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장 6왕국 구하기 프로젝트(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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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장 6왕국 구하기 프로젝트(11)
리리스의 명령에 맞혀서 데스나이트 및 리치 2000여 마리가 칼립스 성으로 진격하고 있었다. 그리고 공중에서 그것을 본 듀로크는 아무드를 향해 손짓을 했고 아무드는 그 손짓의 의미를 눈치챘다.
"모두 전투준비!"
아무드 국왕의 명령에 성안에 있는 모든 기사와 병사들이 긴장하며 준비에 나섰다. 그리고 듀로크 또한 적의 움직임을 확인하면서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좋아. 조금만 더 가까이 오라고."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은 자로 잰 것처럼 직사각형의 진영을 유지한 채 일정한 속도로 성문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성문까지의 남은 거리는 약 100여 미터. 아직 작전을 실행하기에는 이른 타이밍이였다.
"리리스는...저기에 있군."
리리스는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이 있는 진영의 뒤쪽에서 마족들과 함께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막을 수 있으면 막아보라는 것처럼 오만함과 분노를 풍기고 있는 것을 멀리서도 느낄 수 있었다.
"그 방심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될 테지만."
그렇게 듀로크는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이 성문으로 다가올 때까지 기다렸고 이내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이 성문에 도착하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 순간 듀로크는 준비해둔 마법진을 발동하였다.
"파이어 윌!"
듀로크가 마법진을 발동하는 동시에 성문의 앞에 커다란 불의 벽이 생성되었다. 그 불의 벽은 마치 미로처럼 복잡한 길을 만들어내었고 파란색의 불꽃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파란색의 불꽃?"
리리스는 갑작스러운 불의 벽에 적의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했고 파란색의 불꽃에 위화감을 느꼈다. 하지만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의 마방력을 알고 있는 리리스는 그대로 돌진을 명령했다.
"벽은 신경 쓰지 말고 돌진해라!"
불의 벽에 의해서 나누어진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이 명령에 따라서 벽을 무시하고 진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리리스는 그 불의 벽을 누가 만든 것인지 간과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치이익.
"뭐야?!"
마방력이 매우 높은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이 불의 벽에 닿는 순간 마치 연기처럼 사라지고 있었다. 그것을 본 리리스는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의 움직임을 멈추게 하고 이어서 리치들에게 마법을 사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치이이익!!
하지만 모든 리치들이 일제히 불과 상성이 물과 얼음 마법을 사용해도 불의 벽의 세기를 일절 줄이지 못했다. 그리고 백 명의 리치들의 마법에도 전혀 변함이 없는 불의 벽을 보고 리리스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대체 저 불은 뭐야?!"
리리스는 자신이 힘을 써도 저 불의 벽을 없앨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고 그녀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단 한 가지밖에 없었다. 불의 벽 끝에 있는 출구를 향해 진격하는 것. 그리고 그 출구는 바로 성문이었다.
"유도...하는 건가?"
누가 봐도 성문을 향해 오라고 유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말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그때 성문이 열리고 있었다. 리리스는 자신이 함정에 걸린 것을 눈치채고 다른 방안을 생각해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를 가만히 둘 듀로크가 아니였다.
【그라비티.】
중력 마법에 의해서 리리스의 몸이 땅으로 빠르게 낙하했고 리리스는 빠르게 대응하여 중력 마법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 있는 거대한 블랙 드래곤을 바라보았다.
"비아토스!"
【다시 만나서 반갑군. 그리고 과연 네가 나를 상대하면서 병력까지 통솔할 수 있을까?】
비아토스의 말에 리리스는 이빨을 갈며 어쩔 수 없이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에게 성문을 향해 진격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비아토스를 향해 분노의 외침을 내뱉었다.
"오늘 네 녀석을 다진 고기로 만들어주겠어!"
【해볼 수 있으면 해봐라.】
그와 동시에 리리스와 비아토스와의 싸움이 시작됐고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은 미로 같은 불의 벽에서 성문을 향해 조금씩 진격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모두 듀로크의 속셈대로 흘러가는 것이다.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이 열린 성문을 향해 들어가는 도중에 6명의 마족은 몰래 성벽을 넘어서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그들을 향해 얘기하는 존재가 있었다.
