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오크 마법사-321화 (320/360)

27장 5종족 동맹(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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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장 5종족 동맹(3)

"로그가?"

"그를 선택한 이유를 들을 수 있겠나? 듀로크."

"좋아. 간단하게 설명해줄게. 여기에 있는 이들, 드래곤까지 포함해서 누구도 모든 병력을 혼자서 통제할 수 없을 거야. 백만이 넘을 수도 있는 대군의 정보량을 모두 수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지. 하지만 로그는 가능해."

"가능하다고?"

"그래. 로그는 백만이 넘는 병력을 통제하면서도 한 명 한 명을 관찰할 수 있어. 그리고 현 상황과 조건에 따라 수많은 전략과 움직임을 떠올리고 최대한의 효율을 발휘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지. 그걸 이번에 제라서스가 보고 왔을 거다."

"그 말이 사실인가?"

드래곤 로드인 다르디엔의 물음에 시선이 모두 제라서스에게 쏠렸고 제라서스는 그 질문에 대답했다.

"그렇다. 이번 게덴 왕국에서 저 로그란 인물에 대해 놀라움을 느꼈다. 우리 드래곤보다 더한 능력을 보여주더군."

제라서스에게서 칭찬의 말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드래곤들이 그를 놀란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확실한 것은 그는 누구보다 병력을 효율적으로 이끌 것이다. 내가 장담하지."

"...제라서스 네가 그렇게 얘기한다면야..."

"놀랍군. 네가 그런 얘기를 한다니."

생각지도 못한 제라서스의 행동에 드래곤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로그를 알고 있던 이들은 듀로크의 의견에 찬성하면서 결국 듀로크의 말에 이견을 달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그럼 부탁한다. 로그. 네가 총사령관으로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 기대에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난 이후로 로그는 라이언 왕국으로 전송해 오는 병력들을 모두 관찰하고 머리에 입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눈이 될 패밀리어를 제작하고 미리 뿌려두는 것으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그렇게 로그는 모든 병력이 올 때까지 계속 관찰하고 패밀리어의 눈을 통해 모든 정보들을 수집하고 있었다. 드래곤들의 수장들은 휘하에 있는 드래곤들을 통제하였고 휘하의 드래곤들은 미리 계획했던 대로 몬스터의 숲에서 몬스터를 잡는데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또한 각 왕국의 주요인물들도 전송해오는 각 왕국의 인원들을 수용하였고 듀로크는 진행되고 있는 모든 계획의 총책임자를 맡으며 바쁘게 움직였다.

"매트. 라이언 왕국의 작업은 잘 이루어지고 있나?"

"예. 약 80% 정도의 민간인들이 모두 이동했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군."

"의외로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 나도 생각 외로 다른 종족끼리 싸우는 일이 적어서 놀라고 있어."

듀로크는 아무리 관계가 원만하게 변해가고 있다고 해도 종족 간에 쌓인 역사가 긴 만큼 서로 부딪히는 일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그런 일은 훨씬 적게 일어났고 그 말은 지도자들이 통제를 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클레아. 오크들은 어때?"

"모두 조용히 준비하고 있어요. 그리고 듣기로는 그란 왕국에서도 민간인들의 수용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해요."

"다행이군."

큰 문제없이 진행되어 가는 작업에 듀로크는 속으로 안도했다. 그만큼 이번 동맹은 어떤 때보다 거대했고 마지막 보루이며 동시에 필살기와 같은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럼 다른 쪽도 잘 진행되고 있는지 보고 올게. 너희들도 열심히 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아. 듀로크 오빠."

듀로크는 나가려고 했지만 자신을 붙잡으려는 클레아의 말에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저기...같이 돌아다니면 안 될까요? 그때 이후로...같이 있지를 못해서."

듀로크는 그녀가 말한 대로 클레아와 같이 돌아다닌지 오래된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란 왕국이 침략당하고 구해준 다음에도 라이언 왕국으로 혼자 돌아왔고 그 이후에 클레아도 라이언 왕국으로 왔지만 작업의 진행 때문에 서로 사적인 시간을 가진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작업이 진행되고 마무리만 되는 단계이며 확인을 하기 움직여야 하니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듀로크였다.

"알겠어. 그러자."

"예!"

