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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344화 (343/360)

30장 마지막 전투(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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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장 마지막 전투(14)

듀로크를 비롯한 25명은 북쪽으로 거침없이 나아갔다. 그들이 그렇게 거침없이 나아가는 것에는 각오를 다진 것도 있지만 목표인 라자드가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라자드가 있는 곳의 좌표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어떻게 그들은 정확히 알고 앞으로 걸어가는가? 그것은 바로 라자드에게서 나오는 기운 때문이었다.

"...장난 아니구만."

"이런 소름 끼치는 기운이라니."

아직 라자드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도 아닌데 엄청난 위압감이 다가오는 이들을 압박했다. 또한 죽음을 눈앞에 두면 이런 것일까 생각하게 만들 정도로 소름 끼치는 기운이 주변을 맴돌았고 그 기운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고룡들은 과거의 기억을 다시금 떠올렸다.

【이 느낌...정말 오래간만이군.】

【그래. 두 번이나 느낀 그 기억을 잊을 수는 없지.】

【마왕인 것은 확실하군.】

고룡들은 마치 지겨운 악연을 다시 만나는 것처럼 얘기를 했다. 듀로크는 그런 고룡들의 얘기를 들으며 갑자기 생긴 궁금증에 입을 열었다.

"다르디엔. 궁금한게 있는데 마왕을 2번이나 상대해봤다고 했잖아? 그때와 지금과 다른 점이 있어?"

【전에 얘기했던 것처럼 그때는 고룡 드래곤들도 더 많았고 힘도 강력했다. 첫 번째 마왕이 강림했을 때, 나는 막 성룡이 되었을 시점이었다. 젊은 혈기에 참지 못하고 마왕을 상대하기 위해 지원했었지.】

"그래서?"

【처음으로 공포를 느꼈었다. 내가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인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지. 신과 같이 절대적인 존재로 느껴졌던 고룡이 마왕 앞에서 힘을 쓰지도 못하고 떨어져 나갔고 수많은 초인들이 날파리처럼 죽어나갔지. 그때 나를 비롯해서 약 200마리의 성룡이 전쟁에 참여했지만 살아남은 성룡은 단 35마리에 불과했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이 끼칠 때가 있단 말이야. 안 그래? 제라서스?】

【...확실히 그런 적이 있었지.】

"그럼 어떻게 마왕을 봉인한 거야?"

【수많은 고룡과 초인들이 희생하면서 마왕에게 피해를 주고 힘을 소비시킨 끝에 봉인할 수 있었지. 봉인은 베아트리스가 직접 했네. 자네가 베아트리스의 힘을 이어받았다면 그 기억을 가지고 있겠지.】

"알고 있어. 하지만 베아트리스가 모든 것을 본 것은 아니니까. 또 제 3자의 입장에서도 듣고 싶었거든."

【그런가. 그럼 다시 얘기로 돌아와서 첫 번째 마왕의 강림 때는 수많은 고룡과 초인들의 희생으로 마왕을 봉인하는데 성공했지. 그리고 우리들은 그 전쟁을 통해 우리가 힘을 길러야 된다는 것을 깨달았고 다음 마왕이 강림했을 때를 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서 두 번째 마왕의 강림인가..."

【두 번째 마왕 때는 첫 번째 마왕 때보다는 비교적 쉽게 봉인하는데 성공했네. 베아트리스와 협조한 덕분이였지. 하지만 문제는 첫 번째의 마왕 때 수많은 성룡이 죽은 것과 두 번째 때에 받은 피해로 인해 고룡이 현저히 적어졌다는 것이다.】

"...그렇군."

【하지만 걱정 말게나. 우리 다음 세대는 꽤 많으니까. 이번 마왕의 강림을 막으며 다음 번의 마왕이 강림할 때는 그들이 막아줄 것이네.】

"다음 번이라...트레비아 녀석.."

【듀로크?】

"아무것도 아니야. 얘기하는 사이에 슬슬 도착한 것 같군."

듀로크는 다르디엔과 대화를 하는 사이에 어느새 도착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라자드가 있는 것으로 확신이 드는 성은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얼마나 거대한지 50미터에 달하는 드래곤들도 불편함 없이 입구로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듀로크는 그런 거대한 성의 모습에 위화감을 느끼고 에밀리에게 물었다.

"에밀리. 이렇게 커다란 성이 세레티 왕국에 존재했나?"

"아니요...수도의 왕성도 이렇게 크지는 않았어요. 대체 어디서 이런 왕성이 생겼는지.."

