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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332화 (331/360)

30장 마지막 전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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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장 마지막 전투(2)

라미온이 살아있다는 말을 들은 에밀리는 침착을 유지할 수 없었고 라미온을 만나기 위해서 어떤 때보다 더 빠르게 움직였다. 듀로크는 자신을 라미온이라고 소개한 뱀파이어에게 안내하라고 르에게 얘기했고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 듀로크도 에밀리를 따라갔다.

매트는 보다 더 빠르게 가기 위해서 트이번에게 탑승한 후에 에밀리에게 손을 내밀었고 에밀리는 매트의 등 뒤에 올라가서 함께 이동했다. 매트는 트이번을 타고 날아가면서 에밀리를 라미온과 빨리 만나게 해주고 싶어 트이번을 재촉했다. 트이번 또한 매트의 뜻을 눈치채고 그에 맞혀 스피드를 올렸다.

그런데 매트는 자신의 등 뒤에서 붙잡고 있는 에밀리의 몸이 떨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누나."

"으,응? 아...내 몸이 떨고 있었구나."

"...괜찮으세요?"

"...나도 내가 왜 떨고 있는지 모르겠어. 기뻐서 떨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라미온님을 내가 직접 죽여야 할 수도 있는 두려움 때문에 그러는 것인지...모르겠어."

"누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잖아요? 먼저 만나보고 결정하죠."

"그래야겠지?"

에밀리는 힘없는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 매트는 그렇게 에밀리에게 괜찮다는 말을 했지만 자신의 말대로 좋게 흘러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좋아하는 여자가 힘들어할 때 자신이 아무것도 못 한다는 것에 매트는 입술을 씹으며 분노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에밀리에게 직접 보여주지 않은 채 트이번을 타고 빠르게 나아갔고 이내 르가 말했던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침 르와 같이 온 듀로크도 옆에서 내려왔고 르는 둘러싸고 있는 병사들을 향해 외쳤다.

"모두 자리를 비켜라!"

르의 말에 병사들이 일제히 양쪽으로 움직이며 길을 터주었고 4명은 터준 길을 통해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 명의 남자가 사지에 쇠사슬로 고정된 채 바닥에 앉아있었다. 남자는 본능에 싸우려고 하는 것인지 부들부들 몸을 떨면서 신음을 내보내고 있었는데 에밀리는 남자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그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라미온님!"

에밀리가 남자를 덥석 껴안았고 그 순간 남자의 신음소리가 멈쳤다. 그리고 자신을 껴안은 에밀리를 보고 깜짝 놀라워했다.

"에,에밀리?!"

"예! 저에요! 라미온님!"

붉은 안광에 송곳니가 튀어나와 있지만 라미온이 틀림없었다. 그것을 확인한 에밀리는 눈물을 흘리며 라미온을 다시 만나게 해준 신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라미온 또한 에밀리와 만나게 될 거라고 예상치 못한 모양인지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내 다시 신음소리를 내면서 라미온은 에밀리에게서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저리 가라!"

"라,라미온님?"

"더 이상 가까이 오지마! 나,나를 유혹하지 말라고! 나,나는...너를 물고 싶지 않단 말이다!"

라미온은 입에서 침을 뚝뚝 흘리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얼굴의 핏줄이 튀어나올 듯이 솟아올랐고 송곳니로 입술을 씹으면서 피를 뿜어냈다. 그런 모습을 통해 그가 얼마나 힘들게 참고 있는지 알 수 있었고 그 광경을 본 에밀리는 듀로크를 바라보며 얘기했다.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

"우선 재우도록 하겠다."

듀로크는 슬립 마법을 사용해서 라미온을 재우기로 하였다. 흡혈 충동이 얼마나 강한지 슬립 마법을 여러 번을 사용하고 나서야 라미온은 잠에 들었고 듀로크는 뒤이어 다가온 아그리마에게 얘기했다.

"아그리마. 방법이 있나?"

【글쎄. 솔직히 나도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처음 봐서 흥미롭다. 시간만 되면 그를 연구하고 싶군.】

"피를 준다고 해도 흡혈 욕구를 줄일 수는 없겠지?"

