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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291화 (290/360)

24장 드래곤을 그라이언 동맹으로(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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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장 드래곤을 그라이언 동맹으로(9)

어제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드래곤들이 라이언 왕국으로 몰려왔다. 대륙의 모든 드래곤들이 몰려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드래곤의 숫자는 수십에 육박했다. 그리고 그런 드래곤들의 크기에 왕성이 작아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수십 마리의 드래곤 중심에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움직이는 이가 있었다.

"미안한데 모두 폴리모프 해주겠어? 말하기 너무 힘들거든."

그 인물은 바로 듀로크였다. 듀로크의 말에 드래곤들은 어떻게 할지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때 대표해서 얘기하는 드래곤이 있었다.

【모두 그의 말을 따라라.】

거대한 황금빛을 뿜어내고 있는 드래곤이 얘기하자 모든 드래곤들이 폴리모프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황금빛의 드래곤도 이내 폴리모프해서 인간의 모습으로 변했다.

"약속대로 찾아와서 고마워."

"아니네. 생각보다 대화가 길게 되어서 늦었네."

"역시 조금 힘들었나 봐?"

"훗."

듀로크의 말에 다르디엔은 어제 있었던 일을 회상하였다.

동맹을 맺는데 성공하고 다르디엔을 비롯한 6마리의 드래곤은 다시 다르디엔의 레어로 귀환했고 처음 회의를 했던 것처럼 세트리나, 제라서스, 비아토스까지 호출하였다.

그리고 그 3명에게는 듀로크와 있었던 일과 결과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하였다.

"그렇게 결론이 났군요. 용언이 박힌 계약서까지 작성했으면 괜찮겠죠."

"나는 협박에 굴해서 동맹한 것처럼 들리는데. 나의 착각인가?"

"자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이해하네. 하지만 거기서 싸우더라도 서로 이득이 없었을 거네."

"흥. 그래서 결론이 뭐지? 우리가 각 왕국으로 가서 마족들에게서 인간들을 보호해서 이송시키면 된다는 건가?"

"그렇네."

"하찮은 인간 따위를 위해서 왜 움직여야 하는지 모르겠군. 인간들이 얼마나 있든 간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은 당연할 텐데."

"그 생각은 너무 일반론 아닌가요~ 이번에 만난 인간 중에서도 제라서스님을 상대할만한 존재가 보이던데요~"

"지금 뚫린 입이라고 얘기하는 건가? 데미가스."

"저는 그저 사실을 얘기했을 뿐입니다~"

제라서스와 데미가스간에 불똥 튀는 신경전이 벌어졌다. 그런 가운데 다르디엔이 중재에 나섰다.

"둘 다 그만하게나. 그리고 인간 중에서 우리 드래곤만한 힘을 가진 존재는 분명 존재하네. 그리고 하찮은 인간이라고 하더라도 많이 구할수록 힘이 되는 것은 분명하네. 그러니 그들을 구하는 것에 나쁜 생각을 가지지 말게나."

"쳇."

제라서스는 혀를 차며 불만스러운 표정이였지만 결국 그렇게 얘기해도 그도 따라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얘기를 하자면 6개의 왕국으로 가기로 했네. 그래서 어디로 갈지 정하려고 볼렀네."

"잠깐."

눈을 감고 가만히 있던 비아토스가 다르디엔의 말을 끊었다.

"왜 그런가?"

"다른 왕국으로 가든 말든 상관없다. 거기에 마족들이 있고 싸울 수만 있다면. 하지만 나는 단독으로 움직이겠다. 단독으로 움직이는 것이 편하니까."

"흐음..."

"어차피 다른 녀석이 있어도 방해만 될 뿐이다."

비아토스의 성격과 무력을 알고 있는 다르디엔은 그의 말대로 단독으로 보내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듀로크가 그것을 받아들일지는 다른 이야기였다.

"먼저 알겠네. 자네는 그럼 혼자 움직이게나. 듀로크는 내가 설득할 테니까."

"좋다."

비아토스는 만족했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고 다시 눈을 감고 침묵에 빠졌다.

"그럼 비아토스가 하나의 왕국을 간다고 했으니 나머지 5개의 왕국을 5개의 일족이 나눠서 가는 것은 어떻겠는가?"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차라리 그게 낫겠군. 다른 녀석들과 같이 가지 않아도 되니."

"명안이군. 찬성이다."

"저도 좋은 것 같습니다~"

4명의 수장이 모두 동의하는 것을 본 다르디엔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가고 싶은 왕국이 있나?"

"나는 카무란으로 가겠다."

제일 먼저 다미우스가 얘기했다.

