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 29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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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후, 나와 김영기 실장은 워싱턴 공항에 도착했다.
리암의 배려로 VIP 대기실을 통해 짧은 수속을 마친 우린 곧장 라이언이 마련해 둔 차량을 타고 워싱턴의 호텔로 향했고, 대략 2시간 후면 리암과의 만남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거, 지나치게 조용한 것 같은데…….”
테블릿을 통해 중국 포털 사이트들을 살펴보던 김 실장은 연신 혀를 차며 중얼댔다.
무려 수백 명에 달하는 공안들이 죽어 나간 기차역 사태가 중국 어느 언론 플랫폼에서도 기사화되지 않은 탓.
아무리 중국의 통제가 심하다고는 해도 이건 지나치게 의외의 결과인 것이 사실이다.
이건 회귀 전 극에 달했던 중국의 통제 시스템보다 한층 더 진보된 느낌을 주고 있으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다른 걸 떠나서 소셜 네트워크에서 사건의 흔적조차도 찾을 수가 없다는 건 좀 의외로군요. 이 정도면 인민들의 인터넷 활동을 거의 빠짐없이 감시하고 있다고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는데, 그게 가능한 일일지 원.”
“흠.”
김 실장은 내가 넌지시 뱉어 낸 말에 심각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이후 한참을 골몰하던 그는 이내 슬쩍 나를 쳐다보며 말한다.
“전에 안 대표로부터 들은 것이 있는데, 혹시 그게 원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슨?”
“중국에서 최근 언론 및 인터넷 통제에 자신들이 개발한 슈퍼컴퓨터를 동원하고 있다는 소문 말입니다. 듣자 하니 우리 돈으로 무려 10조 원 가까이를 쏟아부었다고 하는데, 그 정도면 자국의 인터넷상에서 떠도는 소문들을 검열하고 은폐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요?”
10조 원을 오로지 슈퍼컴퓨터 확보에 투자했다면 대략 백여 대 이상을 운용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아니, 중국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물건이라면 그 이상의 수량을 확보했을 수도.
우려되는 부분은 중국이 하필 슈퍼컴퓨터 개발 분야와 그걸 활용한 대국민 감시체계 구축에 있어서 꽤 기술 수준이 높다는 점인데, 그걸 감안하면 아주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닌 듯싶다.
‘그게 사실이면 이거 문제가 좀 있는 건데…….’
왠지 역사와 달리 중국의 발전 속도도 가속화가 되어 가는 느낌이거든.
“흠…….”
생각이 그에 미치자 마음이 불편해졌다.
역사와 달리 이젠 유럽과의 협력마저도 원활한 저들이 그 기술력마저 내 예상을 벗어나기 시작했다면 차후 그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서.
그러고 보니 필리핀에서 우리의 중장갑 탐지 장치를 교란했었던 장치만 봐도 그렇다.
전이었다면 감히 상상조차도 할 수 없었을 일.
이거, 아무래도 마냥 마음을 놓고 있기는 힘든 느낌이다.
“곧 도착할 것 같습니다.”
생각이 깊어질 무렵, 김 실장이 목적지에 거의 도착했음을 알려 왔다.
닥친 현실에 좀 더 집중할 시간.
생각을 바꿔 그동안 이번 사태에 대해 내내 생각해 왔던 점들을 머릿속으로 되뇌던 차에 무심코 말이 튀어나왔다.
“쯧, 하필 이런 때에…… 그런데 대체 왜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내게 아무런 언질이 없었던 것이지?”
“네?”
김 실장은 순간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반문했다.
마침 목적지에 이르는 진입로가 붐비는 상황.
얼추 하던 말을 마무리 지을 시간쯤은 있겠다 싶어 다시 말을 이었다.
“리암 말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가 내내 조용한 것이 이상하다는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좀 이상하기는 하군요. 리암 회장이라면 회장님이 이렇듯 반발할 거라는 점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인물인데, 여태 전화 한 통화가 없었지 않습니까. 물론 국방장관과의 통화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거야 장관이 먼저 전화를 걸었던 거고.”
“내 말이 그겁니다. 나야 어차피 해명을 받아야 할 입장이기에 가만히 있었지만, 정작 그는 왜 이렇게까지 조용한지. 이건 둘 중 하나의 경우 외에는 설명이 안 돼요.”
“둘 중 하나요?”
