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오크 마법사-357화 (356/360)

30장 마지막 전투(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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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장 마지막 전투(27)

듀로크는 손을 들어서 조금씩 라자드의 손에 다가갔다. 라자드는 듀로크의 손이 점점 다가오는 것을 보며 미소를 지었고 자신의 염원이 드디어 다가왔다고 하며 속으로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듀로크의 손이 라자드의 손을 잡으려고 하는 찰나, 듀로크는 입을 열었다.

"라자드."

"왜 그러지?"

"미안하지만 안 되겠다."

"...뭐?"

콰콰쾅!!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새하얀 공간이 뒤틀렸다. 라자드는 무슨 일이 일어난지 단번에 이해하지 못하고 느린 움직임으로 고개를 올렸다. 그리고 그는 그제야 무슨 일이 일어난지 알 수 있었다.

"네놈!!!"

듀로크는 미안하다고 얘기한 후에 바로 파이어볼을 하늘에 있는 마법진을 향해 날려 보냈다. 그리고 그 충격에 마법진이 폭발하면서 새하얀 공간이 뒤틀렸고 그것을 눈치챈 라자드는 어떤 때보다 강렬한 분노를 담아서 소리쳤다. 그와 함께 라자드에서 막대한 검은 기운과 함께 압박감이 뿜어져 나왔고 그 검은 연기는 듀로크를 향해 휘몰아쳤다.

"왜냐?! 왜? 왜 내 제안을 거절한 것이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 모두 설명해줄까?"

듀로크는 다가오는 검은 연기를 피하며 입을 열었다.

"첫 번째. 네 입으로 얘기하지 않았나? 나를 더불어 동료들이 죽은 미래와 암흑으로 뒤덮인 미래가 보인다고. 두 번째. 루미나는 네가 신이 되는 것을 막으라고 했다. 세 번째. 네 말대로 라자드가 마왕을 막고 있다고 해도 네가 신이 된다면 그도 신이 되는 것이 아니냐? 네 번째. 영혼의 계약서를 적는다고 해도 신이 된다면 모두 무력화되겠지. 그러므로 네 말에는 신빙성이 없다!"

"닥쳐! 닥쳐, 닥쳐!!"

"마지막으로 네 손을 잡는다면 지금까지 죽고 희생한 동료들과 병사들을 어떻게 볼 수 있겠나? 그게 가장 큰 이유다!"

"시끄러!!!"

라자드의 거대한 외침과 더불어 새하얀 공간에 금이 가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네놈 때문에 마법진이 망가졌다! 네놈 때문에 이 공간은 무너지고 있다! 네놈 때문에 라티나는 되살아날 수 없다!! 네놈 때문에 내 모든 계획이 무너졌다! 다 네놈 때문에!!"

오랜 시간의 기다림. 라티나를 살리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수많은 이들을 죽이고 방해물을 제거하며 마침내 목표 앞까지 도달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쓸데없다는 것처럼 수백 년의 시간 동안 쌓은 모래성이 단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 조금 전까지만 해도 손에 잡힐 정도로 가깝게 다가왔는데 그것이 단 몇 초로 무너진 것이다.

그런 상황에 라자드는 눈이 뒤집혀서 주변의 모든 것을 삼킬 것처럼 검은 연기를 무작정 뿜어내었다. 그의 분노와 감정들이 그의 모든 힘을 끌어내었고 그에게서 나오는 위압감과 살기에 듀로크는 식은땀을 흘리며 피하는데 집중했다.

"듀로크! 네놈을 저주하겠다! 내 제안을 무시하고 라티나를 다시 죽인 네놈에게 영원의 고통을 선사하겠다! 네놈의 동료! 연인! 친구 모두를 고통스럽고 잔인하게 죽이겠다! 이 대륙 전체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없애버리겠다! 모두 네놈 때문에!!"

"할 수 있으면 해보라고! 네놈은 혼자고 난 혼자가 아니니까!"

결국 새하얀 공간을 가득 채울 정도로 늘어난 검은 연기에 듀로크는 피하지 못하고 둘러싸였다. 하지만 듀로크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끝없는 어둠 속에 하나의 남은 빛처럼 밝게 빛나는 파이어볼을 만들어내었고 마나를 집중시켰다.

"죽어라!!"

