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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나고야 수복 작전을 성공시킨 이후, 팀 섀도우리스를 원하는 목소리가 사방에서 날아들었다.
팀 섀도우리스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김은혜는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
헌터 관리부 시절의 동료들, 부하들을 데려오고 크로노스 그룹의 유능한 인재들까지 지원받았는데도 폭주하는 업무량에 치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사실에 불만이 없었다.
[정부는 도저히 포기가 안 되는 모양이에요. 하루에도 몇 번씩 연락이 오는지…….]
“그럴 만도 하지.”
용우가 큭큭 웃었다.
한국 정부는 어떻게든 팀 섀도우리스의 운영에 한 발 걸치고 싶어 했다.
국가 입장에서 보면 그들은 너무나도 강력한 외교용 카드다. 정부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그들을 뜻대로 통제하고 싶어 할 만도 했다.
물론 용우는 그런 일을 허락할 생각이 없었다. 한국 정부에 자신들의 운명을 쥐어주느니 한국을 떠나고 만다.
“골치 아픈 놈은 있나?”
[딱히 없어요. 이렇게 일이 쉬워도 되나 싶을 정도인데요.]
김은혜는 인생 최고로 강력한 권력을 쥐고 휘두르고 있었다. 예전에는 얼굴도 올려다볼 수 없었던 정부 인사들이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그녀와 말 한마디라도 섞어보려고 매달리는 상황이 너무나도 즐겁다.
[신 의원이 국세청을 움직여 보겠다고 설쳤는데… 뭐, 내일쯤 기사가 날 거예요.]
“알아서 잘 처리했겠지. 신 의원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팀 섀도우리스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조종해 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놈들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권력자들이 애용해 온 수법들은 팀 섀도우리스 상대로는 전혀 통용되지 않았다.
자기가 정말 팀 섀도우리스를 상대로 뭔가를 해볼 수 있다고 착각한 자들은 하나둘씩 권력의 의자에서 끌어내려져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어쨌든 정부가 완전 울면서 애원하는 수준이에요. 협상 테이블을 마련해 주긴 해야 할 것 같은데요.]
“그 말 하려고 빙빙 돌린 거야?”
[아하하하. 그래요.]
“협상 테이블이라면, 어떻게 하려고?”
[적당히 지원이랑 특혜 좀 받고 긴급한 경우가 아닌, 재해 지역 수복 작전에 대해서만 교섭권을 주면 어떨까 싶어서요. 지원은 마력석으로 뜯어내고, 작전에 의한 모든 이익은 정부에는 한 푼도 안 주는 완전한 면세 혜택을 약속받는 식이면 대외적으로는 정부가 원하는 대로 자존심을 세워주고, 우리는 이익만 알차게 챙길 수 있겠죠.]
“세금 좀 내면 어때? 세금 낼 거 다 내도 어차피 돈은 썩어 넘치는데.”
[그, 그렇긴 하지만…….]
난처해하는 김은혜의 목소리에 용우가 피식 웃었다.
“뭐, 마력석 추가 확보라는 점에서 나쁘진 않군.”
[진행해도 될까요?]
“그래.”
[네. 그럼 오늘 작전 수고하시길.]
통화를 마친 용우가 중얼거렸다.
“딱히 수고할 것도 없는 작전이긴 하지만.”
용우는 필리핀의 45미터급 게이트를 처리하기 위해 나와 있었다.
현 시점에서 필리핀은 자체적으로 45미터급 게이트를 처리할 능력이 없는 국가였다. 사실 그럴 수 있는 국가는 세계적으로도 그렇게 많지 않다.
지금까지는 대만이 필리핀의 버팀목이었다. 대만 쪽에서 필리핀 정부에게 대가를 받고 헌터 부대를 파견해서 감당할 수 없는 게이트를 처리해 주는 식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대만은 타이베이 게이트 브레이크 사태 이후로 헌터 전력을 국외로 내보내는 것에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그래서 필리핀 정부는 팀 섀도우리스에 도움을 요청했던 것이다.
이에 팀 섀도우리스는 서용우를 포함해서 팀원 다섯 명만을 투입했다.
필리핀 정부는 전원이 아니라 다섯 명만이 왔다는 사실에 놀라고 불쾌해했다. 하지만 국가의 운명이 그들의 활약에 달린 상황에서 섣불리 그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을 정도의 자제심은 있었다.
물론 팀 섀도우리스도 필리핀 정부를 모욕하려고 다섯 명만 나선 것은 아니다.
45미터급이면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 인원만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했고, 또 언제 어디서 긴급 사태가 벌어질지 알 수 없기에 여유 인원을 남겼을 뿐이다.
