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장 마지막 전투(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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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장 마지막 전투(8)
듀로크와 초인, 그리고 드래곤들이 빠르게 대화를 나눈 끝에 3곳을 누가 갈지 결정하게 되었다.
"그럼 얘기한 것을 내가 정리하도록 하지."
듀로크는 좀 전에 얘기했던 것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얘기하기 시작했다.
"먼저 동쪽. 나미래와 그란을 중심으로 매트, 에밀리, 헤츠와 모리스가 간다. 드래곤은 다르디엔과 다미우스, 디오노스가 가고 성년이 되지 않은 드래곤 8마리에 친위대 오크들과 와이번 라이더, 요리스 용병이 그 뒤를 따라간다."
"취익! 맡겨만 줘라! 다 쓸어버리겠다!"
"이 팀 마음에 드는걸?"
"그러게 말이야. 한 번에 밀어붙이자고. 하하하!"
"으윽...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지는군요."
그란과 나미래, 그리고 헤츠가 웃음을 터트리는 것을 본 모리스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신경 쓰지 말고 자네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게나.】
【물론 우리도 재미는 보겠지만.】
【딸꾹~ 빨리 끝내고 술을 먹고 싶다고.】
"매트와 에밀리도 너무 분위기에 휩싸이지는 않는 것이 좋을 거야. 팀이 이렇게 되었지만 솔직히 나도 따라갈 수 있을지 의문이 될 녀석들만 모였거든."
"하.하.하. 명심하겠습니다."
듀로크의 진심 어린 말에 매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가슴 속에 담아두었다.
"다음으로 북쪽. 메스와 아무드를 중심으로 크리드, 레이트, 타노스, 베로나, 제네스, 루키드. 드래곤으로는 세트리나, 데미가스, 아그리마가 가고 성년이 되지 않은 드래곤 7마리에 일루드 마법사와 나이트 기사, 수인, 드워프 전사가 뒤따라간다."
"차원문은 어떤 희생을 치러서라도 부수고 돌아오겠습니다."
"전하의 뒤에는 저를 비롯해서 많은 이들이 뒤따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쇼."
"메스님의 말이 맞습니다."
"우리도 한몫 돕겠습니다."
"킁! 까짓것 빨리 처리하도록 하지."
나이트 5명의 초인이 아무드를 중심으로 모였다.
"이봐 남편. 신부도 좀 챙겨주라고?"
"클클클. 죽을 때가 다 되었지만 그래도 마지막 불꽃을 피우기로 하세나."
"아직 우리 늙은이도 쓸모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게 좋을 것 같네."
베로나와 제네스, 루키드 또한 움직일 준비를 끝냈고 드래곤들도 각자 팀을 이룬 이들끼리 시선을 맞추었다.
【모두 상처 없이 돌아올 수 있으면 좋겠네요.】
【후후.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흥미로운 존재가 있었으면 하는데...】
"마지막으로 서쪽. 나와 나르샤, 맥, 쉐이드, 로그. 드래곤은 비아토스와 제라서스가 가고 성년이 되지 않은 드래곤 6마리에 S급 암살자 4명, 엘프 정예 20명으로 간다."
"좋아. 제대로 한번 해보자고."
"모든 힘을 다해서 열심히 할게요!"
"내 앞에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면 적이 아닌 내 손에 죽는다. 알겠냐?"
""예!""
나르샤가 양손으로 자신의 볼을 때리며 얘기했고 쉐이드의 말에 S급 암살자들이 전원 복창하며 대답했다.
【거치적거리면 죽여버리겠다. 명심하도록.】
"걱정 마. 네 마음대로 활개 치도록 해줄 테니까."
"저는 주인님을 보좌하도록 하겠습니다."
【재밌는 것을 볼 수 있을 것 같군.】
비아토스의 위협조에 듀로크는 가볍게 대답했고 로그와 제라서스도 그 옆에 다가와 이동할 준비를 마쳤다. 그렇게 400명이 넘는 인원은 동쪽, 북쪽, 서쪽. 3개의 진형으로 나뉘었고 모든 이들이 준비를 마친 것을 본 듀로크는 마지막으로 얘기했다.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차원문의 붕괴. 그리고 무사히 귀환하는 것이다. 귀환점은 현재 이곳으로 2시간 전까지 모두 모이도록 한다. 그 2시간이 지나는 순간...이 자리에 있는 이들로만 라자드를 상대하러 갈 것이다."
