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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267화 (267/360)

20장 움직이는 듀로크(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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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장 움직이는 듀로크(34)

똑같은 얼굴과 몸을 가지고 있는 수십 명의 소리아는 마법 사용 준비를 마친 채 얘기했다.

""네가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수십 명이 쏘는 마법을 모두 피할 수 있을까?""

"가능할지 불가능할지는 해봐야 알겠지. 하지만 그러기도 전에 너를 처리할 수 있다."

""풉! 허풍도 심하네~ 그런다고 뭐가 바뀔 것 같아?""

수십 명이 비웃는 와중에도 쉐이드는 여유를 잃지 않고 단검을 만지작거리며 얘기했다.

"암살자가 되기 위해서 필수 조건이 뭔지 아나?"

""뭔 뜬금없는 소리야?""

소리아는 지금 상황과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를 하는 쉐이드의 말에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암살자들은 상대를 죽이기 위해서 누구보다 소리에 민감해야 한다. 왜냐하면 소리를 얼마나 내지 않느냐, 소리를 얼마나 감지하느냐에 따라서 생과 사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흐음...뭔 속셈인지는 몰라도 개소리는 작작해~""

소리아는 더 이상 들어줄 생각이 없는 모양인지 검은 화염의 구를 생성하였다. 그런 화염의 구가 소리아 한 명당 몇 개씩 생성되어서 공중에는 수백 개의 화염의 구가 넘실되었다.

""그냥 시끄러우니까 죽어~""

그 순간 수백 개의 화염의 구가 쉐이드를 향해 날아갔고 쉐이드가 피할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화염의 구가 강타하면서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다.

콰콰콰쾅!!

화염의 구가 만든 폭발은 엄청난 충격파를 만들었고 소리아는 그 폭발에 쉐이드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거라고 예상했다.

""킥킥. 그러니까 실력도 없이 깝치지 말았어야지.""

"그건 네 자신에게 하는 말인가?"

""뭐?!""

소리아는 웃고 있다가 자신의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무의식적으로 팔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렇게 팔을 들어 올린 덕분에 소리아는 그 순간 생명의 끈을 연장할 수 있었다.

푹!!

""큭!""

단검이 팔을 관통하였고 피가 확 튀어나왔다. 소리아는 자신이 팔을 들지 않았으면 단검이 정확히 심장을 관통했을 거라는 것을 깨닫고 식은땀을 흘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쉐이드가 멀쩡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고 진짜인 자신을 어떻게 찾았는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호오? 우연인가? 아니면 본능인가? 어떻게 됐든 조금 시간을 끌었군."

""어,어떻게 나를 찾아낸 거지? 분명히 다 똑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었을 텐데?""

진짜 소리아가 다시 수십 명의 더미 곁으로 들어가면서 모습을 감췄다. 그와 동시에 상처 부위와 표정까지 모두 똑같이 되면서 다시 혼동을 주었다. 하지만 쉐이드에게 그런 행동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내가 아까 말하지 않았나? 암살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리를 얼마나 내지 않느냐, 감지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된다고."

""그게 뭐라고?!""

쉐이드는 양손에 들고 있는 단검으로 공중에서 저글링을 하며 얘기했다.

"그래서 암살자들은 발자국 소리와 호흡 소리를 듣기 위해서 수많은 훈련을 하지. 그리고 극한의 감각을 지니고 있는 이는 심장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심장 소리?""

쉐이드는 저글링을 하던 단검을 다시 양손에 쥐고 입을 열었다.

"그 극한의 감각을 지니고 있는게 바로 나다. 그리고 네 숨소리와 심장 소리는 너무 크게 들린단 말이다."

쉐이드가 다시 움직였고 소리아의 눈에는 한순간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다음 목소리는 바로 자신의 뒤에서 들려왔다.

"바로 한 명에게만."

푹!!

""크아아아악!!""

소리아는 겨우겨우 치명타를 피할 수 있었지만 어깨에 단검이 박혀버렸다. 단검을 뽑지도 못한 채 소리아는 뒤로 빠졌고 쉐이드는 그런 소리아를 보며 즐겁다는 듯이 얘기했다.

