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오크 마법사-306화 (305/360)

26장 전쟁의 불씨가 피어오르는 그란왕국(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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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장 전쟁의 불씨가 피어오르는 그란왕국(3)

가르다 마을에서 벗어난 지 약 이틀째 되는 날. 라스와 드라킨을 선두로 그들은 조금씩 수도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드라킨. 오늘은 이쯤에서 야영을 하는 것이 어떨까? 날도 저물고 있고."

"취직! 좋은 생각이다."

"오늘은 여기서 야영을 할 테니 모두 준비해줘."

라스의 말에 걷고 있던 인간과 오크들이 모두 멈추고 숲에서 야영 준비에 나섰다. 첫날 야영을 할 때는 오크들이 대부분 나서서 준비를 했다. 왜냐하면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야영을 해본 경험이 없었지만 오크들은 그런 분야에서 경험이 많은 전문가였기 때문이였다.

그런 오크들의 듬직한 모습을 봐서 그런 것일까? 둘째 날은 첫째 날과 다르게 마을 사람들도 야영 준비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오크들에게 배우면서 준비를 하였다. 그런 덕분에 둘째 날은 첫째 날과 다르게 훨씬 빠르고 익숙하게 야영 준비를 마쳤다.

"드라킨. 요리는 우리가 준비하고 있을 테니까 잠시 쉬고 있어."

"취직. 알겠다."

라스의 말에 드라킨은 순순히 받아들이고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그 이유는 야영 준비에 전문가의 모습을 보이던 오크들도 못 하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요리였기 때문이었다. 오크들은 주로 요리를 그냥 생으로 먹거나 간단하게 불에 굽거나 간을 안 하는 등 귀찮음과 무식함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런 오크들의 요리를 마을 사람들은 알기에 순순히 요리를 만들기로 했다. 더구나 지금 오크들의 피로도 알고 있었다. 아무리 오크들이 체력이 높고 교대로 한다고 해도 인간 1명을 메고 이틀 연속으로 움직이는 것에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조금이나마 피로를 풀게 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그렇게 마을 사람들이 간단한 요리를 만들고 모두 식사를 하기 시작하자 조금이나마 행복감이 생겨났다.

"후우...좋군."

"취직! 밖에서 먹는 음식은 언제나 맛있다!"

"그래. 그 말에는 나도 동의해."

라스는 음식을 허겁지겁 먹는 드라킨을 보며 얘기했다.

"드라킨. 힘들지 않아? 이틀 동안 메르를 업고 왔잖아."

"취직! 메르 가볍다. 힘들지 않다."

"...그래?"

라스는 드라킨이 그렇게 얘기하지만 아무리 드라킨이라고 해도 힘들지 않을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취직. 아니면 메르 무겁다고 한 건가? 메르한테 얘기해야겠다."

"잠깐. 우리 사이에 그러는거 아니다? 드라킨."

일어나려고 하는 드라킨의 어깨를 라스는 손으로 꽉 부여잡았다.

"취취취췩. 농담이다."

"그러지 말라고. 유부남에게는 심장 떨리는 말이니까."

라스는 한숨을 쉬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에는 별이 끝없이 나열되어 있어서 아름다운 광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라스는 그런 광경을 바라보며 드라킨에게 얘기했다.

"왕성까지 가려면 아직 멀었지?"

"취직. 아직 5일은 가야 한다."

"그래도 너희들 덕분에 생각보다 힘들지 않게 이동하고 있어. 이 정도면 충분히 왕성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아."

"취직. 내가 얘기했다. 가능하다고."

"맞아. 네게 한 수 배웠지."

라스는 이 오크들이 없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해보았다. 그리고 그 상상을 통해서 이제 드라킨을 비롯한 오크들이 자신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마을 사람들도 똑같이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이것 좀 더 드세요. 오늘 저 때문에 힘들었죠?"

"취익~ 힘들지 않았다. 잘 먹겠다."

"자자. 간단하게 한잔하라고. 내일도 힘써야 하니까."

"취췩. 그럼 간단하게 마시겠다."

"오크 아저씨. 이틀 동안 수레를 끌었는데 괜찮아요?"

"취윅~ 괜찮다. 이 근육을 봐라."

"와아! 한번 만져봐도 돼요?"

임신한 여성이 오크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고 마을 남성이 술을 권하며 아이가 오크의 근육에 올라타서 장난을 쳤다. 이러한 광경에 라스는 자신만이 오크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평화가 계속 되었으면...'

