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190화 (190/372)

#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 190화

대령의 표정에선 욕심이 읽혀졌다.

F22씩이나 보유한 미국에서 아직은 4.5세대에 불과한 기체에 욕심을 내비친다?

왠지 우스운 마음에 안혜진 소령의 입매가 절로 뒤틀린다.

[훈련 스케줄에 대한 브리핑은 언제 있습니까?]

[아! 브리핑은 19시에 이루어질 예정입니다만, 아직 일본 팀과 프랑스 팀이 도착을 안 한 상태요. 하니 별도의 안내가 있을 때까지는 배정된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면 됩니다.]

안 소령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 타고 왔던 고스트 이글을 향해 걸어갔다.

기체엔 미리 한국에서 출발하여 도착해 있던 정비사들이 벌써 다닥다닥 달라붙어 있었던 상태.

뭣 때문인지 슬그머니 그들에게 다가간 안 소령은 잠시 주변을 훑어보곤 말했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아무도 접근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정비 담당 부사관은 웬 걱정이냐는 듯 말했다.

하긴, 타국의 전투기에 이유 없이 접근하는 무개념들은 없겠지.

뭐 설사 호기심에 다가오는 이들은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것도 대부분은 그저 낯선 기체에 대한 호기심으로 사진을 찍을 목적일 거다.

“장훈 대위. 난 잠시 보고를 위해 통제실에 갈 테니 자네가 통솔하도록 해.”

이후 후임에게 통솔권한을 넘긴 안혜진 소령은 즉시 통제실로 향했다.

그에겐 올해로 꼬박 2번째 참가하는 훈련.

하지만 당시와 지금은 기분 자체가 다르다.

당시 훈련 참가를 위해 끌고 왔던 KF-16과 현재의 KF-02는 존재감이 다르기에.

‘KF-16도 훌륭한 기체인 것은 사실이지만 어디 고스트 이글에 비할까.’

잠시 마음을 파고들었던 감회를 접은 채 다시 걸음을 옮겼다.

쉬이익!

때마침 활주로에 내려서는 F-15 전투기들.

미익에 새겨진 붉은 원으로 인해 그는 대번에 그것이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기체임을 알 수 있었다.

‘이제 도착한 모양이군.’

안 소령은 상관하지 않은 채 통제실로 들어섰다.

곧 합참에 무사히 도착했음을 보고한 그는 신분 확인 절차를 비롯하여 여러 서류에 사인을 남겼고, 이후 몇몇 안내 사항을 전해 듣곤 숙소가 있는 방향으로 향했다.

끼익!

그때,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의 조종사가 통제실로 들어섰다.

그와 마찬가지의 목적으로 찾은 것일 터.

짧은 눈인사를 하고 지나치려는데, 갑자기 예의 그 조종사로부터 불쑥 손이 내밀어진다.

[항공자위대 북부항공방면대 소속 마츠다 3좌입니다.]

[아, 대한민국 공군 소속 안혜진 소령이오.]

안혜진 소령은 얼떨결에 대꾸하곤 손을 맞잡았다.

이후 딱히 할 말이 없던 그는 다시 웃음을 내비치곤 통제실을 빠져나오려는데, 뒤편에서 갑자기 하잇! 하는, 일본인 특유의 얇고 경직된 목소리가 들려온다.

‘깜짝이야. 누가 보면 앞에 막료장이라도 서 있는 줄 알겠군.’

얼핏 쳐다본 자위대 조종사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부동자세를 유지한 채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 탓에 미군들의 얼굴엔 웃음기가 잔뜩 매달려 있던 상태.

안 소령 역시 티 나지 않는 웃음을 내뱉으며 돌아섰다.

‘아무튼, 일본 애들 유난 떠는 건 알아줘야겠군.’

***

그날 늦은 밤.

총 147명에 달하는 한국 측 인원들은 대부분 식사를 마치고 휴식에 들어갔다.

