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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232화 (232/372)

#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 232화

[오늘 아침, 사우디군 기지를 통해 이륙한 러시아 소속 전폭기들이 IS의 모술 인근 거점을 폭격했습니다. 이후 우리 군 기갑여단과 기계화 부대가 IS의 주요 거점 중 하나를 점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납치사건이 발생한 지 오늘로써 꼬박 한 달째.

그동안 중동 문제에 있어선 내내 잠잠하던 러시아가 결국 IS 토벌군에 합류했다.

덕분에 우리 군의 북부 토벌 작전은 예상보다 수월해졌고, IS의 뿌리는 빠르게 말라가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대략 2달쯤이면 그 뿌리를 모두 태워 버릴 수 있겠군.’

내 추측이 무리는 아닐 터였다.

이미 남부는 재 파병된 미군에 의해 씨가 말라가고 있고, 북부는 우리 군과 러시아가 공동 작전을 펼치며 시너지를 높이고 있으니까.

[IS의 주요 거점들이 하나씩 파괴 되면서 세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역사에 비해 빨라진 IS의 발호도 저들 스스로의 목을 죄고 있었다.

예정대로라면 복잡해진 중동 관계 속에서 급격히 세를 불려야 했겠지만, 지금은 역사와 상황이 많이 다르거든.

특히나 러시아의 태도가 치명적이었는데, 전과 달리 중동에서의 힘 싸움을 추구하지 않는 러시아의 변화로 인해 판 자체가 아예 달라져 버린 거다.

‘흠…… 이러면 시리아 문제도 해결책이 제법 쉽게 나올 수도 있겠는데.’

이 시점에 내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시리아 사태다.

3월쯤 시작된 혁명과 그로 인한 내전 발발.

앞으로 그 기세는 더 강렬해 질 테고, 역사대로라면 미국과 러시아가 이 시점에 서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역시나 미국과의 힘 싸움을 추구하지 않는 러시아의 태도 변화로 인해서 이제 그런 역사는 사라질 지도 모른다.

하긴, 안정적으로 G2 회귀를 진행 중이며 완벽한 발전 방향을 잡아 버린 러시아가 굳이 지금에 와서 다시 문제아가 되려고 할 이유는 없지.

더군다나 이젠 유럽은 물론 미국과도 전폭적으로 협력을 다지고 있는 마당에.

“흠……. 그나저나 중국은 또 왜…….”

문제가 있다면 이젠 러시아를 대신하여 중국이 중동 땅에서 골칫거리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비록 저들은 발뺌을 하지만, 최근 중동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그들의 개입증거가 드러나고 있는 중.

[외신은 어제 한국군에 의해 소탕된 IS 대원들의 무기들 중 다수가 중국산인 것을 확인했다고 알려오고 있습니다. 특히나 대전차 미사일을 비롯한…….]

내가 일으킨 나비효과가 이젠 아예 거대한 폭풍이 되어 버린 느낌이다.

-약속한 금액은 확실히 입금했소. 그리고 티타늄광산 개발권에 대한 지분도 확실히 챙겨 드렸고.

이후 푸틴으로부터는 약속된 대가를 받아냈다.

무려 1억 달러에 달하는 거액과 함께 그동안 공동개발 중이던 티타늄 개발권에 대한 지분 비율을 추가로 10% 이상 끌어올린 것.

이로써 러시아와 티타늄 개발권에 있어서만큼은 숫자상으로 러시아 정부와 대등한 관계로 올라섰다.

[좋은 거래였습니다.]

-나 역시도…… 그나저나 나타샤를 빼앗아 간 것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할 생각이오?

막 통화를 마치려던 차에 그가 뜬금없는 말을 뱉어냈다.

말투로 봐선 아직 어지간히도 분이 안 풀린 느낌.

딱히 할 말은 없기에 외려 그의 의도를 되물었다.

[그녀를 대체 왜 놔주신 겁니까?]

-그럼 어쩌겠소. 놔주지 않으면 내 앞에서 자결이라도 할 모양새였는데.

[이유는요? 뭔가 이유가 있으니 그랬을 것 아닙니까.]

저편에선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이내 넌지시 들려오는 말은 딱히 이해가 가는 종류의 것은 아니었다.

-적성과 어울리지 않는 일은 그만하고 싶다더군요.

[…….]

-이 나라 정보처의 일이 원래 좀 그렇잖소. 해서 이젠 자신도 좀 편하게 살고 싶답니다. 그냥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

-문제는 그 하고 싶다는 일이 진 회장의 경호를 계속한다는 의미인데, 나조차도 진 회장에게 꼬리가 잡혀 있는 상황이면 별수가 없지 않겠소?

