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장 움직이는 듀로크(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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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장 움직이는 듀로크(26)
우걱우걱. 콰드득!
십수 마리의 마물이 죽은 엘프들의 시체를 입에 쳐넣으며 맛있게 먹고 있었다. 그들은 전투에 관심 없다는 듯이 오직 배를 채우는데 모든 신경 쓰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먹는데 집중한 덕분에 누군가가 접근한다는 것을 마물들은 눈치채지 못했다.
아니, 신경 쓰고 있어서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서걱!
살이 잘리는 소리와 함께 십수 마리의 마물들의 움직임이 일제히 멈추었다. 그리고 그들은 동시에 가슴에서 피를 뿜어내면서 바닥에 쓰러졌고 이내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결과를 만든 쉐이드는 조용히 움직여서 다른 목료를 향해 이동하였다.
"대단해...저렇게 빠른 움직임이라니?"
맥은 쉐이드의 움직임을 바라보고 감탄을 자아내었다. 맥의 눈은 쉐이드의 움직임을 모두 볼 수 있었고 그 덕분에 그가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반마족이 되기 전이라면 모를까, 반마족이 된 맥은 그 움직임이 얼마나 힘들고 대단한 건지 알고 있었다.
"제가 저런 움직임이 가능할까요?"
『솔직히 말해서 힘들 것이다. 저 움직임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니까.』
"노력해도요?"
『그래.』
"그렇군요."
마검 오블리의 대답에 시무룩해지는 맥이었다. 하지만 오블리의 대답은 끝이 난게 아니었다.
『하지만 너밖에 할 수 없는 것이 있지.』
"저밖에 할 수 없는 거요?"
『너는 누구보다 좋은 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반마족이라는 높은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지.』
"예. 그런데요?"
『...이 두 가지로 떠오르는 것이 없나?』
"흐음...딱히 없는데요?"
『어쩔 수 없군. 이제부터 내가 하라는 대로 움직여라.』
"알겠어요."
『먼저 동쪽에 켈베로스 2마리가 있다. 그곳으로 움직여라.』
맥은 오블리가 하라는대로 동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오래 걷지 않아서 오블리의 말대로 켈베로스 2마리가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켈베로스 2마리는 맥의 냄새를 맡은 모양인지 식사를 하던 도중 맥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조금씩 맥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맥은 그것을 보고 공포는 커녕 무덤덤하게 마검을 꺼내 들었고 켈베로스 2마리가 일제히 돌격해왔다.
『접근해올 때까지 기다려라.』
맥은 오블리의 말대로 켈베로스가 올 때까지 가만히 움직이지 말고 기다렸다. 7미커가 넘는 거대한 개가 달려오는 모습은 오금을 지리게 만들기에 충분한 광경이었는데 맥은 그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표정으로 켈베로스를 바라봤다.
그리고 켈베로스 2마리가 점프하면서 십여 미터의 거리를 한 번에 줄이며 맥의 머리보다 커다란 발로 맥을 뜯어놓으려 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맥은 움직이지 않고 있었고 그제야 오블리가 얘기했다.
『오른쪽으로 2걸음.』
맥은 오블리의 말대로 오른쪽으로 2걸음을 움직였다. 그러자 켈베로스의 발톱이 허공을 휘둘렀고 이어서 켈베로스는 입으로 맥을 뜯으려고 했다.
『왼쪽으로 3걸음. 이어서 검으로 옆구리를 향해 휘둘러라.』
맥은 또다시 그의 말대로 왼쪽으로 3걸음을 움직인 후에 검으로 켈베로스의 옆구리를 향해 휘둘렀다. 마검은 켈베로스의 단단한 외피도 간단하게 잘라내면서 내부를 찢었고 켈베로스는 고통의 울음소리를 내보냈다. 상처에 열이 받은 켈베로스는 입을 벌리고 일제히 화염을 뿜어내려고 하였다.
『오른쪽으로 5걸음씩 5번. 그리고 점프한 후에 내려찍기.』
맥은 그대로 오른쪽으로 움직였고 그러면서 켈베로스의 화염을 모두 피할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반마족으로 늘어난 신체능력으로 점프하여 그대로 켈베로스의 머리 하나를 마검으로 찍었다.
푸욱!
마검이 정수리를 뚫고 턱을 통해서 밖으로 튀어나오면서 켈베로스 1개의 머리가 즉사하였다. 하지만 남은 2개의 머리가 살아있었고 양쪽에서 화염을 뿜어내었다.
