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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288화 (288/360)

24장 드래곤을 그라이언 동맹으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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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장 드래곤을 그라이언 동맹으로(6)

총 8명의 인물이 원탁을 중심으로 앉아있었다. 모두 머리 색깔도 다르고 외모와 나이도 다르다 보니 개성적인 인물만 모여있다고 생각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실상은 인간이 아니였다. 드래곤들. 그것도 드래곤 중에서 최강의 드래곤들만 모인 거라고 볼 수 있었다.

"자. 그러면 모두 모였으니 회의를 시작하겠네."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왜 모이게 되었는지 말하는게 좋지 않겠나?"

레드 드래곤의 수장 다미우스가 다르디엔의 말에 먼저 답변했다. 그리고 그 말에 다르디엔은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

"그렇군. 그러면 먼저 그에 대한 얘기부터 하겠네. 우선 모두 대충 눈치는 채고 있을 거네. 마왕의 강림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다르디엔의 말에 드래곤들이 모두 움찔거렸고 다르디엔은 이어서 얘기를 이어나갔다.

"어제 나에게 동맹을 제안한 인물이 있었네."

"동맹이요? 누가 그런 제안을?"

"듀로크라는 인물이네. 그는 라이언 왕국과 그란 왕국이라는 곳의 수장과 같은 존재라더군."

"라이언과 그란 왕국?"

"라이언은 알겠는데 그란 왕국은 뭐지?"

"오크들이 만든 왕국이네."

"풋."

"푸하하하!"

다르디엔의 말에 드래곤들이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다르디엔은 그들이 웃는 이유를 어느 정도 알고 있기에 쓴웃음을 지으며 이어서 얘기했다.

"자네들이 웃는 이유를 알고 있네. 하지만 그전에 이것부터 보게나."

드래곤들의 중심에 있는 원탁에는 커다란 수정구슬이 존재했는데 다르디엔이 마나를 불어넣자 하나의 영상이 나타났다. 영상은 거대한 왕국. 그것도 상당히 발전된 문명을 가지고 있는 왕국이었다.

"호오? 저런 왕국이 있었나?"

"새로운 강국인가?"

"저게 그란 왕국이네."

"뭐?!"

"저게 오크들이 만든 왕국이라고?"

드래곤들이 말을 듣고 놀라움을 표출해냈다. 그리고 다르디엔은 영상을 확대하면서 왕국에서 움직이고 있는 오크들을 보여주었다.

"...사실이군."

"놀라운데? 지금까지 이런 적이 있었나? 아그리마."

"아니. 이건 정말 역사적인 사건이야. 지금까지 어떤 역사 속에서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이거 흥미로워지는데?"

지식의 드래곤 아그리마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는 것에 흥분했는지 침을 흘리며 바라보고 있었다.

"놀라운 것은 이게 끝이 아니네. 이 그란 왕국은 라이언 왕국과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네. 그 말은 즉, 인간과 오크가 교류하고 있다는 것이네."

"하아?!"

"인간과 오크가?! 당장 가고 싶어!"

아그리마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그런 아그리마를 바라보며 다르디엔이 얘기했다.

"자자. 조금 흥분을 가라앉히게나. 어차피 가게 될 기회는 있을 것이니."

"...알겠어."

아그리마는 자리에 앉았지만 여전히 흥분하고 있는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다르디엔은 다시 얘기를 이어나갔다.

"크흠. 다시 얘기를 돌리자면 저런 왕국의 수장이 듀로크라는 인물이네. 그는 참 독특한 인물이지."

"독특?"

"어떤 면이 그런가요?"

"먼저 그는 오크이면서 9서클 마법사이네."

"오크면서 9서클 마법사?!"

"이거 재밌어지는데?"

9서클 마법사라는 말에 드래곤들이 흥미를 더했는데 다음 말에 더 드래곤들의 감정이 격해졌다.

"거기다 그는 베아트리스의 힘을 물려받았다고 하네."

