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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231화 (231/372)

#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 231화

“빌어먹을…….”

하산은 조금 전 지부에서 일어난 교전과 그로 인한 막대한 피해에 분이 차올랐다.

그도 그럴 것이 고작 스무 명 안팎의 러시아인들로 인해 300명에 달하는 규모의 13지부 삼 분의 일이 날아가 버린 상황.

더 당황스러운 것은 13지부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대원들이 한때는  ISOF. 일명 황금 사단이라 부르던, 후세인의 친위부대원들이라는 점이었다.

즉, 이렇듯 처참한 결말을 맞아서는 곤란한 존재들이라는.

“너희들, 대체 내가 자리를 비운 동안 무슨 짓을 한 거야?”

게다가 지부를 습격한 놈들의 무장 상태는 더 그를 당황스럽게 했다.

기껏 소총과 중기관총이 전부.

그나마 착용하고 있던 무동력형 강화 외골격이 아니었다면 단순한 용병집단이라 오판했다 해도 무리는 아니었을 거다.

“놈들은 러시아 스페츠나츠에서도 알아주는 알파 그룹입니다. 이런 결과도 무리는 아니죠.”

딴에는 위로랍시고 뱉어낸 부하의 말에 하산의 인상이 더 일그러졌다.

그게 어떤 의미인 줄은 알고 저런 태도인 건가?

이로써 그들은 잠자는 곰의 코털을 건드려 버린 상황이라는 것을?

“미치겠군.”

문제는 정작 이런 상황에서도 그로서는 큰소리를 칠 수가 없다는 것이었는데, 그건 전적으로 이번 사태를 일으킨 부하. 즉, 라무드에 비해 그의 조직 장악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라무드는 뭐라고 하나?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을 때는 대책도 있을 것 아니야.”

“글쎄요, 사실 라무드 님도 그 관광객이 푸틴의 딸인 것은 미처 몰랐던…….”

벌컥!

갑작스레 열린 문으로 인해 부하는 다급히 입을 다물었다.

하필 들어선 이가 라무드였기에.

“흠흠.”

가뜩이나 그의 앞에선 찍소리도 못하던 하산은 헛기침으로 분위기를 모면하려 했고, 부하는 핼쑥해진 얼굴로 다급히 방을 빠져나간다.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내가 질 것이니 지부장께선 너무 걱정 하지 마십시오.”

방을 나서는 부하를 향해 시선을 준 라무드가 지나가듯 말을 뱉어내며 의자에 앉았다.

마음 같아선 저 태연한 낯짝에 욕이라도 쏴붙여 주고 싶었지만 하산은 애써 표정을 감추며 말을 돌린다.

IS 내에서도 오직 다섯에 불과한 ‘신의 전사’라는 칭호를 받은 자.

당장은 비록 그의 휘하에 있지만 언제 위로 치고 올라갈지 모를 존재였기에.

“저 러시아 놈들은 이제 어쩔 생각인가.”

“어쩌긴 뭘 어쩌겠습니까. 기왕 이렇게 된 것, 저들 몫까지 돈을 뜯어내야죠.”

“자네 제정신이야? 러시아는 절대 협상이라는 것을 하지 않아. 아니, 애초 왜 납치 같은 황당한 짓을 한 건지 난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군.”

“협상을 할지 안 할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그리고 최근 우리 지부에 하달되던 조직 운영비가 바닥난 지가 언제인지나 아십니까?”

“…….”

“그렇다고 당장 돈 나올 구멍도 없는 남부 조직들에게 기댈 수도 없는 노릇이고, 결국엔 우리 스스로 자금 마련을 하는 수밖에요.”

하산의 눈동자는 심하게 떨렸다.

삐죽이 이를 드러내며 웃어 보인 라무드는 옆구리에 매달고 있던 피 뭍은 단검을 닦아내며 다시 말한다.

“솔직히 나도 놀라긴 했습니다. 하필 내가 붙잡은 인질들이 푸틴의 숨겨진 딸이라니. 하지만 그렇기에 더 기회가 생겼다고 볼 수도 있는 겁니다. 아무리 숨겨놓은 딸이라고는 해도 피붙이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는데, 푸틴도 끝까지 협상은 없다는 헛소리를 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

“게다가 여긴 중동입니다. 러시아 땅이라면 모를까, 여기에선 우리가 왕이죠.”

“그렇다 해도, 상부에서의 질책은 어쩔 건데. 지금이야 윗선에서 아직 사태 파악을 못해서 그렇지. 만약 우리가 푸틴을 건드린 것을 알면…….”

