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오크 마법사-342화 (341/360)

30장 마지막 전투(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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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장 마지막 전투(12)

듀로크는 서쪽의 차원문을 부수기 위해서 이동했다. 그의 옆에는 그란 왕국을 건립했을 때부터 함께 한 나르샤와 로그, 그리고 쉐이드와 맥이 있었다. 그리고 비아토스는 혼자서 앞으로 날아가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고 그 뒤에 제라서스와 성년이 되지 않은 드래곤 6마리가 따라가고 있었다.

쉐이드의 뒤에는 S급 암살자 4명이 주위의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었고 엘프 정예 병사 20명은 맨 뒤에서 조용히 뒤따르고 있었다.

"로그. 얼마나 남았지?"

"지금 속도로 간다면 5분 내로 도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5분이라..."

"듀로크. 어떻게 할 거야? 이대로 정면 대결을 할 생각은 아니잖아."

"...로그.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이 이쪽 움직임을 눈치챘나?"

"현재 사역마를 통해서 본 결과, 아직 눈치채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비아토스!"

듀로크는 앞에서 날아가고 있는 비아토스를 향해 외쳤다. 비아토스는 듀로크의 말에 고개를 돌렸고 자신을 방해하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기색을 노골적으로 뿜어내고 있었다.

"지금 날뛰고 싶은 거지? 날뛰어도 상관없어."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다. 방해하지 마라!】

비아토스는 그 말을 하며 날개를 펼치고 앞으로 치고 나갔다. 제라서스와 나머지 드래곤들도 앞으로 나간 비아토스를 따라가려고 했는데 그때 듀로크가 그들을 향해 얘기했다.

"너희들은 따라가지 않아도 돼."

【뭐라고?】

"비아토스는 미끼로 사용할 거니까."

【그게 무슨 소리인가?】

듀로크는 손을 까딱이며 돌아오라는 손짓을 했고 제라서스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드래곤들과 함께 듀로크에게 돌아갔다.

【무슨 생각인지 자세히 설명해주겠지?】

"당연하지. 드래곤들의 힘도 필요하니까. 로그.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이 있는 장소의 좌표는 알고 있겠지?"

"예."

"저쪽이 어디에 있는지만 알면 여기서도 공격할 수 있지. 제라서스. 장거리 마법 폭격을 해본 적이 있나?"

【...그런 건가?】

"그래. 나랑 나르샤, 그리고 로그에다가 너희 드래곤들까지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고도 남겠지."

제라서스는 듀로크가 뭘 하려고 하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장거리 폭격 마법진. 일반 마법과 다르게 목표했던 곳을 향해 마법을 유도시켜 폭격을 가하는 마법진이다. 하지만 이 폭격 마법진을 만드는데는 제한점이 여러 개가 있었다.

우선은 정해둔 지역에만 폭격을 할 수 있어서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상대에게는 비효율적일 수도 있었다. 폭격을 가해도 미리 눈치채고 지역을 벗어나면 소용 없기 때문이었다. 또 거리가 멀수록 위력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었고 폭격 마법진 자체가 조건이 여러 개여서 마법진이 복잡하다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단점이 많은 폭격 마법진을 듀로크는 사용하려고 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그 단점을 모두 보완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비아토스에게 먼저 가라고 했던 것인가?】

"그래. 비아토스가 시선을 끌고 있으면 폭격 지역에서 벗어나지 않겠지. 그리고 이만큼 드래곤이 있고 9서클 마법사가 있으면 거리에 따른 위력 감소를 다소 줄일 수 있고 복잡한 마법진도 빠르게 만들 수 있어. 최소의 피해로 최대의 효율을 발휘할 수 있다."

【이해했다. 하지만 왜 아까 모두 있을 때 사용하지 않았지? 그러면 3곳으로 나누지 않아도 됐을 텐데.】

"거기서는 아무리 해도 거리가 나오지 않았으니까. 거리가 멀어질수록 위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진다. 어쩔 수 없이 이렇게 가까이 다가올 수밖에 없지."

