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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247화 (247/372)

#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 247화

고암포 기지.

부우우웅!

상부의 다급한 명령을 받은 조선인민군 제29해상저격여단 상륙 전단은 곧장 백령도와 강화도로 향했다.

임무는 남조선 서북 도서지역의 완전한 점령.

휴전선이 뚫린 이상 저 막대한 남조선의 7군단을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하고, 최소한 인천 정도는 점령을 하고 본다는 평양 지휘부의 계획이다.

부우우웅!

이번 작전에 참가한 공기부양정은 그 수만 해도 무려 40척에 가까웠다.

최고시속 97킬로미터에 달하는 터라 불과 수십 분이면 목적지에 다다를 예정.

하지만 남조선의 해상방어 시스템이 워낙 막강하기에 정작 땅에 도착할 때까지는 누구도 안심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남조선에서 최근 우리 공기부양정을 상대하려고 70밀리 로켓을 개발해서 배치했다던데, 그게 날아오면 어캐 되는 거가?”

연신 귀를 때리는 바람 소리 사이로 누군가가 의문을 제기했다.

순간 일제히 고개를 돌린 병력들.

그들로서는 생각조차도 싫은 문제였던 탓에 하나같이 표정이 일그러진 상태였다.

“아니, 나는…… 남조선 아새끼들이 만든 그 로켓인지 뭔지가 하도 지랄 맞게 정확도가 높다고 해서리…….”

사내는 쏟아지는 비난의 눈빛에 하던 말을 채 끝맺지 못했다.

하지만 그게 예언이라도 되었던 듯.

쾅!

조금 후, 난데없이 들려오는 폭음소리와 함께 저편에서 내달리던 공기부양정들이 줄줄이 침몰하기 시작한다.

“이런 니미럴.”

사내는 즉시 하늘을 쳐다봤다.

그렇다고 날아오는 로켓이 눈에 보이기야 하겠냐만, 그래도 혹시나 싶은 마음에.

그때, 또다시 바로 옆을 질주 중이던 부양정 하나에 다시 불꽃이 치솟았고, 사내는 거의 본능적으로 바다에 몸을 던졌다.

털썩!

엄청난 속도로 내달리는 부양정에서 뛰어내린 대가는 가혹했다.

이건 그야말로 맨땅에 떨어진 것과도 같은 충격.

콰광!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그의 본능이 그를 구원한 셈이었다.

그가 뛰어내림과 동시에 타고 있던 부양정 역시도 같은 운명을 맞았으니까.

“허어…….”

사내는 충격에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불길에 사로잡혀 있는 부양정을 향해 헤엄쳐갔다.

하지만 뒤이어 일어난 연쇄 폭발로 더는 접근하는 것은 무리.

결국 그는 바다에 몸을 잠근 채로 멍하니 주변을 둘러봤고, 곧 아비규환이 된 바다의 모습에 치를 떨었다.

“단 한 척도 살아남은 배가 없는 거가?”

***

황해남도 해주.

쐐애애액!

쾅!

대한민국 해병대 소속 아파치들과 육군의 포사들이 날린 미사일과 로켓들은 순식간에 해주 해안방어기지들을 무력화 해나갔다.

두두두두!

워낙 막대한 화력이었던 탓에 저항세력이 소멸되는 것은 불과 수분.

이후 열린 하늘길로 십여 대의 치누크들이 내륙을 파고들었고, 조금 후 예의 그 치누크에서 내려선 것은 중장갑을 한 해병대 병력들이었다.

“거점을 점령한다.”

백여 명에 달하는 중장갑 병력들은 곧장 북한의 핵심 해상 전력 중 하나인 해상저격여단의 본진으로 돌진했다.

적다면 적은 인원.

하지만 걱정할 것은 없다.

그들은 단지 추가 지원을 차단하기 위해 투입된 선발대일 뿐.

