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세계의 귀환자-69화 (69/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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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변두리의 지저분한 식당에서 잡일을 하던 리사가 아니마에 중독된 경위는 사장이 직원들에게 매일 아침 나눠주는 건강 음료였다.

거기에 소량의 아니마를 풀어서 나눠줘서 의존성을 갖게 만들고, 시간을 들여서 특이 체질을 찾아냈던 것이다.

그들이 어떻게 특이 체질을 판별하는지는 모른다.

어쨌든 그들은 리사를 납치해서 실험실이 있는 아지트로 데려갔고, 온갖 실험을 자행했다.

“그 아지트가 어딘지는 모르겠어요. 중간중간 다른 곳으로 옮겨지기도 했었는데 바깥을 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리사가 자신이 반년 동안이나 납치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용우에게 구출된 후였다.

팬텀에게 붙잡혀 있는 동안에는 한 번도 바깥을 본 적이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 없었고 약 기운 때문에 현실과 꿈을 분간하기 어려웠다.

현실이 마치 추상화처럼 무너져 내리고 생각을 포기하는 것만이 탈출구였던 시간 속에서, 갖가지 고통만이 그녀를 광기로 도피하지 못하도록 붙잡았다.

그러던 중 그녀는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마치 머릿속에 라디오 채널이 생겨난 듯 끊임없이 속삭이는 여럿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때로는 함께 떠들었고, 때로는 혼자 떠드는 그 목소리들은 두서없었다.

리사의 내면에 있는 경험과 생각을 떠들어대는가 하면 전혀 모르는 일들을 떠들어대기도 했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들린 시점부터 새로운 실험이 시작되었다.

이미 용우가 상대해 본 존재, 팔라딘과 셀레스티얼을 리사의 몸을 그릇으로 삼아서 구현하는 실험이었다.

“…그들은 저를 희귀 샘플이라고 불렀어요.”

리사와 함께 모르모트 취급을 당했던 특이 체질은 적어도 50명이 넘었다.

그들 대부분은 빈민층이거나 부랑자들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그런 사람들.

리사는 그들 중에서도 특별했다.

“그들이 이렇게 말했던 것을 기억해요. 저는 셀레스티얼 샘플 이상이 될 수 있는 존재라고. 어쩌면 성좌의 힘을 고스란히 구현할 수 있는 그릇일지도 모른다고…….”

유감스럽게도 리사의 기억은 뚜렷하지 않거나 앞뒤가 안 맞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녀가 겪은 일을 생각하면 당연했고, 사실 그녀가 그 기억을 세세하게 들려준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었다.

리사는 8개월간을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괴로워했다. 감정 상태가 불안정해지고 호흡이 흐트러지는 일은 예사였다.

하지만 용우가 그만 됐다고 할 때마다, 그녀는 시퍼런 눈빛으로 고개를 저었다.

반드시 그 이야기를 용우에게 전해야만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는 것처럼.

한번은 용우가 물어본 적이 있었다.

“왜 이렇게까지 하지? 물론 네가 이야기해 주는 것들은 귀중한 정보지만… 널 괴롭히면서 듣고 싶지는 않아. 시간이 지난 후에, 괜찮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 이야기해 줘도 돼.”

그것은 용우의 진심이었다. 용우는 자신에게 선의를 가진 사람을 괴롭혀 가면서 정보를 쥐어 짜낸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꼈다.

그 말에 리사는 고개를 저었다.

“은혜를 갚고 싶어서만은 아니에요.”

그녀는 끔찍한 기억을 떠올리고 울먹이면서도 똑바로 말했다.

“매일 밤… 목소리가 들려요.”

리사를 괴롭히는 것은 머릿속에 라디오 채널처럼 끊임없이 울려 퍼졌던 그 목소리들이 아니었다.

그 목소리들로부터 해방되어 잠든 그녀는 자신이 알았던 얼굴들을 보았다.

같은 곳에 갇혀서 같은 괴로움을 겪었고, 결국은 하나둘씩 사라져 갔던 사람들.

매일 밤 잠들면 그런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악몽이 아니었다.

