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장 마지막 전투(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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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장 마지막 전투(23)
신성제국 수도에는 전성기부터 이어진 화려한 건물과 거대한 자본과 물자가 모여있었다. 물론 그에 비례하여 수많은 인간들도 살고 있었고 그들의 얼굴에는 오랜 평화로 인한 미소가 가득했다. 하지만 오랜 평화가 긍정적인 결과만 있는 것은 아니였다.
쿵. 쿵.
"응?"
"오늘 무슨 훈련을 하나?"
수많은 병사들과 성기사들이 지나가는 것을 본 시민들이 의아해하며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훈련을 한다고 해도 대규모 훈련인가? 평소보다 병사들이 훨씬 많은데."
"설마 그 소문이 사실인가?"
"무슨 소문?"
"지금 신성제국을 침범하고 있는 외도가 있다는 소문."
"진짜로?"
"응. 그 외도는 침범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수많은 도시를 파괴하며 이 수도로 진격하고 있다고 하더라."
"에이~ 설마. 그렇게 큰일이었으면 벌써 소문이 크게 나고도 남았겠지. 나도 지금 처음 듣는걸?"
"하지만 그 소문이 진짜면 저 병사들이 이동하는 것도 말이 되잖아?"
"그렇긴 한데...그 소문이 사실이라고 해도 우리 신성제국이 당할 리가 없잖아? 이 수도에는 제일 강력한 성기사단과 레인님이 계시니까."
"하긴...그래. 우리 신성제국이 질 리가 없으니까."
"어떤 놈이 신성제국에 이를 드러냈는지 몰라도 참 불쌍하네. 황제 폐하에게 딱 걸렸으니까."
시민 중 일부는 소문으로 도시가 파괴되었다는 것을 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 소문을 들어도 일절 불안해하지 않았다. 소문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지만 신성제국이 질 리가 없다고 믿는 맹목적인 믿음이 있기 때문이었다.
오랜 평화로 그들은 신성제국이 당연히 이기고 제국이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머릿속에서 당연하게 배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시민들은 평소와 똑같이 흥청망청 거리며 삶을 즐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차원이 다른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레인은 병사들과 성기사단을 모두 이끌고 성벽에 모두 배치했다. 성기사들에게는 현재 상황을 모두 얘기했지만 병사들에게는 훈련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성기사들은 모두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이들로 사실을 알려줘도 흔들리지 않을 테지만 병사들은 분명히 혼란을 겪거나 패닉을 일으킬 수도 있었다.
더구나 병사들이 자신의 말을 믿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서 훈련이라고 얘기한 것이다.
'정보에 의하면 오늘. 몇 시간 내에 이곳에 도착할 것이다.'
레인은 아직 적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자신의 복장을 쳐다봤다. 바론 황제가 직접 수여해준 갑옷과 검을 착용하여 오랜만에 온몸을 중무장하였다. 자신이 언제 중무장을 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았고 새삼스럽게 평화가 너무 오래 지속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중무장한 자신이 아직 어색했고 가슴 속에서 맴돌고 있던 불안감은 더욱 커져 있었다.
'이 불안감의 정체를 오늘 조우하게 될 수 있겠군.'
그렇게 레인은 조용히 혼자만의 생각에 빠지고 있었는데 그때 레인의 옆에 성기사 한 명이 다가왔다.
"레인님. 전방에 다가오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숫자는 약 천여 명입니다."
"알겠다. 마법포격 부대 전방을 향해 준비하라!"
레인의 말에 마법포격 부대원들이 마법포를 정비하며 발사 준비에 들어갔다. 신성제국의 마법포는 순수한 마나에 성속성을 추가한 것으로 일반인에게도 강력한 파괴력을 가지는데 마의 속성을 가진 이들에게 특히 효과적인 위력을 자랑한다.
포격 부대원들이 발사 준비를 하는 동안 레인은 전방을 주시했다.
"...저건."
레인은 시각에 집중하여 멀리서 점으로 보이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책에서만 봤던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이 천여 마리에 달했고 그들의 몸에서 나오는 암흑의 기운이 눈앞에서 뿜어내는 것처럼 날카롭게 느껴졌다. 그들의 강력함은 저서를 통해 충분히 알고 있었는데 그때 레인의 눈에 선두에 있는 데스나이트와 리치가 들어왔다.
"설마..."
생전의 모습이 남아있지 않았지만 레인은 본능적으로 선두에 있는 데스나이트와 리치의 정체를 눈치챘다. 모습이 바뀌고 성질이 바뀌고 종족이 바뀌고 기운이 변했다고 하더라도 레인은 그 둘이 브리트와 테오도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신이시여..."
