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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274화 (274/372)

#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 274화

“…….”

눈이 떠진 것은 정오가 되어서였다.

곁에 누워 있는 나타샤는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상태.

슬그머니 침대를 빠져나와 거실로 향하자 테이블 위에 두었던 휴대폰이 짧은 진동을 하며 문자가 왔음을 알린다.

-아직까지 안 일어난 거요?

문자의 주인공은 푸틴이었다.

끊어졌던 대화가 아쉬웠던 모양새.

헛웃음을 지어 보이곤 옷을 갈아입으려는데, 어느새 다가온 나타샤가 팔로 허리를 휘감는다.

[좋은 아침이에요.]

등에 닿는 감촉이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이렇게 여리듯 여린 여인이 여느 특전사들 쌈 싸 먹을 정도로 출중한 무력을 갖춘 존재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

돌아서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려는데, 불현듯 그녀의 시선이 내 휴대폰 문자에 꽂혔다.

[너무하시네.]

슬쩍 휴대폰을 감추며 어색하게 웃었다.

한걸음 뒤로 물러선 그녀는 허리에 손을 올린 채 말한다.

[설마, 각하께서 신혼여행지까지 따라오시지는 않겠죠?]

난 차마 대꾸를 못했다.

눈치가 이상했던 듯 나타샤의 눈매가 슬그머니 뒤틀리더니 기가 차다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정말로 방해하신다고요? 눈치도 없이? 남의 신혼여행을?]

[정확히는 경유지를 거치는 동안 동행하는 거요.]

오해가 있을까 싶어 재빨리 말했다.

고개가 갸웃해지고, 난 웃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

[마침 발칸 3국과 러시아가 맺을 신 평화협정을 위한 일정을 소화하실 예정이라고 하더군. 어차피 우리 역시 발칸 3국을 거쳐 유럽으로 향할 것이니 내 전용기를 통해 동행하겠다는 의중입니다.]

나타샤는 그 말에 눈을 끔뻑였다.

하긴, 한 나라의 대통령이 남의 전용기를 타고 타국을 방문한다는 것이 쉽게 이해할 문제는 아니지.

자신의 전용기는 그저 들러리처럼 뒤따라오게 만들면서.

하지만 그와 나 사이에 남아 있는 대화는 그만큼 중요했고, 이미 그걸 알고 있는 나타샤 역시 더 이상은 따지고 들 기색을 보이지는 않았다.

[뭐, 가는 길만 동행하는 거라면.]

[딱 거기까지 만이오. 하니 염려할 것 없어요. 그런데, 아침부터 나를 지나치게 유혹하는 것 아니오?]

[네?]

넌지시 대꾸를 뱉어내며 눈짓하자 나타샤가 동그란 눈으로 자신의 몸을 내려다봤다.

그제야 자신의 차림새가 지나치게 단출하다는 것을 깨달은 그녀는 화들짝 놀라선 방으로 내달린다.

“아침부터 눈은 호강해서 좋다만.”

***

[…….]

[…….]

[…….]

발칸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선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도 그럴 것이, 예정과는 다르게 리암마저도 동행하고 있는 상황.

두 거물들은 연신 나타샤의 눈치를 보고 있는 중이었다.

스윽.

결국 편한 대화를 나누라며 나타샤가 몸을 일으켰다.

당황스러운 것은 인상 한번을 찌푸리지 않고 내뱉어진 그녀의 말이었음에도 두 거물들이 동시에 움찔했다는 것.

자신들이 엄청난 무례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인지하고 있는 모양이다.

[젠장, 딸내미 무서워서 어디 살겠나.]

[대통령님께선 그나마 인척 관계라도 되니 다행이지. 난 아주 가시방석입니다.]

[그러게 누가 남의 신혼여행길까지 방해하시랍니까.]

이어지는 두 거물들의 불평에 한마디를 뱉었다.

순간 어색한 미소로 서로를 쳐다본 두 거물들은 나름대로의 변명을 뱉어낸다.

[진 회장께서 먼저 잔잔한 호숫가에 돌을 던지지 않았소.]

[그러게 말입니다. 지상무기들의 플랫폼을 공유하자는 것이 어디 보통 일입니까? 이건 동맹 관계의 징표를 넘어서 역사 이래 가장 혁신적인 비용 절감 사례가 될 거요.]

[말씀 중에 죄송하지만 돌을 던진 것은 리암 회장님이시죠. 그리고 플랫폼 공유 문제는 이렇게까지 서두를 문제는 아니었고. 특히나 리암 회장님께선 분명 백악관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하시지 않았던가요?]

난 두 거물의 말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하지만 어차피 화두가 꺼내진 마당.

