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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345화 (344/360)

30장 마지막 전투(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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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장 마지막 전투(15)

듀로크는 압축한 파이어볼을 만들고 라자드에게 날렸다. 압축된 파이어볼은 극한의 열을 뿜어내며 날아갔지만 라자드의 손길 한 번으로 마치 태풍 앞의 촛불처럼 가볍게 꺼지며 사라졌다. 하지만 듀로크는 그 행동도 모두 예상 범위 내였다.

"지금이다!"

듀로크의 목소리와 함께 고룡 7마리가 일제히 라자드에게 다가갔고 일제히 입을 벌리고 브레스를 뿜어내었다. 브레스는 전 방향에서 라자드를 덮쳤고 아무리 라자드라고 해도 브레스를 피할 방법이 없었다. 냉기, 화염, 전기, 독, 물. 총 5가지의 속성 브레스가 뭉쳐서 라자드가 있는 공간을 뒤덮었다.

서로 다른 5개의 속성은 융합하여 새로운 물질을 생성해냈고 불안정한 물질은 이내 거대한 폭발로 변화하였다.

....!!!

"크윽!"

듀로크조차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커다란 충격파가 폭발과 함께 일어났다. 너무나 큰 소리에 청각이 마비되는 것 같았고 폭발에 의해서 성의 윗부분이 완전히 사라졌다. 듀로크는 자신이라고 해도 이런 폭발에는 살아남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라자드 또한 죽지는 않아도 최소한 상처라도 줄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폭발이 멈추고 연기가 사라지며 보이는 광경은 매우 놀라운 모습이었다.

【...젠장.】

【푸하하핫! 역시 마왕이라는 건가?!】

폭발의 중심 속에 라자드가 서 있었다. 라자드는 검은 연기로 만든 실드로 자신을 보호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그 실드에는 금조차 생기지 않았다. 그 말은 고룡 7마리가 일제히 뿜어낸 브레스에도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내가 방어를 하게 만들다니 역시 고룡이군. 하지만.』

라자드가 입을 열었고 그 순간 라자드가 연기처럼 눈앞에서 사라졌다. 갑자기 사라진 라자드의 모습에 고룡과 듀로크는 주변을 살폈지만 그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없었다. 하지만 라자드는 연기처럼 사라졌을 때와 똑같이 연기처럼 갑자기 나타나며 입을 열었다.

『정작 방어에는 취약하군.』

"다르디엔!"

듀로크는 다르디엔의 뒤에 나타난 라자드를 보고 소리쳤지만 다르디엔은 곧바로 반응하지 못했다. 그 결과 라자드의 몸에서 나온 검은 연기가 검의 형상을 띤 채 다르디엔의 등을 찔렀는데 그때 다르디엔을 밀치는 이가 있었다.

푸푹!

【크윽!】

【데미가스!】

데미가스는 두 팔로 가까스로 검을 막았고 팔을 검이 관통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라자드는 검을 2개 더 만들어 데미가스에게 휘둘렀는데 옆에서 갑자기 비아토스가 나타나서 라자드를 몸으로 밀어내었다.

콰콰콰콰!

비아토스의 거대한 몸으로 인해 라자드는 뒤로 밀렸고 비아토스는 몸으로 밀면서 입을 벌려 다시 독 브레스를 뿜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라자드는 밀리는 와중에도 2개의 검을 움직여 비아토스의 날개를 찢었고 그 결과, 비아토스는 바닥에 처박혔다.

그와 동시에 라자드는 초승달 모양의 마기를 여러 개 날려 보냈고 비아토스는 마기와 함께 바닥으로 무너져 떨어졌다. 그 사이에 세트리나와 제라서스가 라자드의 양옆에서 다가왔고 둘은 손으로 라자드를 밀었다.

퍼퍽!

세트리나와 제라서스의 손은 정확히 라자드를 감쌌고 세트리나의 손에서 물이, 제라서스의 손에서 냉기가 나오면서 라자드를 마치 눈사람처럼 얼려버렸다. 그리고 이어서 다미우스가 그 눈사람을 입안에 머금으며 화염 브레스를 뿜어내었다.

【제로의 거리에서 맞아도 상처 없이 있나 보자!】

다미우스의 입에서 나오는 붉은 색의 화염 브레스는 눈앞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불태울 것처럼 노도와 같은 거센 세기를 보여주었다. 그렇게 다미우스는 몸 안에 있는 마나를 대부분 사용할 정도로 브레스를 뿜어내고 나서야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화염 브레스가 끝나고 보이는 것은 완전한 구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검은색의 구였다.

