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 229화
[일본 정부는 얼마 전 도쿄에서 있었던 주요 4개국 대책 회의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을 벤토나이트. 즉, 콘크리트 봉합 방식으로 처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은 결국 주요국들의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후쿠시마 원전을 콘크리트 무덤으로 만드는 것에 합의했다.
그 결과, 보름 후엔 원전에 콘크리트가 부어지기 시작했고, 그 흉물스러운 모습은 영상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일본 정부는 봉인작업이 끝난 수개월 후쯤엔 폐쇄된 원전 전체를 강철 구조물로 덮을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향후 귀환할 주민들은 물론 전 세계에 후쿠시마의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비추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 생각되며…….]
이후 일본은 수만 톤에 달하는 강철 구조물 제작 작업에 돌입할 것을 천명했다.
나름대로는 제법 머리를 쓴다고는 하는데, 그 정도 규모의 원전을 강철 구조물로 죄다 덮으려면 아마도 2조 원 이상의 비용은 소모가 될 거다.
회귀 전, 체르노빌 원전을 덮은 강철 구조물에 들어간 비용이 딱 그 정도였거든.
[이번 조치로 오염수 발생에 대한 염려는 일단 최소화했다고 봐야 합니다. 문제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방사능 유출인데, 이건 달리 방법이 없어요.]
[일본 정부는 지속적인 제염작업을 통해서 30년 정도면 극복이 가능할 거라고 예상하는데, 아닌가 보죠?]
[방사능 문제가 그렇듯 깔끔하게 결론이 나겠습니까? 솔직히 대놓고 말들은 안 해서 그렇지, 학자들 대부분은 이제 일본은 끝났다고 보는 것이 정설입니다.]
이후 벌어진 TV 토론에선 일본의 미래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오갔다.
일부 지역의 피해는 크지만 결국 일본의 미래를 좌우할 정도는 아니라는 측과 그 반대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상태.
사실 어느 것이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난 일본이 끝났다는 것에 더 무게를 두는 편이다.
‘당장은 몰라도 지속적인 방사능 유출에 의한 피해는 언젠가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 있으니까.’
더군다나 문제 자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숨기기에 급급한 일본 정부의 태도가 지속되는 상황에선 더더욱.
똑똑!
“차량 준비됐습니다, 회장님.”
생각이 깊어질 무렵 김 비서가 약속 시간이 다 되었음을 알려왔다.
도쿄에서의 회의 이후 오늘로 꼬박 3번째 일본 방문.
평소 같았다면 지겨울 법도 하건만, 목적이 목적이니만큼 오히려 기운이 펄펄 끓는다.
“방사능 때문에 난리라는데, 이렇게 자주 일본에 가셔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요.”
수트를 챙기는 나를 향해 김 비서가 자못 걱정스럽다는 투로 말했다.
딱히 할 말이 없어 웃음으로 대꾸하며 방을 나서자 그녀가 재빨리 따라붙으며 말을 잇는다.
“그나마 오사카라서 다행이네요. 거긴 그래도 사고지점과는 꽤 거리가 떨어져 있으니까요.”
“그것도 그거지만, 먹는 것만 조심하면 딱히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방사성 물질은 사실상 음식을 통한 내부 피폭이 더 심각한 피해를 주니까요.”
난 여전히 걸음을 놀리며 대꾸했다.
이내 막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려는 차. 그녀가 반짝 빛나는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왜 그런 눈으로 봅니까?”
“아니 그냥…… 회장님께서 새삼 대단하시다 싶어서요.”
“뭐가요?”
“이번에 재우가 인수합병에 합의한 일본 내 기술기업들의 수만 해도 벌써 20곳에 달하는데, 여전히 달리고 계시잖아요.”
그녀로서는 무리한 일이라는 생각을 가진다 해도 이상할 일은 아닐 거다.
20곳에 달하는 기업들을 인수하는 것에 들어간 비용만 벌써 수조 원에 달하니까.
하지만 현재 그 정도의 금액은 내겐 그야말로 새 발의 피다.
당장 이번 사태를 통해서 일본으로부터 빨아들인 금액에 비한다면.
“그거 압니까? 아무리 우리가 최근 급격한 발전을 이루었다 해도 일본의 기술 수준을 따라잡지 못한 분야가 수두룩하다는 것.”
“…….”
“화학은 물론 기계와 정밀가공 분야. 그리고 여타 수백 가지에 달하는 기초 소재 분야에 있어서 우린 저들에 비하면 걸음마 수준입니다.”