【그렇군. 그럼 무슨 마법으로 폭격할 거지?】

"각자 자신 있고 제일 위력적인 마법으로. 지금 바로 마법진을 만든다."

듀로크는 그 말이 끝나자마자 바닥에 커다란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먼저 기초는 거리, 각도, 사용할 마법이야."

"거리와 각도는 내가 설정하도록 할게."

【마법은 내가 하도록 하겠다.】

듀로크가 폭격 마법진의 기초와 시스템을 만들면 나르샤와 제라서스가 그것을 바쳐주는 기둥을 만들었다. 그리고 나머지 6마리의 드래곤이 세세한 설정을 조정하였고 로그는 모든 경과를 지켜보고 수정할 것이 있으면 나섰다.

"이 화염 마법은 헬파이어랑 조합하면 더 위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회로를 일직선에서 상호작용으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군.】

【알겠네.】

경이적인 계산 능력으로 최대의 효율과 최고의 선택지를 제안하는 로그의 말에 오만한 드래곤들도 순순히 인정하며 고쳐나갔다. 그렇게 경이적인 능력의 로그와 고룡 제라서스, 마법의 극한까지 다다른 듀로크를 선두로 폭격 마법진의 설치는 믿어지지 않게도 몇 분이 걸리지 않았다.

"좋아. 그러면 바로 시전하도록 하지. 로그. 현재 그쪽 상황은?"

"현재 비아토스님이 적들과 대치 중입니다."

"알겠다. 그럼 세세한 조정은 로그. 네게 맡기겠다."

"알겠습니다."

로그는 듀로크의 말을 듣고 설치된 폭격 마법진에 손을 얹어두었다. 그리고 마나를 불어넣으며 세세한 조정을 하였고 사역마로 보는 광경을 토대로 수정을 마쳤다. 그리고 수정이 완료되는 대로 로그는 폭격 마법진의 가동에 나섰다.

이어서 마법진이 빛을 내면서 가동되었고 로그가 물러나면서 마법진에서 설치한 마법들이 발동되며 날아가기 시작했다. 파이어 플레임, 프로스트 노바, 기가 라이트닝 등 6서클~8서클로 이루어진 마법에 헬파이어, 일렉트릭 라이트닝, 메테오 스트라이크 등 9서클 마법도 포함되어 미사일 형태로 목표한 곳을 향해 날아갔다.

폭격 마법진에서 날아간 마법은 포물선을 유지하며 떨어졌고 멀리서도 그 폭발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그런 폭발이 이어지면서 마법이 끊임없이 폭격을 가했고 약 2분 정도 지나고 나서야 마법이 멈추었다.

"끝났군. 로그. 상황은 어떻지?"

"죄송합니다. 폭발에 사역마도 휘말린 모양인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군. 직접 가서 확인할 수밖에. 모두 전진한다."

듀로크는 병사들과 드래곤들을 이끌고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발걸음을 몇 걸음 움직이도 않았을 때 변화가 일어났다.

"주인님."

"응?"

"전방에서 한 물체가 날라오고 있습니다."

"뭐?"

휘이이잉....콰콰쾅!!

로그가 말을 하고 5초도 되지 않아서 한 물체가 날아와 땅에 처박혔다. 다행히도 물체는 진영의 옆에 박혔고 커다란 굉음과 함께 강력한 충격을 만들어내었다. 듀로크는 갑자기 날아온 물체를 바라보았고 그 물체가 바로 비아토스라는 것에 깜짝 놀라워했다.

"비아토스?!"

【너..상태가?】

땅에 처박힌 비아토스는 온몸에 상처를 가지고 있었다. 아름답게 빛나고 있던 검은색의 가죽은 마치 커다란 발톱에 당한 것처럼 찢겨 있었고 화염에 그슬려진 것처럼 탄 부분도 있었다. 또 이빨 자국으로 보이는 상처도 있어서 온몸이 피칠갑이였다. 드래곤 가죽이라는 강력한 외피를 뚫고 저런 상처를 입힌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더구나 멀리서 날아온 것도 누구보다 강하고 고룡인 폭력의 드래곤 비아토스라는 것이 그 감정을 더 크게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날아온 비아토스가 벌떡 일어나며 커다란 웃음을 터트렸다.

