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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오크 마법사-251화 (251/360)

20장 움직이는 듀로크(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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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장 움직이는 듀로크(18)

수많은 마법사들이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마법사들이 앉은 테이블에는 진수성찬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한 양의 음식들이 놓여져 있었고 그런 테이블이 수백 개가 넘게 나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서 마법사들이 기다리고 있던 인물이 나타났고 모두 그를 바라보며 술잔을 잡았다.

모든 마법사들이 자신을 볼 수 있도록 플라이 마법으로 올라간 그는 한번 헛기침을 한 후에 얘기하기 시작했다.

"크흠...오늘 이렇게 모인 이유는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전쟁의 승리를 축하하는 것과 고생해준 이들을 위한 뒤풀이다. 그리고 제일 큰 역할을 해준 원정대 분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루키드의 말에 마법사들의 시선이 원정대를 향해 이동했다. 원정대의 구성원인 벨리온, 나미래, 그란. 그리고 친위대 오크들과 와이번 라이더. 마지막으로 와이번까지. 모두 참석하여 제일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었다.

"원래는 전쟁의 뒤처리가 끝나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원정대 분들을 계속 남아있게 할 수 없을뿐더러 내일 떠난다고 하여 빠르게 급한 것만 처리하고 이렇게 간단한 승리의 축제를 열게 되었다."

마법사들이 원정대가 떠난다는 말에 아쉬워하는 목소리를 내뱉었다. 그런 광경에 루키드는 전쟁 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전쟁 전에는 오크들을 싫어하거나 혐오하는 이들로 가득 찼는데 지금은 오히려 가는 것을 아쉬워할 정도였다.

'확실히 전우애가 남다르긴 하나보군.'

"크흠...여하튼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원정대 분들이 있어서 이 전쟁을 이길 수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 일루드 마법사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이길 수 없었다는 것을."

루키드의 말에 마법사들이 눈을 번쩍이며 다시 한 번 마음을 가다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그때 벨리온이 손을 들고 루키드에게 애기했다.

"잠시 괜찮은가?"

"벨리온 군. 말하게나."

"미안하지만 연설을 짧게 부탁해도 되겠나?"

벨리온의 말을 들은 루키드는 움찔했고 마법사들의 시선이 모두 벨리온에게 쏠렸다. 벨리온의 말은 무례하다면 무례하다고 할 수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까지 봐온 벨리온의 행동을 통해서 벨리온이 괜히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기에 조용히 그의 말을 듣기로 하였다.

"무슨 일이 있는가?"

"그게...더 이상 참기가 힘들어 보여서."

"참기가 힘들다?"

루키드는 벨리온이 뭐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벨리온이 손가락으로 옆을 가리켰다. 그리고 벨리온이 가리키는 곳을 보고 루키드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취이익..."

"꿀꺽."

"키에에엑..."

수많은 오크들이 침을 꿀꺽 삼키며 음식에서 시선을 떨어트리지 않고 있었다. 어떤 오크는 입에서 침이 줄줄 흘리고 있는데도 모르는 모양인지 음식에 사로잡혀 있었다. 더구나 와이번들은 지금 이 순간이라도 난리를 칠 것처럼 음식에 광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인내심이 많은 편이 아니여서 말이지."

"...큭. 푸하하핫!!"

벨리온이 어깨를 으쓱 올리며 얘기했고 루키드는 그런 오크와 와이번의 모습에 폭소를 내뱉지 않을 수 없었다.

"하하하! 내가 그런 것도 생각하지 못했군. 미안하네. 그럼 모두 술잔을 들어 올려라!"

루키드의 말에 수많은 마법사들이 술잔을 들어 올렸다. 오크들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술잔이 아닌 술통을 머리 위에 올려서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았고 와이번들도 날개를 펼쳐서 술통을 하나씩 챙기고 있었다.

"승리를 위하여!"

""승리를 위하여!""

"희생한 이들을 위하여!"

""희생한 이들을 위하여!""

"우리를 도와준 원정대를 위하여!"

""우리를 도와준 원정대를 위하여!""

"오늘은 실컷 마시고 즐겨라!"

"우와아아아!"

루키드의 말에 마법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술잔을 들이켰고 오크들과 와이번들도 술통에 얼굴을 꼴아박으며 마셔대기 시작했다. 그렇게 뒤풀이는 시작되었다.

뒤풀이가 시작한지 2시간이 지나고. 벨리온은 술잔을 들고 창가로 가서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주변에 쓰러져 있는 마법사들을 보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러게 왜 오크들에게 술 대결을 해서."

