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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295화 (294/360)

25장 6왕국 구하기 프로젝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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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장 6왕국 구하기 프로젝트(4)

골드 드래곤인 마레니르는 젊은 드래곤이 아니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고룡에 속하고 있는 것도 아니였다. 그의 나이는 약 4천 살로 제2차 대륙전쟁 때 젊다는 이유로 전쟁에 참가할 수 없어서 그가 마족과 마물을 상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일까? 그는 수많은 마물들을 학살하는 맛에 심취해있었다.

【크하하하! 죽어. 죽어라!】

마레니르의 마법에 마방이 높은 마물들도 버티지 못하고 죽어 나갔다. 유희 때와는 다른 즐거움. 그것이 마레니르를 흥분시키게 만들었다.

【하등한 마물들아. 드래곤의 힘을 보여주마!】

골드 드래곤의 특기는 전기 마법이었고 전기 마법은 전이가 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수만 마리가 득실거리는 곳에서 전이되는 마법은 어떤 마법보다도 커다란 효과를 발휘했다.

지지지직!!

마레니르의 전기 마법에 맞은 마물은 재가 되어 사라졌다. 하지만 전기는 한 마리에서 멈추지 않고 다음 한 마리를, 그리고 다음 한 마리를,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다음 한 마리를 향해 퍼져나갔다. 그렇게 한 번의 전기 마법으로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마리의 마물이 죽어 나갔다.

【죽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구나! 더 나를 즐겁게 해봐라!】

마레니르의 웃음이 공기를 통해서 울려 퍼졌고 그런 그의 웃음이 누군가에게는 마치 목표로 삼아달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려왔다. 그리고 그의 곁으로 한 명의 인물이 다가왔다.

"재미를 보는 것 같군. 도마뱀."

【도마뱀이라고?! 누구냐!】

마레니르는 자신을 도마뱀이라고 부르는 존재를 이 세상에서 없애버리겠다는 생각을 하며 강한 적의와 함께 뒤를 돌아봤다. 하지만 뒤를 돌아보는 순간 마레니르는 양쪽 날개에서 강한 고통을 느꼈다.

콰직!

【크아아악!】

양 날개에 구멍이 뚫리면서 마레니르는 지상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고통 속에서도 플라이 마법을 사용해서 땅에 부딪히는 것을 피할 수 있었고 마레니르는 자신의 양 날개를 찢은 이를 분노에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네놈! 마족이냐?!】

"당연한 것을 왜 묻지?"

【비열한 것 같으니! 기습을 해?!】

"전쟁에 비열한게 있나? 이기면 끝인 것을."

【닥쳐라! 역시 마족은...】

마레니르의 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마족은 움직여서 마레니르의 몸으로 접근했다. 그리고 말하는 도중에 움직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마레니르는 반응이 늦었고 마족의 공격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서걱!

【크아아악!】

마족의 검은 손톱으로 인해서 배에 커다란 상처가 생겼다. 마레니르는 고통에 손을 휘둘렀지만 마족은 가볍게 피하면서 뒤로 물러났다. 이어서 마족은 손에 묻은 드래곤의 피를 혀로 핥으며 얘기했다.

"으음. 드래곤의 피도 맛은 나쁘지 않군."

【이놈이!】

마레니르는 마족을 향해 전기 마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마족은 날개를 조금 움직이는 것으로 전기 마법을 가볍게 피했다. 그리고 피한 전기 마법은 밑에서 싸우고 있는 용병과 마물들을 덮쳤다.

"마법을 남발해도 되나? 네 동료들까지 맞는다만?"

【시끄럽다!】

마레니르는 마족의 도발을 무시하고 마법을 계속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마레니르와 마족의 근처에 있는 용병들과 마물들이 본능적으로 도망치고 있었고 둘만의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마레니르가 수많은 마법을 난사했는데도 마족은 하나도 맞지 않고 있었다. 실제로 마레니르와 마족의 무력은 비등비등했지만 가장 큰 차이점이 있었다. 마족은 마계에서 항상 경쟁하면서 싸우기 때문에 전투 경험이 풍부했지만 드래곤들은 유희를 하거나 자신보다 약한 존재한테만 싸움을 걸었기에 전투 경험이 거의 전무했다.

