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오크 마법사-263화 (263/360)

20장 움직이는 듀로크(30)

-----------------------------------

20장 움직이는 듀로크(30)

시간은 듀로크가 모습을 드러내기 전으로 돌아간다.

2천여 명의 엘프까지 태운 500여 마리의 유니콘이 빠른 속도로 목표했던 곳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유니콘 1마리당 암살자들까지 합쳐서 5명씩 탑승하게 되어 듀로크는 유니콘에게 신체 강화 마법을 조금 더 강하게 부여하는 것으로 무리를 주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유니콘을 통해서 이동하다가 듀로크 및 원정대는 전투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한바탕 거하게 싸웠나 본데?"

"여긴...테라스팔 숲이야."

땅으로 내려온 나르샤는 주변에 불타오른 흔적과 수많은 시체들을 있는 것을 보고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가 싸우려고 했던 그 숲이라고?"

듀로크는 숲의 흔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것을 보고 이상하다는 듯이 얘기했지만 나르샤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해. 여기서 살았던 내가 모를 리 없잖아?"

"알겠어. 하지만 상황을 보니 벌써 전투를 치른 것 같은데?"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런데 시체가 너무 적어. 또 흔적을 보면 아빠가 이끄는 부대는 후퇴한 것 같아. 그리고 그 뒤를 쫓는 이들이 있고."

"그렇다는 말은 시간이 촉박하다는 말이군."

"그래! 빨리 가자!"

나르샤와 듀로크는 그 말을 하고 다시 유니콘을 타서 서쪽을 향해 빠르게 이동하였다. 500여 마리의 유니콘이 쉬지 않고 서쪽을 향해 이동하였고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 지나서 그들은 한 부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듀로크! 앞에!"

듀로크는 나르샤의 말대로 유니콘으로 이동하는 방향에 적의 부대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총 숫자가 수만이 넘는 대규모 부대였다. 그런데 그 순간 듀로크는 적의 부대에서 느껴지는 마나 변동을 곧바로 포착할 수 있었다.

"나르샤!"

"왜?!"

"적이 마법을 사용하려고 한다. 하지만 내가 방어해줄 테니 너는 모두를 이끌고 가서 네 아버지를 도와라."

"뭐?! 너는 어떻게 하게?"

"나는 저들을 막아둘 테니까."

"너 혼자서?"

"그래."

"...알겠어."

혼자서 수만의 부대를 막겠다는 말은 누가 들어도 미쳤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듀로크가 말하는 것이라면? 신빙성과 함께 그라면 어떻게든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르샤는 듀로크를 절대적으로 믿기 때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저도 따라..."

"클레아."

클레아는 듀로크를 따라간다고 얘기하려고 했지만 듀로크가 먼저 선수를 쳐서 얘기했다.

"이번에는 안 된다. 너를 막아줄 여유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으니까. 내 말을 들어주겠니?"

"...알겠어요."

"그래. 나를 믿고 기다리렴."

듀로크는 클레아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은 후에 마나를 개방하여 500여 마리의 유니콘들을 모두 감쌀 정도로 커다란 실드를 만들었다.

"앱솔루트 실드!"

상당한 마나가 소비되었지만 듀로크의 넘치는 마나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했다. 그리고 실드가 생성되는 동시에 밑에서 수많은 마법이 날아왔고 실드에 부딪혔다.

콰콰쾅!!

수많은 마법이 실드에 부딪혔지만 실드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유지되었고 마법 공격이 끝난 것을 눈치채자마자 듀로크는 실드를 해제했다. 이어서 유니콘들은 원래 가려고 했던 방향을 향해 계속 이동하였고 듀로크는 유니콘에서 떨어지며 얘기했다.

"쉐이드, 맥. 둘 다 부탁한다."

"예! 맡겨만 주십쇼!"

"너나 잘해라. 괴물 녀석."