함께 괴로워하고, 함께 절망했던 시절… 서로 통성명을 하고 두서없는 대화를 나누며 아주 작은 위안을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의 목소리가 되살아났다.

과거의 단편 속을 헤매다가 깨어날 때마다 리사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럴 때면 텅 빈 가슴을 분노와 증오가 새카맣게 채워서, 스스로가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 것을 용서할 수 없었다.

“한 놈도 남김없이 죽여 버리고 싶어요, 다. 이 손으로 직접…….”

리사는 자신을 괴롭혔던 자들에 대한 살의를 불태웠다.

용우는 참을성 있게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필요한 정보를 맞춰보았다.

‘지금까지의 정보를 종합해 보면 구세록의 계약자들은 오로지 게이트 안에서 죽은 각성자의 시신을 통해서만 완벽하게 스스로를 구현할 수 있다.’

생체 실험으로 만들어낸 그릇은 팔라딘과 셀레스티얼을 구현하는 것에 그친다.

하지만 리사가 힘들게 끄집어낸 기억들을 이어 붙여보면, 그녀는 다른 실험체와는 달리 거의 완벽하게 구세록의 계약자의 힘을 구현해 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뇌와 심장을 마력 기관화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것이 조건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리사는 놀라운 존재다.

전후 사정을 모르고 보면 좀 특이한 각성자로밖에 안 보일 정도였으니까.

‘놈들은 인공적으로 각성자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 리사는 우연의 산물일 가능성이 크지. 리사 하나만은 아닌 것 같지만…….’

리사는 마력 기관이 있는 데다 팔라딘으로 변했던 실험체처럼 뇌와 심장이 마력 기관화 되어 있기까지 하다.

그런 그녀는 어쩌면 각성자 튜토리얼을 통해서 배출되는 각성자들보다 더 우수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스펠만 주어진다면, 다른 각성자들보다 훨씬 뛰어난 헌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지.’

각성자 튜토리얼에 소환되지 않았던 리사에게는 스펠이 없다.

하지만 용우에게는 그녀에게 스펠을 줄 수단이 있었다.

‘투자할 가치는 충분해.’

리사가 충분한 전투능력을 갖춘다면, 용우는 괜찮은 팀원을 얻게 될 것이다.

용우는 자신에게는 익숙한 눈빛을 가진 리사가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그녀가 부디 자신의 기대에 부응해 주기를 바랐다.

* * *

서우희의 생활은 오랫동안 실종되었던 오빠, 서용우가 돌아온 후로 많이 달라졌다.

그녀는 병원을 그만두고 학원에 다니면서 입시 학원에 다니고 있었다.

병원에 다니는 동안에도 꾸준히 공부를 해왔기 때문에 입시 학원 진도를 따라갈 수는 있었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올해로 30세가 된 늦깎이 수험생이라 그런지 모의고사 풀이에서 성적 상위권에 들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한창 공부에 전념해야 하는 그녀의 신경을 건드리는 일이 계속 생기고 있었다.

“오빠.”

학원 수업을 마치고 나온 우희는 자신에게 손을 흔드는 용우를 발견했다.

“수업 끝났어?”

“응. 어쩐 일이야? 일은 잘 끝난 거야?”

“깨끗하게 끝났어. 오늘이 리사가 퇴원하는 날이거든. 병원 들러서 리사 데리고 이쪽으로 온 거야.”

“아, 그게 오늘이었어?”

우희가 자신의 날짜 감각이 망가졌음을 깨달을 때였다.

“우희는 제가 데려갈 거니까 오늘은 퇴근하셔도 좋습니다.”

용우가 우희를 따라 나온 키가 큰 젊은 여자를 보고 말했다.

그러자 그녀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아침에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

“수고하셨어요. 내일 봐요.”

우희가 인사하자 그녀가 미소로 받고는 몸을 돌려 걸어갔다.

그녀는 용우가 우희를 보호하기 위해 고용한 경호원이었다.

팬텀과 충돌했을 때, 용우는 구세록의 계약자들이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제로가 서용우이며, 0세대 각성자임을 안다. 그렇다는 것은 우희가 그의 유일한 혈육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이미 용우와 그들은 확실한 적이다.

