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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카타스트로피 이후로도 서울은 한국 제일의 대도시였다. 일본 도쿄가 궤멸한 후로는 아시아 제일의 대도시이기도 했다.
그 대도시는 지금 혼란에 삼켜져 있었다.
행정 시스템의 심장부가 날아가 버렸고, 도시 곳곳에 대규모 폭격이라도 가해진 것처럼 막대한 파괴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수많은 사람이 죽었고, 사람들의 생활을 받쳐주던 인프라가 파괴되었다. 살아남은 자들은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유현애와 이미나는 쉬지도 못하고 연이어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으아아, 내 노동 인권은 대체 어디로 간 거지.”
충무로에 출현한 35미터급 게이트를 처리한 유현애가 헬멧을 벗으며 투덜거렸다.
이미나가 힘없이 웃었다.
“노동 인권… 그런 걸 따질 수 있는 상황이면 좋겠다.”
“세상이 망하지 않으면 꼭 따져봐요, 우리.”
두 사람은 오늘만 벌써 여섯 번째 게이트 제압 작전에 투입되었다. 현재 한반도의 방위 시스템은 반쯤 망가진 상태이기에 제대로 된 서포트도 받지 못하고, 전국각지의 게이트를 자기 능력만으로 공략해야 했다.
물론 유현애와 이미나의 능력을 생각하면 35미터급 게이트 정도는 몬스터 학살을 위한 무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문적인 서포트가 이뤄지느냐 아니냐의 차이는 컸다. 일일이 몬스터를 찾아서 때려잡고, 마력석을 회수하는 작업도 꽤나 심력을 갉아먹었다.
“언니.”
유현애는 길바닥에 누워서, 빌딩 사이로 하늘을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왜?”
“세상이 망하지 않으면 뭐 하고 싶어요?”
“글쎄.”
이미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고민했다.
도심 한복판은 을씨년스러웠다. 그들을 인도하고, 보조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력만이 자기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 상황에서 세상이 망하지 않는다는 건… 아마도 모든 게 끝난다는 뜻이겠지?”
“모든 거요?”
“군단과의 싸움도, 게이트 재해도 다 끝나버리는 게 아닐까? 캡틴이 계속 말해왔던 것처럼.”
“…….”
순간 유현애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아주 어릴 때 퍼스트 카타스트로피를 겪은 유현애의 세계관은, 당연히 그 이후의 세상을 바탕으로 구축되어 있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각성자도, 게이트 재해도 없는 세상은 역사의 한 페이지일 뿐.
그렇기에 그녀는 그런 세상을 상상하기 힘들었다.
“정말 그런 게 가능한 걸까…….”
“옛날엔 그랬어.”
이미나도 유현애보다 고작 몇 살 많을 뿐이다. 하지만 그녀는 빛바랜 사진처럼 불분명한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나마 그런 시대를 기억하고 있었다.
“학교에서 공부하다가 게이트 경보가 울리는 일도 없었고, 게이트 재해 발생 대비 훈련도 안 했지.”
매일매일 전국 어딘가에서는 도심 한복판에 완전 무장한 병력이 집결해서 크고 작은 전투를 벌이는 일도 없었다.
“나 어릴 적에는 군인이 신기한 존재였어.”
“정말로요?”
“응. 총을 보는 것도 특별한 일이었고. 그리고 내가 본 군인은 다 남자였고, 여자 군인은 한 번도 본 적 없었지. 실제로도 드물었다고 해.”
“상상이 안 가네요, 진짜로.”
유현애가 아하하 웃고는 말했다.
“그런 시대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보고 싶네요.”
“무섭지 않아?”
“뭐가요?”
“자기가 쓸모없어진다는 게. 그런 시대가 되면 우리 헌터는 더 이상 쓸모가 없잖아.”
“괜찮아요.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본 게 처음은 아니니까.”
“…….”
이미나는 말문이 막혔다.
유현애는 그랬다. 그녀는 재능과 열정을 모두 갖췄으면서도 프로게이머의 꿈을 박탈당했다. 그녀의 선택이 개입될 여지가 없는, 철저한 운명의 희롱이었다.
그 일은 유현애의 가슴 속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아 있었다. 남들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그녀와 친한 이미나는 안다. 때때로 유현애는 술에 취해 옛일들을 두서없이 떠들어대며 눈물짓고는 했다.
“언니도 마찬가지잖아요.”
