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오크 마법사-242화 (242/360)

20장 움직이는 듀로크(9)

-----------------------------------

20장 움직이는 듀로크(9)

하이벤과 라마르의 중간 지점인 에스카나 산맥. 에스카나 산맥은 험하기로 유명한 산맥으로 평균 2천 미터를 넘고 최고점인 정상은 5천 미터가 넘는다. 하지만 일루드의 마법사들에게 불가능은 없었다.

마법으로 산맥을 깎고 길을 만드는 등 보다 더 편리하게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은 모두 동원했다. 그리고 그 덕분에 기동성이 그렇게 좋지 않은 마도골렘과 마도정령이 그나마 산맥을 오를 수 있었다.

쿵. 쿵. 쿵.

"마도골렘들은 어느 때보다 신중히 움직이도록 한다."

드레이크가 그렇게 마도골렘 마법사들에게 주의를 주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마도골렘의 커다란 크기와 무게 때문에 산사태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었고 좁은 길목에서는 발을 헛딛어서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주의를 줘도 사고는 발생했고 벌써 250여 기중 10여 기가 작동불능 상태로 변했다. 전투를 치른 것도 아니고 이러한 손실은 너무나 뼈아픈 결과이기 때문에 드레이크가 주의를 주지 않을 수 없었다.

10만의 대군이 힘겹게 산맥을 오르고 있는 와중에 위에서는 100여 마리의 와이번이 날아다니며 주변을 정찰하고 있었다. 그리고 드레이크는 한 마리의 와이번이 공중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고 정찰의 결과를 얘기해주러 온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벨리온님. 어떻습니까?"

드레이크는 원정대의 힘을 눈앞에서 본 것 때문인지 마치 상관처럼 벨리온을 대했고 그것은 발렌시아도 마찬가지였다.

"상황이 좋지 않아. 키메라의 속도와 마법사들의 속도가 현저히 차이가 나."

"키메라가 어디까지 쫓아왔습니까?"

"이 속도 차이라면 2시간이면 따라잡힐 거야."

"좋지 않군요. 산맥에서는 골렘들이 힘을 쓰지 못하니 얼른 산맥을 벗어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해."

"예? 이상하다는 말씀은?"

드레이크는 벨리온의 말에 그를 쳐다보았다.

"키메라들이 마음만 먹으면 우리를 따라올 수 있어. 하지만 마치 일부러 거리를 조절하듯이 추격을 하지 않아. 뭔가 낌새가 있는 것 같다."

"낌새라...벨리온님은 뭔가 추측되는게 있으십니까?"

"거리를 두고 오는 것은 때를 기다린다는 것이겠지."

"때...말입니까?"

"예상되는 것 중에 제일 신빙성이 높은 것은 라마르의 병력과 함께 덮친다는 거지."

"그렇군요. 발렌시아는 어떻게 생각하나?"

"저도 똑같습니다. 제가 적이였다면 라마르까지 온 마법사들을 키메라와 라마르의 병력으로 포위해서 공격할 겁니다."

"그래서 내 생각에는 저 녀석들의 발을 묶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은데 혹시 방법이 있어?"

"흐음...한 가지 떠오르는 것이 있기는 한데 과연 통할지 모르겠습니다."

"뭔데?"

"발렌시아. 지도 좀."

"예."

드레이크의 말을 들은 발렌시아는 메고 있던 가방에서 지도 한 장을 꺼내서 넘겨주었다. 드레이크는 지도를 펼치며 벨리온에게 얘기했다.

"여기가 저희고 2시간 거리면...이 정도겠군요. 여기가 키메라들이 있는 시점입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위치에서 약 한 시간 정도 가면 커다란 강이 있습니다."

"강?"

드레이크의 말대로 지도에는 산맥과 산맥을 연결하는 가운데 커다란 강이 존재하고 있었다. 강은 지도에서도 길게 느껴질 정도로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예. 이 강은 트리피아 강으로 총 길이가 몇만 미터에 달합니다. 더구나 폭이 50미터에다가 엄청난 속도로 물이 흐르고 있어서 지나가려면 다리로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현재 저희 위치에서 제일 가까운 다리는 한 개밖에 없습니다."

드레이크가 지도를 손으로 지목하며 얘기했다.

"다른 다리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여기서 상당한 거리에 떨어져 있습니다. 더구나 다리의 폭도 그렇게 넓지 않아서 저희 대군이 강을 넘어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하지만 강을 넘어가고 다리를 끊는다면 시간을 벌 수 있을 겁니다. 아무리 키메라라고 해도 트리피아 강을 맨몸으로 지나갈 수는 없기 때문이죠."

"흐음..."

드레이크의 작전은 발렌시아가 들어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벨리온은 어딘가 맘에 들지 않는 것처럼 표정을 찡그리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왜 그러십니까? 이 작전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까?"

"흐음...그보다 더 좋은 작전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란 말이야."