"그렇다면 라자드가 직접 만든 것이겠군. 드래곤들도 충분히 들어올 수 있는 것을 보면 말이야."

거대한 왕성의 성문은 마치 들어오라는 것처럼 활짝 열려있었다. 듀로크는 그런 성문을 향해 성큼성큼 앞으로 나갔고 그 뒤를 이어 나머지 인원들도 모두 뒤따라왔다. 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둠이 깔려있는데 듀로크가 들어오자마자 기다렸다는 것처럼 벽에서 불빛이 생겼다. 불빛은 붉은색이 아닌 검은색의 불길로 되어있었는데 놀랍게도 그런 검은색으로도 안을 밝혀주었다.

"이건...벽화인가?"

검은색의 불빛으로 인해 보이는 광경은 기다란 복도와 양쪽에 붙어있는 벽화들이었다. 벽화는 드래곤보다 거대하여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고 있었는데 직접 다가가서 보면 피부의 모공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세세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듀로크는 벽화의 세세한 표현력에 놀라워하며 벽화를 자세히 쳐다보았다.

"이건...과거 마왕이 강림했을 때를 표현한 건가?"

벽화의 중앙에는 거대한 마왕이 수많은 드래곤들과 초인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하지만 마왕이 한번 손을 휘두르자 드래곤과 초인들이 피와 살점들을 뿌리며 나가떨어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인들과 드래곤들은 포기하지 않고 마왕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주변의 지형은 수많은 폭발로 인해 쑥대밭이 되어있었고 바닥에는 수많은 시체들이 산을 이루고 있을 정도로 쌓여있었다. 그저 그려져 있는 벽화를 바라보고 있는 것인데 마치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생동감과 함께 치열했던 전투가 피부로 느껴졌다.

듀로크는 그런 벽화를 마치 홀린 듯이 계속 보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하나의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다르디엔...이거 너 아냐?"

벽화에는 현재의 다르디엔보다 훨씬 크기가 작지만 다르디엔과 똑같은 얼굴을 가진 드래곤이 있었다. 다르디엔은 듀로크의 말에 듀로크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

【이건 내가 맞네. 아니..나뿐만이 아니군. 첫 번째 마왕과의 전투 때의 광경을 그대로 담고 있네.】

듀로크는 다르디엔의 말에 벽화의 주변을 자세히 관찰하였다. 그의 말대로 벽화에는 다르디엔뿐만 아니라 다미우스와 디오노스, 아그리마를 비롯해서 지금 이곳에 있는 고룡들이 모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정도의 세세함이라니...다르디엔. 어떻게 생각하지?"

【놀랍게도 나의 기억과 완전히 일치하네. 이 벽화는 그 광경을 마치 보고 그대로 기록한 것 같네.】

"그렇다는 말은...이 벽화 말고 다른 벽화 모두 그렇다는 건가?"

듀로크가 본 벽화를 제외하고 복도에는 수많은 벽화가 끝없이 나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벽화의 그림은 모두 달랐다. 어떤 것은 마왕이 드래곤들을 손으로 찢어발기는 모습이 있었고 어떤 것은 초인들이 힘을 합쳐서 마왕에게 상처를 입힌 광경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서는 베아트리스가 마왕을 봉인하는 것처럼 보이는 벽화도 있었는데 그 모든 벽화가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모든 벽화에는 마왕이 그려져 있다는 것이었다.

"이건...마치 전시회 같군요."

"과거에 강림했던 마왕을 위한 것일까요?"

【글쎄...모르겠군...아니면.】

"예?"

【새로운 마왕이 강림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것일 수도.】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복도도 이내 끝이 다가왔다. 듀로크는 복도가 끝나면서 벽화 또한 더 이상 걸려 있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 마지막 벽화가 듀로크의 눈에 들어왔다.

"...뭐지..이 벽화는?"

마지막 벽화는 2개였다. 하나의 벽화에는 아무런 그림도 그려지지 않은 채로 검은 어둠만이 그려져 있었고 나머지 하나의 벽화에는 산보다 거대한 마왕이 세상의 중심 속에 서있었다. 그리고 그 마왕이 걸어간 길에는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시체가 쌓여있었다.

하지만 듀로크가 그 벽화를 보고 놀란 것이 있었는데 바로 그 시체 속에 자신과 완전히 똑같이 생긴 시체가 있다는 것이었다.