그런 차이점 때문에 비슷한 무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왜,왜! 맞지 않는 것이냐!】

"왜긴? 마법을 그냥 사용하기만 하면 누가 맞아줄 거라고 생각하나?"

마족은 어느새 드래곤의 어깨에 올라와 있었고 다시 한번 손톱으로 어깨를 내리찍었다. 마레니르는 화끈한 고통에 또다시 비명을 질렀다.

"시선, 손의 움직임, 마나의 변동. 그것들을 통해서 네가 어디에 쏘는지 다 보인다. 파괴력만 좋지, 완전히 지능 없는 도마뱀이군."

【이 자식!】

마레니르는 결국 분노가 머리끝까지 올라와서 입을 열고 전기 브레스를 뿜어내었다. 마족을 향해 브레스를 마음껏 뿜어내던 마레니르는 이내 마족이 눈앞에서 사라진 것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하찮은 존재 같으니. 조용히 했다면 목숨이라도 유지했을 것을.】

"누구를 말하는 거냐?"

【뭣?! 크아아아악!!】

마레니르는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가 엄청난 격통에 비명을 질렀다. 마레니르의 옆구리에 거대한 자상이 생겼고 그와 함께 대량의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 충격에 마레니르는 플라이 마법이 해제되면서 지상으로 추락했다.

쿵!!

【으윽...】

"이제 시작이라고?"

마족은 지상에 추락한 마레니르의 발 뒤쪽으로 가서 양쪽 발등을 손톱으로 훑고 지나갔다. 그 결과 힘줄이 잘렸고 그에 만족하지 못한 마족은 손의 힘줄까지 자른 후에 마레니르의 배 위에 올라탔다.

"드래곤 하트 맛이 어떤지 궁금했지. 어디 한번 맛 좀 봐볼까?"

마족이 손톱을 세우고 마레니르의 가슴을 찌르려고 했다. 마레니르는 그 광경을 보고 있는데도 여전히 갑작스러운 충격에 벗어나지 못해서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죽는 것인가? 드래곤인 내가?!'

자신이 얼마나 나약하고 거만했는지 후회감과 동시에 죽음에 대한 공포가 몰려왔다. 하지만 신은 아직 그를 버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서걱.

"어?"

마족은 시야가 갑자기 돌아가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눈치채지 못했다. 그저 자신의 몸이 보이는 것과 그 뒤에 한 명의 인물이 있다는 것만 확인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의 시야가 수십 조각으로 잘리면서 그의 의식은 사라졌다.

쿵.

얼굴을 잃은 마족의 몸은 힘을 잃으며 쓰러졌고 수십 개의 조각으로 잘린 머리는 밑으로 떨어졌다.

"킁. 별 것도 아닌 것이."

【너,너는?】

"이런 것에 당하다니. 드래곤도 의외로 별거 아니구나?"

【뭐,뭐라고?!】

인간의 도발에 발끈한 마레니르는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그와 동시에 상처의 격통이 일어났다.

【으윽!】

"빨리 상처나 치료하고 다시 전선에 복귀하라고. 그리고 이성을 잃어서 내 부하들까지 공격하지 말도록. 알겠어?"

인간은 커다란 검으로 마레니르의 얼굴에 가져다 대며 얘기했다. 그런데 그저 검을 눈앞에 가져다 대었는데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위압감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마레니르는 그런 위압감 앞에 고개를 끄떡일 수밖에 없었다.

【알,알겠다.】

"그럼 나는 다른 마족이나 처리하러 가겠다. 킁! 빨리 처리해서 나도 재미 좀 봐야지."

그 말을 하며 그 인물은 사라졌다. 그리고 마레니르는 그 인물이 요리스 왕국의 왕이란 것을 뒤늦게 눈치챘고 자신이 얼마나 거만해 있었는지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게 헤츠는 중급 마족들을 하나씩 처리하고 다니고 있었고 그와 동시에 조금씩 상황은 변화하고 있었다.

"후...후..."

나미래는 오랜만에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하지만 고통스러운 헐떡임이 아니고 마치 격한 운동을 한 후에 헐떡이는 것과 같은 상쾌함이 들어가 있었다.

"괴물 같은 년..."

"칭찬 고마워."

"대체 네 년의 정체가 뭐냐?!"

"글쎄? 나도 내 정체가 뭔지 모르겠는데?"