클레아는 듀로크의 대답에 기뻐하며 그의 팔에 팔짱을 꼈다. 듀로크는 그런 클레아와 함께 먼저 첫 번째로 나이트 왕국 진영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이트 왕국은 현재 라이언 왕성의 동쪽에 거주하고 있었고 민간인이 나가면서 빈 거주지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하나!"

""하나!!""

"둘!"

""둘!!""

막 듀로크와 클레아가 도착했을 때는 병사들과 기사들이 구령에 맞혀서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지휘관인 귀족 기사 몇 명이 구령을 넣고 있었고 그 위에 메스와 아무드를 비롯해서 주요인물들이 훈련을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멀리서 메스가 고개를 돌리는 것이 보였고 이내 눈 깜짝할 사이에 메스가 다가왔다.

"듀로크. 무슨 일인가?"

"그냥 준비가 잘 되어가나 확인 차원에서 들렀어. 어때?"

"민간인들의 이동은 대부분 이루어졌다. 부상자들의 선별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으니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다."

"빨리 끝났네. 그러고 보니 그 노사분들은 왔어?"

"어제 오셨네. 지금은 이곳을 구경한다며 잠시 자리를 비우셨지."

"뭐 불편한 것은 없어? 아니면 필요한 것이나."

"불평할 처지가 안되는 것도 알고 있네. 그리고 어차피 며칠 되지 않아서 진군할 생각이지 않나?"

"그렇긴 하지."

"그러면 신경 쓰지 말아라. 우리 나이트 왕국은 그동안 충분한 휴식과 훈련을 하면서 완벽한 컨디션으로 만들어놓겠다."

"알겠어."

메스는 그 말을 끝으로 다시 자리로 돌아갔고 듀로크와 클레아는 걸음을 옮겼다. 다음으로 그 둘이 간 곳은 용병왕국 요리스 진영이였다. 요리스 진영에 도착하니 수많은 용병들이 한곳에 모여있었고 마치 투기장처럼 난투를 벌이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꼭 이기라고! 너한테 걸었으니까!"

"아니 거기서 오른팔을 뻗어야지!"

"그것밖에 안 되냐! 젖먹던 힘까지 쓰라고!"

난투의 중심에는 많은 이들이 쓰러져있었고 도전자들이 계속해서 중심으로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난투를 용병들이 함성을 지르며 지켜보았고 마치 광란의 중심에 온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저래도 괜찮은 건가요?"

"그래. 보니까 부상을 입지 않는 선에서 끝내는 상식은 있는 것 같으니까."

듀로크는 난투를 벌이고 있는 광경을 보고 단번에 눈치챘다. 그리고 난투의 중심에는 요리스의 왕 헤츠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그가 모든 도전자들을 차례차례 쓰러트리고 있었다.

"용병왕국답군."

"그런가?"

어느새 모리스가 듀로크의 옆에 다가왔다.

"말리지 않아도 되겠지?"

"응. 헤츠님도 손속을 두고 계시니까. 그리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이렇게 몸을 움직이면서 푸는 것이 나아."

"알겠어. 네가 그렇게 얘기한다면야. 오래 걸리지 않아서 출진을 하게 될 거니까 그렇게 알아둬."

"그 날이 빨리 오도록 기대하지. 나도 저 광란에 낄 자신은 없으니까."

모리스는 어깨를 들썩이며 농담을 했고 듀로크와 클레아는 한번 웃음을 터트리고 다시 이동했다.

"나이트와 요리스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네요."

"그래. 메스와 헤츠가 과거에 같은 용병단에 있었다고 하는데. 저렇게 달라서야 상당히 싸웠겠어."

"그러게요."

둘이 잡담을 하며 걸어가는 사이에 다음 진영에 가까워졌고 그와 동시에 수많은 폭발음이 들려왔다. 듀로크는 그 폭발음이 들리는 곳으로 다가갔고 그곳에서는 수많은 마법사들이 두 진영으로 나뉘어서 서로 마법을 쏘며 공방전을 펼치고 있었다.

"와! 훈련 중인가봐요."

"그래. 아마 나이트와 비슷한 이유겠지. 그리고 로그를 위한 것일 수도 있고."

"로그님을 위해서요?"