【오히려 피를 먹으면 먹을수록 흡혈 욕구는 늘어날 것이다. 잠시 동안은 괜찮겠지만.】

"일순간이여도 상관없어요."

"누나?"

에밀리는 아그리마의 말을 듣자마자 주변 병사에게 부탁하여 나무로 된 컵을 하나 가져왔다. 그리고 에밀리는 거침없이 단검으로 팔을 그어 컵에 피를 담기 시작했다. 주변에 있던 모든 인물들이 에밀리의 행동에 놀라워하는 표정으로 쳐다보았지만 그녀는 차분한 표정으로 그들에게 얘기했다.

"마지막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라면 이쯤이야 상관없어요."

서걱.

그때 누군가가 또 단검으로 살을 찢는 소리가 들렸다. 에밀리의 옆에 있던 매트가 에밀리와 똑같이 단검으로 살을 베어내서 컵에 피를 담기 시작했다.

"저도 도와드릴게요. 너무 많이 흘리면 후의 전투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고마워. 매트."

"천만에요."

에밀리는 눈물이 날 것 같은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고 매트는 조용히 답변했다. 그리고 에밀리와 매트가 피를 빼내어 컵에 가득 채운 후에 상처를 치료하고 듀로크는 에밀리에게 물었다.

"준비됐나?"

"예."

"그럼 다시 깨우도록 하겠다."

듀로크는 라미온에게 걸고 있던 슬립 마법을 제거했고 그 순간 라미온의 몸과 같이 자고 있던 흡혈 능력이 깨어나면서 라미온의 정신을 강제로 일깨웠다.

"크아아악!!"

핏줄이란 핏줄은 모두 튀어나오면서 괴성을 지르고 묶인 사지를 풀어내기 위해 발버둥 쳤다. 피를 마시기 위해 괴력을 뿜어내면서 그로 인해 쇠사슬이 끊어질 것처럼 팽창하고 있었다. 그때 에밀리가 피가 담겨있는 컵을 발버둥 치고 있는 라미온의 입가에 가져다대었고 라미온은 피의 냄새를 맡고 반사적으로 컵에 담긴 피를 한입에 들이켰다.

꿀꺽. 꿀꺽.

천상의 음식을 먹는 것처럼 라미온은 피를 황홀한 표정으로 들이켰고 이내 튀어나왔던 핏줄이 안으로 사라지며 혈안 또한 사람의 눈처럼 하얗게 변했다. 그리고 모든 피를 마신 라미온은 한숨을 쉬고 컵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에밀리."

"예. 정신이 드세요?"

"그래...이 피는 네 것이니?"

"저와 매트의 피에요."

"그렇구나...보다시피 나는 뱀파이어가 됐다. 라자드의 흑마법에 의해서."

"....."

"주변에 있는 이들의 표정을 보아하니 내가 인간으로 돌아갈 방법은 없나보구나. 그렇지?"

"...예."

에밀리는 차마 라미온의 얼굴을 볼 수 없는 것처럼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라미온은 충분히 그런 결말을 예상해서 그런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

"괜찮다. 어느 정도는 이런 결말을 예상했으니까. 오히려 지금 이렇게 대화를 나눌 기회를 만들어줘서 기쁘구나."

"라미온님..."

"듀로크. 네게 한 가지 알려줄 것이 있다."

"뭐지?"

"뱀파이어로 변하는 순간 나는 라자드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마왕의 존재가 바로 그를 지칭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 그리고 동시에 하나 알 수 있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라자드의 가슴 속에서 마왕의 힘이 뿜어져 나온다는 것이다."

"가슴이라고?"

"뱀파이어로 변하고 마기를 느낄 수 있게 되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아니면 라자드의 바로 옆에 있어서 알 수 있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원인이 어떻든 간에 그에게서 나오는 마왕의 기운이 가슴 속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니 그의 가슴을 노려라."

"...알겠다. 참고하도록 하겠다."

듀로크는 메블리에게 들었지만 라미온도 똑같은 말을 하는 것을 듣고 그의 말을 믿기로 하였다. 라미온도 듀로크가 자신의 말을 진심으로 듣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다시 에밀리에게 시선을 돌렸다.

"에밀리."

"...예."

"아직도 혼자 보낸 것에 화가 나 있느냐?"

