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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303화 (302/360)

25장 6왕국 구하기 프로젝트(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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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장 6왕국 구하기 프로젝트(12)

비아토스와 리리스는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리리스는 분노를 뿜어내면서 동시에 평소보다 더 강력한 무력을 발휘하고 있었고 그 때문인지 비아토스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고 거의 대등한 싸움을 펼치고 있었다.

【그래. 이런 싸움을 원했다. 더 나를 즐겁게 해봐라.】

"미친 도마뱀 새끼!"

마법은 물론이고 육체적인 싸움까지 펼치면서 비아토스와 리리스의 몸은 상처투성이였다. 하지만 비아토스가 폭력의 드래곤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시도 때도 없이 전투를 좋아하고 흉악한 것도 있지만 진정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상처를 입으면 입을수록 점점 강해진다는 것이다.

【더,더 나를 공격해라. 피 튀기고 목숨을 건 싸움이야말로 진정한 싸움이지!】

비아토스는 쉼 없이 헬파이어를 쏘기 시작했고 리리스는 그에 맞혀서 다크 홀을 사용하여 헬파이어를 상쇄시켰다. 그러나 비아토스의 공격은 점점 빨라졌고 리리스는 갈수록 따라가기 버거운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마조 도마뱀이!"

리리스는 이렇게 오래 전투를 펼쳤는데 비아토스를 무찌르기는커녕 오히려 밀리는 자신의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올라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 더욱 절망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아직도 싸우고 있나?"

"...듀로크!"

리리스는 자신의 뒤에 와 있는 듀로크를 보며 이를 갈았다.

【끝났나?】

"그래. 어떻게든 다 전멸시켰다. 5명은 진이 조금 빠진 것 같지만."

"전멸?"

리리스는 듀로크의 말에 성문을 바라보았고 이내 보이는 광경에 말을 잇지 못했다. 왜냐하면 성문에 가득 몰려있던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이 한 마리도 보이지 않은 채 마치 증발한 것처럼 사라져있었기 때문이었다.

"대체...무슨 짓을 한 거냐?!"

"글쎄? 네가 정신이 팔려있을 때 모두 없애버린 것뿐인데? 이래서 멍청한 지휘관을 두는 것만큼 무서운 것도 없다는 말이 나오는 거야."

"이!..."

"자. 그러면 이 녀석을 어떻게 할까?"

【그 녀석은 내 먹잇감이다. 건드리지 마라. 듀로크.】

"그래. 하지만 도망치게 하지는 말라고? 나중에 만나면 귀찮을 것 같으니까."

【당연하지.】

리리스는 자신을 마치 장난감처럼 대하는 듀로크와 비아토스의 언동에 말도 하지 못할 정도의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아직 운명은 리리스를 버리지 않았던 것일까? 리리스가 있던 자리에서 갑자기 검은 구멍이 생성되었다. 그리고 듀로크와 비아토스가 뭔가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구멍에서 검은 연기로 이루어진 커다란 손이 리리스를 붙잡았다.

"뭐야?!"

리리스가 깜짝 놀라워하는 모습에 리리스 본인이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듀로크와 비아토스는 도망치려는 리리스를 향해 마법을 사용했다.

"파이어볼!"

【누구 마음대로!】

듀로크는 극한의 열기가 내포된 파이어볼을 날리고 비아토스는 독 브레스를 뿜어내었다. 그리고 그 공격은 정확히 리리스를 향해 나아갔고 리리스는 손에 잡힌 채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둘의 공격은 리리스에게 닿을 수 없었다.

"아니?!"

【이건?】

듀로크의 파이어볼과 비아토스의 독 브레스는 놀랍게도 검은 연기로 만들어진 방어벽에 막힌 채 리리스에게 일절 간섭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검은 구멍 안에서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 부하가 신세를 졌군.]

【이 목소리는?】

"...라자드."

듀로크는 목소리와 자신과 비아토스의 공격을 막을 인물은 라자드밖에 없다고 단정 지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듀로크의 추측을 확신시켜주었다.