마지막 그의 말에 헛웃음 내뱉었다.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걸까, 푸틴이 발끈하며 다시 말한다.

-지금 내 말을 의심하는 거요?

[아니요. 전 그저 대통령님께서 제게 목줄이 잡혀 있다는 말이 좀 우스웠을 뿐입니다.]

-사실이 그렇지 않소. 뭐 아무튼, 기왕 일이 이렇게 된 마당이면 진 회장도 그 아이에 대한 편견을 버려줬으면 좋겠소이다.

[꽤 신경을 쓰시는군요.]

-그야 당연하지 않소. 내 손으로 키운 것이나 다름없는 아이인데. 만약 이번 납치범들의 표적이 내 딸이 아닌 그 아이였다 해도 난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구출했을 거요.

[…….]

왠지 굳은 결심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그만큼 나타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함을 드러내는 것.

또 한 번 의외라는 생각이 들려는 차에 툭 하고 그가 말을 던진다.

-그나저나 정말로 이유를 모르겠소?

[뭘 말입니까?]

-쯧, 됐소이다. 내가 말을 말지.

[…….]

***

[일본 내각은 오늘 무제한 양적 완화를 통한 경기회복을 선언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일본에선 예상외의 상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일명 아베노믹스라고 불리던, 회귀 전 있었던 양적 완화가 민주당 정권에서 시행된 것.

아마도 일본의 몰락을 염려한 오바마의 묵인이 있었던 듯한데, 불행하게도 회귀 전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그때는 그나마 해외자산이나 많았고 엔화 신용도가 높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또 다르니까.’

게다가 아직도 나와 유대계 자금은 여전히 빨대를 꼽아둔 상태.

내 예상이 맞는다면 불과 10년 안에 일본이라는 나라는 껍질만 남게 될 거고, 결국 일본 정부로 인해서 일본 국민들마저도 빚더미에 앉게 될 거다.

‘뭐 그거야 내 알 바는 아니고. 그나저나 일이 이런 식으로 돌아가면 인수해 와야 할 기업들 명단에 군수 쪽도 좀 포함을 시켜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건 전부터 내내 마음에 두고 있었던 거였다.

그동안 미국과의 협력개발을 통해 쌓아온 저들의 무기개발 능력은 월등한 수준.

특히나 헬기 부분에 있어선 꽤 선진화된 제품을 만들어내고는 했는데, 이런 천금 같은 기회에 그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던가.

‘꼭 군용이 아니라도 민간 헬기 분야시장을 장악하는 것에도 도움이 되겠지.’

띠이!

생각과 동시에 라이언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시 내용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본 관련 기업들에게서 일본 정부의 영향력을 뽑아내라는 것.

라이언이 운용하는 자금들이 명목상으로는 미국의 자본이고, 또 투자사에 근무하는 자들 역시도 미 정가 쪽과 관련된 자들이 워낙 많기에 일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거다.

[중국 관영 매체는 오늘 오전 정부가 자국이 개발한 5세대 전투기를 선보였다고 밝혔습니다.]

2011년 6월.

중국은 그동안 미국으로부터 탈취한 기술을 토대로 5세대기를 선보였다.

어디 그것뿐일까.

러시아에서 고철로 들여온 항모를 개조해왔던 자체 항모를 선보이기까지.

나름대로는 본격적으로 군사력 증강에 힘을 쓰고는 있는데, 아마 내달쯤이면 다시 절망을 맛봐야 할 거다.

똑똑!

“회장님. KAI로 출발하실 시간 다 됐습니다.”

그동안 개발을 지속해왔던 5세대 고스트 이글.

그게 곧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거든.

“가죠.”

서둘러 수트를 입곤 옥상으로 향했다.

이내 헬기를 타고 도착한 곳은 KAI 본사.

마침 기다리고 있던 안시현 대표가 한걸음에 달려와 손을 붙잡는다.

“요즘 너무 뜸하신 것 아닙니까?”

인사를 해오는 안 대표의 얼굴에선 성호 놈의 냄새가 났다.

전에 초공동 어뢰 개발 성공으로 한껏 뿌듯해 하던 그 표정.

그만큼 자신감이 붙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나조차도 가슴이 설렌다.

“오셨습니까.”

도착한 개발 동에는 이미 정부 관계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국방장관을 비롯하여 신임 방사청장과 총리까지.

대통령이 빠진 것은 조금 의외였는데, 그건 아마도 이 자리가 공식적인 출고 행사가 아니기 때문일 거다.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들과의 안부 인사를 나누는 것에 걸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아니, 저 매끈하게 빠진 기체를 앞에 두고 인사 따위를 나눌 여유가 없었다고나 할까.

