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오크 마법사-290화 (360/360)

24장 드래곤을 그라이언 동맹으로(8)

-----------------------------------

24장 드래곤을 그라이언 동맹으로(8)

라이언 왕성의 회의실 중 한 곳에는 드래곤들과 듀로크, 그리고 그의 일행들이 있었다. 어떤 때보다 분위기는 험악했고 언제 전투가 벌어질지 모를 것 같은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드래곤의 리더라고 볼 수 있는 다르디엔은 그런 분위기 속에서 주위에 설치되어 있는 마법진을 슬그머니 훑어봤다.

"...이 마법진은 누가 만들었지?"

"궁금해? 하긴 나라도 궁금했겠지. 어떤 미친 자가 이런 마법진을 고차원으로 만들까 하고."

"그 말대로다. 우리 6명이 마법진 해체에만 시간을 쏟는다고 해도 하루는 걸릴 정도로 난해하군."

"그리고 나는 너희들이 마법진을 해제하려고 시도하는 순간 그대로 마법진을 발동하겠지."

"으득!"

다르디엔은 이빨을 갈며 듀로크를 바라보았고 그의 눈빛을 통해서 이게 허세가 아닌 진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언제든지 상황이 뒤틀리면 발동시키겠다는 것을.

"너뿐만 아니라 동료까지 말려들 텐데 상관없나?"

"동요하는 것을 원하고 찌르는 것이라면 소용없어. 이 마법진을 만든게 이 녀석들이니까."

듀로크의 말에 카르티네, 나르샤, 벨리온이 미소를 지었다.

"다른 이들도 모두 동의하고 이곳에 온 거야."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그런 각오를 다질 이유가 있는 것이냐?"

다르디엔은 솔직히 궁금했다. 이들이 공멸할 각오까지 하고 올 이유가 있는 것인지. 하지만 그런 다르디엔의 물음에 듀로크의 목소리가 밑으로 가라앉았다.

"...아직도 모르겠냐?"

"뭘 말인가?"

"우리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너희들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전쟁에서 이기기 힘들 정도로 말이야!"

"....."

"누군 좋아서 너희한테 손을 빌리는 줄 알아?! 안 봐도 너희들은 자신을 고상하게 생각하고 다른 이들을 깔볼 게 뻔한데! 그런 녀석들을 누가 좋아하겠어? 차라리 혼자 힘으로 해결하고 말지! 하지만 너희 드래곤의 힘을 빌리는 것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제일 쉬운 방법이니까 내가 자세를 낮추면서도 동맹을 진행했건만! 너희들이 망쳤잖아?!"

"....."

다르디엔은 할 말이 없었다. 왜냐하면 듀로크의 말이 맞기 때문이었다. 자신도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을지 몰라도 속으로는 분명 듀로크의 말대로 생각했다. 누구보다 오크를 깔보고 증오했다. 그리고 다른 드래곤들이 오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솔직하게 얘기해서 지금 싸운다고 해도 너희들을 모두 죽일 자신은 있다. 고작 도마뱀 6마리 못 죽이겠어?"

"오크 주제에 감히!"

다미우스가 발끈해서 본 모습으로 변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공기가 변했다.

"거기서 조금만 더 변해봐. 그대로 널 산화시켜주지."

어느새 듀로크의 주변에 수십 개의 파이어볼이 생성되어 있었다. 동시에 듀로크의 몸에서 폭발적인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그 기운은 고룡 드래곤들도 긴장할 정도였다.

"레드 드래곤인 내게 화염마법으로 덤비겠다는 것이냐?!"

"통할지 안 통할지 해볼래? 네가 조예가 높을까? 아니면 내가 더 높을까?"

다미우스는 듀로크가 생성한 파이어볼이 그냥 저서클의 파이어볼이 아니라는 것을 곧바로 눈치챘었다. 하지만 그의 성격이 그를 가만히 있게 하지 않았다.

"이놈이! 그래! 한번 해보자!"

"좋아. 그대로 없애주지."

다미우스가 드래곤화를 진행하였고 듀로크는 그것을 보고 공격을 하려고 했다. 다르디엔은 그 모습을 보고 한번 싸움이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다미우스를 말리려고 했다.

"다미우스! 진정하게!"

"듀로크. 잠시만 기다려라."

다미우스는 다르디엔의 말에 드래곤으로 변화하는 것을 멈추었다. 그런데 다르디엔은 자신뿐만 아니라 듀로크를 멈춘 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르티네..."

"카르티네. 왜 기다리래? 저런 녀석들은 지금 바로 없애버려야..."

"듀로크. 너도 지금 감정이 격해져 있어서 제대로 생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일을 그르칠 생각인가?"