맥은 힘찬 대답을 했고 쉐이드는 수만 명을 상대로 가는 듀로크를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듀로크는 그런 그들이 빠르게 멀어져가는 것을 바라보며 조용히 플라이 마법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다크엘프 두 명이 밑에서 대화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9서클이라고 했나?"

"응. 그랬는데?"

"9서클...나는 9서클 마법사의 존재를 2명 알고 있다. 한 명은 우리를 이끌어주시는 라자드님. 그리고 다른 한 명은..."

"바로 나 듀로크지."

듀로크는 대화에 끼어들면서 그들을 쳐다보았다. 듀로크의 대답에 수만에 달하는 이들이 듀로크를 쳐다보았고 제일 앞에 존재하는 다크엘프가 듀로크에게 얘기했다.

"너는...누구지?"

"말했잖아. 내가 바로 듀로크라고."

"듀로크?"

"저자가?"

"그 9서클 마법사?"

듀로크라는 말에 다크엘프들이 수많은 감정이 담긴 눈으로 쳐다보았다. 놀라움, 경외, 공포, 의심 등 다양한 감정이 깃들어져 있었다.

"모두 진정해라!"

제일 앞에 존재하던 다크엘프가 그런 다크엘프의 심정을 눈치채고 소리쳤고 그 목소리에 내포되어 있는 기운에 다크엘프들은 진정할 수 있었다.

"흐음? 딱 봐도 네가 이들을 이끌고 있는 리더인 것 같네. 이름이 뭐지?"

"드리트라고 한다."

"나는 소리아라고 해~"

옆에 있던 여성 다크엘프가 지팡이를 들며 반갑다는 듯이 얘기했다.

"드리트와 소리아라...기억하고 있겠다. 그런데 너희들과 나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는 알고 있겠지?"

"두말하면 잔소리지."

"적이잖아?"

"그래. 적이지. 그리고 그런 적인 너희들에게 한 가지 자비를 베풀어주마."

"자비?"

"뭔데, 뭔데?"

듀로크는 지팡이로 바닥을 강타하며 얘기했다.

"밀런 왕국에서 나가라. 지금 바로 돌아간다면 아무런 위해를 끼치지 않고 보내주겠다."

"....."

듀로크의 말에 다크엘프들이 모두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그때 드리트가 콧방귀를 끼었고 그에 맞혀서 모든 다크엘프들이 비웃음을 날렸다.

"...풉."

"푸하하하하!"

드리트는 정말 재밌는 농담을 들었다는 듯이 웃음을 멈추지 않고 듀로크에게 얘기했다.

"우리를 그냥 보내주겠다고? 이 수만 명을 앞에 두고? 그것도 혼자서?"

"킥킥킥~ 이런 재밌는 농담은 오랜만에 들어보네~"

"푸하하하하!"

"농담?"

듀로크는 자신을 비웃는 다크엘프들을 바라보며 얘기했다.

"내가 하는 말이 농담으로 보이나?"

"그럼 농담이 아닌가?"

"이래도?"

드드드드...

파파팟!

수만에 달하는 마물들과 다크엘프들이 갑자기 전투태세를 취했다. 그리고 드리트와 소리아도 자신도 모르게 무기들을 꺼내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들이 그런 행동을 갑자기 취한 이유는 듀로크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내,내가 떨고 있다고?"

"말,말도 안 돼...이런 막대한 기운이라니."

드리트는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떨고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소리아는 끝이 보이지 않는 무한한 마나에 경악을 감출 수 없었다. 마물들은 자신도 모르게 오줌을 지리며 부들부들 떨었고 다크엘프들은 입술을 깨물며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런 기운을 계속해서 뿜어내던 듀로크는 이어서 얘기했다.

"이제야 얘기할 자세가 되었나?"

"후,훗. 역,역시 9서클 마,마법사라는 건가?"

"킥,킥킥. 무한한 마,마나의 원천에 대,대해서 알고 싶네~"

드리트와 소리아는 힘들지만 입을 열어 얘기했다. 그리고 듀로크는 그런 둘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계속해서 얘기했다.