【어딜 슬그머니 들어가려고 하는 거지?】
마족들은 위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고 그 존재를 보는 순간 얼굴이 단번에 핼쑥해졌다.
"아그리마..."
【내가 직접 벌레 같은 너희들을 상대하러 왔으니 기뻐해라. 고귀한 존재에게 죽는다면 지옥에 가서라도 부끄러워하지 않을 테니까.】
6명의 마족은 고룡 아그리마의 등장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그 고민은 짧았고 이내 6명이 동시에 아그리마를 향해 공격했다. 그리고 아그리마는 그런 마족들을 바라보며 얘기했다.
【그래. 잠시 놀아주마. 하지만 너희들에게 얻을 지식은 더 이상 없으니 빠르게 끝내주도록 하겠다. 지금은 다른 것에 흥미가 있으니 말이야.】
그렇게 아그리마와 마족이 싸움을 벌이기 시작하고 있을 때 데스나이트와 리치는 열린 성문을 향해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최초의 데스나이트 한 명이 열린 성문 안으로 발을 디딛고 있었다.
서걱.
하지만 발을 디디는 순간 데스나이트의 머리가 몸과 분리되면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스나이트는 죽지 않은 채 몸을 계속 움직이면서 검을 뽑아내었다.
"그럼 이것은 어떨까?"
한순간 장검이 눈이 인지할 수 있는 속도를 아득히 넘어선 스피드로 움직였다. 그리고 장검이 움직임을 멈추는 순간 머리가 분리되었던 데스나이트가 수십 조각으로 나누어졌고 이내 검은 연기로 변하면서 사라졌다.
"이건 통하는군."
"그렇게 한 마리 한 마리 언제 죽이겠나? 한 번에 여러 마리 죽이는 것이 효율적이지!"
한 덩치의 노인이 눈앞에 있는 데스나이트의 복부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복부에 주먹을 맞은 데스나이트는 놀랍게도 복부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고 그 구멍은 상반신을 대부분 차지할 정도로 커다랬다. 그리고 그 위력은 한 명으로 그치지 않고 뒤에 있는 데스나이트와 리치들까지 구멍을 내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허용할 수 있는 피해보다 더 심하게 받은 데스나이트는 이내 검은 연기로 변하며 사라졌다.
"킁! 봤지? 이렇게 한 번에 여러 마리 처리하는 것이 좋다고!"
그렇게 얘기하는 사이에도 데스나이트와 리치는 성문을 향해 들어오고 있었고 이번에는 3명이 움직였다.
콰지직!
한 명은 거대한 도끼로 이등분시켰고 한 명은 바스타드 소드로 여러 명의 머리를 한 번에 분리시켰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도 검으로 사지를 분리시키면서 상대를 무력화시켰다.
"취이익~ 언데드 죽인다!"
"혼자 즐기시게 둘 수는 없죠!"
"노사님들에게서 한 수 배우겠습니다."
데스나이트들이 나가떨어지면서 리치들은 일제히 마법을 사용해서 그들을 공격했다. 하지만 마법은 생성되다가 한순간에 사라졌고 리치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해할 수 없다는 것처럼 행동했다.
"딸꾹~ 역시 하등한 언데들인가? 디스펠 당한 것에 놀라워하다니."
인간 모습으로 변한 디오노스는 5명의 뒤에서 술을 마시며 얘기했다. 그렇게 레이트, 타노스, 메스, 그란, 크리드가 성벽의 앞에서 들어오는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을 맞이하면서 개미지옥 작전이 시작되었다.
"개미지옥 작전? 그게 뭐야?"
아그리마는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듀로크를 바라보았고 듀로크는 얘기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안으로 들어오는 3명의 인물이 있었다.
"딸꾹~ 자자. 이제 일을 할 시간이라고 친구."
"취이익~ 먹은 만큼 일을 해야 한다."
디오노스와 그란은 마치 친한 친구처럼 어깨동무를 하고 술냄새를 풍기며 들어오고 있었다. 그런 광경에 듀로크는 둘을 향해 얘기했다.
"언제 그렇게 친해진 거야?"
"취이익~ 술을 먹다 보니 친해졌다."