[예이츠 후작 이후로 대화하는 것은 처음인가? 듀로크.]

"그래. 그렇게 보기 힘든 분이 왜 갑자기 나타난 거지? 그렇게 이 리리스란 마족이 중요했나?"

[그 질문에 답해주도록 하지. 첫째로 나는 지금 이곳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아니다. 다크 홀을 통해서 간섭을 하고 있는 것뿐이지. 그리고 둘째로 리리스는 내 전력을 강화시켜줄 중요한 존재다. 이곳에서 죽기에는 꽤 아깝지.]

"내 질문에 모두 답해주다니. 너무나 친절하군."

[네게는 기대하고 있는 것이 있으니까.]

"내게 기대?"

듀로크는 라자드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적인 자신에게 기대를 하고 있다고? 머리가 비상한 듀로크조차 라자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글쎄. 그보다 여기서 놀고 있어도 되는 건가?]

"뭐라고?"

[정작 중요한 곳은 이곳이 아닌 것을.]

"대체 아까부터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다음에 만나도록 하겠다. 듀로크. 다음에는 직접 만나서 많은 것을 겪을 수 있으면 좋겠군.]

그 말을 끝으로 리리스가 구멍 안으로 들어가면서 구멍이 닫혔다. 그리고 라자드의 목소리 또한 더 이상 들리지 않으면서 검은 연기의 방어막도 사라져갔다. 남은 듀로크와 비아토스는 그런 광경을 보며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고 듀로크는 왠지 모를 불안감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그 자식...대체 무슨 속셈인 거지?"

"으으...여긴?"

리리스는 라자드에 의해서 자신이 어딘가로 이송됐다는 것을 인지했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여기는 처음에 왔던 동굴?"

"그렇다."

리리스는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워했다. 아무런 인기척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라자드..님?"

"그렇다."

라자드가 리리스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고 리리스는 그런 라자드를 향해 찡그리며 얘기했다.

"그 도마뱀 녀석을 찢으려고 했는데 대체 무슨 속셈이에요?!"

"내가 봤을 때는 죽을 위기에 처했던 것 같은데 내 착각인가?"

"....."

"그리고 네게 준 마족과 마물 그리고 유스트 후작까지. 모두 잃은 것 같은데. 내 말이 틀렸나?"

"맞...습니다."

라자드의 말에 리리스는 입술을 씹으며 부들부들 떨었다. 그리고 그것을 본 라자드는 리리스의 주변을 걸어 다니며 얘기했다.

"너희들에게 일을 맡긴 나의 잘못인가? 아니면 나의 기대가 컸던 것일까?"

"너희들...설마?"

리리스는 라자드의 말에 그저 듣고만 있었는데 뭔가 위화감이 드는 단어에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 다리엘은 모든 병력을 잃은 채 죽었고 울리드와 카리아스는 도망쳐왔지. 너처럼."

"메블리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는 아직 진행 중이다."

다리엘이 죽었고 다른 이들도 실패했다는 말에 리리스는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그때 리리스는 하나의 의문점이 생겼다.

"저를 왜 데려온 겁니까? 왜 저만?"

"아까 얘기하지 않았나? 전력을 강화시키 위해서라고."

"그게 무슨?"

리리스는 라자드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해서 답답했다. 하지만 다음 라자드가 하는 말에 리리스의 눈은 번쩍였다.

"그들에게 복수를 하고 싶지 않나?"

"...당연히 하고 싶습니다."

"그런 네게 다시 한 번의 기회를 주겠다."

그 말을 하고 라자드가 손을 한번 흔들자 동굴 안에 있는 크리스탈이 진동하며 가동되었다. 그리고 이어서 크리스탈에서 나온 마력이 합쳐지면서 하나의 문을 만들었다.

"데빌즈...게이트."

리리스를 비롯해서 상급 마족들을 소환한 문. 그 문이 다시 열리고 있었다. 그리고 라자드는 그 문을 바라보며 리리스에게 얘기했다.