"카무란에는 골렘들이 많겠지? 골렘들을 한 줌의 액체로 녹여주겠어."

"그렇다면 레드 드래곤이 카무란으로. 다른 일족은?"

"저희 블랙 드래곤은 일루드로 가겠습니다~"

"알겠네."

"우리 블루 드래곤은 밀런으로 갈게요."

"블루 드래곤은 밀런. 그리고?"

"나는 게덴으로 가겠다."

"화이트 드래곤은 게덴으로. 그러면 골드 드래곤은 요리스로 가겠네."

다르디엔은 아그리마와 디오노스를 바라보았다.

"나는 듀로크의 지식을 원하니까 듀로크를 따라가는 것으로."

"꺼억~ 나도 마찬가지야."

"알겠네. 그럼 마지막으로 정리하겠네. 레드 드래곤은 카무란으로, 블랙 드래곤은 일루드로, 블루 드래곤은 밀런으로, 화이트 드래곤은 게덴으로, 골드 드래곤은 요리스로, 아그리마와 디오노스는 듀로크를 따라가고 비아토스는 남은 나이트로. 이견은 없겠지?"

다르디엔의 물음에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럼 이것으로 정하겠네. 그리고 이 시간부로 최대한 빠르게 드래곤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 집합시키게나. 그들에게도 현재 상황을 알리고 같이 가야 하니까."

그의 말을 끝으로 수장들은 일족의 드래곤들에게 집합 명령을 내리면서 빠르게 상황을 얘기했다. 그렇게 전달한 드래곤들이 모이는 동시에 라이언 왕국으로 이동해왔다.

있었던 일을 빠르게 회상한 다르디엔은 듀로크에게 얘기했다.

"우선 이렇게 정했네. 레드 드래곤은 카무란으로, 블랙 드래곤은 일루드로, 블루 드래곤은 밀런으로, 화이트 드래곤은 게덴으로, 골드 드래곤은 요리스로, 아그리마와 디오노스는 듀로크를 따라가고 비아토스는 나이트로."

"그럼...레드 드래곤과 쉐이드가 한팀."

쉐이드가 그 말을 듣고 어느새 다미우스의 옆으로 다가왔다. 다미우스는 그런 쉐이드를 바라보며 얘기했다.

"인간 주제에 걸리적거리지 말도록."

"걸리적거릴지는 보면 알겠지."

쉐이드는 십여명이 넘는 레드 드래곤들의 앞에서도 전혀 꿇리지 않으며 얘기했다.

"블랙 드래곤과 벨리온, 맥이 한팀."

"마족과 한팀이라니 너무 기대되는군요~"

"나도 블랙 드래곤과 손을 잡을 일이 있을 줄은 몰랐다."

"잘 부탁드립니다!"

데미가스는 씨익 미소를 지었고 벨리온과 맥이 대답했다.

"블루 드래곤과 나르샤가 한팀."

"이렇게 강한 엘프는 처음 보네요. 블루 드래곤의 수장 세트리나라고 해요. 잘 부탁해요."

"저야말로 잘 부탁합니다. 위대한 존재여."

세트리나와 나르샤는 서로 존중을 하며 인사를 했다.

"화이트 드래곤과 로그가 한팀."

"흥. 미천한 인간과 같이 다녀야 한다니."

"저를 인간으로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뭐?"

냉혈한 화이트 드래곤들 사이에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로그를 보고 듀로크는 제대로 임자를 만났다는 생각했다.

"골드 드래곤과 나미래와 한팀"

나미래가 다르디엔과 듀로크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잘 부탁해. 드래곤들."

"자네의 활약을 기대하겠네."

"마지막으로 아그리마, 디오노스, 비아토스는 나와 그란과 함께 나이트로 간다."

"나는 혼자서 움직일 것이다. 내 다리를 잡는 일이 생기면 너희들부터 없애버릴 것이니 명심해라."

"이렇게 3명이 움직이는 것도 오랜만이네. 재밌는 일이 생길 것 같아."

"딸꾹~ 그러게 말이야."

"취익~ 드래곤. 같이 싸운다."

듀로크는 팀을 적당히 나눈 것을 보고 얘기했다.

"그리고 레드 드래곤 12명, 블랙 드래곤 7명, 블루 드래곤 10명, 화이트 드래곤 11명, 골드 드래곤 9명은 수장을 따라가도록 한다."

총 50여 마리에 육박하는 드래곤. 헤츨링을 제외한 모든 드래곤들이 모인 것이었다.

"다르디엔. 드래곤 로드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지금 부탁할게."

"알겠네."

50여 마리가 넘는 드래곤들이 바라보는 와중에 다르디엔을 그들을 향해 얘기했다.