뒷풀이가 시작되는 동시에 오크들은 엄청난 속도로 음식과 술을 흡입하기 시작했다. 술과 고기를 대령하는 하인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일 정도로 그들의 먹는 속도는 차원이 달랐다. 그래서 그런 모습을 본 마법사들은 감탄을 자아내며 다가왔고 그중에 호기 넘치는 마법사들이 오크들을 향해 대결을 신청했다.

"인간 대 오크 술 대결 한판 하지 않겠나?"

"취익? 승부가 안될 텐데 괜찮겠나?"

"호오? 좋아. 한번 붙어보자고!"

그렇게 인간 마법사 대 오크들의 술 대결이 펼쳐졌고 결과는 보지 않아도 뻔했다.

"우욱!"

"우웨에엑!!"

대결에 나선 인간 마법사들이 일제히 토를 하며 속을 비우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오크들은 뒤에서 웃음소리를 내뱉으며 계속 술잔을 들이켰다.

"취취취췩! 인간 마법사 너무 약하다."

"취익~ 오크들 술 강하다. 인간 마법사들 술 약하고 무모하다."

"크윽...이 짓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속을 한번 비운 마법사들이 휘청거리면서 일어나며 일제히 마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정화!"

정화마법에 취기가 한 번에 날아간 마법사들은 다시 멀쩡한 상태로 오크들 앞으로 다가왔고 오크들은 그런 마법사들의 모습에 조금 놀라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취익? 재밌다. 마법이 위인가 우리 체력이 위인가 해보자."

"좋아. 우리 마나가 더 빨리 고갈되냐. 너희들이 먼저 나가 떨어지냐 해보자!"

그렇게 마법사들이 치사하다면 치사하다고 할 수 있는 마법을 사용하면서 제2차전으로 술 대결이 벌어졌고 처음 예상과 다르게 장기전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

"이렇게 된 거지."

마법을 사용했는데도 불구하고 마법사들은 결국 오크들과의 술 대결에서 져서 나가떨어졌다. 하지만 오크들도 상당히 많이 취해서 술을 먹고 있는게 아니고 술에 먹히고 있었다.

"뭐. 전쟁도 끝났으니 내버려둬도 괜찮겠지."

벨리온도 술 대결의 분위기에 같이 마시느라 상당히 취해있어서 잠시 쉬려고 창가로 갔다. 하지만 밤하늘의 공기를 마시며 하늘에 있는 별을 보고 취기를 달래려는 찰나 자신에게 다가오는 인물의 기척을 느낄 수 있었다.

"나미래냐?"

"보지도 않고 맟추네?"

벨리온과 마찬가지로 많은 술을 마셨는데도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는 나미래였다. 수천 년을 살면서 수많은 이들과 술을 마셨지만 이 정도로 변하지 않는 이는 처음 본다고 생각하는 벨리온이었다.

"네 발걸음은 다른 이들과 특이해서 말이지."

"특이하다고?"

"그래. 단련한 이들의 발걸음도 아니고 그냥 범인의 발걸음도 아니야."

"한마디로 어중간하다는 거구만."

"그렇게 얘기한다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

나미래는 벨리온이 팔을 얹어두고 있는 창가 옆에 서서 등을 기대며 얘기했다.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냐?"

"뭐를?"

"오크들이 죽은 거."

"...내가 하나 재밌는 이야기를 해줄까?"

"맘대로 해."

벨리온은 하늘에 있는 별을 보며 입을 열어 얘기하기 시작했다.

"나는 마족이지만 과거에는 인간 귀족행세를 하고 한 영지를 다스렸지. 아니, 지금도 다스리긴 하지만."

"그런데?"

"과거에 귀족행세를 했을 때 나는 다른 귀족들보다 훨씬 좋은 평판을 받았어. 내가 그만큼 운영을 잘한 것도 있었지만 내 영지민들을 잘 베풀어준 것도 있지."

"헤에?"

"그래서 나는 영지민들에게 존경받고 사랑받는 영주였지.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그 사건?"

벨리온은 술잔에 있는 술을 한 번 들이킨 후에 이야기를 이어서 풀어나갔다.

"나는 1주일에 한 번씩 성에서 나가서 영지 시찰을 했다. 영지민들과의 친목도 쌓고 고민도 들을 겸 가는 거였지. 그런데 어느 날 하나의 사고가 일어났었다. 내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미리 반기려고 온 이들이 많았었는데 그 중 어떤 여아가 인파에 밀려서 길가에 쓰러졌었다.

그런데 문제는 길가에는 수많은 마차들이 움직이고 있었다는 것이었지.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무의식적으로 내 본 힘을 써서 마차를 막고 여아를 구했다."

"....."

"그 다음은 어떻게 됐을 것 같나?"

"으음...분위기가 싸해졌다...랄까?"

