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오크 마법사-300화 (299/360)

25장 6왕국 구하기 프로젝트(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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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장 6왕국 구하기 프로젝트(9)

듀로크와 그란, 그리고 3명의 드래곤은 텔레포트를 통해서 무사히 나이트 왕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뒤가 문제였다. 현재 나이트 왕국의 상황을 모를 뿐만 아니라 나이트 병력의 위치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흐음...어떻게 할까?"

【나는 따로 움직이겠다.】

"뭐?"

텔레포트를 하자마자 얘기하는 비아토스의 말에 듀로크는 되물었다.

【네놈들과 같이 다녀봤자 싸움을 즐길 수 없을 것 같으니 혼자 움직이겠다.】

"안돼. 넌 분명 마족이든 나이트든 상관없이 공격할 거 아냐? 그건 용납 못 해."

【네가 나를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해?"

비아토스는 듀로크를 향해 위압을 뿜어내었고 듀로크는 그런 위압에도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얘기했다. 그렇게 서로 견제를 하고 있을 때 아그리마가 그 중간에 끼어들었다.

【둘 다 진정하는게 어때? 우리가 이럴 때가 아니라는 것은 알잖아?】

【...쳇.】

비아토스는 혀를 차며 위압을 뿜어내던 것을 그만두었다. 듀로크는 그런 비아토스의 불만을 어떻게 해야 사그라들게 할지 고민하다가 한가지의 위화감을 눈치채고 얘기했다.

"잠깐. 비아토스."

【뭐지?】

"너는 지금 마족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는 거야?"

듀로크가 느낀 위화감은 바로 이것이었다. 마치 마족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으니 혼자 움직이겠다고 한 것과 같은 비아토스의 어투. 그것을 듀로크는 놓치지 않았고 그의 예상은 다르지 않았다.

【그렇다.】

"어떻게?"

【두 번의 대륙전쟁 때 마족들은 누구보다 내게 흥미를 주는 존재였다. 그래서 그 마족과 싸우는 것을 언제가 고대했지. 또한 언제 나타나도 반응할 수 있도록 마족의 마력을 기억해두었다.】

"그래서 마족의 마력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느낄 수 있다는 건가?"

【그렇다.】

듀로크는 아무리 자신이라도 나이트 왕국 전체를 스캔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 비아토스는 마족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대답에 듀로크는 간단하게 얘기했다.

"그럼 마족을 상대하러 가자."

【뭐?】

【딸꾹. 그러는 이유가 있는 건가?】

"지금 마족들이 상대하고 있는 것은 나이트 왕국의 병력일 거 아냐? 그렇다는 것은 마족들을 쫓다 보면 목표했던 나이트 왕국의 인물들도 만나게 된다는 것이지. 그리고 비아토스의 불만도 사라질 테고. 안 그래?"

【그런 방법이 있었군.】

【딸꾹~ 비아토스 너도 그럼 불만은 없겠지?】

【쳇.】

비아토스는 마지못한 표정으로 혀를 찼고 듀로크는 그런 비아토스의 모습에 미소를 지었다.

"그럼 비아토스. 안내 좀 부탁할게?"

【나에게 맡긴 것을 후회하게 될 텐데? 나는 적이 얼마나 많든 간에 후퇴하는 법이 없으니까.】

"그건 걱정하지 마. 여기서 나가떨어질 녀석은 없으니까."

【...그 말 그대로면 좋겠군.】

그 말을 끝으로 비아토스는 날개를 펼치고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듀로크는 그란까지 플라이 마법을 걸며 그 뒤를 따라갔고 아그리마와 디오노스도 날개를 펼치고 따라갔다. 그렇게 얼마나 날았을까 듀로크는 멀리서 느껴지는 마족과 마물들의 기운을 감지할 수 있었다.

"상당히 많네. 적의 본 군대인가?"

【아니다.】

"아니야?"