【이건?】

【설마...】

【도망쳐!】

검은색 구는 고슴도치처럼 수많은 가시들을 만들어내어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찔렀다. 가시의 길이는 수십 미터에 달할 정도로 길었고 드래곤의 가죽을 쉽게 뚫을 정도로 단단하고 날카로웠다.

그 결과 3마리의 고룡은 가시의 반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가시에 온몸이 찔린 채 옆으로 밀려났다.

【커억!】

【크아아악!】

라자드는 3마리의 고룡을 가시로 고정한 상태로 검은 구 안에서 나왔다. 하지만 밖으로 나오는 순간 아그리마가 준비시켜놓은 거대한 빙결들이 라자드를 덮쳤다. 라자드는 손길 한번으로 수십 미터에 달하는 빙결들을 단번에 부숴버린 후에 또 연기처럼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다시 연기처럼 아그리마의 등 뒤로 나타났는데 그때 라자드의 주변으로 수많은 마법진이 생겨났다.

【그래비티!】

중력을 강화시키는 그래비티 마법진이 수십 개가 중첩되면서 라자드가 땅으로 떨어졌다. 한번 본 것으로 라자드의 움직임을 예측한 데미가스는 아그리마의 뒤에 나타날 거라고 예상하고 수많은 그래비티 마법진을 준비해두었다. 그리고 중력에 의해서 라자드가 잠시 땅에서 움직이지 못했는데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아그리마와 다르디엔이 순식간에 마법진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데미가스! 마법진에 집중해라! 기가 라이트닝!】

【블리자드!】

강력한 중력 마법에 의해 움직이지 못하는 라자드에게 블리자드와 기가 라이트닝이 떨어지면서 지속적으로 공격했다. 하지만 여전히 검은 연기가 라자드를 보호하면서 그에게 피해를 주지 못했는데 3명의 드래곤은 그것도 시간 문제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라자드는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고 마법을 막아주는 검은 연기도 한계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라자드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괴물이었다.

쿵!

【뭐?!】

쿵!

【말도 안 돼! 이 중력에서 일어난다고?!】

【어떻게 된 신체 능력이야?!】

라자드는 마치 중력에 적응한 것처럼 조금씩 일어서고 움직이는 모션도 점점 커졌다. 그리고 이내 라자드의 몸에서 엄청난 마기가 휘몰아치면서 주변의 마법진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마기는 마법진을 유지시키는 마나를 침범하면서 동시에 대기에 있는 마나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데미가스와 다르디엔, 아그리마는 그런 마기에 대응하여 마법진의 안정에 힘을 썼지만 라자드의 마기는 차원이 달랐다.

쩌쩌쩡!!

마법진이 부서지는 순간 그 충격에 세 드래곤은 한순간 무방비해졌고 라자드가 그 틈을 놓칠 리가 없었다.

『나를 한순간 멈추게 한 것은 칭찬해주마.』

라자드가 양손을 휘두르자 거대한 괴물이 휘두른 것처럼 마기로 된 발톱이 세 드래곤을 덮쳤다. 세 드래곤은 앱솔루트 실드로 자신을 보호했지만 거대한 마기는 실드를 부수고 드래곤의 가죽을 뚫어서 피를 뿜어내게 만들었다. 그렇게 세 드래곤은 그대로 성 바깥으로 날아가며 무력화되었다.

그 결과 7마리의 공룡 모두 무력화되면서 라자드의 주변에는 듀로크밖에 남지 않았다.

『드디어 방해물이 모두 사라졌군.』

라자드는 방해물이 이제 사라졌으니 계획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하지만 그때 라자드는 지금까지 듀로크가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에 위화감을 느꼈고 거대한 마나의 변동을 눈치챘다. 그리고 마나의 변동이 일어난 곳을 향해 시선을 돌렸고 라자드는 감탄을 자아냈다.

『역시 내가 인정한 숙적답군.』

듀로크의 머리 위에는 거대한 화염의 회오리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라자드는 그 화염의 회오리가 일반적인 화염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주변에 있는 마나란 마나를 모두 압축시켜서 일반 화염보다 몇 배, 몇십 배는 더 강력하고 뜨거웠다.

그 화염에 내재되어 있는 압축된 마나와 거대한 질량 앞에 라자드는 처음으로 긴장감이라는 것을 느껴봤다.

"이것에도 멀쩡할 수 있을까?"