"...그렇군."

듀로크는 카르티네의 말에 찬물을 맞은 것처럼 정신이 냉정해지는 것을 느꼈다.

"내가 너무 흥분했나 보군. 고맙다."

"아니다."

침착을 되찾은 듀로크는 한번 숨을 돌이킨 다음에 다르디엔을 향해 얘기했다.

"당신에게 다시 한 번 선택권을 주겠다."

"선택권?"

"우리와 동맹을 할지 아니면..."

지팡이로 바닥을 세게 내리찍으며 이어서 얘기했다.

"우리와 공멸할지."

다르디엔은 그 말에 자신을 제외한 드래곤들을 바라보았다. 다미우스는 싸울 의지로 가득 차 있었고 데미가스는...같이 싸울 것처럼 보였다. 가이토스도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싸움이 시작된다면 같이 싸울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아그리마와 디오노스는 자신을 도와줄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듀로크가 제안을 하면 그쪽에 붙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렇다면 결국 아그리마와 디오노스를 제외하고 전투 인원인 4명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중 두 명은 고룡도 아니였고.

'문제는 저쪽이 우리 4명을 이길 것 같은 느낌이란 말이지.'

르티네가 어떻게 행동할지 몰라도 르티네를 제외하고 생각해도 질 것 같았다. 자신이 듀로크를 맡는다고 해도 8서클 마법사라는 엘프와 인간이 다미우스를 맡고 소드마스터의 인간과 오크가 데미가스를 맡는다고 생각해도 저쪽이 남은 인물은 3명이었다. 그 3명을 가이토스가 상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상황은 누가 봐도 동맹을 받아들이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한번쯤은 네 개인적인 감정을 우선시해라.]

다미우스의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마족과 오크들이 언제 배반할지도 몰랐다. 아니, 오히려 오크에게 당해본 적이 있는 다르디엔은 증명할 방법이 없는 이상 항상 의심하고 믿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런 수많은 고민과 생각이 다르디엔의 머릿속에서 움직이고 있었고 결국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듀로크는 선택을 강요하고 있었고 다른 드래곤들이 자신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그런 압박감에 시달린 다르디엔은 결국 극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모두!"

다르디엔도 억제하고 있던 기운을 뿜어내었고 그에 맞혀서 드래곤들도 변신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듀로크도 주위에 생성해둔 파이어볼을 움직였다. 아니, 움직이려고 했다. 가운데에 누군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둘 다 기다려라."

"르티네!"

"카르티네?"

드래곤과 듀로크의 중앙에 나타난 것은 카르티네였다. 그리고 카르티네가 방해하는 것에 듀로크는 의외라는 듯이 쳐다보며 얘기했다.

"왜 말리는 거야? 혹시 너도 드래곤의 편으로 들게?"

"아니다. 듀로크. 너는 두 가지의 선택만 얘기했지만 또 다른 하나의 선택이 있지 않나?"

"다른 선택?"

듀로크는 카르티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카르티네는 다르디엔을 바라보며 얘기했다.

"다르. 너는 오크들과 마족이 배반하지 않는 증거를 보여달라고 했었지."

"그렇네."

"그럼 그것을 증명하면 동맹을 할 거란 얘긴가?"

"...그렇네."

카르티네의 물음에 고민을 거친 다르디엔이 대답했다. 대답을 들은 카르티네는 듀로크를 바라보고 얘기했다.

"듀로크. 증명할 방법이 있지 않나?"

"응? 방법이 있다고?"

"그래. 네가 나를 수호자로 만들었던 방법을 생각해봐라."

"수호자? 너를 수호자로 만들었을 때...아!!"

듀로크는 카르티네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방법이 있었군!"

"방법이 있다고?"

방법이 있다는 말에 다르디엔은 놀라워했지만 듀로크는 그에게 신경을 일절 쓰지 않았다.

"카르티네! 남는 스크롤 있어?"

"여기 있다."

카르티네는 아공간에서 스크롤 하나를 꺼내서 듀로크에게 넘겨주었다. 듀로크는 받은 스크롤에다가 손가락으로 글자를 적기 시작했다. 그곳에 있는 모든 이들의 시선이 스크롤에 집중되는 가운에 듀로크는 빠르게 내용을 적었고 이내 작성을 완료한 스크롤을 듀로크는 들어서 다르디엔에게 넘겨주었다.

"자!"

"이건 뭔가?"

"읽어보면 알 거야."

다르디엔은 듀로크의 속셈을 알지 못했지만 결국 듀로크가 넘겨준 스크롤을 받아보고 펼쳐보았다. 그리고 그 내용을 본 다르디엔은 듀로크가 뭘 하려고 하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 건가?"