【이곳 말고도 마물 부대가 한 곳이 더 느껴진다.】

"그럼 이곳으로 온 이유가 있어?"

【이곳에서 강한 마족의 기운이 느껴지니까.】

비아토스는 기대된다는 것처럼 말하며 마족들이 있는 곳을 향해 혼자서 날아갔고 그런 비아토스를 보며 듀로크는 얘기했다.

"그럼 우리도 한번 깽판을 쳐볼까? 아그리마, 디오노스. 너희들은 마물들을 부탁할게."

【알겠어.】

【딸꾹~ 맡겨달라고. 가져온 술이 떨어지기 전에 돌아가고 싶으니까.】

【디오노스는 드래곤의 모습일 때 술을 마시지 않거든.】

"이유가 있나?"

【몸이 커져서 별로 먹지 못하니까..라는데?】

【딸꾹~ 그러니까 빨리 가자고.】

"풋. 그래. 그란, 우리 둘이서 마족들을 모두 잡도록 하자."

"취이익~ 마족들을 모두 죽이겠다!"

"그럼 비아토스가 다 잡기 전에 뒤를 따르자고."

리리스는 유스트 후작의 부대와 따로 움직이고 있었다. 같이 움직이지 않고 따로 개별행동을 하는 이유는 나이트 왕국의 병력을 몰아넣고 포위하기 위해서였다. 부대를 나누면 각개격파될 수도 있는 위험성이 따르지만 나이트 왕국의 병력으로는 각개격파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리리스는 나눠서 운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리리스의 마족 부대와 마물들은 조금씩 칼립스 성을 향해 진격하고 있었다.

"나이트 왕국의 움직임은?"

"현재 성에서 공성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흐음...다른 움직임은 없나?"

"예."

리리스는 바닥에 엎드려 있는 마족의 등에 앉아있었고 그 밑에 있는 마족은 마치 기쁨을 만끽하는 것처럼 헤벌레 웃음을 지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리리스의 옆에 있는 마족들도 다를 바 없었다. 남성은 물론이고 여성까지 리리스에게 조그마한 은총이라도 받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그렇게 같은 마족들이 리리스에게 복종하고 있는 것은 리리스에게서 나오는 매혹 마법 때문이었다. 리리스의 외모는 선천적으로 미남미녀밖에 없는 마족 중에서도 매우 뛰어났고 그녀는 그녀 자신의 외모가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외모를 더욱 부각시키는 매혹 마법을 연구해서 자신의 세력을 늘려갔다. 그렇게 세력을 늘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마계서열 3위에 올라와 있었다. 지금도 22명의 마족이 그녀의 매혹 마법에 당해서 초점이 잡혀있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리리스에게 있어서 그들은 자신의 손이자 발이며 자신의 지위를 올려주는 이들이었다.

"마물들의 준비는?"

"리리스님의 뜻대로 움직일 겁니다."

"잘했다."

마물들도 22명의 마족들이 가지고 있던 병력이었지만 지금은 리리스의 명령대로 움직이는 휘하부대였다. 그런 마물이 현재 10만. 유스트 후작에게 준 마물을 빼고도 10만에 육박했다.

이만한 병력이면 나이트 왕국을 멸망시키는데 충분한 병력이였기에 리리스는 나이트 왕국의 새로운 움직임이 없는지 확인만 하고 있었다.

"명령대로 움직였으니 상을 줘야겠지?"

"아아..."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게 은총을..."

리리스는 손톱으로 손가락에 상처를 내서 피를 바닥에 떨구었다. 그러자 바닥에 떨어진 피를 마시기 위해서 22명의 마족이 모두 달라붙었고 서로 상처를 입히는 것까지 꺼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광경을 리리스는 재밌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호호호! 내 피를 먹고 더 충성을 맹세해라. 그리고 더 나를 위해서 움직여라. 이 천한 돼지들아!"