결국 옷매무새를 다잡으며 포기의 심정을 드러내자 다들 눈이 반짝 빛을 발했고, 리암은 아예 애가 닳은 표정으로 대화의 시작을 서둘렀다.

[플랫폼 공유 문제는 오늘 아침에 백악관과 이미 통화를 했소이다. 톰 역시 꽤 흥미를 보이는 것으로 봐선 실행 가능성이 클 것 같소.]

난 그 말에 속으로 쾌재를 외쳤다.

그게 실행되는 경우 3국 모두가 셈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의 이익을 보는 구조니까.

러시아는 그토록 소원하던 디젤 엔진을 손에 넣는 것은 물론 엄청난 물량의 생산성이 창출 되고, 미국은 저가에 차체를 제작해서 좋고.

결정적으로 우린 부품의 제공을 통한 막대한 수익 창출과 동시에 단가하락까지 유도할 수가 있다.

[제 나름대로 계산을 해본 결과, 전차의 경우 최고 40%. 그리고 여타 전투 차량들의 경우 50%까지 단가하락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만약 러시아가 그 플랫폼들의 생산을 맡는다면 하락폭은 최고 60%까지 확대되죠. 가장 극단적으로 단가하락이 가능한 전차 엔진의 경우 평균 150만 불에서 불과 40만 불선까지 하락하는 마술을 경험하게 될 겁니다.]

구체적으로 뱉어낸 수치에 두 거물이 헛바람을 집어삼켰다.

무리도 아닌 것이, 3국 모두 차후 확보할 전차들과 전투차량의 수량이 수천 대에 달할 상황이니까.

내 계산을 기초로 발생하는 비용 절감 수준을 생각하면 이건 사실상 안 하는 것이 바보다.

[그건 그렇다 치고.]

한창 들뜬 표정을 짓던 리암은 넌지시 푸틴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스마트 원자로.

보나 마나 그 문제에 대해 딜을 걸고 싶은 거겠지.

눈치 빠른 푸틴은 분위기를 파악하곤 재빨리 몸을 일으켰고, 이후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나타샤가 있던 룸으로 향했다.

[자, 그럼 이제 말씀하시죠.]

리암은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변을 살폈다.

듣는 귀가 있을까 싶은 눈치.

난 과장된 몸짓으로 다시 말을 이었다.

[이 집무실은 철저한 감청 방지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입니다. 하니 편하게 말씀하셔도 됩니다.]

[그렇다면야…… 하면 펀하게 말하죠. 실은 오늘 아침 백악관과 한국이 개발했다는 스마트 원자로에 대한 의견도 오고 간 상태입니다.]

[…….]

[뭐 불필요한 사족은 생략하고, 톰은 어떤 대가를 제공하더라도 그걸 도입하길 원하고 있소이다.]

그건 이미 예상한 결과였다.

미국이라고 안전한 원자로에 대한 욕심이 없을까.

특히나 소음마저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상황이면 더더욱.

[하면 전략폭격기를 제공해 주시죠.]

난 굳이 뜸을 들이지 않고 말했다.

호언장담은 했어도 차마 그건 예상치 못한 조건이었던 듯 눈이 한껏 치켜떠진다.

[전략폭격기라면, 설마 B52를 말하는 겁니까?]

[B52는 물론 B1B까지를 말하는 겁니다. 만약 그것들을 제공하시겠다면 최고 10기에 달하는 스마트 원자로를 거의 생산 원가에 공급해 드리죠.]

그는 연신 숨을 몰아쉬었다.

하긴, B52도 억 소리가 나오는 문제인 마당에 B1B 같은 진정한 전략무기를 내주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

하지만 스마트 원자로 역시도 그에 비해 전략적 비중이 떨어지는 편은 아니다.

지금 저들의 개발 진척도로는 무려 20년의 시간을 노력한다 해도 성공할까 말까 한 상황이면 더더욱.

[흠…… 대답에 앞서 한 가지만 물읍시다. 한국은 이미 러시아와 제2의 므리야를 공동 개발하여 폭격기 플랫폼으로 사용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 마당에 왜 또 폭격기가 필요한 거죠?]

[제2의 므리야는 그야말로 공용플랫폼일 뿐입니다. 그렇다 보니 주된 용도는 사실상 폭격기로의 활용보다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같은 고가의 물품들을 대량 수송할 목적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죠. 해서 난 이 기회에 아예 우리도 제대로 된 전략폭격기를 가졌으면 합니다.]

[…….]

[아! 참고로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전적으로 회장님께서 어제 제안하신 문제 때문입니다.]