“…….”
“문제는 그게 결국엔 무기 분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건데, 난 이 기회에 그 판을 뒤집으려는 겁니다.”
“인수합병을 통해서요?”
넌지시 뱉어진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눈빛이 흔들리는가 싶더니 다시 질문이 뱉어진다.
“그럼 대체 얼마나 많은 기업들을 인수하시려고…….”
“목표는 총 102개 회사입니다. 나름 추려본 결과 대략 그 정도 수의 분야에서 일본으로부터의 완전한 자립만 이루게 되면 차후 아쉬울 일은 없을 것 같더군요.”
김 비서는 그 대목에서 떡 하니 입을 벌렸다.
숫자에 놀란 건지, 아니면 내 무모함에 놀란 건지.
땡!
마침 문이 열리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자 그녀가 툭 하고 말을 던진다.
“그런데 일본 정부에서 순순히 보고만 있을까요?”
“글쎄요…….”
지금까지는 큰 문제는 없었지만 앞으로는 닥쳐봐야 알겠지.
이제부터 내가 인수하려는 기업들은 일본의 전략 산업에 치중된 것들이니까.
하지만 비관적인 생각은 하지 않는다.
현실은 점점 더 내가 유리한 쪽으로 기울고 있거든.
***
[지금 보시는 영상은 제3차 지진에 의한 해일로 인해 해상자위대의 기지가 입은 피해 영상입니다.]
일본으로 향하는 전세기 안에서 난 연신 녹화한 영상을 반복해서 플레이했다.
회귀 전과는 달리 피해 규모가 커진 상태.
그 탓에 이번엔 해상자위대의 피해도 만만치가 않았는데, 그중 가장 아까웠던 것이 바로 저 MCH-101. 즉, 소해용 헬기였다.
[성능 하나만큼은 좋은 기체였는데…….]
역시 직업병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당장 사람들이 희생당한 상황에서도 난 망가져 버린 헬기를 안타까워하고 있으니.
하지만 아까운 것은 사실이다.
무려 3개의 엔진.
그리고 오토매틱 폴딩 시스템과 진동방지 시스템을 갖춘 로터블레이드.
소해 헬기로서는 저만한 기체가 또 없으니까.
솔직히 가능만 하다면 저것조차도 헐값에 매입해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흠…… 그러고 보니…….’
[오사카발 서울행 비행기를 타실 승객 여러분들께서는…….]
오후 2시. 전세기를 통해 도착한, 무려 50여 명에 달하는 우리 일행은 일제히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당황스러웠던 것은 평일이었음에도 로비가 사람들로 가득 들어차 있었다는 것.
그건 간사이공항의 로비가 워낙 좁아터진 탓도 있었지만, 출국을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의 수가 그만큼 많았던 영향이 컸다.
“탈출 러시인가?”
딱히 틀린 생각은 아닌 듯했다.
도호쿠에 이어 수도까지 박살이 난 상황.
그 여파가 오사카까지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으니까.
아마 저들 중 대부분은 사회 지도층 내지는 부유한 자들일 가능성이 크다.
“차량 준비됐습니다, 회장님.”
경호를 담당한 PMC 대원 중 하나가 밖을 확인하곤 속삭였다.
얼핏 눈에 보인 것은 내 전용 차량.
며칠 전 미리 방탄 차량들을 배편으로 보냈다는 소식을 듣기는 했는데, 그건 전적으로 김 비서의 고집에 의한 결과였다.
목적지가 일본이라면 절대 안심할 수 없다는.
피식.
난 잠시 떠올랐던 생각을 떨쳐내곤 차량으로 향했다.
우르르 길을 트는 재우 PMC의 대원들.
그 탓에 나를 쳐다보는 일본인들의 얼굴엔 하나같이 정체가 궁금한 듯한 표정이 매달려 있다.
[방문을 환영합니다.]
목적지인 호텔에는 이미 인수대상 기업들의 대표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인화인듐주석산화물 ITO 필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니토덴코’ 사의 대표로부터 시작해서 금형 분야의 각 기업들 대표. 그리고 일본이 세계시장을 쥐락펴락 중인 각종 소재 기업들의 대표들 중 4분의 1 정도는 아마 이 자리에 죄다 모여 있는 듯하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일일이 악수를 건네며 그들의 면면을 살폈다.
예상처럼 잔뜩 그늘진 표정.
이번 대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내 예상보다 더 심각함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협의에 앞서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생각해보면 표정이 썩어있을 법도 하다.