"베아트리스?!"

"뭐라고?!"

다르디엔의 말에 다미우스가 벌떡 일어났다.

"그 말을 자세히 얘기해줘야겠는데."

같은 레드 드래곤이여서 그런지 다미우스는 조금 성질이 올라온 상태였고 다르디엔은 차분히 그의 질문에 답변했다.

"나도 자세한 것은 모르네. 그가 그렇게 말했으니."

"거짓말일 가능성은?"

"그건 아닌 것 같네. 왜냐하면 르티네가 증명해줬으니."

"르티네라면...카르티네?!"

"그렇다네."

"카르티네님이라고요?"

"그녀가...왜?"

"나도 이유는 모르겠는데 카르티네가 라이언 왕국의 수호자로 있다고 하더군."

"예?!"

"...충격적인 소식들뿐이군."

한 번에 충격적인 얘기만 들어서 그런지 모두 침묵을 유지했다. 하지만 그때 원탁에 발을 탁 올리며 얘기하는 이가 있었는데 바로 폭력의 드래곤 비아토스였다.

"나는 그런 것에 흥미 없고 마왕의 강림에 대한 얘기만 관심 있다."

"그에 대한 얘기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내용이였네. 그가 차후에 마왕과 싸우기 위해서 우리에게 동맹 관계를 제안했고 그에 대한 대답을 하기 위해서 라이언 왕국에 가서 대화를 나눌 예정이네. 그리고 오늘의 회의는 그곳에 누가 가며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는게 주제니까."

"그렇다면 나는 상관없다. 나는 싸울 수만 있으면 되니까. 그러니 이만 가보도록 하지."

비아토스는 관심 없다는 듯이 나가려고 했는데 그의 앞을 가로막는 이가 있었다.

"어이. 얘기는 끝까지 듣고 가지?"

"다미우스. 비키는게 좋을 것이다. 아니면 한판 뜨는 것으로 생각할 테니."

"그렇게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렇다는 건가? 그럼..."

그 순간 비아토스와 다미우스의 본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충돌이 일어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중앙에 어느새 나타난 다르디엔이 그들을 말렸다.

"싸우는 것은 오늘이 아니여도 되네. 그러니 오늘은 참아주겠나?"

비아토스와 다미우스에게 밀리지 않는 기운을 뿜어내는 다르디엔이었고 그 3명의 마나가 부딪히면서 레어가 흔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광경에도 다른 드래곤들은 항상 보는 광경인 것처럼 당연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쳇. 알겠다고."

결국 다르디엔으로 인해서 다미우스가 먼저 뒤로 빠졌고 비아토스는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다르디엔은 비아토스가 나가기 전에 얘기했다.

"그럼 자네는 동맹하는 것을 찬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겠네."

"맘대로 생각해라. 다만 그 동맹하는 녀석들이 내가 싸우는 것을 방해를 하면 언제든지 뒤엎을 것이다."

비아토스는 그 말을 끝으로 사라졌고 비아토스가 사라진 것을 본 데미가스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얘기했다.

"역시 폭력의 드래곤답군요. 싸우기만 하면 된다고 하니."

"그러는 자네의 생각은 어떤가?"

"그건 블랙 드래곤의 수장으로서의 생각을 묻는 겁니까? 아니면 개인의 생각을 묻는 겁니까?"

"둘 다 듣고 싶네."

"으음...저는 찬성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재밌을 것 같으니까요~"

이유가 단순무식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데미가스의 대답을 모두 예상했다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재밌을 것 같다라...나도 찬성한다."

"다미우스."

"그리고 나는 직접 그 듀로크라는 녀석을 봐야겠다. 말한 대로 베아트리스의 힘을 이어받았는지 확인해야겠다."

"알겠네. 그럼 제라서스. 자네의 생각은 어떤가?"

"나는 동맹을 할 필요가 있나 싶군. 우리 드래곤은 드래곤들끼리 움직이고 그쪽은 그쪽대로 움직이면 되지 않나? 더구나 천한 오크들과 동맹을 하는 것은 기분이 나쁘군."

