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 301화
“일본이 다시 우리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에 세력을 구축 중이다…… 이것 참.”
“사실이면 언제든 우리의 뒤통수를 칠 수도 있다는 건데, 그럼 문제가 심각한 것 아닙니까? 언제든 등에 칼을 꽂을 수 있는 자들과 어찌 연합할 수 있겠습니까.”
“이해가 안 가는군요. 한미러 3국연합이 중국이라는 거함의 침몰을 유도하는 와중에 이게 무슨 황당한 경우입니까.”
“오히려 그게 거슬렸던 거겠죠. 자신들은 그저 뒷방 신세인 마당에 정작 통일 한국이 미국은 물론 러시아와도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일을 주도하고 있으니까.”
청와대에 도착하여 이어진 보고는 대부분의 재건위원들에게서 격한 반응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다들 이렇다 할 대책을 내세우지 못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현실에 의한 한계 때문.
미국이 아직도 일본을 동맹으로 묶어 두고 있는 상황에선 울며 겨자 먹기로라도 그들을 끌어안고 가야 한다는 점 때문일 거다.
“위원님들의 말씀이 맞습니다. 언제고 우리의 등에 칼을 꽂을 자들과 연합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죠. 더 짜증스러운 것은 최근 들어 드러나는 저들의 비열한 행태입니다. 이젠 온라인상에서도 우리를 향한 온갖 거짓된 정보들을 퍼트리고 있죠.”
한참 소란스러움이 이어지는 좌중을 향해 말을 던졌다.
여기저기서 불쾌한 표정들이 지어졌고, 대통령 또한 대번에 인상을 찌푸리며 나를 쳐다봤다.
“인터넷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본의 각종 공작에 대해서는 나도 들은 바가 많습니다. 한국인을 가장하여 서방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에 대해 온갖 부정적인 댓글 및 여론 조성으로 우리 이미지를 실추시킨다더군요.”
“그렇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걸 일본 정부가 직접 주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어진 짧은 대꾸에 대통령의 표정이 굳어졌다.
막상 대놓고 우리를 향한 시위를 하는 것이 아닌 터.
때문에 대처할 방법이 딱히 없다는 것에서 오는 불쾌한 표정.
아마도 그게 바로 저들이 노린 점이었을 테고, 나 역시 바로 그런 야비함 때문에 더 치가 떨리는 거다.
“솔직히 이건 고민하실 문제는 아닙니다. 어차피 저들의 태도가 영영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이상은 그에 합당한 대처를 하면 그뿐이니까. 차라리 이 기회에 일본이 다시는 우리에게 발톱을 드러내지 못하게 만들어 주는 것도 좋겠죠.”
“그렇다고 무력시위를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대통령은 여전히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뭐, 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무력으로 저들을 짓눌러 버리고 싶다만 명분도 없이 그게 가능할 리가 있나.
웃으며 손사래를 치곤 말했다.
“고작 미 정부에 다시 로비 세력을 만든다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저들을 친다는 것은 말도 안 되죠. 전 단지 회복되기 시작한 경제력을 다시 우리를 견제하는 것에 동원하겠다면, 그 기반 자체를 다시 무너트려 주겠다는 겁니다.”
“그 말씀인즉 경제제재를 주장하고 싶으신 모양인데, 그게 명분 없이 가능하겠습니까? 진 회장님 말처럼 저들은 고작 미국에 로비 세력을 만들었다 뿐인 마당에?”
대통령은 다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꽂히는 위원들의 시선을 뒤로하고 슬쩍 뒤를 돌아보자 마침 눈이 마주친 김 실장이 들고 있던 서류봉투를 내게 건넸고, 난 그걸 대통령과 위원들을 향해 돌렸다.
“이게 뭡니까?”
“우리가 직접 제재를 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일본은 내부에서 붕괴를 일으킬 요소들이 수도 없이 많으니까요. 그 ‘시작’은 이것에서부터일 겁니다. 일본 고베제강이 무려 수십 년간 제품의 품질시험 성적서를 조작해 왔다는 내부문건.”
사람들의 눈이 일제히 커졌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은 그동안 장인정신을 자부심으로 여겨 왔고, 그 철저한 조작과 미화는 아직도 이 나라의 많은 수구세력들의 일본을 향한 찬양의 수단이 되고 있으니까.
그 마당에 일본이 시험 성적서를 조작했다?
