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도 만들어 드릴까요? 121화
“어서 오십시오.”
도착한 곳은 강남에 있는 삼정그룹 사옥이었다.
미리 언질이 있었던 듯 입구에서부터 대기 중이던 삼정의 직원들은 도착과 동시에 나를 전략기획실로 안내했다.
“바쁘신 와중에 연락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삼정 그룹의 핵심 간부들과 대화 중이던 이영훈은 나를 보자 반색하며 일어섰다.
순간적으로 살핀 분위기는 마치 다들 요단강을 눈앞에 둔 사람들 같달까.
대충 무슨 일로 나를 보자고 한 것인지가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우르르.
내 등장에 간부들이 일제히 방을 나섰다.
둘만의 시간을 주려는 의도일 터.
상관하지 않은 채 소파로 향하자 이영훈이 재빨리 맞은편에 자리했고, 난 이야기가 괜히 겉도는 것을 막고자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어떻게 도와드리면 되겠습니까.”
순간, 이영훈의 눈동자가 강하게 흔들렸다.
뭐 사실 내가 도울 방법이야 하나뿐.
그의 입에서 말이 뱉어지기 전에 내가 먼저 말을 뱉어냈다.
“현재 가장 큰 문제점은 상속세 일 겁니다. 충고를 드리자면, 그건 죽었다 깨도 벗어날 방법은 없으니 그냥 순리를 따르셔야 할 겁니다.”
“…….”
냉정하게 들릴지 몰라도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 나라의 법이 그렇고, 그걸 어겼다간 대가가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거든.
뭐 그 점이야 이영훈도 모를 리는 없을 테고, 이제부터 진짜 대화의 핵심이 될 거다.
“대신 제가 도울 수 있는 것은 잡음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상무님의 경영권을 유지해 드리는 겁니다.”
이영훈은 순간 눈을 빛냈다.
실은 그가 내게 바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을 테니까.
꿀꺽 마른 침을 삼킨 그는 내 입술만을 쳐다봤다.
“현재 삼정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것은 물산이죠. 해서 상무님께서는 반드시 물산을 장악해야 하고, 그걸 위해선 제한모직과의 합병을 꼭 이루어야 하죠.”
“……그렇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심각한 문제는 삼정물산과 제한모직의 합병 비율에 대한 여론이 지나치게 안 좋다는 겁니다.”
그건 사실 당연한 결과였다.
누구나 인정하는 삼정그룹 지배구조의 정상에 있는 물산.
그리고 고작 영업이익률이 수백억에 불과한 제한 모직의 합병 비율이 1:0.35라는 건 누가 봐도 불합리 한 일이지.
더군다나 제한 모직은 이번 합병을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하여 지분 가치를 끌어올린 상태인데, 물산 측 주주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건 한마디로 사기에 가깝다.
그리고 차후엔 그게 바로 이영훈을 법적으로 옭아매는 문제가 되는 것이고.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음은 진 회장님께서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물론 알고 있죠. 해서 방법을 제시하자면 더는 합병 비율에 대해 잡음이 안 나오도록 제한 모직의 가치를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겁니다.”
“…….”
이영훈은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 나를 빤히 쳐다봤다.
그 타이밍에 품에서 서류 한 장을 꺼내어 그에게 내밀자 한참을 멍한 표정으로 나와 서류를 번갈아 쳐다본다.
“앞으로 제한 모직에서 재우 연구소가 개발한 특수 섬유 소재들을 독점 생산한다고요?”
“그렇습니다. 만약 그게 성립되면 제한 모직의 매출은 지금과는 비교조차 안 될 정도로 증가하게 될 겁니다.”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그는 순간 멍한 표정이 되어 나를 쳐다봤다.
어깨를 으쓱해 보이곤 다시 말을 이었다.
“가능합니다. 또 그래야만 제한 모직의 실질적인 가치가 올라갈 테고요.”
“…….”
“그리고 어차피 우리도 개발된 섬유 관련 신소재들을 전부 자체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지금까지 개발된 것들의 종류만 무려 스무 종에 달하는데, 그걸 죄다 우리 손으로 생산하려다간 설비와 공장증설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겠습니까?”
“그건 맞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제한 모직에는 이미 여기 이 목록에 있는 소재들의 생산이 가능한 설비들을 이미 갖추고 있고요.”
