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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222화 (222/372)

#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 222화

쾅쾅!

비록 손바닥만 하다고는 하나 수백에 달하는 군집 드론들의 파상공세는 적들을 순식간에 무너트려 갔다.

부우웅!

그나마 뒤편에 있던 놈들은 재빨리 도주를 시도했지만 드론들은 마치 꿀을 몸에 발라놓은 인간을 쫓듯 계속해서 달려드는 상황.

쾅!

그 탓에 폭발은 사방에서 이어졌고, 한때나마 허공을 향해 총을 갈겨대던 저들의 저항 의지는 순식간에 꺾여나갔다.

-도주 중인 차량을 제거한다.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어갈 때쯤 다시 강채훈 소령의 명령이 떨어졌다.

위잉!

그 말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저편에 있던 대원의 어깨에 있던 40밀리 터렛이 반응하며 순식간에 미사일들을 쏟아낸다.

쿠궁!

한번 목표가 설정된 40밀리 유도 미사일은 한 치의 실수도 없이 적 무장차량들을 박살 냈다.

멀리서 보면 이건 마치 불꽃놀이라도 하는 듯한 모양새.

베이스캠프에 있던 장동건으로부터 상황종료의 신호가 들려온다.

-도주차량 전멸. 혹시 모를 추가 병력들의 감시를 위해 다시 정찰용 드론을 띄우겠다.

[하아…….]

고작 수 분 만에 정리가 끝나 버린 교전의 결과를 보며 톰이 긴 한숨을 뱉어냈다.

이래서였던가.

델타부대가 그토록 한국군 특수부대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었던 이유가.

아니 그건 둘째 치고, 이런 한국군을 상대로 그 오랜 기간 저항을 해왔던 이라크 반군들이 새삼 불쌍하게 여겨질 지경이다.

치직!

-인질확보.

생각이 깊어질 무렵 무전에선 다시 강채훈 소령이 소식을 전해왔다.

오로지 그 홀로 나섰던 인질확보 작업이 벌써 끝났다?

이젠 기가 차다 못해 헛웃음만 뱉어진다.

-이봐들…… 난 이제 누군가 세상에서 제일 미친 집단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한국군이라고 답할 거야. 아니, 한국군 출신 용병들이라고 해야겠지.

***

쿵!

숱한 저항을 뚫고 인질들의 억류 장소에 도착한 강채훈은 재빨리 문을 걷어찼다.

“は誰だ。”

당황스러운 외침이 들려오는 것과 동시에 함께 눈에 보인 것은 옹기종기 모여든 채 벌벌 떨고 있던 자위대원들.

하나같이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고 있던 그들은 막상 강 소령이 장착하고 있던 중장갑형 외골격을 보자 대번에 울먹일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한국군입니까?]

슥!

강채훈은 대꾸하지 않은 채 사람들의 수를 세어나갔다.

총인원은 열 명.

그의 고개가 살짝 기울어지더니 툭 하고 말을 던진다.

[그사이 또 참수가 거행됐나?]

[아, 아닙니다. 지휘관 두 분은 저편 건물에서 심문을 받고 있습니다.]

강채훈의 시선은 즉시 자위대원의 손가락을 따라갔다.

2시 방향, 불이 꺼진 건물.

대원들로 인해서 일어난 저편에서의 소란 때문에 등화관제를 실시해 버린 모양새다.

치직!

[이종기. 그쪽 상황 정리 됐으면 자네가 이쪽으로 합류해야겠다.]

대원들을 향해 무전을 날린 강 채훈은 다시 자위대원들을 쳐다봤다.

삶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차 있는 표정.

넌지시 웃음을 뱉어낸 그는 짧은 말은 남기고 돌아섰다.

[이쪽으로 곧 다른 구조인력이 올 거요.]

[…….]

휙!

다시 창고를 빠져나온 강채훈의 얼굴엔 미소가 엿보였다.

이로써 회사는 일본이 지불했다는 1억 불을 챙길 자격을 얻은 셈이니까.

물론 남은 2명을 더 구조해야 한다는 명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미 와해된 집단을 상대로라면 걱정할 것은 없다.

‘그나저나 대체 또 다른 대가라는 것은 대체 뭐지?’

막상 생각을 하다 보니 문득 그게 궁금해졌다.

일본이 인질 구조작전의 대가로 재우에게 지불한다던 두 가지 대가 중 남은 하나.

이상하게도 진 회장은 그 점에 대해서만은 밝히지 않은 상태였다.

‘뭐,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

철컥!

그는 잠시 들었던 생각을 접고 다시 주변을 탐색했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어지간한 적들은 죄다 제거를 한 상태지만. 그래도 만약의 경우라는 것이 있으니까.

특히나 두 명의 자위대 장교들이 심문을 받고 있다는 건물의 경우는 애초 정보에도 없었던 곳이기에 조심스러움이 더해질 수밖에 없다.

‘뭐지?’

하지만 정작 건물에 도착할 때까지 주변에서 저항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치직!