『점프해. 그리고 검으로 크게 휘둘러.』
맥은 화염을 피하기 위해서 점프하였고 마검으로 크게 허공을 휘둘렀다. 그러자 마검에서 초승달 모양의 검은 마기가 나오면서 켈베로스의 목을 쳤고 아무런 저항도 없이 2개의 머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남은 켈베로스 1마리는 자신의 동료가 죽은 것을 보고 맥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맥은 왼쪽으로 몇 걸음 움직이면서 켈베로스를 피하고 마검으로 크게 옆구리를 휘둘렀다.
서걱!
마검에 베인 켈베로스의 허리가 반쪽이 되며 막대한 체력을 가지고 있는 켈베로스도 그런 치명상에 버티지 못하고 결국 죽어버렸다. 맥은 너무나 쉽게 켈베로스 2마리를 죽인 것에 놀라워하면서 그제야 오블리가 말했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저 알 것 같아요. 제 눈을 사용하여 최소한으로 피하면서 싸우라는 것이죠?"
『그래. 네 눈은 대부분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지. 그렇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발휘한다. 그게 네 최대의 무기이자 장점이 될 것이다.』
맥은 오블리의 말에 마검을 세게 부여잡았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능력. 그걸 얼마나 살리느냐에 따라서 천차만별의 힘을 발휘할 것이었다.
"이게 제 싸움의 방식이라는 거군요."
『그리고 그 방식을 연습하기로 이곳보다 적절한 곳이 없지.』
"알겠어요! 그럼 이제 어디로 가면 되죠?"
『그냥 시야에 보이는 대로 다 족쳐.』
"알겠습니다!"
맥은 오블리의 말대로 연습하기 위해서 눈에 띄는 마물들을 향해 이동했고 그렇게 맥은 조금씩 강해지고 있었다.
그렇게 듀로크를 비롯한 원정대의 활약에 마물들을 모두 몰살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면서 원정대 중에서도 중상자가 발생했지만 듀로크의 놀라운 마법 덕분에 모두 치료하여 그런 치열한 싸움에도 불구하고 사망자 1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원정대 중에서 제일 큰 활약을 한 것은 바로 나르샤였다. 동족이 죽어서 분노하는 것 때문인지 아니면 동족을 살리기 위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나르샤는 어느 때보다 뛰어난 무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활약한 것은 쉐이드를 비롯한 암살자들이었다. 그들은 듀로크가 말한 대로 마물들을 죽이면서 엘프를 보호하는데 성공하여 최소한의 피해로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물론 듀로크도 상당히 많은 마물들을 죽였지만 클레아를 보호하기 위해서 나서지 않았기에 제일 큰 활약을 했다고 볼 수는 없었다.
부상당한 암살자까지 치료가 끝난 후에 듀로크는 어느새 마물들이 모두 죽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살아남은 엘프들을 향해 얘기했다.
"너희들의 총 책임자가 누구인가?"
수많은 엘프들이 아직도 상황 정리가 안 되고 공포에 빠져있어서 그런지 듀로크의 말에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 그런 엘프들을 본 듀로크는 혀를 찬 후에 목소리에 마나를 불어넣어 얘기했다.
"총 책임자가 누구냐고 물었다!!"
"히익!"
마나가 담긴 듀로크의 목소리에 그제야 엘프들이 듀로크를 바라봤지만 공포에 질려서 오금을 지리는 이들도 발생했다. 거기다 마물들을 보는 것과 같이 공포심에 사로잡힌 눈으로 바라보았다. 듀로크는 그런 엘프들의 모습에 진저리가 나는 모양인지 나르샤에게 얘기했다.
"나르샤."
"왜?"
나르샤는 엄청난 마나의 소모와 함께 마물들의 피로 범벅이 되서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나르샤 자신도 지금이 쉴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가만히 있는 것이었다.
"네가 얘기해라. 저렇게 쫄아서야 대화도 통하지 않겠지. 그나마 네가 동족이니까 나보다 괜찮을 것이다."
"알겠어."
나르샤는 대답한 후에 듀로크의 옆을 지나갔는데 그때 듀로크가 얘기했다.
"이런 말을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조금 실망이다. 저렇게 공포에 질리고 서로 살려고 발악하는 모습은...별로 보기 좋지 않군."
"...나도 그 말에 동의해."
나르샤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얘기했고 생존자 엘프들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그런 나르샤의 옆에 레오나드와 위스퍼가 다가왔다.
"너희들은 왜?"
"나르샤님은 싸움으로 지치지 않으셨습니까?"
"맞아요. 그러니 저희들이 나르샤님을 도와드려야죠."