자신의 밑에서 기어 다니는 마족들을 보며 리리스는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방심하고 있어서 였을까? 그녀는 자신의 뒤로 접근하는 커다란 생명체를 눈치채지 못했다.

【그렇게 재밌나? 마족.】

"뭐?!"

리리스는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워하며 고개를 돌렸고 생각지도 못한 존재가 눈앞에 있는 것을 보고 몸이 굳어버렸다.

"너는...비아토스?"

검은 빛깔을 뿜어내는 거대한 드래곤. 온몸에 있는 수많은 흉터와 보는 이를 압도하게 만드는 위세. 그런 모습을 가진 드래곤을 리리스는 착각할 리가 없었다.

【나를 아는 것을 보니 전 대륙 전쟁에 참가했었나 보군. 하지만 넌 누구지?】

비아토스의 말대로 리리스는 과거 대륙 전쟁 때 참가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중급 마족이였고 세력과 무력 또한 지금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약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때 비아토스의 무서움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본 존재 중 한 명이였다.

수많은 마족이 달라붙어도 그를 당해내지 못했고 수많은 상처를 입혀도 그는 끄덕하지 않았다. 상급 마족만이 그를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그는 폭력의 드래곤이였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기억으로 인한 공포심보다 분노를 더욱 느꼈다.

"그래...너는 여전하구나."

마치 자신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과 상급 마족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찮은 것을 보는듯한 눈빛이 그녀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녀가 손가락을 튕기자 지금까지 피를 핥으며 싸우고 있던 마족들이 일제히 비아토스를 둘러쌌다.

또한 멀리서 기다리고 있던 10만에 달하는 마물들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비아토스를 향해 조금씩 접근해갔다.

"하지만 머리는 나빠진 모양이지? 적진의 한가운데로 오다니. 아무리 너라도 이만한 병력을 너 혼자서 상대할 수는 없을 텐데?"

【못할 것도 없지. 하지만 아쉽게도 오늘은 혼자 온 것이 아니다. 이래서 따로 움직이고 싶었건만.】

"뭐?"

리리스는 비아토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그 말이 끝나고 몇 초도 지나지 않아서 비아토스의 옆으로 몇 명의 존재가 날아왔다.

"너희들은?!"

"미안하지만 깽판 좀 치러 왔다. 마족 양반."

듀로크와 그란 그리고 2명의 고룡 드래곤이 나타나면서 분위기는 급변하기 시작했다.

'위험해.'

리리스의 본능이 말하고 있었다.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3마리의 고룡급 드래곤. 비아토스를 제외한 2마리의 고룡도 대륙 전쟁을 겪은 리리스는 그들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비아토스와 맞먹을 정도의 전력을 가지고 있기에 그 3마리의 고룡만으로 22명의 마족을 상대할 수 있기에 충분해 보였다.

그런 3마리의 고룡은 리리스의 등꼴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본능이 위험을 말하고 있는 것은 그들이 아니였다.

'저,저 녀석은 대체 정체가 뭐야?!'

가면을 쓰고 지팡이를 들고 있는 마법사. 겉으로는 평범한 마법사로 보였다. 하지만 리리스만한 강자는 내면을 훑어볼 수 있었고 그의 내면을 바라본 리리스는 마치 마왕님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마법사와 시선이 부딪히는 순간 리리스는 온몸에 닭살이 돋아나는 것을 느꼈고 그와 동시에 명령을 내렸다.

"저들을 죽여라!!"

리리스의 명령이 떨어지는 순간 마물들과 마족들이 일제히 움직이며 그들을 덮쳤다. 그리고 그에 맞혀서 그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프로스트 노바.】

아그리마가 말하는 동시에 그녀를 중심으로 약 100여 미터에 달하는 공간이 모두 얼어버렸다. 10만에 달하여 끝없이 몰려오고 있는 마물들 중 20%에 해당하는 마물이 그녀의 마법에 순식간에 얼어버려서 움직이지 못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디오노스가 마법을 사용했다.