‘너무 늦어…….’
용우가 스펠 스톤을 꾸준히 공급한 덕분에 인류의 헌터 전력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이 수혜를 입은 것은 소수의 국가, 원래부터 헌터 강국이라 불린 국가들에 한한다. 그중에서도 최정예라 불리는 자들만이 각성자로서의 세대를 초월하는 역량을 강화할 수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용우가 공급할 수 있는 스펠 스톤의 물량도 한계가 있었으니까.
‘놈들에게 시간을 주면 줄수록 불리해.’
지구 인류는 결코 약하지 않다.
퍼스트 카타스트로피 이후 그들은 21세기까지 발달시킨 문명을 기반으로 게이트 재해에 맞서기 시작했고, 빠르게 역량을 강화해 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간은 종말의 군단의 편이다.
‘결국 우리가 끝내는 수밖에 없지.’
각성자의 세대를 거듭하면서 인류의 역량이 강화되기를 기다리는 것 또한 이 전쟁의 규칙을 준수하는 것이다. 그리고 규칙을 준수하면 남는 것은 패배뿐이다.
승리하기 위해서는 판 자체를 뒤집어야만 한다. 용우는 그러기 위한 카드를 착착 손에 넣어가고 있었다.
“그럼 가볼까?”
용우는 세 명의 팀원들과 함께 45미터급 게이트에 진입했다.
* * *
이미 서포터 역할을 맡은 필리핀 현지 헌터 팀이 정찰을 끝내둔 상황이다. 이제 위치가 밝혀진 몬스터들을 처리하기만 하면 되었다.
“빙고.”
용우는 정찰 데이터를 보며 중얼거렸다.
그들이 원하는 상황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딱 걸릴 줄은 몰랐는데. 곧바로 할 거야?”
그렇게 물은 것은 이비연이었다.
그녀도 팀 섀도우리스에 합류한 것이다. 용우와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정체를 감추고 활동할 예정이었다.
“그러길 바라고 이 멤버로 온 거니까 잘됐지. 하지만 그 전에 일부터 하자고. 너도 일단은 첫 실전이니까 긴장하고.”
“노력해 볼게.”
“노력해야 할 문제냐?”
“아무리 생각해도 긴장할 만한 상황은 아니잖아?”
“…….”
그건 그랬다.
이비연의 힘은 타락체일 때와 동일하다. 다만 오랫동안 육체의 통제권을 잃었기에 전투 감각이 녹슬었을 뿐.
그리고 45미터급 게이트, 최악의 적이라고 해봤자 6등급 몬스터 두 개체가 있을 뿐인 이곳은 그녀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을 만한 곳이 아니다.
이비연이 말했다.
“지급받은 무기들을 쓰는 연습도 해가면서 적당히 하면 되지?”
“그래. 기왕이면 사격 연습도 좀 하든가.”
“총은 싫은데…….”
이비연은 검이나 창, 도끼 같은 냉병기를 다루는 기술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달인의 경지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총화기를 다루는 것은 완벽한 초보자였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용우는 그래도 어비스에 가기 전에 이미 군 생활을 했기 때문에 총화기를 다뤄본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비연은 평범한 중학생이었을 뿐이다.
지금도 용우에 의해서 소생한 지 채 일주일도 안 됐다. 총화기를 다루는 법은 고작 두 시간 정도 교육받았을 뿐이라 엉망진창이었다.
“어쨌든 노력해 볼게.”
“그럼 시작하지. 지휘관 개체는 오우거 로드. 이놈을 제외한 놈들을 다 처치하되 코어 몬스터 하나는 살려둔다.”
그리고 그들은 45미터급 게이트 내부의 몬스터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펑!
이비연이 손날을 휘두르자 10미터쯤 떨어져 있던 오우거 두 마리가 일격에 날아갔다.
일순간에 에너지 칼날을 발출했다 거두는 세련된 기교를 보여준 이비연은 살짝 앞으로 뛰었다.
통통 튀는 것 같은 그 움직임은 옆에서 보면 코믹해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실로 참혹했다.
쿵! 쿵! 쿠우우웅!
그녀가 통통 튀는 움직임으로 한 번에 4, 5미터씩 도약해서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그곳에 있던 2, 3등급 몬스터 무리들이 박살 나버렸다.
“…….”
용우를 제외한 다른 팀원들, 리사와 유현애, 이미나가 할 말을 잃었다.
[저런 게 되는군요…….]
리사가 혀를 내둘렀다.
[힘으로 압도하는 상황이면 저렇게 밟아버리면 되는 거였네요? 생각도 못 해봤네.]