“…….”
이미나는 각성자가 되기 전에는 아시아권에서 상당히 주목받는 격투기 선수였다. 하지만 격투기 선수로서의 삶은 각성자가 되는 순간 끝나 버렸다.
그녀가 쓸모 있는 존재로 남기 위해서는 전장에 나서서 싸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일을 제법 잘해왔다. 아니, 지금 상황을 생각하면 굉장히 잘해왔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미나의 가슴 한편에는 늘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미련이 남아 있었다. 각성자들을 모아서 벌이는 격투기 이벤트에 꼬박꼬박 참여해왔던 것도 버리지 못한 미련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때와 달리 지금은… 우리가 쓸모없어지는 세상이 좋은 세상인 거잖아요. 그때가 되면 지금까지 번 돈으로 게임 제작사나 차려서 대박 게임을 만들고, 내가 이벤트전에 꼭꼭 등장하는 프로게이머 리그를 만들어야지.”
꿈꾸듯이 미래를 이야기하는 유현애의 말에, 이미나는 왠지 울컥하는 감정을 느꼈다. 그녀는 애써 그런 감정을 숨기며 대꾸했다.
“…그랬으면 좋겠네.”
* * *
“고맙다. 자네들 덕분에 급한 불은 껐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유현애와 이미나에게 한 사람이 다가왔다.
“사장님은 웬일이세요?”
“원래 우리 애들이 투입될 예정이었거든. 자네들이 대신 처리해줬다고 하길래, 인사라도 할 겸 왔지.”
선글라스를 낀 중년 남자, 팀 크로노스의 백원태 사장이었다.
“그쪽 상황은 어때요?”
“아직까진 괜찮다. 하지만 이대로 간다면 금방 피로도가 한계에 달하고 말겠지.”
“…….”
“자네들이 굵직한 게이트들을 해결해주지 않았다면 피로도의 문제로 끝나지 않았을 거야.”
일본과 대만만 봐도 알 수 있다. 두 나라는 군단의 대공세로 한국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 칼레의 경우처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팀 섀도우리스는 자국의 수호를 중시했으니 당연했다.
서용우와 이비연이 귀환한 후로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문제는 그다음이다. 게이트 재해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으니까.
헌터 강국이라 불렸던 나라들은 이제 자국의 전 국토를 지킬 능력이 없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문제는 그 판단을 내릴 행정 시스템이 파괴되었다는 점이다.
세계를 집어삼킨 혼란 속에서 무수한 목숨이 죽어가고 있었다.
이미나가 물었다.
“방위 시스템이 회복될까요?”
행정 시스템도 문제지만 방위 시스템은 당장의 생존이 걸린 문제였다.
헌터관리부를 컨트롤 센터로 삼아 군부의 지원을 받으며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던 방위 시스템이 망가진 지금, 한국의 헌터 전력은 비효율적이면서 극심한 소모를 강요받고 있었다.
다른 무엇보다도 방위 시스템의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팀 크로노스, 팀 블레이드, 팀 이그나이트 3대 헌터 기업이 중심이 되어 임시 컨트롤 센터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방위 시스템의 정상화를 위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 많고, 그중에는 사실상 불가능한 조건들도 다수 있었다.
“용우 씨는 뭔가 대책이 있던가?”
“생각은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번 일은 아저씨도 의표를 찔린 거였으니…….”
유현애는 서용우도 이번 사태를 예견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불안했다. 과연 서용우는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지금은 서용우와 이비연 역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긴급하고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중이다.
하지만 이대로는 상황에 끌려가며 소모 당할 뿐.
과연 해결책은 있는 것일까?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지.”
백원태가 중얼거렸다.
“용우 씨는 언제나 우리에게 없는 답을 갖고 있었으니까. 이번에도 그러길 바라는 수밖에.”
* * *
인류의 헌터 전력은 편중되어 있었다.
한국, 일본, 대만, 미국, 인도 그리고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
1세대 구세록의 계약자들이 수호해온 이 땅들은 게이트 재해를 상대로 안정적인 국토방위를 수행해왔다. 당연히 경제적으로도 전 세계에 존재하는 금력의 대부분이 이 지역들에 몰려 있었고, 그 금력을 바탕으로 더욱 헌터 전력이 강화되었다.
그리고 지금, 군단의 대공세로 인류 헌터 전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이 지역들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이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단지 그 지역의 혼란에 그치지 않았다.
