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오크 마법사-333화 (332/360)

30장 마지막 전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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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장 마지막 전투(3)

70만의 병사들이 슈퍼 좀비가 있다는 도시로 방향을 튼 지 약 1시간이 되어서 도시가 일반 병사들도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져 있었다. 도시는 생각보다 거대한 영토를 가지고 있었고 세레티 왕국에서 중요한 도시 중 하나라는 것이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또한 20만에 달하는 좀비의 숫자가 어디에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도시에 입성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것처럼 좀비들이 가래 섞인 목소리를 내며 몰려오기 시작했고 병사들은 각자 가지고 있는 장비와 무기를 통해 좀비와 전투를 펼치기 시작했다.

"정면에서 약 500여 마리!"

"동쪽에서도 약 400여 마리가 접근 중!"

"무기와 체력의 상태가 좋지 않은 이들은 뒤로 빠져서 정비한다!"

"서쪽에서도 약 700마리가 접근 중입니다!"

"중장갑병을 보내서 막도록!"

"좀비와 구울의 약점은 머리다! 머리를 부수거나 날려 보내라!"

수많은 병사들이 지금까지 운으로 수많은 전투와 역경을 넘어서 살아남은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좀비들의 끊임없는 공세에도 부상자가 거의 나오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누구도 막지 못할 것 같은 파죽지세로 병사들은 빠르게 도시를 나아갔다. 하지만 아무도 막지 못할 것 같은 기세가 갑자기 멈추는 일이 생겼다.

쿵! 쿵!

"땅이...울린다?"

"저기 봐!"

"슈퍼 좀비다!!"

병사들은 시야가 좋지 않은 안개 속에서도 보이는 슈퍼 좀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크기 약 30m. 수많은 좀비들로 몸이 이루어져 있었고 몸을 이루고 있는 좀비들은 각자 입을 열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몸은 인간형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고 얼굴, 팔, 발, 몸통까지 모든 것이 좀비들로 구성되며 얼굴에는 2개의 빨간 눈과 커다란 입이 존재했다.

[크어어어!!]

슈퍼 좀비는 커다란 입에서 괴성을 뿜어내며 자신의 존재를 과시했다. 그리고 그런 슈퍼 좀비가 하나둘씩 늘어나면서 병사들을 향해 다가왔고 그 숫자는 어느새 열 마리를 넘어갔다. 슈퍼 좀비는 자신의 발밑에 있는 병사들을 향해 마치 축구공을 차는 것처럼 발을 움직였다.

쾅!!!

"우아아악!!"

아무리 수많은 경험을 한 병사들이여도 압도적인 질량을 가진 슈퍼 좀비의 발길에는 버티지 못하고 날아가는 이들이 생겼다. 그리고 그 광경을 본 듀로크는 드래곤과 초인들이 나설 차례라는 것을 느끼고 그들에게 신호를 주었다.

"슈퍼 좀비를 처리한다!"

듀로크의 신호와 동시에 드래곤과 초인들이 일제히 슈퍼 좀비를 향해 날아갔다. 드래곤들은 각자 마법을 사용하였고 초인들은 각자 사용하는 무기를 활용하여 슈퍼 좀비를 타격했다. 그 결과 아그리마의 예상대로 슈퍼 좀비는 드래곤과 초인들의 공격에 버티지 못하고 몸을 이루고 있던 좀비들이 산산이 무너져 내려갔다.

하지만 그때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크어어어!!]

슈퍼 좀비가 괴성을 지르자 주변에 있던 좀비들이 슈퍼 좀비들을 향해 모이기 시작했고 원래 몸을 이루고 있던 좀비들 대신 몸을 구성하였다. 그렇게 슈퍼 좀비들은 드래곤과 초인들의 공격에도 원상태로 돌아와 다시 그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뭐야?!"

"잘려도 잘려도 원래대로 돌아오잖아?"

"젠장! 패는 맛이 없구만."

검으로 잘라도, 주먹으로 부숴도, 발톱으로 갈기갈기 찢어도 원상태로 되돌아왔다. 듀로크는 그렇게 원상태로 돌아오는 슈퍼 좀비를 보며 어떻게 싸워야 할지 머리를 굴렸는데 그때 드래곤의 화염 마법에 타버리면서 쓰러지는 슈퍼 좀비를 봤다. 그것을 본 듀로크는 주변에 슈퍼 좀비와 싸우는 전투 광경을 관찰하였고 이내 한가지의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군! 물리적인 공격보다 속성 공격에 약한 것인가?"