레인은 자신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는지 신에게 따지고 싶었다. 하지만 그순간 레인의 머릿속에서 그 둘에 대한 생각이 단 한 번에 사라졌다. 왜냐하면 그의 시선과 한 인물의 시선이 마주쳤기 때문이었다.
'...뭐야?'
주변의 빛이 사라졌다. 마치 모든 것을 흡수하는 것처럼 시선이 그의 눈에서 돌릴 수 없었다. 시간이 멈춘 것처럼 영원하게 느껴졌다.
'당신은...대체?'
상대의 눈빛에서 끝이 없는 어둠을 보았다. 심연의 끝을 보는 것마냥 끝없는 어둠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심연 속에서 지옥의 불결처럼 불타오르는 감정과 수십, 수백, 수천, 수만에 달하는 생명체들의 비명과 고통 소리가 들려왔다. 레인은 지옥을 본 적은 없지만 지옥이 있다면 이런 곳이 아닐까 싶었다.
『나의 분노가 느껴지는가?』
듣는 사람의 마음속까지 얼어붙을 정도의 한기와 온몸을 불태울 감정이 담겨있는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를 들은 레인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고 거대한 존재를 볼 수 있었다. 주변의 모든 것을 삼킬 것 같은 압도적인 위압감을 풍기는 존재를.
그 존재 앞에서 레인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식은땀을 흘리며 얼어버렸다. 그리고 그 존재가 레인에게 다가오는 순간...레인의 정신이 돌아왔다.
"레인님!"
"커헉!"
귓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와 함께 레인은 숨을 내뱉었고 자신의 옆에 있는 성기사를 보며 얘기했다.
"내,내가 얼,얼마나 정신을 잃었던 거지?"
"예?"
"내가 얼마나 정신을 잃고 있었냐고?!"
레인의 말에 성기사는 놀라워하는 눈초리로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저 몇 초 동안 멍하니 있으셨습니다."
"몇...초라고?"
"예. 마법포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왔는데 가만히 있으셔서 이상하다고 생각하여 말을 걸었습니다."
"그게..겨우 몇 초? 영원했던 그 공간 속의 시간이 몇 초라고?"
레인은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손에는 땀으로 흥건했고 등에서도 식은땀이 쉼 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거대한 존재 앞에 자신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알 수 있었다.
'이것이...두려움이라는 건가?'
온몸이 덜덜 떨고 있었고 지금이라도 도망치라고 몸이 얘기하고 있었다. 자신이 모든 힘을 쥐어짜도 그를 죽일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눈치챘다. 저 존재 앞에 신성제국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레인은 신성제국의 4대 창. 그것도 정점에 달하는 존재로 언제든지 침착하고 언제든지 앞서 나가야하는 존재이다. 두려움? 그딴 것이 무슨 상관이냐!
두려움을 느끼더라고 해도 그것을 표출해서는 안 됐다. 레인은 마음을 다시 잡고 일어서서 자신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을 향해 소리쳤다.
"마법포격 부대. 전방의 적을 향해 조준!"
레인의 명령에 마법포가 일제히 다가오는 적들을 향해 돌아갔고 충전이 끝난 광선이 포앞에 집중되었다.
"발사!!"
콰콰콰콰!!
수십 문의 마법포에서 성속성이 합쳐진 광선이 적을 향해 날아갔다. 그런 수십 개의 광선은 천여 명에 달하는 적을 한 번에 몰살시킬 수 있을 정도로 막대한 굵기와 에너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제일 선두에 있는 한 인물, 라자드는 광선이 오는 것을 보고 손을 들었다.
"실드."
라자드를 중심으로 거대한 검은 실드가 만들어졌다. 그 실드는 천여 명을 감싸고 남을 정도로 거대했고 수십 개의 광선은 그 실드를 뚫지 못하고 두 개로 갈라졌다.
"뭐?!"
"말도 안 돼!"
마법포에서 나온 광선이 갈라지는 광경을 본 신성제국의 병사들과 성기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그 실드를 만든 라자드는 광선에 의해 실드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생각보다 높은 파괴력과 순수한 마나로군."
라자드는 광선을 막고 있는 실드에 오른손을 얹어두었다. 그러자 광선을 갈라내고 있던 실드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을 감싸고 있던 반구형의 실드가 갑자기 원형의 벽처럼 변했고 이내 실드는 광선을 막지 않고 흡수하기 시작했다.
