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세계의 귀환자-80화 (80/225)

2

애비게일 카르타.

미국 헌터 업계의 전설적인 영웅.

사실상 미국의 헌터 업계를 만들어낸 인물이며, 그녀가 확립한 헌터 업계의 시스템은 전 세계 헌터 업계의 레퍼런스로 통용될 만큼 선진적이었다.

현재는 미국의 최상위권 헌터 팀 가디언즈 윙의 CEO이며 미국 대통령 직할의 각성자 부대인 팔콘 포스의 어드바이저로 활동 중이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겉으로 드러난 이야기에 불과하다.

그녀는 미국만이 아니라 인류를 파멸로부터 지켜왔고, 마음만 먹으면 미국을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어둠의 실세였다.

용우는 잠시 화면 속의 그녀를 바라보다가 물었다.

“젊음도 당신들에게 주어진 특권인가?”

생뚱맞게 들리는 질문일 것이다. 그러나 애비게일 카르타는 당황하는 기색 없이 대답했다.

[예, 그렇습니다. 심지어 그날, 나이 든 사람은 젊어지기까지 했고 그 후로 몸의 노화가 아주 천천히 진행되고 있지요.]

“그랬군. 그런데 직접 나를 보자고 한 이유는?”

[제 입장을 확인하고 싶어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랬지. 하지만 너희들이 무슨 말을 한들…….”

[이쪽으로 오시겠습니까?]

“…….”

차분한 애비게일 카르타의 물음에 용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원하신다면, 문을 열겠습니다. 함정을 의심한다면 제가 그쪽으로 가지요.]

“여기서 보지.”

[알겠습니다. 잠시 기다려 주시지요.]

애비게일 카르타는 그렇게 말하고는 영상통화를 끊었다.

‘텔레포트군. 브리짓 카르타를 공간 좌표로 삼은 건가?’

용우는 가까운 곳에서 공간 이동의 조짐을 감지했다.

잠시 후 카페 문이 열리며 검은 정장을 입은 그녀가 들어왔다.

“앉아도 되겠습니까?”

용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애비게일 카르타는 브리짓이 앉았던 자리에 앉았다.

용우가 말했다.

“제법 용감하군.”

“그래야 할 때가 많았으니까요.”

애비게일 카르타가 빙긋 웃었다.

그녀 입장에서는 맨몸으로 사자 앞에 나선 기분일 것이다. 성좌의 힘을 끌어내지 않은 상태에서는 용우에게 한순간에 살해당할 수도 있었으니까.

‘가짜는 아니야.’

용우는 그녀가 대역이 아닌 진짜 애비게일 카르타임을 확신했다.

다른 건 몰라도 그녀의 몸속에 있는 성좌의 힘은 속일 수 없다.

“제 입장을 궁금해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당신은 이미 우리 중 두 명을 죽였죠. 그리고 아마 또 한 명을 죽일 예정이겠지요. 오히려 왜 허우룽카이를 내버려 두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애비게일 카르타는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듯 물어보았다.

용우가 심드렁하게 말했다.

“말해줄 이유는 없는데?”

“확인차 물어보고 싶습니다. 나도 죽일 생각입니까?”

“…….”

너무 단도직입적인 질문이라 잠시 용우의 말문이 막혔다.

“나는 당신을 적대하고 싶지 않습니다. 구세록의 계약자가 두 명이나 사라진 시점에서 내가 당신과 싸워서 둘 중 한 명이 죽는 것은 인류적인 손실이니까요.”

“싸우면 이길 자신이 있는 것 같군?”

“아니요. 무조건 당신이 이기고 나는 살해당하겠지요.”

막힘없는 애비게일 카르타의 대답에 용우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이 여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악의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녀는 용우에게 일말의 적의조차 품고 있지 않다.

하지만 생각을 읽기 어렵다. 그녀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일까?

애비게일 카르타가 말했다.

“나는 중증의 PTSD입니다. 전사로서는 더 이상 쓸모가 없어요. 그래서 브리짓을 후계자로 삼은 겁니다.”

“들었다. 9등급 몬스터에게 패배하는 과정에서 더 이상 싸울 수 없게 됐다고.”

미켈레와 엔조 모로를 통해서 알아낸 사실이었다.