"먼저 나의 말을 듣고 모여줘서 고맙네. 그리고 분명히 왜 하찮은 인간을 구해야 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우리 드래곤의 힘으로도 충분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을 거네."

다르디엔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드래곤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다르디엔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자네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네. 하지만 여기서 마왕을 상대해본 이는 드물다네. 기껏해야 나를 비롯한 고룡 몇 명이지. 그리고 그들은 모두 마왕의 무서움을 알고 있네."

다르디엔을 제외한 고룡 6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듣기만 하고 있었다.

"마왕과 싸우기 위해서는 한 명 아니,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하네. 그런데 그런 상황 속에서 수많은 인간들을 살릴 수 있다면 그게 얼마나 큰 힘이 되겠는가? 더구나 인간 중에서는 우리만큼 강한 힘을 가진 이들도 있네."

이번에는 같이 왕국으로 가는 듀로크의 일행들에게 시선이 쏠렸다.

"그러니 그런 생각은 겉으로 표현해주지 말아 주게나. 지금은 다 같이 모여서 싸워야 하는 상황이네. 그것을 염려에 두고 움직여줬으면 하네. 알겠나?"

"예. 알겠습니다!"

다르디엔의 물음에 가이토스가 열정적으로 대답했다. 그러자 다른 드래곤들도 고개를 끄떡이며 수긍을 했다. 다르디엔은 콧대 높은 드래곤들이 자신의 말을 수긍한 것만으로 크나큰 진보라고 생각했다. 헌데 그때 듀로크가 나서서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가기 전에 한 가지 말할게 있어."

듀로크의 말에 드래곤들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누군가는 내가 오크라는 것에 하찮게 보고 다르디엔이 얘기했던 것처럼 왜 인간을 구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할 거야. 하지만 그건 제외하고 이번 싸움이 끝나면 너희들에게 하나의 보상을 줄게."

"보상?"

"하? 드래곤에게 보상이라고?"

"풋. 참으로 기대되는군."

듀로크의 말에 드래곤이 그를 비웃었다. 하지만 듀로크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마법 배낭에서 하나의 물건을 꺼냈다. 그리고 그 물건을 본 드래곤들에게서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그건...뭐지?"

"대체 무슨 물건이길래 그런 기운을 뿜어내는 거냐?"

듀로크가 꺼낸 물건은 단순한 책이었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책이어도 책에 내포되어 있는 기운을 눈치챈 드래곤들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을 눈치챈 듀로크는 아그리마를 향해 얘기했다.

"아그리마. 너는 이게 무슨 물건인지 알겠어?"

"...아니. 놀랍게도 나도 모르겠어."

"뭐?!"

"아,아그리마님도 모른다고?!"

"말도 안 돼!"

지식의 드래곤인 아그리마가 모른다는 말에 드래곤들이 경악했다. 그리고 그 반응을 본 듀로크는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

"이게 무슨 물건인지 궁금해?"

【궁금하다!】

한 목소리와 함께 공기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목소리에 상당수의 인물들이 얼굴을 찡그렸고 그제야 자신의 추태를 눈치챈 아그리마는 조용히 얘기했다.

"미안. 너무 흥분했나 보네."

"뭐. 모르는 것도 무리가 아니야. 이건 이 대륙의 신 트레비아가 만든 책이니까."

"신이 만든...책이라고?"

"허어..."

"여기에는 이 대륙에 관련된 일과 비밀 등이 적혀져 있지. 그러면 여기서 질문. 내가 준다는 보상이 뭘까?"

"그 책을 준다는 거 아닌가?"

다르디엔이 듀로크의 말에 대답했다.

"땡! 아쉽게도 정답이 아니야. 그보다 더한 것이지."

"더한 것?"

듀로크는 자신에게 모든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보며 얘기했다.

"나는 이번 대륙 전쟁이 끝나면 이 책을 매개체로 트레비아. 즉, 신을 소환할 예정이야."

"신을...소환한다고?"

"미친!"

"그게 가능해?"

"가능하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잠깐 대화하는 정도는 가능할 거야. 이 책을 조사해본 내가 장담하지."

듀로크의 말에 드래곤들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서 듀로크는 결정타를 날렸다.

"이번 대륙 전쟁 때까지 나를 도와준 드래곤들에게는 같이 신을 만날 기회를 주겠다. 이 정도면 충분히 보상이 되겠지?"

"충분하다!"

"너야말로 꼭 약속을 지키도록!"

"지키지 않으면 드래곤의 분노가 너를 덮칠 것이다!"

