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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292화 (291/360)

25장 6왕국 구하기 프로젝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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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장 6왕국 구하기 프로젝트(1)

나르샤와 세트리나, 가이토스를 비롯한 블루 드래곤 10명은 윌나스 마을로 텔레포트 해서 빠르게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텔레포트를 하자마자 보이는 광경은 그들의 예상을 훨씬 빗나간 모습이었다.

"뭐야?"

"벌써?"

나무들은 불타오르고 있었고 수많은 엘프의 시체들이 바닥에 깔려 있었다. 시체 중에 사지가 모두 온전히 남아있는 것은 없었고 모두 누가 먹고 놔둔 것처럼 심각하게 손상된 상태였다.

"젠장!!!"

나르샤는 분노에 찬 욕설을 한 후에 플라이 마법으로 날아갔다. 세트리나는 그런 나르샤를 보고 블루 드래곤들에게 얘기했다.

"모두 원모습으로 돌아가세요. 그리고 그녀의 뒤를 쫓겠습니다."

세트리나의 말에 블루 드래곤들이 거대한 파란색의 도마뱀으로 변했다.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 블루 드래곤은 세트리나의 말대로 나르샤의 뒤를 쫓아갔다. 그리고 그녀의 뒤를 쫓아가면서 주변을 둘러봤는데 여전히 수많은 시체와 전투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세트리나님. 이 흔적은 역시 마물입니까?】

【예. 가이토스도 조심하세요. 마물 중에서는 우리 드래곤의 가죽도 뚫는 마물이 있으니까요.】

【알겠습니다.】

【다른 이들도 긴장을 늦추지 마세요. 알겠나요?】

【예.】

세트리나는 다른 드래곤들에게도 얘기했지만 그들이 자신의 말을 그대로 따를까 불안했다. 자신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왕은 물론이고 마물조차 본 적이 없는 드래곤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젊은 드래곤답게 자신이 강한 줄 착각하여 마물들을 우습게 여길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세르티나는 걱정이 되었다. 그렇게 그녀가 속으로 혼자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앞에 날아가고 있던 나르샤가 아직 살아있는 엘프를 찾아가서 하강했다.

"어이. 괜찮아?!"

"쿨럭!"

살아있는 남성 엘프는 한쪽 팔이 먹혀서 많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나르샤는 남성 엘프의 팔에 치료 마법을 사용했고 그와 동시에 팔에서 나오는 피가 멈추었다. 그리고 헐떡이던 호흡도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고,고마워...잠깐. 당,당신은 나르샤?"

"상황을 설명해!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그,그 녀석이 다시 돌아왔어."

"그 녀석?"

"하프...뱀파이어. 카리아스."

"젠장! 아빠는? 아빠는 어딨어?!"

"타,타르시스님은 아직 싸우고 계신다...마,마을의 엘프들이 도망칠 시간을 벌기 위해서."

"이런 바보 같은 아빠가!"

나르샤는 전투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을 향해 또다시 날아갔다. 남성 엘프는 그런 나르샤를 속으로 응원했는데 뒤에서 날아오는 11마리의 드래곤을 보고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그리고 그 드래곤이 지나간 것을 보고 남성 엘프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전투의 흔적을 계속 쫓아가자 싸우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그리고 나르샤는 뒤에서 따라오고 있는 드래곤들을 향해 얘기했다.

"나는 아빠를 찾을 테니까 엘프들을 부탁할게!"

그 말을 한 나르샤가 속도를 높여서 앞으로 나아갔고 세트리나는 엘프와 마물들이 싸우고 있는 광경을 목격하고 얘기했다.

【우리의 목표는 엘프의 구출과 적의 섬멸이에요. 자칫 공격하다가 엘프가 죽는 일이 없도록 하세요.】

【알겠습니다.】

젊은 드래곤들은 세트리나의 말에 각자 고서클의 마법을 시전했다. 젊지만 드래곤이라는 것을 증명하듯이 그들이 사용한 마법은 엘프들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고 유도 미사일처럼 정확히 마물들만 타격했다.

콰콰콰쾅!!

고서클의 마법으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고 드래곤들은 싱겁다는 것처럼 비웃었다.