듀로크는 하늘을 향해 손가락으로 지목했다. 그리고 클레아는 그가 지목한 곳에 조그마한 물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저게 뭐에요?"

"로그가 만든 패밀리어 중 하나지. 그리고 그 패밀리어를 통해 지금 이 공방을 관찰하고 있을 거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일루드 마법사들의 무력과 정보를 수집하고 있겠지."

"그렇군요."

"흐음...루키드와 제네스도 공방전에 집중하고 있나 보군. 이만 물러나도록 하자."

"예!"

듀로크는 일루드 쪽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확인하자마자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다음 둘이 도착한 곳은 게덴 왕국의 진영이었다. 게덴 왕국의 진영은 모두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몬스터를 가둔 철창을 여럿이서 끌고 가거나 아직 기절하지 않은 몬스터를 제압하고 수많은 보급품을 운반하는 등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었다.

게덴 왕국의 병사들은 대부분 수인이였고 그들의 전투본능을 일깨우기 위해서 베로나가 직접 몬스터 숲에 수인을 투입해달라고 부탁을 했었다. 그래서 그녀의 부탁대로 수인들을 몬스터 숲에 투입시켰고 그로 인해 수인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엄청 바빠 보이네요."

"그래. 몬스터 숲에 있는 몬스터의 숫자가 상상을 초월하니까. 최소 10만 이상은 될 거야."

"그렇게나 많아요?!"

"그래. 그래서 남는 병력을 모두 동원하고 있는 거야. 그란 왕국의 오크들도 투입하고 있으니까."

"그렇군요."

"한번 몬스터 숲으로 가볼까?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예."

듀로크가 이번엔 플라이 마법으로 클레아와 함께 공중으로 날아갔다. 플라이 마법으로 올라간 듀로크와 클레아는 몬스터 숲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지나갈 수 있었다. 수많은 수인족들이 베로나의 통제하에 몬스터들을 몰아붙이고 제압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르와 제이슨이 이끄는 병사들도 뭉쳐서 몬스터를 잡아가고 있었고 나미래는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몬스터들을 기절시키고 있었다. 또한 몬스터의 숲 반쪽은 드래곤들이 드래곤 피어를 외치며 가볍게 몬스터들을 복종시키고 있었다.

"엄청나네요."

"그렇지? 이 정도 속도면 며칠 안에 몬스터 숲에 있는 몬스터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빨리요?"

"드래곤들도 있지만 미쳐 날뛰는 녀석들이 있으니까. 저기에 보이는 것처럼."

듀로크는 한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클레아는 마치 해일처럼 몬스터 숲을 몰아붙이는 오크들을 볼 수 있었다.

"취익! 모두 제압해라!"

"취직! 상처 없이 잡아야 한다!"

"취췩! 앞에 오우거가 있다!"

"취익! 내 사냥감이다!"

"취이익! 아니 내 사냥감이다!"

오우거는 마치 해일처럼 돌진해오는 오크들을 보고 당황하며 몽둥이를 휘둘렀다. 하지만 몽둥이를 오크들이 모두 피하면서 몽둥이는 애꿎은 땅만 가격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오크들은 들고 있는 쇠몽둥이로 오우거를 타격하기 시작했다.

퍼퍼퍽!

"크아아아!"

오크들의 쇠몽둥이 찜질에 오우거는 고통의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오우거가 움찔하는 사이에 친위대 오크 1명이 쇠몽둥이로 오우거의 뒤통수를 타격했고 그 충격에 오우거는 힘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취이익! 오우거 옮겨라!"

친위대 오크의 말에 오크들이 쓰러진 오우거를 들고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남은 오크들은 다시 사냥감을 찾기 시작했고 그렇게 움직이는 오크의 무리가 수십에서 수백이 넘었다. 그런 무리들이 해일같이 움직이면서 몬스터들을 순식간에 제압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면 저기 있는 그란도 보일 거야. 그란은 그냥 주먹으로 때려잡고 있네."

듀로크의 말대로 그란은 일부러 무기를 들지 않고 몬스터를 잡고 있었다. 몬스터를 기절시켜야 하는데 그란의 힘은 상상을 초월하여 쇠몽둥이를 들어도 몬스터가 버티지 못하고 죽는 일이 발생했다. 그래서 그란은 무기를 들지 않고 주먹만으로 몬스터들을 때려눕히고 있었다.