그렇게 라스는 조그마한 소망과 함께 흐뭇한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옆에서 음식을 먹고 있던 드라킨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런 드라킨을 라스는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드라킨?"

"취직. 조용히 해라."

드라킨은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얘기했다. 그와 동시에 라스가 다른 이들에게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보냈고 시끌벅적하던 마을 사람들과 오크들도 입을 닫았다. 그리고 조용해진 틈에 드라킨은 땅에 귀를 대고 청각에 신경을 집중하였고 이내 조그마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취직. 뭔가 온다."

드라킨은 몽둥이로 착각할만한 거대한 검을 들며 앞으로 나섰고 이내 시간이 지나자 마을 사람들도 모두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발걸음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발걸음과 함께 땅이 울리는 것을 통해 상당한 중량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취직. 내가 상대한다."

드라킨의 말에 오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어서 발걸음은 더 거대해졌고 이내 발걸음의 주인공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쿠에엑!"

길이만 4미터는 될 만한 거대한 멧돼지였고 멧돼지는 자신의 앞에 있는 드라킨을 향해 그대로 돌진했다. 하지만 드라킨은 돌진해오는 멧돼지를 피하지 않고 오히려 풀스윙으로 검을 휘둘렀고 검은 그대로 멧돼지의 안면을 강타했다.

퍼어억!!

드라킨의 검은 날이 없어서 사실상 쇠몽둥이와 다를 바 없었다. 그리고 드라킨의 힘과 거대한 검은 멧돼지의 돌진력을 상쇄시키면서 멧돼지의 안면을 뭉개버리고 뒤로 날려 보냈다. 멧돼지는 돌진해오던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뒤로 날아가서 꿈틀거리다가 이내 몸을 축 늘어트리며 숨을 거두었다.

"뭐야? 저 크기의 멧돼지는?!"

"취직. 먹을 것 생겼다."

라스는 엄청난 크기의 멧돼지에 놀라워했지만 드라킨은 먹을 것이 생겼다는 것에 기뻐했다. 그런 드라킨의 순수함에 라스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는데 그때 더 커다란 발걸음이 들려왔다.

"뭐,뭐야?!"

그것도 발걸음은 하나가 아니고 수십 개가 들려왔고 그로 인해서 땅이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흔들렸다.

"꺄아아악!"

"무,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모두 붙잡아!"

마을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일에 당황하며 서로의 몸을 부여잡았다. 그리고 그런 마을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오크들이 달라붙었다.

"드,드라킨.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취직. 나도 모르겠다."

라스는 어둠이 깔려있는 숲에 거대한 그림자들이 수없이 움직이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그림자 중에서 일부는 몇 걸음만 걸으면 닿을 정도로 가까웠다. 그러는 와중에 하늘에서는 또 다른 소리가 들려왔고 라스는 그 소리에 하늘을 쳐다보았다.

"새가..."

하늘에는 수많은 종류의 새들이 날아가고 있었다. 새들은 모두 한곳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고 새들의 날갯짓 소리 때문에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게 천재지변이 일어날 것 같은 이상 현상이 약 1분 정도 지속되었고 이내 시간이 지나자 조용해졌다.

"모두...다친 곳은 없어?"

"..응."

"기적처럼 다친 곳은 없어."

라스는 마을 사람들이 다치지 않은 것에 한숨을 쉬었고 안도감이 생기자 궁금증이 일어났다.

"드라킨.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취직.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심상치 않다."

"심상치 않다?"

"취직. 동물들 위험을 감지하는 본능 뛰어나다. 그런 동물들 다 도망쳤다. 그리고 한쪽으로 이동했다."

드라킨은 자신의 등 뒤를 향해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렇다는 말은...우리가 왔던 방향 쪽에서 뭔가 위험한 게 있다는 거야?"

"취직. 그럴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

드라킨은 배낭을 메고 있는 한 마리의 오크를 불렀다. 그는 트리탄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각종 유용한 도구가 들어있는 배낭을 메고 다녔는데 드라킨이 찾는 것을 듣고 가까이 다가왔다.

"취익~ 뭐가 필요한가?"

"취직. 그 드워프가 준 물건 있나? 멀리 보는 물건이다."

"취익~ 망원경 말인가?"

"취직. 그렇다. 그 이름이였다."

"취익~ 여기 있다."

트리탄은 배낭에서 망원경을 꺼내서 드라킨에게 넘겨주었다. 드라킨은 망원경을 건네받고 두 명의 오크와 함께 근처에 보이는 나무 중 제일 커다란 나무를 향해 이동했다. 그리고 드라킨이 데리고 온 두 명의 오크는 손을 부여잡은 채로 자세를 잡았고 이내 달려오는 드라킨의 발을 있는 힘껏 위로 올렸다.