주변을 둘러싼 어둠이 듀로크를 향해 일제히 덮쳤다. 어둠이 듀로크를 완전히 먹으려고 하는 순간 듀로크는 양손으로 만든 파이어볼을 있는 힘껏 바닥을 향해 내리찍었다. 마나를 집중시켜 만든 파이어볼이 바닥에 부딪히는 순간 화염이 휘몰아쳤고 그 화염은 어둠에 대항하는 동시에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폭발은 무너지고 있는 새하얀 공간에 타격을 주었고 그대로 공간을 터트리는데 강력한 일격이 되었다.

콰콰쾅!!

"윽!"

듀로크는 폭발과 함께 밀려났고 바닥에 쓰러졌다. 이어서 듀로크는 바닥에서 빠르게 일어나며 주위를 둘러봤다.

"여긴...원래의 성? 다시 돌아온 건가?"

라자드와 싸웠던 장소. 부서지고 파괴된 성과 초토화된 지형을 통해 듀로크는 새하얀 공간에 들어가기 전의 장소로 돌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주지 않고 검은 연기가 듀로크의 사지를 묶었고 듀로크는 아차 하며 자신의 실수를 후회했다.

"젠장!"

"죽어라!!"

칼날처럼 변한 검은 연기가 듀로크의 온몸을 향해 다가왔고 듀로크는 방어 마법을 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듀로크는 절체절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었는데 그때 멀리서 엄청난 스피드로 날아오는 인물이 있었다.

"어이! 이봐!!"

그 목소리에 라자드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와 동시에 검은 연기가 멈췄다. 그 순간 날아오던 인물은 그대로 주먹으로 라자드의 얼굴을 가격했고 라자드는 검은 연기로 주먹을 방어했다. 하지만 그 파괴력에 라자드는 멀리 날아갔고 그와 함께 듀로크를 묶고 있던 검은 연기가 사라졌다. 묶여있던 듀로크는 몸이 자유롭게 된 것을 느끼며 자신을 구해준 인물을 바라봤다.

"고맙다. 나미래."

"적절한 타이밍에 온 거 맞겠지?"

"그래. 완벽한 타이밍이였어."

성 밖으로 날아갔던 나미래는 정신을 차리자마자 다시 돌아왔고 듀로크가 묶여있는 것을 멀리서 볼 수 있었다. 그 순간 나미래는 온 힘을 다해서 앞으로 치고 나갔고 그대로 라자드를 가격한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저 녀석 뭔가 변한 것 같은데."

나미래는 정확히는 몰라도 라자드가 뭔가 변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왜냐하면 전에도 어둡고 기분 나쁜 기운을 풍겼지만 지금은 온몸의 털이 바짝 설 정도로 차원이 다른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럴 일이 있었지. 다른 녀석들은?"

"뒤에 봐봐."

나미래는 고개를 뒤로 까딱이며 얘기했고 그 행동에 듀로크는 뒤로 고개를 돌렸다.

"...너희들."

뒤를 돌아보니 라자드에게 나가떨어졌던 이들이 모두 되돌아오고 있었다. 어깨를 당했던 헤츠와 메스는 치료를 받은 모양인지 멀쩡한 상태로 무기를 들고 오고 있었고 레이트와 타노스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또한 마기로 날아간 로그와 맥, 그리고 나르샤와 그란도 여전히 팔팔했고 손짓 한 번으로 날아갔던 이들도 다시 회복하고 다가오고 있었다. 바닥으로 꺼졌던 비아토스도 수많은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투지를 뿜어내고 있었고 가시에 밀려난 세트리나, 제라서스, 다미우스 또한 상태가 양호해 보였다.

다르디엔과 아그리마 또한 괜찮아 보였고 제일 상태가 좋지 않은 데미가스도 어떻게든 전투에 참여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모든 일행들이 다시 라자드와 싸우기 위해서 다가오는 것을 보고 듀로크는 자신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그들을 자랑스럽게 쳐다봤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라자드가 악귀와 같은 표정을 지으며 저주와 살기를 내보냈다.

"네놈들 모두! 나의 숙원을 방해한 네놈들을 모두 죽여버릴 것이다! 크아아아아!!"

라자드는 괴성과 함께 엄청난 검은 기운을 전방위로 내보냈고 듀로크와 동료들은 그 기운에 저항하기 위해서 자신을 방어했다. 그렇게 라자드가 계속 기운을 뿜어내는 가운데 갑작스럽게 그에게 변화가 일어났다.