자신뿐만이 아니였다. 지금 이곳에 따라온 25명 모두, 시체가 되어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 시체 속에는 자신이 아는 다른 인물들도 있었고 이곳에 없는 인물들도 있었다. 쿠로딘, 로아프, 카르티네, 쥬디아 등등 모든 인물이. 그리고...자신의 연인인 클레아까지.

"이게..무슨..."

『그것은 한가지의 미래이다.』

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곳에 존재하는 모든 이들이 동시에 한쪽을 바라보았다. 복도 끝에는 하나의 의자가 있었는데 그 의자 위에 한 인물이 앉아있었다. 그는 평범한 인상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외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 있는 25명은 그가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목소리에서 모든 것을 억누를 것과 같은 위압감과 더불어 지옥에서 말하는듯한 음산함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그 인물이 목소리를 내뱉는 것만으로 영혼까지 얼어붙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라자드."

『직접 만나는 것은 처음인가?』

"그래. 의외로 평범하게 생겼는걸?"

『훗. 그런 말은 참으로 오래간만에 듣는군.』

라자드와 듀로크. 그들이 원격으로 대화한 적은 있어도 이렇게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였다. 하지만 그 둘은 서로가 제일 거대한 숙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 둘은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처럼 얘기를 나누었다.

"이봐. 라자드. 그간 서로 간에 쌓아둔 것도 많은데 잠시 대화를 할 수 있겠나? 궁금한 것이 있어서 말이지."

『...좋겠지. 어차피 이것도 여흥. 아니, 숙적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며 감사히 여겨라.』

라자드는 다리를 꼬고 턱을 괴며 거만한 시선으로 바라보았고 그 시선에 더 이상 참지 못한 비아토스는 앞으로 달려가려고 했다. 하지만 듀로크는 비아토스의 앞에 서며 그에게 얘기했다.

"비아토스. 조금 있으면 실컷 싸울 수 있다. 잠시만 참아라."

【...오래 걸리지 않게 해라. 내 참을성도 한계에 다다랐으니.】

"알고 있어. 주변의 마기 때문에 오래 하고 싶어도 못하니까."

듀로크는 라자드에게 질문을 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큼 라자드를 적으로 인정하고 있었고 지금이 아니면 대화를 나눌 기회도 없었다. 이 대화가 끝나면 둘 중 하나는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좀 전의 말은 뭐지? 한가지의 미래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냐?"

『말 그대로다. 너희들이 패배할 때의 미래이다.』

"그렇다면 다른 하나의 벽화는 뭐지?"

『그 또한 다른 하나의 미래. 이 복도를 오면서 많은 벽화들을 보고 왔을 것이다. 그 벽화들 또한 과거에 똑같이 미래를 암시했다. 그리고 그 미래가 결정되는 순간 벽화에 그림이 걸리게 되어있지.』

듀로크는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해주는 라자드가 조금은 의아했지만 이어서 질문을 했다.

"왜 이 세상을 멸망시키려고 하는 것이지?"

『아직 모르나 보군. 나는 멸망시키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뭐? 네가 한 행동을 보고도 아니라고 하는 거냐?"

『나의 목적을 위해서는 수많은 생명의 목숨과 피가 필요하다. 결코 멸망이 내 목적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 목적이 뭐냐?"

『그것은...』

처음으로 라자드가 대답하기를 꺼려했다. 하지만 그 침묵도 잠시 라자드가 입을 열었다.

『내 목적은 차차 알게 될 것이다. 다른 질문이 있나?』

"왜 마왕을 강림시키려고 하는 거지?"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마왕의 힘이 필요하니까. 그리고 이미 마왕은 강림했다. 아니, 그의 힘은 나의 것이 되었다.』

"뭐?"

『내 힘이 느껴지지 않는가? 이 무한한 어둠의 힘을. 지금 이 순간에도 너희들을 압살시킬 수 있는 차원이 다른 힘을. 내가 너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도 이 힘을 가지고 있기에 나오는 여흥이지.』

"...그런가?"

『이제 질문은 끝인가? 아직도 궁금한 것이 있나?』

듀로크는 슬슬 시간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듀로크는 마지막으로 제일 궁금했던 것을 물어봤다.

"라자드. 넌...트레비아에 대해서 알고 있나?"

두근.

심장이 뛰었다. 아니, 공기 자체가 심장처럼 뛰었다. 라자드의 몸에서 차원이 다른 한기와 함께 어둠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그곳에 있는 모든 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트레비아.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관찰하고 모든 것의 운명을 관장하는 신. 하지만 실제로는 그와 다르다. 그놈이 얼마나 무능하고 얼마나 이기적이며 잔인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너희들은 알고 있는가?』

라자드가 의자에서 일어서며 소리를 질렀다.