"당연하죠! 그걸 말이라고 해요! 그 때문에 라미온님이...이렇게 되었는데."

에밀리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 눈물이 뺨을 타고 내려오는 것을 라미온은 손을 들어 눈물을 닦아주었다.

"네가 살아남았다면 그걸로 된 거다. 그 상황으로 몇 번을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나는 주저 없이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그러니 그런 생각을 하지 마라."

"하지만..."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아. 그 시간을 나와 말다툼하는데 보낼 생각이냐?"

"...그 말은 치사해요."

"원래 어른은 치사한 법이란다."

라미온은 미소를 지으며 농담 식으로 얘기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라미온은 다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얘기했다.

"네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얘기하세요."

"나를...네 손으로 죽여주겠니?"

라미온의 말은 그곳에 있는 인물이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던 말이였다. 하지만 예상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그 말을 들은 에밀리는 올 것이 왔다라는 표정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내 마지막 부탁이자 소원이란다. 네 손으로 직접...나를 죽여다오."

"저,저는..."

"시간이 없단다. 조금이라도 내가 나 자신으로 있는 동안 죽여다오."

라미온은 눈을 감으며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에밀리는 이런 미래가 눈앞에 다가올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온몸이 떨렸다. 라미온과 지냈던 추억과 기억, 감정 등 과거에 있었던 시간과 일들이 마치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에밀리는 라미온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고 싶었지만 자신의 몸이 의지에 따르지 않았다.

'왜 내 의지를 따르지 않는 거야?!'

라미온을 죽이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였다. 그저 실라이론에게 그의 목을 베라고 명령을 하면 된다. 단 한마디면 끝나는 일이였다. 하지만 그녀의 입은 마치 붙어있는 것처럼 떼어지지 않았다.

'제발! 왜 움직이지 않는 거야!'

에밀리는 자기 자신을 질책하며 분노했다. 하지만 그때 매트가 에밀리의 어깨에 손을 얹어두며 얘기했다.

"누나. 힘들면 제가 할게요."

"...응?"

"못하시겠으면 제가 할게요. 굳이 누나가 고통을 모두 떠받을 필요는 없어요. 누나는 충분히 지금도 고통스럽잖아요."

"...내가?"

"예. 조금이라도 라미온님과 오래 있고 싶어서. 1분 1초라도 늦게 보내고 싶어서."

에밀리는 매트의 말을 듣고 깨달았다. 그의 말대로 자신이 본능적으로 라미온과 조금이라도 오래 있고 싶어서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이런 미래가 올 거라는 것을 예상했지만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그것을 매트는 눈치챈 것이다.

스릉.

매트는 검집에서 검을 뽑아내었다. 그리고 검에 완벽한 오러를 담고 라미온의 옆으로 다가갔다.

"제가 맡아도 되겠습니까?"

"...어쩔 수 없지. 에밀리가 힘들다면."

"그럼 준비되셨습니까?"

"그래."

"...잠깐."

에밀리는 그것을 보고 조용히 얘기했다. 하지만 매트는 호흡을 한번 가다듬은 채로 검을 들었다. 오러 블레이드는 목을 한 번에 베기 위해 제일 이상적인 위치에 멈췄고 그와 동시에 매트가 라미온의 목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어서...매트가 검을 내렸다.

검은 그대로 라미온의 목 뒤를 향해 내려갔고 그 광경이 에밀리의 눈에는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보였다. 그리고 라미온이 죽는다는 사실과 라미온이 자신에게 말했던 마지막 부탁, 그리고 그 광경을 보고 있는 자신이 겹쳐지면서 에밀리의 가슴 속에서 마치 불이 붙는 것 같았다.

"그만해!!"

에밀리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컸고 의지와 힘이 담겨있었다. 그 목소리는 옆에 있는 초인들은 물론이고 드래곤조차 그녀를 바라볼 정도였고 매트는 라미온의 목 바로 앞에서 검을 멈추어서 에밀리는 매트를 바라보았다.

"매트! 이건 내 일이야! 아무리 너라도 용서치 않을 거야!"

"...알겠어요."