이제 곧 해주 해안가에는 수백에 달하는 중장갑 병력들과 수천의 해병대원들이 상륙을 시도할 테니까.

아니, 꼭 그들이 아니라도 일단 중장갑 병력들이 해주 땅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사실상 이곳에서의 전투는 끝이 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퍼벙!

한편 해주 해안가에서는 수백 대의 상차(상륙돌격장갑차)들이 속속들이 해안가에 올라섰다.

우르르!

이후 빠르게 차량을 빠져나온 해병대원들이 모래사장을 빠져나가는 것에 걸리는 시간은 고작 수 분.

이후 남은 해안방어세력들의 잔당들을 정리하는 것도 불과 20분을 채 넘기지 않았다.

투투투투!

“큭! 빌어먹을…….”

물론 피해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날아온 기관총 세례에 쓰러진 병력들의 수만도 벌써 수십여 명.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신방탄 수트 덕분에 목숨만은 건졌다는 건데, 그렇다 해도 충격에 의한 데미지가 큰 탓에 전투를 지속하는 것까지는 무리였다.

“병력 수송을 마친 상차는 b457 지점을 향해 엄호사격을 실시한다.”

상황을 파악한 지휘관 중 하나가 무전을 통해 재빨리 돌격 장갑차의 대응을 명령했다.

순간 재우의 최근 역작인 KAVV-2의 40밀리 무인 포탑들이 동시에 회전하는가 싶더니 정확히 기관총탄이 날아왔던 곳을 향해 불을 뿜었다.

퍼버버버벅!

40밀리의 위력은 확실히 기존의 상륙장갑차가 보유한 기관포와는 수준 자체가 달랐다.

이건 거의 대상을 분해하는 수준.

그런 40밀리가 무려 100여 문이나 집중사격을 가하고 있다면 과연 누가 버틸 수 있을까.

결국 날아오던 적의 기관총탄 세례는 순식간에 잠잠해졌고, 이제 해안가에서 그들을 막아설 저항세력들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부르르릉!

이후 속속들이 뭍으로 올라온 상륙 장갑차들의 물결은 해안가를 가득 메울 지경이었다.

이 정도 인원이면 해주는 이미 점령을 했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

이제 남은 것은 어서 평양으로 향하여 그곳을 방어 중일 평방사의 옆구리를 치는 것뿐이다.

“사단장님! 방금 남포에서도 상륙에 성공했다는 무전이 날아왔습니다.”

희소식은 줄줄이 이어졌다.

작전을 시작한 지 불과 5시간 만에 이루어진 결과.

이대로라면 정말로 오늘 안에 평양을 점령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해주시를 접수하는 즉시 평양으로 향한다.”

***

“해주시 남부 A998 지점 접수 완료!”

“남포는 현재 상륙에 성공한 우리 해병대가 북한 3군단과 105탱크사단을 상대로 교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청와대 벙커에는 각 지역에서 벌어지는 교전 소식이 끊임없이 밀려들었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소식은 큰 피해 없이 진격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그건 사실상 3개 전열 군단이 돌아선 덕분이었는데, 그 때문인지 평양은 현재 함흥에 사령부를 두고 있는 7군단은 물론 청진의 9군단과 기계화 부대들. 하다못해 교도대까지 끌어들여 방어진을 형성하고 있는 중이었다.

“현재 평양 지휘부는 평방사가. 그리고 7, 9군단을 비롯한 각 기계화 부대가 멸악산맥에서 2차 방어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하면 그곳을 언제 뚫느냐가 평양 점령의 시간을 좌우하겠군요. 우리 7기동군단의 현황은 어떻습니까.”

대통령은 이어진 국방장관의 보고에 고개를 끄덕이곤 되물었다.

뭐니 뭐니 해도 평양 점령의 열쇠가 바로 7군단의 손에 들려 있는 만큼 궁금한 것도 무리는 아닐 터.

장관은 다시 상황판을 가리키며 대꾸한다.