"딸꾹~ 오크 중에 주도를 아는 인재를 만날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말이야. 그렇지 않나?"
"취이익~ 맞다!"
듀로크는 둘을 데리고 온 크리드를 바라보았고 크리드는 그 시선에 설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 분이서 먹은 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이번 전쟁이 끝나고 술을 먹기는 힘들 것 같군요."
"그 정도야?"
"예."
크리드의 눈에서 진심을 볼 수 있었던 듀로크는 혀를 내둘렀다. 그리고 오크와 친하게 어깨동무를 하는 디오노스나 드래곤과 어깨동무를 하는 그란이나 둘 다 정상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뭐, 그 문제는 차차 생각해보도록 하고 어차피 작전을 설명하려고 했는데 잘됐네."
듀로크는 다시 분위기를 잡고 얘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먼저 비아토스는 리리스를 부탁해. 불만은 없겠지?"
"없다."
"좋아. 그럼 아그리마는 남은 마족들을 부탁해. 그리고 성벽으로 올라오려고 하는 마물들을 견제해줘."
"알겠어. 그런데 견제는 무슨 의미지?"
"왜 작전 이름이 개미지옥인지 설명해줄게. 나는 미리 성벽 앞에 마법진을 만들어둘 거야."
"마법진?"
"무슨 마법진이지?"
"불의 벽으로 만들어진 불의 미로."
"불의 미로?"
"그 불의 미로는 웬만한 마법으로 꺼지지 않을 정도로 내 모든 마나와 신경을 집중시킬 예정이야. 왜냐하면 그 불의 미로가 이번 작전의 핵심이거든."
"자세히 얘기해주시겠습니까? 저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아무드의 말에 듀로크는 자세히 얘기하기 시작했다.
"적의 병력은 데스나이트와 리치들로 이루어져 있어. 그 병력이 성벽으로 오면 성벽은 버티지 못하고 부서지겠지. 그러면 난전이 펼쳐질 거야. 하지만 불의 미로를 만들면 적의 병력을 분산시키고 불로 만든 벽이 성벽이 부서지는 것을 막아주게 되겠지."
"그렇군요."
"그리고 내가 만든 불의 미로는 데스나이트와 리치들도 녹일 정도로 엄청난 열기를 뿜어낼 거야. 그만큼 나도 미로에 모든 신경을 집중해야겠지만. 그렇게 불의 미로는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이 마법진에 다가오는 순간 발동될 거고 출구는 단 하나. 성문의 입구지."
"네가 만든 불의 미로가 해제될 가능성은 없는 건가?"
"리리스와 마족 그리고 리치들까지 모두 집중하면 해제될 가능성도 있어. 하지만 비아토스와 아그리마가 리리스와 마족들을 상대할 거니까 해제될 가능성은 적을 거야."
"그렇군."
"그렇게 2천여 마리에 달하는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은 성문으로 올 수밖에 없어. 그리고 그것을 상대할 것이 당신들 5명이야."
듀로크는 레이트, 타노스, 메스, 그란, 크리드를 가리켰다.
"딸꾹~ 나는?"
"저는 무엇을 합니까?"
지목당하지 않은 디오노스와 아무드가 듀로크에게 물었다.
"디오노스. 너는 리치들이 쏘는 마법이 이 5명에게 오는 것을 모두 디스펠해줘. 그리고 여유가 있으면 5명을 서포트까지 해주면 좋고."
"딸꾹~ 알겠다."
"아무드 국왕은 투석기를 준비해서 병사들과 함께 계속해서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을 향해 쏴줘. 아무리 단단한 데스나이트와 리치들도 투석기의 돌을 맞으면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없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내가 지목한 5명은 성문의 입구에서 들어오는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을 처리해줘. 명심해야 할 것은 성문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서 적들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거야. 몇 명씩 꾸준히 들어오게 해서 그 녀석들을 처리하며 숫자를 줄여나가는 것이지."
"하지만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이 입구를 부수면 어떻게 하지?"
"그런 행동이 보이면 디오노스가 견제해줘."
"그렇다는 말은...우리 5명이 입구에 들어오는 녀석들을 계속해서 처리하면 된다는 건가?"
"응. 그렇게 들어오는 녀석들을 죽이고 죽이고 죽여서 2천 마리를 죽이는 거지."