김 실장은 이어질 다음 말을 기다리는 듯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하지만 아쉽게도 정체가 풀리며 차량이 주차장으로 들어선 터라 대화는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철컥!
[어서 오십시오.]
문을 열어준 것은 앞서 도착한 재우 PMC의 대원들이었다.
우연이었을까, 그 순간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저편에 있던 리암의 경호원들이 다른 누군가의 경호원들로 보이는 존재들과 연신 기 싸움을 하고 있는 장면.
잠시 가늘어진 눈으로 그들을 쳐다본 난 다시 김 실장을 향해 시선을 주며 말을 마무리 지었다.
“그가 일부러 나를 피하려 했거나, 아니면 연락을 할 수가 없었던 상황이었거나.”
***
[귀하신 걸음을 하게 해서 미안하게 됐습니다.]
호텔 VIP실에 도착하자 리암이 한껏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맞았다.
표정만 보면 연극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 느낌.
이로써 첫 번째 가설은 마음속에서 제외시켰다.
‘그럼 결국 연락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건데…… 대체 누구지?’
리암씩이나 되는 존재를 위축되게 할 만한 존재가.
[오랜만입니다, 진 회장님.]
생각이 깊어지던 와중, 거실과 연결된 방 한편에서 익숙한 인물이 걸어 나오며 나를 아는 체했다.
현 미국 정부의 국무장관직을 맡고 있는 에밋 슈월츠.
순간 리암의 표정이 티 나게 어두워졌다.
‘이것 봐라?’
[오시는 길이 꽤 막혔나 봅니다.]
국무장관 에밋은 전형적인 공화당 보수 세력의 거물 중 한 명이었다.
현 대통령의 정치적인 아버지라는 소문이 돌 정도로 공화당 내에선 입지전적인 인물.
더불어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농산물업체인 카길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고 있는 존재.
정보에 따르면 리암이 이번 정권에서 가장 껄끄러워하던 인물이 바로 그였다는 말이 있었는데, 이거 어째 싸한 느낌이 온다.
[지난번 백악관 만찬 이후로 처음 뵙는 거니 꽤 오랜만이기는 하군요.]
난 최대한 태연하게 에밋이 내민 손을 맞잡으며 자리에 앉았다.
이후 눈에 들어온 것은 방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온갖 장비들.
형태로 봐선 창문에 부딪히는 음파를 통해 새어 나가는 정보를 차단하는 장치인 모양이다.
[사전에 한국 정부에게 전화로 안내를 드렸다시피 일본을 향한 F22 판매 문제는 전 정권에서 이미 비밀리에 일본과 계약까지 진행해 버린 문제였습니다. 해서 우리로서는 막아서기가 쉽지가 않았습니다.]
에밋의 첫 마디는 예상처럼 이번 사태에 대한 변명이었다.
통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는 걸까, 말을 뱉어 내는 그의 표정이 연신 난처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렇다 해도 현 정권이 뒤집지 못할 일은 아니었을 텐데요? 특히나 의회 통과를 걸고 넘어간다면 얼마든지 막는 것이 가능하지 않습니까.]
[그야 물론입니다만 일본이 F22까지 구매를 하게 되는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진 회장님께서 더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가뜩이나 밑 빠진 독이나 다름없는 F35만도 감당하기 힘들 상황에서 F22마저 보유한다면 일본은 차후 국방비 비율을 인상하는 길밖에는 없습니다. 하면 자연히 정부의 국가 적자 운영은 가속화될 테고, 전과 같이 무한정 돈을 찍어 낼 수 없는 일본의 입장에선 망조를 앞당기는 거죠.]
[그 말씀은 꼭 우리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니 인정을 해 달라는 것처럼 들리는군요.]
국무장관은 바로 그 점이 핵심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늙은 구렁이라는 별명이 딱 어울리는 태도.
티 나게 헛웃음을 뱉어 내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 증가하게 될 일본의 군사력은 어쩌고요. 일본이 F22를 보유하는 경우 항공 전력의 운용 양상이 지금과는 전혀 달라진다는 사실쯤은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야…….]
[결정적으로 F22는 노키드의 제품입니다. 그 말인즉, 지금까지와는 달리 우리로서는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할 수도 없다는 거죠.]
조치라 함은 킬 스위치를 의미하는 거였다.