"그래. 한순간에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단지 내가 마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존경하고 숭배하던 시선이 한 번에 공포와 혐오하는 시선으로 변했지. 단 한 번에. 그 다음은 어떻게 되었을 것 같나?"

"으음...모르겠는데?"

"그대로 나는 왕국의 군대에 잡혀서 봉인을 당했다. 물론 봉인을 당하기 싫어서 수많은 이들을 저세상으로 보내긴 했지. 누가 자신을 봉인하겠다고 하는데 가만히 있겠나? 여하튼 말을 돌려서 나는 군대를 상대로 저항했지만 결국 봉인을 당하게 되었지. 그리고 봉인 당할 때 내 영지민들이 나를 지켜보더군. 그런데 그때 그들의 시선이 어땠을까?"

"통쾌?"

"맞아. 내가 그렇게 베풀어주고 신경 써준 영지민들이 내가 마족이라는 한 이유만으로 봉인을 당하는데 통쾌한 시선으로 쳐다보더군. 그때 나는 생각했다. 내가 실수했다고. 다른 이들에게 정을 나누고 좋게 해줄 필요가 없다고 다짐했었지."

"지금과 많이 다른 생각인데?"

"그래. 지금과 많이 다르지. 그런 내 다짐을 부숴버린 것이 바로 듀로크와 오크들의 존재들이었다."

벨리온은 고개를 뒤로 돌려서 만취 상태로 술에 먹히고 있는 오크들을 바라보며 얘기했다.

"듀로크를 만나게 된 것은 우연이였지. 내가 봉인되어있던 구슬이 깨지면서 조우했다. 그리고 듀로크와의 싸움 끝에 나는 듀로크와 계약을 하였지. 처음에는 동료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잠깐 사용하는 말과 같은 느낌이였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나갈수록 그런 느낌은 점점 사라져갔다."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아."

"그렇지? 제일 결정적인 것은 그란 왕국에서 생활하는 거였어. 오크들과 생활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어느새 그들을 동료라고 인식하고 있더군. 하지만 어떻게 하겠어? 무식하지만 통쾌하고 융통성 없지만 순수한 오크들의 매력에 빠져버린 것을?"

"오크들의 매력이라...뭐.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네."

"거기다 처음에 듀로크는 인간 왕국과 오크 왕국의 동맹관계를 만든다고 얘기했다. 그 얘기를 듣고 내가 무슨 생각을 한지 아나? 나와 똑같은 실수를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마족인 것을 들키고 난 결과처럼 인간들은 오크들과 공존할 수 없을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나의 예상을 한참 빗나갔었지."

"확실히 예상을 뛰어넘었지."

"예상을 뛰어넘는 정도가 아니였다. 지금 봐라. 라이언 왕국과 그란 왕국의 공존을. 지금까지의 역사 속에서 이런 일은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야말로 혁신에 가까웠지. 그리고 그 결과는 나에게 의문점을 주었다. 나와 듀로크의 차이점이 뭐길래 이렇게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인가 하고."

"....."

"그리고 내가 생각한 차이점은 한 가지였다. 바로 직접 말하는 것과 들키는 것. 듀로크는 자신의 명성이 최고치일 때 자신의 정체를 직접 밝혔지.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용기가 부족했다고 볼 수 있었지. 그래서 나는 이 전쟁에서 그 용기를 발휘해냈다."

"정체를 밝힌 거?"

"그래. 내가 직접 내가 마족이라고 말했지. 마법사들은 상당히 놀라워했지만 과거와 다르게 나를 받아들였다. 그때의 기분은 정말이지...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군.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 알 수 있었지."

"킥킥. 그랬어?"

벨리온의 말에 나미래는 웃음을 터트렸고 그런 모습에 벨리온도 피식 입꼬리를 올렸다.

"뭐, 다시 이야기를 돌려서 내 인생을 되돌려보게 할 정도로 듀로크와 오크들은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어. 그런데 이번 전쟁 때 내 지휘를 받은 오크들 중에 5명이 죽었지. 마음에 두고 있냐고? 아니라고 말하는건 거짓말이겠지. 아마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거야."

"잊으라고 하는 것은 무리겠지. 하지만 그걸로 다른 거에 지장을 줄 정도로 마음에 두지 말라는 거야."

"큭큭. 수천 년을 산 내가 조언을 받는 건 오랜만이군. 하지만 아까도 말했다시피 듀로크에게도 배운게 있었으니 네 조언도 참고하도록 하겠다."

"여자의 조언은 원래 새겨듣는 거라고."

"여자?"

"...왜 거기서 의문형이야?"

"아니...새삼스럽게 느껴져서."

"이게?!"