드라킨은 두 명의 오크가 올리는 힘으로 추진력 삼아서 나무 위로 올라갔고 두꺼워 보이는 나뭇가지를 잡으며 꼭대기에 도착했다.

"취직. 이렇게 사용하는 건가?"

드라킨은 망원경을 눈으로 가져다 대고 봤지만 멀리까지 보이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다. 하지만 이내 자신이 거꾸로 들고 봤다는 것을 깨닫고 드라킨은 다시 제대로 망원경을 눈에 대고 사용했다.

"취직! 멀리까지 보인다!"

눈으로 볼 수 없었던 곳까지 보이는 광경에 드라킨은 신이 났지만 이내 자신이 올라온 이유를 깨닫고 주위를 망원경으로 관찰하였다. 그리고 자신들이 왔던 방향을 향해 자세히 보자 드라킨은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취직. 저건...?"

뭔가 새와 같은 형체가 보였지만 그 밑에 달라붙어 있는 것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수십 개나 되었고 동물들이 그들을 피해서 도망쳤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드라킨은 그들의 정체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만나서는 안 된다는 것은 눈치챘다. 그리고 이어서 드라킨은 빠르게 나무 밑으로 내려갔고 마을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서 얘기했다.

"취직. 지금 바로 이동해야 할 것 같다."

"드라킨.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눈치챘어?"

"취직. 모르겠다. 하지만 뒤에서 뭔가가 오고 있다. 정체는 알 수 없었다."

"알겠어. 그럼 바로 움직이도록 하자."

라스의 말에 마을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움직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오크들은 야영을 한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없애기 시작했는데 그때 한 남성이 라스와 드라킨을 향해 얘기했다.

"저기..."

"무슨 일이죠? 세즈 씨."

세즈는 가르다 마을에 있는 유일한 마법사였다. 각 도시나 마을에는 소통하기 위해서 수정구슬을 사용할 수 있는 마법사가 최소한 1명씩 배치되어야 했는데 그런 임무로 가르다 마을에 배치된 인물이 세즈였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배치된 마법사들은 높은 써클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르다 마을의 유일한 마법사였기에 마을 사람들은 세즈를 공손하게 대했고 세즈는 저서클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을 공손하게 대하는 마을 사람들의 행동에 조금 부담스러워해서 자주 말을 하지 않는 편이였다. 그런데 그런 세즈가 의견을 내는 것에 라스는 조금 놀라워했다.

"혹,혹시 뒤에서 쫓아오는 이들의 정,정체를 몰라서 문제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그,그럼 사역마를 사용해볼까요?"

"사역마?"

"예. 저처럼 낮은 서클의 마법사라도 간단한 사역마를 사용해서 관찰할 수 있거든요."

세즈는 옆으로 메고 있는 가방에서 하나의 유리병을 꺼냈다. 유리병 안에는 조그마한 벌레가 있었는데 마개를 뽑아내면서 벌레가 밖으로 나왔다.

"이제 되었습니다. 제 사역마는 이곳에 놔둘 테니 이동하도록 하죠. 그러면 조금 있다가 이곳으로 온 이들을 제 사역마가 관찰할 수 있을 겁니다."

세즈는 가방을 다시 닫으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라스와 드라킨을 보고 아차 싶었다. 자기 멋대로 그런 것을 해도 되는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이 쓸데없었다는 것을 말해주듯이 드라킨이 세즈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웃었다.

"취직! 그런 방법이 있었으면 빨리 얘기해라! 네 덕분에 이제 빨리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맞습니다. 세즈 씨. 세즈 씨는 저희 마을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십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얘기하세요."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배려해주는 두 명의 말에 세즈는 용기가 생기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용기가 생긴 세즈는 앞서서 그들을 향해 얘기했다.

"사역마를 배치해두었습니다. 그사이에 빨리 이동하도록 하죠. 자. 어서!"

세즈의 말에 마을 사람들과 오크들은 더욱 빠르게 준비를 하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이 이동하고 나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야영을 했던 곳에 추격자들이 다가왔다.

추격자들은 남아있는 흔적을 보고 쇠가 섞여 있는 목소리로 얘기를 나눈 후에 곧바로 움직였고 그 광경을 사역마를 통해서 바라본 세즈는 욕을 내뱉지 않을 수 없었다.

"...젠장."

"누군지 확인했습니까?"

라스는 걷고 있다가 들리는 세즈의 욕 소리에 그를 바라보았다.