지난 3국 협정을 통해 미국도 암묵적으로 인정했던 부분.
차마 그 부분만큼은 할 말이 없었던 듯 국무장관은 대답을 우물쭈물했고, 난 그 시점에 팩트 하나를 더 날렸다.
[혹시나 싶어서 하는 말인데, 장관님께선 일본이 F22를 구매하려는 근본적인 이유가 단순히 전력 증강만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하시는 것은 아니겠죠?]
[…….]
[쉽게 말해서 저들은. 아니, 아베는 지금 대한민국이 자신들에게 씌워 놓은 족쇄를 벗어날 궁리를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게…….]
국무장관은 연신 말을 더듬었다.
내가 차마 그 민감한 부분을 대놓고 입에 올릴 줄은 몰랐던 거지.
사실 그 문제야 알아도 모르는 척하던 것이 그간 두 나라 사이에 존재하던 암묵적 규칙.
하지만 일본이 기껏 어렵게 만들어 씌운 족쇄를 벗어나려는 판국에 나라고 상황을 가릴 때는 아니다.
[더 짜증 나는 것은 아베가 지금 다시 자국 국민들의 우경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뭐, 보다 정확히는 극우화라고 해야겠지만. 아무튼 그동안 잘 진행되고 있던 혐한 제거 분위기가 그로 인해서 망가지고 있죠.]
[그럴 리가요. 진 회장께서는 잘 모르시겠지만, 그가 최근 미국에게 최우선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 한국과의 우호 협력입니다.]
국무장관은 내 주장에 즉시 반박했다.
피식 헛웃음을 뱉어 내곤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서, 언제 그의 입으로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단 한 번이라도 해 본 적이 있습니까?]
[…….]
[아! 물론 미국인들의 입장에서야 그가 달라졌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자고로 일본 정치인들. 아니, 일본 극우들의 특징이 미국 앞에서는 늘 꼬리를 흔드는 것이니까. 하지만 정말로 극우들의 진면목을 보시려면 일본의 언론 기류와 포털 사이트들의 분위기를 직접 확인해 보셔야 할 겁니다. 뭐든 사건사고만 터지면 죄다 한국 탓이라는 분위기에 기가 찰 지경이니까.]
그 말에 에밋이 곧장 리암을 쳐다봤다.
마치 도움을 바라는 눈빛으로.
하지만 리암은 침묵만을 유지했고, 그 모습에 잘근 제 입술을 짓씹은 그는 결국 딜을 시도하는 것으로 대화의 방향을 틀었다.
[그럼, 우리가 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뭘 어쩌길 바라기 전에 한 가지만 묻죠.]
말을 뱉어 냄과 동시에 에밋을 똑바로 쳐다봤다.
우연이었을까, 그가 내 눈을 슬쩍 피했고, 순간 뇌리를 스친 것은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옛말이었다.
‘솔직히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미 국무장관이 내 눈을 피하는 날이 오리라는 걸.
불과 십수 년 전에는 내가 오히려 저들의 눈을 피했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거야말로 새옹지마가 아니던가.
[말씀 계속하시죠.]
[아! 미안합니다. 잠시 떠오르는 것이 있어서…… 아무튼 제 생각에는 이건 현 미국 정권 내의 누군가가 노키드를 밀어주기로 작정하지 않고서는 일어날 수 없는 사태라고 보는데, 대체 누굽니까? 잘 다져지고 있는 미국과 우리의 관계를 애써 건드려 가면서까지. 게다가 고작 전 정권이 싼 똥을 굳이 감당하려는 바보 같은 인물이.]
에밋은 순간 흠칫했다.
표정으로 봐선 바로 그가 당사자인 느낌.
난 드러나게 입매를 비틀어 보였고, 당황한 그는 한참을 우물쭈물하더니 결국 타이를 풀어 헤치며 말했다.
[좋습니다, 솔직히 말하죠.]
[…….]
[사실 난 민주당 정권이 싼 똥이 반갑기 그지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 미국을 위해선 그게 현명한 선택이었기 때문이죠.]
난 계속해서 침묵하며 그를 쳐다봤다.
기왕 말이 뱉어졌기 때문일까, 그가 이제까지와는 다른, 당당한 표정과 함께 말을 잇는다.