원형으로 변한 실드는 마치 블랙홀처럼 광선을 흡수하였고 흡수한 광선의 에너지를 라자드가 다시 재흡수하였다. 그러자 라자드의 온몸이 터지기 직전의 물풍선처럼 울퉁불퉁해지며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라자드가 왼손을 들자 왼손 위에 검은색의 소용돌이가 일어났고 그와 동시에 부풀어올랐던 몸도 진정되며 돌아왔다.
"저건 대체..."
"뭐 하는 거지?"
라자드가 무슨 행동을 하는지 그곳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들이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들은 본능적으로 라자드가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마법포는 에너지를 모두 소모하여 더 이상 광선을 뿜어내지 못했고 라자드는 자신의 왼손에 모인 소용돌이를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았다.
"너희들이 뿜어낸 에너지는 그대로 되돌려 주도록 하지."
라자드는 왼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소용돌이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소용돌이는 반경 30cm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소용돌이는 변화했다.
"어?!"
"뭐,뭐야?!"
조그마했던 소용돌이는 반경이 점점 늘어났고 속도 또한 증가하였고 어느새 성벽에 도달할 때는 반경 수십 미터에 달했다. 그 소용돌이는 정확히 성벽을 향해 나아갔고 그것을 본 레인은 검을 들고 소용돌이를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그 찰나. 레인의 눈에 하나의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바닥에 있던 거대한 돌이 소용돌이 앞에 떠올라서 소용돌이 안으로 휩쓸렸다. 그것만 보면 일반적인 소용돌이와 똑같았다. 하지만 거대한 돌이 소용돌이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의 광경을 레인은 놓치지 않았다.
돌이 그대로 부서지는 것이 아니고 마치 사라지는 것처럼 가루로 변해 분해되는 것을.
'이건!'
"모두 피해라!!"
레인은 소리를 지르며 옆으로 몸을 날렸고 운 좋게도 레인은 소용돌이의 반경 밖으로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소용돌이를 피하지 못한 이들은...그대로 가루가 되었다.
콰콰콰콰!!
먼저 소용돌이는 성문을 가루로 만들고 성문 위에 있는 병사들 또한 연기로 만들었다. 순수한 에너지, 그것도 압축된 에너지는 닿는 존재 모든 것을 가루와 연기로 만들어버리며 존재 자체를 없애버렸다. 그 소용돌이를 막을 수 있는 존재는 그것을 만든 라자드를 제외하고 그 장소에 아무도 없었다.
....!!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병사들은 사라졌고 소용돌이는 성문과 성벽을 잡아먹고도 만족하지 않고 수도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소용돌이는 그대로 자신의 앞에 존재하는 것을 모두 삼키며 지나갔다.
콰콰콰쾅!!
단 10초. 소용돌이가 수도를 강타하고 지나가는데 걸린 시간이였다. 그리고 그 10초 만에 수만에 달하는 인간이 죽었다. 집에서 차를 마시고 있던 여성.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아이. 사랑을 나누고 있던 부부. 책을 읽으며 노후를 보내고 있던 노인 등 다양한 시민들이 있었지만 소용돌이의 경로 상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루가 되어 죽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은 자신이 죽었다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죽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제외하고 모든 것이 절망적이었다.
"으아아아악! 이게 무슨 일이야?!"
"엄마! 엄마아아!!"
"살려줘! 건물이 무너진다!"
"아악! 내,내 발이!"
비명, 절망, 공포, 슬픔 등 부정적인 감정들이 수도에서 쏟아져 나왔고 마치 지옥도를 보는 듯한 광경이었다. 그 광경을 본 레인은 이를 악물며 피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그는 본능적으로 왕성이 무사한지 바라보았고 왕성은 그 소용돌이 경로 상에서 벗어난지 아직 멀쩡한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것을 본 레인은 자리에서 일어서 절망에 빠진 병사들과 성기사들에게 소리쳤다.
"아직 왕성은 건재하다! 아직 우리 신성제국은 무너지지 않았다!"
레인의 말에 병사들과 성기사들이 고개를 들고 레인을 바라보았다. 레인은 자신의 검을 꺼내들었고 검에 성속성을 부여하여 빛을 뿜어내었다.
"적은 눈앞에 있다! 그리고 남은 우리 또한 아직 건재하다! 병사들과 신성기사단이여! 나를 따르라!"
""우아아아아!""
레인이 앞으로 돌진하면서 병사들과 성기사들이 따라왔다. 소용돌이가 만든 거대한 구멍으로 나왔고 그들은 그대로 라자드와 천여 명의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레인은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병사들과 성기사들을 보며 다짐했다. 자신의 모든 생명을 바쳐서라도 눈앞의 괴물을 죽일 것을.