“우리 7기동군단은 현재 두 갈래로 나뉘어 진군 중입니다. 한쪽은 개성 평양 간 고속도로를 통해 북진 중이고, 또 한 세력은 예성강을 도하하여 교두보를 마련하는 중입니다.”

“개성 평양 간 고속도로를 그대로 내달린다고요?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대통령은 의문을 표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개성 평양 간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산악지대는 적이 은폐하기 좋은 지형지물이 꽤 많은 상황.

게다가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하천에선 우회조차도 불가능하기에 그다지 좋은 전술은 아니다.

“물론 상황이 지금과 같지 않았다면 그 루트는 택하지 않았을 겁니다.”

장관은 염려하는 바가 무언지 않다는 듯 대꾸했다.

곧 다시 상황판을 향해 다가선 그는 북의 전열군단을 손으로 가리키며 다시 말했다.

“그 루트를 통할 시 제일 문제가 되는 적의 세력들은 바로 북한의 전열군단들입니다. 하지만 이미 그들이 우리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상황에선 얼마든지 시도가 가능하죠.”

“흠…… 그럼 이후의 작전 방향은요?”

대통령은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이곤 되물었다.

여전히 난 침묵만을 지키고 있던 상태.

그게 내심 이상했던 듯 장관이 힐끗 내 쪽을 한번 쳐다보곤 대답을 이었다.

“고속도로 진군 팀의 경우는 아마도 그다지 거칠 것이 없을 겁니다. 문제는 멸악산 공략 부대인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터널을 통과할 생각입니다.”

“터널을요?”

“네, 지상 폭격을 다시 시도하여 적의 잔여 대공체계를 무력화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죠. 이후 802 항공대대 소속의 공격헬기들을 동원하면, 이후 신속 대응사단을 비롯한 3개 보병 여단이 순식간에 산맥을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하긴, 터널만 장악이 가능하다면 후방을 치고 들어갈 수 있으니 포위섬멸전도 충분히 가능하죠.”

난 그 타이밍에 슬그머니 말했다.

옅은 미소와 함께 장관의 칭찬이 날아든다.

“이럴 때 보면 진 회장님은 사업가라기보다는 꼭 군인 같습니다.”

그 말에 마주 미소를 내비쳤다.

설명이 끊어진 것이 불만이었을까, 대통령이 입맛을 다시며 다시 끼어든다.

“문제는 북한 지휘부도 우리가 터널을 노릴 것이라는 점은 예측하고 있을 거라는 점인데, 작전에 어려움은 없겠습니까?”

“물론 북한 지휘부도 그 부분은 예상하고 있을 겁니다. 해서 터널을 중심으로 한 교전이 꽤 격렬하겠지만 전력 차가 워낙 크게 벌어지는 탓에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맞습니다. 제한된 지역에서의 전투는 대부분 전력 차가 얼마나 나느냐에 따라 승부가 나죠. 게다가 신속대응사단은 꽤 많은 인원들이 중장갑으로 무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니 터널만 뚫는다면 거침없이 진군이 가능할 겁니다.”

난 자신하는 장관의 말에 힘을 보탰다.

그제야 안심이 되는 듯 긴 한숨을 내쉰 대통령은 잠시 주변을 한번 돌아보곤 나와 국방장관을 향해 조용히 손짓했다.

“우리 잠시 저쪽 방에서 따로 이야기 좀 하시죠.”

장관과 난 그 말에 서로를 쳐다봤다.

듣는 귀를 조심한다는 것은 그만큼 화두가 민감하다는 증거.

어쩌면 내가 예측하는 것이 다시 거론 될지도 모르겠다.

“방금 전 백악관에서 전화가 왔는데, 전쟁 종결과 동시에 북한의 핵을 직접 수거해 가겠다는군요.”

올 것이 왔지 싶었다.

하긴 당장 평양 점령이 코앞인 마당에 미국이 핵 수거에 대한 대책을 안 세웠을 리가 없지.