리암은 그건 또 무슨 뜬금없는 말이냐는 듯 쳐다봤다.

[3국 동맹 결성. 그것도 전략적인 부분까지 포괄된. 상황이 그렇게 되면 적어도 우리와 미국만큼은 공통된 폭격기들을 사용하는 것도 좋지 않겠습니까. 다른 걸 떠나서 작전 효율성을 생각한다면.]

[…….]

리암의 눈동자는 연신 좌우로 움직였다.

말이 좋아서 작전 효율성이지, 내 말은 따지고 보면 미국의 주머니를 대놓고 털어가겠다는 것과 다름없으니까.

그렇다곤 해도 역시 손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거다.

지금이야 해상전력에 탑재할 것만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향후 그건 미국의 원자력 발전 분야로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고, 그로 인해 발생할 안정성과 비용 절감의 수준은 단순히 숫자로만 따질 수 없을 정도니까.

[좋습니다.]

리암이 대답은 의외로 흔쾌했다.

오히려 내가 당황스러워 지려는 차, 그가 다시 말을 잇는다.

[뭘 그리 놀라시오. 앞서 말했듯 스마트 원자로 도입에 대한 반대급부 제공문제는 내 재량으로 주어진 상태입니다. 하니 그렇게 하자는 거요.]

그 말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젠 다시 푸틴과 더 깊은 3국 연합의 결과물들을 토론할 시간.

그를 부르려 몸을 일으키려는데 리암이 슬그머니 화두를 하나 더 던진다.

[우리 일본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합시다.]

[…….]

왠지 의미심장한 투였던 터라 다시 자리에 앉았다.

하필 일본이 거론된 탓이었을까, 절로 미간이 찌푸려진 상태.

이해한다는 듯 리암이 손사래를 치며 말을 잇는다.

[일본으로 하여금 우리의 타이콘테로가 급 구축함을 대량 운용하게 하면 어떨까 합니다.]

[미 해군의 타이콘테로가 급을 일본에 넘긴다고요? 어느 정도나 말입니까?]

[그야 당연히 전부죠.]

난 가늘어진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저 말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것엔 불과 1초도 걸리지 않았거든.

현재 미 해군은 차세대 구축함의 건조를 계획 중인 상황.

해서 지금 27척에 달하는 구형 이지스 함들을 일본에게 떠넘기겠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우리에게처럼 고철 가격에 제공을 하겠다는 의미는 당연히 아니겠죠?]

[그야 물론.]

넌지시 되묻자 그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역시나 끝까지 일본의 등에 빨대를 꼽겠다는 의중일 것이라는 내 예상은 들어맞은 상황.

문제는 그게 이루어질 경우 일본 해상전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는 건데, 그렇다 해도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미국의 최신 이지스 함정들조차도 당장 우리의 공격수단을 방어할 방법이 없는 마당에 고작 타이콘테로가 급이 그게 가능할 리가 없으니까.

게다가 우린…….

[그렇다고 한국이 걱정할 일은 없을 겁니다. 어차피 한미일 3국이 맺은 군사협력 조항에 따르면 해상자위대를 감시 감독할 권한이 한국에게 있으니까. 게다가 개수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선 반드시 재우가 참여를 할 테고.]

마지막에 떠올랐던 생각은 리암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말투나 표정으로 봐선 내가 일본의 전력에 킬 스위치를 박아 넣을 것을 예감하고 있는 느낌.

하긴, 리암 같은 존재가 그걸 예상치 못했다면 외려 이상한 일일 거다.

‘27척이라.’

그럼 우리에겐 중국을 상대함에 있어서 꽤 많은 수의 총알받이를 확보하는 셈인 건가?

어차피 중국과의 분쟁상황이 발생할 경우, 우린 당연히 일본 해상전력을 방패막이 삼을 테니까.

[일단 우리 정부에 언질은 해 두죠.]

굳이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의미의 대답이었다.

그제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던 리암은 또 뭣 때문인지 내 눈치를 살피며 머뭇거렸다.

[하실 말씀이 또 남아 있는 겁니까?]

[다른 것이 아니라, 한국은 언제 항모를 보유할 생각입니까.]

워낙 난데없는 질문이었던 터라 눈을 끔뻑였다.

순간 주머니에서 시가를 꺼내든 리암은 뒤늦게 이곳이 비행기 안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곤 다시 내려놓았고, 이후 한껏 진중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일본이 도입하기로 예정한 F35B형들을 지상에서 운용하기는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일본이 현재 보유 중인 대형 상륙함들은 또 운용 적합성이 떨어지고.]

[…….]

[방법이 있다면 항모 도입을 하는 건데, 그렇다고 한국도 보유하지 못한 항모를 일본에게 허락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야 당연하죠.]

