀히 뒤를 치고 싶었지만 사방이 절벽에 가까운 지형의 특성상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응?”
앞서가던 지휘관에게서 불현듯 의문의 소리가 들려왔다.
재빨리 자세를 낮춘 단원들은 지휘관의 지시를 기다렸지만 어쩐 일인지 정작 소리를 냈던 지휘관은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서 있기만 했다.
“무슨 일이십니까?”
답답함을 못 이긴 켄타 이등육위가 그를 앞지르며 물었다.
잔뜩 일그러진 지휘관의 시선이 향해 있던 곳은 자신의 가슴.
어디선가 날아온 붉은 빛줄기 하나가 그의 가슴 위에서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퍽!
순간 지휘관의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나며 그대로 널브러졌다.
당황한 단원들은 즉시 주변으로 흩어지며 몸을 숨겼지만 그사이에도 몇몇 단원들의 몸이 바닥을 뒹군다.
“뭐지?”
간신히 인근 수풀에 몸을 숨긴 켄타 이등육위는 도무지 상황 파악이 안 됐다.
이 어두움 속에서 어떻게 이렇듯 정확한 사격이 가능할 것이며 또 그 살벌한 파괴력은 뭐란 말인가.
이건 단순히 저격에 의해 당한 것이 아니라 마치…….
스윽.
뛰는 가슴을 억누른 그는 재빨리 야시경을 들고 초소를 살폈다.
경계 인원 하나 없는 초소의 모습.
그럼 대체 총알은 어디에서 날아온 것인가 싶은 의문이 들 무렵, 초소 위에서 무언가가 회전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RCWS(Remote Controlled Weapon Station)? 대체 독도에 저런 걸 왜…….”
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