“어차피 러시아도 우리와는 가는 길이 다릅니다. 이제 미국의 개가 되어 버린 그들을. 그것도 이 중동 땅에서라면 무서워할 이유가 없죠. 만약 상부에서 질책이 날아오면 그건 제가 설득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

하산은 내심 걱정스러웠다.

경험상 저런 무모한 자들은 항상 끝이 좋지 못했고, 그런 자들과 함께 있다가 도매금으로 망해 버리는 자들을 한 두 번 본 것이 아니니까.

기회만 되면 지부 자체를 떠나고 싶은 것이 솔직한 그의 심정이었다.

“그나저나, 진짜 걱정은 따로 있습니다.”

불안감에 안절부절못하던 와중 라무드가 다시 말을 뱉어냈다.

이보다 더 걱정스러운 일이 또 뭐가 있을까 싶은 눈빛으로 쳐다보자 그가 입매를 뒤틀며 말한다.

“소문에 의하면 푸틴과 재우 그룹의 진현승이 꽤 친분이 깊다고 하던데, 혹시라도 그놈의 부하들이 들이닥치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진현승? 재우 그룹의 회장을 말하는 건가?”

“그렇습니다. 조장님도 아시겠지만 놈이 운영하는 PMC가 좀 터프합니까. 솔직히 러시아 놈들보다는 그놈들이 더 무식하…….”

쾅!

한참 말을 쏟아내고 있던 차에 갑자기 폭음소리와 함께 건물이 진동했다.

우수수.

아니, 단순히 진동만 한 것이 아니라 천정 일부가 무너져 내리기까지.

“끄으…….”

미처 피할 겨를도 없이 떨어져 내린 잔해들에 깔린 하산은 라무드를 향해 도움의 손길을 청했지만, 정작 라무드는 잔뜩 굳은 얼굴로 바깥의 동향만을 살피고 있는 중이었다.

“라무드!”

하산은 기어들어 가는 소리로 다시 라무드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총을 손에 쥔 채 무너진 잔해 사이를 기어가던 라무드는 그대로 방을 빠져나가 버린다.

“라무드. 야, 이 저주받을 새끼야!”

***

사건 발생 5분 전.

“끄으…….”

니콜라이는 고문의 후유증으로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런 부하를 보고 있는 막심은 점점 더 속이 타들어 갔지만 막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음에 절망의 표정만 지어 보였다.

“저분 괜찮을 까요?”

저편에선 엘리자베타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어왔다.

푸틴의 숨겨진 딸이자 그들이 구출했어야 할 목표.

그녀를 바라보는 막심의 눈빛에선 아까부터 착잡함이 엿보였다.

“생각보다 상처들이 심합니다. 게다가 저 빌어먹을 자식들이 잔뜩 녹슨 칼로 상처를 헤집어 놓은 터라 감염도 진행 되고 있고, 이대로 두면 생존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어떡해…….”

엘리자베타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울먹였다.

자신으로 인해 누군가가 죽었고, 또 죽음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에 죄책감이라도 드는 듯.

그나마 아주 철이 없는 인물은 아닌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 걸까, 막심의 입에선 의미 불명의 한숨이 뱉어졌다.

“대체 이란에는 왜 온 겁니까?”

“이란보다는 UAE가 가보고 싶었어요. 최근 눈부신 발전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곤 확인하고 싶었거든요.”

“뭘 말입니까?”

“석유에만 의존하지 않으려는 저들의 노력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 우리 러시아도 그런 길을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막심은 그 말에 눈을 빛냈다.

애초 대외정보국 출신인 탓에 푸틴의 숨겨진 딸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그 소문이 현실과는 괴리감이 지나치게 컸기에.

저 말이 사실이라면 소문에 합당한 것은 오히려 푸틴의 알려진 딸들이고, 저 여인야말로 진정한 푸틴의 기질을 물려받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였나.

작전에 나서는 자신들을 향해 몇 번이고 딸의 안전을 확보해 달라는 태도를 보였던 것이.

쾅!

씁쓸한 마음을 삼키려는 차에 갑자기 밖에서 소란스러움이 들려왔다.

두두두!

연신 기관총탄을 쏟아내는 소리는 물론 어딘가에서 RPG라도 터진 듯 느껴지는 진동과 격렬한 폭음.

그 탓에 엘리자베타는 친구들을 끌어안으며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고, 막심은 어떻게든 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파악하려 구멍 난 다리를 이끌었다.