듀로크의 말에 모든 이들이 침묵하며 그의 얘기에 집중하였다.
"이곳까지 온 우리들은 이 대륙의 역전의 병사들이다. 종족, 나이, 신분, 성별 모두 상관없이 한 목적만을 가지고 모이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당신들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너무나 소중하다. 그러니 모두 살아서 귀환해라. 귀환하지 못하면...내가 죽어서도 괴롭힐 거니까 명심하라고?"
진지한 분위기와 맞지 않는 농담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 웃음이 서서히 잦아들고 있을 때 듀로크가 마지막으로 얘기했다.
"지금부터 작전을 실행하겠다! 모두 조금 있다 살아서 보자고!"
듀로크는 그 말을 끝으로 서쪽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고 그와 함께 서쪽으로 가는 이들이 뒤를 따라갔다. 또한 나머지 두 진영의 병력도 이내 동쪽과 북쪽으로 가면서 라자드를 만나기 위한 마지막 장애물을 넘기 위한 작전이 실행되었다.
3곳 중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차원문으로 가는 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 중에서 맨 앞에 나서서 성큼성큼 나아가는 3명이 있었다.
"취익! 앞으로 전진한다! 오크들은 나를 따라와라!"
"킁! 혼자 재미 볼 생각은 하지 마라."
"나도 저 둘에 질 수 없지!"
그란과 헤츠, 나미래는 차원문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지만 그저 앞으로 돌진해나갔다. 그렇게 무식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본 모리스는 고개를 저었고 매트와 에밀리는 어색한 웃음을 내뱉었다.
【기운이 넘치는 이들이구려.】
【난 마음에 드는데. 화끈한 것이 우리 레드 드래곤과 어울려.】
【딸꾹~ 그런데 그건 알고 있는 거지?】
【뭘 말인가?】
【저 3명이 가는 곳에 차원문이 있다는 것을.】
【그게 정말인가?】
다르디엔은 디오노스의 말에 놀라워했다.
【우연인가?】
【딸꾹~ 글쎄...우연일지, 아니면 알고 가는 건지는 몰라도 저 3명은 우리 고룡 드래곤 정도로 강하고 민감하다는 것은 확실하겠지.】
디오노스는 그렇게 3명을 높게 평가했고 그의 평가가 맞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앞에 나서고 있던 3명은 눈앞에서 생기는 변화를 눈치챘다.
"취익! 앞에 뭔가 있다!"
"제대로 찾아온 것 같군."
"그렇다면..."
쾅!!
"먼저 간다!"
나미래는 발로 땅을 찍었고 그 반작용으로 하늘 높이 올라갔다. 그리고 그녀는 멀리서 느껴지는 적의 진영을 향해 그대로 떨어졌다.
콰콰쾅!!
나미래는 추락하던 힘 그대로 몸을 부딪치면서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을 쓰러트렸고 그와 동시에 일어나 옆에 있는 데스나이트 2마리의 머리를 양손으로 부여잡고 땅에 내리쳤다.
퍽!!
데스나이트의 단단한 머리가 땅에 박히면서 데스나이트는 마치 죽은 것처럼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기절하였다. 그 사이에 주변에 있는 리치들과 데스나이트가 마법서와 검을 들고 나미래에게 집중 공격을 하려 했다.
하지만 나미래는 기절해서 누워있는 데스나이트 2마리의 발을 양손으로 잡고 마치 검처럼 주변을 향해 휘둘렀다.
퍼퍼퍼펑!!
리치의 수많은 마법이 나미래를 강타했지만 양손으로 들고 있는 데스나이트의 몸으로 상당수를 막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리치의 마법으로 산산조각이 난 데스나이트 2마리를 손에서 놓자마자 데스나이트 십여 명의 검이 동시에 나미래의 몸을 베고 찔렀다.