"다시 한번 얘기한다. 밀런 왕국을 떠나라. 지금 바로 떠난다고 하면 아무런 위해도 끼치지 않겠다."

"싫,싫다면?"

"싫다면?"

듀로크는 드리트의 질문에 수십 개의 파이어볼을 공중에 소환하였다. 수십 개의 파이어볼은 극한의 열기를 띠며 듀로크의 의지대로 언제든 움직일 것처럼 넘실대고 있었다.

"싫으면 죽어야지."

"큭. 심플하군."

"그래서 대답은?"

"대답은..."

드리트는 듀로크의 질문에 소리아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고 소리아는 식은땀을 흘리는 와중에도 조용히 지팡이를 땅에 밀착시켜두었다. 그리고 소리아는 아주 조그마한 목소리로 주문을 외워서 마법을 사용했다.

"다크 스피어!"

소리아 위에 검은색의 창이 만들어지면서 듀로크를 향해 날아갔다. 그와 동시에 드리트도 마나를 끌어 올려서 완전히 몸을 검게 물들인 상태로 듀로크를 향해 돌진했다.

"대답은 당연히 거절이다! 전군 공격!"

드리트의 외침에 그제야 마물들과 다크엘프들의 떨림이 멈추었고 단 한 명. 듀로크를 향해 모든 이들이 돌격했다. 그리고 듀로크는 자신을 향해 오는 수만 마리의 존재들을 바라보며 얘기했다.

"좋아. 너희들의 선택이 그렇다면 격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지."

제일 먼저 다크엘프 마법사들의 수많은 마법이 듀로크를 향해 날아갔다. 하지만 듀로크는 그 마법들을 피하지 않고 미리 만들어놓은 파이어볼로 맞대응했다. 파이어볼은 저서클 마법이기 때문에 다크엘프 마법사들은 자신들의 고서클 마법이 파이어볼을 뚫고 듀로크를 타격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콰콰쾅!!

"뭐,뭐야?"

"파,파이어볼이?!"

듀로크가 만든 파이어볼이 오히려 다크엘프 마법사들의 마법을 뚫고 마법사들을 향해 날아갔다. 마법사들은 그런 광경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채 파이어볼을 막으려고 실드를 펼쳤다. 하지만 듀로크가 만든 파이어볼은 평범한 파이어볼이 아닌 압축된 파이어볼이었다. 마법사들이 실드를 펼쳐봤자 파이어볼을 막을 수 없었고 그대로 다크엘프 마법사들을 타격했다.

"어?"

"내,내 몸이 사라진다?"

"증발한다!"

파이어볼에 맞은 마법사들은 자신의 몸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현실성을 느끼지 못했다. 왜냐하면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고 불타오르지도 않으면서 말 그대로 증발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파이어볼에 수십 명의 마법사들이 그대로 증발하였고 그제야 마법사들은 정신을 차렸다.

"피,피해!!"

"파이어볼에 닿아서는 안 된다!"

"막을 수 없으면 회피!"

파이어볼이 마법사들을 혼란시켰지만 숫자가 하도 많다 보니 혼란을 겪는 마법사는 일부였다. 그리고 그사이에 수많은 마물들이 듀로크에게 다가왔다.

"컹!"

"캬아아악!"

수많은 마물이 모이면서 듀로크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듀로크는 여유롭게 손을 들어서 마물들을 향해 마법을 발현했다.

"꺼져라."

듀로크를 중심으로 화염의 토네이도가 생성되었다. 토네이도에 닿은 마물들은 엄청난 마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녹아서 쓰러져 버렸다. 그런 토네이도에 마물들은 근접조차 하지 못했고 토네이도는 점점 크기를 키워갔다.

"깨깽!"

"피,피해!"

"근처에 가면 죽는다!"

토네이도를 피하기 위해서 진형이 뭉개지며 모두 흩어지기 시작했다. 듀로크는 토네이도를 계속 확장하는데 마나를 쓰고 있었는데 위에서 느껴지는 기척에 고개를 올려서 바라봤다.