매트는 에밀리의 눈에서 각오가 담겨있는 것을 보고 뒤로 물러났다. 이어서 에밀리는 라미온에게 다가가 그에게 시선을 맞추었다.

"라미온님."

"...그래."

"저를 서커스단에서 데려오셨을 때부터 제 옆에 있어주셔서 감사했어요. 그리고 라미온님 옆에 있어서 그동안 불행했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구나."

"그리고...저도 라미온님을 친아버지처럼 생각하고 있었어요."

에밀리의 말에 라미온은 눈을 크게 뜨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마치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해하는 함박미소를 지었다.

"고맙다."

에밀리는 그의 미소를 보고 실라이론에게 준비를 시켰다. 한 번에, 그것도 고통스럽게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녀는 실라이론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실라이론은 매트와 똑같이 라미온의 옆에 다가갔고 그녀의 명령을 기다렸다.

라미온은 점점 다시 흡혈욕구가 돌아오는 모양인지 몸을 덜덜 떨고 있었고 온몸의 핏줄이 다시 올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소를 풀지 않으며 눈을 감았다. 에밀리는 마지막으로 호흡을 가다듬은 후에 라미온에게 얘기했다.

"잘 가세요...아빠. 사랑하고 있었어요."

서걱!!

에밀리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실라이론이 압축된 바람으로 라미온의 목을 한 번에 잘라내었다. 그러면서 라미온의 얼굴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목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내렸다. 에밀리는 그런 피 분수를 맞는데도 전혀 개의치 않고 라미온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는 잘린 라미온의 얼굴을 붙잡고 품속으로 안으며 얘기했다.

"죄송해요...제가 약해서...구하지 못해서...죄송해요."

라미온의 얼굴에서 아직 남아있는 온기가 느껴졌고 그 온기가 에밀리가 참고 있던 감정을 터트렸다. 에밀리의 두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고 그녀는 더 이상 참지 않고 흐느끼며 통곡했다.

"으아...으아아아!!!"

에밀리의 눈에서 떨어진 눈물이 라미온의 얼굴에 떨어졌다. 라미온은 행복하고 편안한 미소를 짓고 있었고 그렇게 그는 마지막 부탁대로 에밀리의 손에 의해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에밀리가 어느 정도 감정을 추스리고 라미온의 머리와 몸을 묻어준 다음에 병사들도 휴식을 충분히 취했으니 다시 진군을 하기 시작했다. 에밀리와 매트는 트이번을 타고 움직였고 병사들의 진군에 맞혀 느리게 날아가고 있었다.

"...매트."

"예?"

침묵이 이어지는 가운데 매트의 등 뒤에 앉아있던 에밀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

"...미안해."

"뭘요. 괜찮아요...누나야말로 괜찮아요?"

"괜찮아...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매트는 뒤에서 자신의 옷을 잡고 있는 에밀리의 손을 느낄 수 있었다. 감정을 참으려고 애쓰는 듯이 자신의 옷을 꽉 부여잡고 있었고 손을 계속 떨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누나."

"응?"

"제가 약해서...아무것도 하지 못해서 죄송해요. 하지만 누나가 힘들 때 옆에 있을게요. 그것만큼은 제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킬게요."

"...그래. 고마워...정말 고마워."

에밀리는 매트의 등에 고개를 대며 얘기했다.

"정말...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네가 없었으면...정신을 차리지 못했겠지."

"하하. 과찬이에요."

"아니야. 네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으면...나는 라미온님을 제대로 배웅하지도 못하고 마지막 부탁을 들어드리지 못했을 거야. 그러니..."

"누나."

매트는 허리를 돌려 두 손으로 에밀리의 볼을 잡아당겼다. 에밀리는 갑작스러운 매트의 행동에 놀라워하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매트?"

"누나는 저의 반려자가 될 분이에요. 반려자인 누나에게 그렇게 하는 것은 당연한 거잖아요? 그러니 지금은 제게 신경 쓰지 마시고 조금이라도 감정을 추스르세요. 아직 완전히 회복하시지 않으셨잖아요."

매트의 강경한 자세와 태도에 에밀리는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매트는 속일 수 없나 보네. 알겠어. 네 말대로 할게. 그러니..."

에밀리는 매트의 등에 고개를 수그렸다.