듀로크는 자신의 생각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마기 속에서 더 많은 마나를 머금어 화염 마법을 사용하였다. 화염 마법은 그대로 옆에 있는 슈퍼 좀비를 향해 날아갔고 마치 장작이 타는 것처럼 화염이 한순간에 불타오르면서 슈퍼 좀비의 몸을 뒤덮었다.

[으어어어!!]

화염에 휩싸인 슈퍼 좀비는 고통에 울부짖는 것처럼 괴성을 지르며 몸을 비틀었다. 하지만 화염 마법은 좀비라는 장작을 모두 연소시킬 때까지 불태우는 것을 멈추지 않았고 그대로 슈퍼 좀비를 재로 만들어버렸다. 재로 변한 슈퍼 좀비는 더 이상 좀비를 부르지 못하고 그대로 움직임을 멈추었다.

"원소 마법을 사용해라! 원소 공격을 하지 못하는 이들은 뒤로 빠져!"

듀로크의 명령 하에 초인들 중에 물리적인 공격만 할 줄 아는 이들은 뒤로 빠졌다. 그러면서 드래곤들이 어떤 존재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슈퍼 좀비는 드래곤 앞에 무력하게 쓰러져나갔다. 하지만 슈퍼 좀비는 생각보다 강력한 생명력을 자랑하고 크기에서 나오는 무게와 힘 앞에 병사들의 피해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병사들은 20만의 좀비들을 상대하고 드래곤은 슈퍼 좀비를 쓰러트리면서 약 1시간의 전투를 펼치고 나서야 전투의 막이 내려갔다.

"헉...헉..."

"끝,끝났나."

"이,이렇게 질리게 싸운 적은 처음이야."

【...동감이군.】

【무한의 마나가 바닥이 보일 정도라니.】

끝없는 좀비들의 공격에 병사들은 질린 표정을 지었다. 왜냐하면 좀비들에게는 공포가 없어서 죽여도 죽여도 멈추지 않으며 다가왔고 주변에 있는 마기 때문에 더 빨리 숨이 차올라왔다. 드래곤들도 무한의 마나를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기 때문에 더 빠르게 마나를 소모하면서도 계속해서 다가오는 슈퍼 좀비에 상당수의 마나를 소모하였다.

또한 전투를 치르고 난 후 병사들의 피해를 빠르게 확인하고 합산해보니 도합 2만에 달하는 사망자가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사망자들을 애도할 시간도 없이 다시 진격을 재개하였고 그렇게 진격을 멈추지 않고 나아간 끝에 하루가 지나서 드디어 두 번째 벽에 도착할 수 있었다.

"윽!"

"커억!"

"숨,숨이!"

첫 번째 벽의 마기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두 번째 벽의 경계 속으로 들어가자마자 병사들은 숨을 쉬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했다. 듀로크는 그런 병사들을 보고 로그에게 다시 마기의 흡수를 부탁했고 그와 동시에 진격을 멈추며 휴식을 취하게 되었다.

"역시 농도 차이가 상상 이상이야."

"이제야 병사들이 익숙해졌는데...골치가 아프군."

듀로크는 눈앞의 시야가 겨우 십여 미터밖에 되지 않는 것을 보며 눈을 찡그렸다. 대기에 포함된 마기 또한 더 농후해졌고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더 힘들어졌다. 똑같은 마법을 구현하려고 해도 마나가 밖의 3배 이상은 필요했다.

"그렇다면 라자드가 있는 곳은 얼마나 심하다는 거지?"

로그가 만든 마법진 위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 병사들을 바라보았다. 두 번째 벽을 돌파하려면 3일은 걸어야하는데 과연 그 3일 동안 병사들이 버틸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더구나 두 번째 벽을 뚫고 라자드까지 도착하는데 걸리는 하루 동안은 농후한 마기 속에서 마물들을 상대로 수비를 하고 있어야 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미래는 어두워 보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듀로크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직 병사들의 눈은 절망이 아닌 투지가 담겨있어서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듀로크.】

"왜?"

【저 병사들이 버텨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어느새 다르디엔이 다가와서 고개를 내리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듀로크는 그런 다르디엔의 질문에 대답했다.

"나는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데. 다르디엔. 너의 생각은 달라?"