"지금부터 이 문을 통해서 수많은 마족들이 넘어올 것이다. 그들을 네 부하로 만들어라."

"예?"

"네 매혹 마법으로 넘어오는 모든 마족들을 부하로 만들라고 했다. 그리고 부하들과 함께 이곳에 있는 농후한 마력을 흡수해라. 너와 마족들을 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왜 실패한 저를 위해서?"

"이유라...그저 한 번의 기회를 더 주는 것뿐이다. 유능한 부하를 한 번의 실수로 없애버리기에는 조금 아깝다고 생각한다."

라자드와 눈이 마주친 리리스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의 말이 한 치의 거짓도 섞이지 않은 진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기대에...부응하겠습니다."

"그래. 마지막 기회이니 열심히 하도록."

그 말을 하고 라자드는 동굴 밖으로 나왔다.

"되도록 빨리 오면 좋겠군. 듀로크. 나에게도 남은 시간이 애매하니 말이야.."

라자드는 다시 인격들의 싸움이 시작되는 것을 느끼며 두통을 다스리기 위해서 홀로 모습을 감추었다.

"으윽..."

유스트 후작은 잃은 의식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내 눈을 뜨고 보이는 광경에 유스트 후작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긴...어디지?"

사지가 쇠고랑에 묶여서 고정되어 있었고 방안이 어두컴컴하며 철로 된 문까지 있는 것을 통해 이곳이 감옥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왜 감옥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내가 왜 감옥에 있는 거지?"

유스트 후작은 상황 판단을 하기 위해서 마지막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봤다. 그리고 자신이 리리스의 매혹 마법에 당하면서 조종당했다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었다.

"리리스 년...감히 나에게 매혹 마법을 사용해?! 그리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내가 감옥에 있는 거야?!"

리리스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분노와 일어나보니 감옥에 있다는 황당함까지 겹쳐서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리고 그렇게 높아진 목소리를 누군가 들었던 것일까? 한 인물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점점 커져오는 발걸음 소리를 통해서 유스트 후작은 이곳으로 오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눈치챌 수 있었고 과연 어떤 인물이 들어올지 지켜보기로 했다.

끼이익...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유스트 후작은 침을 삼키며 들어오는 인물을 바라보았다. 누구냐에 따라서 자신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그렇기에 유스트 후작은 들어온 인물의 얼굴을 봤을 때 이보다 더한 절망을 느낄 수 없었다.

"보고 싶었다고 해야 할까? 유스트 후작."

"아무드...국왕."

지금 만나서는 안 될 최악의 인물 중 한 명이 눈앞에 있었고 그와 동시에 자신이 어디의 감옥에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여기는...칼립스 성의 감옥입니까?"

"그래. 당신은 평야에 혼자서 멍하니 서 있었다.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을 모두 죽이고 당신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였지."

"...그래서? 왜 죽이지 않고 이렇게 놔둔 겁니까?"

"당신에게 죽음은 너무나 가벼운 형벌이기 때문이지. 여기서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은 채 조용히 남은 일생을 감옥에서 보내는 것이 당신에게 최고의 벌이겠죠."

"...뭐라고?"

"오늘부터 당신과 만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식사 또한 지하창고에 평생 먹을 정도로 많으니 걱정하지 말고 여생을 보내시죠. 참고로 팔과 발의 힘줄은 모두 잘랐으니 도망갈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겁니다."

아무드는 그 말을 끝으로 문을 열고 나갔다. 그리고 그런 아무드의 행동에 유스트 후작은 멍하니 쳐다보다가 이내 문을 향해 달려들어서 소리쳤다.

"내게 묻고 싶은 것이 없는 거냐?! 내게 말하게 하고 싶은 것이 없는 것이냐?! 왜 실리스 후작을 죽이고 배신했는지 묻고 싶지 않은 것이냐?!"

"당신에게서 얻고 싶은 것은 없어. 그리고 듣는다고 해도 당신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러니 모든 이들에게서 잊혀진 채로 살아가라."