『알고 있느냐 말이다!』

"으아아악!"

"뭐,뭐야?!"

소리를 지르면서 동시에 라자드의 몸에서 위압감과 충격파가 일어났다. 위압감은 마치 중력을 수십 배로 올린 것처럼 몸을 굳게 만들면서 짓밟았고 충격파는 마치 모든 공기가 자신을 미는 것처럼 커다란 압력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로 인해 일부 초인들이 뒤로 날아갔고 듀로크와 고룡조차 버티는 것이 한계였다.

"크..아..."

"커헉..."

뒤로 날아간 초인들은 거대한 압력이 밀어붙이는 것처럼 벽에 파고들고 있었고 위압감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듀로크는 온몸에 있는 마나를 이끌어 라자드가 뿜어내는 위압감에 대항했고 그 결과 조금씩 몸이 움직이는 것을 느끼면서 듀로크는 있는 힘껏 라자드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라자드!!"

듀로크의 외침에 라자드의 시선이 그에게 돌아갔다. 듀로크의 목소리에 신경이 분산되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순간 분노가 사라져서 그런 것일까? 원인이 어떻든 간에 그 순간 라자드에게서 나온 위압감이 사라졌고 그 틈을 고룡과 초인들이 놓칠 리가 없었다.

"지금이다!"

【일제히 공격!】

초인들과 고룡들이 동시에 라자드를 향해 돌격하였고 그중에서도 제일 먼저 앞으로 나아간 것은 신체능력이 누구보다 뛰어난 나미래였다.

"처음부터 전력으로 간다!"

나미래는 힘을 숨기고 싸울 정도로 상대가 쉬운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히려 모든 힘을 발휘하고도 모자를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기에 나미래는 처음부터 전력으로 가기로 했다.

콰콰콰!

나미래는 자신도 주체하지 못할 정도의 스피드로 라자드에게 접근했고 마나를 오른손에 머금은 후에 있는 힘껏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쾅!!

마찰력에 손이 찢어질 만큼 엄청난 스피드와 힘이 동반된 주먹이었다. 자신의 주먹까지 찢어지지만 파괴력 하나만큼은 지금까지 인증했기에 나미래는 서슴지 않고 행동했다. 하지만 나미래의 주먹은 놀랍게도 라자드의 얼굴을 때리지 못했다. 왜냐하면 라자드의 주변에 생긴 검은 연기가 주먹을 막았기 때문이었다.

"뭐야? 이건."

검은 연기는 물렁물렁한 재질을 보였고 그로 인해 나미래의 주먹이 파괴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그 결과 주먹은 마치 고무를 때린 것처럼 충격이 모두 흡수되어 얼굴에 닿지 못했다.

『나미래. 신체능력과 재생능력이 괴물 같고 파괴력 또한 최강의 반열에 오른 존재. 하지만 단순한 물리 공격밖에 할 수 없지. 그러면...』

라자드는 오른손을 나미래를 향해 돌렸고 그와 동시에 오른손에서 검은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콰콰쾅!!

"나미래!"

검은 화염은 거대한 폭발과 함께 나미래를 날려 보냈고 거대한 성의 오른쪽 30%가 사라질 정도로 강력한 폭발을 일으켰다.

『아무리 강력한 힘이라도 흘릴 수 있다.』

"헤츠!"

"킁! 알고 있다!"

헤츠와 메스가 동시에 접근해 양쪽에서 바스타드 소드와 거대한 검을 휘둘렀다. 두 무기에는 완벽한 오러가 실려있었고 라자드의 목과 가슴을 향해 나아갔다. 하지만 두 무기는 검은 연기로 감싸고 있는 라자드의 손에 잡혔고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이익!"

"...진짜냐?"

메스와 헤츠는 자신들의 검을 마치 어린아이가 공격한 것처럼 가볍게 잡는 라자드의 행동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인간의 한계에 올라온 초인. 하지만 그 초인들도 마나를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저 일반인보다 조금 강할 뿐이지.』

라자드의 손을 감싸고 있던 검은 연기들이 바스타드 소드와 검에 전파되면서 오러의 마나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메스와 헤츠는 그것을 보고 뒤로 빠지려고 했지만 마치 처음부터 달라붙어 있는 것마냥 손과 무기가 일체화돼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런 위기 속에서 레이트와 타노스가 다가왔고 각자 검과 주먹을 쥐며 외쳤다.

