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장 움직이는 듀로크(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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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장 움직이는 듀로크(25)
"모두 준비됐습니다!"
엘리드는 유니콘 500마리를 10분도 채 되지 않아서 준비시켰고 듀로크 및 모든 원정대 인원들은 이동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모두 유니콘에 탑승해라."
듀로크의 말에 암살자들은 유니콘에 탑승하려고 했지만 유니콘들이 콧김을 불어내며 언제든지 다리로 찰 것 같이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녀석들 왜 이래?"
"어?"
유니콘은 백색의 피부에 옆구리에는 날개가 달려있었고 머리에는 기다란 뿔이 달려있었다. 그런데 그런 유니콘이 화를 내며 뿔과 날개를 펼치며 위협하자 암살자들이 당황하였다. 하지만 그때 듀로크가 나서서 유니콘들을 바라보며 얘기했다.
【모두 내게 복종해라!】
듀로크의 마나가 실린 목소리에 난리를 치던 유니콘들이 갑자기 얌전해지며 벌벌 떨기 시작했다. 듀로크의 마나에서 나는 드래곤의 냄새를 유니콘들이 본능적으로 맡은 것이다. 그리고 얌전한 틈을 타서 암살자들이 유니콘의 등에 타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얌전히 그들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놀랍군요. 엘프들조차 선택해서 타는 유니콘들이 인간을 받아들이다니."
"어차피 그래봤자 짐승. 공포 앞에 그런 것은 깨지기 마련이지."
듀로크는 유니콘 한 마리 위에 탑승하며 얘기했고 그 듀로크의 뒤에 자연스럽게 클레아가 이어서 앉았다.
"...다른 유니콘이 있지 않나?"
"예? 저는 듀로크 오빠와 같이 가고 싶은데...안돼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클레아의 모습에 듀로크는 차마 거절을 하지 못했다.
"그럼 꽉 잡아라."
"예!"
클레아는 듀로크의 등에 밀착한 채 손으로 배를 감쌌고 듀로크는 이내 모두 탑승한 것을 확인하고 마법을 시전했다.
"스트렝스. 헤이스트."
500마리의 유니콘에게 신체강화 마법을 사용했고 유니콘들은 그런 신체강화 마법을 받아서 힘이 넘쳐흐르는 것을 느끼는지 뜨거운 숨결과 함께 발굽으로 땅을 치며 달리고 싶어 했다.
"나르샤! 프리드 마을의 위치는 알겠지?"
"당연하지."
"그럼 앞장서라. 우리가 따라갈 테니."
"알겠어."
나르샤가 유니콘의 옆구리를 발로 툭툭 건들자 유니콘이 나르샤의 의도를 알아듣고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가속도가 붙었을 때 유니콘이 날개를 펼쳤고 순식간에 공중으로 올라갔다. 그것을 본 듀로크는 뒤에 있는 암살자들에게 얘기했다.
"우리도 따라간다."
듀로크가 이어서 나르샤가 한 것처럼 똑같이 행동하자 유니콘이 그대로 나르샤의 뒤를 향해 날아갔다. 그와 동시에 500명에 달하는 암살자들도 무난히 유니콘들을 조종하고 따라갔다. 하지만 한 명이 그 뒤를 따라가지 못했다.
"어,어떻게 하는 거지?"
유니콘에 탑승해서 우물쭈물하는 이는 바로 맥이었다. 말도 탑승해본 적 없는 맥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당황했고 마검 오블리가 가르쳐줘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렇게 맥이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을 때 그의 옆에 유니콘을 끌고 오는 인물이 있었다.
"어이."
"예,예?"
"뒤에 타라."
옆에 온 인물은 바로 쉐이드였다. 맥은 쉐이드가 그런 말을 할지 몰랐는지 잠시 멍 쩍인 반응을 보이다가 급하게 다시 얘기했다.
"같이 타도 괜찮아요?"
"두 번은 말하지 않겠다."
"예,예!"
맥은 급하게 유니콘에서 내려와서 쉐이드의 뒤에 올라와서 앉았다.
"너는 실력에 비해서 너무 정신이 여리군."
우웅!
쉐이드의 말에 마검이 진동을 내며 울었고 쉐이드는 그게 말을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뭐라고 하는거지?"
"그게...일부분은 동의한다고 하네요."
"일부분?"
"예."
쉐이드는 부정도 아니고 긍정도 아닌 일부분만 동의한다는 말이 무슨 뜻으로 말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점점 멀어지는 암살자들을 보고 자신도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유니콘을 이끌고 그 뒤를 뒤따라갔다.