애비게일 카르타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만약 당신의 살의가 팬텀 관계자 셋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향해 있다면,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뭐지?”

“나를 죽여도 좋습니다. 하지만 브리짓과 휴고는 살려주십시오.”

“…….”

“최초에 구세록과 계약한 것도, 세계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손에 피를 묻혀온 것도 납니다. 브리짓은 내가 구해주고 키워준 은혜 때문에 나를 따를 뿐, 이면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고 책임도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두 사람은 인류를 위해 필요한 인재입니다.”

자신의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담담한 그 태도는 억지로 연기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용우는 그녀가 죽음을 각오했음을 깨달았다.

‘아마도 아주 오래전부터…….’

그녀에게서는 죽음을 각오한 사람 특유의 절박함과 날카로움이 보이지 않았다.

용우는 그런 느낌이 낯설지 않았다. 몇 번이나 본 적이 있다.

애비게일 카르타가 말하는 태도는 마치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는 것처럼 일상적인 느낌마저 들어서, 보고 있노라면 기괴해 보일 정도였다.

그것은 너무나 오래된 각오이기 때문이다.

처음 품었을 때의 날카로움 따위는 망가진 정신의 파편들과 함께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후다.

아마도 애비게일 카르타는 자신이 살아 있음조차 실감하지 못하고 있으리라.

삶을 실감하지도 못하는 자에게 죽음이 두려운 것일 리가 없지 않은가?

“내가 너희들에게 살의를 품는다면, 그 이유는 뭐일 거라고 생각하지?”

“두 가지 가능성이 떠오르는군요.”

애비게일 카르타는 허공을 올려다보며 대답했다.

“일단 팬텀과 상관없이, 미켈레와의 충돌을 빚은 시점부터 우리들 전부를 적으로 확정 지었을 경우.”

서로 죽고 죽이는 싸움을 시작하면 적 조직 내부에 무슨 사정이 있든 고려해 줄 이유가 없다. 전부 같은 그룹으로 묶어서 쳐부술 뿐.

애비게일 카르타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서용우가 일단 적으로 규정한 조직과는 무조건 끝장을 보는 타입일 가능성은 충분하다.

“또 하나는, 0세대 각성자인 당신이 보기에 우리가 성좌의 힘을 가진 것 자체가 용서할 수 없는 일일 경우. 개인적으로는 이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대실종으로 사라진 24만 명은 일종의 제물이었다.

그들의 희생으로 인류가 맞이해야 할 게이트 재해가 줄어들었으며, 각성자 튜토리얼이 열렸다.

그리고…….

“우리가 가진 성좌의 힘도 그것과 관련되어 있겠지요.”

구세록의 계약자들은 구세록을 처음 접하고 계약을 맺은 순간에 힘을 얻은 게 아니다.

그때부터 그들에게는 정보 공간을 비롯한 권능이 주어지긴 했지만, 성좌의 무기와 압도적인 무력이 주어진 것은 퍼스트 카타스트로피가 시작된 후였다.

“그렇다면 당신이 우리에게 살의를 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입장에서는 우리는 그곳에서 희생된 목숨의 수혜자일 테니까요.”

“괜찮은 추리로군.”

“제 가설 중에 정답이 있습니까?”

“음…….”

용우는 잠시 고민했다. 애비게일 카르타의 냉정한 통찰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그런 생각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어째서입니까?”

“너희들도 역시 거대한 계획의 부품일 뿐이라는 인상을 받았거든.”

용우는 미켈레와 엔조 모로에게서 많은 정보를 캐냈다.

둘에게서 얻은 정보를 취합해 본 결론은, 사실 구세록의 계약자들도 아는 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지구상의 누구보다도 많은 비밀을 알고 있겠지만, 그럼에도 진실에는 전혀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너희들이 인류를 지켜왔고, 아직까지는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래서 굳이 나와 싸우겠다고 덤벼들지만 않으면 죽일 마음은 없어.”

“그렇군요. 다행입니다.”

다행이라고 말하면서도 애비게일 카르타는 별다른 감정을 내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럼 우리는 협력 관계가 될 수 있겠습니까?”

“있다. 서로 주고받는 게 확실하다면.”

“뭘 원하십니까?”

“두 가지.”

용우가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이더니 하나를 접었다.

“내게 구세록을 보여줘.”

“…….”