【별 거 아니잖아?】

【이렇게 약한데 왜 조심하라고 하시는 거지?】

【우리가 강한 것이 아닐까?】

【그게 맞는 것 같네.】

젊은 드래곤들은 마치 벌써 이긴 것처럼 경계심을 낮추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트리나는 방심을 하지 않았다.

【조심하세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예?】

세트리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젊은 드래곤들은 되물었다. 그리고 그때 폭발의 먼지 속에서 마물들이 뛰쳐나와서 드래곤들을 덮쳤다.

"크아아아!"

서걱!

【으아아악!】

【가죽이!】

드래곤들의 가죽이 마물의 발톱에 찢겨져 나갔다. 고통을 받아보지 못한 드래곤들은 아픔에 눈이 뒤집혀서 더 높은 서클의 마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마물의 마방능력은 그들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높았다. 드래곤의 마법에 상당히 많은 마물들이 쓰러졌지만 여전히 많은 마물들이 남아있었고 마물들은 드래곤을 일제히 덮쳤다.

【마법이?!】

【하찮은 미물 주제에!】

마법이 잘 통하지 않는 것에 당황한 드래곤들은 플라이 마법으로 날아다니면서 마법을 난사했다. 하지만 그때 한 마리의 드래곤의 양 날개에 가고일이 달라붙어서 날개를 공격했다.

콰지직!

【아악!】

날개를 당한 드래곤은 고통에 플라이 마법의 시전이 끊기면서 바닥에 떨어졌다. 그러자 그와 동시에 지상에 있던 마물들이 떨어진 드래곤을 향해 달라붙었다.

우드득! 콰직!

【크아아악! 저리 꺼져!】

고통에 마법을 난사했지만 수많은 마물들이 달라붙으면서 드래곤의 몸은 순식간에 상처와 피로 가득해졌다. 마물들에 공격당하는 드래곤은 자신이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 것일까 하는 공포심에 휩싸였다. 하지만 그때 세트리나가 그의 옆에 다가와서 거대한 꼬리로 한번 휘둘렀다.

퍼퍼퍽!!

【마물들에게는 마법이 잘 통하지 않아요. 주로 방해마법을 사용하세요. 위급할 때만 브레스를 사용하고 물리적인 힘에 약하니 몸을 활용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드래곤들은 한번 당해봐서 그런지 세트리나의 명령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물의 마방력이 높다고 해도 수십 미터나 되는 드래곤의 중량에서 나오는 꼬리의 힘에는 버텨낼 수 없었다. 더구나 마법이 잘 통하지 않아도 드래곤은 드래곤이었다.

강한 마법으로 조금씩 차근차근 숫자를 줄여나갔고 그사이에 엘프들이 드래곤 쪽으로 합류했다.

【괜찮나요?】

"정말 감사합니다. 고귀한 존재여. 덕분에 살았습니다."

【함께 마물들을 처리하고 나아가도록 하죠.】

"예! 힘을 보태겠습니다."

엘프들도 드래곤에게 합류를 하면서 빠르게 마물들을 처리하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세트리나는 볼 수 있었다. 치열하고 거대한 싸움을 하고 있는 두 인물을.

카리아스가 모습을 드러낸 후로 타르시스는 엘프 군대를 통솔하며 마물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한번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적절한 상황판단을 할 수 있었고 엘프 병사들 또한 마물들에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진영을 갖추기는 어려워졌고 이내 난전이 펼쳐졌다. 그리고 그 난전 속에서도 타르시스는 엘프 병사들을 다스리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우리는 마물의 섬멸이 목적이 아니다! 마을에 있는 엘프들이 도망칠 때까지 버티기만 하면 된다!"

"예!"

"마법은 타격 마법보다 방해 마법으로! 공격보다는 방어 자세로! 혼자보다는 같이 움직여라!"

"예!"

엘프 병사들은 타르시스의 말대로 공격보다는 방어. 버티는 것에 주 목적으로 행동했다. 그러자 마물들에 죽는 엘프 병사들이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마물들도 접근하는 것을 힘들어했다.

"좋은 지휘관이군요. 하지만 그런 지휘관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요?"