그리고 500여 마리의 유니콘들이 일제히 날개를 펼치며 날아가는 모습을 엘프들과 엘리드는 바라보고 있었고 제발 일이 잘 풀리기를 빌고 있었다.
그렇게 유니콘들을 타고 날아서 약 3시간이 지났을 무렵. 듀로크는 큰 목소리로 앞에서 날아가고 있는 나르샤를 향해 얘기했다.
"얼마나 온 거지?!"
"이제 반 왔어!"
"그럼 아직도 3시간은 남았군."
듀로크는 지겹다는 어투로 얘기했는데 그 말을 들은 클레아가 얘기했다.
"저는 별로 지겹지는 않은데요? 하늘을 나는 경험은 쉽게 겪을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밀런 왕국의 모습은 또 저희 왕국과 달라서 보는 재미도 있거든요."
"그래? 나는 그런 것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듀로크 오빠와 같이 있어서 지겹지 않아요."
듀로크는 클레아의 그런 말이 부끄럽다는 듯이 뒤통수를 긁적였다.
"좀 있다가 도착하게되면 그때부터 정말 전쟁이야. 그러니까 내 근처에서 멀어지지 마."
"알고 있어요. 오빠 곁에서 떨어지지 않을게요."
"그래. 그리고 혹시나 내 옆에 있지 않을 때 위험하다 싶으면 나를 부드던가 맥 옆에 있도록 해. 맥이 저래 보여도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예."
듀로크는 그 말을 하며 뒤에서 따라오고 있는 맥을 바라보았다. 맥은 쉐이드의 뒤에 앉아서 같이 타고 있었는데 의외로 쉐이드와 친근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마검을 내가 잡아도 되나?"
"보통 사람들이 잡으면 마검에 지배되지만 쉐이드님 정도의 초인분이라면 괜찮을 거에요."
"그런가? 그럼 마검과 대화를 해도 되나?"
"그럼요. 자요."
맥은 마검 오블리를 한 손으로 건네주었고 쉐이드가 마검의 손잡이를 잡자 머릿 속으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무슨 대화를 하고 싶어서 그런 말을 하는 거지?』
"너는 좀 전에 일부분만 동의한다고 했었다. 그 말이 무슨 뜻을 의미하는 거지?"
『그게 궁금했나? 말 그대로다. 맥은 여린 부분도 있지만 범인과 차원이 다른 부분도 있지.』
"다른 부분?"
『내 기억으로는 너도 도마뱀과 싸울 때 있었는데 맞나?』
"맞다."
『그럼 도마뱀 피어의 위력은 너도 알고 있을 거다. 너 같은 초인도 몸을 얼어붙게 할 정도지. 하지만 맥은 그런 것에 영향을 받지 않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그래. 맥은 어떤 일이 벌어지든 간에 감정이 흔들리지 않는다. 여리다? 과연 그럴까? 그렇게 보일 뿐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감정이 흔들리지 않는다."
『그것이 얼마나 강점인지 암살자인 너는 알고 있겠지. 더구나 맥은 초인보다 더 좋은 눈을 선천적으로 갖고 있다. 이런 독특한 인간은 수천 년 넘게 산 나도 처음 본다고.』
"훗. 재밌군."
『그렇지? 나도 그래서 이 녀석을 키우려고 붙어있는 거라고.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되지 않아?』
"이해했다."
『이번 싸움은 맥에게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실전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이 있으니까. 그러니 너도 맥을 잘 챙겨줘.』
"내가 그럴 성격으로 보이나?"
『아니. 하지만 너 같은 인간은 재미를 무엇보다 우선시하지. 그것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안 그런가?』
"훗. 마검 주제에 말이 많군."
쉐이드는 그 말을 끝으로 다시 맥에게 마검을 넘겨주었고 맥은 쉐이드에게 물어봤다.
"무슨 얘기를 하신 거에요?"
"쓸데없는 이야기를 조금 했다."
"그래요?"
쉐이드와 맥의 대화는 그것으로 끝났고 그것을 듣고 있던 듀로크는 피식 웃음을 내보냈다.
"쉐이드 녀석. 새로운 흥미를 찾았나보군."
"예?"
"아니다. 나르샤! 스피드를 더 높여도 된다!"
"알겠어!"
제일 급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나르샤는 듀로크의 말을 반가워하며 더 빠르게 유니콘을 박찼고 그 뒤를 500여 마리의 유니콘들이 뒤따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약 3시간 후...
"이제 프리드 마을에 거의 접근했어!"
"그런 것 같군. 주위가 전투흔적로 가득해."