하지만 6명의 전투기 조종사들을 비롯하여 추가로 도착한 수송기 조종사들의 경우는 따로 브리핑이 계속됐고, 이후 또 한 차례 이어진 토론회에선 각국의 전투기 조종사들만이 자리에 남았다.

[이번 훈련의 주요 목적은…….]

모임은 자유로운 토론 시간에 가까웠다.

나눠진 팀은 총 3개.

그중 한국은 블루 팀의 일원으로. 그리고 항공자위대는 레드 팀의 일원이 되어 공방전을 펼치게 되었고, 나머지 한 팀은 중립 통제 역할을 감당하게 됐다.

[한국 공군이 1선을 맡도록 하죠.]

역할 분담은 대부분 기체의 스펙을 고려하여 주어졌다.

아직 실전에 나선 적이 없는 고스트 이글은 카탈로그상의 스펙만으로 역할이 주어진 상황.

그렇다 해도 워낙 대외적으로 알려진 성능 자체가 기존의 4.5세대들과는 차이가 큰 터라 1선 공격 임무가 주어졌다.

[레드 팀에선 당연히 미국이 1선으로 나서겠죠?]

함께 블루 팀으로 배속된 영국군 조종사가 말했다.

뭐 그거야 그건 보나 마나 한 결과.

F22가 아니면 대체 어느 기체가 1선 임무를 감당할 거라는 말인가.

문제는 상대가 완전한 5세대 기체라는 사실인데, 그 때문인지 블루 팀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벌써부터 침울하다.

[너무 죽을상들 하지 않아도 됩니다. 소식에 의하면 이번 훈련에선 특별히 미 해군소속 그라울러 전자전기를 우리 블루 팀에 배속한다고 합니다. 아마 F22와의 전력 차가 워낙 심하다 보니 그런 결정을 내린 모양인데, 솔직히 전자전 기체가 포함되는 전력이라면 해볼 만하지 않겠습니까?]

그때, 프랑스 공군 소속의 조종사가 희망을 주겠다는 듯 소식을 하나 알려왔다.

명찰에 적힌 이름은 루이스.

한데 그의 예상과는 달리 블루 팀의 사기는 여전히 바닥을 기었다.

[반응들이 왜 그럽니까?]

당황한 루이스는 눈을 끔뻑이며 주변을 둘러봤다.

누구 하나 대답을 해주는 이는 없이 그를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상태.

아니, 프랑스군 전체가 같은 시선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저 친구, 우리가 그걸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나 보네요. 아니 그건 둘째 치고, 편대장님 기체가 전자전기라는 것도 모르고 있나 본데요?”

한편, 루이스의 호들갑을 지켜보던 이상화 대위가 넌지시 안 소령을 향해 속삭였다.

황당하긴 마찬가지였던 듯, 안 소령의 얼굴엔 한심하다는 투의 표정이 지어져 있었다.

“아무래도 그런 모양이군.”

“그건 너무 성의 없는 것 아닙니까? 주최 측에서 사전에 참가국 기체들의 무장과 기체의 특징이 적힌 안내서도 미리 뿌렸지 않습니까.”

“그걸 확인하는 것도 귀찮았나 보지.”

“하아…… 그럼 이거 큰일인데요. 저렇게 기본도 안 된 애들을 믿고 작전을 어떻게 합니까.”

그건 안 소령 역시 동감하는 부분이었다.

가장 기초적인 정보 숙지조차도 게을리하는 자들과 한편을 먹는다는 것만큼 불안한 일이 또 있을까.

그렇다고 오늘 처음 얼굴을 본 인물에게 쓴소리를 뱉기도 뭐한 터라 결국 손사래를 치고 만다.

“참, 그나저나 전자전 포드는 왜 갑자기 장착을 해서 보낸 걸까요?”

내내 혀를 차던 이상화 대위가 갑자기 주제를 벗어난 질문을 뱉어낸다.

그게 궁금했던 것은 사실 안 소령도 마찬가지.