듀로크는 가볍게 얘기하지만 실상은 가볍게 볼 내용이 아니였다. 그리고 그런 듀로크의 말에 피식 웃음을 터트리는 인물이 있었다.
"푸하하핫! 재밌군. 확실히 그러면 피해는 최소화로 할 수 있겠지. 물론 작전이 그대로 실행된다는 가정하지만 말야."
"그대로 실행될 거야."
100% 확신하는 듀로크의 말에 웃음을 터트린 타노스는 메스를 향해 얘기했다.
"킁! 왜 이 녀석을 믿는지 좀 알 것 같군."
"하하. 그렇죠?"
타노스의 말에 메스가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았다.
"물론 5명이서 2천여 명을 죽이려면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고 피로감도 장난이 아닐 거야. 하지만 이 방법이 피해자 없이 적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야. 이 작전을 선택할지는 당신들의 몫이지."
듀로크의 말에 모든 이들의 시선이 아무드에게 집중되었다. 왜냐하면 아무드가 국왕으로서 총 책임자이기에 그의 말이 제일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시선을 바라본 아무드는 답을 내었다.
"저는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제일 힘든 다섯 분의 의견을 듣지 않을 수 없겠군요."
"취이익~ 나는 좋다. 오랜만에 몸 좀 풀 수 있겠다."
"저도 괜찮습니다. 나이트 왕국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상관없습니다."
"저는 듀로크를 믿습니다. 그러니 거절할 이유가 없죠."
"이 늙은이도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안 그런가?"
"푸하하하! 2천 마리 한번 잡아보자고!"
5명의 의견을 들은 아무드는 고개를 끄덕인 후에 듀로크를 향해 얘기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래. 그럼 한번 준비를 해볼까? 개미지옥 작전을."
서걱.
"54마리."
쾅!!
"나는 55마리째다!"
"취이익! 나도 질 수 없다!"
콰직!!
"취이익! 47마리째!"
"오크 주제에 제법이군. 하지만 아직 멀었어."
"취이익! 지지 않을 거다!"
레이트는 들어오는 적들을 장검으로 보이지 않는 속도로 수십 조각을 내었다. 그리고 레이트에게 지지 않기 위해서 타노스는 주먹으로 적들을 분쇄했고 그란 또한 그 둘에게 지지 않기 위해서 도끼로 적들을 양단했다.
"3명이서 다 할 기세인데? 안 그래? 크리드."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저런 무력을 보일 수 있는지 놀랍군요."
"이번 싸움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얻어라. 저 두 분이 움직이는 것을 보는 건 드무니까."
"예. 알겠습니다."
크리드와 메스도 성문으로 들어오는 데스나이트를 처리하였고 그때 아무드의 목소리와 함께 투석기가 발사되었다.
"일제히 발사!"
휘이익...쾅!!
투석기에서 커다란 바위가 발사되면서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을 덮쳤다. 아무리 단단한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이라고 해도 투석기의 힘이 붙은 바위에 정통으로 맞으면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준비된 투석기가 10여 개. 적은 피해를 주지만 꾸준히 투석기를 날리면서 피해를 늘리고 있었다.
그리고 모든 상황을 관찰하고 있는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듀로크였다.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군."
리리스는 비아토스가 맡아서 이쪽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아그리마도 마족을 상대하는 동시에 성벽을 올라오는 데스나이트들을 떨어트리고 있었다. 물론 아그리마의 시선에서 벗어나 들어오는 데스나이트들이 있었지만 그건 투기장에서 온 인재들과 기사들이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다. 또한 성문 입구에 있는 5명은 계속해서 들어오는 데스나이트에 밀리지 않고 오히려 여유까지 보여주고 있었다.
"예상보다 리치의 숫자가 적어서 다행이군."
2천여 마리 중 리치의 숫자는 불과 100여 마리밖에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나이트 왕국의 기사와 마법사의 비율 때문이었다. 2천여 마리는 모두 유스트 후작의 병사들을 제물로 바치면서 만들어진 언데드들이다. 그리고 당연히 유스트 후작의 병사들도 똑같이 기사와 마법사의 비율이 나이트 왕국과 비슷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리치와 데스나이트의 비율도 똑같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이유 때문에 리치는 불과 100여 마리밖에 되지 않아서 마법진을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고 디오노스가 5명을 서포트하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이런 상황을 계속해서 유지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듀로크는 밑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마나의 기운에 눈을 돌렸다.