"윽!"

라자드는 엄청난 두통이 다가와 자신도 모르게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고 그로 인해 뿜어내던 기운이 흩어졌다. 그것을 본 듀로크와 동료들은 이상하게 여겼고 라자드의 두통은 시간이 갈수록 심해져 갔다.

"으으윽!!...아아악!!"

라자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두통에 바닥에 주저앉았고 그와 동시에 라자드의 입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시간이 되었다. 더 이상 나도 그를 막을 수는 없다.]

"안돼! 저,저 녀석들을 죽여야 해! 내,내 계획을! 라티나를 죽인 저 녀석들을 죽여야 한다고!!"

분노와 원망으로 극심한 두통에도 라자드는 일어서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그의 몸에서 일어난 싸움은 끝이 난 상태였다.

[미안하지만 그것은 그에게 맡겨라.]

『미천한 것들이 생각보다 오래 버텼군.』

압도적인 존재감이 느껴지는 목소리가 라자드의 입에서 나왔다. 그리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그곳에 있는 모든 이들은 알고 있었다.

"마왕 마몬.."

"내 몸을 뺏을 생각이냐?! 웃기지 마! 이 몸은 내 것이라고!"

『맘대로 내 힘을 사용하면서 대가를 치르지 않을 생각이었나? 미천한 존재 주제에 많이 버틴 것은 칭찬해주마. 하지만 그 끝이 다가왔다. 오늘부터 나 마몬이 네 몸을 사용해주마.』

"네 맘대로 놔둘 거라고 생각하냐?! 이까짓 것!"

라자드는 가슴에 박혀있는 마몬의 인자를 손으로 뜯어내려고 오른손을 움직였다. 하지만 오른손이 가슴에 박힌 구슬을 잡으려고 하는 찰나 그의 손목을 잡은 것이 있었다.

"뭣?!"

라자드의 오른쪽 손목을 잡은 것은 다름 아닌 라자드의 왼쪽 손이었다. 라자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인 왼쪽 손을 보고 다시 자신의 의지를 되찾기 위해서 마기를 활용하였다. 하지만 마계의 왕인 마몬에게 마기의 싸움을 이길 리가 없었다.

왼쪽 손의 의지는 점점 더 멀어져갔고 이제는 완전히 마몬의 의지에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왼쪽 손을 시작으로 왼쪽 다리 팔까지 마몬에게 의지가 뺏겼고 이내 온몸의 의지가 마몬에게 넘어가는 것은 한순간에 불과했다.

"안,안 돼...안 돼!!!"

절망의 목소리와 함께 라자드의 눈이 감겼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라자드의 인격이 남아있지 않았다. 새로 뜬 라자드의 눈은 전과 똑같은 색깔을 띠고 있었지만 그 안에 담긴 눈빛은 전과 확연히 달랐다.

"후우...정말 오래간만의 몸이로군."

마몬은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면서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독브레스가 마몬을 덮쳤고 그대로 주변의 모든 것을 녹여버렸다. 독브레스를 뿜어낸 비아토스는 숨을 들이키며 자신이 만들어놓은 광경을 바라보았고 듀로크와 다른 일행들도 그런 비아토스의 무식함에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독브레스가 모두 사라지고 난 후에 보이는 것은 멀쩡한 마몬의 모습이었다.

"다짜고짜 브레스라니. 옛날이나 지금이나 도마뱀들은 예의가 없군."

【네놈이 마왕이 맞겠지?】

"그렇다면?"

【그러면 넌 내 먹잇감이다!】

비아토스는 그 말을 하며 돌진했고 누가 말리기도 전에 빠르게 마몬에게 다가갔다. 그는 거대한 헬파이어를 5개를 만들어 마몬을 향해 날렸고 그와 동시에 꼬리를 휘둘렀다. 물리와 마법 공격이 동시에 마몬에게 다가왔는데 놀랍게도 마몬은 그 공격을 가볍게 무력화시켰다.

마몬의 몸에서 나온 검은 연기는 5개의 헬파이어를 감싸서 그 에너지를 그대로 흡수하였다. 그리고 다가오는 꼬리를 향해 그는 손등으로 한번 가격했고 그러자 놀랍게도 비아토스의 꼬리가 두 조각으로 잘려 분리됐다.