그 검은 모두 목, 심장, 머리 등 급소만을 정확히 노렸다. 하지만 데스나이트의 검은 나미래의 피부를 뚫는 데는 성공했지만 마치 무슨 벽에 부딪힌 것처럼 몇 cm만 날이 들어간 채 움직이지 않았다. 데스나이트는 검이 박히지 않는 것을 보고 당황하며 검을 빼려고 했지만 나미래의 몸과 일체화된 것처럼 검은 달라붙어서 고정되었다.
"어딜 도망가려고?"
나미래는 아직 익숙지 않지만 주먹에 마나를 불어넣고 팔에 힘을 모았다. 나미래가 힘을 모으면서 대기가 들끓고 고동치며 공간이 뒤틀리는 현상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힘을 폭발시키는 순간 나미래의 팔이 눈앞에서 사라졌고 동시에 십여 명의 데스나이트를 강타했다.
콰콰쾅!!
눈으로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스피드로 움직인 나미래의 주먹은 데스나이트 십여 명의 얼굴을 그대로 터트렸다. 머리가 터져버린 데스나이트는 그대로 뒤로 쓰러지며 즉사했고 연기가 되며 사라졌다.
"여전히 아프네. 손이 벗겨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타격한 손이 피부와 살이 벗겨져 뼈만이 남았지만 나미래는 익숙한 듯이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손에서 뼈와 피부가 돋아나는 순간에도 나미래는 다른 사냥감을 찾으러 움직였다.
"취이익! 오크 병사들은 나를 따르라!"
그란이 앞으로 돌진하자 친위대 오크 병사들과 와이번 라이더가 그 뒤를 따르며 돌진했다. 그란이 맨 앞에서 도끼를 들고 휘두르자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이 5,6마리씩 쓰러져나갔고 진영을 무너트렸다. 그리고 그 뒤를 친위대 오크 병사들이 돌진해오던 기세 그대로 밀고 나갔고 미처 남은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은 와이번 라이더들이 와이번 채로 치고 지나갔다.
그렇게 그란과 오크 병사들의 기세는 최상급 몬스터인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을 상대로도 꺾이지 않았다. 데스나이트가 검을 휘둘러 상처를 입혀도, 리치가 마법을 써서 폭격을 해도 오크들의 기세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나아갔다. 그 광경을 본 헤츠는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며 자신을 따르는 용병들을 향해 외쳤다.
"킁. 우리도 질 수 없지! 돌격한다!"
헤츠는 바스타드 소드를 들고 앞으로 나갔고 그를 본 리치들이 마법서를 펼쳐서 마법 폭격을 가했지만 헤츠는 바스타드 소드를 옆으로 들어서 마법 폭격을 막으며 나아갔다. 물론 바스타드 소드로 모든 마법을 막을 수는 없었지만 헤츠는 아랑곳하지 않고 리치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바스타드 소드를 휘둘러 리치 몇 마리를 단번에 정수리부터 고간까지 2등분으로 만든 후에 다가오는 데스나이트를 바라보았다.
데스나이트 4마리는 동시에 헤츠에게 검을 휘둘렀지만 검이 헤츠의 몸에 닿기도 전에 바스타드 소드가 4개의 검을 치고 지나갔다. 데스나이트의 검은 바스타드 소드에 담긴 힘에 의해 팅겨나갔고 데스나이트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만세를 하는 것처럼 양손이 올라갔다. 그리고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헤츠는 그대로 4마리의 데스나이트 목을 베고 지나갔다.
그것을 본 요리스 용병들은 헤츠의 뒤를 따라 돌격했고 그렇게 그들도 리치와 데스나이트를 밀며 압박해나갔다. 왼쪽에서는 그란과 친위대 오크 및 와이번 라이더가, 중앙에서는 나미래가, 오른쪽에서는 헤츠와 요리스 용병들이 밀어붙이면서 전체적으로 리치와 데스나이트의 진영을 무너트리고 있었다. 그리고 다르디엔을 비롯한 드래곤들은 감탄하며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놀랍군. 우리 드래곤도 죽일 수 있는 최상급 몬스터들을 상대로 저렇게 밀어붙이다니.】
【저렇게 강한 오크가 있는 것도 놀랍지만 저 나미래라는 여자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인간이군.】
【다시금 인식을 바꿔야 할 것 같네.】
드래곤들은 각자 입을 열어 얘기하고 있었는데 그때 트이번을 타고 온 매트와 에밀리가 드래곤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다르디엔님! 저희들이 밀어붙이는 동안 차원문의 파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차원문은 여기서 북쪽으로 약 300미터 방면에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매트와 에밀리는 병사들이 전투하면서 시선을 끄는 사이에 트이번을 타고 주변을 살폈고 그 끝에 차원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곧바로 알리기 위해 드래곤들에게 돌아왔고 그 정보를 받은 다르디엔은 고개를 끄덕였다.