"뭐야? 이 기운은?"
주변의 모든 마나가 한점으로 뭉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타노스라는 노인이 있었고 그가 뭔 짓을 하려고 한다는 것을 눈치채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자네 설마 '파쇄'를 사용하려고 하는 건가?"
"그래. 너를 이기기 위해서다!"
타노스는 오른손을 뒤로 빼고 마나를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타노스가 오른손에 마나를 집중시키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고 그로 인해서 주변의 마나가 크게 울렁거렸다. 듀로크는 생각보다 거대한 마나의 변동에 놀라워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고 이내 마나가 극한으로 모였을 때 타노스는 왼발을 앞으로 내리찍으며 오른손을 휘둘렀다.
"파쇄(破碎)!"
콰아아아!!
"우아아악!"
타노스가 주먹을 휘두르자 그 반발력으로 생긴 충격파에 뒤에 있던 기사들과 병사들이 쓰러졌다. 그리고 타노스의 주먹에서 생성된 권압은 일직선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를 분쇄시켰다. 마치 회오리 태풍이 생겨난 것처럼 권압에 맞은 이들은 폭발하듯이 분쇄되었고 데스나이트와 리치들도 예외가 아니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리치들이 일제히 마법을 사용해서 꺼트리려고 해도 꺼지지 않았던 불의 벽이 타노스의 권압에 구멍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상상 이상인데?"
듀로크는 불의 벽에 생긴 구멍을 빠르게 복구했지만 그래도 한순간이라도 자신이 집중하고 있는 마법에 구멍을 낸 것에 경의를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푸하하하! 이걸로 약 100명은 죽였겠지! 그러니 155마리째다!"
타노스는 자신의 주먹에 사라진 데스나이트와 리치들을 바라보며 통쾌하게 웃었고 그 웃음을 본 그란은 함성을 질렀다.
"취이익! 나도 질 수 없다!"
그란은 사용하는 도끼에 마나를 듬뿍 머금은 채 오른팔의 근육을 팽창시켰다. 그리고 있는 힘껏 성문 밖에 있는 적들을 향해 도끼를 내던졌다.
"취이이익!!"
퍼퍼퍽!
마나가 담기고 엄청난 힘이 내포된 도끼는 정확히 데스나이트의 머리를 박살내고 땅에 박혔다. 그리고 이어서 그란이 함성을 지르며 손을 들자 땅에 박혔던 도끼가 다시 그란의 손으로 되돌아갔다.
"오?! 그 도끼는 뭐냐?!"
"취이익! 쿠로딘이 만들어주었다! 다시 되돌아온다!"
"쿠로딘?! 그게 누구야? 나도 한번 사용해보자!"
"취이익! 나만 가능하다! 내 피를 묻혔다!"
듀로크는 그란의 도끼가 되돌아오는 것을 봤고 또 한 번 감탄을 했다.
"저 녀석 언제 쿠로딘에게 저런 것을 받은 거지?"
무슨 원리로 만든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듀로크는 쿠로딘이 그란의 도끼에 에고를 심었다는 것은 눈치챌 수 있었다. 마검 오블리같이 완전한 에고가 아니고 피를 통해서 주인을 인지하여 되돌아오게 하는 불완전한 에고. 그런 에고를 심어서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에고를 통해서 그란은 도끼를 던지고 다시 되돌아오게 하고 던지고를 반복하면서 적을 없애고 있었다.
"일섬!"
그러는 사이에 레이트가 일섬을 사용하여 수많은 적들을 두 동강 내면서 쓰러트렸고 그와 동시에 불의 벽에 구멍이 또 생기고 사라졌다. 듀로크는 그런 레이트의 무력을 보고 다시금 그를 재평가하였다.
"이 정도면 충분히 막고도 남겠군. 그렇다면..."
듀로크는 비아토스와 리리스가 싸우는 광경을 보며 얘기했다.
"과연 저쪽이 얼마나 시간을 끌어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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