일정 규모 이상의 게이트 재해 처리를 그들에게 의존하던 헌터 전력이 부족한 나라들 역시, 심각한 위기를 맞이했다는 뜻이었다.
팀 섀도우리스가 아무리 부지런히 움직여봤자 그들은 여덟 명일 뿐이다. 그리고 그들 역시 사람이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지쳐가고 있었다.
“일단 급한 불은 끈 것 같군.”
대공습 후 사흘째.
팀 섀도우리스 전원이 한자리에 모였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모인 것은 아니었다. 시간과 마력을 아끼기 위해 정보공간에서 모였다.
“얼마나 여유가 있지?”
“7시간 17분. 실제로는 최소한 40분 전에는 투입되어야겠죠. 그걸 감안해도 샤워하고 짧게 한숨 잘 정도는 되는군요.”
용우의 질문에 브리짓이 지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이 시점에서, 전 세계에 당장 게이트 브레이크를 우려해야 할 게이트는 단 하나도 남지 않았다. 물론 재해 지역을 제외하고 인류의 거주지역에 영향을 끼치는 게이트들만을 따졌을 때 그렇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재해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 사흘간 11회의 게이트 브레이크가 일어났다.
방위 시스템의 붕괴가 부른 비극이었다.
팀 섀도우리스에게 제대로 연락이 닿지 못했거나, 아니면 서포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게이트 공략 작전을 수행하던 헌터 팀이 실패했던 것이다.
“제로, 혹시 앞으로의 계획은 있습니까?”
그렇게 묻는 브리짓은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녀만이 아니라 모두 마찬가지였다.
과연 용우는 이 상황을 해결할 답을 갖고 있는가?
만약 그마저 답이 없다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있어.”
다행히 용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브리짓은 자기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문제는 시간이 없다는 거군. 우리가 지구 전체를 지키느라 소모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시간 싸움에서 진다.”
“시간 싸움?”
“놈들이 왜 이런 일을 벌였을까?”
용우의 질문에, 다들 생각에 잠겼다.
브리짓이 대답했다.
“사흘 전의 공세는 인류의 방위 능력을 파괴했습니다. 사회는 망가졌고 방위 시스템은 전적으로 우리의 능력에 기대고 있는 상황이죠. 결론적으로 이게 그들의 목적이 아니었을까요?”
“이 상황 자체가?”
“네. 군단의 진짜 전력에 대적할 능력을 가진 것은 우리뿐입니다. 우리의 발을 묶고, 소모시키는 게 그들의 의도가 아닐까요? 놈들은 단 한 번의 공세만으로 너무나 큰 전략적 이익을 가져갔습니다.”
군단이 숨기고, 숨기고, 숨기다가 한 번에 가한 대공세가 남긴 상흔은 너무나 크고, 깊었다.
이 상황을 다시 뒤집을 반칙적인 변수가 필요하다. 그런 변수가 없다면 인류는 혼란 속에서,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 될 절망적인 소모전을 강요당한 끝에 쓰러지고 말 것이다.
용우가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그렇지.”
“표면적으로는? 그럼 놈들의 의도는 그게 아니란 말입니까?”
“놈들의 진짜 의도는 시간을 버는 거야.”
“네?”
브리짓이 눈을 크게 떴다. 그녀만이 아니라 다들 무슨 소리인지 설명을 요구하는 눈빛이었다.
“우리와 놈들의 싸움에는 아주 중요한 게 하나 있어.”
“중요한 것?”
“전장을 누가 고르느냐.”
누가 먼저 완벽하게 준비를 갖추고 공격을 가할 수 있는가?
공격자가 어느 쪽이 되느냐에 따라서 전쟁의 승패가 결정된다.
여기서 말하는 ‘완벽한 준비’란 사흘 전의 대공세 정도를 의미하지 않는다. 진정한 힘으로 상대를 칠 준비였다.
“지구가 전장이 되면, 무조건 우리의 패배다.”
본신의 전력을 온전히 발휘하는 군주가, 강대한 부하들을 데리고 지구에 강림한다면 사실상 전쟁은 끝이다.
팀 섀도우리스는 그들과 싸워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들 모두의 목숨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대가는 지구의 멸망이다. 그것만은 용우도 어쩔 수 없다.
“놈들은 이미 보여줬지. 그게 가능하다는 것을.”