이영훈은 얼씨구나 싶은 표정으로 맞장구를 쳤다.
피식 헛웃음을 뱉어내곤 그에게 건넸던 종이를 다시 받아들며 말했다.
“게다가 아시다시피 이 신소재들은 개발 이후 시장성 확보까지의 시간 싸움이 중요합니다. 즉, 한시라도 빨리 상용화를 해둬야 시장 장악에 유리하다는 말이죠. 해서 난, 제한 모직을 파트너사로 삼겠다는 겁니다.”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그의 인상이 확 펴졌다.
뭐 당연한 거겠지.
그간 해외에만 의존하던 수조 원대의 신소재들을 국내에서. 그것도 제한 모직이 독점 생산하는 상황이면 주가 상승의 정당성을 확보하기엔 충분할 테니.
솔직히 그 사실이 발표되는 순간이면 자칫 물산과의 합병 비율조차도 재조정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럼 결과적으로 최대 난제인 잡음은 사라지게 되는 거지.
“단, 조건이 있습니다.”
“네?”
한참 꿈에 부풀어 있던 이영훈은 그 말에 다시 긴장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럼 막말로 내가 얻는 것도 없이 그를 도울 이유는 없잖아.
슬쩍 그의 눈치를 한번 살피곤 말을 이었다.
“합병 후, 물산의 지분 6%를 제게 양도하시죠.”
“…….”
아마 그로서는 난감한 소리였을 거다.
현재 합병 비율대로라면 그가 차후 장악할 물산의 지분비율은 17.8%. 그중 6%를 내놓으면 그로선 타격이 크거든.
“그건 좀…….”
아니나 다를까, 이영훈은 곧장 반발했고 난 다시 말을 이었다.
“그걸 내어준다고 해서 경영권에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닐 텐데요? 일가의 지분과 우호 지분들. 그리고 국민연금과 자사주를 합친다면 경영권 방어엔 문제가 없으니까요. 게다가 내게 넘기는 6% 역시 ‘영원한 우호 지분’이
될 겁니다.”
“…….”
그는 한껏 신중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이후 한참을 더 고민에 빠진 표정을 지어 보이더니 불쑥 질문을 뱉어낸다.
“정말로 끝까지 저와 함께 가실 생각이십니까?”
피식.
그게 아니라면 아마 이런 짓을 할 생각은 하지도 않았을 거다.
지금도 그렇지만 삼정은 앞으로도 내게 있어 일 순위나 다름없는 핵심 협력사가 되어야 할 테니까.
뭐 설사 주인이 바뀐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이 있겠냐만은, 난 굳이 일을 복잡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
쉽게 말해서 변수는 최대한 억누르는 편이 낫고, 내가 컨트롤 가능한 자가 삼정을 맡는 것이 이익이라는 소리지.
“그야 당연하죠. 참! 생각해보니 그 말을 안 했군요. 앞으로 재우가 운영하는 ‘미래 펀드’에서도 삼정전자는 물론 합병 후 물산의 지분을 일부 매입할 생각입니다. 물론 그것 역시 필요할 때 언제든 상무님의 우호
지분이 될 테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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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삼정물산과 재한모직의 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간 화두가 되었던 두 계열사의 합병 비율은 다행히 무리 없이 매듭지어졌습니다. 사안이 봉합된 주원인은 제한모직과 재우 그룹 사이의 협력사업 진행으로 인한 제한의 지분 가치상승이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두 기업 사이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굳어졌음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2004년 3월 27일.
지루했던 삼정물산의 합병 문제는 결국 끝을 맺었다.
이후 이영훈은 약속대로 내게 물산의 지분 6%를 넘겼고, 난 그걸 이영훈에게 밀어줌으로써 그의 경영권 보장에 힘을 보탰다.
[국방부는 오늘 그간 운용 테스트를 진행하던 대형 공격헬기의 정식 배치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그간 재우가 담당하고 있던 사업들도 도드라진 성과를 보이고 있었다.
대표적인 것들을 논하자면 우선 생산이 완료된 육군의 대형 공격헬기가 벌써 10여 대에 달한다는 것.
며칠 전엔 군에 인계도 완료한 상태였는데, 아마 곧 있을 미군과의 연합훈련에도 투입될 거다.