【크아아아악!】

"비아토스! 멈춰!"

듀로크는 꼬리가 잘리는 것을 보고 비아토스에게 경고했지만 비아토스는 그 말을 무시하고 마몬에게 계속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마몬이 비아토스의 눈앞에서 사라졌고 어느새 비아토스의 품속으로 다가왔다.

【뭣?!】

"도마뱀은 구웠을 때가 제일 조용하더군."

콰콰쾅!!

"비아토스!"

마몬은 비아토스의 품속에서 양손을 들어 마기를 폭발시켰다. 폭발한 마기는 헬파이어를 흡수한 에너지와 마몬의 마기가 합쳐져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고 그 폭발에 비아토스는 멀리 날아갔다. 비아토스는 그대로 대자로 뻗어서 바닥에 쓰러졌고 그의 몸에서 살이 타는 연기와 냄새가 풍겨왔다.

"나쁘지 않은 몸이군. 이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는 육체라면 내 힘의 상당수를 사용할 수 있겠어."

비아토스를 단번에 무력화시킨 마몬을 보고 듀로크는 그가 라자드의 몸에 익숙해지기 전에 어떻게든 해야겠다고 결심하며 소리쳤다.

"모두 일제히 돌격!"

듀로크의 말에 일행들이 일제히 마몬을 향해 달려들었다. 제일 빨리 마몬에게 달려든 인물은 나미래였다. 나미래는 발에 힘을 주고 앞으로 돌진한 결과 누구보다 빨리 도착할 수 있었고 남들보다 적은 마나를 주먹에 담은 채 내디뎠다.

적은 마나지만 나미래의 신체능력까지 합쳐지면서 누구보다 강력하고 누구보다 빠른 주먹이었다. 하지만 그 주먹은 마몬의 얼굴에 몇 cm를 앞두고 멈췄다.

"이이익!"

"놀랍구나. 이 정도로 빠르다니."

나미래의 팔은 수많은 검은 연기에 묶여서 마몬의 얼굴 바로 앞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에 타노스와 레이트가 주먹과 검을 들고 다가왔고 그것을 본 나미래는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나는 상관없이 공격해! 괜찮으니까!"

타노스와 레이트는 나미래의 말을 듣고 멈추지 않은 채 그대로 나미래와 함께 마몬을 향해 주먹과 검을 휘둘렀다.

"파쇄!"

"일섬!"

콰콰콰콰!!

모든 것을 분쇄하는 파쇄와 모든 것을 잘라버리는 일섬이 나미래와 마몬을 덮쳤다. 강력한 외피를 가진 나미래도 두 기술에는 버티지 못하고 허리를 중심으로 이등분되어 살이 부서지면서 멀리 날아갔다. 그리고 그 두 기술에 마몬도 오른팔을 잃었지만 주위의 공기 속에 떠다니는 마기가 오른팔로 모이면서 오른팔이 재생성되었다.

"굉장한 기술이군. 하지만."

마몬이 오른손을 들었고 그러자 주변에 떠다니는 마기가 거대한 가시로 변했다. 그런 가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고 그 가시는 일제히 타노스와 레이트를 향해 날아갔다.

콰콰콰쾅!!

"기술 이후에는 빈틈이 생기는군."

수많은 가시가 타노스와 레이트가 있는 곳을 강타했고 그 가시들로 인해서 그 둘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 가시가 박힌 바닥에는 빨간 피가 흥건하게 땅을 적시고 있었다.

"흐읍!"

"킁!"

레이트와 타노스가 만들어준 틈을 놓치지 않고 헤츠와 메스 그리고 베로나가 3방향에서 마몬을 덮쳤다. 헤츠와 메스는 자신이 갖고 있는 거대한 무기로 베로나는 주먹으로 모두 급소를 향해 휘둘렀다.

그와 동시에 마몬의 등 뒤에서 흑익이 튀어나와 자신을 중심으로 휘몰아쳤다. 헤츠와 메스의 오러 블레이드가 그 흑익과 부딪혔는데 놀랍게도 흑익은 오러 블레이드에 잘리지 않았고 베로나의 주먹에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오러 블레이드의 날이 나가고 주먹에 상처를 주었다.

그리고 이어서 마몬이 흑익을 휘둘렀고 흑익에 부딪힌 3명은 그 충격에 엄청난 속도로 멀리 날아갔다.