“불가능한가?”

“가능합니다. 다만 보여 드릴 수 있는 것은 한 조각뿐입니다.”

“조각?”

“구세록은 총 일곱 조각입니다. 일곱 개의 서버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서 그리드 컴퓨팅 시스템을 구축한 것 같은, 그런 상태지요.”

“너희들 각자가 하나씩 가졌다는 거군.”

“그렇습니다. 제가 보여 드릴 수 있는 건 제 것뿐입니다.”

“좋아. 그걸로 됐어.”

용우는 남은 손가락 하나를 접으며 다음 조건을 말했다.

“성좌의 힘으로 각성자를 빠르게 성장시키는 방법을 알고 싶다. 없다고는 하지 마. 난 휴고 스미스를 봤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걸 보니, 당신은 빙설의 창의 소유권을 손에 넣으셨군요.”

“그래.”

“대지의 로드의 소유권도 마찬가지입니까?”

“대답해 줄 이유가 없군.”

“한 사람이 두 개의 성좌의 무기를 가질 수 있는가, 그건 우리 사이에서 해묵은 의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살의를 품었으면서도 상대를 죽여 버릴 경우 성좌의 무기가 영영 소실될 가능성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 못했죠.”

애비게일 카르타는 쓴웃음을 지었다.

상대가 하는 일이 싫어서 죽여 버리고 싶다. 하지만 그를 죽여 버리면 자신이 발 디디고 사는 세상이 망해 버릴지도 모른다.

그래서 구세록의 계약자들은 오랫동안 적의로 가득한 연합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그 관계는 결국 생각지도 못한 외부인에 의해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이것만 알려주십시오. 대지의 로드는 소실되지 않았습니까?”

용우는 잠시 고민해 보고 대답했다.

“소실되지 않았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다행이군요.”

“이제 네가 대답할 차례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당신이 빙설의 창의 소유자가 되었다면, 성좌의 힘으로 빠르게 성장시키고 싶은 상대를 계승자로 설정하세요.”

“그것만으로 된다고? 하지만 너는 브리짓과 휴고를…….”

“한 번 계승자를 설정하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구세록과 성좌의 무기에서 그 사실을 경고했기에 우리들은 섣불리 계승자를 만들 수 없었죠. 그래서 계승자를 설정한 사람만이 아는 정보인데, 계승자는 한 명만 설정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제2후보와 제3후보도 미리 설정해 둘 수 있고, 현 소유주는 연결된 모든 존재의 권한을 세부 설정 할 수 있습니다.”

“미켈레와 엔조 모로는 계승자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몰랐다는 건가?”

“예.”

“…….”

어이없는 맹점이었다.

애비게일 카르타가 말을 이었다.

“계승자로 설정한 다음에는 그 대상을 성좌의 힘으로 변신시켜야 합니다.”

“변신시킨다고?”

“당신은 팬텀을 통해서 우리가 다른 인간에게도 그 힘을 부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겁니다. 팬텀이 구현한 그릇들은 특수한 연구 성과지만, 계승자로 설정된 존재라면 거부반응 없이 그 힘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그 일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계승자의 마력 기관은 마력 시술을 통한 일반적인 성장 속도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성장합니다.”

“그 수혜는, 소유주 본인도 입을 수 있나?”

“물론입니다. 브리짓이 그 케이스지요.”

“…….”

용우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 말대로라면 나도 수혜를 입었어야 한다. 하지만 내 회복 속도에는 딱히 변화가 없어. 변신을 거부했기 때문인가?’

용우는 성좌의 무기에 담긴 성좌의 힘이 자신의 마력 기관을 침범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것은 실수였을까?

‘모르겠군.’

용우가 고민할 때, 애비게일 카르타가 말했다.

“나는 한 가지 가설을 갖고 있습니다. 상당히 절망적인 가설이었죠.”

“뭐지?”

용우가 의아해하며 묻자 애비게일 카르타가 용우를 탐색하듯이 바라보며 말했다.

“처음으로 9등급 몬스터와 싸웠을 때 떠오른 가설입니다.”

“9등급 몬스터 상대로는 너희들의 승률은 절반을 조금 넘는다고 들었다.”

“예. 그렇기 때문에 저는 한 가지 가설을 떠올렸습니다. 사실 구세록이 우리에게 준 이 힘은, 완전하지 않은 게 아닐까 하고.”