"그래. 이거라면 증명이 되겠지?"

"확실히."

스크롤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져 있었다.

1. 드래곤들은 라이언, 그란 왕국의 동맹이 된다. 동맹인 된다는 것은 우호적인 관계를 뜻하며 서로에게 요구를 할 수 있고 적절한 요구일 시 수긍해야 한다.

2. 라이언, 그란 왕국에 속해있는 오크와 마족은 드래곤을 배반하지 않는다. 드래곤 또한 라이언, 그란 왕국을 배반하지 않는다. 여기서 배반이란 적대적인 관계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서로 간에 위협을 가할 수 없다..

3. 이 동맹 관계는 일시적인 것이며 숙적인 마왕 혹은 라자드를 비롯한 그의 세력이 말살될 때까지 유지된다.

4. 이 계약을 어길 시 서명한 계약자들은 사망한다.

"여기에 용언으로 맹세를 한다."

"용언이라...그대도 사용할 수 있나?"

"완전히는 아니지만. 그럼 효과가 떨어지니까 동등하지 않은 건가?"

"그건 상관없네."

다르디엔은 받은 스크롤을 다른 드래곤들에게도 보여줬고 마지막으로 받은 다미우스도 스크롤의 내용을 차근차근 읽어봤다.

"쳇. 알겠다. 이 내용이라면 괜찮겠지."

"다르디엔. 당신도 불만은 없겠지?"

"그렇네. 자네 말과 이 내용대로 오크들과 마족이 배반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으면 불만은 없네."

"그렇다면 계약서의 서명을 진행하도록 하지. 카르티네. 중개 좀 부탁할게."

"알겠다."

카르티네는 계약서를 받고 공중으로 올려보냈다. 그리고 이어서 카르티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마나가 계약서에 흡수되었다.

【나, 카르티네가 계약서의 중개인으로서 얘기한다. 드래곤 로드, 다르디엔은 이 계약에 응하겠는가?】

『그렇다.』

다르디엔이 얘기하자마자 미리 따놓은 손에서 흘러나오고 있던 피가 계약서의 서명란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그의 피를 머금은 서명란에 동시에 조그마한 마법진과 같은 서명이 생겨났다. 그것을 확인한 카르티네는 이어서 듀로크를 바라봤다.

【나, 카르티네가 계약서의 중개인으로서 얘기한다. 그라이언 동맹의 설립자, 듀로크는 이 계약에 응하겠는가?】

『응하겠다.』

듀로크도 다르디엔의 경우처럼 손의 피가 계약서의 서명란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듀로크의 피도 서명란의 서명으로 변하는 순간 계약서가 빛을 내며 반응했다. 그리고 빛이 절정에 달했을 때 빛의 폭발이 일어났고 계약서는 황금빛을 뿜어내었다.

【계약이 완료되었다.】

카르티네는 계약서를 손에 잡고 돌돌 말아서 봉해둔 다음에 아공간으로 집어넣었다.

"이로써 둘은 동맹관계가 되었다."

"그런가? 그러면 우선 이 마법진부터 어떻게 해주지 않겠나?"

다르디엔은 방을 감싸고 있는 마법진을 가리켰고 듀로크는 피식 웃으며 얘기했다.

"그러도록 하지."

딱!

듀로크가 손가락으로 한번 튕기자 방을 가득 채우고 있던 마법진이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서 마법진이 하나도 남지 않았고 다르디엔은 모든 마법진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됐나?"

"고맙네."

"그럼 이제 드디어 생산적인 회의를 할 수 있겠군."

듀로크는 어질러진 방을 마법으로 깔끔하게 치운 다음에 의자에 앉았다. 그러자 듀로크의 일행들도 적의를 없애고 자리에 앉았고 6명의 드래곤도 덩달아 반대편에 착석했다. 다르디엔은 모두 착석한 것을 보고 듀로크를 향해 얘기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네. 우리가 무엇을 해줬으면 하는가?"

"우선 제일 시급한 것은 타왕국으로 파견을 해줬으면 해."

"다른 왕국으로?"

"현재 다른 왕국들이 모두 라자드와 그의 세력들과 싸우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을 거야."

"그렇다네."

"하지만 나는 라자드와 대항하기 위해서는 대륙의 모든 세력들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다른 왕국들에게 우리 그라이언 동맹으로 오라고 권유하는 서신을 보냈어."

"그렇군. 지금은 각개격파를 당하는 상황이니."

"맞아. 그래서 당신들. 드래곤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타왕국으로 가서 그들을 우리 그라이언 동맹으로 안전하게 데려와 주는 임무를 맡기고 싶어."