"...알겠어. 방해만 하지마."
나르샤는 그런 둘에게 딱히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생존자 엘프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르샤가 오는 것을 본 부관 에타스는 그제야 모습을 드러내어 나르샤에게 다가갔다.
"제,제가 지금 현 총 책임자입니다."
"원래는?"
"원,원래는 미,미드리스 장로님이 부대를 이끌었지만 사망하셨습니다."
"쯧. 그 노인네가 이끌었으니 이 모양 이 꼴이지."
나르샤의 빈정거리는 말에 에타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자신이 생각해도 그 말이 맞았고 반박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르샤는 생존자 엘프들을 바라보았다.
정신을 다른데 놓고 온 것처럼 멍하니 있는 이들도 있는가 하면 마치 실성한 것처럼 웃는 이들도 있었다. 공포에 질려서 오들오들 떨며 중얼거리는 이들도 있었고 부상 때문에 비명을 지르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 엘프들을 보고 나르샤는 듀로크와 똑같이 목소리에 마나를 넣어서 외쳤다.
"모두 집중!"
듀로크와 똑같이 마나를 담아서 외쳤지만 듀로크와 다르게 공포에 질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이는 없었다. 왜냐하면 나르샤가 일부러 그런 의도로 외쳤기 때문이었다. 나르샤는 멍하니 있던 이들도 공포에 질렸던 이들도 모두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얘기하기 시작했다.
"나는 나르샤라고 한다. 타르시스의 딸이자 밀런 왕국에 존재하는 초인 중 1명이지. 그리고 오늘 이렇게 온 것은 밀런 왕국의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 도와주러 왔다."
나르샤의 말에 엘프들의 눈에서 희망이라는 빛과 함께 살았다는 안도감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나르샤는 그런 눈빛이 마음에 안드는 것처럼 표정을 찡그렸다.
"하지만 너희들을 보니 그런 마음이 싹 사라졌어. 지금 당신들의 모습을 봐라. 내가 도와준다는 말에 안도하는 모습을. 언제부터 엘프가 그렇게 약하고 남에게 의존하는 종족이였나?"
"....."
나르샤의 말에 엘프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내가 처음 여기 왔을 때 당신들을 보고 나는 어이가 없는 동시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동료와 함께 싸우고 희생할 생각을 하지 못할망정 자기 혼자 살겠다고 도망치는 꼴이라니. 그런 모습이 부끄럽지도 않나? 너희들 자신이?"
"....."
"나는 밀런 왕국을 떠나서 다른 종족들을 보고 왔다. 너희들이 싫어하는 인간, 그리고 혐오하는 오크들도 만나고 왔지. 하지만 그런 인간과 오크들도 당신들처럼 행동하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용맹하고 동료를 위해서 자신의 몸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지금 너희들의 모습을 봐라."
"....."
"너희들이 싫어하고 혐오하는 인간과 오크들보다 떨어지는 이들이 되고 싶나?"
"...아닙니다."
나르샤의 질문에 조용히 얘기하는 이가 있었다.
"뭐라고?"
"아니라고 했습니다!"
한 명의 엘프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저희들도 그러고 싶은 줄 아십니까?! 저희들도 용맹하게 싸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무능한 지휘관이 얼마나 병사들에게 영향을 끼치는지 나르샤님도 아실 겁니다!"
"맞습니다! 저희도 그런 선택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 그럼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면 또 싸우겠다는 거야?"
"예!"
"물론입니다!"
몇 명의 엘프들이 일어서며 불타오르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얘기했다. 나르샤는 아직 쓸만한 이들이 남아있는 것을 보고 선택권을 주기로 하였다.
"알겠어. 그렇게 얘기한다면 선택권을 주겠다. 우리는 원정대와 함께 나의 아버지, 타르시스가 이끄는 부대를 도와주러 갈 것이다."
"원정대란 저분들을 말하는 겁니까?"
"인간의?"
"그래."
인간이라는 말에 얼굴을 찌푸리는 엘프들이 대거 발생했다. 그 모습에 나르샤가 뭐라고 하려고 했지만 옆에 있는 레오나드와 위스퍼가 대신 얘기했다.
"저분들은 당신들을 살려준 이들입니다. 그런데도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겁니까?"
"맞아요. 그건 실례되는 반응이에요. 거기다 이분들은 믿어도 되는 이들입니다. 제가 보장할게요."
두 엘프의 말에 생존자 엘프들이 조금 무안해 하는 분위기를 풍기었다. 나르샤는 그런 분위기를 헛기침으로 다시 전환시킨 뒤에 얘기를 이어서 나아갔다.