듀로크는 주위에 마물들의 시체와 엘프들의 시체가 가득한 것을 보고 이곳이 최전선이였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저쪽이 프리드 마을이야!"
나르샤는 프리드 마을에 근접해서 그런지 목소리에서 흥분한 것이 느껴졌고 듀로크는 전투 때도 저렇게 흥분하지 말았으면 하는 심정이었다. 그리고 나르샤가 이끄는 대로 프리드 마을을 향해 날아갔는데 갑자기 나르샤가 타고 있는 유니콘이 멈추는 것을 보고 듀로크와 500여 마리의 유니콘이 갑자기 급정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워워...무슨 일이야?"
"마을이..."
"뭐?"
"마을이...없어졌어."
나르샤는 밑을 바라보며 넋이 나간듯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듀로크는 마치 산사태가 일어난 것처럼 땅이 엉망진창으로 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마을의 흔적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여기가 맞아?"
"확실해. 내가 살던 곳이었는데 모를 리가 없잖아? 대체...어떻게 된 거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나르샤는 자신의 고향이 짓밟힌 것에 분노하는 모양인지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런 나르샤를 향해 듀로크가 뭐라고 얘기하려고 했는데 그때 듀로크가 갑자기 서쪽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나르샤."
"...왜?"
"엘리드란 엘프가 말하지 않았나? 서쪽 숲으로 적을 유인하는 작전을 실행했다고."
"그랬지...설마?"
"그래. 서쪽에서 많은 마나의 유동이 느껴진다."
"빨리 가자!"
나르샤는 듀로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니콘으로 빠르게 날아갔고 그 뒤를 나머지 인원들이 모두 뒤따라갔다. 그리고 유니콘으로 얼마 이동하지 않아서 그들은 전투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휘유우~"
"장난 아닌데?"
밑에서 보이는 광경에 암살자들이 휘파람을 불었다. 엘프 군대는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었고 천이 넘는 마물들이 그런 엘프들을 둘러싸고 엘프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상은 마물들이 일방적으로 엘프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엘프들은 전의를 잃은지 오래인 것처럼 어떻게든 살려고 발버둥치고 있었고 수많은 엘프들이 벌써 시체로 변해있었다.
언덕 위에서 죽은 엘프들에게서 나온 피때문에 언덕 전체가 붉게 물들여져 있었고 이미 죽은 시체만 봐도 수천 구가 넘어보였다. 지금도 마물들에게 사지가 찢겨져 죽는 이들도 있었고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거나 너무나 큰 공포에 정신줄을 놓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중에 마물들에게 용기있게 싸우는 엘프들도 있었지만 그것은 아주 극소수에 불과했다.
"끔찍해요."
"그래. 이게 전쟁의 실상이지."
클레아는 그런 광경을 눈살을 찌푸리며 바라보고 있었고 듀로크는 예상과 다르지 않는 광경에 혀를 내둘렀다. 그리고 그때 앞에서 한 치의 주저도 없이 유니콘에서 떨어지는 나르샤를 볼 수 있었다.
"이 자식들이! 당장 멈추지 못해!!"
나르샤는 그대로 수직 낙하하며 검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엘프를 잘근잘근 씹어먹는 켈베로스 위로 떨어지며 검을 휘둘렀다.
"죽어!"
오러가 실린 나르샤의 검이 켈베로스 3개의 머리를 한 번에 베어버렸다. 아무리 강화된 켈베로스라해도 오러에는 버티지 못하고 검에 잘리면서 그대로 즉사하였다. 그리고 주변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마물들이 그런 나르샤의 등장에 한 번에 달려들었다.
하지만 나르샤는 당황하지 않고 그대로 마법을 사용했다.
"앱솔루트 실드!"
까까깡!
8서클 절대방어마법인 앱솔루트 실드에 마물들의 공격이 모두 무효화되었고 이어서 나르샤는 정령을 소환하였다.
"샐라임, 엔다이론!"
물과 불의 상급 정령을 소환하면서 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여인과 불로 만들어진 거대한 도룡농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두 정령은 주변에 있는 마물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엔다이론은 마물들을 얼려버리고 샐라임은 불태웠다. 확실히 마방능력이 뛰어난 마물들답게 상급 정령의 공격에도 버티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왜냐하면 정령들이 시선을 끄는 사이에 나르샤가 움직이면 되기 때문이었다.
서걱!