유현애도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비연이 쓴 방법은 간단했다.
허공장끼리 부딪쳐서 그 반동으로 몬스터들을 박살 내버렸다.
이비연 자신의 마력이 어마어마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그녀가 놀랍도록 감각적으로 허공장을 컨트롤하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포인트-22 제압 완료. 이렇게 보고하면 되는 거야?”
[그래.]
용우가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렸다.
이비연은 푸훗, 하고 웃으며 말했다.
“저쪽에 큰나무장로 보이는데 그냥 없애면 안 될까? 저 정도는 되어야 좀 손맛이 있을 것 같은데?”
[5등급으로 손맛이 있겠냐?]
“그럼 그냥 6등급 몬스터 하나 처리해 둘까? 어차피 둘이나 있잖아? 하나는 샌드백 삼아서 두들겨 보다가 처리하고 하나는 간이 봉인으로 붙잡아두면 안전할 텐데.”
[그러든가. 메탈 드레이크 위치 전송해 줄게.]
바이저에 전술 데이터가 뜨는 것을 보며 이비연이 말했다.
“이거 정말 편하다. 확실히 이런 건 지구가 최고인 것 같아.”
[놈들의 기술력은 별론가?]
“단순히 기술 그 자체로만 따지면 중세 이하.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자동화된 시스템이라는 개념 자체가 거의 없어. 가끔 의식을 통해서 대규모 스펠을 발동했을 때나 잠시 공유하는 영역이 생길 뿐이지.”
[음? 그런데도 지구 침공이 가능하다고?]
용우가 놀랐다.
종말의 군단이 지구를 침략하는 방식은 정해진 시스템 인프라를 이용하는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그런 개념이 없단 말인가?
이비연이 말했다.
“그 시스템은 군단이 만든 게 아닐걸?”
[그럼?]
“구세록의 규칙을 강요당하면서 주어진 걸 거야.”
[규칙을 강요하기 위해, 그 규칙 안에서 이용할 수 있는 도구를 쥐어준 거라고?]
“아마도. 오빠가 하스라와 볼더를 처리할 때도 그 영지에 기술력의 산물이라고 할 만한 게 없지 않았어?”
[확실히…….]
“군단의 일원이 누리는 편의성이라는 건 곧 개개인의 능력 혹은 권력이야. 우리는 기술의 산물로 누리는 것을 전부 권능으로 해결하는 거지. 자동차나 비행기는 없지만 능력 있는 자는 그보다 빠르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고, 통신기술은 없지만 통신기술을 쓰는 것보다 더 편하게 통신할 수 있어. 어비스에서도 그랬잖아?”
[과연.]
용우는 납득했다.
어비스에서도 그랬다. 주어진 환경이 원시적이었기에 개개인의 능력이 곧 그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었다.
“그럼 재활 훈련 좀 할게.”
이비연은 전술 시스템이 알려준 6등급 몬스터에게로 향하기 시작했다.
초인적인 신체 능력에 도약 스펠이 더해지자 한번에 4, 50미터씩 점프해서 나아간다. 무시무시한 속도였다.
표적은 전신이 금속성 비늘로 뒤덮인 도마뱀형 몬스터, 메탈 드레이크였다.
땅에 납작 엎드린 자세임에도 체고가 6미터에 달하고 전체 몸길이가 40미터가 넘는 괴물이다. 건물 한 채가 걸어 다니면서 날뛰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스케일을 자랑한다.
그런 몬스터에게 고속으로 접근하는 이비연은 자신의 존재감을 전혀 감추지 않았다.
위험을 감지한 메탈 드레이크가 입을 벌리고 화염을 뿜었다.
화아아아악!
화염방사기의 불처럼 표적에 달라붙어서 오랫동안 불태우는 점착성 화염이다. 덩치가 큰 만큼 뿜어내는 화염의 규모도 커서 그 앞의 나무들이 모조리 불꽃에 휩싸였다.
-화염포식자!
하지만 그 불꽃은 이비연에게 닿지 못했다.
그녀의 진행 방향 앞쪽에서 나타난 작은 광점으로 불꽃이 거짓말처럼 빨려 들어가서 소멸한다.
동시에 아공간에서 길이 5미터의 꼬챙이 형태의 무기, 돌격창이 나타나 이비연의 손에 쥐어졌다.
-섬광참(閃光斬)!
일순간만 에너지 칼날을 발하는 스펠이 펼쳐졌다.
파악!
그리고 이비연은 그 일순간을 정확히 포착, 메탈 드레이크의 위를 날면서 등에다가 돌격창을 꽂아 넣었다.