"그럼 제라서스는 반대고. 세트리나는?"

"전 찬성이에요. 오크들과 동맹을 하는 것이 조금 걸리지만 그래도 마왕을 상대하려면 그들의 힘이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걱정되는 점이 하나 있어요."

"어떤 건가?"

"과거 대륙전쟁 때는 오크들이 마왕의 밑에 붙어서 적으로 싸웠죠. 그렇다면 이번에도 그럴 여지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렇군. 그 점에 관해서도 확인하겠네."

"그 점만 해결되면 저는 동맹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알겠네. 아그리마는...당연히 찬성이겠고."

"당연하지!"

"디오노스는?"

"딸꾹! 나도 찬성. 새로운 술을 마실 수만 있다면 마왕 밑에 들어가도 상관없는게 나니까."

"그런 농담은 하지 말게나. 그럼 찬성 7, 반대 1로 다수결의 원칙으로 인해 동맹을 하는 것으로 하겠네."

다르디엔의 결정에 토를 다는 이는 없었다. 그런 반응을 본 다르디엔은 얘기를 이어나갔다.

"그렇다면 이제 동맹 관계를 맺기 위해서 라이언 왕국으로 갈 드래곤을 정할 건데..."

"나,나! 나는 무조건 갈 거야!"

다르데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난리를 치는 이가 있었는데 바로 아그리마였다. 다르디엔은 데려가지 않으면 죽일 것처럼 흥분해있는 아그리마를 바라보고 얘기했다.

"알겠네. 그리고 디오노스도 가겠지."

"당연하지. 술을 얻어먹으려면."

"나도 가야 하고 밖에 있는 가이토스도 데려갈 것이네. 또 다미우스도 가겠다고 했고. 나머지는 어떻게 하겠나?"

"나는 가지 않겠다."

"저도 남아있을게요."

제라서스와 세트리나는 사양을 했다. 다르디엔은 남은 데미가스를 바라보았고 데미가스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저도 갈게요~ 재밌을 것 같으니까."

"그럼 제라서스와 세트리나를 제외하고 6명이서 가기로 하겠네. 안 가는 두 명도 결과가 어떻게 됐든 간에 그에 따르는 것에 동의하는 건가?"

"예."

"어쩔 수 없지."

"그럼 내일 가기로 약속했으니 이곳으로 내일 모이는 것으로 하겠네."

"알겠습니다."

"하암~ 그럼 낮잠이나 자보러 갈까?"

"그사이에 기록할 책이나 수정구슬들을 챙겨야겠어!"

데미가스가 싱글벙글 웃으며 사라졌고 디오노스는 하품을 하며 잠을 청하러 갔다. 아그리마도 급하게 사라졌고 제라서스도 아무 소리 없이 모습을 감추었다.

"그럼 저도 이만 실례할게요. 몸 조심하세요."

"알겠네."

"솔직히 저도 제 블루 드래곤들이 다치는 것은 싫지만 마왕과의 싸움에서 보호하기만 할 수는 없겠죠."

"자네의 마음은 잘 알고 있네."

"예. 그럼 얘기 잘 끝내고 오세요."

세트리나도 그 말을 끝으로 사라졌고 남은 것은 다미우스 뿐이었다.

"자네도 가지 않는 건가?"

"궁금한게 있어서. 잠시 얘기할 수 있겠지?"

"자네가 궁금하다고 내게 얘기를 걸다니. 특이한 일이군."

"동맹에 대해서 찬성하기는 했지만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 거야?"

"으음? 찬성이라고 하지 않았나?"

"진정 찬성하는 건가? 그것도 오크들을 상대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가?"

"잊었다고는 할 수 없겠지. 2차 대륙전쟁 때 오크들에게 죽은 메니에르를."

"...그만하게나."

"그것도 수많은 오크들에게 둘러싸여서 찢겨져 죽었지. 그녀의 육신은 오크들의 입으로 들어갔고."