"...예."

세즈의 안색은 시퍼렇게 변해있었고 안색을 통해서 라스는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누구입니까?"

"...데스나이트와 가고일입니다."

"...그게 뭡니까? 드라킨은 알아?"

"취직. 모른다!"

드라킨은 자신 있게 대답했고 세즈는 마법사인 자신만 아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얘기했다.

"데스나이트와 가고일은 모두 마계의 몬스터입니다. 가고일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몬스터로 노련한 용병들도 상대하기 버거운 녀석들이죠. 더욱 더 문제는 데스나이트입니다. 데스나이트들은 정예 기사들도 꺼리는 이들로 소드마스터는 되야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몬스터입니다."

"그 정도입니까?!"

라스는 데스나이트와 가고일이라는 몬스터의 강력함에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세즈의 말은 거기서 끝이 아니였다.

"그런데 그런 데스나이트와 가고일이 약 40마리나 쫒아오고 있습니다."

"40마리?!"

40마리라는 말에 라스는 자신도 모르게 큰 목소리를 내뱉었고 그로 인해서 주변의 시선이 라스에게 몰렸다. 그 시선을 눈치챈 라스는 입을 다물며 세즈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렇다면 그 데스나이트와 가고일의 속도가 얼마나 됩니까?"

"가고일은 그렇게 빠른 몬스터가 아닐뿐더러 장거리 비행에 적합하지 않은 몬스터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저희가 움직이는 것보다 2~3배 정도는 빠를 겁니다."

"그 말은..."

"예."

세즈는 절망적인 감정이 담긴 시선으로 바라보며 얘기했다.

"반나절 혹은 하루 안에 따라잡힐 거라고 생각됩니다."

"쿠로딘 아저씨. 물자 준비는 어느 정도로 되고 있어요?"

"만들어두었던 장비를 모두 꺼내서 배급을 하는 중이다. 아마 오늘 중으로 끝날 것 같다."

"알겠어요. 최대한 빠르게 부탁해요. 아르셰님. 뱀파이어분들은 어떤가요?"

"우리 뱀파이어들은 준비됐어. 장비가 지급되는 대로 바로 움직일 수 있을 거야."

"알겠습니다. 오크 분들은 어때요?"

"취익~ 언제든지 가도 된다!"

"취직~ 오크 용맹하다! 전쟁 두렵지 않다!"

"취췩~ 훈련 매일 했다! 오크 강하다!"

친위대 오크들이 클레아의 질문에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했고 클레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소피아와 로아프는 어떻게 되고 있어?"

"근처 도시들의 피난은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어요. 하지만 문제는 멀리 있는 이들이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에요."

"그래...그 때문에 라이언 왕국의 암살단원들이 필요한데 언제 올지 아직 연락이 없어. 우리는 기다리면서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수밖에."

그렇게 클레아를 주축으로 전쟁 준비가 한창 이루어지고 있었고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점은 역시 수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도시와 마을이었다. 그리고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라이언 왕국의 병사들이 필요했기에 기다리고 있는 수밖에 없었다.

쾅!

"클레아 양!"

"소크라 백작님. 무슨 일이십니까?"

소크라 백작이 문을 세게 열며 들어왔고 그의 얼굴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소크라 백작의 얼굴을 본 클레아는 자신도 모르게 그의 말을 기대했고 이내 그의 입에서 나온 말에 똑같이 웃음을 지어내었다.

"라이언 왕국에서 지금 바로 병사들을 보낸다고 합니다!"

"정말요?!"

"예! 바로 맞이할 준비를 하시죠."

소크라 백작의 말에 클레아를 비롯해서 모인 이들이 모두 소크라 백작을 따라 움직였다. 소크라 백작이 이끈 곳은 바로 왕성 앞에 있는 커다란 광장이었다. 광장은 거대한 넓이를 자랑하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없이 휑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그렇게 아무것도 없는 이유는 바로 라이언 왕국에서 텔레포트 해서 오는 병력들을 맞이하기 위한 장소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장소에 알맞게 한순간 광장을 가득 채울 마법진이 한순간 생성되었다.

우우웅!!

거대한 텔레포트 마법진 발동되면서 공기가 뒤틀렸고 빛이 뿜어져 나오면서 주변의 시야를 모두 가렸다. 그리고 빛이 사라지면서 보이는 광경에 클레아는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천 명에 달하는 암살자들과 수많은 전쟁 물자들. 그로 인해서 거대한 광장이 가득 채워져서 여유 공간이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천 명의 암살자의 앞에는 와이번을 타고 있는 두 인물이 있었는데 클레아가 그 두 인물을 모를 리가 없었다.