"자. 이젠 어떻게 할 거지? 네 공격은 너무나 느려서 나한테 통하지 않지. 그리고 넌 숨어봤자 들키고. 자, 이젠 다른 방법이 있나? 더 재밌는 것을 보여달라고."

쉐이드는 한 발자국 앞으로 다가서며 얘기했다.

"네가 그저 그런 흑마법사가 아니란 것을 증명하란 말이다."

다시 한 발자국을 내디뎠고 그와 반대로 소리아는 뒤로 한 발자국 후퇴했다.

"왜 그렇지? 너도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년이 아닐 텐데? 덤비라고. 나는 준비되어 있다."

쉐이드가 진심으로 기대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을 보고 소리아는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똑같이 미쳤더라도 다른 차원의 미친 자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런 질린 소리아의 표정을 본 쉐이드는 급속하게 감정이 식어버리는 것을 느꼈다.

"아닌가...너는 다른 건가?"

"뭐,뭐?"

"...동류라고 생각했건만. 재미가 떨어졌다. 이만 끝내도록 하지."

그 말을 끝으로 쉐이드의 모습이 소리아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그 순간 소리아는 온몸의 털이 쭈뼛 서는 것을 느끼고 그것이 자신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것을 경고하는 것임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더미들을 향해 있는 힘껏 소리쳤다.

"날 보호해!!"

그녀의 말에 더미들이 소리아의 뒤를 막으면서 동시에 쉐이드를 덮쳤다. 하지만 쉐이드는 그런 더미들이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단검을 위에서 아래로 크게 휘둘렀다.

"섬(殲)!"

그와 동시에 마치 예수가 파도를 두 개로 갈라내는 것처럼 더미들이 두 갈래로 잘려졌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을 통해서 더미가 액체로 돌아가기 전에 쉐이드가 지나갔고 소리아의 뒤를 바짝 쫓아갔다.

"어딜 도망가지?"

"오,오지마!"

더미들이 쉐이드를 방해하고 있는데도 쉐이드는 소리아가 도망가는 것보다 더 빠르게 뒤를 쫓아왔다. 소리아는 자신의 목표점까지 아직 거리가 남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쉐이드를 향해 마법을 사용했다.

"다크 볼!"

검은 화염의 구가 쉐이드를 향해 날아갔지만 쉐이드는 신경 쓰지도 않고 피했다. 그것을 본 소리아는 쉬지 않고 마법을 사용했다.

"다크 링! 컬스! 데스 핸드!"

구속 마법, 저주 마법, 공격 마법 등 수많은 마법을 쉐이드에게 시전했다. 하지만 그런 마법에도 쉐이드는 하나의 상처조차 받지 않은 채 소리아의 뒤를 따라갔고 이내 소리아에게 거의 접근했다. 그리고 그는 한 치의 주저도 없이 단검으로 소리아의 어깨를 향해 휘둘렀다.

푹!

"꺄아아악!!"

좀 전에 찔린 어깨와 반대쪽 어깨에 단검이 찔려 들어갔다. 그리고 쉐이드는 추가타를 가하려고 했지만 그때 소리아가 앞으로 몸을 날리면서 그 의도를 이행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마치 미리 준비해둔 것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검은 구멍이 있었고 그 구멍을 향해 소리아가 몸을 던졌기 때문이었다.

"흐음..."

쉐이드는 끝이 보이지 않는 구멍을 보고 이걸 따라갈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이내 단검을 집어넣으며 몸을 돌렸다.

"이번엔 봐주도록 하지. 하지만 다음에 만났을 때도 지금과 똑같다면...그땐 무조건 죽여주겠다."

그 말을 끝으로 쉐이드는 다시 전투지역으로 돌아갔고 더미였던 액체들이 땅을 녹이는 소리와 싸움의 흔적만이 그곳에 남아있었다.

까까깡!!