『상대해주지.』

듀로크의 도발에 라자드는 받아주었고 듀로크는 위에서 돌고 있는 화염을 힘겹게 움직였다.

"흐읍!"

드래곤들이 시간을 끌어주는 동안 준비한 만큼 듀로크조차 컨트롤이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듀로크는 모든 신경을 집중하여 그대로 화염 회오리를 위에서 라자드에게 내리꽃았다. 라자드는 검은 연기로 자신을 보호했고 화염 회오리는 그대로 라자드를 덮쳤다.

콰콰콰콰!! 콰콰쾅!!

화염 회오리는 눈앞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불태울 것처럼 나아갔고 보이는 시야의 한계를 벗어나 경계선의 끝까지 휘몰아쳤다.

"헉...헉..."

듀로크는 오랜만에 마나 고갈을 느낄 정도로 모든 힘을 쏟아 넣었다. 주변에 농후하게 깔린 마기 때문에 마나를 모으기 힘든 것도 한몫했다. 듀로크는 그렇게 힘든 호흡을 달래면서 화염 회오리가 만들어놓은 광경을 바라보았다.

마치 용암이 지나간 것과 같이 화염 회오리가 간 자리에는 모두 녹아서 액체로 변해있었다. 하지만 그 길의 중심에는 검은 연기로 자신을 보호한 라자드가 서 있었다.

"...괴물 자식."

『영광스럽게 생각해라. 내게 상처를 입힌 것은 네가 처음이니.』

라자드의 몸에서 처음으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피부의 일부가 화상을 입어서 진물이 나오고 있었고 아직 남은 화염으로 인해 몸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지금까지 드래곤의 모든 공격에도 끄떡없었던 검은 실드도 3분의 1만 남아있을 정도로 듀로크의 공격이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런 상처를 입힌 것을 기뻐하기도 전에 주변에 농후하게 깔린 마기들이 라자드의 몸으로 흡수되었고 그와 동시에 라자드의 상처가 단번에 원상태로 회복되었다. 라자드는 자신의 상처가 사라진 것을 보고 듀로크를 바라보며 손을 들었다.

『이제 적당히 몸을 풀었으니 놀이는 끝이다.』

딱!

라자드가 손을 튕겼고 뒤이어 하늘에서 거대한 마법진이 생겨났다. 듀로크는 그 거대한 마법진을 무의식적으로 바라보았고 한순간 그 마법진의 해석에 들어갔다. 그리고 듀로크는 그 마법진을 보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말도 안 돼...이런 마법진이 존재한다는 말인가?"

차원이 다를 정도로 복잡하고 수많은 수식이 들어간 마법진이였다. 아무리 자신이라고 해도 몇년, 십수 년, 몇십 년이 걸릴지 예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마법진이였다.

"대체 무슨 짓을 할 생각이냐?! 라자드!"

『넌 그저 가만히 있으면 된다. 듀로크.』

딱!

라자드의 손짓과 동시에 마법진이 발동되었고 하늘에 있는 마법진의 중심에서 빛이 떨어졌다. 그 빛은 정확히 듀로크를 향해 떨어졌고 그 빛을 맞는 순간부터 듀로크의 몸은 고정되었다. 마치 주변의 모든 공기가 자신을 압박하는 것처럼 느껴졌고 듀로크는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지 못했다.

"젠,젠장...몸,몸이!"

마법진에서 떨어지는 빛은 계속해서 듀로크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였고 듀로크는 그저 몸만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빛에 의해서 피해를 입는 것도 아니였고 마나가 흡수되는 것도 아니였다. 그저 움직이지만 못하고 있었다. 그런 듀로크를 향해 라자드는 조금씩 걸어왔고 이내 손을 들어 듀로크의 이마에 얹어두었다.

『드디어..때가 되었다.』

듀로크는 라자드가 무슨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안간힘을 써서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그래도 듀로크의 몸은 움직이지 않았고 이내 라자드의 몸에서 검은 마기가 뿜어져 나왔다. 검은 마기는 마법진에서 내려오던 하얀 빛과 융합하기 시작했고 이내 검은 마기는 하늘에 있는 마법진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마기가 마법진에 흡수되는 순간 마법진은 거대한 빛을 뿜어내었고 온 세상이 새하얗게 변해버렸다.

"으윽...여긴?"

듀로크는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것도 없는 그저 새하얀 공간. 위도 아래도 백색의 공간이였고 좌우를 봐도 끝없이 펼쳐져 있는 새하얀 공간밖에 없었다. 그림자조차 존재하지 않아서 자신이 지금 어떻게 서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분명 나는...빛에 눌려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는데?"