또한 그는 본능적으로 눈치챘다. 눈앞의 존재를 처리하지 않는 이상 신성제국은 멸망을 피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생각보다 나쁘지 않군."
라자드는 실드로 흡수한 광선의 에너지를 자신의 몸을 매개체로 활용하여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소용돌이로 내보냈고 그 소용돌이는 수도에 하나의 거대한 도로를 만들어내었다. 하지만 그런 엄청난 광경을 만들어낸 본인인 라자드는 단순히 쓸만하다는 생각만 했다.
우아아아아!
라자드는 함성 소리와 함께 돌진해오는 성기사들과 병사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엄청난 힘의 차이를 직접 목격하고 절망과 같은 상황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자신에게 이를 드러내는 이들을 보고 오히려 만족스러웠다.
"그래. 장난감이라도 반응이 있어야 재밌는 것이지."
병사와 성기사들은 합쳐서 대략 10만에 달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반면에 라자드의 진영은 천여 명에 불과했지만 오히려 10만명 쪽이 천여 명에게 압박을 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천여 명 또한 모두 데스나이트와 리치들로 이루어진 집단으로 성기사 한 명, 한 명보다 훨씬 강한 존재들이었다. 더구나 라자드의 진영은 그들이 끝이 아니었다.
"적절한 때에 왔군."
라자드는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지평선 너머에서 검은 물결이 다가오고 있었고 그 물결이 조금씩 커지며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 물결이 다가오는 것을 신성제국 쪽에서도 눈치채고 돌진을 멈추며 진영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그 물결이 천여 명의 진영에 합류하였고 라자드는 그들을 향해 얘기했다.
"잔당들을 모두 처리하고 왔나?"
"예! 노인, 어린아이까지 모두 남김없이 처리하고 왔습니다!"
검은 물결의 정체는 바로 수천 명에 달하는 흑마법사들이었다. 그들은 라자드가 뚫고 지나간 도시의 잔당들을 처리하며 전진했다. 도시에 존재하는 건축물, 상징물은 물론이고 도시에 존재하는 인간과 가축 및 생명체 모든 것들을 철저히 파괴했다. 지금까지 신성제국에 당한 수모와 치욕을 모두 분출해내듯이 흑마법사들이 지나간 도시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고 검은색으로 변한 황야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도시들을 파괴한 흑마법사들이 드디어 수도에 도착한 것이다.
"눈앞의 적들이 보이는가?"
""보입니다!""
"저 녀석들이 바로 신성제국의 병사들과 성기사들이다. 지금까지 우리와 같은 흑마법사들을 짓밟고 행복을 느낀 자들이지. 허나 오늘부터 그 입장은 달라질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흑마법사들이 저 신성제국을 멸망시킬 것이니까."
라자드의 말에 흑마법사들은 어느 때보다 강력한 투지와 분노를 뿜어내었다. 그리고 그 감정은 레인에 의해서 일어난 병사들과 성기사들조차 주춤하게 만들 정도였다.
"너희들의 분노를 보여줘라. 지금까지 받은 수치와 절망을 맛보게 해라. 오늘 이 시간, 이 장소에 오기 위해서 우리는 존재한 것이다."
라자드가 오른손을 들었다. 그러자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이 모두 움직일 준비를 하였고 흑마법사들 또한 라자드의 명령이 떨어지길 기다렸다.
"모든 것을 쏟아부어라. 여기서 약속하겠다. 너희들이 죽는다고 해도 내가 신성제국을 멸망시키겠다. 그러니 너희들의 마나, 생명, 인생. 모든 것을 여기서 쏟아부어라."
""예!""
"가라. 눈앞의 신성제국과 앞길을 방해하는 녀석들을 모두 없애버려라."
우아아아아!!
라자드가 오른손을 내렸고 그와 동시에 함성 소리와 함께 흑마법사들이 움직였다. 그리고 데스나이트와 리치들 또한 움직이기 시작했고 반대 진영에 있던 신성제국과 병사들도 함성을 지르며 달려갔다.
라자드의 진영에서 제일 앞에 있는 것은 데스나이트였고 신성제국의 진영에서도 성기사들이 제일 선두를 차지했다. 두 존재는 모두 말을 타고 있었고 뒤에 있는 이들을 신경 쓰지 않고 서로의 거리를 줄이는 것에만 집중했다.
한쪽은 온몸이 흑색으로 된 갑옷을 입고 있었고 한쪽은 온몸을 백색으로 된 갑옷을 입고 있었다. 그런 상반된 모습을 가진 두 존재의 거리가 이내 제로에 다다르면서 격돌했고 신성제국의 운명을 건 마지막 전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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