그건 어릴 적부터 일본의 정직성과 장인정신을 세뇌받아 왔던 대부분의 나이 먹은 사람들에게는 제법 충격으로 다가올 말이었을 거다.
“일본 제강업체가 품질시험 성적서를 조작했다고요?”
예상처럼 꽤 많은 인물들이 동그란 눈으로 반문했다.
그나마 이 나라의 지식층이라는 저들이 저런 반응일 정도인 것을 보면, 그동안 일본의 이미지 조작이 얼마나 철저했는지가 절로 실감 난다.
“죄송하지만, 여러분들마저 아직 일본에 대한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하신다는 것은 좀 곤란한 일이군요.”
넌지시 뱉어 낸 말에 위원들이 어색한 미소를 내비쳤다.
그나마도 다행인 것은 내 말의 의미가 뭔지 만큼은 알아챈 눈치였다는 것.
난 헛기침과 함께 다시 말을 이었다.
“아무튼,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고베제강의 철강제품들이 대만은 물론 서방 주요 국가들의 산업 분야에 지속적으로 납품되어 왔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중 몇몇 나라는 최근까지 그 철강자재들이 사용된 산업 분야에서 원인 불명의 사고를 겪기도 했죠. 때문에 이 문제가 밝혀지면 수입 규모가 컸던 국가들은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고 그건 일본 제품에 대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줄 겁니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이 문건은 예상하시는 것처럼 큰 이슈가 되진 못할 겁니다.”
한참 말을 뱉어 내는 와중, 위원 한 명이 반론을 제기했다.
나로선 오늘 처음 얼굴을 보는 인물.
순간 내 표정을 살피던 대통령이 이번에 새로 임명된 경제특보라는 말을 전해 왔고, 이후 다시 나와 시선이 마주친 특보는 어색한 눈인사와 함께 말을 이었다.
“그 이유는 철강을 수입하던 국가들의 정부로서는 여간 골치 아픈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예를 들면 과거 원인 불명의 사고들에 대해서 일일이 재조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도 않을뿐더러 그 골치 아픈 일을 굳이 나서서 시작할 정부는 많지 않다는 말입니다. 결정적으로 일본은 고작 ‘한 업체’에 의해 저질러진 문제임을 강조하며 빠져나가겠죠.”
저건 역사에 빗대어 봤을 때 어느 것 하나도 틀린 구석이 없는 말이었다.
마치 미래를 경험하기라도 한 듯한 정확한 분석.
이 나라에 저렇듯 혜안을 가진 인물이 있었던가?
새삼 그에 대한 호기심이 새록새록 솟아오르는 것을 억누르며 대꾸를 뱉어 냈다.
“물론 특보님의 예측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큽니다.”
아니, 원 역사에서 그렇게 흘러갔으니 당연히 지금도 그런 결과를 맞겠지.
하지만 이번엔 다를 거다.
난 이 문제를 끝까지 이슈화할 생각이고, 그걸 필두로 일본이 그동안 만들어 온 거짓된 이미지를 만천하에 드러낼 작정이거든.
스윽.
말을 뱉어 냄과 동시에 두 번째 서류를 위원들에게 건넸다.
자칫 무덤으로 직행할 수 있을 일본산 제품품질문제의 머리끄덩이를 다시 붙잡아 올릴 또 하나의 이슈다.
“그건 다카다사가 그동안 불량 에어백을 도요타사에 납품했다는 내부문건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작 도요타사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는 점이죠. 만약 그게 일본산 철강 품질조작문제와 동시에 터진다면 아마 볼만한 상황이 벌어질 겁니다.”
“그건 좀 일리 있는 주장 같군요. 에어백의 경우는 품질규명이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고, 각국 정부로서도 국민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것을 그리 쉽게 넘어갈 수는 없으니까요.”
누군가 내 말에 동조했다.
힐끗 쳐다본 특보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상황.
이후 그의 입에선 비로소 긍정의 말이 뱉어졌다.
“다른 곳을 떠나서 미국 정부가 가만히 안 있겠군요. 도요타에 타격이 가해지는 상황은 미국 자동차 업체들로서는 호재니까. 이게 만약 미국 정부기관에 알려지면 그 파장이 실로 어마어마할 겁니다.”
파장 정도가 아니라 아예 도요타는 회사 자체가 한차례 휘청일 거다. 역사에 따르면 에어백 업체는 아예 파산을 선언하는 것이 순서고.
하지만 이건 그저 시작에 불과할 뿐, 앞으로 일본 제품의 품질 조작행위들은 나로 인해 줄줄이 세상에 드러날 거다.