【수고했네. 그럼 이제 우리도 움직이도록 하지.】
"그럼 부탁하겠습니다!"
매트와 에밀리는 트이번을 타고 전투의 현장으로 돌아갔고 다르디엔은 디오노스와 다미우스, 그리고 성년이 되지 않은 드래곤 8마리에게 얘기했다.
【그럼 우리도 이제 움직이도록 하겠네.】
다르디엔의 말에 드래곤들은 매트와 에밀리가 말한 북쪽을 향해 날아갔고 병사들과의 전투에 정신이 팔린 리치와 데스나이트들은 드래곤의 움직임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리고 빠르게 플라이 마법으로 북쪽으로 날아간 결과 드래곤들은 목표로 한 차원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건가 보군.】
높이 약 5미터, 폭 약 3미터에 달하는 검은색의 차원문이 열려있었다. 열려있는 차원문에서는 지금도 리치와 데스나이트들이 틈 사이로 나오고 있었고 그것을 본 다르디엔은 드래곤들에게 신호를 주었다.
【일제히 브레스를 뿜어낸다.】
브레스는 고룡 드래곤도 하루에 몇 번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공격 방법 중 하나였다. 그만큼 다르디엔은 저 차원문의 파괴가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완벽하게 파괴하기 위해서 브레스를 선택한 것이다.
콰콰콰콰!
다르디엔이 전기 브레스를 뿜어내는 동시에 다른 드래곤들도 동시에 브레스를 뿜어내었고 정확히 목표점인 차원문을 향해 십수 개의 브레스가 강타했다. 그리고 드래곤들의 브레스가 일제히 폭발하면서 거대한 버섯구름과 함께 지형을 바꿔놓았다. 다르디엔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거대한 폭발에 차원문이 부서지고도 남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다르디엔.】
【왜 그런가? 다미우스.】
【뭔가 잘못됐다.】
다르디엔은 다미우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시 되물었다.
【무슨 말인가?】
다미우스는 다르디엔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그저 폭발의 현장을 바라보았다. 다르디엔은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다미우스가 바라보는 곳을 향해 시선을 돌렸고 그 또한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폭발하면서 생긴 버섯구름 속에 거대한 그림자가 있었다.
그 그림자는 고룡인 다르디엔보다 커다란 크기를 보이고 있었고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것을 증명해주었다. 다르디엔은 대체 저렇게 거대한 생명체가 어디서 갑자기 나타났는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휘리리릭!
【뭐,뭐야?!】
【촉수?!】
거대한 그림자에서 연기를 뚫고 수많은 촉수들이 주변에 있던 드래곤 2마리를 휘감았다. 두 마리의 드래곤은 갑작스러운 촉수에 대응하지 못하고 몸이 휘감겼고 깜짝 놀라워하며 반사적으로 날카로운 발톱을 휘둘렀다.
하지만 드래곤의 발톱으로도 촉수가 찢어지지 않았다.
【뭐라고?】
【그렇다면.】
두 마리의 드래곤은 발톱으로 찢기지 않자 화염 마법을 사용하여 촉수를 불태웠다. 검은색의 촉수는 화염에 불타면서 번져나갔지만 그것도 잠시, 한순간 화염이 사라지면서 촉수가 더욱 드래곤을 감싸았다.
【뭐야?!】
【마,마법도 통하지 않는다고?!】
그제야 심각함을 안 드래곤 2마리는 촉수에게 벗어나려고 날개를 펼치고 위로 올라갔지만 십수 개의 촉수가 더 다가오면서 드래곤을 감싸았다. 촉수는 드래곤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들을 감싸았고 그 광경을 본 고룡들은 그제야 심각성을 인지했다.