【크하하하! 재밌군. 재밌어! 내게 이렇게 상처를 입히다니!】

비아토스는 상처를 입었는데도 오히려 더욱 흥분하며 팔팔했고 듀로크는 그런 비아토스를 향해 소리쳤다.

"비아토스!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보면 모르나?! 재밌는 장난감이 생긴 거지! 날 방해할 생각은 하지 마라!】

"비아토스!"

듀로크의 만류를 무시하고 비아토스는 다시 앞으로 날아갔다. 듀로크는 무슨 일이 일어난지 이해하지 못한 채 비아토스가 날아간 곳을 향해 따라갔고 다른 이들도 모두 똑같이 따라왔다. 그리고 얼마 날아가지 않아서 듀로크는 비아토스가 싸우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뭐야? 저 생물체는?"

생물체는 사자와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크기가 50미터에 육박했고 몸 또한 자세히 보면 여러 몬스터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꼬리는 수많은 촉수로 이루어져 있었고 등에는 거대한 날개가 붙어있었다. 그 생명체는 거대한 크기와 어울리지 않게 엄청난 스피드를 보이며 비아토스의 마법을 피하고 있었다.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생명체는 발톱으로 비아토스의 가죽을 뚫고 상처를 주며 입에서 불을 뿜어내었다. 그리고 제일 커다란 문제점은 방향 전환이 말도 안 되게 빠르다는 것이었다.

그냥 스피드만 빠르다면 미리 예측하여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된 몸인지 왼쪽으로 가다가 한순간 오른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데 딜레이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비아토스의 공격이 맞지 않았고 공격이 어디로 올지 예상할 수 없어서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었다.

"로그!"

"예."

"너는 전투에 참여하지 말고 저 키메라의 행동을 관찰하고 수집해라. 그리고 그 정보를 토대로 다음 행동을 산출하고 예측해라."

"알겠습니다."

"나머지는 저 키메라를 처리하러 간다."

듀로크는 저 키메라의 움직임을 예측하지 못하는 이상 이 싸움이 힘들게 흘러갈 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을 예측하는데 로그 만한 인재가 없었기에 듀로크는 로그에게 일을 맡기고 키메라를 상대하러 나아갔다.

"헬파이어!"

듀로크는 지옥의 화염을 만들어내어 키메라를 향해 날려보냈다. 헬파이어는 충분히 빠른 속도로 날아갔지만 키메라는 마치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옆으로 피하면서 헬파이어를 피했다. 그 결과 헬파이어는 애꿎은 바닥을 파괴했고 키메라는 경계하며 울음소리를 내뱉었다.

그사이에 나르샤와 쉐이드, 맥, 제라서스 및 드래곤 6마리가 합류했고 비아토스는 그들을 향해 분노를 담아 외쳤다.

【내 싸움을 방해하지 마라! 방해하면 누구든 죽이겠다!】

"이봐. 비아토스. 설마 저 키메라로 싸움을 끝낼 생각이야?"

【뭐라고?!】

"저 키메라는 그저 에피타이저. 본 식사를 하기 전에 먹는 음식이라고. 본 식사는 아직 시작도 안 했잖아? 그러니 감안해라."

【이놈! 내게 협박하는 것이냐?!】

"아니. 나는 그저 사실을 알려주는 거라고."

비아토스의 위협에도 듀로크는 밀리지 않고 담담히 얘기했다. 비아토스는 그런 듀로크의 모습에 이를 갈았지만 결국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이익...젠장! 방해하면 죽여버릴 테다!】

"그래. 걱정 말라고. 방해는 절대 하지 않을 거니까."

비아토스는 그 말을 끝으로 다시 키메라와 싸우기 위해 날아갔고 키메라는 비아토스를 상대하기 위해 날개를 펼쳤다.

【크하하하! 나를 더욱 즐겁게 해봐라!】

웃음을 터트리며 날아가는 비아토스는 독으로 구성된 구체 여러 개를 만들어 키메라를 향해 쏘아보냈다. 키메라는 날개를 펼친 채 날아오르며 독 구체를 가볍게 피해냈고 엄청난 스피드로 움직이며 비아토스에게 접근했다.