나르샤의 검과 드리트의 주먹이 부딪히면서 쇳소리를 내었다. 수많은 공방이 이루어졌고 어느 한쪽도 밀리지 않았다. 그런 둘의 실력은 막상막하. 하지만 그건 검과 주먹으로 대결했을 때의 이야기였다.

"프리즈."

나르샤가 기습으로 땅을 얼렸고 그런 기습 공격에 드리트는 발을 조금 헛디뎠다. 그리고 그 순간 나르샤가 검을 위에서 내리찍었고 드리트는 한 팔을 들어 올려서 검의 공격을 막았다.

깡!!

드리트가 공격을 어떻게든 막았지만 또 그 사이에 2마리의 상급 정령이 드리트를 공격했다. 불과 물기둥이 공중에서 생성되면서 드리트를 노렸고 드리트는 나르샤의 검을 막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뒤로 후퇴하는 수밖에 없었다.

콰콰쾅!!

불과 물의 상극인 성질끼리 합쳐지면서 더욱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고 드리트가 있던 곳을 산산조각내었다. 드리트는 그런 폭발을 보고 휘파람을 불며 감탄을 하면서 이 상황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힘들군. 역시 소문의 나르샤인가? 팔이 온전했더라도 이기기 힘들었을 것 같군."

"그렇게 인정하면 내가 봐줄 거라고 생각하지 마."

나르샤는 검을 들고 드리트에게 다가오면서 얘기했다.

"훗. 오히려 그랬다면 실망했을 것이다."

"그래? 의외인데? 레스타드 아저씨에게 마물 수백 마리를 바쳐서야 겨우 이겼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럴 줄 알았는데. 아니야?"

"그건...할 말이 없군. 하지만 이건 알아줬으면 좋겠군. 그는 존경받을만한 자였고 나 또한 그와 1대1로 붙고 싶었다는 것을."

나르샤는 드리트의 말에 정말로 의외라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비겁하고 눈물도 없는 존재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대화를 해보니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저 적이기 때문이지 그도 다크엘프들의 입장에서는 선망받고 있는 인물이 틀림없었다.

"알겠어.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지?"

"그렇다. 전쟁만 아니였어도. 아니, 내가 모든 것을 움직이는 총사령관이였더라도. 나는 그와 1대1로 싸워봤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 그 정도면 충분해. 네가 그렇게 레스타드 아저씨를 생각해주니 고마워. 그러니 깔끔하게 죽여줄게."

나르샤는 검을 쥐고 자세를 취하며 얘기했고 그와 동시에 2마리의 정령도 다시 불과 물기둥을 만들며 언제든지 전투를 펼칠 준비를 마쳤다. 드리트는 그 광경에 주먹을 꽉 움켜쥐고 자세를 취했다.

"얼마든지. 하지만 내가 쉽게 당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런 생각한 적 없어. 나도 최선을 다할 거니까."

그 말을 끝으로 드리트는 한숨을 한번 쉬었다. 이어서 호흡을 가다듬은 후에 온몸을 검은색으로 물들인 채 앞으로 돌진해왔다. 나르샤는 그런 드리트를 보고 먼저 마법과 정령을 사용하였다.

"기가 라이트닝!"

나르샤의 손에서 새하얀 전기가 생성되었고 그 전기는 목표인 드리트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하지만 드리트는 자신에게 오는 새하얀 번개를 피할 생각을 하지 않고 오히려 몸을 웅크린 채 앞으로 치고 나왔다. 그리고 이어서 기가 라이트닝이 드리트에게 부딪혔다.

지지지지직!!

"크으윽!"

범인을 재로 만들고도 남을 정도로 고전압을 띄는 게 바로 기가 라이트닝이였다. 하지만 그런 기가 라이트닝을 맞고도 드리트는 멈추지 않고 나르샤를 향해 달려왔다. 아무리 외공을 단련했다고 해도 기가 라이트닝을 맞은 드리트가 피해가 없을 수 없었고 온몸에서 살이 타는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리트는 달려왔고 그사이에 정령들이 공격했다. 커다란 불,물기둥이 드리트를 향해 날아갔고 이번에도 드리트는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2개의 공격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하앗!"