"그만하라고 했네!"

다르디엔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그의 분노를 표출해주고 있었고 그가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잊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녀는 나의 반려자였네! 차라리 잊을 수만 있었다면 오히려 얼마나 좋을까 하고 몇 번을 생각했는지 아는가?! 드래곤이 망각을 하지 못한다는 것에 얼마나 저주했는지 아는가?! 자네는 모를 거네!"

"그래. 나는 모르지. 하지만 자네는 분명히 오크들에게 분노를 느끼고 있네. 그들을 죽이고 싶어 하고 좋아하지 않지. 헌데 왜 동맹에 찬성하는 거지? 오크를 그렇게 싫어하면서도."

"그건...내가 드래곤 로드이기 때문이네. 모든 결정을 하고 이끌어가야 하는 내가 사적인 감정을 넣으면 안 되지 않겠는가?"

"그런가? 드래곤 로드 자리도 참 힘들군."

다미우스는 그 말을 하고 텔레포트 마법진을 만들었다. 그리고 사라지기 전에 한마디를 남기었다.

"나는 네 개인적인 의견도 표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공적인 자리와 상관없이 말이야. 그리고 나는 네 결정을 존중할 거야."

다르디엔은 다미우스가 사라지자 쓸쓸한 시선을 지으며 혼잣말을 했다.

"말은 쉬운 법이네."

최근 매트 왕자의 하루 일과는 거의 똑같았다. 먼저 아침에 일어나면 씻은 후에 회의를 진행하여 별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다. 이제 전쟁을 치르기 위해서 준비해야 하는 사항과 문제점들. 그리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에 대해서 같이 머리를 싸매고 논의를 한다.

그리고 그런 오전의 일과가 끝나면 점심을 먹고 잠시 몸을 풀기 위해서 단련을 한다. 소드마스터 중급의 벽이 조금 보이기 시작한 매트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단련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단련을 트이번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고 항상 그래왔다.

왜냐하면 단련이 끝나자마자 캐트는 트이번을 타고 왕성을 한 바퀴 돌았고 그런 산책을 좋아하는 트이번도 습관처럼 기다리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단련과 산책을 통해서 저녁이 되면 저녁식사를 하고 발걸음을 이동한다.

그가 발걸음을 이동하는 것은 매트가 생활하는 옆방. 그 방에는 한 인물이 숨을 쉬지 않는 것처럼 조용히 침대에 누워있었다.

끼이이익...

기름칠 하지 않는 문의 경첩에서 소리가 났고 그와 동시에 매트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는 주워있는 인물의 옆에 있는 의자에 가서 앉았다.

"오늘도 일어나지 않으시려나."

매트는 누워있는 인물을 아련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언제까지 누워있을 생각이세요?...에밀리 누나."

누워있는 인물은 바로 에밀리였다. 세레티의 유일한 생존자라고 할 수 있으면서 매트에게 있어서 소중한 사람 중 하나였다. 라이언 왕국으로 텔레포트 해서 온 직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카르티네에게 부탁했지만 그녀도 해결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에밀리는 그녀 자신의 정신적 충격 때문에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녀 자신의 의지로.

그렇기에 매트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그녀가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수밖에 없었다.

"대체 어떻게 해야 에밀리 누나가 일어날 수 있는 거지?"

카르티네가 안된다면 그가 기댈 수 있는 인물은 듀로크밖에 없었고 그래서 그는 듀로크가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그의 염원을 들은 것일까? 뒤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똑똑.

"매트 왕자님. 듀로크님이 돌아오셨다고 합니다."

"뭐라고?!"

매트는 그 소리를 듣고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서 문을 급하게 열었다. 그리고 어떤 때보다 더 빨리 듀로크를 찾으려고 했다. 아니, 하려고 했다.