나미래가 농담 식으로 주먹을 들었고 벨리온이 두 손을 들며 항복 표시를 하였다. 나미래는 이내 피식 웃으며 넘어갔고 입을 열어 얘기했다.

"나도 어느 정도 공감이 돼."

"뭐가?"

"정체를 밝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 너도 알다시피 나도 인간으로 보기에는 힘들잖아."

"그렇긴...하지."

"하지만 나는 크리스처럼 내 모습을 보고도 이해해주는 이들이 있어서 운이 좋았어. 거기다 듀로크라는 같은 입장을 가진 이도 만났고."

"같은 입장?"

"듀로크가 언젠가는 네게 이야기할 거지만 나와 듀로크는 같은 곳에서 왔거든. 그래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점이 많아."

"그런가? 그건 또 몰랐군."

"...근데 왜 이 이야기를 하게 된 거지? 으음...여하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넌 최선을 다했다는 거야! 그러니 마음에 두지 말라고. 이상!"

"그래. 그러도록 하지."

나미래는 자신도 모르게 주제도 없이 말을 내뱉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빠르게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그때 그들을 찾아온 인물이 있었다.

"여기 있었군."

"루키드? 그리고 제네스까지?"

창가에 있던 벨리온과 나미래를 찾아온 인물은 루키드와 제네스였다.

"이번 뒤풀이의 주인공들이 왜 여기에 있나? 한참을 찾았네."

"원래 주인공은 조용히 있는 법이야. 마침 잘 왔어. 하고 싶은 말도 있었는데."

"하고 싶은 말?"

"당신들도 알다시피 시련은 이게 끝이 아니야. 아니, 막 시작했다고 할 수 있지. 그건 알고 있지?"

루키드와 제네스는 벨리온의 말에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알고 있네."

"알고 있으면 다행이고. 이번 일루드의 피해는 작다고 할 수 없을 거야. 하지만 최대한 빠르게 피해를 복구해야 해. 다음 공격을 대비해서."

"라자드란 존재 때문인가?"

"그래."

"대체 라자드가 누구인가? 누구이길래 이런 세력을 가지고 있는 거지?"

"나도 자세히는 몰라. 하지만 듀로크가 말하길 9서클 흑마법사로 자신보다 강할 수도 있다고 얘기하더군."

"9서클 흑마법사?!"

"허어..."

"이번 리치와 데스나이트도 필히 라자드의 세력 중 하나겠지. 그런 병력을 선뜻 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힘을 가지고 있을 거야. 이번에 세인을 통해서 일루드를 무너트리려고 했지만 그게 무산되었으니 다음 공격은 필히 오겠지."

"....."

벨리온의 말을 들은 제네스와 루키드가 꿀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을 하지 못했다. 그런 분위기에 벨리온은 어깨를 으쓱하며 얘기했다.

"뭐, 그것도 내 추측이니까 벌써부터 걱정하지 마. 그보다 피해는 정확히 어느 정도야?"

"아직 합산중이지만 아마 일루드의 30%~40% 전력을 잃은 것 같네."

"30~40%라...남은 키메라 잔당들은 처리했어?"

"이번 전투에 참여하지 못한 변방 병력을 통해서 처리하는 중이네."

"그래...여하튼 미안하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분위기 속에서 그런 말을 해서."

"아니네. 자네가 우리 일루드를 진심으로 걱정하니까 그런 말을 하는 것이겠지."

"그렇게 생각해주면 고맙고. 자, 그럼 심각한 얘기는 그만하고 술이나 마시자고."

벨리온은 술잔을 들어 올렸고 제네스와 루키드, 그리고 나미래도 똑같이 술잔을 들어주었다.

"일루드의 승리를 축하하는 기념으로."

벨리온이 먼저 말했고 이어서 나미래가 얘기했다.

"일루드의 창창한 미래를 기원하며."

루키드와 제네스가 2명의 말을 듣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이어서 얘기했다.

"원정대의 고마움을 표현하며."

"라이언과 그란 왕국의 미래를 기원하며."

쨍!

술잔을 부딪치며 4명이 술을 들이켰다. 그리고 술을 들이킨 후에 마치 미리 얘기한 것처럼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고 분위기는 한창 달아올랐다. 그렇게 뒷풀이는 하루 동안 이루어졌고 그 다음날 원정대는 로그의 마중을 받고 그란 왕국으로 돌아갔다.

이것으로 세인에 의해서 시작된 전쟁은 원정대와 일루드의 활약으로 인해 일루드의 승리로 막이 내려갔다. 하지만 이건 커다란 전투 중 하나가 막 끝난 것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한창 전투를 치르고 있는 곳이 많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듀로크가 도와주러 간 밀런 왕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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