"이 토네이도를 뚫고 들어올 생각을 하다니...놀랍네."

"토네이도의 중심이 제일 약한 것은 알고 있던 사실이지."

드리트는 점프하여 공중에서 토네이도의 중심으로 떨어지며 듀로크를 향해 발로 내리찍었다. 드리트가 마나를 모두 개방하여 온몸을 검게 물들이며 토네이도의 열기에 대항하고 있지만 그런 그의 몸에도 연기가 수없이 나오고 있는 것이 무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파이어볼."

듀로크는 자신을 향해 떨어지는 드리트를 향해 십여 개의 파이어볼을 날렸다. 드리트는 공중에서 회피 동작을 펼칠 수 없어서 그대로 파이어볼에 맞게 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드리트가 그때 소리를 질렀다.

"마녀!"

"마녀 아니라고 했지!"

플라이 마법으로 더 위에서 날아다니고 있는 소리아는 드리트의 외침에 맞혀서 마법을 사용했다. 그녀가 사용한 마법은 공기를 압축시켜서 물질화시키는 것으로 간단한 마법이었다. 하지만 그런 간단한 마법도 사용하는 것에 따라서는 큰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타타탁!

"호오?"

드리트는 소리아가 만들어낸 공기 발판을 밟으면서 날아오는 파이어볼을 회피했다. 듀로크는 그런 마법의 응용에 조금 놀라워했고 드리트는 듀로크에게 접근한 것에 쾌재를 부르며 발로 있는 힘껏 듀로크를 향해 내리찍었다.

하지만 듀로크는 옆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드리트의 공격을 피했지만 드리트는 상관없었다. 왜냐하면 마법사들은 모두 접근전에 약했고 지금 눈앞에 듀로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디 이것도 피해 봐라!"

드리트는 모든 마나를 개방하여 파워와 스피드를 극한으로 올렸고 그대로 듀로크의 머리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아무리 9서클 마법사라도 이 주먹에 맞으면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드리트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외의 일이 벌어졌다.

휙.

"뭐,뭐야?!"

듀로크가 머리를 약간 움직이는 것으로 드리트의 주먹을 가볍게 피한 것이었다. 접근전에 약한 마법사가 마치 숙련된 전사처럼 가볍게 피하는 모습에 드리트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당황은 한순간의 빈틈으로 노출했고 그 빈틈을 듀로크가 놓칠 리가 없었다.

퍽!

"윽!"

듀로크가 주먹으로 드리트의 복부를 강타했다. 물론 드리트의 온몸이 검게 변하면서 듀로크의 주먹이라고 해도 많은 타격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그 충격 때문에 드리트는 뒤로 밀렸고 그대로 화염의 토네이도를 향해 접근했다.

"이익!"

드리트는 듀로크의 의도를 눈치채고 몸을 멈추려고 했지만 이미 늦은 타이밍이었다. 그리고 아무리 자신이라도 토네이도에 부딪힌다면 무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드리트를 도와주는 이가 있었다.

"에어 블라스트!"

공중에 떠 있던 소리아가 공기를 폭발시키는 마법을 사용했고 그 덕분에 토네이도에 잠시 구멍이 생겨서 드리트는 그 구멍을 통해 바깥으로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열기 때문에 몸의 수많은 곳이 화상으로 가득했고 연기가 계속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큭!"

"킥킥. 나 때문에 산 줄 알아라."

드리트는 열기를 누그러뜨리려고 마나를 조절하고 있었고 그런 드리트를 향해 소리아는 비웃음을 보냈다. 하지만 드리트는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소리아에게 소리쳤다.

"너도 피해!"

"응?"

소리아는 드리트의 말에 듀로크를 쳐다보았고 어느새 듀로크의 곁에 수많은 얼음으로 만들어진 창이 생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거나 먹어라."

얼음의 창은 듀로크의 의도대로 소리아를 향해 집중해서 날아갔고 소리아는 공중에서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급하게 방어마법을 사용했다.

