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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세계의 귀환자-114화 (11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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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우룽카이가 준비한 비장의 패는 확실히 놀라웠다.

성좌의 힘에는 상당히 복잡한 법칙이 적용되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그 힘은 성좌의 무기를 소유한 자의 마력이 강할수록 강해진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예를 들면 정체불명의 특이 체질인 리사는, 변신했을 때는 자신보다 마력이 월등한 휴고보다도 더 큰 힘을 가진다.

차준혁은 변신하기 전에는 브리짓과 거의 동급의 마력을 지녔지만, 변신한 후에는 그녀보다 확실히 더 큰 힘을 휘두른다.

성좌의 힘은 단순히 본신의 힘을 몇 배로 증폭시킨다는 곱셈 법칙으로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계승 후보들에게 힘을 나눠주는 것 또한 마찬가지였다.

용우는 팀 섀도우리스의 일원들을 성좌의 무기 계승 후보로 만들고, 전투 시에 그들에게 힘을 나눠주었다.

하지만 그렇게 힘을 나눠줘도 용우 자신이 휘두를 수 있는 힘은 감소하지 않았다.

이에 용우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성좌의 무기에 내재된 힘의 총량과 출력은 전혀 별개의 것이라는 결론에.

그 힘의 총량은 소유자들이 발휘하는 출력을 보고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컸다. 다만 한 사람이 발휘할 수 있는 출력이 제한적일 뿐이다.

“너도 같은 결론에 도달한 거였군. 제법인데?”

용우는 그 사실이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허우룽카이는 다수의 셀레스티얼과 팔라딘을 동시에 운용했다. 그렇게 해도 자신의 힘은 감소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걸 이런 식으로 써먹을 줄은 몰랐다. 솔직히 감탄했어.”

용우도 비슷한 발상을 했다. 팀 섀도우리스를 만들고, 그들을 성좌의 무기 계승 후보로 만들어서 힘을 나눠준 것이 그런 이유였다.

하지만 그 힘을 다시 한곳에 모아서 스스로를 강화한다는 발상은 못 했다.

허우룽카이는 그런 용우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여유 부리는 것도 거기까지다.>

섬광이 용우를 덮쳤다.

콰아아아앙!

순식간에 2개의 가속 스펠을 건 허우룽카이가 용우를 공격했다.

굉음의 도끼를 붉은 양손 대검으로 막아낸 튕겨 나가자 곧바로 다른 스펠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튀어나왔다.

-안티 텔레포트 필드!

용우의 도주와 회피를 막기 위한 스펠을 펼친다.

-구전광(球電光)!

공처럼 빚어낸 뇌전이 연달아 폭발했다.

-굉음결계(轟音結界)!

리사를 상대로도 펼쳤던 굉음의 도끼의 권능이 발휘되었다.

폭발로 인해 발동한 진동파가 자연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콰콰콰콰콰쾅!

진동파의 결계가 적의 움직임을 제한한다.

뿐만 아니다. 거기에 휘말려 드는 것만으로도 바위조차 부서져서 흩어질 정도의 위력이 있었다.

-염동뇌격탄(念動雷擊彈)!

뇌격을 먹은 에너지탄이 용우를 노렸다.

한 발이 아니었다. 한 번에 13발이 쏘아져 왔다.

‘보면 볼수록 대단한데?’

심지어 그것은 허우룽카이가 직접 쏘아낸 것도 아니었다.

그의 뒤쪽에 모여 있는 셀레스티얼과 팔라딘들이 쏘아낸 것이다.

-오만의 거울!

용우는 반사 스펠로 에너지탄들을 모조리 쳐내면서 굉음결계에서 빠져나갔다.

<소용없다.>

허우룽카이가 여유롭게 고했다.

그러자 굉음결계의 영역이 변형하고 확장하면서 용우를 따라잡았다.

“음……!”