"당신들의 생각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야. 물론 당신들이 생각하는 인간과 오크들도 존재하지. 하지만 모든 인간과 오크들이 그렇다는 것은 틀린 말이야. 오히려 그렇지 않은 이들이 더 많지. 그리고 저들은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런 인간이 아니야. 그건 내가 보장한다."
"....."
"...나르샤님이 그렇게 얘기하신다면야..."
나르샤의 말에 엘프들은 탐탁지 않았지만 결국 나르샤 때문에 받아들이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런데 그런 광경을 보던 듀로크는 갑자기 짜증이 확 올라오는 것을 느끼면서 왜 자신이 짜증을 느끼는지 생각해보았다.
'이런 광경을 수도 없이 봤는데 왜 짜증이 올라오는 거지?'
차별화된 시선을 하루 이틀 본 것도 아니었다. 거의 항상 보는 일이었다. 그리고 거기에 익숙해져서 무감각해진지 오래였다. 그런데 엘프들이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니 짜증이 올라왔다. 그리고 곰곰히 고민한 끝에 듀로크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렇군. 동료조차 버리고 공포에 질려서 살기 위해 발버둥 친 것들이 자신들을 살려줬는데도 인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저렇게 바라보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군.'
듀로크는 그런 짜증에 엘프들에게 뭐라고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듀로크는 가만히 있기로 했다. 왜냐하면 나르샤에게 맡기기로 결정했고 지금은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알기에 참기로 하였다.
"그럼 다시 선택권을 주겠다. 우리 밀런 왕국을 위해서, 그리고 적을 무찌르기 위해서 우리와 함께 할 생각이 있는 자는 앞으로 나오기 바란다."
나르샤의 말에 아직 눈빛이 죽지 않은 엘프들이 일어나서 앞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했다. 원래 수만에 달하는 엘프들은 마물들의 공격에 2만여 명밖에 남지 않았고 그중에 앞으로 나온 것은 2천여 명밖에 안 됐다. 하지만 나르샤는 실망하지 않았다.
"쓸모없는 군대 1만보다 정예 2천이 훨씬 낫지."
나르샤의 말에 나머지 1만이 넘는 엘프들이 나르샤와 시선이 맞붙지 않기 위해서 고개를 돌렸고 그저 빨리 시간이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었다.
"부관 에타스."
"예,예!"
"당신은 남은 이들을 데리고 윌나스 마을로 돌아가. 그리고 보급 준비에 도와줘. 아무리 쓸모없는 얘들이라고 해도 그 정도는 할 수 있겠지. 안 그래?"
"맞,맞는 말씀입니다."
압박감이 느껴지는 나르샤의 말에 에타스는 말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상당히 중요한 임무야. 현재 윌나스 마을에서 보급이 오고 있는 중인데 당신들이 마중나가서 미리 받는다면 그만큼 시간을 줄일 수 있지. 거기다 우리가 다른 부대를 구하고 그쪽으로 후퇴할 예정이니까. 알겠어?"
"알,알겠습니다."
"그럼 빨리 이동해. 나도 상당히 기분이 좋지는 않으니까."
나르샤도 그런 무기력한 엘프들의 모습이 보기 싫었던 것인지 조금 저기압으로 얘기했다. 그런 분위기를 눈치챈 에타스는 남은 1만여 명이 넘는 엘프들을 데리고 윌나스 마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남은 2천여 명의 엘프들은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듀로크. 미안. 이 정도밖에 병력을 구할 수 없었어."
"아니. 네가 말했던 대로 소수 정예가 오히려 낫다. 더구나 우리의 첫 번째 목표는 적의 섬멸이 아닌 구출이잖아? 이 정도가 제일 적절해."
"그렇게 말해주니 고마워. 그리고 엘프들의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준건 조금...부끄럽네."
"됐어. 그보다 빨리 이동할 준비나 하자고. 이 시간에도 네 아버지가 이끄는 군대는 공격받고 있을 테니까."
"알겠어."
나르샤는 듀로크가 그냥 넘어가 주는 것에 고마움을 느끼며 다시 한 번 유니콘에 올라탔고 다른 이들도 모두 유니콘에 탑승하였다. 남은 2천여 명의 엘프들도 그런 유니콘들 위에 탑승하며 이동할 준비를 맞추었다.
"우리의 목표는 서쪽에 있는 테라스팔 숲! 모두 일제히 전진한다!"
나르샤의 외침과 동시에 모든 병력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들의 목표인 테라스팔 숲으로 조금씩 다가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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