"한마디로 호위가 역할이군."

"드래곤이 호위가라니. 젊은 드래곤들이 비웃을게 뻔하겠구만?"

다미우스는 듀로크의 말에 비꼬는 어투로 얘기했지만 듀로크는 그의 도발에 넘어가지 않았다.

"타왕국의 국민까지 합친다면 수만에서 수십만 명이 넘겠지. 그렇게 많은 이들을 우리 그라이언 동맹으로 보내려면 거리상 텔레포트밖에 없다. 하지만 수십만 명을 텔레포트 시킨다? 무한의 마나를 가지고 있는 드래곤이 아닌 이상 불가능하지 않겠나?"

"...크흠."

"자네의 의도는 알겠네. 하지만 그들이 자네의 권유를 받지 않을 수도 있지 않나? 그리고 우리 드래곤들이 갑자기 나타나면 적의를 나타낼 수도 있고."

"그래서 여기 있는 일행들을 1명씩 같이 보낼 거야."

듀로크는 옆에 앉아있는 이들을 가리키며 얘기했다.

"흥. 방해만 되지 않았으면 좋겠군."

"방해가 되지는 않을걸? 오히려 너보다 강한 이들도 있으니까."

"뭐라고?!"

"왜 다시 해보게?"

"다미우스!"

"크으...알겠어."

다미우스는 벌떡 일어나서 성격대로 밀고 나갈 것처럼 보였지만 다르디엔의 말에 성질을 죽이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럼 얘기를 다시 돌려서 자네는 어떤 왕국에 파견을 보내고 싶은 건가?"

"라자드가 점령한 세레티 왕국을 제외한 전부."

"카무란, 밀런, 일루드, 나이트, 요리스, 게덴. 이렇게 6개의 왕국인가?"

"그래."

"현재 우리가 움직일 수 있는 고룡은 8명. 거기다 다른 드래곤들까지 간다면...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군."

"우리 쪽은 나, 그란, 나미래, 나르샤, 벨리온, 맥, 로그, 쉐이드. 이렇게 8명이서 움직일 거야."

"어떤 왕국으로 갈지도 정했나?"

"우선 나르샤는 자신의 왕국인 밀런 왕국. 벨리온과 맥은 일루드로. 나미래는 요리스. 로그는 게덴. 쉐이드는 카무란. 그리고 나와 그란은 나이트로 갈 예정이다."

"그렇군. 그 전에...타왕국으로 가는 것에 불만이 있나?"

다르디엔은 다른 드래곤들을 향해 얘기했다.

"없습니다~ 오히려 재밌을 것 같으니까요~"

"나도 없어. 거래의 대가니까. 그 대신 새로운 지식은 줘야 한다?"

"나도 술을 더 주도록!"

비아토스의 디아노스의 말에 듀로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흥! 나도 괜찮다."

"저,저도 괜찮습니다. 다만...저번에 만났던 이들만 아닌다면."

"알겠네. 그럼 우리도 알아서 정한 후에 알려주면 되겠나?"

"응. 대신 최대한 빨리. 지금 이 순간에도 타왕국들은 위기를 맞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내일까지 정해서 오겠네."

다르디엔은 그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동시에 듀로크도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다르디엔은 그것이 악수를 청하는 것임을 알고 그의 손을 붙잡았다.

"좀 전의 일은 사과하겠다."

"아니네. 나야말로 선택을 번복해서 미안하네."

"그리고...과거의 일은 내가 대표로 사과를 표할게."

듀로크는 고개를 수그리며 얘기했다. 다르디엔은 그런 듀로크의 행동이 놀라운 것인지 표정에서 드러나고 있었다.

"분명 과거의 오크들은 야만적이고 몬스터와 별반 다를 바 없었을 수도 있어. 하지만 지금은 달라. 인간과 같이 생활할 정도로 그들은 달라졌어. 그리고 그렇지 않은 자가 나오더라도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그러니 안심해."

"...알겠네. 자네의 뜻은 충분히 알았으니 고개를 들게나."

다르디엔의 말에 듀로크가 고개를 들어서 그를 쳐다보았다.

"분명히 자네의 말대로 나는 오크를 원망하고 있네. 오크들은 야만적이고 언제든지 배신할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지. 지금 이 순간에도 다르지 않지. 하지만 자네의 말을 한번 믿어보겠네. 그러니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게나."

"그래."

둘은 악수를 한 상태로 웃었다. 그렇게 많은 일도 있고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었지만 결국 동맹은 체결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수많은 드래곤들이 라이언 왕국을 찾아왔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