키에에에엑!
메탈 드레이크가 비명을 지르며 몸을 뒤틀었다.
이비연은 허공을 박차고 아래로 떨어져 내리면서 발차기를 날렸다.
-에어 바운드!
꽈아아아아앙!
대기가 폭발하면서 메탈 드레이크의 몸이 허공에 붕 떴다.
몸길이 40미터에 달하는 거체가 붕 떠올라서 그대로 숲에 처박혔다. 그 기세로 나무와 땅을 갈아엎으면서 몇 바퀴나 굴러갔다.
“아, 확실히 감이 떨어졌네. 약간씩 어긋나고 있어.”
[그래도 공백이 10년도 넘는 것치고는 잘하는데.]
“너무 점수가 후한 거 아니야?”
이비연이 메탈 드레이크에게 걸어간다. 조금도 서두르는 기색이 없는, 느긋한 발걸음이었다.
그 앞에서 메탈 드레이크가 충격에서 벗어나서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다가오는 이비연을 보는 메탈 드레이크의 눈에는 혼란이 가득했다.
공포를 느끼기에는 상대가 너무 왜소했기 때문이다.
몸집이 작은 것만이 아니다. 몬스터는 본능적으로 상대의 강함을 감지하며, 그 기준은 마력이었다.
그런데 자신을 압도한 이비연은 마력도 별로 강하지 않았다. 메탈 드레이크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용우는 전술 데이터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점수가 후하긴. 전술 시스템도 제대로 캐치를 못 할 정돈데.’
지금 이비연이 보여주는 것은 실로 무서운 기술이다.
그녀는 스펠을 발하는 순간을 제외하면 마력을 페이즈5~7 정도로 억누르고 있었다. 오로지 스펠을 발하는 순간에만 출력을 높이는데, 그 순간이 너무나 짧아서 마력 계측 장치조차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팀 섀도우리스에 천재들이 많지만 다들 흉내도 못 낼 기술이다.
키이이이이이!
메탈 드레이크가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내며 꼬리를 휘둘렀다.
그 꼬리에는 고열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기관이 딸려 있다. 꼬리를 한번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주변이 초토화된다.
순간 이비연이 급가속하면서 앞으로 뛰어들었다.
그 범위 안쪽으로 파고들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휘둘러진 꼬리의 끝단이 치는 지점, 운동에너지가 극대화되는 범위에 들어가서 멈춰 섰다.
-칼날 붙잡기!
고속으로 날아드는 꼬리 끝을 향해 그녀가 손을 뻗었다.
[어?]
유현애가 경악했다.
이비연이 뻗은 손과 닿는 순간, 메탈 드레이크의 꼬리는 그때까지의 운동에너지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멈춰 서버린 게 아닌가?
용우가 설명해 주었다.
[대상의 운동에너지를 소멸시키는 스펠을 쓴 거야.]
그 설명만 들으면 굉장히 유용한 스펠일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리스크가 너무 커서 거의 쓰이지 않는 스펠이었다.
섬광참과 마찬가지로 스펠의 효과가 극히 짧았기 때문이다. 정말 칼날을 붙잡듯이 한순간의 타이밍을 포착해야만 의미가 있다.
“조금씩 감이 돌아오는걸?”
이비연이 일부러 리스크를 짊어지면서 곡예 같은 싸움을 하고 있었다.
힘을 억제하고, 가속 스펠조차 배제한 채로 극한의 타이밍 포착에 도전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고 모조리 성공하고 있었다.
투학!
아가리를 벌려 이비연을 덮친 메탈 드레이크의 머리통이 땅에 처박힌다.
촤아아아아아!
몸으로 이비연을 깔아뭉개려던 메탈 드레이크는, 그 아래쪽으로 파고든 이비연의 던지기에 걸려서 산에 처박혔다.
“나 계속 놀아도 되는 거야?”
[시간이야 많으니 마음대로 해도 돼. 다른 쪽은 다 끝났어.]
이비연이 메탈 드레이크를 상대로 재활 훈련을 하는 동안 서용우와 리사, 유현애가 다른 몬스터들을 모두 정리했다.
“그래? 그럼 나도 끝내고 갈게. 이거 상대로 연습할 건 대충 다 한 것 같으니까.”
이비연은 훌쩍 몸을 날렸다.
꽈아아아앙!
그리고 뇌전을 휘감은 발차기로 메탈 드레이크의 숨통을 끊은 그녀가 중얼거렸다.
“그럼 이제는 역습인가? 좀 두근거리네.”
게이트 제압 작전은 오픈 게임이었을 뿐이다. 이제 메인이벤트를 시작할 차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