"동시에 찌른다!"

"예!"

아무드, 크리드, 모리스 그리고 매트가 일제히 검을 들고 등 뒤에서 마몬을 찔렀다. 헤츠와 메스와 베로나가 시간을 끌어주는 사이에 그들은 틈을 노려 마몬의 몸에 검을 박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검이 몸을 관통했는데도 마몬은 마치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는 것처럼 멀쩡히 움직였다.

"거치적거리는군."

퍽!

"크리드!!"

마몬이 손으로 크리드의 복부를 관통하면서 손이 등 뒤로 튀어나왔다. 크리드는 입에서 피를 울컥 뿜어내었다. 그 광경을 본 아무드는 오러 블레이드에 마나를 머금으며 위로 올렸지만 검이 마몬의 몸과 일체화된 것처럼 일절 움직이지 않았다.

"사라져라."

마몬이 왼손을 휘두르면서 마기의 폭풍이 일어나 그들을 덮쳤다. 마기의 폭풍은 칼날과 같은 예리함을 가지고 있었고 크리드를 제외하고 3명은 검으로 자신을 보호했다. 하지만 아무드는 검이 잘리면서 어깨부터 옆구리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상흔을 얻었고 모리스는 왼팔이 잘리며 매트는 수많은 상처를 입으며 피를 흩날렸다. 물론 크리드는 무력하게 날아가며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그렇게 4명이 날아가는 순간 불과 바람 그리고 물, 3개의 성질이 합쳐진 폭풍이 마몬을 향해 날아왔다. 마몬이 다가오는 폭풍을 향해 오른손을 들자 검은색의 방패가 생겨났고 방패는 폭풍을 완벽하게 차단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르샤와 에밀리가 노린 것이었다. 마몬이 폭풍에 시선이 돌아간 사이에 나르샤와 쉐이드가 접근하여 마몬의 목을 향해 무기를 휘둘렀다.

까깡!!

하지만 나르샤와 쉐이드의 무기도 마몬이 왼손을 들어 생성한 방패에 막혔다.

"아직 끝이 아냐!"

나르샤는 포기하지 않고 마법을 사용하여 방패로 미처 막지 못하는 곳을 향해 공격했다.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양쪽에서 마몬을 덮쳤는데 얼음 덩어리는 마몬에게 닿기도 전에 수증기로 변해 사라졌다.

"이 공간이 아니였다면 닿았을텐데 아쉽겠군."

마몬은 양손을 들어 나르샤와 에밀리를 향해 검은 화염을 뿜어내었다. 그 둘은 정령과 마법으로 자신을 방어했지만 압도적인 위력 앞에 화염을 모두 무력화하지 못하고 화염에 휩쓸려 나갔다.

이어서 마몬이 쉐이드를 향해 손을 움직였는데 미리 그 움직임을 예측하고 있던 쉐이드는 팔을 붙잡고 기술을 걸어 붙잡았다.

"지금이다!"

쉐이드의 외침에 그란과 맥이 도끼와 마검을 들고 붙었고 루키드는 그 둘을 서포트하며 마법을 날렸다. 그란은 도끼로 머리를 향해 내리찍었고 맥은 검은 마기를 마검에 흡수시켜 목을 향해 휘둘렀다.

마몬은 그 둘의 공격에 흑익을 다시 움직여 자신을 방어했다. 그란의 도끼도 흑익을 뚫지 못했는데 놀랍게도 맥의 마검은 흑익을 자르면서 뚫고 지나가 라자드의 목을 향해 나아갔다. 그것을 본 마몬은 놀라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나머지 한쪽 팔을 들었다.

까깡!!

마기로 둘러싼 팔로 막았지만 마검은 마기를 뚫고 라자드의 피부를 베어냈다. 마몬은 자신의 팔에 상처를 준 마검을 보고 감탄을 했다.

"마족과 인간의 융합된 존재는 처음 보는군. 그리고 그 검에 들어있는 것은 마족인가?"

『역시 마왕이라는 거냐? 맥! 그대로 베어버려!』

"알겠어요! 하앗!"

맥은 주변에 있는 마기를 흡수해서 응용하여 마검에 더욱 힘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막혀서 전진하지 못했던 마검이 조금씩 움직였고 이내 마몬의 팔을 완전히 베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맥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마검으로 마몬의 목을 향해 휘둘렀는데 그때 마몬의 몸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것을 본 쉐이드는 본능적으로 잡고 있던 팔을 빼며 소리쳤다.