허공장을 두들겨대는 진동파의 압력에 용우가 작게 신음했다.

굉음의 도끼를 통해 증폭된 허우룽카이의 힘은 9등급 몬스터에 필적한다. 확실히 브리짓을 상대로도 승산을 이야기할 수 있는 수준이다.

뿐만 아니다. 한곳에 모인 다수의 셀레스티얼과 팔라딘들은 단순히 마력 증폭 장치의 역할만 하는 게 아니었다. 허우룽카이의 명령에 반응해서 스펠을 제공하는 서포터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었다.

공격은 물론이고 가속 스펠이나 강화 스펠, 방어 스펠도 걸어주었으며 치료 스펠까지 사용해서 허우룽카이의 잘린 양팔을 재생했다.

‘훌륭하다. 도덕적으로 쓰레기든 뭐든 똑똑한 놈들을 잔뜩 모아놓고 연구를 시키면 저런 재능 없는 놈도 이런 걸 할 수 있게 되는 거군.’

용우는 솔직히 감탄하면서 공격을 날렸다.

-염동염마탄(念動炎魔彈)

고열이 응축된 붉은 에너지탄이 극초음속으로 공간을 가로질렀다.

콰아아아앙!

그 공격이 노린 것은 허우룽카이가 아니라 셀레스티얼과 팔라딘들이었다.

<의미 없는 발버둥이다.>

한데 모인 그들은 강력한 허공장을 두르고 있었다. 셀레스티얼 3명과 팔라딘 11명의 허공장이 하나로 합쳐져 있으니 아무리 용우라도 기습 정도로는 뚫을 수가 없었다.

<내가 그 정도 대비도 안 했을 것 같은가?>

허우룽카이는 용우의 행동이 실패로 돌아가는 것이 너무나 즐거운 것 같았다.

“그저 확인 작업일 뿐이야. 생각나는 것들을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는 거지.”

용우가 어깨를 으쓱했다.

허우룽카이는 그 여유로운 모습이 마음에 안 드는 것 같았다.

<언제까지 웃을 수 있을까?>

쿠우우우우웅!

폭음이 발생하면서 굉음결계의 위력이 더욱 증폭되었다.

그 압력에 용우의 허공장에서 격렬한 스파크가 튀었다.

<조금 전의 빚부터 갚아주지.>

싸늘하게 말한 허우룽카이가 굉음의 도끼를 휘둘렀다.

-염마용참격(炎摩龍斬擊)!

도끼를 휘두르는 궤적을 따라서 초고열의 칼날이 뿜어져 나왔다.

용우가 그것을 막아내자 셀레스티얼과 팔라딘들이 연달아 파괴 스펠로 폭격을 가해왔다.

콰과광! 콰아아아아앙!

그렇게 폭발이 일어날 때마다 굉음결계의 힘이 강성해져 간다.

텔레포트도, 물리적 이동도 차단당해서 발이 묶인 용우는 그 자리에서 거북이처럼 방어하는 수밖에 없었다.

끊임없는 스펠의 폭격이 날아드는 동안 허우룽카이가 결정타를 준비했다.

-선다운 버스트!

하늘에서 한 줄기 가느다란 섬광이 용우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콰아아아아아아!

대폭발이 그 자리를 집어삼켰다.

심지어 허우룽카이는 한 방으로 끝내지도 않았다.

-선다운 버스트!

다시 한 번 같은 스펠이, 정확히 같은 지점을 때리며 대폭발을 일으켰다.

<어리석은 놈.>

장대하게 일어 올랐던 흙과 먼지가 가라앉는 속에서 허우룽카이가 웃고 있었다.

<신이라도 된 것처럼 우쭐거리더니 고작 그거였나? 하하하하하!>

그는 속에서 용솟음치는 웃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이렇게 속 시원하게 웃어본 적이 얼마만인지 모를 정도로 신나게 웃었다.

그럴 때였다.

쾅!