【클라우드 썬더.】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끼면서 먹구름은 크기를 한 번에 키워나갔다. 그리고 갑자기 먹구름이 번쩍이면서 전기를 뿜어내었고 이내 얼려진 마물들을 향해 낙뢰가 떨어졌다. 낙뢰의 비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정도로 수많은 낙뢰가 먹구름에서 떨어져 내렸다. 그렇게 얼려져 있던 마물들은 낙뢰를 피할 수 없었고 얼음이 폭발되면서 그대로 잔해가 되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또한 얼려져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낙뢰에 맞은 마물들이 새까맣게 타버리면서 즉사를 할 정도로 디오노스의 마법은 강력했다.

【딸꾹~ 빨리 처리하고 가자고. 가서 술 마시고 자고 싶으니까.】

【그래. 동감이야. 마물들도 과거와 다를 바 없어서 내 흥미를 끌지도 못하고 있거든.】

그런 두 고룡은 무력도 무력이였지만 과거에 대륙 전쟁을 겪은 경험으로 마물들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있었다. 단일 공격보다는 범위 공격으로. 접근하는 마물은 빠르고 간단한 마법으로. 흩어져서 싸우는 것보다는 서로 등을 맞대고 뭉쳐서 싸우는 등 노련한 방법으로 마물들에게 틈 하나 보이지 않았다.

리리스는 그런 두 고룡을 가만히 두었다가는 마물들이 전멸당할 거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기에 그들을 향해 달라붙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의 앞을 가로막는 존재가 있었다.

【네 상대는 나다.】

비아토스는 다짜고짜 입을 벌리고 리리스를 향해 브레스를 쏘았다. 리리스는 마력으로 방어막을 만들어서 막았지만 그녀는 뒤에 마족들이 있는 것을 깜빡하고 있었다.

"으아아악!!"

갑작스러운 독 브레스에 5명의 마족이 녹아서 사라졌다. 리리스는 마족들이 죽는 것은 너무나 뼈아픈 손실이라고 생각하면서 마족들을 향해 얘기했다.

"일제히 저 드래곤을 죽여라!"

리리스의 말에 17명의 마족들이 일제히 비아토스를 향해 돌격했다. 아무리 비아토스라고 해도 전 방향에서 공격하는 마족을 막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리리스 또한 비아토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때 마족들의 앞에 파이어볼이 생성되면서 그들의 앞길을 막았다. 마족들은 겨우 파이어볼이라며 우습게 보며 무시하고 비아토스를 공격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게 마족들의 치명적인 실수였다.

화아악.

"뭐?!"

"이건?!"

파이어볼에 닿은 마족이 증발하는 것을 본 마족들이 뒤늦게 파이어볼을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파이어볼은 유도탄처럼 마족들의 뒤를 따라다녔고 이미 마족들이 뒤로 빠졌을 때는 절반에 가까운 마족이 당한 후였다.

"너희들의 상대는 나라고 했을 텐데?"

듀로크는 수십 개가 넘는 파이어볼을 띄어둔 상태로 마족들을 향해 얘기했다.

"네놈! 대체 정체가 뭐냐?!"

"그게 그렇게 궁금해? 어차피 너희들은 여기서 죽을 거잖아. 그리고 나만 신경 쓰다가는 큰 코 다친다?"

"뭐?"

마족은 듀로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고 그 순간 자신의 시야가 갑자기 절반으로 갈라지면서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마족은 이내 화끈한 통증과 함께 자신이 두 쪽으로 갈라졌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뭐야?!"

"취이익~ 마족들 죽인다. 덤벼라!"

그란은 마족을 양분한 도끼를 들며 다른 마족들을 향해 외쳤다.

"오크 주제에 감히!"