이제 막 기체 적용 테스트를 끝마친 포드를.

게다가 운용훈련 역시 고작 수주에 불과한 자신에게 맡겨 부랴부랴 훈련 참가를 지시한 상부의 의도가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확실한 것은 미국의 요구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러니까 뭣 때문에 말입니까. 어차피 전자전 포드 기술은 지들이 제공한 것인 만큼 성능이 궁금했을 리는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맞아, 때문에 그보다는 KF-02가 전자전기로도 운용이 가능할 정도라는 소식을 듣고 사실 확인을 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야.”

“…….”

“솔직히 전자전 포드만 달았다고 해서 전부 전자전기라고는 할 수 없잖아.”

“그거야 당연하죠. 엔진이 생성하는 전력량도 받쳐줘야 하고, 탑재한 미션 컴퓨터의 운용프로그램 자체도 다르니까요. 어? 그럼 설마 미국 애들이 그걸 확인하려는 것 아닐까요? 고스트 이글이 정말로 그 조건들을 죄다 충족하는지를…… 그라울러와 대조해 보기 위해서 말입니다.”

“내가 하려는 말이 그거였어.”

이상화 대위는 그 말에 눈을 끔뻑였다.

“그럼 왜 합참에선 굳이…….”

이내 의문을 표하려는 차, 갑자기 주변이 소란스러워지더니 영국 조종사 중 하나가 루이스를 나무라는 소리가 들려온다.

[내 말이 틀렸어? 대체 프랑스 팀은 여태 뭐 했기에 기본 지식도 숙지하지 않고 온 거냐고.]

[뭐요?]

그 말에 또 다른 프랑스 팀 조종사가 발끈했다.

하지만 기세가 죽지 않은 영국군 조종사는 다시 프랑스 팀을 향해 조목조목 말을 뱉어냈다.

[주최 측에서 보낸 훈련 안내서는 화장실 가서 휴지로 썼습니까?]

[말을 좀 가려서 하죠.]

[내가 지금 말을 가려서 할 상황이오? 기본도 안 되어있는 인물을 팀 동료라고 믿고 훈련에 나가야 할 상황인 마당에? 그리고 듣고 있자니 당신도 한국군 전투기에 전자전 포드가 달려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같은데, 대체 프랑스군은 여기에 훈련을 하러 온 것이 맞기는 한 거요?]

듣고 있던 안 소령은 그 말에 황당함을 느꼈다.

기본조차도 숙지가 안 되어있는 조종사가 하나만이 아니었다니.

영국군이 저렇듯 난리를 치는 것도 딱히 이상한 일은 아닌 셈이다.

[뭐 그거야…….]

분위기가 자신들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느낀 듯 내내 소리를 높였던 프랑스 팀 조종사는 슬며시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것으로 정리가 되었으면 좋았으련만.

이번엔 사건의 발단이었던 루이스라는 자가 다시 억울함을 표출했다.

[아니 몰랐을 수도 있는 거지 뭘 그렇게들 난리를 치시나.]

순간 블루 팀 전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건 뭐 문제의 심각성조차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바보라고 해도 무리한 표현이 아닐 정도.

대체 저런 자가 어떻게 전투기 조종사가 된 건지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응?”

그때, 안 소령의 시선이 저편에 있던 레드 팀 일원 중 하나와 똑바로 마주쳤다.

이름이 마츠다였던가?

자위대 북부항공방면단 소속 3좌라는.

특이하게도 그의 얼굴엔 호승심이라고 짐작될 만한 표정이 잔뜩 지어져 있던 상태였다.

아니, 호승심이라기보다는, 질투에 가까운.

“그 새끼…… 눈빛 한번 고약하네.”

***

쉬이이익!

이틀 후, 본격적인 연합 항공훈련의 막이 올랐다.

훈련의 현실성을 더하기 위해 레드 팀은 어제 이미 아일슨 공군기지에서 대략 400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으로 이동한 상태.