“…….”

그런데 조금 후, 그토록 난무하던 비명 소리와 폭음이 거짓말처럼 잦아들었다.

첫 폭음이 들려온 것이 불과 10분 전.

그 짧은 사이에 교전이 끝났다는 건 어느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당했음을 의미하는 건데, 그로선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가 의문이다.

“우리로 인해 죽어버린 놈들을 제외하고도 이 조직 내에 상주하는 IS 대원들의 수만도 최소 200명. 그럼 어지간한 전투세력들로는 10분 만에 제압한다는 것은 불가능한데…….”

생각이 그에 미치자 더 절망적인 마음이 들었다.

만약 교전을 치른 자들이 또 다른 구조세력이라면.

즉, 본국에서 도착한 또 다른 알파 그룹이었다면.

“젠장, 이러면 피해가 너무 큰데…….”

똑똑!

그때, 귀를 대고 있던 문에서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이후 들려온 것은 문에서 물러나라는 누군가의 경고.

놀란 막심이 재빨리 벽을 향해 기어가려는데, 갑자기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벌컥 열린다.

푸슉!

“…….”

모습을 드러낸 것은 중장갑 외골격을 갖춘 사내였다.

어슴푸레한 빛으로 인해 실루엣을 확인하는 것만이 가능했지만, 이미 한국군의 활약상을 몇 번이고 영상을 통해 지켜봤던 막심으로서는 못 알아보는 것이 이상한 일일 터였다.

기잉!

방으로 들어선 중장갑의 사내는 특유의 모터 소리와 함께 곧장 여인들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워낙 파격적인 외형인 터라 여인들은 대번에 겁을 집어먹었지만 막심이 그녀들을 다독였다.

“아군입니다. 한국군이 아니면 재우에서 보낸 PMC일 테니 겁먹을 것 없습니다.”

스윽.

그 말에 중장갑의 머리가 막심을 향해 돌아왔다.

무얼 살피려는 걸까, 한참을 막심의 상태를 확인한 중장갑의 사내는 스윽 하고 손을 뻗어 그를 일으켰다.

[막심?]

[그렇소.]

[난 재우 PMC 소속 강채훈이오.]

막심은 그 말에 안도의 한숨을 뱉어냈다.

비록 여인들을 안심은 시켰어도 막상 그도 확신은 가지지는 못했었던 듯.

그때, 강채훈이라는 사내가 다시 고개를 돌리더니 여인들의 면면을 하나씩 살핀다.

[엘리자베타?]

용케 엘리자베타를 알아본다 싶었다.

하긴, 구조가 목적이었다면 목표의 신원에 대해선 지겹도록 숙지하고 있었을 테니까.

한데 당황스러운 것은 강채훈의 다음 말이었다.

[갑시다. 당신 아버지가 지금 피똥을 싸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

***

[최근 IS에 의해 납치 되었던 유럽 관광객들이 재우 PMC에 의해 구출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이로써 재우 PMC의 위상은 한층 더…….]

구출 작전은 다행히도 성공했다.

러시아의 알파 그룹 중 4명이 희생되기는 했지만, 투입되었던 재우 PMC 대원들의 경우는 피해가 전무.

뒷이야기에 따르면 몇 번 위험한 상황을 겪기는 했다는데, 애꿎게도 그게 단 하나의 IS 대원 때문이었다는 말이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고작 맨몸으로 중장갑 병력들을 위험에 처하게 만들었다? 그러고도 결국엔 도주에 성공했고?’

왠지 그 부분에선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단지 수만에 달하는 IS 대원들 중 하나일 뿐이라고 치부하기엔 마음이 걸린달까.

이후 이루어진 조사에 의하면 놈이 하필 미 특수부대 출신에 전직 CIA의 주요 공작원이었다는데, 어째서 그런 경력을 가진 자가 IS로 돌아선 건지도 의문이다.

똑똑!

[부르셨습니까?]

생각에 빠져 있을 무렵 나타샤가 방으로 들어왔다.

부른 목적을 이미 눈치채고 있는 듯, 그녀의 얼굴엔 잔뜩 긴장하는 빛이 역력하다.

[최근 들어서 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어서 불렀습니다.]

[무슨…….]

[이번 사태에 대한 당신의 태도 말입니다.]

[…….]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러시아에서 왜 당신을 부르지 않은 거죠? 다른 이도 아니고 푸틴 대통령의 숨겨진 딸이 납치된 사건이었던 마당에. 게다가 당신은 푸틴 대통령의 보이지 않는 손 아니었습니까?]