"매트 왕자님!"

"늦게 와서 미안하다."

매트와 에밀리는 트이번을 탄 채로 클레아의 옆으로 다가왔다.

"오랜만이에요. 클레아."

"에밀리 언니였죠? 그 이후로 처음이네요."

"자. 인사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본론부터 들어가도록 하지. 현재 상황이 어때?"

"근처 도시들은 모두 피난을 하고 있는데 문제는 멀리 떨어진 도시들이 문제에요. 그리고 적의 정보도 부족하고요."

"역시 예상대로였네. 이츠!"

매트의 부름에 광장에서 한 명의 인물이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무슨 일이지?"

"지금 암살단을 이끄는 것이 너를 비롯해서 S급 암살자들이지?"

"맞아. 그런데?"

"지금 바로 임무를 주겠어. 급한 임무야."

매트와 클레아는 이츠에게 현 상황에 대해서 간략하고 핵심적인 내용만 얘기해주었다.

"그러니까...우리 암살단원들이 각지에서 피난을 하고 있는 이들을 보호하고 적의 정보를 수집해줬으면 한다는 거야?"

"그렇다."

"알겠어. 어차피 온 이상 할 일은 해야겠지. 피난 예상 경로는 있어?"

"클레아?"

"여기 있어요."

클레아는 소피아가 가지고 있던 지도를 건네주었다. 이츠는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경로와 지형을 바라보고 얘기했다.

"혹시 이 지도가 여러 개 있나?"

"예. 예상하고 많이 준비해두었습니다."

소크라 백작은 암살단원들이 오면 곧바로 움직일 수 있도록 미리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추었고 지도 또한 수십장을 작성해두었다.

"알겠어. 잠시 기다려봐. 어떻게 움직일지 다른 이들과 상의를 해볼게."

이츠는 그 말을 하고 수십 장의 지도를 받은 후에 다시 광장을 향해 이동했다. 그리고 이츠는 다른 S급 암살자들과 지도를 보고 상의를 하기 시작했고 대화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상의가 끝나자마자 S급 암살자들은 암살단원들에게 명령을 내렸고 그와 동시체 천여 명에 달하는 암살단원들이 순식간에 흩어졌다.

그들은 모두 몇십 개의 팀으로 분산되며 각자 맡은 방향을 향해 움직였다. 한순간에 흩어져서 광장에는 물자와 S급 암살자 및 몇 명의 인원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클레아는 도착한지 불과 몇 분 만에 움직이는 실행력과 한순간에 흩어지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기동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게 클레아가 놀라워하고 있을 때 이츠가 다시 클레아의 곁으로 다가왔다.

"지도 예상 경로로 모든 암살단원들을 보냈고 쥬디아 휘하의 시프 길드원들에게는 적의 정보 수집을 맡겼다. 그리고 우리 S급 암살자들도 움직일 건데 뭔가 더 할 말이 있어?"

"한 가지 있어요."

클레아는 지도를 펼쳐두고 얘기했다.

"적은 동쪽에서 오고 있다 보니 서쪽은 안전한 편이에요. 그리고 왕성에서 특히나 먼 도시와 마을들이 몇 개 있어요. 그들은 다른 곳보다 훨씬 위험해요. 그래서 그들을 우선적으로 움직일 수 있나요?"

"그럴 줄 알고 서쪽에 인원을 훨씬 적게 배치했다. 그리고 당신이 말한 도시와 마을은 우리 S급 암살자들이 가도록 하겠다."

"예. 잘 부탁드릴게요."

클레아는 고개를 수그리며 이츠에게 얘기했고 이츠는 그런 클레아의 행동에 뺨을 손으로 긁적이며 말했다.

"알겠어. 그리고 고개를 수그리지 않아도 된다고. 당신은 지금 그란 왕국을 대표자잖아??"

이츠는 그 말을 끝으로 다시 광장으로 돌아갔고 이내 S급 암살자들도 모두 흩어지며 사라졌다. 매트는 암살단원들이 모두 사라진 것을 보고 클레아를 향해 얘기했다.

"자. 그들을 믿도록 하고 우리는 전쟁 준비에 더 집중하도록 하자. 조금 있으면 다른 병사들도 올 예정이고 전쟁을 위한 작전도 세워야 하니까."

"예. 그러도록 하죠."

클레아는 매트의 말대로 그들을 믿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왕성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부디 희생이 생기기 전에 암살단원들이 제때에 도착하기를 진심으로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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