"몬스터를 잡으면서 그란 왕국과 라이언 왕국을 연결하는 길을 만들고 병사들의 긴장도 늦추지 않게 되지."

"그렇군요."

"흐음...여기도 이상 없는 것 같네. 마지막으로 엘프와 드워프 쪽을 한번 구경하고 오자."

"저는 신경쓰지 마시고 오빠 마음대로 하세요."

"알겠어."

듀로크는 다음으로 카무란 왕국의 드워프들이 있는 진영으로 이동했다. 드워프들은 대장간이 몰려있는 곳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작업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었다. 드워프들은 라이언 왕국으로 오자마자 대장간에서 무기와 장비, 공성 병기 등 수많은 작업물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작업에 지시한 것은 쿠로딘이였고 그의 지시는 어떤 때보다 적절한 판단이였다. 각 왕국의 병사들이 모였지만 그들의 장비 중 온전하지 않은 것들이 많았고 그란 왕국에서 만든 장비를 모두 푼다고 해도 부족할 정도였다.

더구나 아직 부족한 것이 많았기에 쿠로딘의 지시는 탁월한 선택이였고 그로 인해 대장간은 어느 때보다 드워프들에 의해 활성화되고 있었다. 거기다 카무란 왕국에도 드워프들로 이루어진 전사들이 있었는데 그들도 서로 대련을 하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

"쿠로딘이 잘하고 있나 보네."

"대장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처음이에요."

"다음은 엘프 진영으로 가보자. 솔직히 그쪽이 제일 걱정이야."

"예? 왜요?"

"엘프들이 제일 환경이 다르니까."

듀로크의 말대로 인간과 드워프는 그렇게 환경이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엘프들은 나무에서 생활하며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고 살아간다. 그렇기에 환경이 크게 다를 수밖에 없어서 걱정하는 것이다.

"통나무집이 없는 곳으로 보내긴 했지만 과연 어떨지."

"그래요? 저는 그렇게 걱정되지 않는데."

"왜?"

"나르샤 언니가 있잖아요. 나르샤 언니라면 충분히 잘 통제할 거에요."

"그런가?"

"예. 가보시면 제 말이 맞다는 것을 아실 거에요."

듀로크와 클레아는 그 말을 끝으로 밀런 왕국의 진영으로 이동했고 듀로크는 클레아의 예상이 맞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엘프는 의외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엘프들은 자신들이 가진 활이나 무기들을 정비하거나 앉아서 명상을 하고 있었다. 혹은 정령과 마법을 사용하여 서로 가볍게 대련을 하거나 몸이 늘어지지 않게 움직이는 이들도 있었다.

"봐요. 제 말이 맞죠?"

"그러네. 나르샤 때문인가?"

"어떻게 된 건지는 직접 물어보도록 하죠."

"뭐?"

클레아는 한쪽을 바라보며 손을 들고 흔들었고 그녀가 바라보는 방향에서 한 명의 엘프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 엘프는 이내 듀로크와 클레아에게 빠르게 다가왔다.

"둘 다 무슨 일이야?"

"듀로크 오빠가 다른 왕국도 괜찮은지 확인하고 다니고 있거든요."

"그래? 어때? 밀런 왕국은?"

"솔직히...생각보다 활발해서 놀랐다."

"그렇지? 나도 조금 고생했다고. 불만이 없을 수가 없으니까. 하지만 며칠이면 이제 전쟁을 치를 거잖아? 그만한 인내심은 갖고 있고 잡념을 떨칠 수 있도록 움직이게 만들었어."

"그렇군. 그건 너도 그런 건가?"

"...글쎄?"

듀로크의 질문에 나르샤는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가 왠지 슬퍼 보이는 것은 듀로크 자신만의 착각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힘들면 얘기해라. 다른 이로 바꿔줄 수도 있다."

"아니. 내가 해야 해. 그러니 걱정하지 마."

"...알겠다."

그녀의 굳은 의지가 느껴지는 말에 듀로크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도 뭔가 불편한 점이나 개선사항이 있으면 얘기해줘. 최대한 지원을 해줄 테니까."

"그렇다면 나무 좀 심어주면 안 돼?"