카리아스는 공중에서 타르시스를 바라보며 자신의 몸을 검은 연기로 감싸았다. 그러자 마치 어둠에 동화되는 것처럼 몸을 숨겼고 아무도 모르게 타르시스를 향해 접근했다. 타르시스도 고서클의 마법사지만 무력이 그렇게 높다고 볼 수 없었다.

더구나 지금은 지휘하는데 신경을 집중시키고 있어서 카리아스가 자신의 등 뒤로 접근하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리고 그것이 타르시스의 커다란 실수였다.

퍽!!

"커억!"

타르시스는 가슴에 느껴지는 커다란 통증에 고개를 내렸고 이내 하나의 손이 가슴을 뚫고 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손에는 자신의 심장으로 보이는 물건이 잡혀 있었다.

"네...놈..."

"아쉽군요. 다른 때였다면 즐기고 죽였을 텐데...음?"

"아빠!!!"

카리아스는 갑작스러운 마법 공격에 뒤로 물러났다. 그러면서 타르시스의 가슴에서 손이 빠져나왔고 타르시스의 몸은 앞으로 쓰러졌다. 하지만 그를 받치는 인물이 있었는데 바로 나르샤였다.

"나...르샤?"

"말하지 마! 지금 바로 치유마법을 사용할 테니까!"

나르샤는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최대의 치유마법을 사용했다. 치유마법을 통해서 카리아스에게 당한 상처는 빠르게 아물어갔다. 하지만 타르시스의 입에서 나오는 피는 멈추지 않았다.

"대체 왜?!"

"당연히 치유마법을 사용해도 안 되죠. 본체가 여기 있으니까요."

카리아스는 자신의 손에 있는 심장을 보여주며 얘기했다.

"이 자식이! 그 심장을 가만히 두는 것이 좋을 거야! 안 그러면..."

콰직!

카리아스의 손에서 심장이 그대로 터지면서 피가 카리아스의 손을 물들였다.

"이런 실수로 부숴버렸군요."

"...카리아스!!!"

나르샤는 분노가 머리끝까지 올라오는 것을 보고 검으로 카리아스를 두 동강 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그녀의 옆에서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르샤."

"아빠?"

"마지막에...찾아와줘서...고맙구나. 쿨럭!"

"아빠!"

나르샤는 타르시스의 머리를 무릎에 얹혀두고 바라보았다.

"네가...없다고...이런...일이...벌어진게...아니란다...죄책감을...가지지..마렴."

"응..."

"그리고...나는...네가...오크지만...좋아하는...이가...생겨서..다행이라고...생각한단다...그를...놓치지..마렴."

"알겠어...아빠."

"그리고...엘프들을...잘...부탁한다."

"걱정 마...아빠의 딸인 내가 못할 리가 없잖아?"

"크큭...그렇네...나의 딸이니까...쿨럭!"

"아빠!"

타르시스는 피 한 움큼을 입에서 뱉어내었다.

"손을...잡아주겠니?"

"응!"

타르시스의 말에 나르샤가 손을 잡았다.

"그렇게...작던..얘가...이렇게...컸구나..."

"더 클 거야...걱정 마."

"그래?...그걸...못 보는 게...아쉽구나."

"왜 못 봐?! 계속 살아서 보면 되잖아!"

"미안...그건...무리...같구나."

타르시스는 다시 피를 입에서 뱉어내면서 손을 품속으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의 손에서 나온 것은 하나의 머리핀이였다.

"받으렴..."

"이건?"

"내 선물...이란다...원래는...결혼식을...할..때..주려고 했는데...아쉽구나."

"아빠..."

"꼭...살아남으렴...그리고..그와...행복하게 살아가렴...알겠지?"

"응...아빠 몫의 행복까지 살아갈게. 그러니...편하게...눈을...감아."

나르샤의 눈에서 나오는 눈물이 떨어져 타르시스의 얼굴을 적셨다. 타르시스는 미소를 지으며 그런 나르샤의 눈물을 손으로 닦아주었다. 하지만 그의 손은 어느새 멈추었고 이내 힘을 잃어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나르샤는 그의 손을 잡으며 얘기했다.

"아빠. 아빠는 엄마를 일찍 잃고 나를 애지중지하며 키웠지. 하지만 내가 가만히 있을 성격이 아니여서 많이 속상했을 거야. 그렇지?"