[오늘 오전 재우는 한국형 이지스함의 마스트 통합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형 이지스 함정의 1번 함 건조도 순조롭게 진행되는 중이었다.
애초의 방식과는 달리 함정과 마스트의 동시 제작이 가능한 덕분에 척당 건조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었던 상태.
내년 연말쯤엔 무장제어시스템의 탑재도 가능할 거고, 이후 미사일들의 개발이 완료되는 2005년쯤엔 군에 인계하는 것도 가능할 예정이다.
“폴라베어 엔진을 탑재한 트럭의 사업 타당성 조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그동안 타당성 조사를 진행했던 신형 트럭 개발은 성공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사실 최근 가장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바로 그 소식.
난 즉시 이사회를 소집하여 재우의 대형 트럭 부분을 재편하기로 결정했고, 그 결과 총 투자 규모가 8천억에 이르는 사업안이 의결됐다.
“차량 준비해주세요.”
그로부터 다시 3개월 후, 새로운 라인업을 구성하여 신차 개발을 진행 중이던 쌍웅 자동차도 드디어 그 결실을 맺었다.
내내 소문만 무성했었던 쌍웅의 신차가 발표된다는 소식에 언론은 앞다퉈 몰려들었고, 결국 오늘, 그걸 세상에 드러낸다.
“오늘 쌍웅 자동차 신차 발표회인 줄은 알고 있지?”
막 쇼륨으로 향하려던 차에 윤상민 부회장이 다리를 절뚝거리며 내 방을 찾았다.
두 달 전쯤 운동 중에 계단을 구른 결과였는데, 연세가 있어서인지 쉽게 낫지 않는 상황이라고 한다.
“네, 안 그래도 그곳에 참석하려고 지금 준비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언론 기자들을 비롯하여 대한민국 자동차 전문 매거진들의 기자들을 전부 초청해둔 상태니 진 회장이 가서 얼굴마담이라도 좀 해주라고.”
윤 부회장은 한껏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뭐 따지고 보면 지금은 그의 역할을 내가 대신하고 있는 셈이니까.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렇다고 다리가 부러진 노인을 언론 앞에 세울 수도 없고, 러시아에 있는 진현철을 불러들이는 것은 더더욱 말이 안 되고.
체제 개편 이후 한동안은 좀 편하다 싶더니 그것도 고작 몇 달 뿐일 행복이었던 모양이다.
“나중에 꼭 이 원수는 갚으십시오. 그리고 기왕 쉬시는 거면 아버님과 말동무나 하시러 가시던지요.”
“안 그래도 그럴 참이었어. 요즘 회장님이 지나치게 축 처져 계셔서 위로라도 해 드려야지.”
난 그 말에 헛웃음을 뱉어냈다.
진현필 회장, 아니 아버지가 처져 있는 이유는 바로 윤 부회장 본인 때문이거든.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선 나조차도 기가 막힐 따름이다.
“그러기에 왜 뜬금없이 저를 고자로 만들어 버리신 겁니까?”
“그거야 자네가 하도 결혼 압박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임기응변을 대신해준 거잖아. 그리고 말은 똑바로 하자고, 난 자네가 고자가 됐다고 말씀드린 건 아니야, 단지 무정자증이라고만 했지.”
따지고 보면 다를 바 없는 핑계였다.
막말로 진 회장의 입장에선 자식이 고자가 됐건 무정자증이 됐건 도긴개긴이지.
뭐 당장은 편할지 몰라도 앞으로 걱정이다.
“전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그게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그 뒷감당은 삼촌이 하세요.”
“얼씨구, 그래도 결혼할 생각이 있기는 한 모양이네.”
그는 웃으며 눈을 흘겼다.
그 부분에 대해선 딱히 할 말이 없어 수트를 챙기는 순간, 갑자기 그가 진중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 친구야, 자네 아버님이 어떤 분이신데, 그런 황당한 말을 믿겠어.”
“안 믿으신다고 보기엔 요즘 지나치게 조용하시잖습니까.”
난 의아한 마음에 다시 고개를 돌리며 되물었다.
그러자 그가 피식 웃음을 뱉어내며 말한다.
“그거야 자네 입장을 이젠 어느 정도는 이해하겠다는 의미인 거지.”
“…….”