마족은 그란을 향해 마력으로 만든 검은 화염구를 날려 보냈다. 하지만 그란은 배틀 엑스로 검은 화염구를 양분했고 그대로 마족을 향해 돌진해서 어깨로 마족의 몸을 박았다.

쾅!!

"커억!"

2미터가 넘고 온몸이 근육질에다가 소드마스터의 신체를 가진 그란의 돌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마족은 그 충격에 뒤로 날아갔고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그란의 도끼에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취이익~ 다음."

그란은 또 다른 먹잇감을 찾기 시작했고 그 광경을 리리스는 비아토스와 싸우면서 지켜볼 수 있었다.

'저 근육질의 오크도 강하지만 마족이 여럿이 붙으면 처리할 수 있어. 그런데...'

리리스의 말대로 이 중에 그란의 무력이 제일 약해 보였다. 그래서 마족들이 일제히 그란을 공격해서 처리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듀로크 때문이었다.

'마족들을 장난감처럼 다루다니...대체 정체가 뭐지?!'

리리스는 알 수 있었다. 듀로크란 인물이 마족들을 상대로 진심으로 상대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일부러 근육질의 오크에게 마족들이 한꺼번에 덮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을.

'일부러 2명 혹은 1명만 대치를 하게 만들고 있어. 마치 전투를 하면서 성장하길 바라는 것처럼.'

마족들이 마법을 사용해도 일절 통하지 않고 압도적인 마법력을 보여주는 마법사. 접근전을 펼쳐도 오히려 뒤지지 않고 우세함을 보여주는 마법사. 마족들을 마치 어린아이처럼 갖고 노는 마법사. 리리스는 그런 마법사를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다.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잖아. 저런 괴물이 존재한다고 듣지 못했는데!'

【여유롭나 보군. 나와 싸우고 있는데도 딴생각을 하다니.】

리리스는 위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아차 했다. 그리고 위에서 비아토스가 거대한 마법진을 만들어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라비티.】

쾅!

"으윽!"

중력이 갑자기 수십 배가 되면서 리리스가 땅으로 처박혔다. 그리고 중력에 의해서 잠시 움직이지 못하고 있을 때 비아토스는 쉬지 않고 마법을 사용했다.

【포이즌 워터.】

"익스플로젼!"

리리스는 폭발 마법을 사용해서 그 반작용으로 그라비티 마법진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아주 잠깐의 차이로 리리스가 있던 곳에 비아토스가 마법으로 만든 독물이 타격했고 독한 연기와 함께 땅이 검게 죽어 나갔다.

이어서 비아토스는 뒤로 물러난 리리스를 향해 또 마법을 시전했다.

【포이즌 렌스.】

독으로 만들어져있는 액체의 창이 수십 개가 생성되었고 리리스를 향해 일제히 날아갔다. 리리스는 독의 창에 하나라도 맞는 순간 자신의 몸이 녹는다는 것을 알기에 마력을 사용해서 거대한 방패를 만들었다. 방패는 독의 창을 견고하게 막아주었는데 리리스는 땅 밑에서 연기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뒤로 빠졌다.

그리고 이어서 땅 밑에서 독의 창이 튀어나왔고 리리스를 추격했다. 그렇게 비아토스는 리리스를 계속해서 밀어붙였고 리리스는 도망치기에 바빴다.

【언제까지 도망만 칠 거지? 좀 더 나를 즐겁게 해라.】

"으득!"

리리스는 자신을 가지고 노는 비아토스의 행동에 이빨을 갈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현 상황을 파악했다. 22명의 마족 중 남은 마족은 불과 6명. 마물도 벌써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죽었고 리리스 자신도 비아토스를 이길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녀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단 하나였다.

"다크 클라우드!"

리리스를 중심으로 검은 먹구름이 생성돼서 시야를 가렸다. 먹구름은 비아토스는 물론이고 듀로크와 마물들이 있는 곳까지 퍼져나갔다. 그리고 어둠이 깔리면서 잠시 당황하는 사이에 리리스는 마족들과 마물들에게 명령했다.