그게 단지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던 듯, 내빈들의 눈은 연신 기체에서 떠날 줄을 모르는 상태다.

“그럼 지금부터 5세대 고스트 이글의 사전 출고 식을 거행하겠습니다.”

행사 진행을 맡은 안 대표는 잔뜩 흥분한 얼굴로 마이크를 잡았다.

이후 한동안 이어진 말들은 그동안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겪은 온갖 고초들.

결국 마이크를 다시 수석 연구원에게 넘겨준 것은 내빈들의 얼굴에 주름이 잡힐 때쯤이었다.

[5세대 고스트 이글이 가진 특징들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5세대는 4.5세대와는 달리 타게팅 포드를 내장한 형태입니다.]

그 말을 듣자 불현듯 회귀 전의 사건 하나가 떠올랐다.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구매하여 F-15K에 장착했었던 타게팅 포드. 즉, 지상 목표물 추적 탐지와 지시기를 뜯었다가 미 정부로부터 온갖 치욕적인 일을 겪어야만 했었던 사건.

당시 미국의 기세가 얼마나 드셌냐면, 결국 그 사건으로 인해서 우리 군은 모든 첨단무기 도입에 있어서 과도한 제약이 따랐고, 당시 국무장관이던 힐러리 클린턴은 문제의 타게팅 포드의 생산을 중단해 버렸을 정도였다.

‘빌어먹을…… 겨우 타게팅 포드 하나 때문에…….’

사실 그 부분에 있어서 우리도 억울한 점은 많았다.

고장에 대한 미흡한 조치.

그로 인한 작전 효율성 하락.

그 마당에 누구라도 자체 수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정상 아닐까?

“또한 이번에 새롭게 개발된 타게팅 포드는 기존 대비 50% 이상 성능이 증가한 초분광 영상장치를 탑재했으며…….”

더군다나 당시 우리에겐 수리가 가능한 기술력이 존재했다.

하니, 더더욱 자체적으로 처리하고 싶은 욕심이 났을 수밖에.

“또한 IRST 역시도 최대한 외부의 탐지 수단에 의한 영향을 받지 않도록…….”

물론 기술 습득에 대한 욕심이 아주 없었다고는 할 수 없었다.

때문에 그게 정말로 정비만을 위한 것이었느냐 아니냐는 두고두고 논쟁거리가 되었고.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당시 우린 이미 타게팅 포드에 대한 연구가 이미 진행 중이었고, 그 성능 또한 미국 못지않았다는 거다.

‘뭐 그게 오래전부터 미국제 무기를 은밀히 역설계하여 얻어낸 결과라는 것을 생각하면 미국의 의심도 딱히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 해도, 당시 F-15의 타게팅 포드 사건의 경우는 정말로 결백했었던 상황.

그럼에도 끝내 우리를 도둑으로까지 몰아간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열이 받는다.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십니까?”

한참 옛 추억에 빠져들어 있을 무렵 국방장관이 툭 하고 옆구리를 찌르며 물어왔다.

때마침 수석 연구원은 각종 센서들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던 차.

머쓱한 얼굴로 고개를 가로젓곤 브리핑에 귀를 기울였다.

“5세대 고스트 이글이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은 우리의 반도체 기술을 이용하여 각종 센서들을 마치 피부와 같이 얇게 제작하여 기체에 이식해 버렸다는 겁니다. 이는 어지간한 기술력으로는 불가능한 것이며, 굳이 비교를 하자면 F22와 동급. 또는 그 이상의 하드웨어적인 수준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죠.”

“오오!”

내빈들의 입에서 탄성이 뱉어진 것은 F22와의 비교가 거론되던 시점이었다.

하긴, 스마트 폰조차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저들에게 확실하게 이해를 시키기 위해선 그게 최선의 방법이겠지.

난 슬쩍 연구원을 쳐다보며 엄지를 치켜들었고, 자신감을 얻은 연구원은 다시 설명을 이었다.

“그럼 이제부터는 제일 난관이었던 내부 무장 창에 대한 브리핑을 잇겠습니다.”

사람들은 그 말에 눈을 빛냈다.

사실상 현재의 고스트 이글이 5세대로 넘어갈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가 해소되는 순간이니까.

시선이 부담스러웠던 듯 연구원은 헛기침을 한번 내뱉으며 말을 이었다.

“우선 미사일을 비롯한 정밀 유도폭탄의 안전한 사출을 위한 시스템은 완성되었습니다.”

“다행이군요. 그 부분도 내부 무장창 개발에 있어서 최대 난관이라고 하더니.”