그 스피드는 비아토스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였고 그대로 키메라의 발톱이 다시 비아토스의 가죽을 할퀴고 지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을 방해한 인물이 있었는데 바로 듀로크였다.

"파이어볼!"

듀로크는 비아토스의 등 뒤에서 나오며 파이어볼 수십 개를 키메라를 향해 쐈다. 그러나 기습에도 불구하고 키메라는 어떻게 된 반사신경인지 한순간에 방향을 비틀어서 모두 피해냈다. 그리고 듀로크는 자신의 눈앞에서 사라지는 키메라의 모습에 어딜 방어해야 할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때 밑에 있던 쉐이드가 소리쳤다.

"위다!"

듀로크는 그 말에 반사적으로 위로 실드를 사용했다.

깡!!!

키메라의 발톱과 실드가 부딪히면서 강력한 충격을 일으켰다. 실드가 지금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위태위태하게 흔들렸고 금이 가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막는데 성공하였고 키메라는 자신의 공격이 막히자마자 또 마치 모습이 사라지는 것처럼 움직였다. 듀로크도 그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했는데 쉐이드가 또 소리를 질렀다.

"이번엔 오른쪽이다!"

듀로크는 다시 실드를 오른쪽에 만들었고 그와 동시에 키메라의 발톱이 또다시 실드를 치고 지나갔다. 그것을 본 듀로크는 쉐이드가 키메라의 움직임을 예측한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실제로 쉐이드도 키메라의 움직임을 완전히 보고 파악한 것은 아니었다. 쉐이드의 눈으로도 키메라의 움직임을 따라갈 수 없었다.

하지만 쉐이드는 키메라가 공격한 후에 움직이는 눈의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실제로 쉐이드는 괴물로 변한 나미래와 만났을 때도 그녀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고 움직임을 예측하였다. 그리고 지금 또한 쉐이드는 키메라의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쉐이드! 다음은?!"

"왼쪽!"

깡!

"좋았어! 모두 쉐이드의 말을 따라 움직여!"

듀로크의 말에 나르샤와 맥, 제라서스 및 드래곤들도 전투에 투입했다.

"이봐 엘프! 왼쪽이다!"

"왼쪽?! 알겠다!"

나르샤는 쉐이드의 말에 상급 정령을 소환하고 오러 블레이드로 왼쪽을 향해 휘둘렀다. 오러 블레이드가 키메라의 발톱과 부딪혔고 상급 정령이 불과 물기둥으로 키메라를 공격했다. 하지만 키메라는 다시 피하면서 불과 물기둥은 허공을 향해 날아갔다.

"맥! 하얀 드래곤! 밑이다!"

"알겠어요!"

【내 이름은 제라서스다!】

맥은 마검 오블리를 휘둘러서 마기를 뿜어내었고 마기는 키메라의 날개를 스쳐 지나갔다. 그 타이밍에 맞혀 제라서스는 두 손에 빙결 마법을 만들고 밑을 향해 시전했다. 빙결 마법은 지나가고 있던 키메라를 타격했고 키메라는 빠르게 회피 동작을 펼치면서 피했지만 날개 일부가 어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그로 인해 키메라의 스피드가 조금은 줄어들었고 그 틈을 타서 맹공격을 펼치기 시작했다.

콰쾅! 콰콰쾅!!

키메라는 날개로 피하며 다녔지만 쉐이드의 예측과 드래곤과 나르샤, 맥, 듀로크의 공격에 조금씩 피해를 입기 시작했다. 듀로크는 그런 호기를 놓치지 않고 계속 이어가려고 했지만 키메라가 그때 갑자기 방향을 비틀었다.

"...젠장."

갑자기 방향을 비튼 것을 본 쉐이드는 키메라가 자신을 향해 다가온다는 것을 눈치챘다. 자신을 처리하면 다시 자신에게 주도권이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우습게 보이나?"