드리트는 마나를 주먹에 듬뿍 모아두고 기둥을 향해 휘둘렀고 그로 인해 불,물기둥이 주먹에 분해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드리트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점프하여 목표했던 나르샤를 향해 주먹을 내리찍었다.

"받아라!"

쾅!!

"윽."

나르샤는 그런 드리트의 주먹에 검을 휘둘렀고 드리트의 주먹에 담긴 마나 때문에 충격을 받고 뒤로 밀려났다. 그리고 드리트는 지금이 절호의 찬스라는 것을 알고 나르샤를 압박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을 가만히 둘 상급 정령들이 아니었다.

퍼퍼펑!

"컥!"

나르샤를 압박하려고 하던 드리트는 뒤에서 날아오는 두 정령의 공격을 받고 멀리 나가떨어졌다. 피부에 마나를 불어넣은 덕분에 피해는 적었지만 문제는 그 사이에 나르샤가 충격에 벗어나서 원상태로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젠장...역시 힘들다는 건가?"

"생각보다 더 강하네. 하지만 역시 나한테는 안될 것 같다."

나르샤는 다시 자세를 잡고 드리트를 향해 검을 들어 올리며 얘기했다.

"자. 그럼 어떻게 할 거지? 설마 도망치지는 않겠지?"

"그건..."

드리트가 나르샤의 질문에 대답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그에게만 들리는 메세지가 전해져왔다.

"...뭐?"

드리트가 한쪽 하늘을 바라보며 얘기했다. 그 모습에 나르샤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는데 드리트는 여전히 조용히 입을 열어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대화를 기다릴까 말까 나르샤는 고민했지만 대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알겠다."

"무슨 대화를 그렇게 열심히 하나?"

"미안하군. 전언을 받아서 말이지."

"전언?"

"맘 같아서는 오늘 끝장을 내고 싶지만...오늘은 날이 아닌가 보군. 이만 물러나겠다."

"누가 그냥 보내준다고 했어?"

나르샤는 당연하게 물러나겠다고 말하는 드리트의 말에 앞으로 치고 나왔다. 하지만 드리트가 손가락으로 딱 치자 그에 맞혀서 마물들이 갑자기 나타나면서 나르샤를 공격했다. 그리고 나르샤는 검과 정령으로 빠르게 마물들을 정리했는데 그 사이에 벌써 드리트는 모습을 감추고 사라져 있었다.

"쳇. 갑자기 도망친 이유가 뭐지?"

나르샤는 전언을 듣자마자 물러난 드리트의 행동에 그 전언이 뭔지 궁금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수많은 추측을 하기도 전에 나르샤는 엘프들을 도와줘야겠다며 몸을 움직였고 그렇게 둘의 싸움은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지상에서는 수많은 엘프들과 마물 및 다크엘프들이 치열한 전투를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공중에서는 단둘이 싸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상 전투와 맞먹을 정도로 그들의 싸움은 스케일이 남달랐다.

"기가 라이트닝."

듀로크의 손에서 새하얀 번개가 생성되었고 그 번개는 목표인 카리아스를 향해 날아갔다. 하지만 카리아스는 공중에서 빠르게 날아다니면서 번개를 피했고 이어서 두 손을 펼치며 공격했다.

"다크 뱃."

카리아스의 두 손에서 검은 연기로 만들어진 박쥐들이 듀로크를 향해 날아갔다. 듀로크는 그것을 보고 빠르게 마법을 사용했다.

"파이어 스톰."

듀로크를 중심으로 거대한 화염의 소용돌이가 펼쳐지면서 검은 박쥐들은 화염을 뚫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리고 캐스팅이 월등하게 빠른 듀로크는 또 카리아스를 향해 마법을 사용했다.

"파이어 캐논."

두터운 불줄기가 한 개도 아닌 십여 개가 생성되었고 듀로트의 손에 맞혀서 일제히 카리아스를 향해 날아갔다. 카리아스는 모두 피하기에는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하여 이어서 마법을 사용했다.

"블랙홀."