【솔직하게 말해서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저 로그란 인물이 마기를 흡수해준다고 해도 우리가 라자드를 상대하기 위해서 하루를 소비하는 동안 그들의 몸은 버틸 수 없을 것이다. 그전에 마물들을 막을 수도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그렇겠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거야.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고."

【그 말은...자네는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인가?】

"그 질문에 대답하자면...맞아. 나는 병사들이 이 역경을 이겨낼 거라고 믿고 있어."

【그 이유가 대체 뭔가? 자네같이 현명한 존재가 왜 그런 오산을 하고 있는 거지?】

"오산? 오산이 아냐. 드래곤 로드. 당신은 누구보다 오랜 시간을 살아왔지?"

【그렇다.】

"그럼 그 시간 동안 모든 일들이 예상했던 대로 일어났어? 예상을 벗어나서 놀라웠던 일이 한번도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어?"

【그건...아니다.】

"그래. 모든 일들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아. 그럴 수 있으면 그것은 신이지, 우리는 불완전한 생물이니까. 그리고 당신은 직접 봤잖아? 마왕이 강림했을 때 자신보다 작은 존재들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내는 것을."

【...그렇군.】

다르디엔은 듀로크의 말에 잠시 잊고 있었던 기억을 회상했다. 아니, 한쪽 구석에 밀어두었던 기억을 꺼내왔다. 드래곤조차 절망하는 상황 속에서 그들은 절망하지 않았다. 압도적인 마왕의 눈앞에서도 초인들과 그들을 따르는 병사들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투지를 불태우며 싸우는 그들이 있었기에 드래곤들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고 끝내 마왕을 봉인할 수 있었다.

【잠시 잊고 있었다. 우리 드래곤보다 약하지만 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예상치 못한 일들을 해내는 이들을.】

다르디엔은 쉬고 있는 병사들의 모습에서 과거 마왕과 함께 싸웠던 병사들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지금은 모두 죽어서 누구도 존재하지 않지만 과거와 현재의 병사들의 모습이 겹쳐 마치 그들이 되살아난 것과 같은 착각을 주고 있었다.

"그들이라면 충분히 우리의 뒤를 막아줄 거야. 그러니 걱정 마."

【알겠다. 너의 판단과 결정을 믿겠다.】

"그래.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모두 조금 더 힘내도록 하자고."

듀로크는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그들이 해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병사들이 회복하기를 기다렸다.

로그의 마법진에 의해서 어느 정도 회복한 병사들은 다시 전진하기 시작했다. 마기가 더욱 짙어졌지만 병사들은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나를 활용하여 마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특히 마나를 사용하는 것에 익숙지 않은 이들은 주변 병사들이 도와주면서 겨우겨우 차단하고 있었다.

누가 보면 마나 사용에 익숙치 않는 이들은 발을 잡는 주머니와 같은 존재로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병사들 중에서는 그들을 방해물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지금까지 수많은 전투를 함께 펼친 끝에 단단한 끈과 같은 감정으로 묶여있어서 가족, 친척처럼 떨어질 수 없는 한 몸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생각보다 결속력이 단단해져서 다행이군."

"그러게. 버티지 못하고 나가떨어지는 이들이 생길 거라고 생각했는데."

듀로크와 나미래는 진격하는 병사들을 보며 대화를 나누며 걸어갔다.

"너는 괜찮아? 마나가 별로 없어서 마기의 투입을 막기 힘들 텐데."

"괜찮아. 내 생명력이 어느 정도인지 너도 알고 있잖아? 그리고 나도 수행해서 마나를 활용할 수 있다고."

"그러면 다행이고."

"그리고 이 정도 마기는 내 피부를 뚫고 안으로 스며들어오지도 못해."

"하긴 마방력이 남다르긴 하지."

듀로크는 나미래의 피부가 오우거와 와이번 및 최상급 몬스터들의 피부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다시 떠올렸다.

"그래서 이정도 마기는 아무렇지도 않아. 오히려 저기 있는 병사들이 걱정이지."

"그래. 하지만 저 병사들은 충분히 버텨낼 수 있을 거야. 그건 내가 장담할게."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야...응?"

나미래는 듀로크와 대화를 하다가 주변을 향해 시선을 돌렸고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 것처럼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듀로크."

"응?"

"원래 이렇게 시야가 좁았나? 아까보다 더 좁아진 것 같은데. 그리고 뭔가...안개 같은 것도 깔리는 것 같고."

"안개?"