"....."

"하지만 내가 하나의 벽을 깨고 올라갈 때마다 아빠는 마치 자기의 일처럼 축하해줬어. 그게 나는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

"그리고 아빠가 그렇게 찾으려고 했던 짝도 찾았어. 또 아빠한테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았어...그런데...그런데!"

나르샤는 고개를 떨구고 사시나무처럼 부들부들 떨어대었다. 그리고 그녀는 참았던 것을 폭발하시키듯이 타르시스를 부여잡고 울부짖었다.

"으아아아아!!"

나르샤의 몸에서 어느 때보다 폭발적인 마나가 뿜어져 나왔다. 그녀를 중심으로 공기가 휘몰아쳤고 마치 하늘이 분노하는 것처럼 흔들렸다. 그리고 그것을 보고 있던 카리아스는 놀랍다는 듯이 얘기했다.

"호오? 설마 9서클의 벽을 깬 것입니까? 놀랍군요. 분노로 벽을 깨다니. 이런 경우는 처음 봐서 흥미롭군요."

"...카리아스."

"이별의 순간은 제가 특별히 기다려줬습니다. 그럼 이제 방해하는 것은 없으니 제대로 즐겨볼까요?"

딱!

카리아스가 손가락을 튕기자 기다리고 있었던 마물들이 한꺼번에 나르샤를 향해 달려들었다. 마물들의 발톱과 이빨이 나르샤를 찢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일어난 일은 그와 정반대였다.

푸화아악!!

수많은 마물들이 순식간에 이등분이 되면서 바닥에 쓰러져갔다. 마치 한순간에 당한 것처럼. 그리고 그걸 보고 있던 카리아스는 박수를 쳤다.

"놀랍군요. 자신의 신체에 시간 조작마법을 사용한 후에 검으로 거침없이 자르는 모습. 역시 9서클의 벽은 다르긴 다르나 보군요."

"네놈도 이렇게 만들어 줄 것이다."

"과연 가능할까요? 벽을 갓 깼는데 그렇게 9서클 마법을 남발하면 금방 마나가 고갈될 텐데요?"

"그건 네놈이 알 바가 아니야."

"그건 그렇죠. 그럼 시작해볼까요?"

나르샤는 손에 쥐고 있던 머리핀을 머리에 꽂았다. 그리고 차가운 분노를 뿜어내면서 카리아스를 향해 움직였다.

카리아스는 듀로크에게 잃은 팔 대신 라자드가 만들어준 검은 팔을 칼 모양으로 변형하였다. 그리고 검은 연기로 칠흑의 날개를 만든 후에 나르샤를 향해 돌격했다.

깡!!

나르샤는 앱솔루트 실드로 방어하는 동시에 불과 물의 상급 정령을 소환하여 불과 물기둥으로 카리아스를 공격했다. 하지만 카리아스는 날개로 정령들의 공격을 피하면서 박쥐를 몸에서 뿜어내었다.

박쥐는 빠른 속도로 나르샤에게 접근했지만 나르샤가 검을 꺼내서 한순간에 수십 번 휘두르자 박쥐의 공격은 무산되었다. 그와 동시에 나르샤는 블링크로 카리아스의 뒤로 접근했고 검으로 카리아스를 갈랐다.

하지만 카리아스의 몸이 연기로 변하면서 검은 허공을 갈랐고 검은 연기는 뒤로 물러났다. 나르샤는 그런 검은 연기를 향해 9서클 마법인 헬파이어를 사용하면서 추격했지만 검은 연기 앞에 검은 구멍이 생기면서 헬파이어를 흡수했다.

그렇게 서로 간에 치열한 공방이 극히 짧은 시간에 일어나고 있었고 그것은 지켜보던 드래곤들조차 놀라움에 멍하니 쳐다보고 있을 정도였다.