국방장관은 한껏 입이 찢어진 채로 대꾸했다.

자리만 아니었다면 연구진들을 당장에라도 끌어안아 줬을 정도로 흥분한 태도.

한데 막상 그토록 뛰어난 성과를 낸 연구원의 얼굴엔 살짝 아쉬움이 드러난다.

“조금 안타까운 점은 현재 개발된 배치 2의 경우는 내부 무장창에만 플라즈마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 됐다는 겁니다.”

“완전한 플라즈마 기술이야 어차피 배치 3에서 개발을 예정했었던 것 아닙니까. 그나마도 이렇듯 F-22에 필적하는. 아니 능가한다 해도 이상하지는 않죠. 어쨌건 군은 저런 훌륭한 스텔스기를 만들어 준 것만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으니 그런 표정 지을 것 없습니다.”

사정을 알고 있던 장관은 연구원의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그런데 그때, 신임 방사청장이 툭 하고 도발적인 투로 말을 뱉어낸다.

“무슨 말씀이세요? 그런 큰 문제를 얼렁뚱땅 넘어가면 곤란하죠.”

난 그 말에 와락 인상을 찌푸렸다.

저건 마치 우리가 큰 실수라도 저지른 듯한 말투니까.

애초 개발 계획상 플라즈마 스텔스 기능이 아직 완성이 되지 않은 것은 지극히 정상인데, 왜 우리가 저런 말을 들어야 한다는 말인가.

아니, 그걸 떠나서, 방사청장이라는 자가 전투기 개발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도 모르고 있다는 건 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흠…….’

그러고 보니 저 신임 방사청장에 대해선 들은 소문이 있었다.

최근 KAI가 저 인물로 인해서 꽤 고생을 했다는 후문.

이미 나온 결과물 들을 두고 어찌나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대는지 연구원들이 학을 떼었을 정도라나?

그게 맡은 바 임무 때문이었다면 뭐라 할 입장은 아니겠지만, 문제는 그 트집의 대부분이 억지에 가까운 쓸데없는 고집이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서, 뭐 하나 뜯어먹을 것이 없나 싶어 발악을 했다는 거지.

“뭔가 오해하신 모양인데, 그건 우리의 개발속도가 느려서가 아니라 개발 타임라인 자체가 그렇게 잡혀 있는 겁니다.”

난 그 시점에 연구원을 대신하여 말했다.

시선이 몰려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기체를 향해 다가가며 다시 말을 이었다.

“그렇다고 너무 실망들 하실 것 없습니다. 어차피 완전한 스텔스 탐지 레이더가 개발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겁니다. 하니 전력 우위를 유지하는 것에 문제는 없죠. 게다가 플라즈마 부분에 있어선 현재도 꾸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고, 또 어느 정도는 진척을 보이고 있습니다. 덕분에 배치3에선 완전한 플라즈마 방식의 스텔스 기술이 적용 가능하게 될 거라 예상합니다.”

내빈들은 그 말에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단 한 사람, 신임 방사청장만 빼고.

뭐가 불만인지 연신 무언가를 중얼 대던 그는 툭 하고 내게 질문을 던진다.

“그럼 F-22에 비교해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성능은 어느 정도나 되는 겁니까?”

“비교할 걸 비교하셔야죠.”

난 기회다 싶어 대놓고 비웃음을 날렸다.

갑작스러운 내 돌발행동에 사람들은 안절부절못했고, 방사청장 역시 표정이 썩어간다.

“한 가지만 묻겠습니다. 청장님은 F-22와 고스트 이글의 개발비 차이가 얼마인지는 아십니까?”

“…….”

“설마 모르시는 겁니까? 그럼 고스트 이글의 총 개발비가 얼마인지는 아시겠죠?”

연속된 내 질문에 방사청장은 대꾸를 못했다.

이거야말로 기가 찰 노릇.

연신 고개를 가로저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

“뭐 좋습니다. 굳이 소프트웨어 부분에 대해 F-22와의 비교를 원하신다면 말씀드리죠. 현재 우리가 개발한 5세대 고스트 이글의 항전시스템 및 운용 소프트웨어들의 성능은 다행히도 F-22를 능가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나마도 뇌물에 들어가는 돈이 없었기에 가능했다는 거죠.”

대놓고 까는 말에 청장의 얼굴은 흙빛으로 물들었다.

힐끗 쳐다본 국방장관은 시원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던 상태.

아무래도 저 방사청장이 마음에 안 드는 것이 나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흠…… 말하는 걸 보면 전문성은 바닥이고…… 아무리 봐도 낙하산 같은데, 대체 누가 꽂은 인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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