"뒤로 피해라!"

"다치기 싫으면!"

메스와 헤츠는 그 말에 무기를 놓은 채 옆으로 몸을 날렸고 그사이에 레이트와 타노스는 라자드를 향해 주먹과 검을 휘둘렀다.

"파쇄!"

"일섬!"

주먹 앞에 있는 모든 것을 분쇄하고 차원까지 베어버리는 일섬이 라자드를 강타했다. 파쇄는 라자드의 뒤에 있는 공간을 모두 분쇄하며 지나가면서 거대한 구멍을 만들어내었고 일섬은 성의 한쪽을 이등분으로 갈라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레이트와 타노스는 눈을 크게 뜨며 앞을 바라보았다. 왜냐하면 파쇄와 일섬이 라자드에게 일말의 상처도 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괴물 녀석."

"허허..."

파쇄와 일섬은 눈앞에 있는 모든 것을 베고 분쇄해버리는 기술이다. 그리고 그 기술은 아무리 라자드라고 해도 무효화시킬 수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라자드가 상처 하나 입지 않을 수 있었나? 그것은 바로 시점을 뒤틀었기 때문이었다.

『놀라운 기술이군. 하지만 아무리 갈고 닦은 기술에도 약점은 반드시 존재하지.』

라자드의 몸에서 나온 검은 연기는 레이트와 타노스가 기술을 사용하려고 하는 순간 검과 손을 옆으로 비틀었고 그 결과, 일섬과 파쇄가 라자드에게서 벗어난 옆을 강타했다. 두 기술이 모두 일직선으로 나간다는 것을 그 순간에 눈치채고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피한 것이다.

그것도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레이트와 타노스의 손을 정확한 타이밍에 비튼 것이다. 그래서 레이트와 타노스는 라자드가 괴물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라져라. 그리고 이건 돌려주마.』

라자드는 레이트와 타노스를 향해 두 손을 뻗었다.

콰콰쾅!!

나미래를 날려 보냈을 때와 똑같이 검은 화염이 두 손에서 뿜어져 나왔고 그 화염에 레이트와 타노스 또한 날아갔다. 이어서 라자드는 헤츠와 메스의 검을 다시 그 둘을 향해 던졌는데 그 빠르기가 초인인 둘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빨랐다.

그 결과, 두 검은 헤츠와 메스의 어깨를 뚫었고 남은 힘으로 인해 벽까지 밀어서 마치 곤충이 박제된 것처럼 둘을 벽에 고정시켰다. 그사이에 모리스, 베로나, 아무드, 쉐이드, 매트, 크리드가 일제히 무기를 들고 접근했지만 라자드의 몸에서 나온 검은 연기의 폭풍에 의해 그들은 접근도 하지 못한 채 날아가 벽에 처박혔다.

이어서 루키드와 에밀리가 마법과 정령을 사용했지만 방패처럼 생긴 검은 방패에 의해서 무효화가 되었고 라자드의 손길 한 번만으로 둘은 날아가면서 무력화되었다.

『날파리들이 많군.』

"취익! 마왕 죽인다!"

"저도 도울게요!"

"일제히 공격해!"

"우선 정보를 수집하겠습니다."

그란과 맥이 도끼와 마검을 들고 양옆에서 라자드를 향해 휘둘렀고 나르샤는 정령과 검을 사용했다. 로그는 한쪽은 검을 들고 한쪽은 마족의 손처럼 변한 검은 손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라자드의 주변에서 맴도는 검은 연기는 4개의 검으로 변해서 4명의 공격을 모두 막았고 동시에 검은색을 띠는 초승달 모양의 마기를 만들어내 4명을 타격했다.

4명은 각자 가지고 있는 무기로 그 마기를 막아내었지만 마기는 남은 힘으로 4명을 밀어내면서 성 바깥으로 밀려났다. 라자드는 이내 듀로크와 남은 고룡들을 보며 얘기했다.

『설마 내가 저런 것들에게 당할 거라고 생각한 건가?』

"...그럴 리가."

『날 실망시키지 마라. 어서 도전하도록. 도전은 약한 자가 강한 자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니.』

"너무 얕보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

듀로크는 그 말과 함께 라자드를 향해 나아갔고 고룡들 또한 그 뒤를 따라갔다. 하지만 듀로크는 라자드가 자신과 싸우는 것이 그의 목적 중 하나라는 것을 아직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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