혹시나 싶어 그는 곧장 베이스캠프에서 정찰 드론을 운용 중인 장동건에게 무전을 날렸고, 뒤이어 그와는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매복의 기미가 보인다는 대답이 들려온다.

-대장님과 50미터쯤 떨어져 있는 2층 건물에서 비정상적일 정도로 다수의 열 반응이 탐지됐습니다. 대략 20명 정도 되는 것 같은데요?

사실이라면 적일 가능성이 컸다.

다른 걸 떠나서 여긴 구역 전체가 적군의 아지트로 활용되고 있는 곳이니까.

그래도 혹시나 싶은 마음에 최대한 조심스레 움직이려는 차, 장동건의 무전이 다시 날아든다.

-무장인력 확인. 어느 머저리 하나가 방금 대장님을 저격하기 위해 총구를 창문 밖으로 내밀었습니다.

피식.

강채훈은 짧은 웃음을 뱉어내곤 즉시 문제의 건물을 향해 내달렸다.

이미 매복이 들켰음을 저들에게 알리려는 의지.

아니나 다를까, 당황한 적들이 곧장 응사를 해온다.

두두두!

쏟아지는 총탄 세례 속을 내달리던 강채훈의 시선은 문제의 건물에 고정되어 있었다.

키릭!

신호가 전달된 40밀리 터렛이 곧장 각도를 틀었고, 이내 쏘아진 한 발의 40밀리가 긴 꼬리를 남기며 건물로 날아간다.

쾅!

요란한 폭음과 함께 건물 전체가 들썩였다.

굳이 생존자를 확인하는 것이 무의미 할 정도의 효과.

이후 강채훈은 다시 베이스캠프에 무전을 날려 다른 적들의 위치파악을 요구했지만, 주변에서 더는 의심스러운 열 반응이 탐지 되지 않는다는 대꾸가 들려온다.

스윽.

비로소 목적지에 다다른 강채훈은 재빨리 문을 걷어찼다.

“…….”

눈에 보인 것은 의자에 묶인 채 앉아 있는 두 명의 자위대 간부들.

한데, 그중 하나의 상태가 조금 심각하다.

“혹시 한국군이십니까?”

순간 그나마 온전한 편에 속하던 자위대원이 유창한 한국말을 뱉어냈다.

단순히 배워서 익힌 어투가 아닌 느낌.

강채훈은 갸웃 하고 문제의 자위대원을 향해 다가갔고, 그가 환한 미소로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전 자위대 특수군 소속 하라 이등육위입니다.”

툭!

줄을 잘라낸 강채훈은 묵묵히 하라를 쳐다봤다.

눈빛의 의미를 이해한 듯, 하라는 즉시 변명을 잇는다.

“아! 제 아버님께서 한국계 이십니다. 덕분에 어렸을 적부터 한국어에는 익숙하죠.”

“당신이 그 친구였군. 자위대에서 유일하게 한국계의 피가 흐른다는.”

강채훈은 입매를 뒤틀며 말하곤 그를 부축했다.

이내 남아 있던 또 한 명의 포박을 풀어내려는 차, 하라가 툭 하고 말을 던진다.

“아키오 조장은 이미 죽었습니다.”

“…….”

“온갖 고문에 못 이긴 결과죠.”

강채훈은 그 말에 잠시 갈등의 눈빛을 보였다.

하지만 판단을 내리는 것은 순식간.

그는 미련 없이 하라만을 부축한 채 방을 빠져나왔다.

“빌어먹을…….”

한참 안전지대로 향하던 차에 하라의 입에서 불평 어린 말이 뱉어졌다.

의아한 마음에 강채훈은 즉시 그를 쳐다봤고, 그는 잔뜩 입술을 깨물며 넋두리를 뱉어낸다.

“아키오 조장이 고문에 못 이겨서 자위대의 병력파병에 대한 정보들을 죄다 불었습니다. 이걸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

“이 상처들도 실은 고문의 흔적이죠.”

“하면 자네는 아무것도 불지 않았다는 건가?”

“물론입니다.”

비록 정이 가지 않는 자위대원이라지만 그 점만큼은 높이 사줄 만했다.

그런데 사실이라면 하라 역시도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사실 위관급 장교가 가진 정보라야 뭐가 그리 중요할까 만은 그래도 정보유출로 인한 문제 발생의 요지는 충분하니까.

“어찌 됐건, 자네만 살아서 돌아가면 꽤 곤란한 지경에 처할게 되는 것은 확실하겠군.”

더군다나 하라는 극우들이 그토록 혐오해 마지않는 한국계의 피가 흐르고 있는 존재다.

하면 그 이후의 상황이야 불 보듯 빤한 것이 아닐까.

“그렇겠죠…….”

하라는 낙심한 듯 고개를 떨궜다.

그 순간 강채훈이 툭 말을 던진다.

“혹시나 해서 말인데, 자네가 원한다면 죽은 것으로 해줄 수도 있다. 어차피 이 상황에서 본국으로 돌아가 봐야…….”

끝이 모호한 말이었지만 하라는 대번에 말뜻을 이해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저편에서 다른 대원들이 합류를 위해 다가오고 있었고, 이내 하라가 다시 입을 연다.