순간 나타샤가 움찔했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눈동자 역시도 평소 그녀와는 많이 달라 보였고.

하지만 끝내 대답은 할 수 없는 문제였던 듯 침묵으로 일관한다.

[흠…….]

의자에 등을 기대며 그녀에게서 시선을 뗐다.

어떻게 해야 할까.

아무리 러시아가 나와는 돈독한 관계라지만 그녀에게서 꺼림칙함을 느끼기 시작했다면 더는 곁에 두는 것은 무리.

그렇다고 내내 자신을 희생하면서 나를 지켜왔던 그녀를 이제 와서 내팽개치는 것도 썩 마음이 좋지는 않다.

[한 가지만 말하죠. 난 이 나라의 기밀을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때문에 설사 내 혈육이라도 한 번 의심이 생기면…….]

[무슨 말씀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나타샤는 재빨리 내 말을 잘라내며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마치 각오라도 한 듯한 눈빛.

잠시 생각을 바꿔 다시 말했다.

[일단 당신의 거취 문제는 시간을 두고 생각 좀 해보죠.]

나타샤의 눈동자는 그 말에 다시 흔들렸다.

무슨 생각이었을까, 이내 고개를 푹 숙인 그녀가 넌지시 말을 뱉어낸다.

[실은, 이제 전 러시아 대외정보국 소속이 아닙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말 그대로 대외정보국을 사직했다는 거죠. 하니, 푸틴 각하께서 절 찾으실 이유가 없었던 겁니다.]

[……언제요?]

워낙 당황스러운 말이었던 터라 절로 말이 더듬어졌다.

솔직히 나로선 쉽게 믿기가 힘든 상황이 아니던가.

다른 이도 아니고 나타샤 정도 되는 인물이 대외정보국을 그렇듯 쉽게 사직한다?

푸틴이 그걸 두고만 봤다고?

[전에 러시아에 갔을 때였습니다. 강채훈 소령과의 스파링 이후, 휴가를 냈을 때 말입니다.]

[……이유가 뭡니까?]

그 말에 나타샤는 다시 침묵했다.

옴팡지게 입술이 닫힌 것으로 봐선 절대 설명해 줄 것 같지 않은 분위기.

결국 질문을 바꿨다.

[그럼 푸틴 대통령은 뭐랍니까. 사직서를 제출 했을 때 말입니다.]

[그건…… 앞으로의 처신에 대한 조언을 하셨습니다.]

[…….]

[만약 제가 러시아의 기밀을 허락 없이 발설 했다가는 남아 있는 가족들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그건 조언이라기보다는 협박에 가까웠다.

뭐 그거야 당연하겠지.

대외정보국 제1의 요원이었던 자를 그 정도 담보도 없이 자유롭게 놔줄 리는 없으니까.

그렇다 해도 나로선 꽤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는 없다.

대체 그녀가 왜 갑자기 그런 결정을 한 건지.

그리고 푸틴은 또 무슨 생각에서 그녀를 저렇듯 쉽게 놔 버린 것인지를.

스윽.

그때, 나를 쳐다보는 나타샤의 얼굴에서 그동안엔 보지 못했었던 환한 미소가 감돌았다.

마치 자신은 후회 따위는 없다는 듯한 표정.

아니, 보다 정확하게는…….

꼭 애착을 가진 존재를 쳐다보는 듯한 느낌에 가까웠다.

[제 임무는 이제 온전히 회장님의 경호뿐입니다.]

[…….]

[혹시라도 저에 대한 의심이 남아있다면 버리셔도 좋다는 말입니다.]

[그건 내가 판단할 일이겠죠. 뭐 그렇다 해도 일단 오늘 내가 했었던 말은 없던 것으로 하죠. 단, 그동안과 마찬가지로 주요 사업장 방문 시 당신과의 동행은 제한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네, 이해합니다.]

나타샤는 기꺼운 표정으로 돌아섰다.

이내 막 문을 열려던 그녀는 돌연 의미심장한 말을 뱉어냈다.

[참, 회장님께서 지금처럼 염려하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푸틴 각하께 충분히 어필했습니다.]

[…….]

[러시아의 정보를 유출하는 일은 당연히 없겠지만, 재우의 기밀을 러시아에 유출하는 일 또한 없을 거라고.]

[그래서, 뭐라던가요?]

[그냥…… 웃으셨습니다. 당장 내방에서 꺼지라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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