브리핑에 따르면 팀 내에서도 다시 조를 2개로 나눠서 공격과 방어 훈련을 진행할 예정.

그 탓에 공격 팀인 블루 팀 역시도 이미 공격조를 2개로 구성한 상태였다.

[A조가 모두 이륙하기 전까지 잠시 대기한다.]

안 소령의 기체는 다른 고스트 이글들과는 달리 B조에 속해 있었다.

미군의 스트라이크 패키지에 따르면 각 팀마다 최소 1대 이상의 전자전기가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

쉽게 말해서 안 소령의 기체가 B조의 지원기이자 편대의 리더 역할을 감당하게 되었다는 건데, 다행인 것은 문제의 프랑스 군은 배속되지 않았다는 거다.

[A조 출격 완료.]

한참의 대기 끝에 무전이 다시 날아왔다.

척!

그와 동시에 관제사의 신호가 떨어졌고, 뒤이어 활주로를 통제하는 부사관의 수신호가 올라간다.

끄덕.

신호를 받은 안 소령은 기체의 엔진과 엘리베이터를 점검했다. 이어 러더와 플랫 컨트롤 역시도.

이후, 그의 기체는 곧장 스타팅 포인트로 향한다.

쿠우우우!

활주로를 이륙한 기체는 20도 각도로 치솟아 Quickest Turn을 시도한다.

뒤이어 이륙한 기체들과 합류가 이루어진 것은 순식간.

총 5기의 기체가 곧장 목표지점을 향해 속도를 높인다.

“정상적인 스트라이크 패키지라면 총 6대로 구성되어야 했겠지만 뭐 어쩔 수 없지. B조에 배속된 전자전기가 나 하나뿐이 마당에. 그나저나 통일성이 전혀 없군.”

안 소령은 편대의 구성에 영 적응이 되지 않았다.

워낙 다국적군이 참여하다 보니 기체의 종류도 각양각색.

그나마 작전의 방향성이 넓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리더로서 고려해야 할 점도 그만큼 많다.

[아! 나의 아름다운 타이푼이여. 오늘 꼭 살아서 돌아가자꾸나.]

영국군 소속의 타이푼 2대는 공중엄호를 맡았다.

[폭격지점 체크]

그리고 미 공군 소속의 F-15들에게는 지상 폭격의 임무가 주어졌고.

잠시 오가는 농담 섞인 무전 속에서 안 소령은 통제기와의 교신을 시도한다.

[시계 양호. 통신상태 확인.]

[통신 양호. 데이터 전송한다.]

조기경보기와의 통신은 문제가 없었다.

이후 확인해야 할 것은 전술 데이터의 교환이 원활한지의 여부.

다행히도 AWACS에서 보내온 데이터들은 연동된 링크를 통해 순조롭게 미션 컴퓨터로 전송되었다.

뭐 그 부분 역시 이미 사전 점검을 통해서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기는 했었지만.

[적기위치 확인.]

다기능시현장치를 통해서 표적 정보를 받은 안 소령은 가장 먼저 표적을 할당했다.

연동된 링크에 따라 편대에 줄줄이 표적 할당이 이루어지고, 기체들은 신호에 따라 곧바로 증속을 시도.

쿵!

VMAX(최고속도 구현)로 음속을 돌파한 기체들은 곧바로 목표를 향해 날아갔다.

[체크.]

안 소령은 목표와 일정 거리에 이르자 AESA 레이더와 IRST를 가동했다.

이내 센서 통합 소프트웨어를 통해 정확히 적기의 위치를 확인한다.

[적 미사일 발사 신호 없음.]

다행히 레드 팀 기체들은 아직까지 이쪽을 탐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즉, 이대로 재밍에 들어가면 현재 레이더상에 표시된 적기들을 격추하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는 거지.

[잠시 대기.]

하지만 안 소령은 잠시 주저했고, 통제기에선 의문을 표하는 무전이 날아든다.

[1호기. 표적대응이 곤란한 상황인가?]