그 말을 끝으로 아무드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사라졌다. 그리고 남은 유스트 후작은 절망에 빠진 채 철퍼덕 주저앉았다.

"불사의 몸을 얻는다는 나의 꿈이...이런 곳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늙어 죽으라고?...차라리 죽여줘. 차라리 죽여달라고!!"

유스트 후작은 철문을 두드리며 소리를 질렀지만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인물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유스트 후작은 칼립스 성에서 모든 이들이 라이언 왕국으로 이동할 때도 혼자 남아있게 되었고 아무드의 의도대로 존재 자체가 사라진 채 감옥에서 여생을 보내게 된다.

"후우..."

아무드 국왕은 유스트 후작을 감옥에 가두고 임시 사령부로 돌아갔다. 하지만 유스트 후작에게 최고의 벌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상쾌하지 않았다.

"복수란 것이 상쾌하지는 않지?"

"...듀로크님."

임시 사령부에서 나오는 듀로크를 아무드는 우연히 만날 수 있었다.

"어디 가시는 겁니까?"

"응. 왠지 신경 쓰이는 일이 있어서. 잠시 라이언 왕국으로 돌아가려고."

"그렇군요."

"이동은 아그리마와 디오노스에게 맡겼어. 비아토스에게도 상처를 입히지 않는 선에서 대련 정도만 하라고 일러두었으니까 적당히 상대해줘."

"알겠습니다."

"모든 인원이 이동하는데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일이 있으면 그란에게 얘기해줘. 그란에게 나와 대화할 수 있는 수정구를 줬으니까."

"명심하겠습니다."

"그럼 라이언 왕국에서 보자고."

듀로크는 그 말을 끝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표정이 어두운 아무드를 향해 듀로크는 얘기했다.

"실로스 후작의 일은 유감이야."

"...예."

"전에 수도 클리스톰에서 잠깐 만나봤지만 그 나이에도 아직 총명한 눈빛을 가지고 있었지. 상당한 인물이라는 것은 단번에 알 수 있었어."

"...그 말대로 입니다. 실로스 후작은 제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나이트 왕국을 위해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셨던 분이십니다. 나이트 왕국이 그렇게 번영할 수 있었던 것도 실로스 후작 덕분이죠...그렇게 갈 인물이 아니였습니다."

"그래. 하지만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 살아있는 인간은 과거에 얽매여서는 안 되지. 왜냐하면 우리는 이 순간에도 살아있고 시간은 흘러가고 있으니까."

"과거...라."

아무드 국왕은 실로스 후작과 있었던 일이 마치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듀로크는 그런 아무드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얘기했다.

"지금은 긴급 상황일뿐더러 너는 이 왕국을 이끌어갈 인물이다. 그런 네가 침울해 있으면 네 밑에 있는 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리고 자신 때문에 침울해하고 있는 것을 실로스 후작이 원할까?"

"듀로크님..."

"그를 위해서 조문하는 것은 이 전쟁이 끝나고 해도 늦지 않다. 그러니 지금은 억지로라도 기운을 차리는게 좋을 거야. 알겠지?"

아무드는 듀로크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해할 수 있었고 머리가 맑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듀로크가 자신을 위해서 일부러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듀로크님."

"응?"

"감사합니다."

아무드는 고개를 수그리며 감사를 표했다. 일국의 왕이 고개를 수그리며 감사를 표하는 모습은 극히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하지만 듀로크는 그런 솔직한 아무드의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마법진을 그렸다.

"그래. 그럼 라이언 왕국에서 보자고. 기다리고 있겠다."

"예."

그 말을 끝으로 듀로크는 사라졌고 아무드는 좀 전과 다르게 밝은 미소를 지으며 임시 사령부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임시 사령부의 문을 열며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을 향해 얘기했다.

"자. 이제 회의를 시작해볼까요? 조금이라도 빨리 라이언 왕국으로 가기 위한 회의를 말이죠."