용우는 그들이 자신을 뜻대로 움직이기 위해서 우희를 인질로 잡는 상황을 상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은 무조건 우희와 붙어 다녔다. 입시 학원에 갈 때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학원 1층의 카페에서 대기했을 정도다.

여유가 생긴 것은 백원태가 경호 업체를 수배해 준 덕분이었다.

자신이 있을 때는 상관없지만, 우희가 혼자 있는 시간에는 반드시 경호원들이 따라다니게 되어 있었다.

8명이 한 팀을 이루어 우희를 경호하고 있으며, 일반인으로 위장하고 우희와 함께 입시 학원에 등록하기까지 한 젊은 여성 경호원은 각성자이기도 했다.

‘최악의 경우에도 시간벌이 정도는 해주겠지.’

단순히 범죄 조직의 일원들이 습격해 오는 정도라면 확실히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강력한 각성자나 혹은 팔라딘 같은 존재가 우희를 노린다면?

그런 때는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경호원이라도 우희를 지킬 수 없으리라. 그래서 용우는 거기에 대해서는 따로 대책을 세워두었다.

‘놈들의 움직임이 굼떠서 다행이야.’

용우는 미켈레를 죽인 이후로 신경이 잔뜩 곤두서 있었다.

언제 어디서 놈들의 마수가 뻗어올지 모른다.

그런 생각으로 대처 방안을 고심했던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용우가 준비를 갖추는 동안 구세록의 계약자 중 다른 놈이 공격해 오는 일은 없었다.

“왜?”

문득 우희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용우가 자신을 미안해하는 웃음을 지은 채로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미안하다.”

“왜 또? 사고라도 쳤어?”

“그런 건 아니고… 나 때문에 네가 귀찮아졌으니까.”

용우가 돌아오기 전까지만 해도 우희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물론 각성자이고, 병원에서 힐러로 일하는 고소득자이기는 했지만 생활 전반에 있어서 남들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용우가 돌아오고 나서부터 그녀의 삶은 급격히 달라졌다.

용우가 배틀 힐러로 언론에 주목받자 가족인 우희를 귀찮게 하는 것들이 나타났고, 용우가 구세록의 계약자들과 적대하는 바람에 하루 종일 경호원들이 붙어 다니게 되었다.

그리고 의대 입시를 위한 공부에만 전념할 수도 없었다.

가끔씩 용우와 함께 트레이닝 센터에 들어가서 용우에게 받은 전투적인 능력을 다루는 법을 훈련해야 했다. 훈련해 두지 않으면 유사시에 대비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 모든 일들이 우희에게 있어서는 크나큰 스트레스일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미안해하는 용우에게 어른스럽게 웃어주었다.

“뭘 새삼스럽게. 괜찮아. 조금만 참으면 오빠가 처리해 줄 거잖아?”

우희가 용우의 어깨를 두들겨 주며 웃었다.

용우가 쓴웃음을 지었다.

“물론 그럴 거야.”

“그럼 됐어. 어차피 요즘 세상이 워낙 험하잖아. 밤에 여자 혼자 돌아다니려면 좀 무섭기도 했는데 잘됐지. 그리고 경숙 씨가 워낙 능숙해서 부담도 별로 안 느끼고.”

우희를 밀착 경호하고 있는 여성 경호원 김경숙은 북한 난민 출신으로 군 경험이 있는 인물이었다. 그녀는 우희의 지인으로 위장해서 입시 학원을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외출 시에는 어딜 가든 일행으로 따라다녔다.

다른 경호원들도 일반인으로 위장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경호를 하고 있다. 용우가 최대한 우희가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배려해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경호업계 평균보다 훨씬 많은 보수를 지불하고 있지만, 용우에게는 별로 큰 지출도 아니었다.

“안녕, 리사.”

“아, 안녕하세요. 우희 님.”

우희가 차에 타며 인사하자 리사가 작은 목소리로 인사했다.

“우희 님은 무슨. 그냥 언니라고 불러.”

“아, 하지만…….”

리사가 머뭇거리자 우희가 용우를 보았다. 용우가 어깨를 으쓱하더니 말했다.