“한마디로 자네가 오죽 스트레스가 심했으면 그런 거짓말까지 동원했을까 싶은, 뭐 그런 심정이실 거라는 소리야.”
“…….”
******
“도착했습니다.”
기자초청 간담회가 진행 중인 쌍웅 자동차 본사는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라 있었다.
하긴, 무려 2년 가까이 베일에 싸여 있던 프로젝트였으니까.
그래서인지 신형 SUV를 향한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가 끝이 날 줄을 몰랐다.
“신차 출시는 언제부터 기획하신 겁니까?”
차에서 내림과 동시에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평소 같았다면 피곤하게 달려드는 기자들을 상대하는 것을 질색했을 나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상황인 터라 웃으며 그들과의 대화에 응했다.
“쌍웅 자동차의 신차 출시 계획은 초기 인수과정에서부터 진행하여왔었던 것입니다.”
“기존 쌍웅의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디자인을 추구하시는 것 같은데, 혹시 유럽과 북미 시장진출을 노리시는 겁니까?”
대답을 뱉어내기 무섭게 질문이 이어졌다.
의외인 것은 그게 꽤 핵심을 지적하고 있다는 것.
누군가 싶어 슬쩍 질문자를 쳐다보자 왠지 낯설지 않은 느낌을 풍기는 여기자가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이번에 쌍웅이 출시한 신차의 경우 단순히 내수시장만이 아니라 본격적인 수출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것입니다. 그 덕에 엔진을 비롯한 거의 모든 부분을 풀체인지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 그런데…….”
말끝을 흐리는 나를 기자들이 의아한 눈으로 쳐다봤다.
난 즉시 질문을 했던 여기자를 똑바로 쳐다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
“혹시 우리 어디서 본 적이 있던가요?”
“아니요, 전 회장님을 오늘 처음 뵙습니다만.”
“그럼 내가 착각을 한 모양이군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이름이 뭔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한지혜입니다.”
순간 떠오른 것은 한지연 기자였다.
그러고 보니 어디서 많이 봤다 싶은 얼굴도 바로 그 얼굴을 닮았기 때문.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물으려는 순간 그녀가 또다시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뱉어냈다.
“회장님께선 향후 전기차 시장의 활성화를 예상하고 미국에 직접 회사까지 설립하셨는데, 그 상황에서 내연기관 차량을 출시하는 것은 좀 모순 아닙니까?”
“엄밀히 따지면 모순이기는 하죠. 하지만 전기차가 탄생했다고 해서 그게 단숨에 내연기관 차량 들을 전부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
“그리고 내가 쌍웅을 인수한 근본적인 이유는 향후 다가올 전기차 시장에서의 아시아 생산 거점과 인프라 구축을 위함인데, 그렇다고 과도기를 그냥 보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럼 쌍웅도 언젠가는 전기차 체제로 탈바꿈한다는 말인 겁니까?”
“그렇습니다.”
단호한 대답에 장내가 술렁였다.
슬쩍 다시 시선을 준 한지혜 기자는 멍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상태.
이번에야말로 기회다 싶어 다시 물었다.
“혹시 한지연 기자와는 어떻게 되는 사이죠?”
“어? 저희 언니를 아세요?”
역시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의아한 것은 말투가 왠지 나와 한지연의 관계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는 느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물었다.
“언니가 저와 꽤 가까운 관계라는 사실은 그쪽에게 말을 안 한 모양이죠?”
“아니요, 평소 일에 관해서는 워낙 입이 무거운 스타일이라서요.”
그 부분은 왠지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확실히 한지연이 다른 기자들과는 달리 유독 입이 무겁기는 했지.
반가운 마음에 다시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려는데, 저편에서 갑자기 양 비서가 달려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회장님!”
“왜 그렇게 숨이 넘어갑니까?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방금 김영기 대표님으로부터 전화가…….”
양 비서는 슬쩍 한지혜를 쳐다보곤 말을 얼버무렸다.
“아무튼,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나중에 시간 되시면 언니분과 식사나 같이 하죠.”
즉시 그녀를 향해 미안함의 말을 전하곤 돌아서자 양 비서가 다시 바짝 따라붙으며 못다 했던 말을 잇는다.
“추진 중이던 조기경보기 사업 진행에 문제가 생겼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