"듀로크님!"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

어느새 듀로크가 문 너머에 서 있었다. 매트는 그런 듀로크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비켜줬고 듀로크는 안으로 들어가서 누워있는 에밀리를 바라보며 스캔 마법을 사용했다.

"으음...외상과 내상에 별문제는 없군. 정신적 충격 때문인 것 같은데. 카르티네도 똑같이 얘기했나?"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나도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럴수가..."

매트는 듀로크의 말에 절망을 느꼈다. 그리고 그런 매트를 바라본 듀로크는 시선을 돌리며 얘기했다.

"하지만 아쉬운걸?"

"예?"

"라자드에게 복수할 기회를 주려고 했는데 말이야."

"...그게 무슨 말이죠?"

매트는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워하며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 에밀리가 일어나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에밀리 누나!"

"역시 내 예상이 맞았군."

"듀로크님! 대체 어떻게 하신 거죠?"

"그냥 간단한 거야. 에밀리는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복수할 기회를. 자면서 기운을 재충전하고 있었던 거지."

"그런..."

"내 말이 틀리나? 에밀리."

"그 말대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어요. 그저 그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그래. 그럼 그 말대로 라자드에게 복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대신 나를 도와줘야겠어."

"좋아요."

"말이 잘 통해서 좋군. 그럼 이만 바빠서."

듀로크는 그 말을 끝으로 나갔고 매트는 침대에 앉아있는 에밀리를 바라봤다.

"에밀리 누나. 정말 이제 괜찮은 거에요?"

"그래."

"정말 걱정했잖아요! 계속 의식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미안해."

에밀리는 매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얘기했다.

"의식이 없었지만 그래도 네가 나를 걱정해서 계속 옆에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 정말 미안해."

"아니에요. 저는 에밀리 누나가 의식을 되찾은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매트는 에밀리의 말에 씨익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 그런데 좀 전에 했던 대화를 떠올리고 매트는 에밀리에게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로 복수를 하실 생각이세요?"

"...응."

"저는 솔직히 에밀리 누나가 복수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당할까 봐? 아니면 걱정돼서?"

"둘 다요. 솔직하게 말해서 라자드의 무력은 듀로크님조차 경계할 정도잖아요. 그런 그에게 복수하는게 얼마나 힘든지...에밀리 누나도 아시잖아요?"

"그래. 알고 있어. 하지만 하지 않을 수 없어."

"왜요?"

"...잊을 수가 없어. 라미온님이 나를 강제로 텔레포트시키면서 얘기했던 것을. 그리고 그 광경을 라자드가 멀리서 보고 있던 것을...세레티의 모든 사람들이 죽었다는 것을...잊을 수 없어."

"....."

"그리고 항상 악몽을 꿔. 내가 알고 있는 세레티의 사람들이 좀비처럼 일어나서 내게 얘기해. 혼자서 살아남은 나를 원망한다고. 복수를 해달라고."

"...그래서 복수를 하겠다고 하시는 거에요?"

"그래."

매트는 에밀리의 위태위태한 모습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복수에 매달리는 이들의 끝이 모두 좋지 않다는 것을 매트는 잘 알고 있었다. 복수를 하기 위해서 어떤 짓이라도 실행하고 복수를 해도 후련해지지 않는 결말. 에밀리의 결말도 분명 그럴 것이 뻔했다.

그래서 매트가 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밖에 없었다.

"알겠어요. 에밀리 누나가 그렇게 하시겠다면. 대신...저도 그 복수에 끼워주세요."

"뭐?"

에밀리는 매트의 말에 고개를 들어서 쳐다보았다.

"저도 그 복수에 끼워주세요."

"왜? 네가 그럴 필요는 없잖아? 너는 라자드에게 무슨 짓을 당한 것도 아니고?"

"저도 라자드와 관련된 일은 있는데요?"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

에밀리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매트를 향해 얘기했다.

"나 때문에 너도 휘말리는 것을 싫다고 하는 거야!"

"그래도 저를 말릴 수는 없어요. 거꾸로 생각해보세요. 제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데 라자드에게 복수한다고 하면 에밀리 누나는 가만히 있을 거예요?"