듀로크는 자신이 빛에 눌려서 움직이지 못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리고 라자드가 자신의 이마에 손을 얹어두었고 마기를 뿜어내었다. 그 마기를 흡수한 마법진은 거대한 빛을 발산했고 그 이후로...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여긴 또 어디고?"

"궁금한가?"

듀로크는 자신의 등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무의식적으로 파이어볼을 만들어서 몸을 돌리며 던졌다. 하지만 목소리의 주인은 파이어볼을 가볍게 손으로 튕겨내었다.

"라자드!"

라자드는 듀로크와 똑같이 하얀 공간에 존재했다. 하지만 라자드는 마치 여기가 어딘지 알고 있다는 것처럼 여유롭게 앉아있었다.

"라자드! 이 공간은 네가 만든 것이냐?!"

"그렇다. 이 공간을 오기 위해서 나는 300년을 기다렸고 네가 내게 도달하기를 기다렸다."

"그게...무슨 소리냐?"

듀로크는 라자드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300년을 기다렸고 자신이 도달하기를 기다렸다? 아무리 똑똑하고 머리가 잘 돌아가는 듀로크라도 라자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파이어볼이 나간 것을 보면 마법을 사용할 수 있어. 그렇다면 차라리 싸울까? 하지만 싸운다고 해도 나 혼자서는 승산이 없어.'

그리고 라자드가 오히려 전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마치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기다린달까? 뭔가가 나타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는...그런 느낌이었다.

"내가 너를 기다린 이유는 이 대륙에서 네가 양의 기운이 제일 강력하기 때문이다."

"양의 기운?...설마 플러스 인자를 말하는 거냐?"

"그렇다. 이 공간에 들어오기 위한 조건 중 한 가지가 양의 기운을 가진 자와 음의 기운을 가진 자가 접촉하는 것이다. 그것도 제일 강력한 기운을 가져야만 하지. 듀로크. 왜 네가 선택됐는지 알겠나?"

"그 말대로라면...음의 기운을 가지기 위해서 너는 마왕의 힘을 빌렸다는 것이냐?!"

"역시 이해가 빠르군."

라자드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지만 듀로크의 머릿속은 생각으로 가득 차 혼란스러웠다.

"그러면 대체 이 공간은 무엇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지?!"

"그렇군...네게도 어느 정도 얘기해두는 것이 좋겠지. 방해하면 귀찮으니까."

듀로크의 말에 라자드가 손을 들어서 손가락을 팅겼다. 그러자 백색의 색깔만이 존재했던 공간이 마치 수많은 장소를 이동하는 것처럼 다양한 배경과 장소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너무나 빠르게 흘러가는 광경에 듀로크는 어지러움을 느꼈고 라자드가 무슨 의도로 이런 짓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화면 전환도 잠시, 오래 가지 않아서 변화는 멈추었고 눈을 떴을 때는 어느 마을에 도착해있었다.

"이건?"

"300년도 더 지난 과거의 광경이다."

라자드는 300년 전이라고 했지만 마을의 모습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무로 되어있는 집이 수백 개가 있었고 주변 사람들은 평화를 만끽하는 것처럼 대화를 하고 활발하게 움직이며 행복하게 보였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에서 일말의 불안감이 담겨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듀로크는 옆에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손을 뻗었다.

듀로크의 손은 마치 홀로그램처럼 사람을 통과하였고 듀로크는 이 광경이 마치 영상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는 것을 눈치챘다.

"이것이 300년 전의 광경이라는 것은 알겠다. 하지만 이 광경을 내게 보여주는 이유가 뭐지?"

"입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보는 것이 이해가 빠르기 때문이다."

"그게 무슨?"

그때 한 여성이 뒤에서 듀로크를 뚫고 지나갔다. 듀로크는 이게 한 기억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놀라지 않았지만 그녀가 손을 들고 맞이하는 남자에게 눈길이 자연스럽게 돌아갔다. 왜냐하면 그 남자의 얼굴이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루시폰!"

""라티나.""

루시폰이라고 불린 남자와 라자드는 동시에 똑같은 목소리로 똑같은 단어를 얘기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듀로크는 루시폰이라 불린 사내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았고 그의 얼굴이 라자드와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설마...이 광경은?"

"그래. 이 광경은 나의 기억. 300년도 더 된 나의 기억이다. 그리고..."

"그리고?"

"모든 것이 시작되기도 한 기억이지."

라자드의 목소리에서 처음으로 인간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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