반경 약 2미터에 달하는 검은 구멍이 카리아스의 앞에 생성되었고 검은 구멍은 강한 흡입력을 뿜어내었다. 그리고 십여 개의 파이어 캐논은 블랙홀의 흡입력에 의해서 검은 구멍 안으로 흡수되었고 이내 아무런 폭발도 없이 사라졌다.

"독특한 마법이군. 모든 것을 삼키는 구멍인가?"

"마법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흡수하죠. 저도 저기에 빨려 들어가면 살아남을 자신이 없습니다."

"마법은 어느 정도 사용하는군. 하지만 다른 것도 잘하나 볼까?"

"예?"

카리아스는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서 되물었다. 그때 듀로크는 가볍게 파이어볼을 여러 개 만들고 카리아스를 향해 날려 보냈다. 카리아스는 파이어볼에서 느껴지는 마나량을 통해 일반적인 파이어볼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실드를 쳐서 방어했다.

퍼퍼퍼펑!

단단한 실드는 여러 개의 파이어볼에도 굳건히 버텨주었고 카리아스는 실드를 풀며 마법을 시전했다. 아니, 하려고 했다.

"어? 사라졌어?"

눈앞에 있어야 할 듀로크가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카리아스는 잠시 당황했다. 하지만 뒤에서 느껴지는 기척에 카리아스는 빠르게 두 팔을 교차하며 자신의 머리를 보호했다.

퍽! 콰쾅!

"윽!"

"접근전은 잘하나 한번 볼까?"

블링크로 카리아스의 뒤로 온 듀로크는 발로 카리아스를 내리찍었고 두 팔로 막았지만 그 충격에 카리아스는 땅으로 곧장 떨어졌다. 그리고 떨어진 충격에 벗어나기도 전에 듀로크는 다시 블링크로 카리아스의 앞에 다가왔고 이내 주먹으로 카리아스의 복부를 가격하려고 했다.

퍽!

"호오?"

"저도 접근전은 어느 정도 합니다."

카리아스는 듀로크의 주먹을 손으로 잡으면서 듀로크의 행동을 무산시켰고 이어서 발로 듀로크의 턱을 강타하려고 했다. 하지만 듀로크는 고개를 뒤로 빼는 것으로 피하면서 발로 복부를 강타했다.

퍽!

카리아스는 빠르게 두 팔로 복부를 막았지만 그 충격에 뒤로 쭉 밀려났고 상당한 힘에 혀를 내둘렀다. 그리고 접근전에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듀로크의 무력에 어떻게 대응할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접근전도 강하다면 흐름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응?'

카리아스는 수많은 생각을 하며 고민하였다. 하지만 그때 뒤에서 느껴지는 익숙한 기운에 카리아스는 뒤를 돌아보았다.

"이 기운은?"

"나와 싸우는 와중에도 다른 곳을 볼 여유가 있는 건가?"

어느새 접근한 듀로크의 모습에 카리아스는 급하게 실드를 쳤다. 듀로크의 발이 실드를 강타했고 실드가 충격에 조금 흔들렸다. 하지만 그런 흔들림을 무시하고 카리아스는 듀로크에게 얘기했다.

"싸우는 와중에 죄송하지만 흥미로운 기운이 느껴지는군요."

"흥미로운 기운?"

"마족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미안하지만 호기심을 지울 수 없군요. 잠시 갔다 오겠습니다."

카리아스는 그 말을 하며 몸이 수많은 박쥐로 변했고 느껴진 기운을 향해 날아갔다. 듀로크는 갑자기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취하는 카리아스에 멍하니 쳐다보았다.

"갑자기 왜 저래?...잠깐. 마족도 인간도 아닌 기운? 그건..."

듀로크는 카리아스가 말한 것을 곰곰이 생각해내었고 그가 말한 것이 맥이라는 것을 눈치채었다. 그리고 그 맥 옆에 있는 것은...

"젠장!"

거기까지 생각한 듀로크는 어떤 때보다 빠르게 카리아스의 뒤를 쫓아가기 시작했고 상황은 그렇게 급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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