그나마 지금 당장 핵을 수거하겠다고 나서지 않는 것만 해도 그들로서는 대단한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는 거나 다름없다.

“그런데 말입니다. 난 왠지 걱정이 큽니다.”

한참 생각이 깊어질 무렵 대통령이 넌지시 말을 던졌다.

시선이 교차되고, 그는 손으로 턱을 매만지며 말했다.

“우리가 빼돌린 전술 핵탄두 말입니다. 그걸 과연 미국이 끝까지 모르겠느냐는 거죠.”

말을 뱉어낸 대통령은 행여나 싶었던 듯 주변을 둘러봤다.

이곳만큼 도청에서 자유로운 곳도 또 없는 마당에.

그건 그만큼 이 사실이 새어나가서는 안 되는 문제임을 강조하는 건데, 덕분에 나와 장관까지도 절로 마른 입술을 축였다.

“아마 모를 겁니다. 사실 우리도 기지에 접근을 하고 나서야 북한이 전술핵까지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냈지 않습니까.”

장관은 서둘러 대꾸했다.

우습게도 그건 내가 하고 싶었던 말.

난 사족을 조금 덧붙였다.

“장관님의 말씀에 저도 동의하는 편입니다. 솔직히 북한이 핵을 그 정도로까지 소형화 할 만큼 기술력이 있었다는 걸 누가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미국 입장에선 오로지 전략 핵탄두만을 생각하고 있을 테니, 그 부분만 손을 타지 않는다면 사실상 걱정할 것은 없을 겁니다.”

“흠…….”

“게다가 현장엔 이미 증거가 될 만한 것들은 죄다 지워 버린 상황입니다. 남아 있는 것은 오로지 사일로 내에 있는 ICBM과 그 안에 있는 전략 핵탄두뿐인데, 그거야 어차피 손도 대지 않았으니 우릴 의심할 이유가 없죠.”

“…….”

대통령은 그럼에도 안심이 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하긴, 들키는 순간에는 뒷감당이 요원한 일이니까.

난 내심 그를 이해하며 말을 이었다.

“이 시점에 대통령님께서 주지하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

“다른 걸 떠나서, 미국은 북한이 정확하게 몇 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지조차도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아…….”

“그 말인 즉, 설사 우리가 전술 핵탄두가 아닌, 전략 핵탄두를 몇 개쯤 빼돌려도 모를 상황이라는 거고, 결국엔 우리 주장을 믿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대통령은 그 말에 눈을 끔뻑였다.

난 즉시 웃음을 뱉어내며 말을 이었다.

“그렇다고 전략핵까지 빼돌리겠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려면 사일로 내에 있는 ICBM의 핵탄두를 분리해야만 하는데, 그 과정에서 미군의 감시자산에 덜미가 잡히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대통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행여 그것마저 욕심을 낼까 싶었던 모양새.

하지만 나도 무리를 할 생각 따위는 없다.

“더군다나 이미 확보한 전술 핵탄두의 수량만 해도 핵 억지력을 가지기엔 충분합니다. 게다가 영변 시설을 점령하는 과정에서 이미 핵 실험과 관련된 데이터들은 죄다 얻은 상황인데, 사실 그 정도면 굳이 무리를 할 이유가 없죠.”

대통령은 그제야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핵을 빼돌렸다는 부담감도 어느 정도는 날려버린 듯 잠시 숨을 몰아쉬었고, 난 넌지시 이후 우리가 취해야 할 포지션에 대해 언급했다.

“아무튼, 전술핵을 빼돌린 것을 그렇게까지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영원한 비밀은 없기에 언젠가는 미국을 포함한 각국에서 우릴 의심하겠지만, 그땐 우리도 이스라엘과 같은 방법으로 가야죠.”

“…….”

“우린 핵을 보유하지 않았다. 하지만…… 뭐 아시지 않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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