【잠깐!】
콰지직!
하지만 다르디엔이 움직이기도 전에 촉수에서 수많은 발톱이 튀어나오면서 둘러싼 드래곤을 고깃덩어리로 만들었다. 드래곤 2마리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죽어버린 것이다. 다르디엔은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고 먼지가 사라지면서 나타나는 거대한 그림자의 정체를 바라보았다.
【저게 대체...】
【...끔찍하군.】
약 60미터는 될듯한 거대한 크기, 거대한 생명체는 마치 오징어와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있었고 수없이 많은 촉수가 달라붙어서 꿈틀대고 있었다. 촉수와 몸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눈이 달라붙어 있었고 몸의 중앙에는 마치 입을 상기시키는 것과 같은 이빨이 붙어있었다.
입에서 떨어지고 있는 침은 바닥을 새까맣게 변하게 할 정도로 독성을 가지고 있었고 마치 만들어지다 멈춘 것처럼 몸 전체가 비대칭을 이루고 있었다. 살 또한 울퉁불퉁 움직이며 지금이라도 터질 것처럼 보였고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냄새였다.
【크윽! 뭐야? 이 악취는?!】
【이렇게 더러운 기운은 처음 느끼는군.】
불쾌한 것을 넘어서 역겨움을 느끼게 하는 악취와 함께 기분 나쁜 마나를 뿜어내었다. 그리고 그 냄새를 맡은 나미래는 박살 내고 있던 데스나이트를 내팽개치고 시선을 돌렸다.
"잠깐...이 냄새는 분명.."
나미래는 분명히 자신이 맡아본 냄새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자신의 기억을 되돌려보았다. 그리고 오래되지 않아서 나미래는 그 냄새를 어디서 맡아본 것인지 떠올릴 수 있었다.
"그래! 그 몬스터의 숲에서 봤었던 검은 몬스터! 그 냄새와 비슷해!"
마방력이 높고 생명력 또한 끈질겼던 검은 몬스터. 그녀의 추측은 정확하다고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눈앞에 있는 거대한 키메라는 라자드가 직접 만든 키메라였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실험체인 검은 몬스터의 자료를 통해서 만든 궁극의 키메라였다.
드드드드..
키메라가 움직이는 것만으로 땅이 흔들렸다.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하는 키메라에 의해 잠시 전투가 중지되었는데 갑자기 검은 키메라의 촉수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촉수는 리치와 데스나이트와 싸우고 있던 병사들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다가갔고 병사들은 무기를 들며 자신들을 방어했다.
하지만 촉수는 병사들이 아닌 리치와 데스나이트들을 휘감았고 그들이 무슨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거대한 입속으로 넣었다. 병사들과 싸우고 있던 100마리에 달하는 리치와 데스나이트들이 한순간에 사라진 것이다. 그 광경을 키메라를 제외하고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존재들이 바라보았고 키메라의 입이 마치 음미하듯이 움직이면서 몸에 변화가 일어났다.
몸은 더욱 커지고 새로운 촉수가 생기며 악취 또한 더 심해졌다. 울퉁불퉁했던 살들이 터지며 그곳에서 오우거의 다리, 트롤의 머리, 와이번의 날개 등 흡수한 몬스터의 팔과 다리 및 몸의 일부분이 튀어나왔다. 또한 지금 흡수한 리치와 데스나이트의 일부까지 튀어나오면서 키메라의 모습은 더욱 기형적으로 변했다.
[우우우우우!!!]
리치와 데스나이트를 모두 흡수한 키메라는 입을 열어 괴상한 울음을 내뱉었고 그로 인해 대기가 떨리며 눈앞의 존재들을 압도했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 모인 존재들은 이 대륙의 최강자들로 그런 압박감에 굴할 이들이 아니였고 그것을 증명하듯이 나미래가 먼저 치고 나갔다. 이어서 나미래가 움직인 것을 본 드래곤들과 병사들은 그 뒤를 따라갔고 그렇게 키메라와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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