나미래의 중심으로 주변은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수많은 크레이터와 균열로 가득했고 키메라였던 생명체들은 모두 작살이 나서 원래 형체를 모를 정도로 분해되어 있었다. 물론 나미래의 모습도 멀쩡하지 않았다.

나미래의 원래 팔과 다리였던 것으로 보이는 물체들이 몇 개씩 주변에 흩어져 있었고 그녀의 옷은 수많은 공격에 의해서 찢어지고 구멍이 나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모두 재생되면서 흠집 하나 남아 있지 않았다.

"이게 끝이야? 끝이면 네가 직접 덤비는 것은 어때?"

"크윽..."

"설마 너 자신은 약하고 컬렉션의 힘으로 자리를 차지했다는 그런 설정은 아니겠지?"

"이 년이 어디서 입을 나불거리냐!"

울리드는 분노를 표출하면서 나미래에게 돌진했다. 나미래는 분노하는 울리드를 보며 자신의 예상이 맞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나미래는 돌진해오는 울리드의 공격을 피하지 않고 카운터로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때 위에서 떨어지며 바스타드 소드를 내리찍는 인물이 있었다.

깡!!

울리드는 분노하는 와중에도 무의식적으로 손을 위로 올려서 방어했다. 그리고 바스타드 소드와 손이 부딪히면서 강한 쇳소리를 내며 불꽃이 튀었다.

"킁! 혼자만 재미 보지 말라고."

"이 녀석들이!"

울리드가 힘을 주어 밀면서 헤츠는 뒤로 밀려났다. 울리드는 그 두 명을 바라보며 얘기했다.

"어지간히 나를 상대하고 싶었나 보군. 부하들을 죽게 놔두고 오다니 말이야."

"죽게 놔둔다?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헤츠는 어깨를 들썩이며 코웃음을 쳤고 그러자 울리드의 관자 쪽 혈관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울리드는 그의 도발에 넘어가지 않고 여유롭게 얘기했다.

"허세를 떠는 건가?"

"허세? 넌 귓구멍도 막혔나? 저 소리가 들리지 않아?"

"소리?"

소리란 말에 울리드는 귀를 기울였고 이내 땅이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는 것을 눈치챘다.

"이건?"

"고맙다. 네가 나미래와 싸우는데 정신이 팔려줘서."

땅이 울리는 소리가 이내 멈추면서 수많은 병력이 헤츠의 뒤에 열을 맞추고 대기했다. 그리고 헤츠는 그 대군을 보며 얘기했다.

"덕분에 별 피해도 없이 모두 죽일 수 있었으니까."

수만의 용병과 열 마리의 드래곤. 그들이 모두 헤츠의 뒤에 서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

"내 마물과 마족들이 모두 죽었다고?!"

"그래. 나미래가 너와 싸워주는 동안 내가 친절히 네 마족들을 모두 죽여줬지. 그 다음에는 드래곤들이 마물들을 싹 쓸어주었고."

"한마디로 네 덕분이라는 거야."

헤츠와 나미래는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고 그 미소가 어느 때보다 울리드의 분노를 이끌어주고 있었다.

"네놈들...잘도 여기까지 해주었구나. 이것까지 사용할 줄은 몰랐건만."

"헤에? 아직도 남겨둔 것이 있어? 그것도 내가 친히 부숴줄게."

나미래는 기대한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울리드는 공중에 5개의 검은 구멍을 만들어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와 다르게 그 구멍의 크기는 차원이 달랐다. 직경 수십 미터에 달할 정도로 커다란 크기. 그것이 울리드의 비장의 무기라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자랑스럽게 여겨라! 이것을 보는 것은 너희들이 처음이다! 그리고 전율해라! 나의 위대한 컬렉션에!"

울리드의 말이 울려 퍼지는 동시에 구멍에서 모습을 드러내었고 그것을 본 이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저,저건!"

"본,본 드래곤!!"

모든 몸체가 뼈로 이루어져 있고 수십 미터의 신장을 가지고 있는 뼈의 드래곤. 본 드래곤이었다.