"몬스터 숲에 있는 나무를 옮겨줄 수는 있다. 하지만 옮기고 심기도 전에 진군을 하게 될텐데 괜찮나?"

"괜찮을리가 있겠어?!"

듀로크의 농담에 나르샤도 농담으로 받아쳐주었다. 그렇게 셋이서 간단한 대화를 나누었고 이내 듀로크와 클레아는 나르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돌아가기로 했다. 하지만 둘은 다시 엘프들에게 돌아가는 나르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뒷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듀로크 오빠. 나르샤 언니가.."

"알아. 아직 잊지 못한 것이겠지.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어. 출진이 며칠 남지 않았으니까."

"...그렇네요."

클레아가 조금 시무룩해지는 것을 듀로크는 볼 수 있었다.

"그..전쟁이 끝나면 나르샤의 아버지가 죽은 곳을 같이 찾아가기로 했거든. 클레아도 같이 갈래?"

"예! 부디!"

"그래. 그리고 전쟁이 끝나면 뭐하면서 지낼까?"

"여행은 어때요? 그동안 여유롭게 여행을 하지 못했잖아요. 또 나르샤 언니랑도 가고 싶어요."

"그것도 좋네. 개인적으로 여유롭게 사는 것을 좋아하거든."

"그럼 거기부터 가는게 어때요? 제가 알고 있는 곳이 있는데.."

그렇게 듀로크와 클레아가 대화를 하고 시간은 지나서 하루가 지나갔다. 그리고 그와 같은 시간, 5종족 동맹의 상대인 라자드 쪽에서도 준비가 완료되고 있었다.

마계라고 착각할 정도로 역한 기운과 암흑으로 가득한 세레티 왕국. 그 중심에는 라자드가 있었다.

"준비는 모두 끝났겠지? 리리스."

"예. 덕분에 모두 끝났습니다."

리리스는 자신의 뒤에 있는 마족들을 바라보며 얘기했다. 리리스의 뒤에는 약 100여 명의 마족들이 서 있었고 그들은 모두 눈에 초점이 잡혀 있지 않은 채로 멍하니 있었다.

"잘했다. 나머지는 어떻지?"

"저희도 준비됐습니다."

"언제든지 명령을 내려주십쇼."

리리스의 옆에는 다른 3명이 똑같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용병왕국을 침략했지만 나미래와 드래곤 로드 때문에 후퇴한 울리드와 카무란 왕국을 침략하고 그란 왕국까지 손을 뻗었지만 듀로크에 의해 도망친 메블리. 그리고 밀런 왕국을 침략하고 나르샤의 아버지 타르시스를 죽인 하프 뱀파이어인 카리아스.

이렇게 리리스를 포함한 4명이 라자드 앞에서 그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너희들은 한 번의 실수를 저질렀고 나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너희들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줄 것이다."

라자드에게서 나오는 거대한 기운에 4명은 그저 가만히 들으며 복종하는 수밖에 없었다.

"현재 모든 대륙의 병력이 라이언 왕국 한곳으로 집중되고 있다. 그리고 그 병력은 이곳으로 진격을 해올 것이다. 그 진격을 와해시켜라."

""예!""

"너희들에게 뒤에 있는 100명의 마족을 주겠다. 그리고 마계에서 가져온 마물들도 붙여주겠다. 충분한 전력이 될 것이다."

"감사합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다. 혹시 실패하여 다시 도망친다면...그때야말로 내 손에 너희들을 죽이게 될 것이다. 알겠나?"

라자드가 말하는 동시에 차원이 다른 기운이 뿜어져 나오면서 그들을 압박했다. 메블리조차 미소를 잃을 정도였고 4명은 그저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라자드의 압박에 4명은 버티느라 답변도 하지 못했고 그저 라자드의 분노가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라자드는 압박을 풀며 얘기했다.

"가라! 실패는 용납하지 않겠다! 가서 하찮은 적들을 몰살시켜라!"

""예!""

그 말을 끝으로 4명은 모습을 감추었고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마족들도 그와 함께 사라졌다.

"기대하고 있겠다. 듀로크. 내게 다가오는 것을. 부디 많은 희생을 거치고 도착하길 바란다."

라자드는 다시 인격의 싸움으로 인해 두통이 밀려오는 것을 느끼고 고통을 잠재우기 위해서 애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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