“언니라고 불러줘. 그게 서로 편해.”

그러자 우희가 물었다.

“오빠한테는 뭐라고 부르는데?”

“선생님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선생님?”

우희가 의아해하자 용우가 설명했다.

“리사는 각성자로서의 능력이 있으니까… 그걸 다루는 법을 가르쳐주기로 했어.”

“그래서 선생님? 하긴 오빠라고 부르는 것보다는 낫지. 39살 아저씨한테 22살 아가씨가 오빠 소리를 하면… 어휴.”

“…….”

벌레 씹은 표정을 짓는 용우에게 혀를 쏙 내밀어 보인 우희가 말했다.

“오빠, 기왕 나온 김에 근처 쇼핑몰에라도 가자. 저녁도 먹고 리사 옷 쇼핑해야지.”

“그럴까?”

확실히 리사와 앞으로 같이 생활하려면 쇼핑이 필요했다. 용우는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쇼핑몰을 향해 핸들을 틀었다.

* * *

사실 용우의 아파트는 우희와 둘이서만 살기에는 너무 넓었다.

위치나 전망, 그리고 보안 등이 마음에 들어서 샀지만 관리는 좀 귀찮다고 생각하던 참이다.

그래서 리사가 같이 살게 되자 오히려 집안일하기가 편해졌다.

리사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다. 자기 말로는 혼자 산 기간이 길었다고 하는데 정말 그랬는데 집안일도 능숙하고, 요리 솜씨는 용우나 우희보다 훨씬 나았다.

리사는 혼자서는 절대 밖에 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용우가 같이 나가자고 하면 별 거부감 없이 따라 나섰다.

‘아마 내가 있으면 안전하다는 심리적 안전망이 작용하는 거겠지.’

리사는 언제 다시 팬텀에게 납치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었다.

용우는 그런 리사를 데리고 트레이닝 센터로 들어갔다.

“으리으리한 곳이네요. 정말 이런 곳에서 머무르는 건가요?”

리사는 트레이닝 센터에 오자 주변을 두리번거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평소에는 약간 어두운 인상의 귀여운 소년처럼 보이는 그녀가 놀라고 신기해하는 모습은 용우를 미소 짓게 했다.

“딱히 일이 없으면 일주일 정도 머무를 거야. 그 정도면 기초적인 훈련은 마칠 수 있겠지.”

트레이닝 센터에는 필요한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다.

‘지금은 페이즈3인데 과연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뭐, 성장 한계가 일찍 온다 해도 이제는 내가 특성을 이식해 주면 그만이지만…….’

마력 기관이 페이즈18 수준까지 회복된 지금, 용우는 이제 마력 기관의 성장이 한계에 온 사람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수단이 생겼다. 세상에 알려지면 발칵 뒤집어질 비밀이 계속 쌓이는 중이다.

용우는 그녀에게 마력 시술을 시켜주고는 육체 훈련부터 마력 훈련까지 다양한 기초 훈련을 시켜보았다.

‘재능은 꽤 좋다.’

그 결과 하루 만에 리사의 잠재력이 괜찮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용우는 트레이닝 센터에 오기 전에 그녀에게 몇 개의 스펠 스톤을 주었다.

각성자가 헌터로 뛰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전제조건, 육체 강화 특성을 터득하게 하고 전투에 활용할 만한 기초적인 스펠들도 주었다.

그리고 그것들을 활용하는 법을 훈련시켜 보았는데, 결과는 꽤 쓸 만했다.

‘얼마나 키울 수 있을지 해봐야겠지만… 기대해봐도 되겠군.’

무엇보다 용우를 은인으로 생각하고 의지하고 있는 만큼 신뢰할 수 있다. 그 점이 큰 메리트로 다가왔다.

‘신뢰할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용우는 문득 자기가 많이 변했다고 느꼈다.

누군가를 믿는다니, 어비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가 있는 곳은 어비스가 아니다.

이곳은 선의로 사람을 대해도 되는 곳이다. 살의로 대할 필요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누군가를 믿을 수 있는 세상이다.

그 사실이 왠지 편안해서, 용우는 자기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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