"....."

"복수하는 것을 말리지 않겠어요. 하지만 제가 그 옆에서 지켜보고 지킬 수는 있게 해주세요. 예?"

"...하아."

에밀리는 두 손으로 얼굴을 부여잡고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그런 에밀리를 매트가 옆으로 가서 손으로 어깨를 감싸주었다.

"미안해. 이렇게 연약한 여자여서."

"아니에요. 저도 똑같은 상황이였으면 그랬을 거에요."

"후회하지 않아? 이렇게 연약하고 나이 많은 여자를 좋아하는 것에."

"아니요. 오히려 에밀리 누나가 제게는 진실된 모습을 보여줘서 좋은걸요?"

"그래? 너도 참 특이하구나."

"하하. 그런 말은 처음 듣네요."

매트는 에밀리의 말에 웃다가 이내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얘기했다.

"에밀리 누나."

"응?"

"지금 할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 얘기하면 안 될 것 같아서요."

"뭔데?"

"이번 싸움이 끝나면...저랑 결혼해주시겠어요?"

"뭐?!"

에밀리는 어떤 때보다 놀라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매트를 바라보았다.

"진,진심이야?"

"예."

"아,아까도 얘기했다시피 나는 연약하고 나이도 많은데?"

"저는 상관없다고 말했잖아요? 그래서 대답은요?"

매트가 에밀리에게 들이대면서 얘기했고 에밀리는 그런 매트 때문에 얼굴을 붉히면서 뒤로 피했다.

"대답은요?!"

"알,알겠어."

"알겠다고 하신 거에요!"

매트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빠르게 뛰쳐나가면서 얘기했다.

"그럼 저는 준비하러 갈게요! 듀로크님에게 에밀리 누나도 참전할 거라고 얘기할 테니 걱정 말고 있으세요!"

"매트!"

쾅!

매트는 문을 쾅 닫으며 사라졌고 남은 에밀리는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내 두 손으로 붉은 얼굴을 부여잡고 한숨을 쉬었다.

"이런 와중에도 행복을 느껴도 나는 괜찮은 건가?"

쾅!

매트는 문을 크게 닫으며 격한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다리에 힘이 풀린 나머지 바닥에 앉아서 벽에 기대었고 어느 때보다 기쁜 표정으로 얘기했다.

"드디어 얘기했어...얘기했다고!"

알겠다는 대답까지 받은 매트는 어느 때보다 행복했다. 이 말을 하기 위해서 자신이 얼마나 수많은 고민을 해왔던가. 그런 생각을 하며 행복을 만끽하고 있었다. 앞에서 목소리가 들리지만 않았다면.

"생각보다 진행이 빨랐는걸?"

"억! 듀,듀로크님!"

목소리에 깜짝 놀란 매트는 눈앞에 듀로크가 있는 것을 보고 심장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언,언제부터?"

"처음 나갈 때부터. 걱정돼서 남아있었거든. 하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나 보네."

"그럼...모든 대화를 다?"

"그래."

매트는 듀로크가 에밀리 누나와 했던 대화를 모두 들었다는 말에 얼굴을 붉히며 창피해 했다. 그런 매트의 반응에 듀로크는 피식 웃으며 얘기했다.

"걱정 마. 다른 사람들에게는 얘기하지 않을 테니까."

"감,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사망 플래그를 뿌리면 안 되지 않을까?"

"사망 플래그?"

"아니다. 못 알아들으면 됐고. 플래그를 피하기 위해서 어떻게든 해야겠지."

듀로크는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키며 얘기했다.

"에밀리에게는 언제든지 준비되면 얘기하라고 해. 그녀에게 맡길 일을 줄 테니까."

"예! 알겠습니다."

듀로크는 이 둘의 사랑을 이루게 할 거라고 다짐하며 그를 위해서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하루가 지나서 드래곤들이 오기로 한 날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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