“아니요, 저 하나 편하자고 가족들과 아내를 버릴 수는 없죠. 뭐 정신적으로 고생은 좀 하겠지만, 설마 죽기야 하겠습니까.”

강채훈은 그의 대답에 입매를 뒤틀었다.

이내 다시 주저앉은 그를 둘러업은 그는 넌지시 말을 뱉어낸다.

“참고로 우린 한국군 소속이 아니라 재우 PMC 소속 대원들이다.”

“…….”

“만약 자위대에서 쫓겨나게 되면. 아니 필시 그렇게 될 테고, 오히려 자네에게는 그 편이 낫겠지.”

“…….”

“아무튼 그렇게 되면 나를 찾아오게. 자네 거취를 한 번쯤 고려해 볼 테니까.”

“…….”

***

[어제저녁, 재우 PMC는 역류되어 있던 자위대 생존자들의 구출에 성공했음을 알려왔습니다.]

[생환한 자위대원의 수는 총 11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다행히 교전 과정에서의 희생자는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으며…….]

2010년 12월 5일.

전 세계의 뉴스는 자위대원들의 구출 소식으로 떠들썩했다.

그로 인해 가장 시선이 집중된 곳은 당연히 재우 PMC의 존재와 재우의 기술력.

때문에 한동안은 각 방송사 및 신문사들.

그리고 해외언론들로부터의 인터뷰 요청으로 재우의 홍보팀은 몸살을 알아야만 했다.

-밀덕들의 사이트에 올라온 소식에 의하면 재우 PMC 대원들이 그냥 아이언맨 찍었다던데?

↳아 시발, 부탁이니 제발 영상 좀…….

↳그 영상이 민간에 돌겠냐?

-아! 갑자기 가슴이 웅장해진다. 나도 이 기회에 그냥 재우 PMC에나 들어갈까.

↳님. 거기 아무나 안 받아줌. 최소 UDT나 특전사 출신들. 그것도 전투 유경험자들 위주라 아마 님에게는 기회가 없을 것임.

↳아! 그 말을 들으니 가슴이 졸라 옹졸해진다.

재우 PMC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도 대체로 호의적인 편이었다.

어디 국내뿐일까, 해외에선 아예 용병 유경험자들이 단체로 몰려들 정도.

그 탓에 미국 주제 본사는 한동안 모든 대외 채널을 닫아 버린 상태지만, 그럼에도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지원자들의 수는 끊임이 없었다.

[재우 PMC는 오늘부터 팬텀 나이트라는 정식 별칭을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외신의 관심도 또한 점차 그 정도가 더해 갔다.

하긴, 정규군도 고개를 가로젓는 모술 지역에서 단 한 명의 희생자도 없이 작전을 성공시켰으니까.

아마 이제부터 팬텀 나이트에 대한 각국 주요 인사들의 관심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거다.

[대중들은 자위대원들의 구조에 대해 열띤 환영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분위기가 다른 곳은 일본이었다.

뭐 겉으로는 자위대원들의 생환을 환영하는 분위기였지만 그 이중적인 태도가 어디 갈까.

고작 며칠 사이 논조는 급변했고, 이후론 내내 질투와 시기의 연속이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민간 용병단체에 의해 자위대 최고의 특수부대원들이 구조 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우익을 중심으로 한 일부 단체에선 이 기회에 일본에서도 민간 주도 PMC의 설립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쯧쯧.”

함께 뉴스를 지켜보던 김태익 국방장관은 혀를 차댔다.

그러면서도 나름대로는 이해가 가기라도 하는 듯 픽 하는 헛웃음과 함께 말을 뱉어낸다.

“일본 정부가 머리가 꽤 복잡할 겁니다. 막상 구조는 해왔는데, 하필 그게 민간 용병단체의 힘을 빌린 상태니 원. 그나저나 트집을 안 잡는 것만도 다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트집이요?”

나도 몰래 고개가 갸웃해졌다.

마침 찻잔을 들어 올리려던 장관은 다시 그걸 내려놓으며 말한다.

“생존자가 고작 11명밖에는 되지 않는 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걸 트집 잡을 이유가 있나요. 어차피 대부분은 우리가 구조작업에 돌입하기도 전에 참수되어 버린 상황인 마당에.”

“물론 그렇기는 하지만, 일본 정치인들이야 워낙 상식을 뛰어넘는 자들이 많은 터라 괜한 걱정이 들었던 것뿐입니다. 참, 그런데 대체 재우와 일본 정부가 합의한 두 번째 조건이 대체 뭡니까? 1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 말고, 또 하나 챙기신 조건 말입니다.”

마지막 질문은 꽤 기습적이었다.

정작 오늘 나를 찾아온 목적은 그걸 알아내기 위함이었던 듯한 느낌.

침묵으로 일관하자 그가 넌지시 말을 잇는다.

“제가 전해 듣기로는 보잉. 그리고 F-15J와 연관이 있다고 하던데, 전 당최 거래내용이 뭔지를 짐작하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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