본 드래곤은 살아있는 드래곤을 죽여야만 만들 수 있었다. 왜냐하면 수명을 마친 드래곤은 산화되면서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기 때문이었다. 또한 본 드래곤은 생전의 드래곤이 죽으면서 생긴 원한을 매개체로 만들기 때문에 원래 드래곤의 100% 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에 필적한 힘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역사 속에서 본 드래곤을 만든 이들이 있었지만 그 본 드래곤은 모두 고룡 급이 아닌 헤츨링 및 다 자라지 않은 드래곤들이었다. 더구나 본 드래곤을 만든 이들은 모두 드래곤들의 분노를 받아서 끔찍한 죽음을 맞이했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본 드래곤들은 급이 달랐다. 크기만 봐도 수십 미터에 달하며 누가 봐도 고룡급의 드래곤으로 만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걸 눈치챈 드래곤들은 그대로 분노를 울리드에게 뿜어내었다.

【안식에 들어야 하는 이들을 데리고 농락을 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네 녀석에게는 드래곤의 분노가 떨어질 것이다!】

누가 명령하지도 않았는데도 드래곤들은 일제히 입을 벌려서 브레스를 쐈다. 브레스는 울리드와 본 드래곤들을 모두 한 번에 없애버릴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울리드가 손을 내리면서 얘기하자 본 드래곤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응하라."

울리드의 명령에 본 드래곤들도 똑같이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날아오는 브레스를 향해 똑같이 브레스로 대응했다. 하지만 본 드래곤들이 쏘는 브레스는 골드 드래곤과 달랐다. 화염, 전기, 독, 냉기, 물. 각자 다른 속성을 가진 브레스를 5마리의 본 드래곤이 뿜어내었다.

더구나 그들은 생전에 고룡이였던 존재들. 아무리 100%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골드 드래곤이 10명이라고 해도 5마리의 고룡급이 강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 결과 골드 드래곤들이 쏜 브레스가 밀리면서 본 드래곤의 브레스가 용병들과 드래곤을 덮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앞을 2명의 인물이 가로막았다.

"하앗!"

【앱솔루트 실드!】

헤츠가 바스타드 소드를 바닥에 꽂아두고 검막을 펼쳐두었다. 그리고 그 옆에 다르디엔이 다가와서 앱솔루트 실드를 펼쳤다. 그리고 브레스가 그 둘을 덮쳤다.

콰콰쾅!!

"크윽..."

【으음..】

우선 헤츠와 다르디엔의 활약 덕분에 브레스를 막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본 드래곤의 브레스는 끝나지 않은 채 계속해서 뿜어내고 있었고 언제까지 그들이 버티고 있을 수도 없었다.

"나미래! 지금이다!"

"알겠어!"

헤츠는 버티면서 나미래를 향해 얘기했고 나미래는 본 드래곤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날아가면서 동시에 나미래는 발로 본 드래곤들의 턱을 걷어찼고 그와 동시에 브레스의 방향도 위로 올라가게 되었다.

"지금이야!"

브레스가 위로 올라간 사이에 헤츠는 꽂아두었던 바스타드 소드를 뽑고 크게 공중을 향해 휘둘렀다. 그러자 검압이 본 드래곤들을 향해 날아갔고 몸을 이루고 있는 뼈에 검압이 부딪혔다. 하지만 드래곤의 뼈는 엄청난 강도를 가지고 있었고 울리드가 강화를 시키면서 헤츠의 검압에도 부서지지 않고 견고했다.

"쳇."

헤츠는 혀를 찼지만 울리드는 지금의 검압으로 본 드래곤의 뼈에 금이 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싸움을 이어나가도 자신에게 득보다 해가 많다는 것을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렇기에 울리드는 아쉬움을 삼키며 얘기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

울리드가 손가락으로 튕기자 자신을 포함해서 6개의 검은 구멍이 생겼다. 그리고 본 드래곤들은 구멍을 향해 들어갔고 울리드도 뒤에 있는 구멍으로 들어갔다.

"도망치는 거냐?!"

"오늘은 너희들이 승리했다고 해주마. 하지만 다음은 내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 그러니 각오하고 있도록!"

울리드가 이빨을 갈면서 얘기하고 구멍 안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본 드래곤도 구멍으로 들어가 사라지고 있었는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한 마리의 본 드래곤이 구멍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있었다.

"뭐야?"

"저 녀석은 왜 그러지?"

본 드래곤의 이상 행동에 모두 의아해했다. 본 드래곤은 마치 하나의 존재를 계속해서 바라보는 것처럼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선의 중심에 있는 이는 본 드래곤의 시선을 보고 설마 하는 심정으로 얘기했다.