"뒤로 빼!"

그란과 맥은 쉐이드의 말에 뒤로 빠졌고 검은 연기는 이내 수많은 가시로 변해 고슴도치처럼 주변을 향해 찔렀다. 그로 인해 뒤로 빠졌지만 쉐이드와 그란, 맥은 그 수많은 가시에 몸이 찔렸다.

"크윽!"

"아아악!"

가시에 찔린 부위가 마치 독에 당한 것처럼 검게 변해서 세포를 죽였다. 상처에 마기가 들어간 그란과 쉐이드는 고통스러워하며 움직이지 못했지만 맥은 반마족의 몸을 가지고 있는 덕에 효과가 미미했다. 그래서 맥은 재정비를 하고 다시 돌진하려고 했는데 그때 그 옆을 거대한 드래곤들이 지나가며 마몬에게 다가갔다.

【제라서스!】

【알겠다!】

화이트 드래곤인 제라서스와 레드 드래곤인 다미우스가 서로의 상반된 성질의 마법을 두 손으로 모은 채로 마몬에게 들이댔다. 마몬은 화염과 냉기가 섞인 마법을 향해 손을 들어서 검은 방패를 만들어내 자신을 보호했다. 하지만 그사이에 옆으로 접근한 아그리마는 그대로 거대한 꼬리를 활용해 마몬을 타격했다.

제라서스와 다미우스의 공격을 방어하던 마몬은 미쳐 다가온 아그리마의 꼬리를 방어하지 못했고 그대로 멀리 날아갔다. 마몬은 남은 왕성의 벽에 처박혔고 그와 동시에 5마리의 고룡이 일제히 브레스를 뿜어내었다.

...!!!

그 브레스에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고 안 그래도 다 부서져서 조금밖에 남지 않던 왕성이 박살 나며 사라졌다. 하지만 그 폭발 속에서 마몬은 멀쩡히 걸어왔고 자신을 내려다보는 고룡들에게 얘기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기분이 별로 좋지 않군."

마몬이 양팔을 벌리고 하늘로 올라가자 마몬을 중심으로 변화가 일어났다. 주변의 농후한 마기의 상당수가 마몬을 중심으로 흡수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폭풍이 일어난 것처럼 검은 회오리가 휘몰아쳤다. 그리고 마기를 흡수하기 시작한 마몬의 신체도 변화가 일어났다.

2미터도 되지 않고 인간의 신체를 가지고 있던 마몬의 몸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이마와 머리에서 3개의 뿔이 나오고 눈이 붉게 변하며 송곳니가 튀어나왔다. 손톱 또한 뾰족하게 자라나고 피부가 흑룡의 가죽과 비슷하게 변하며 기다란 꼬리가 생성되었다.

그렇게 신체가 급속하게 변하면서 마몬의 몸은 이내 고룡보다 더 커져서 내려다볼 정도였다. 약 10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몸과 흡수한 마기로 인해서 더욱 강해진 위압감. 모든 것을 압살할 것 같은 마몬의 모습은 마왕의 이미지를 자동으로 생각나게 하고 있었다.

《드디어 본 모습으로 변할 수 있었군.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겨우 절반인가.》

마왕은 다른 차원의 존재이다 보니 소환되어도 본 힘의 일부밖에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 마몬이 있는 곳은 라자드가 마계와 비슷한 환경으로 조성한 덕분에 상당수의 힘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래도 불과 절반의 힘밖에 안 되지만 그것만으로도 모든 존재를 죽이는데는 충분한 힘이었다.

《굴복하라. 그리고 전율하고 절망해라. 나 마몬이 본 모습으로 변한 이상 네놈들에게 미래는 없다. 나 마몬이 친히 이 대륙을 통치하고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내겠다.》

마몬의 목소리에는 듣는 이들의 사기를 떨어트리고 절망케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 존재하는 모든 이들은 거대한 마몬을 앞두고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듀로크 또한 다르지 않았다. 듀로크의 눈빛에는 희망의 불꽃이 아직 꺼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자신을 믿는 수많은 동료들이 있었고 아직 동료들 또한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직 시도하지 않은 것들이 있었고 희망을 버리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눈앞의 거대한 마몬을 상대로 다시 돌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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