그럴 리는 없었다.

고스트 이글의 모든 제어 시스템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으니까.

그럼에도 끝내 그가 주저한 이유는 상황이 조금 애매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확연하게 레이더에 잡힌다는 것은 적 기체들이 대부분 비 스텔스기들임을 의미하는 건데, 그럼 F22는 지금 어디에 있다는 거지?’

[1호기. 전방지원 재밍 불가능한 상황인가?]

[상태 양호. 그런데 혹시 통제기에선 F22의 위치가 확인 되었나?]

거듭된 통제기의 재촉에 안 소령이 되물었다.

하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NO.

잠시 생각을 정리한 끝에 그는 현장 편대장기로서의 지휘권 발동을 알린다.

[F22의 위치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 재밍은 무의미하다. 해서 확인된 적기들을 상대로는 통상적인 BVR 교전에 들어간다.]

그건 아군기들이 자칫 불시의 역 재밍 공격을 받을 경우를 상정한 거였다.

만약 F22가 지원재밍 범위가 아닌 다른 곳에서 날아온다면.

해서 장착된 AESA를 통해 역 재밍을 걸어온다면 미처 조사범위를 재 조정하기도 전에 아군기들의 피해가 먼저 발생할 테니까.

쉽게 말해서 재밍 포드를 사용할 시점은 지금이 아니라는 거다.

[현 시간부로 작전 지휘권을 안혜진 소령에게 일임하고 본 통제기는 보조 임무만 담당한다.]

다행히 의미를 이해한 통제관은 그 말에 곧장 수긍한다.

[통신 확인. 락온. 파이어.]

권한을 획득한 안 소령은 확인 된 적기를 향해 곧장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했다.

일단은 확인된 적의 수를 최대한 줄여 놓는 것이 중요할 테니까.

물론 실제로 미사일이 날아가는 것은 아니었고, 대신 발생한 전파신호가 곧바로 AWACS에게 전달된다.

[발사 확인.]

신호를 받은 통제기는 안 소령의 기체로부터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발사되었음을 공식 인정했다.

이후 입력된 신호가 프로그램에 따라 목표까지의 거리를 객관적으로 산출.

곧 목표까지의 도달 시간과 결과를 통지해 준다.

[적기 회피기동 실시. 체프 투하!]

레드팀의 진영에선 벌어지는 일들은 다시 무전을 통해 고스란히 이쪽으로 전해져 왔다.

한마디로 난리가 난 상태.

하긴, 자신들은 아직 표적 확보도 못 한 상태에서.

그것도 무려 280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서 미사일이 날아오는 상황이니 그럴 법도 할 거다.

[체프 효과 없음.]

하지만 고스트 이글이 발사한 중거리 미사일은 체프의 방해쯤은 거뜬히 무시하는 물건이었다.

단지 카탈로그상에서만이 아니라 그건 실제 테스트 결과로 드러난 것.

때문에 그 부분은 프로그램에 고스란히 적용되었고, 곧 알고리즘에 따라 결괏값이 전해진 거다.

[표적들 급기동 실시]

결국 레드팀은 다급히 급기동을 실시했다.

하지만 무려 60G에 달하는 기동력을 보이는 물건을 회피하는 것은 불가능이 가까운 일.

결국 2대의 적기가 피격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져 온다.

[레드 팀 1호, 2호 기체 피격 확인. 3호기가 중거리 미사일 발사했다.]

이후 통제기의 무전을 통해선 적기가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져왔다.

현재 위치까지 도달 시간은 대략 수십여 초.

표적이 된 것은 영국 팀이 타고 있던 타이푼들이었다.

[망했는데? 나의 이 아름다운 타이푼에 곧 암람이 날아온다네?]

영국군 조종사는 농담 섞인 불평을 토했다.

이후 편대의 동반 피해를 막고자 이탈할 것을 알려오던 차, 안 소령이 나지막한 소리로 무전을 날린다.

[잠시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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