【...놀랍군요. 평범한 엘프가 아닌 것은 알았는데 그새 더 성장할 줄은...】

【저자는 대체 정체가 뭡니까? 뱀파이어 같은데 뱀파이어가 저렇게 강할 리가 없지 않습니까?】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자가 적인 것은 확실한 것 같군요. 모두 브레스를 쏠 준비를 하세요.】

세트리나의 말에 드래곤들이 고개를 일제히 끄덕였다. 그리고 세트리나를 포함해서 모두 입을 열고 브레스를 쏠 마나를 모았다. 그리고 카리아스는 나르샤와 전투를 펼치느라 아직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제가 신호를 주면 일제히 쏘는 겁니다.】

세트리나는 나르샤와 카리아스의 싸움을 보면서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나르샤의 마법과 카리아스의 공격이 부딪히면서 그 충격에 서로 뒤로 밀려났을 때 세트리나는 나르샤를 향해 메세지 마법을 사용했다.

【뒤로 빠지세요!】

나르샤는 차가운 분노에 몸을 맡기고 싸우고 있었지만 그래도 세트리나가 말하는 것을 이해하고 몸을 뒤로 뺐다. 그리고 나르샤가 빠지는 순간 세트리나는 드래곤들에게 외쳤다.

【지금이에요!】

세트리나의 신호와 함께 드래곤들이 일제히 브레스를 뿜어내었다. 엄청난 압력과 거대한 물줄기가 정확히 카리아스를 향해 나아갔다. 드래곤이 쏜 브레스로 땅이 마치 레이저로 자른 것처럼 깔끔하게 잘려져나갔고 깊이 수십 미터를 관통할 정도로 막당한 파괴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중에서 세트리나는 압도적으로 거대하고 빠른 물기둥의 브레스를 보여주었다. 그렇게 브레스를 얼마나 뿜어냈을까. 세트리나가 소리쳤다.

【그만!】

그녀의 신호와 함께 드래곤들이 쏘던 브레스를 멈추었다. 그리고 브레스의 중심 속에 있는 카리아스가 어떻게 되었는지 지켜봤다. 이어서 검은 연기로 변했던 카리아스가 땅으로 내려와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갔다.

"역시 드래곤이군요. 조금만 늦었어도 죽을 뻔했습니다."

카리아스의 모습은 만신창이였다. 온몸에 수많은 상처가 있었고 상처에서는 검은 마나가 빠져나가고 있었다. 새로 만들어진 검은 팔만이 멀쩡한 것이 그가 진심으로 위험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르샤가 뒤로 빠지는 순간 카리아스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고 연기로 변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만신창이가 된 것이다.

"오늘은 날이 아닌 것 같군요. 그럼 다음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드래곤 여러분."

카리아스는 검은 구멍을 열어서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잊고 있던 것이 있었다. 자신에게 누구보다 분노를 품고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푸욱!

"커억!"

카리아스는 자신의 왼쪽 가슴을 뚫고 나온 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등 뒤에서 분노가 시린 눈초리로 보고 있는 나르샤를 쳐다보았다.

"내가 그냥 보내줄 거라고 생각했나?"

"그,그렇군요. 당,당신을 잊고 있었군요. 하,하지만 아쉽게 됐습니다."

카리아스가 날개를 펼치면서 나르샤는 검을 빼면서 뒤로 빠졌다. 그리고 카리아스는 가슴에 난 상처에 손을 얹어두며 얘기했다.

"저희 뱀파이어는 심장이 오른쪽에 있거든요."

"이 자식!!"

다시 한번 나르샤가 검을 휘둘렀지만 이번에는 검은 연기로 변하면서 구멍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카리아스는 사라지며 얘기했다.

"다음에는 더 재밌는 싸움을 기대하겠습니다."

그것으로 카리아스의 모습은 사라졌고 검은 구멍 또한 이내 모습을 감추었다. 나르샤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타르시스의 시체에 다가갔다. 그리고 검을 내려놓고 타르시스를 꼭 안으며 울부짖었다.

"으아아아아!! 아빠!!!"

나르샤의 울음은 심금을 울릴 정도로 처절했다. 그리고 그녀의 울음을 지켜보던 세트리나는 드래곤들에게 얘기했다.

【잠시 시간을 주도록 하죠.】

세트리나는 그녀가 슬픔을 떨쳐낼 수 있는 시간을 주기로 했다. 혈연의 개념이 없는 드래곤조차 그녀의 울음을 통해서 감정을 느낄 정도였다. 그렇게 나르샤는 타르시스의 시체를 안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울부짖고 있었다.