듀로크는 나미래의 말에 주변을 살피었다. 그리고 그녀의 말대로 시야가 더 좁아졌고 마치 새벽에 깔리는 안개처럼 조금씩 주변의 공기를 침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건...설마?"

듀로크는 주변에 깔리기 시작하는 안개를 자세히 살펴보았고 그 안개에 마기가 포함된 것을 눈치챘다. 그리고 평범하게 마기가 포함된 것이 아니고 이 주변에 깔린 안개 전체에 복잡하고도 거대한 마법 수식이 담겨있었다.

"젠장! 나만한 인물이 눈치채지 못하다니!"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었던 병사들이 마치 다른 차원으로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의 정신에 침략하려고 하는 것처럼 불쾌한 감각이 느껴졌다. 하지만 듀로크가 그런 정신 침략에 당할 리는 없었고 마나를 활용하여 주변의 감각을 확장시켰다.

복잡한 수식이 포함된 안개가 감각을 확장시키는 것을 방해했지만 듀로크는 그 방해를 뚫고 주변 병사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죽어!"

"이 마물 녀석이 언제?!"

"동료들은 어디로 간 거야?!"

"내,내가 어느새 마물들의 소굴로 들어온 거지?!"

"다들 어디 갔어?!"

수많은 병사들이 당황하는 소리와 함께 무기를 휘두르면서 주변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들은 마치 환각을 보는 것처럼 서로를 찌르고 있을 뿐이었고 실제로 마물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것을 통해 듀로크는 이 안개가 환각을 보여주는 안개라는 것을 눈치챘고 욕을 하지 않고는 버틸 수가 없었다.

"XX! 라자드! 이런 수작을 해놓다니!"

"듀로크! 무슨 일이야!"

"이 안개는 환각을 일으킨다! 주변 병사들이 서로를 죽이고 있어!"

"뭐?! 이 안개는 그거였어?"

나미래는 과거 로아프가 잠자고 있었던 숲에서 환각을 일으키는 안개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녀에게는 소용없었지만 그녀와 같이 온 이들은 환각 때문에 동료를 죽였고 그때 그들을 도와주지 못한 것을 그녀는 후회했다.

그런 상황이 눈앞에서 또다시 펼쳐지려고 하고 있었다.

'내가 그것을 가만히 둘 것 같냐?!'

나미래는 다시 한번 그런 결과를 만들게 두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듀로크에게 얘기했다.

"듀로크! 병사들을 정신 차리게만 하면 되는 거지?!"

"방법이 있어?!"

"나에게 소리 증폭 마법을 걸어! 마나를 실어서!"

"알겠다!"

듀로크는 나미래가 무슨 행동을 하려고 하는 건지 예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나미래가 쓸데없는 행동을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은 듀로크는 그녀가 얘기한 대로 그녀의 목에 증폭 마법을 걸어주었다. 그리고 마법이 준비된 순간 나미래는 입을 벌려 숨을 들이켰다.

후우우웁!!

주변의 모든 공기를 흡입하려고 하는 것처럼 나미래의 배가 빵빵해지면서 늘어나 공기로 가득해졌다. 그리고 나미래는 최대로 흡입한 공기를 단숨에 내뱉으면서 성대를 움직여 소리를 질렀다.

[우아아아아!!]

안 그래도 거대한 나미래의 목소리에 증폭 마법까지 더해지면서 소리만으로 엄청난 충격파가 일어났다. 옆에 있는 듀로크는 고막이 터질 것 같은 고통에 손으로 귀를 막으며 주변의 변화를 바라보았다. 나미래의 목소리는 충격파를 일으켜 주변에 깔려있던 안개를 단번에 몰아내었다.

그와 동시에 서로 싸우고 있는 병사들의 귀에도 나미래의 목소리가 강타하면서 병사들은 각자 가지고 있던 무기들을 떨구고 손으로 귀를 막았다.

"으윽!!"

"귀,귀가?!"

그렇게 증폭된 나미래의 목소리는 수 미터, 수십 미터를 나아가 수백 미터까지 전파되면서 한순간에 안개를 몰아내었고 동시에 시야를 제한시키고 있던 어둠의 마기 또한 같이 사라졌다. 그리고 나미래의 목소리가 만들어낸 효과는 그것이 끝이 아니였다.

"나는 분명히...마물들에게 포위되어 있었는데?"

"으아아악! 내,내가 무,무슨 짓을?!"

"어,어떻게 된 일이지?"