"모두 후퇴한다!"

리리스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전투를 펼치고 있던 마족들과 마물들이 일제히 뒤로 빠졌다. 그리고 바람 마법으로 먹구름을 모두 없앤 비아토스와 듀로크는 도망치는 그들을 가만히 보고 있지 않았다.

"도망치게 둘 것 같아?"

【나에게서 도망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후퇴하는 이들의 앞에 거대한 화염의 벽과 독의 늪이 생성되었다. 리리스는 자신의 마법으로도 뚫기 힘들다는 것을 눈치채고 마물들을 향해 명령을 했다.

"돌진해라!"

마물들이 리리스의 말에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돌진했다. 마물들은 독의 늪으로 돌진하고 화염의 벽을 향해 부딪혔다. 그러면서 수많은 마물들이 독에 녹고 화염에 사라져갔다. 하지만 수많은 마물들이 부딪힌 덕분일까? 독의 늪은 받아들일 수 있는 양을 초과해서 마물의 시체로 만든 길이 생성되었다.

더구나 화염의 벽도 마물들이 부딪히면서 세기가 사그라든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것이 리리스가 노린 것이었다.

"다크 홀!"

리리스가 마법을 사용하면서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검은 구멍이 화염의 벽에 생성되었다. 그리고 다크 홀로 인해서 화염의 벽에 구멍이 생겼고 그 구멍을 통해서 리리스와 마족들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듀로크와 비아토스는 그 뒤를 쫓으면서 도망치는 것을 추격했다.

"저들을 막아라!"

마물들이 일제히 쫓아오는 듀로크와 비아토스를 향해 달라붙었다. 듀로크는 그런 마물들을 파이어볼로 없애버리고 비아토스는 독 브레스를 뿜어서 일제히 접근해오는 마물들을 처리했다. 하지만 마물들이 그렇게 시간을 끄는 사이에 리리스와 마족들은 이미 모습을 감추고 도망을 친 상태였다.

"쳇. 도망치는 것 하나는 빠르네."

【벌써 흔적이 사라졌군. 재빠른 것은 인정하겠다.】

"다들 괜찮지? 다친 데는 있어?"

"취이익~ 다친 곳 없다. 빨리 마족과 또 싸우고 싶다."

【나도 없어.】

【딸꾹~ 있어도 술 한번 마시면 다 낫는다고.】

"그럼 치료하지 않고 곧바로 이동할게."

【어디로 갈지 정한 건가?】

"응. 예상대로 멀지 않은 곳에서 느껴져. 나이트 왕국의 병력이."

듀로크는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서 나이트 왕국의 병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곳에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기운을 뿜어내는 인물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하나는 메스 같은데 그거와 맞먹을 정도의 기운이 두 명이나 더 있다니. 누구지?"

듀로크는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기운에 고개를 갸우뚱거렸지만 이내 가서 확인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그들이 움직이면서 목표로 한 곳이 바로 나이트 왕국의 병력이 집결하고 있는 칼립스 성이었다.

"저기다."

듀로크가 칼립스 성을 가리키며 선두로 앞장서서 나아갔다. 그리고 듀로크와 드래곤들의 등장에 칼립스 성에 있는 수많은 인간들이 경악에 가득 찬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인물도 있었으니 바로 메스였다. 메스는 마치 오래된 인연을 가지고 있는 친구를 바라보는 것처럼 친근한 눈빛으로 맞이해주었고 듀로크는 메스를 향해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잘 지냈나? 메스. 늦은 것은 아니겠지?"

"천만에. 오히려 너무나 완벽한 타이밍에 놀라워하고 있었다...듀로크."

메스는 듀로크를 향해 손을 내밀었고 듀로크는 미소를 지으며 그의 악수를 받아주면서 그들은 서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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