사흘 전의 대공세로 인해 용우는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군단을 구속하던 제약이 크게 약해졌다. 이 시점에서 군단이 지구를 상대로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는 예측 불허다.
“이유는… 계약의 소멸이고.”
구세록의 계약자가 한 명 줄어들 때마다, 군단을 구속하는 제약은 약해졌다. 그리고 이제 모든 구세록의 계약자가 사라졌으니 그 힘이 완전히 사라졌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놈들이 우리를 치기 전에, 우리가 놈들을 쳐야 한다. 하지만 사흘 전의 대공세로 인해 우리는 시간 싸움에서 뒤처지게 되었지.”
“그, 그럼…….”
“당장 놈들이 쳐들어올 수도 있어.”
용우의 말에 다들 안색이 창백해졌다.
차준혁이 물었다.
“캡틴, 놈들을 치기 위해 필요한 ‘준비’란 뭐지? 이제 캡틴은 자유롭게 놈들의 세계로 넘어갈 수 있지 않았나?”
“그렇지. 하지만 문제는 승산이야. 아무리 나라도 무작정 놈들의 세계로 쳐들어가서, 놈들 전원과 맞붙으면 승산이 없어.”
적은 세 명의 군주만이 아니다. 군주급 전투능력을 갖췄다고 예상되는 타락체들의 우두머리 라지알도 있고,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얕볼 수 없는 고위 타락체가 수십 명이 넘는다. 타락체 전체의 수는 거의 천 명에 달하며, 군단의 전체 병력은 그들을 일부 소수 병력으로 치부할 만큼 많았다.
“놈들도 지금까지 당한 게 있으니 충분히 방비를 하고 있겠지. 그러니까 이번 같은 일이 터진 거고.”
이제 군단은 더 이상 방심하지 않는다. 이번 대공세가 그 증거였다.
“최소한 우리 모두가, 완벽한 전력으로 공세를 취해야 해.”
팀 섀도우리스 전원이 참전하는 것은 필수였다. 그것마저 안 된다면 아예 승산을 논할 수조차 없었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전장을 골라야 하고.”
적이 완벽한 포진을 갖춘 곳에 들이받을 수는 없다. 더 이상 방심하지 않는 군단은, 완벽한 방어 체계를 준비해놓았을 것이다.
차준혁이 물었다.
“혹시 우리가 군단을 공격하면, 그동안은 게이트 발생이 멈출까?”
“아니. 게이트 재해는 두 종류인데, 하나는 위치와 시간을 지정해서 발생시키는 거고 다른 하나는 놈들이 작업을 예약해둔 것들이 랜덤으로 실행되는 거야. 후자는 놈들이 얼마나 많은 작업을 예약해뒀을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마 멈추지 않을 거야.”
“…….”
“그래서 일단 그 문제를 해결할 거다.”
“해결방법이 있는 건가?”
“있어. 워낙 바빠서 작업이 늦어지긴 했지만…….”
“오빠가 했으면 더 빨랐을 거 같아? 왜 내가 잘못한 것처럼 말하는데?”
잠자코 있던 이비연이 짜증을 내며 한마디 했다. 그 작업을 한 것은 그녀였던 것이다.
용우가 재빨리 그녀를 달랬다.
“아니, 그런 뜻은 아니었어. 바쁜 와중에도 수고했다는 거지.”
“흥.”
“방법은… 네가 설명해.”
“떠넘기기는.”
이비연이 새초롬한 눈으로 용우를 바라보고는, 자신이 찾아낸 방법을 설명했다.
“구세록의 새로운 기능 하나를 활성화했어.”
그녀의 설명을 들은 모두가 감탄했다.
“그런 게 가능했다고?”
“그럼 정말 걱정이 없군. 적어도 게이트 재해에 대해서만큼은!”
정말로 완벽한 해결책이었기 때문이다.
용우가 쓴웃음을 지었다.
“문제는 시간이지.”
하지만 과연 그들이 그 해결책을 실행하고, 다시 결전을 준비할 시간이 있을 것인가?
문제는 바로 그것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없으니까 일을 순차적으로 처리하다가는 다 같이 망한다. 그러니까 생각나는 건 전부 동시 진행하도록 하지.”
“설마…….”
“다들 휴식은 포기해. 이제부터 눈코 뜰 새 없이 전 세계로 날아다녀야 하니까.”
그 말에 모두의 표정이 구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