카무란 왕국의 수도 아이언하트. 카무란의 기술력이 집중되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이언하트에는 수많은 대장간과 골렘, 기계들로 가득하여 하루도 시끄럽지 않는 날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달랐다. 24시간 돌아가고 있던 대장간은 활동을 멈춘 채 불빛이 들어와 있지 않았고 그렇게 많던 골렘과 기계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었다. 더구나 목소리가 큰 드워프들때문에 항상 왁자지껄했던 거리가 지금은 개미 하나 움직이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고 있었다.

"원래 카무란이 이렇게 조용한 도시였나?"

【아니. 그렇지 않다.】

다미우스는 카무란 왕국을 온 적이 있었기에 지금 보는 광경에 괴리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알지?"

【약 100년 전에 드워프들에게 세공을 맡기기 위해 이곳에 왔었다.】

"100년이면 바뀌고도 남는 시간 아닌가?...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건 이상하겠군."

쉐이드와 다미우스 그리고 레드 드래곤들은 카무란 왕국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카무란 왕국의 수도 아이언하트는 예상과 다른 광경을 보이고 있었고 그런 광경에 쉐이드와 다미우스는 상황 파악부터 하기로 했다.

【이곳에 있는 드워프들에게 묻는 것이 제일 빠르겠군.】

"확실히 그러는게 효율적이겠어. 그러니까."

퍽!!

"히익!"

"거기서 숨어서 보는 것은 그만두겠나? 드워프."

쉐이드는 대장간과 대장간 사이에 있는 골목을 향해 단검을 던졌고 단검은 정확히 숨어있던 드워프의 머리 위에 꽂혔다. 드워프는 머리 위에 꽂힌 단검에 비명을 지르며 철푸덕 주저앉았고 쉐이드는 주저앉은 드워프의 목덜미를 잡은 채로 다미우스 앞으로 데려왔다.

"위,위대한 존재를 뵙습니다."

【왜 숨어있었지?】

"무,무슨 소리가 나서 적,적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 잠깐 왔습니다. 하,하지만 위대한 존재이실 줄은 몰라서..."

【이곳에서 무엇이 일어났지?】

"그게..."

【정확하고 빠르게 얘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미우스가 낮은 목소리로 얘기하자 드워프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리며 입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4,4일 전에 메블리라는 마족이 왕성에 왔습니다. 그,그리고 그 마족은 제라딘 왕을 죽이고 프로드와 함께 수도에 있는 드워프들을...학살했습니다! 일방적이고...너무나 처참한 학살이였습니다."

【그리고?】

"그래서 저는 숨어있었습니다. 마족과 마물들이 사라질 때까지 말이죠. 그리고 3일 전. 마족은 수도에 있는 드워프들을 모두 학살하고 골렘들과 마물들 그리고 쓸 수 있는 무기란 무기는 모두 가지고 사라졌습니다."

【사라졌다?】

"어디로 갔는지 알고 있나?"

"그,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녀석들은 수도에 있는 모든 함선에 병력을 모두 탑승한 채 사라졌습니다."

"함선?"

"예. 방향은 남쪽으로 가는듯 했습니다."

"남쪽...설마?"

쉐이드는 한가지 생각이 번뜩였다. 카무란 왕국에서 남쪽은 드래곤 산맥이였다. 하지만 함선으로 바다를 통해서 움직인다면 드래곤 산맥을 넘지 않아도 되었다. 그리고 드래곤 산맥에서 더 남쪽은...

"그란 왕국...녀석들 그란 왕국을 칠 생각인 건가?"

쉐이드가 메블리의 속셈을 눈치챈 시점. 그란 왕국의 최동쪽 해안가에는 수많은 함선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함선에서 내린 한 명의 인물은 해안가에 발을 담그며 눈앞에 있는 성벽을 바라보았다.

"다른 왕국보다 자신의 왕국부터 신경 써야 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죠."

메블리의 말과 함께 함선에서 수많은 마물들과 골렘들이 내려오면서 해안가에 안착하였고 그렇게 그란 왕국은 메블리로부터 침공을 당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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