[해서 난 우리가 운용 중인 타라와 급 강습상륙함을 일본에 넘기는 것은 어떨까 싶더군요. 그 경우, F35B의 운용은 충분히 가능하니까.]

난 가만히 그를 쳐다봤다.

시선이 부담스러웠던 듯 그가 어색한 미소와 함께 말을 잇는다.

[압니다. 말이 상륙함이지 실상은 그것 역시 항모나 다름없기에 한국의 반발을 살 거라는 것. 해서 아까 그런 질문을 했었던 겁니다. 한국은 대체 언제 항모를 보유할 생각인지.]

긴 설명은 다 재껴두고 저것 역시 결국엔 일본을 제대로 벗겨 먹겠다는 또 다른 의견 표명이었다.

문제는 우리의 반발을 무시할 수가 없기에 그걸 지금 내게 어필하는 중이고.

이거 전혀 예상치 못한 문제 하나가 머리를 들이민 형국이다.

“흠…….”

난 잠시 고민을 해봤다.

앞으로 동남아까지 이어질 우리의 세력 확장을 위해선 중형 항모 정도는 보유하는 것이 맞기는 한 상황.

그렇다고 당장 돈도 쪼들리는 형편에 항모 보유를 주장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니던가.

그때, 리암의 말이 다시 이어졌다.

[만약 일본이 타라와를 운용하면. 그에 더해서 대량의 F35까지 운용하는 경우엔 비용을 감당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겁니다. 즉, 진 회장이 바라는 그림이 그려진다는 거죠.]

[…….]

[게다가 한국은 그걸 두려워할 이유도 없습니다. 이미 한국은 항모전단 하나쯤은 가뿐히 날려 버릴 수 있는 해상 세력은 물론 극초음속 대함 미사일이라는 신의 창마저 갖추고 있으니까.]

[무슨 말씀을 하고 싶은지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문제는 제가 답을 내릴 수 없는 것이 아니니 차후 다시 이야기 하시죠.]

결국 대답을 미뤘다.

어차피 그도 당장 결론을 내릴 생각은 아니었던 듯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고, 난 속으로 그의 제안을 다시 곱씹었다.

‘일본에게 타라와를 준다?’

그건 안 될 일이지.

당장 우리가 먼저 대형 강습상륙함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

[우리 그냥 여기서 살까요?]

잔잔한 호숫가에 누운 채 여유를 즐기던 나타샤가 넌지시 말했다.

워낙 평화로운 풍경이었던 탓에 나 역시 그런 생각이 절로 떠오를 정도.

느긋하게 바람을 느끼려는데, 갑자기 주머니 속의 휴대폰이 울린다.

힐끗.

시선이 절로 나타샤에게로 향했다.

이미 이런 상황쯤은 예상했던 듯 그다지 표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 그녀.

어색한 미소와 함께 통화버튼을 누르자 김 실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여행 중에 죄송합니다만, 이 소식들은 꼭 보고를 드려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말씀하세요.”

-전에 지시하신 강형태 소장의 뒷조사 결과 말입니다. 국정원에서 추적한 결과 중국과의 접촉 증거를 잡아냈답니다.

“흠…… 그래서 국정원에선 어떻게 처리하기로 했답니까?”

-일단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는데, 아마 형량이 좀 세게 나올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지금은 통일 특별법이 적용되는 시기라서 말이죠. 참! 그리고 또 하나, 조금 전에 국정원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S&U가 전부터 자체 개발해왔던 전차 엔진기술을 터키에 불법 유출한 정황을 잡았답니다.

“…….”

-문제는 엔진만이 아니라 초기 K9의 원형 기술 일부도 넘어간 것 같은 정황이 있다는데, 지금 검찰이 그걸 이유로 S&U를 압수수색 중이랍니다.

“원형 기술이라면 어느 정도까지 말입니까?”

-초기 S&U가 K9 개발에 관여했을 시점의 기술이니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닐 겁니다. 특히 포신 코팅 기술이나 차체 진동제어 기술은 차후 우리가 따로 개발한 것이니만큼 넘어가지 않은 것이 확실하고요.

그나마 다행인 일이기는 했다.

하지만 끝내 분노가 치밀어 오른 것은 방산 기업이 고작 제 이익에 눈이 멀어 국가 전략기술을 팔아 넘겼다는 사실.

나는 둘째 치고 청와대도 이 문제는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다.

‘현 대통령이 평소 온화해 보여도 이런 문제에 있어서는 확고한 인물이기는 하지. 흠, 이거 잘하면 불똥이 사방으로 튈지도 모르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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