도요고무, 아사히카세이 날조를 비롯하여 미스비씨 전선의 품질 데이터 조작. 그리고 도레이를 비롯한 여타 세계적인 기업들의 각 분야에 걸쳐 만연한 품질 조작 행위들이.
과연 그때도 한 업체만의 비리라는 변명이 통할까?
‘되로 받았으니 말로 보답해야지.’
“그나저나 이걸 언제쯤 밝히실 생각이십니까.”
생각이 깊어지던 와중 특보의 말이 날아들었다.
잔뜩 들뜬 표정으로 봐선 그 결과를 상상하기라도 하는 느낌.
웃음과 함께 이미 서방의 주요 언론들에게는 이미 관련 서류가 전달되었음을 알리자 그가 고개를 끄덕이다가 제법 핵심이 될 만한 의문을 던진다.
“그 정도면 확실히 일본경제계와 정계가 정신 못 차리게 만들기는 충분하겠군요. 그런데 진 회장님께서는 대체 이 정보들을 어떻게 입수한 겁니까?”
“그야…… 요즘 세상에 돈으로 해결이 안 되는 일은 별로 없죠.”
난 두루뭉술한 태도로 상황을 넘겼다.
그렇다고 그게 죄다 거짓말도 아니었으니 찔릴 것은 없었고.
아무리 사건을 알고 있었다고는 해도 저 내부문건을 내가 대체 어디에서 얻었겠는가.
결국엔 내부자들을 돈으로 사는 수밖에.
힐끗.
변명과 동시에 특보가 나를 쳐다봤다.
얼핏 미심쩍은 눈빛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끝내 따지고 들 생각은 아닌 표정.
다행히도 그때, 화두를 벗어난 대통령의 말이 날아들었다.
“하면 그 문제는 진 위원장님께서 주도하시는 것으로 하죠. 그나저나 혹시 소식 들으셨습니까?”
“무슨…….”
시선을 반 박자 늦게 특보에게서 떼어내며 되물었다.
내 시선을 의식한 듯 특보는 반짝 눈을 빛내고 있던 상태.
조만간 그와의 자리를 따로 한번 마련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려는 차에 대통령의 말이 이어졌다.
“미국과 러시아가 이번 G8회의에 우리를 초대했습니다. 아마 이번 회의에서 우리를 정식으로 G8회원국으로 추대할 가능성이 큽니다.”
순간 뇌리를 스친 것은 애꿎게도 일본이었다.
원 역사에서는 우리의 G7 합류를 그토록 훼방했었던 저들의 행태가 떠올랐거든.
과연 이번에도 그렇게 나올까?
“잘됐군요.”
궁금한 것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한미러를 중심으로 한 대중 연합체.
그리고 유럽을 끌어안은 중국.
그 사이에서 과연 일본은 어떤 포지션을 취할 것인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부디 일본이 내가 원하는 방향성을 취했으면 싶다는 거다.
그래야만 저들을 바짝 엎드리게 만들 명분을 확실하게 잡을 테니까.
“그래서 말인데, 진 회장님께서도 당연히 동행하셔야죠?”
“그야…… 물론이죠.”
***
끼익!
이튿날, 연구소를 찾은 난 곧바로 희원의 사무실로 직행했다.
콜롬비아의 재우PMC 파견 요청에 따른 사전 준비작업의 진행도를 알아보기 위한 걸음.
마침 연구실에서 무언가를 한참 만지작대던 희원은 내 등장과 동시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괴물 같은 놈. 이걸 정말로 실현시키다니.”
놈이 들고 있던 것은 이번에 중장갑에 새로이 장착할 부품 중 하나였다.
무려 10년 동안이나 연구를 지속해 왔던.
중요한 것은 그것이 중장갑의 동력계통 전달 부품 중 가장 마찰이 심한 부분이라는 건데, 실상 그 마찰이 연구의 핵심이었다.
“실험 결과 각 동력전달부에서 일어나는 마찰에서 전환된 에너지로 배터리 가동률을 대략 5%쯤은 끌어 올렸어.”
“축하한다.”
지나가듯 놈의 성공을 축하했다.
그게 고까웠던 걸까, 놈이 가자미눈을 하며 나를 쳐다본다.
“이 자식, 이거 지나치게 태연하네. 5%의 에너지 효율 증가면 에너지 하베스팅 분야에선 그야말로 혁명이나 다름없다는 걸 모르는 거냐?”