[진 회장께서도 아시겠지만 F35는 언제 안정화 작업이 끝날지 알 수가 없는 기체입니다. 해병대야 어쩔 수 없다 쳐도 공군에선 그 불안 요소로 인해서 반발이 여간 아니죠. 하면 방법은 재우가 개발한 5세대 고스트이글뿐인데, 그렇다고 미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히든카드까지 재우의 것으로 도배를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해서 난 기왕이면 F22를 살려 내고 싶었습니다. F35의 첨단 레이더는 물론 보다 진보된 항전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며, 문제점이었던 운용 효율까지 개선된 기체로.]
미국으로서는 당연히 할 수 있는 고민이었다.
솔직히 세계 최강의 무력을 자랑하는 미국이 자국의 공군력을 온통 재우의 것으로 도배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
그 부분에서 할 말이 없어 고개를 끄덕이려는데, 그가 대답을 재촉했다.
[말씀하세요. 우리가 뭘 어쩌면 이번 사태를 그냥 넘어갈지.]
난 순간 리암을 쳐다봤다.
여전히 일체의 표정 변화도 보이지 않은 태도.
오늘따라 그의 태도가 확실히 이상하다.
[글쎄요. 굳이 제 요구 조건이 궁금하시다면 노키드의 F-16 생산 라이선스를 보잉에 넘겨주시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군요.]
[뭐, 뭘 넘겨 달라고요?]
에밋은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는 표정을 지었다.
그로선 당황스러울 요구기는 하지.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잘 유지되고 있는 생산 라이선스를 타 업체에게 넘긴다는 것이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니까.
그렇다고 경우가 아주 없지는 않았던 터, 난 끝내 요구를 이어 갔다.
[어차피 페트리어트도 노키드가 원제작사를 제치고 체계 통합을 하지 않았습니까.]
[…….]
[그건 둘째 치고 현재 F-16은 미 정부와의 증산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라인 폐쇄를 결정해야 합니다. 하니 노키드도 그 정도쯤은 양보를 해도 되지 않겠습니까? 어차피 F-16의 라이선스는 초기 개발비를 보조했던 미 정부가 가지고 있기에 생산 권한 재정립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
[아! 그리고 이건 재우가 아닌 보잉으로의 권한 변경입니다. 그럼 의회 통과가 문제 되지도 않을 텐데요?]
[그렇다곤 해도…… 아니, 대체 왜 그걸…….]
국무장관은 내 요구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하긴 이젠 시대적으로 뒤처진 F16 따위를 원한다는 것이 이해하기 쉽지는 않겠지.
하지만 F16만 한 명작은 그리 흔치 않다.
특히나 내 손을 거쳐 5세대 기체들조차도 상대하는 것이 가능한 물건으로 거듭난다면 더더욱.
스윽.
생각의 끝에 다시 리암을 쳐다봤다.
이제까지와는 달리 얼굴엔 잔뜩 미소가 지어진 상태.
뭔가 할 말이 많은 눈치였지만 그는 끝내 입술을 닫고 있었다.
‘대체 뭘까. 이 분위기는.’
[좋습니다. 그 조건 받아들이죠.]
혼란스러움에 생각이 깊어지려는 와중, 에밋의 말이 날아들었다.
퍼뜩 정신을 차리곤 그에게 한마디를 더 보탰다.
[미안하지만 조건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조건이 또 있다고요?]
[뭐, 이거야 들어주기 그리 어려운 조건은 아닐 겁니다. 고작 일본에 수출될 물량에 여전히 우리가 ‘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해 달라는 것뿐이니까.]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에밋은 발끈하며 나를 노려봤다.
말과는 달리 무리한 요구였기는 하지.
하지만 끝내 표정을 바꾸지 않은 채 고집을 피웠다.
[흠, 제가 F22 수출을 반대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
[그렇다고 미 정부에서 우리가 일본의 무장에 ‘조치’를 취해 왔던 것을 모르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이어 가던 말을 연속해서 끊고 잠시 뜸을 들였다.
슬쩍 살펴본 에밋의 얼굴은 잔뜩 굳어진 상태.
확실히 뭔가 있다는 생각과 함께 말을 마무리 지었다.
[결정적으로 그게 최우방인 통일한국과 낯을 붉히지 않을 유일한 길이라면, 또 미국의 이익을 해치는 일도 아닌 마당이면 굳이 거절할 이유는 없을 텐데요? 장관께서 지금 일본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입장이 아닌 이상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