"등을 조금만...빌려줄래?"

"언제든지 빌려드릴게요."

"...고마워."

매트는 등에서 느껴지는 느낌을 통해 그녀가 흐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녀가 감정을 추스를 때까지 모른 척하고 트이번을 이끌며 나아갔다.

끝없이 다가오는 좀비들을 처리하고 휴식을 중간중간 취하면서 몸에 쌓인 마기를 빼며 진격했다. 그렇게 예정보다 빠르게 전진해서 두 번째 벽까지 하루 정도 남은 시점, 진격하던 도중 정찰조로 보낸 드래곤과 기사들이 돌아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정찰조로 선택된 드래곤들은 고룡보다 나이가 적은 드래곤들로 기사들을 몸에 태우고 같이 움직였다. 처음에는 기사들을 몸에 태우는데 엄청난 분노를 나타내며 거절 의사를 보였다. 또한 자신에게 모욕감을 줬다면서 드래곤들은 기사들을 향해 응징을 하려고 했지만 고룡 드래곤들과 초인들로 인해 제압당하면서 그 행동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고룡 드래곤들의 협박 아래 드래곤들은 결국 등에 기사들을 태운 채로 정찰을 나아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사들과 거리가 좁혀져 그런 것인지 이제는 오히려 동료에게 등을 빌려주는 것과 같이 인식이 바뀌었다.

그런데 그런 정찰조들이 다시 복귀하는 것을 본 듀로크는 전 병력에게 정지 명령을 전달했고 드래곤과 기사가 오는 것을 기다렸다.

"무슨 일이지?"

【이 앞에 도시가 하나 있다.】

"도시?"

【도시 안에는 수많은 좀비와 구울들이 있다. 숫자는 어림잡아서 약 20만.】

"20만? 꽤 많군."

듀로크는 지금까지 많은 좀비와 구울들을 죽이며 전진했지만 20만에 달하는 대병력을 만난 적이 없었기에 조금 신경 쓰이긴 했다. 하지만 70만에 달하는 숫자와 좋은 장비에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병사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듀로크는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하지만 드래곤의 얘기는 그것이 끝이 아니였다.

【그리고 이상한 몬스터가 있었다.】

"이상한?"

【수많은 좀비들이 합쳐진 몬스터가 있었다. 나도 처음 보는 몬스터였다.】

"맞습니다. 저도 그런 괴상한 몬스터는 처음 봤습니다."

"그런 괴상한 존재는...으..떠올리기도 싫어."

드래곤과 같이 정찰조로 간 기사들도 드래곤의 말에 동의하며 얘기했다. 그런 정찰조의 이야기를 들은 듀로크는 아그리마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그리마. 이들이 말한 몬스터가 뭔지 알겠나?"

【아니. 하지만 비슷한 몬스터는 있다.】

"비슷한 몬스터?"

【과거 죽음의 도시가 생성되었을 때도 좀비들로 이루어진 몬스터가 존재했다. 그 몬스터의 이름은 슈퍼 좀비. 좀비 수백 마리로 모여서 이루어진 몸으로 일반 좀비보다 훨씬 강력하고 크기 또한 남다르다.】

"지금 정찰조들이 말한 몬스터와 똑같은 거 아냐?"

【틀리다. 과거 슈퍼 좀비는 크기가 약 10미터에 불과했지. 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바로는 여기 있는 성룡과 비슷할 정도의 크기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최소한 30미터. 과거 슈퍼 좀비보다 3배는 크다.】

"30미터...과거에 나타났던 슈퍼 좀비는 얼마나 강했지?"

【일반 병사로는 상대하기 힘들었다. 드래곤과 초인 앞에서는 무력했지만 지금의 슈퍼 좀비는 과거의 슈퍼 좀비와 같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알겠어. 르. 병사들에게도 이 정보를 알려주고 경계를 강화시키도록 해라. 그리고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도시를 지나갈 예정이니 슈퍼 좀비를 처리하기 위해 드래곤과 초인들이 나서도록 한다."

"예. 알겠습니다."

듀로크의 명령이 전파되면서 70만의 병사들의 진격 방향이 도시로 바뀌었고 그렇게 슈퍼 좀비가 있는 곳을 향해 가까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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