"이봐! 정신 차려! 죽으면 안 돼!"

지금까지 환각을 보고 있던 병사들이 나미래의 목소리에 충격을 받아 강제적으로 제정신을 차렸다. 그런데 병사들은 제정신으로 돌아오고 쇼크를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던 무기로 옆에 있는 동료를 죽이고 상처입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광경은 지금까지 살아남으면서 강해진 정신과 마음으로도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충격이었다. 그로 인해 병사들이 혼동과 패닉을 일으키고 있었고 좌절과 절망의 목소리를 내뱉었다. 그 모습에 듀로크는 먼저 살아남은 지휘관들에게 병사들을 진정시키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로그를 찾았다.

"로그!"

"예. 부르셨습니까?"

"정비를 하고 가겠다! 마법진을 설치하여 안전지대를 확보하도록!"

"알겠습니다."

로그가 다시 마법진을 설치하는 동안 듀로크는 병사들을 진정시키면서 피해를 합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휘관들이 나서서 병사들을 통제하여 패닉과 혼동은 빠르게 진정되어갔지만 이미 받은 충격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피해를 합산하고 나서 나오는 결과에 듀로크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젠장! 그 짧은 사이에 10만이나 죽었다고?!"

정말 짧은 시간이였다. 안개가 깔리고 나서 약 5분 내외에 불과한 시간이였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에 병사들이 서로를 죽이면서 10만이나 되는 사망자가 나타난 것이다.

"그나마 초인이나 드래곤들한테는 효과가 없어서 피해가 없다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인가.."

클레아 또한 듀로크가 미리 준 수정 구슬로 인해서 환각을 보지 않을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상처를 입지 않았다. 하지만 10만의 병사가 죽은 것도 문제지만 다른 문제 또한 존재했다.

"병사들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동료를 자신의 손으로 죽인 것 때문에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이들도 있습니다."

"그래. 그것도 문제지만 또 이런 안개가 생성된다면 미리 대비를 해야 한다는 거야. 그리고 그 대비를 하기 위한 대비책을 지금 마련해야 해."

【그러고 보니 이번 안개는 어떻게 몰아낸 건가? 거대한 힘이 담겨져 있는 목소리를 듣기는 들었네.】

"이번건 여기 있는 나미래가 없애준 거야. 그나마 빠르게 대처한 것도 그녀 때문이지."

"나도 전에 이 안개에 당해본 적이 없었으면 이러지 못했을걸?"

【그렇군. 그래서 듀로크. 안개에 대한 대비책을 생각해봤나?】

"우선 안개에 영향을 받지 않는 드래곤이나 초인 중에서 안개를 걷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들이 맡아야 할 것 같아. 안개를 조사해보니 환각을 일으키는 복잡한 수식과 함께 마기가 포함되어 있었어. 이 안개를 몰아내기 위해서는 마기와 수식을 지워버릴 정도로 많은 순수한 마나를 사용하거나 혹은 나미래처럼 거대한 충격파를 사용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

그래서 드래곤들에게 안개 수식의 조사를 맡기고 안개가 다가오는 것을 막는 것을 맡기고 싶은데 가능하겠어?"

【아그리마와 함께 드래곤들을 파견하면 가능할 것 같네. 안 그런가? 아그리마.】

【독특한 수식이지만 비슷한 마법진을 본 기억이 있다. 수식의 해석에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그럼 부탁 좀 할게. 드래곤 로드."

【알겠다. 맡겨줘라. 그런데 듀로크.】

"응?"

【지금은 우리 드래곤들이 맡는다고 하더라도 세 번째 벽을 넘어가면 병사들을 막아줄 존재가 없다. 그럴 경우 어떻게 할 생각인가?】

"안개를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는 마법진을 설치하고 병사들에게 마법진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려고 한다."

【알겠네. 그럼 지금 바로 진행하도록 하겠네.】

"부탁할게."

드래곤 로드와 아그리마 그리고 다른 드래곤들이 안개에 대한 수식을 조사하는 사이에 병사들은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충격에서 벗어날 시간을 따로 줄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지금 이 순간에도 점점 상황은 좋지 않아졌고 조금이라도 더 빨리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듀로크는 지금 이 짧은 휴식 시간에 병사들이 최대한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기를 비는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라자드의 작전이였을까, 아니면 우연의 일치였을까? 드래곤 로드와 아그리마가 돌아왔을 시점, 마물들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쉬고 있는 병사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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