【설마...메니에르?】

다르디엔의 목소리와 함께 본 드래곤이 움직였고 구멍 안으로 들어갔다. 마치 확인해야 할 것을 확인했다는 것처럼.

울리드가 물러나고 난 후 용병들이 정비하는 사이에 나미래는 헤츠와 모리스에게 얘기했다.

"이제 라이언 왕국으로 가는 것에 문제없는 거지?"

"쳇. 알겠다."

이제 반대할 명분이 없는 헤츠는 마지못해서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모리스는 나미래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헤츠에게 얘기했다.

"그럼 이동할 준비를 하겠습니다."

"그래."

나미래는 이제 얘기도 했으니 임시 사령부에서 나가려고 했는데 헤츠가 그녀를 붙잡았다.

"어이. 하나 궁금한게 있어."

"뭔데?"

"다른 왕국의 병력도 모두 집결해서 한 번에 공격하자는 의도는 알겠어. 그렇다면 다른 왕국에도 너같이 파견 보낸 인물들이 있는 건가?"

"응. 있어."

"그러면 우리 왕국으로 오겠다고 한 것은 네 의지인가? 아니면 듀로크가 시켜서 온 건가?"

"그게 중요해?"

"그저 궁금할 뿐이다."

나미래는 헤츠의 눈빛을 보고 어깨를 뜰썩이며 얘기했다.

"듀로크가 그렇게 하라고 해서 온 건데?"

"그런가?"

"하지만."

"응?"

"어차피 듀로크가 아니여도 여기로 올 생각이였다고."

그 말을 하며 나미래는 바깥으로 나갔고 헤츠는 그런 그녀가 나간 곳을 보며 피식 웃음을 내보냈다.

나미래는 다르디엔을 만나기 위해서 걸어갔고 오래 걸리지 않아서 다르디엔을 찾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다르디엔은 여전히 드래곤 본연의 모습으로 있어서 찾기 쉬웠기 때문이었다.

"어이, 드래곤 로드."

【...나미래 양인가.】

"다른 드래곤들은 어디 갔어?"

【잠시 자리를 비워달라고 했네.】

"그래?"

나미래는 거대한 드래곤인 다르디엔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나미래는 그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런 침묵이 무거운 것일까? 다르디엔이 먼저 나미래에게 얘기를 걸었다.

【물어보지 않는 건가?】

"묻지 않아도 무슨 일인지는 대충 알아. 그리고 당신이 얘기하고 싶지 않으면 얘기하지 않는 거지."

다르디엔은 그런 나미래의 말에 잠시 쳐다보다가 혼자 얘기하기 시작했다.

【우리 드래곤은 수명을 다하고 죽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시체가 사라진다네. 마치 신의 품에 돌아가는 것처럼 말이네.】

"그래?"

【하지만 안식에 들어가지 못하고 죽으면 시체는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게 되네. 마치 원한 혹은 념이 남아있는 것처럼.】

"그래서?"

【그럴 경우에는 남은 드래곤들이 그 시체를 화장해주네. 안식에 들어서 신의 품으로 돌아가라는 뜻으로.】

"그럼 그녀도 그렇게 해줄 거야?"

【그러는 것이 맞겠지. 아니, 그래야만 하네. 그것이 내가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성의겠지.】

"그래. 그리고 그녀와 만나는 순간은 무조건 올 거야. 내가 그렇게 만들어줄게."

【...고맙네.】

"천만에. 그러니 지금은 우선 우울해 하지 말고 빨리 라이언 왕국으로 옮기도록 하자. 그래야 만날 때를 대비해서 준비도 할 수 있지 않겠어?"

【그렇군. 그 말이 맞네.】

다르디엔은 기운을 차린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나미래는 미소를 지으며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하나 궁금한게 있네.】

"뭔데?"

【자네가 나와 같은 상황이였다면 어떻게 했을 건가?】

"그야 당연히 한가지뿐이지."

나미래는 주먹을 땅에 박으며 얘기했다.

"울리드란 녀석을 쥐어팬 다음에 그녀를 해방시켜줘야지."

【푸흡. 좋은 방법이네.】

다르디엔은 피식 웃음을 내보냈다. 그렇게 기운을 차린 다르디엔과 골드 드래곤들의 힘으로 요리스 왕국의 인원들이 조금씩 라이언 왕국과 그란 왕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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