흙먼지를 뚫고 날아온 뭔가가 그를 쳐서 날렸다.

<컥……?>

허우룽카이가 당황할 때였다.

“언제까지 웃어대나 두고 보려고 했는데… 짜증 나서 더 들어주질 못하겠군.”

허우룽카이 앞에 불쑥 용우가 나타났다.

<아니?!>

당황하는 그에게 용우의 발차기가 꽂혔다.

투학!

그 반동으로 회전한 용우가 양손 대검을 휘둘렀다.

-염마용참격!

칼끝에서 뻗어 나온 초고열의 에너지 칼날이 허우룽카이의 허공장을 꿰뚫고 그 왼팔을 잘라내었다.

그리고 곧바로 공격을 이어나가는 대신 심드렁하게 말했다.

“이제 볼 건 다 본 것 같은데… 혹시 아직 남은 거 있나?”

<뭐, 뭐라고?>

허우룽카이가 당황하자 용우가 말했다.

“혹시 더 보여줄 거 남았냐고. 셀레스티얼과 팔라딘을 이용한 마력 증폭, 그리고 그들을 이용한 다중 스펠 사용, 그리고 마력의 연결성을 이용해서 그들의 허공장을 증폭……. 이거 말고 더 보여줄 만한 게 남았나?”

<…….>

자신의 연구 성과를 하나하나 짚는 용우의 물음에 허우룽카이는 식은땀을 흘렸다.

도대체 용우가 어떻게 자신의 공격을 버텨낸 건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완벽하게 움직임을 묶어놓고 최대 파괴력의 스펠을 두 발이나 꽂았는데 어떻게 상처 하나 없을 수가 있단 말인가?

“결과물 자체로만 보면 놀랍군. 하지만 역시 실격이다.”

용우의 시선이 뭉쳐 있는 셀레스티얼과 팔라딘들에게 향했다.

그들의 수는 처음보다 줄어들어 있었다.

셀레스티얼은 그대로지만 11명이었던 팔라딘이 9명으로 줄었다.

허우룽카이가 계속 힘을 쓰자 과부하가 걸려서 산산조각 난 것이다.

“그리고 두 명이 줄어드니 증폭률도 그만큼 줄었지.”

증폭기 역할을 담당하는 셀레스티얼과 팔라딘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허우룽카이의 힘이 늘어난다.

반대로 말하자면 그들이 과부하를 버티지 못하고 죽어가면 그만큼 허우룽카이의 힘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무슨 수법을 쓴 건지 모르지만 기습으로 재미를 봤다고 기고만장했구나!>

허우룽카이가 애써 두려움을 떨치며 외쳤다.

용우가 피식 웃었다.

“무슨 수법인지 알아보지도 못한 놈이 그런 소리를 해봤자…….”

용우가 쓴 수법은 아주 간단했다.

분신이었다.

허우룽카이가 이곳으로 끌려온 시점부터 용우를 해치웠다고 믿은 시점까지, 용우는 먼 곳에서 상황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를 상대한 것은 전부 용우가 마력석을 투자해서 구현한 분신이었다.

<음?>

문득 허우룽카이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용우의 손에 들린 양손 대검이 이상했던 것이다.

조금 전까지 쓰던 불꽃의 활의 양손 대검 버전과는 전혀 다른 형태였다.

길이는 용우 자신의 키와 비슷할 정도로 길었고, 일반적인 헌터용 양손 대검보다 검면이 2배는 넓었다.

손잡이 부분과 칼막이 부분은 새카만 빛깔을 띠고 있는데 그 질감이 마치 암석을 매끈하게 깎아놓은 것 같았다.

그에 비해 칼날은 얼음을 깎아서 만든 것처럼 투명했으며, 그 안쪽에서는 시퍼런 빛이 물결치듯이 흘러나와서 굉장히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었다.

무엇보다 보는 순간 강렬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불꽃의 활이 아니다.’