드래곤들의 눈에 열정이 깃드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그런데 그때 다르디엔이 슬쩍 듀로크의 옆에 와서 조용한 목소리로 물어봤다.

"정말 가능한 건가?"

"실제로 해보지는 않았지만 확률은 반반이라고 생각해."

"그런가? 하지만 성공하는 것이 좋을 것이네. 드래곤 중에서 신을 만나보고 싶은 이가 많으니까."

드래곤은 대륙에 존재하는 생명체 중 제일 뛰어난 생명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였다. 그래서 그들은 그만큼 프라이드가 높기도 했지만 자신보다 높은 존재를 만나는 것을 갈망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존재가 바로 신이었다.

"그리고 나도 신을 소환해내고 싶으니까 걱정 마."

"그런가?"

"응. 한 방 먹이지 않으면 속이 풀리지 않으니까."

"뭐라고?"

"아니야. 빨리 출발하도록 하자."

듀로크는 말을 얼버무리고 카르티네에게 얘기했다.

"내가 없는 동안 그란 왕국과 라이언 왕국을 잘 지켜줘. 데려오는 인간들도 잘 받아주고."

"걱정 마라."

"그래. 너라면 충분히 하고도 남겠지."

듀로크는 바닥에 텔레포트 마법진을 만들며 얘기했다.

"자. 그럼 가볼까? 모두 죽지 않도록 하라고!"

그의 말과 동시에 수많은 텔레포트 마법진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이어서 모든 드래곤들과 듀로크를 비롯한 일행들이 사라졌고 그렇게 왕국 구하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밀런 왕국의 거대한 나무 앞에 수많은 엘프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줄의 끝은 나무의 뿌리 안에까지 이어져 있었다. 뿌리의 밑에는 동굴과 같은 공간이 있었고 그곳에는 경비병 엘프 2명과 함께 감옥이 있었다.

감옥 안에는 한 명의 엘프가 사지에 쇠고랑을 찬 상태로 고정되어 있었고 주변에는 수많은 마법진이 박혀있었다.

"다음 희망자."

경비병이 얘기하자 기다리고 있던 엘프 1명이 감옥 안으로 들어갔다. 이어서 경비병이 그에게 물어봤다.

"어떤 무기로 할 거지?"

"검으로 할게요."

"검이라...여기 있다."

경비병 엘프는 옆에 걸려있는 수많은 무기 중에서 검 하나를 뽑아서 그에게 넘겨주었다.

"알고 있겠지만 죽여서는 안 된다. 시간제한은 10분이고 즉사하는 곳만 빼면 아무 곳이나 상관없다."

"알겠어요."

남성 엘프는 받은 검을 들고 감옥 안으로 들어왔다. 감옥 안에 고정되어 있는 엘프는 남성 엘프가 들어왔는데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그저 바닥만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너를 만나기 위해서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

"너를 고문하고 싶은 자가 얼마나 많은지 1개월 전에 예약해야 하더군. 그래서 참고 참고 참아서 오늘이 오기를 기다렸어."

"....."

"나도 너를 죽이고 싶은 마음은 한결같지만 죽음은 네게 너무 가벼운 죄겠지."

"....."

"...왜 배신한 거야?"

"....."

"왜 배신한 거냐고. 그리고 네가 배신해서 왜 우리 엄마가 죽어야 하지?"

"....."

"왜 우리 엄마가 죽어야 하냐고!!"

푹!

남성 엘프의 검이 허벅지를 관통해서 들어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지가 묶여있는 엘프는 미동도 채 하지 않았다. 마치 이런 고통에는 단련되어 있다는 듯이.

"아무런 반응이 없군. 그럴 때는 감각을 민감하게 만들면 된다."

"어,어떻게 말입니까?"

"기다려봐라."

경비병 엘프는 감옥 안에 있는 마법진 중 하나를 조작했다. 그러자 사지가 묶여있던 엘프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으으..."

"이 정도로는 안된다는 건가?"

경비병 엘프는 다시 마법진을 조작했다. 그러자 묶여있던 엘프, 바르스가 고통의 비명소리를 질렀다.

"으아아악!!"

"자. 다시 해봐라."

"예!"

남성 엘프는 허벅지에 꽂아두었던 검을 뽑아내고 이번에는 어깨를 향해 찍었다.

폭!

"크아아악!!"

바르스는 다시 비명을 질렀고 남성 엘프는 만족하는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

"자! 얘기해보라고! 왜 배신했고 왜 우리 엄마가 죽어야 했는지?!"

"킥킥킥. 푸하하하핫!"

"뭐가 웃겨?!"