저들 중 몇몇을 빼고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 명성과는 걸맞지 않은 규모를 갖추고 있던 상태.
즉, 기술력은 좋지만 자본력은 이번 사태에 의한 충격을 다 흡수하지 못할 정도라는 거지.
그 와중에 정부 지원은 성에 안 차고, 해외로부터의 발주는 받아도 공급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고.
솔직히 속이 시커멓게 타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터다.
[누굴 원망하겠습니까.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로 이 지경까지 이른 것을.]
말을 받은 사내는 니토덴코의 대표였다.
저들 중 대표 겪을 자처하고 있는 듯.
한데 말과는 달리 나를 향한 감정이 그리 좋지는 않은 느낌이다.
[그러게 말입니다. 이런 대재앙이 발생할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하긴, 나와 유대 자본들이 아니었으면 일본 정부가 그토록 돈에 허덕이지도 않았을 거고, 그럼 저들도 지금처럼 쪼그라들지는 않았을 테니까.
일본 정부야 말로는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산업기반만큼은 살리겠다고 하는데, 이미 엔화의 신용도가 바닥을 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그게 가능할까?
결국 이런 상황이 벌어진 근본적인 원인이 나라는 것을 저들도 이미 잘 알고 있는 거다.
‘하지만 어쩌겠어.’
세상이란 원래 강한 놈이 약한 놈을 집어삼키게 되어 있는 것을.
‘과거에 너희가 그랬듯.’
똑똑!
한참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을 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을 무렵, 누군가 회의장의 문을 두드렸다.
[안녕하십니까.]
곧 모습을 드러낸 자들은 일본 정부의 관계자들.
합병에 앞서 일본 은행과 정부가 소유 중인 몫에 대한 주장을 하려는 의도. 또는 합병 자체를 무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파견된 자들이다.
[다이치 공업은 일본 은행이 지분의 40%를 보유 중인 기업입니다. 즉, 일본 정부의 허락 없이는 인수가 불가능하다는 말이죠.]
예상처럼 저들은 첫 시작부터 엄포를 놨다.
하지만 내가 그 정도도 감안하지 않고 이 지랄 맞은 일을 시작했을까.
난 즉시 손을 곁에 서 있던 수행 비서를 향해 손을 내밀었고, 그는 재빨리 봉투 하나를 내 손 위에 올려놓는다.
[…….]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가늘어진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상식적이라면 고개를 숙여도 모자란 상황에서 여유를 부리고 있는 내가 못마땅한 거지.
단언하는데, 지금 고개를 숙여야 할 자들은 내가 아니라 저들이다.
[전국 원전 운행의 중단으로 인한 전력난 가중…… 이게 아마 어제 날짜로 발행된 일본의 신문 기사일 겁니다.]
[…….]
순간 정부 관계자들의 인상이 와락 일그러졌다.
내 말이 의도하는 바를 눈치챈 듯.
그렇고 보면 아주 머리가 없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무슨 말씀을 하시고 싶으신 겁니까?]
관계자 중 하나. 유독 덧니가 심한 사내가 의뭉을 떨며 되물었다.
힐끗 주변을 한번 살피곤 시선을 집중하고 있던 업체 대표들을 향해 양해를 구했다.
[미안하지만, 대표님들께서는 잠시 휴식 시간을 좀 가지시죠.]
그 말에 사람들이 우르르 방을 빠져나갔다.
이제 회의실에 남은 것은 나와 경호원들. 그리고 일본 정부 관계자들뿐.
난 앞에 있던 물 잔을 집어 들며 다시 말을 뱉어냈다.
[이대로라면 일본은 올여름을 온전히 나기가 힘들 겁니다. 뭐 지금도 이런 상황인데, 한여름 전력수요는 그야말로…… 끔찍하죠.]
[…….]
[문제는 일본 정부가 끝내 정당한 기업 인수를 막으려 한다면 전력난 정도에서 끝나지는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
정부 관계자들의 눈이 그 말에 다시 일그러졌다.
힐끗 서로의 눈치를 살피는가 싶더니 예의 그 심한 덧니를 가진 사내가 다시 말을 잇는다.
[우리가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라도 막을 셈입니까? 아니면 러시아산 가스 공급을 중단시키려고요?]
[둘 다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죠.]
난 웃으며 대꾸했다.
저들 역시도 중동과 러시아에 미치는 내 영향력쯤은 익히 알고 있는 듯 표정이 황당하다기보다는 당황스러움에 가까웠다.