쉐이드는 단검을 꺼내서 다가오는 키메라에게서 눈을 돌리지 않았다. 정확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쉐이드는 자신을 향해 뿜어내는 키메라의 살기와 타이밍을 예측하여 그대로 단검을 휘둘렀다.

깡!!

"크윽!"

쉐이드는 단검으로 키메라의 발톱을 막는데 성공했지만 키메라의 힘에 뒤로 십몇 미터 밀렸다. 그리고 키메라의 발톱에 부딪힌 단검에 금이 가버려서 한번 더 부딪히면 박살날 것이 분명해 보였다.

"쉐이드!"

"쉐이드님!"

듀로크와 맥은 빠르게 밑으로 내려가려고 했지만 이미 키메라는 다시 한번 쉐이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쉐이드는 본능적으로 죽음의 위기를 느꼈지만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부서지기 직전의 단검을 꽉 부여잡고 소리를 질렀다.

"덤벼라! 내가 그렇게 쉽게 죽을 것 같냐!"

키메라는 마치 쉐이드의 외침에 반응하듯이 일직선으로 돌진해왔고 쉐이드 또한 키메라를 향해 돌진했다. 그렇게 키메라와 쉐이드 사이의 거리는 한순간에 줄어들었고 둘이 맞붙는 순간 엄청난 피가 터져나왔다. 그 피는 한 사람이 뿜어내는 피를 넘어섰고 누가 봐도 쉐이드가 죽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 피는 쉐이드의 것이 아니였다.

"...너희들. 누가 내 앞을 방해해도 된다고 했지?!"

"죄송...합니다."

"무의식적으로...움직였습니다...용서를."

S급 암살자 이츠는 그 광경을 똑똑히 옆에서 바라보았다. 쉐이드와 키메라가 부딪히려고 하는 순간 두 명의 인물이 그 사이로 난입하는 것을 놓치지 않고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두 명은 그대로 키메라의 발톱을 막기 위해 몸을 날렸고 발톱이 몸통을 관통하면서 막대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츠도 지금까지 수많은 이들이 죽는 것을 보고 왔기에 그런 광경이 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보고 있는 광경은 이츠에게 남다르게 다가왔다. 왜냐하면 그 두 명의 인물이 자신과 아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이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마크...브리츠..."

S급 암살자 4명 중 2명. 마크, 브리츠는 키메라의 발톱에 관통된 채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들은 입에서도 피를 울컥 뿜어내고 있었지만 남아있는 힘으로 발톱을 잡고 있었다.

"저희가..시간을 끌 테니..."

"그사이에...도망치십쇼."

콰직!

"마크! 브리츠!"

하지만 그들의 노력이 쓸모없다는 것처럼 키메라는 입으로 마크와 브리츠의 얼굴을 물어뜯었다. 그로 인해 마크와 브리츠는 단발마를 지르지도 못한 채 즉사했고 피가 폭포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그것을 본 이츠는 소리치며 키메라를 향해 달려들었고 쉐이드 또한 어느 때보다 침착함을 유지하며 달려들었다.

키메라는 마크와 브리츠의 머리를 뱉으며 쉐이드와 이츠에게 발톱을 휘둘렀고 쉐이드와 이츠도 발톱에 당해서 피를 흘렸다. 아니, 피를 흘리려고 하던 찰나. 이변이 일어났다.

파파파팍!!

[크아아앙!!]

키메라의 양 날개에 갑자기 수많은 철로 된 봉들이 박히면서 바닥과 함께 고정되었다. 철로 된 봉은 날아온 것도 아니고 그 공간에 갑자기 생기면서 날개와 바닥을 일체화시켰다. 키메라는 갑작스러운 고통에 소리를 질렀고 이츠는 그 모습에 뒤로 빠졌다.

"대체 무슨 일이?"

"비켜주시겠습니까? 이츠님."

이츠는 위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고 그는 한 인물을 바라볼 수 있었다. 압도적인 계산력과 경이적인 능력을 보여주는 '로그'라는 인물을. 그리고 그는 그대로 내려오며 얘기했다.

"예측 완료. 지금부터 키메라의 사냥을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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