"다크 실드!"

까까까깡!!

검은 막의 방어 마법이 생성되었고 얼음 창이 실드를 강타했다. 소리아는 창이 실드를 강타하는 충격에 피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지만 이를 꽉 물고 버텼다. 그런데 그때 위에서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법 잘 버티는군."

"어,어느새?!"

그 목소리에 소리아는 위를 바라보았고 어느새 듀로크가 올라와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미처 행동을 펼치기도 전에 듀로크가 파이어 플레임을 사용했고 소리아는 실드 채로 밀려서 바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콰콰쾅!

"마녀!"

"우웨엑!!"

소리아는 실드에 받은 충격과 바닥에 떨어진 충격에 피를 입에서 게워냈다. 드리트는 그런 소리아의 곁으로 갔는데 또 거대한 마나의 변동에 고개를 올려봤다.

"젠장! 끝이 없잖아!"

위에서 내려보고 있는 듀로크의 옆에 약 30미터에 달하는 커다란 얼음덩어리가 만들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얼음덩어리는 곧장 드리트와 소리아를 향해 날아왔고 드리트는 남은 마나를 몽땅 사용하여 앞으로 발을 내디뎠다.

"하앗!!"

쾅! 콰지직!

30미터의 얼음덩어리와 드리트의 주먹이 맞붙었고 그와 동시에 얼음덩어리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금이 간 얼음덩어리는 힘을 잃고 바스러졌고 드리트는 빠른 호흡을 할 수밖에 없었다.

"훅...훅..."

"일부러 제일 약한 얼음 마법을 사용해줬건만. 겨우 이건가?"

드리트는 듀로크의 목소리에 다시 고개를 돌렸고 듀로크의 옆에 좀 전의 얼음덩어리 10여 개가 떠다니는 것을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마법사여서 접근전에 약할 거라고 생각했나?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 하지만 나는 마법사가 되기 전에 전사였다. 네 공격을 피하는 것은 무리도 아니다."

"정말이지 미쳤군. 왜 라자드님이 너를 경계하는 것인지 알 것 같다."

"어때. 이제 너희들과 내 힘의 차이를 알았겠지? 지금이라도 제안을 받아들여라. 그렇다면 너희들을 지금 그대로 보내주겠다."

"훗. 조금 전과 다르게 끌리는군."

"어떻게 하겠나? 다음 기회는 없다."

듀로크의 말에 다크엘프들이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드리트는 한쪽 입가를 올리며 얘기했다.

"하지만...거절하겠다."

"쉬운 길을 가지 않겠다는 거군."

"왜냐하면...너보단 라자드님이 더 무섭거든."

드리트가 그 말을 하는 동시에 다크엘프 마법사들이 일제히 마법을 사용했다.

"포그!"

포그는 안개를 만드는 마법으로 시야를 극한으로 제한하는 마법이었다. 그리고 지금처럼 도망치는데 최적화된 마법도 없었다.

"모두 후퇴한다!"

드리트의 명령에 맞혀서 마물들과 다크엘프들이 모두 도망치기 시작했고 듀로크는 그저 가만히 그들이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솔직히 듀로크가 그들을 쫓으면서 피해를 줄 수 있었지만 지금은 타르시스와 엘프를 구하는 것이 제1 목표였기 때문에 가만히 있는 것이었다.

또한 아무리 자신이라도 저 많은 병력을 상대로 전면전을 펼친다면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원정대와 엘프 병력들과 합류한 후에 싸우는 것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아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드리트를 비롯한 적들은 듀로크 한 명에게서 꽁지 빠지게 도망치고 있었다.

"오늘은 그냥 보내주마. 하지만 다음에 만났을 때는...너희의 제삿날인 줄 알아라."

그렇게 듀로크의 선택에 의해서 그들은 살아서 그 날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듀로크는 훗날 이 선택을 달리했다면 미래가 조금 바뀌었을까하고 생각하게 된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