[아! 물론 미국에 도움을 청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겁니다. 지금으로서는 미국도 부족분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니까.]
실제 이 시기엔 미국도 원유를 상당 부분 해외에 의존하고 있었다.
물론 자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게다가 셰일가스 혁명은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있던 상태.
일본의 전력난을 완전히 해소할 정도로 막대한 에너지 공급을 미국 혼자서 지원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중동과 러시아에서의 공급이 막히는 순간, 그야말로 헬게이트가 열리는 거지.
[또 하나.]
난 그 시점에 또 하나의 폭탄을 던지기 위해 입을 열었다.
시선이 다시 집중되고, 잔뜩 긴장하고 있던 저들을 향해 쐐기를 박았다.
[현재 일본의 주요 정유시설들은 죄다 파괴된 상태죠. 그 말인즉, 우리의 정유시설들을 필요로 한다는 건데, 그 정유시설들도 대부분은 내 영향력 아래에 있습니다.]
[…….]
정부 관계자들의 얼굴은 시간이 갈수록 하얗게 변해갔다.
특히나 예의 그 심한 덧니를 가진 사내의 경우는 마음이 급했던 듯 재빨리 전화기를 들고 밖으로 나가 버렸을 정도.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다시 돌아온 사내의 얼굴에선 조금 전 보여주었던 그 당당하던 표정이 사라져 있었다.
[한 가지만 약속해 주십시오.]
[…….]
[최소 3년 정도는 일본에 최대한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해주셔야 합니다.]
[그야 얼마든지. 어려워진 이웃이 있다면 서로 돕고 살아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겠습니까?]
그 말에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표정이 다시 일그러졌다.
기껏 협박을 일삼던 상황에서 할 말은 아니라는 생각인 거지.
상관하지 않은 채 일본 정부의 지분 인수합의 서류를 꺼내려는 차, 다시 말이 들려온다.
[저, 죄송합니다만. 인수 예정 업체의 수를 좀 조정해주시면…… 제발 부탁드립니다.]
***
휘이이잉!
1박 2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다시 돌아온 인천 공항의 공기는 오늘따라 왠지 새로웠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일본 정부와 인수 합의에 성공한 기업들만 해도 무려 30개에 달하는 상태.
그것도 핵심 기술기업들 위주로.
조금 걸리는 것이 있다면 인수 비용이 예상보다 증액됐다는 건데, 그거야 딱히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어차피 그 비용이야 차후 지속적인 금융작업을 통해서 다시 일본으로부터 거둬들이게 될 테니까.
“회장님!”
막 게이트를 빠져나오던 순간 저편에서 김 비서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뭣 때문인지 들떠 있는 표정.
의아함이 파고들 겨를도 없이 다가온 그녀는 예상치 못한 희소식을 하나 알려왔다.
“어제 연구소로부터 전화가 보고가 올라왔는데, ‘초공동 어뢰’의 개발이 끝났다고 합니다.”
“그래요?”
초공동 어뢰란 물속에서도 시속 수백 킬로미터의 속도 구현이 가능한 어뢰를 뜻한다.
그게 기능한 이유는 막대한 항력. 즉, 유체의 저항을 이겨내기 위해 어뢰 자체를 공동화해버리기 때문.
쉽게 말해서 공기 방울로 어뢰를 감싸 항력 자체를 줄여 버리기에 가능한 거다.
“의뢰로군요. 좀 더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사실 초공동 어뢰 기술은 러시아에서 비롯됐다.
회귀 전 불곰 사업을 통해 기초적인 부분을 습득한 덕분.
문제는 워낙 속도가 빠른 탓에 좀처럼 제어가 힘들다는 점이었는데, 부분을 몇 년 전에 개발을 지시해 두었던 상태였고, 이제야 빛을 본 거다.
“하면 사무실이 아니라 연구소로 가죠.”
기쁜 마음에 목적지를 바꿨다.
다른 것도 아닌 초공동 어뢰의 완전한 개발이라면 나로선 당연히 결과를 눈으로 확인해봐야 할 사안이니까.
마치 그럴 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인 김 비서는 즉시 차량의 문을 열었고, 이내 출발한 차량 안에서 그동안 밀린 업무보고를 이었다.
“재우조선에서 최근…….”
우우웅!
한참 보고가 이어질 무렵 갑자기 전화가 진동했다.
발신자는 국방장관.
의아한 마음에 재빨리 통화버튼을 누르자 저편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진 회장님. 방금 국정원에서 전화가 왔는데, 푸틴 대통령의 딸이 납치를 당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