"킥킥. 그럼 웃기지 않겠나? 너 같은 질문을 내가 몇 번이나 들었다고 생각하지? 그리고 내가 대답을 해주든 네게 변하는 것이 있을까?"

"뭐라고?"

"킥킥. 왜 이렇게 쓸데없는 질문들을 하는 건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군. 그렇게 시간이 남아도나?"

"이 자식이!"

남성엘프는 울분을 표하듯이 검으로 바르스를 수도 없이 찔렀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에 10분이 지났고 경비병 엘프는 남성 엘프를 만류했다.

"그만. 시간이 되었다."

"헉...헉..."

남성 엘프가 수도 없이 찌르면서 바르스는 온몸이 피투성이와 상처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마법진이 빛나면서 그의 상처를 회복시켰고 피도 말끔하게 제거되었다.

"유감이네. 원래대로 돌아와서."

"젠장!"

"나도 아쉽다고. 죽을 수 있는 기회인데 말이야."

남성 엘프는 마치 자신이 진 것 같은 더러운 기분을 느끼면서 뒤로 물러났다. 그런데 그때 남성 엘프의 눈에 한 가지가 들어왔다.

"저기..저게 뭐죠?"

"뭐?"

"배에 조그마한 구멍이?"

경비병은 남성 엘프가 가리키는 곳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바르스의 복부 쪽에 조그마한 검은 구멍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겠는데?"

경비병은 혹시나 싶어서 무기를 들고 감옥 안으로 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바르스도 고개를 내려서 자신의 복부를 바라보았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표정을 보여주었다.

"드디어...드디어...때가 되었다! 푸하하하핫!!"

바르스는 희열에 가득 찬 목소리를 내뱉었고 그 목소리에 경비병은 그에게 윽박질렀다.

"닥쳐라! 어이! 빨리 가서 타르시스님을 모시고 와!"

"예!"

선임 경비병 엘프는 후임에게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바르스가 거기에 끼어들었다.

"키키킥! 늦었어! 이미 늦었다고!!"

그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검은 구멍이 갑자기 커지기 시작했고 마치 블랙홀처럼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콰아아아!!

"으윽! 뭐,뭐야?!"

"빨려 들어간다!"

경비병 엘프는 물론이고 줄을 서고 있던 엘프들도 빨려 들어가지 않기 위해서 힘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제일 가까이 있던 바르스는 자신의 몸이 검은 구멍에 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얘기했다.

"드디어...죽을 수 있게 되었어...감사합니다."

바르스의 사지를 묶고 있던 쇠고랑이 버티지 못하고 부서지는 순간 바르스의 온몸이 검은 구멍으로 들어갔고 그와 동시에 검은 구멍이 폭발을 일으켰다.

콰콰콰쾅!!

반경 20미터는 날려 보낼 정도로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다. 제일 가까이 있던 경비병 엘프와 줄을 서고 있던 엘프들은 즉사했고 그 뒤에 있던 엘프들도 충격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리고 폭발이 잠잠해졌을 때 엘프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으으...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저,저건 뭐야?"

"검은...구멍?"

폭발이 일어난 중심에 높이 3미터 폭 4미터에 육박하는 거대한 구멍이 생겨있었다. 그리고 그 폭발을 인지하자마자 수많은 엘프 병사들이 순식간에 몰려왔다.

"상황을 보고해라."

엘프 병사들과 온 인물은 바로 타르시스였다. 그는 저번 카리아스의 공격을 격퇴시킨 이후로 병사들을 항상 대기시켜놨고 그 덕분에 이렇게 빠른 대처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타르시스에게 질문을 받은 엘프는 검은 구멍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얘기했다.

"바,바르스를 가둔 감옥에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저 구멍이 생겼습니다."

"저건..."

타르시스는 검은 구멍을 처음 봤지만 저것이 무슨 용도로 사용되는 것임을 단번에 눈치챘다. 그래서 타르시스는 곧바로 마법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마법사들은 일제히 저 구멍을 향해 공격해라!"

"알겠습니다!"

타르시스의 명령에 마법사들이 검은 구멍을 향해 일제히 마법을 난사했다. 그러면서 검은 구멍을 중심으로 폭발이 일어났고 타르시스는 검은 구멍을 부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자마자 마법 폭발이라니. 아주 좋은 대접이군요."

"너는...카리아스?!"

검은 막을 치고 구멍 밖에 나와있는 인물은 하프 뱀파이어, 카리아스였다.

"네 녀석이 왜 여기에?!"

"당연히 한 가지의 이유 때문이지 않겠습니까?"

카리아스는 검은 구멍에서 나오는 마물들을 바라보며 얘기했다.

"실패했던 침공을 다시 하기 위해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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