“…….”

용우의 표정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내심으로는 크게 놀랐다.

‘스스로도 그렇게 느끼고 있었단 말인가?’

용우에게는 어비스에서 본 성좌의 아바타라는 비교 대상이 있었다.

하지만 애비게일 카르타는 그 존재를 모르면서도 스스로 그런 의문을 품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용우는 그녀의 가설에 흥미를 느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출발했음에도 의문은 동일했다.

그렇다면 답은 어떨까?

애비게일 카르타의 답은, 용우의 답과 같을까?

“구세록에 기록된 위기들은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예를 들면 7세대 각성자들과 함께 예언된 대로 지휘관 개체와 군주 개체가 나타났고, 그들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보다 훨씬 흉악한 위협으로 자라날 잠재력을 가진 존재들이죠.”

그에 비해 구세록의 계약자들이 가진 힘은 어떤가?

그들이 가진 것은 현실을 조율할 수 있는 권능이다.

7등급 몬스터를 힘으로 찍어 누를 수 있고, 힘을 모으면 8등급 몬스터도 충분히 잡아낼 수 있는 어마어마한 전투 능력이다.

하지만 7명 전원이 모여도 9등급 몬스터를 상대로는 승산을 장담하기 힘든 수준에 불과하다.

“구세록에 기록된 바에 따르면, 앞으로 열릴 문은 5개가 더 남았습니다. 나날이 위협이 강해져 가는데 우리는 처음부터 정체되어 있었지요.”

구세록의 계약자들의 힘은 퍼스트 카타스트로피 이후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물론 기술적으로야 더 발전했다. 성좌의 무기에 잠재된 기능을 더 많이 알게 되었고, 더 능숙하게 활용하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힘의 총량은 전혀 변함이 없었다.

강해지지도, 약해지지도 않은 채 그대로였다.

“전 브리짓이 우리가 마땅히 찾아내야만 하는 선택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성좌의 힘을 보다 강력한 각성자에게 물려주면 된다.

그것으로 세계를 수호하는 힘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선택지를 일반화하기에는 너무 많은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

구세록의 계약자들 대부분은 자신이 가진 힘이 곧 거대한 권력임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세계를 지켜왔다. 내가 아니었으면 세계는 이미 멸망했어.’

그들은 스스로가 선택받은 존재들이라는 의식이 있었다.

자신이 세계를 지켜왔다는 절대적인 자부심이 있었다.

‘오직 나만이 세계를 올바르게 이끌 수 있다. 내가 아니면 안 돼.’

누구도 할 수 없다. 나만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다.

그런 의식이 그들을 과거 인류 역사 속에서 수많은 이들이 빠진 함정에 빠뜨렸다.

“비밀을 공유할 사람을 찾는다는 건…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아 헤매는 것 같은 과정이었죠.”

그들이 짊어진 비밀은 무거웠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에게 그 짐을 나누어 지게 할까 봐 말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들을 믿을 수 없기에 말할 수 없었다.

“내가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올바른 신념을 가진 사람이라서가 아니었습니다. 절망했기 때문이었죠.”

그녀는 패배를 겪으면서 무참하게 망가져 버렸다. 자신이 쓸모없어졌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절망 속에서 한 사람을 만났다.

자신의 말이라면 목숨이라도 내줄 것 같은 사람, 브리짓을.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 모두가 나처럼 운이 좋을 수는 없었어요.”

그러니 계승자를 찾아 물려주는 것은 모두가 고를 수 있는 답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구세록의 계승자들은 계속해서 강성해져 가는 적에게서 어떻게 인류를 지켜야 한단 말인가?

“당신의 존재를 알았을 때, 나는 당신이 바로 우리가 찾아 헤매던 답의 빠진 퍼즐 조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말의 뉘앙스는 미묘했다. 언뜻 용우가 자신들의 대체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들리는 말이지만, 용우에게는 그렇게 들리지 않았다.

“무슨 뜻이지?”

“당신은 본래대로라면 존재할 수 없었던 0세대 각성자입니다.”

애비게일 카르타가 용우를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당신이 가진 힘은, 원래 계획된 대로라면 우리에게 주어졌어야 할 힘의 일부가 아닐까요?”

Chapter26 비밀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