나르샤가 감정을 어느 정도 추스르고 나르샤와 엘프들은 타르시스와 다른 엘프들의 시체를 모두 나무 밑에 묻어주는 작업을 했다. 타르시스의 시체를 묻어줄 때 나르샤의 눈가가 다시 촉촉해졌지만 그녀는 결국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녀에게는 아직 남은 임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두 할 말이 있어. 들어줘."

나르샤는 모인 윌나스 마을의 생존자들을 향해 얘기했다.

"오늘은 어떻게 카리아스를 후퇴시켰지만 많은 희생이 생겼어. 엘프 병사들은 물론이고...아빠까지 돌아가셨지. 그리고 카리아스의 공격은 오늘이 끝이 아니고 계속될 거야. 그러면 오늘 같은 희생자는 계속 생기겠지."

나르샤의 말에 엘프들의 분위기가 축 처졌다. 하지만 나르샤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그래서 당신들에게 제안할 것이 있어. 나와 함께 라이언 왕국으로 가지 않을래?"

"라이언 왕국?"

"그 인간들의 왕국?"

"지금 우리보고 나무를 버리고 가라는 거야?"

"더구나 우리의 원수인 오크도 있지 않나!"

나르샤의 말에 반발하는 이들이 일어났고 그 숫자는 점점 늘어갔다. 나르샤는 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도 직접 그들과 만나보지 못했다면 똑같이 생각했을 테니까.

"당신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야.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실상 그들과 만나보면 달라. 이번에 라이언 왕국에서 나와 함께 왔던 인간들을 기억할 거야. 그들이 우리에게 해를 끼쳤어?"

"...아니."

"그렇지 않았지."

"맞아. 그들은 오히려 우리를 위해서 힘을 빌려줬지. 자신들의 희생을 치러서까지. 또한 우리를 제일 많이 도와준 듀로크는 오크야. 그런데도 여전히 인간과 오크라는 종족 차이 때문에 싫다고 하는 거야?"

"....."

"지금 가지 않으면 또 우리 엘프는 수많은 희생자가 나오겠지. 다음 희생자는 당신이 될 수도 있고 당신의 가족이 될 수도 있어. 그런데 그 자존심 때문에 희생자가 나오게 한다는 거야?"

"....."

"불안하겠지. 의심할 수밖에 없겠지. 하지만 지금은 모든 종족이 힘을 합쳐야 할 때야. 오크와 인간들이 우리 엘프들을 건들지 않을 거야. 아니, 건드리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겠어!"

"....."

"그러니...나를 믿고 따라와 주지 않겠어?"

나르샤는 자신을 집중해서 바라보는 엘프들을 훑어봤다. 엘프들은 여전히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고 그 침묵을 나르샤는 긴장한 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때 엘프들 중에서 한 명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풋. 저 나르샤가 저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네. 안 그래?"

"그러게. 꼬맹이 같았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우리 집에 있던 술도 훔쳐먹었다니까?"

"하하하!!"

"그게 지금 얘기와 무슨 상관이야?!"

웃음을 터트리는 엘프들을 향해 나르샤는 신경질을 내며 얘기했다. 그런 나르샤를 향해 엘프들이 더욱 웃음을 터트렸지만 이내 웃음이 멈추었다.

"하지만 분명히 보는 눈은 있었지."

"맞아. 믿을 수 있는 구석이 있었으니까. 그런 나르샤가 저렇게 얘기하는데 가지 않을 순 없겠지?"

"무엇보다 우리 밀런의 최강 엘프니까."

"모두..."

엘프들이 신념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나르샤를 바라보았다. 나르샤는 그런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에 감정이 올라와서 울컥했다. 하지만 나르샤는 빠르게 소매로 눈가를 닦으며 얘기했다.

"모두...정말 고마워. 나를 믿어줘서."

그렇게 나르샤의 마을을 시작으로 밀런 왕국의 모든 엘프들이 윌나스 마을로 모이고 드래곤들이 이송해주는 작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나르샤는 꼭 카리아스를 처리하고 대륙전쟁에서 이긴 후에 타르시스를 만나러 다시 오겠다며 다짐한다. 또한 그 다짐이 이루어질지는 지켜봐야 아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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