나르샤는 정령이 시선을 끄는 사이에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검을 휘둘렀다. 가고일을 한번에 두조각으로 내고 옆에 있는 켈베로스의 심장을 찔러 즉사시켰다. 그리고 뒤에서 발톱으로 휘두르려고 하는 켈베로스를 옆으로 피한 후에 빠르게 검으로 3개의 머리를 찍어서 즉사시켰다. 또 위에서 날아오는 가고일 2마리를 향해 그래비티 마법을 사용해서 지상으로 떨어지게 한 후에 목을 베었다.
"헤이스트."
안 그래도 빠른 나르샤가 헤이스트 마법까지 사용하면서 마물들이 인지하기 힘들 정도의 스피드로 움직이면서 마물들을 죽이기 시작했다. 나르샤가 움직이는 곳에는 어김없이 마물들이 쓰러지며 죽어 나갔고 그런 광경을 위에서 본 클레아는 감탄을 자아내었다.
"정말 대단해요. 어떻게 저렇게 움직일 수 있죠?"
"저게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면 너도 어느 정도 무력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흐음...제가 저렇게 할 수 있을까요?"
"글쎄. 네 노력에 달려있지."
"그러고 보니 저도 듀로크 오빠가 싸우는 것은 한 번도 보지 못했네요."
"그런가? 그러면 한번 보여주지 뭐."
"예?"
듀로크는 그 말을 하고 클레아의 손을 잡고 유니콘 위에서 뛰어내렸다. 클레아는 갑자기 떨어지면서 짧은 비명을 질렀지만 이내 느린 속도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조용해졌다. 그리고 듀로크가 내려오면서 가고일들이 듀로크를 향해 날아왔고 그것을 본 클레아는 검을 꺼내려고 했다. 하지만 듀로크가 한손으로 그것을 제재하였다.
"가만히 보고 있으렴."
듀로크는 그 말을 하고 자신을 중심으로 파이어볼 여러 개를 만들어내었다. 그리고 날아오는 가고일들을 향해 파이어볼을 정확히 한 개씩 날려 보냈다. 가고일들은 날아오는 파이어볼에 옆으로 몸을 움직이면서 피하려고 했지만 파이어볼은 유도탄처럼 가고일들을 향해 정확히 따라갔다.
퍼퍼퍼엉!!
파이어볼에 맞은 가고일은 높은 마방능력에도 불구하고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하며 사라졌다. 그리고 그 순간 마물들에게서 위험 순위가 갑자기 변동되었는지 주변에 있던 모든 마물들이 일제히 듀로크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 광경에 클레아는 반사적으로 검을 꺼내 들려고 했지만 듀로크가 한 말을 믿고 가만히 있기로 하였다.
듀로크는 자신에게 오는 마물들을 보며 한손을 들고 마법을 사용했다.
"파이어 윌."
듀로크를 중심으로 반경 5미터의 화염의 벽이 생성되었다. 화염의 벽은 높이가 수십 미터를 넘을 정도로 위로 올라갔고 엄청난 열기에 마물들이 안으로 들어올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클레아는 아무런 열기를 느끼지 못했다.
"자. 이건 선물이다."
이어서 듀로크가 들고 있던 손을 움켜쥐었고 그 순간 화염의 벽이 여러 개의 토네이도로 변하면서 주변에 있는 마물들을 덮쳤다. 화염의 토네이도는 그렇게 빠르지도 않고 크기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마물들은 밀집해있었을뿐더러 열기가 수십 미터 바깥에 있는 이들도 느껴질 정도로 엄청나서 토네이도의 근처 몇 미터에 다가가기만 해도 마방능력이 높은 마물들에게 불이 붙을 정도였다.
그러면서 마물들은 듀로크를 공격하기는커녕 도망치기에 바빴고 그런 광경에 클레아는 입을 쩍 벌리고 바라봤다.
"어때?"
"대,대단해요. 듀로크 오빠가 9서클 마법사라는게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이제 알 것 같아요."
"하하. 원래 직접 느껴보지 않는 이상 모르는 것도 있지."
그리고 듀로크는 위에서 바라보고 있는 암살자들을 향해 얘기했다.
"어이! 너희들도 내려와서 처리하라고! 엘프들이 죽지 않도록 움직여. 알겠어?"
듀로크의 말에 쉐이드와 맥이 먼저 위에서 내려왔고 그와 동시에 암살자들이 유니콘에서 내려와서 땅에 안착했다.
"마물들을 죽이는 것이 목표인가? 아니면 엘프들을 보호하는 것이 목표인가?"
"두 개 다."
쉐이드의 물음에 듀로크는 아무런 주저도 없이 얘기했고 쉐이드는 그런 듀로크의 대답에 미소를 지었다.