틀린 말은 아니었다.
버려지는 에너지를 재활용하는 에너지 하베스팅은 이 시대에서는 걸음마 수준.
내가 회귀하기 직전에도 고작 스마트워치 정도를 충전하는 것이 가능한 정도에 불과했으니까.
한데 그걸 이 시대에. 그것도 구동부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정도의 전력 수집이 가능하다는 것은 그야말로 대혁신.
아마 이게 공개되면 산업계 각 분야에 미치는 파장은 그야말로 산업혁명의 수준에 근접할 거다.
“그나저나 이걸 정말로 이번에 파견되는 중장갑에 적용할 거야?”
“가능하다면 그렇고 싶다. 단 5%의 전력효율 상승이지만. 그게 우리 대원들의 생사의 순간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을 테니까.”
희원은 그 말에 멍한 눈이 되어 나를 쳐다봤다.
마치 내 입에서 그런 식의 대답이 튀어나올 줄은 몰랐다는 듯.
어색한 마음에 놈의 등을 두드리고 일어서려는 차, 놈이 의외의 말을 던졌다.
“참, 듣자 하니 콜롬비아가 대금을 마약조직들에게 압수한 달러와 현물로 대신한다고 했다며.”
“계약상으로 보면 그래.”
그 점을 생각하면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긴 하다.
아니, 역사와는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콜롬비아의 정치권 상황 자체가 내겐 충격이었지.
이건 마치 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국민적 지지를 받고 정권을 잡은 현 대통령. 그리고 전과는 달리 의욕적으로 마약조직을 뿌리 뽑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
그걸 토대로 하면 이제 내가 아는 역사들은 앞으로 많은 부분에서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커졌고, 그건 곧 내 역사적 지식이 앞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데 뜬금없이 그건 왜 물어?”
“그냥, 그 경우 압수된 마약도 혹시 네 몫이 되는 건가 싶어서.”
황당한 마음에 놈을 노려봤다.
전과는 달리 내 눈을 피하지 않은 놈은 오히려 와락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시발, 그래 나 약 필요해. 그러니 나도 마약 사 줘! 요즘 같으면 약이라도 처먹어야 버틸 것 같으니까.”
절로 한숨이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놈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었다.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가 무려 15년이나 지속됐으면 저럴 만도 하지.
하지만 이어진 놈의 말은 내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거였다.
“가족끼리는 그러는 게 아닌데…… 우리 마누라는 아무리 강조해도 그 말이 안 통해.”
“…….”
***
“전투는 무장도 중요하지만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능력이 그보다 더 중요하다.”
콜롬비아 마약조직 토벌임무를 맡은 대원들을 앞에 두고 강 소령의 연설이 한바탕 이어졌다.
처음엔 별 부담이 없이 자원했던 민유환과 차지환은 연신 이어지는 그의 충고로 인해 잔뜩 긴장한 상황.
그나마도 위로가 되는 것은 강 소령도 이번 작전에 참가를 자원했다는 건데, 그들로서는 좀처럼 그 심리가 이해되지 않았다.
이건 마치 전투에 굶주린 사람 같은 느낌.
막말로 회장 경호의 최고 책임자씩이나 되는 존재가 애써 그 지옥 같은 일에 자원할 이유가 달리 없지 않던가.
“차지환이라고 했나?”
한창 민유환과 눈으로 대화를 주고받던 차지환은 불현듯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놀라 부동자세를 취했다.
“그, 그러습네다!”
마치 꿰뚫어 보기라도 할 듯 강렬한 강 소령의 눈빛.
이후 강 소령의 입에선 뜬금없이 그를 향한 칭찬이 들려왔다.
“장동건 팀장으로부터 자네 이야기는 전해 들었다. 실력이 꽤 대단하다고?”
“과찬의 말씀이십네다.”
차지환은 여전한 부동자세로 대꾸했다.
그래도 북에서는 한가락 한다고 자부했던 그가 이상하게도 강 소령의 앞에선 기를 못 펴고 있는 이 상황.
그건 아무리 애를 써 봐도 떨쳐 낼 수 없는 본능과도 같은 거였기에 어쩔 수 없다.
마치 아무리 사나운 개도 결국 맹수의 앞에서는 절로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차지환 대원.”
“넵! 말씀하시라요.”
“회장님이 제시한 작전계획에 따르면 이번에도 자네 역할이 꽤 크다고 본다. 하니 잘 부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