구세록의 계약자인 허우룽카이는 그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다.

“마력이 커지는 만큼 간이 커지는 것 같은데… 어디 언제까지 그런지 볼까?”

용우가 씩 웃는 순간, 허우룽카이는 자기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

오싹한 감각이 엄습해 왔기 때문이다. 뭔가 거대하고 두려운 것이 밀려온다는 직감이 들었다.

우우우우우우!

그리고 그 직감은 곧바로 현실이 되었다.

용우의 마력이 조금 전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게 부풀어 올랐기 때문이다.

<이, 이럴 리가 없어.>

허우룽카이는 눈앞의 현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용우의 마력이 그의 마력을 찍어 눌렀다. 절망적일 정도로 큰 격차가 느껴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지금 용우의 손에 들린 것은 빙설의 창과 대지의 로드를 하스라 코어로 결합시킨 결과물이었으니까.

그 출력과 증폭률은 성좌의 무기 하나를 들었을 때를 아득히 초월한다.

용우가 손을 들었다.

-필드 디스펠!

보이지 않는 힘의 파동이 퍼져 나갔다.

그 결과를 알아차린 허우룽카이가 경악했다.

‘안티 텔레포트 필드가 해제되다니?’

이런 효과를 가진 스펠이 존재했단 말인가?

아연해져서 용우를 바라보던 허우룽카이는, 곧바로 한 가지 행동을 떠올렸다.

-텔레포트!

안티 텔레포트가 해제됐다는 것은 허우룽카이 자신도 텔레포트가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그는 곧바로 텔레포트로 도망쳤다.

-공허 문지기!

순간 눈앞이 캄캄하게 물들었다.

그리고 허우룽카이가 다시금 텔레포트하기 전의 지점으로 끌려왔다.

<뭐야?>

당황하는 그의 앞에 용우가 나타났다.

“뭐긴.”

왼손 하나로 양손 대검을 든 용우가 히죽 웃으며 오른 주먹으로 허우룽카이를 강타했다.

쾅!

폭음이 울리며 허우룽카이가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커어……!>

충격이 허공장을 뚫고, 갑옷을 관통해서 내장까지 닿았다.

“누가 앉아도 된다고 했지?”

용우가 발끝으로 허우룽카이의 턱을 차서 다시 일으켜 세웠다.

꽝!

그리고 돌려차기가 허우룽카이의 몸통을 쳐서 그를 땅에 처박았다.

콰과과과……!

그 기세가 너무 강해서 허우룽카이가 땅에 처박힌 채로 몇 미터나 땅을 밀어 올렸다.

<으, 으아아…….>

허우룽카이가 몸을 떨었다.

조금 전까지의 자신감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도저히 이길 방도가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 도망칠 길마저 완벽하게 막혀 버렸다.

서걱!

허공에 붉은 선이 그어지면서 그의 오른손이 잘려 나갔다.

콱! 콰직!

정신체를 공격하는, 푸른 불꽃을 휘감은 군용 나이프가 연달아 몸에 박혔다.

<끄아아아아악!>

그때마다 허우룽카이는 신경을 뜯어내는 것 같은 격통에 몸부림쳤다.

용우는 그 모습을 무덤덤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자율형이었군.”

일부러 허우룽카이가 마력을 컨트롤하지 못할 정도로 연달아서 고통을 주었다.

그런데도 셀레스티얼과 팔라딘들의 마력 증폭이 멈추지 않는다. 허우룽카이가 부상을 입자 그들은 알아서 치료 스펠을 발해서 그를 치료하고 있었다.

허우룽카이의 잘린 왼팔이 다시 재생되고, 오른손도 복원된다.

그리고 팔라딘들이 하나둘씩 과부하를 버티지 못하고 산산조각 나서 죽어간다.

“차라리 빨리 보내주는 게 낫겠군.”

용우는 내키지 않는 듯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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