"재밌군. 그러도록 하지."
쉐이드는 뒤에서 자신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암살자들을 향해 얘기했다.
"S급과 A급들은 마물들의 처리를. B급은 엘프들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암살자들이 일제히 퍼지면서 움직였고 쉐이드의 명령대로 이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쉐이드도 몸을 풀며 듀로크에게 얘기했다.
"그럼 나도 몸 좀 풀고 오도록 하지."
"그러든지. 맥도 갔다 와라. 클레아는 내가 보고 오겠다."
"예? 그래도 되요?"
"내가 움직이지 않아도 될 것 같으니까."
맥은 그 말에 조금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이내 마검을 들고 마물들을 상대하러 갔다. 듀로크는 이 싸움이 맥에게 좋은 경험이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갔다 오라고 얘기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원정대들의 활약이 시작되었다.
"으아아악!!"
"저리 가!!"
엘프들이 숨도 쉬지 않고 달리면서 도망가고 있었다. 주변에는 자신들의 동족인 엘프의 시체들로 가득했고 피로 인한 비린내로 진동하고 있었다. 도망치는 엘프들의 눈에서 전의가 사라진지 한참 되었고 그저 남은 감정이란 극한의 공포뿐이었다.
싸울 생각이 일절 없고 그저 살아남기 위해서 도망치는 것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엘프들을 사냥하는 것이 마물들은 재밌는 모양인지 일부러 죽이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채 갖고 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엘프들은 정신이 나가 있었다.
"크아아앙!"
"꺄아악!"
뒤에서 쫓아오던 켈베로스의 울음에 한 여성 엘프가 오금을 저려서 달리던 발을 헛디뎠다. 그리고 다른 엘프들은 여성 엘프가 쓰러진 것을 눈치채지도, 신경 쓰지도 않은 채 그대로 달려갔고 여성 엘프는 마물들이 자신을 향해 오는 것을 보고 비명을 지르는 수밖에 없었다.
"꺄아아악!!"
켈베로스가 여성 엘프를 한 번에 물어뜯기 위해서 입을 벌린 채 날아왔다. 여성 엘프는 차마 그것을 보지 못 하는 모양인지 고개를 돌렸고 자신의 삶을 포기했다. 그런데 그런 여성 엘프를 신은 도와주는 모양인지 여성 엘프를 향해 달려가던 켈베로스의 등에 누군가 안착했다. 그리고 그 인물은 정확히 단검으로 켈베로스의 눈을 관통한 후 뇌를 강타하였다.
"깽!"
1개의 머리가 즉사했지만 남은 2개의 머리가 입에서 화염을 뿜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두 명의 인물이 더 나타나서 동시에 남은 2개의 머리도 똑같이 단검으로 눈을 관통했고 3개의 머리 모두 잃은 켈베로스는 이내 몸을 축 늘어트리며 죽어 나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나머지 켈베로스 2마리와 가고일 3마리가 그 인물들을 향해 덮치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을 용납하지 못한다는 것처럼 어디선가 날아온 채찍이 마물들을 덮쳤다.
퍼퍼퍼퍽!
채찍은 가고일의 코를 관통한 후에 정수리를 통해서 나오는 것에 멈추지 않고 나머지 2마리 가고일들도 똑같은 방법으로 관통하였다. 그리고 마치 꼬치에 꿰인 물고기처럼 퍼덕이는 가고일들을 채찍을 한번 휘두르는 것으로 뺀 후에 다시 켈베로스를 향해 휘둘렀다.
"크아앙!"
하지만 켈베로스들은 채찍의 공격을 피한 채 거대한 몸으로 앨런을 향해 돌진했다. 7미터가 넘는 커다란 개 2마리가 돌격해오는 모습은 누가 봐도 두려움에 떨 정도로 압박감이 느껴지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앨런은 그런 광경에도 여유롭게 채찍을 회수하였다. 켈베로스 2마리가 자신을 향해 돌진해오는데도 그녀가 그렇게 여유롭게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자신들의 동료를 믿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듯이 어디선가 나타난 암살자 6명이 하늘에서 내려오며 정확히 1개의 머리씩 맡아서 관통하였다.
"깨깽!"
그렇게 켈베로스 2마리는 암살자의 공격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리고 그제야 자신이 살아남았다는 것을 느낀 엘프는 눈앞에 있는 인간들을 향해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얘기했다.
"당신들은 대체..."
하지만 여성 엘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암살자들은 또다시 다른 곳으로 움직였고 그들은 빠르게 마물들을 제압해갔다. 그것을 본 엘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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