"예?"

"잠시만 생각할 시간을 줘."

벨리온은 발렌시아가 펼친 지도를 보고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발렌시아와 드레이크는 한시가 급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벨리온이 생각하는 것을 기다려주었다. 벨리온이 괜히 시간을 잡아먹는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드레이크. 마도골렘이 한 번에 들 수 있는 중량이 얼마나 되지?"

"정확한 수치는 없지만 500kg 이상은 들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좋아. 한 가지 방안이 생각났다."

"정말입니까?"

"그래."

벨리온은 생각한 작전을 드레이크와 발렌시아에게 얘기했고 그 작전을 들은 2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하였다.

"과연.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지금 상황에서 그보다 좋은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반 마법사들은 괜찮은가? 내 생각에는 아직 마나회복이 덜 되었을 것 같은데."

"예. 벨리온님의 예상대로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이번 작전에는 제네스와 루키드에게 부탁하는 건 어때?"

"예?"

"일반 마법사들도 회복해야 하고 8서클 마법사 2명이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흐음...알겠습니다. 제네스님과 루키드님에게는 제가 얘기해드리겠습니다."

"좋아. 그러면 나는 오크들에게로 돌아가서 뒤에서 따라오는 키메라들을 경계하고 있을게. 미리 작전도 얘기할 겸."

"알겠습니다."

벨리온은 그 말을 끝으로 사라졌고 남은 드레이크는 한숨을 쉬었다.

"드레이크님?"

"정말 다행이지 않은가?"

"예? 무슨?"

"저분이 우리의 적이 아니라는 것이. 무력도 무력이지만 머리도 비상하네. 그리고 그의 눈빛을 봤는가? 마치 수십 년을 살고 많은 것을 깨달은 현자와 같은 눈빛이네."

"그렇...군요."

"거기다 그에게 뒤지지 않는 괴물이 2명이나 더 있지. 정말 그란 왕국이 어떤 왕국인지 점점 더 궁금해지네. 저런 괴물들을 원정대로 보내다니. 다른 괴물이 더 있어서 그런 건가? 아니면 배짱이 큰 건가? 알 수 없는 것투성이군."

"그런 걱정은 지금 상황을 어떻게든 해결하고 하도록 하죠. 먼저 저희부터 살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후후...맞는 소리군. 그럼 나는 제네스님과 루키드님에게 얘기하고 오겠네. 자네는 병력을 이끌어주게나."

"알겠습니다."

이렇게 벨리온의 작전대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한 시간 뒤에 일루드 대군은 트리피아 강에 도착하게 되었다.

폭이 50미터가 넘고 엄청난 수속을 가지고 있는 강이 눈앞에 있었다. 그리고 강 중앙에 폭이 20미터에 불과한 다리가 하나 존재하고 있었다. 다리만이 강을 건너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는데 마도 골렘 몇 기가 다리에 접근하였다.

쾅! 뿌드득!

마도골렘들이 검을 들어서 다리를 건너지 않고 부수기 시작했다. 누가 보면 미친 거 아니냐며 말할 수도 있었지만 이것도 작전의 일부였다.

"발렌시아님. 다른 다리도 성공적으로 부섰다고 합니다."

"그럼 그들도 복귀시키도록 하세요. 그리고 마도골렘들은 이어서 작업을 실시하세요."

"예."

이어서 다리를 부수고 있는 마도골렘을 제외하고 다른 마도골렘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도골렘들은 모두 반경 10미터가 넘는 커다란 바위를 숲에서 구해서 강에 투척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강의 엄청난 수속 때문에 커다란 바위도 떠내려갔다. 하지만 마도골렘들이 던지는 바위가 점점 쌓이면서 흘러내려 가는 바위도 줄어들어 갔다.

그리고 마치 성벽을 쌓는 것처럼 수십 개가 넘는 바위가 쌓이자 물의 속도도 현저히 줄어들었고 이내 주위 산에 있는 커다란 바위를 모두 쌓았을 때는 일반 마법사들도 마법을 쓰지 않고 지나가도 될 정도로 약해졌다. 그때 2명의 마법사가 강을 향해 걸어갔다.

"클클클. 이런 방법을 생각해내다니. 역시 벨리온군 답구만."

"이제는 자네를 믿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까란 생각이 드네."

"결국 믿어줬으니 그 얘기는 그만하게나. 그리고 자네 몸 상태는 괜찮은가? 마법을 써도 괜찮을 정도로?"

"괜찮네. 그리고 이 정도는 별 거 아니네."

"클클클. 블리자드 마법이 별 거 아닌가? 허풍도 심하군."

제네스는 강의 왼쪽에, 루키드는 강의 오른쪽에 섰다. 그리고 둘 다 지팡이에 마나를 불어넣으며 주문을 외웠고 마치 맞춘 것처럼 동시에 마나를 개방하며 마법을 사용했다.

""블리자드.""

극한의 한기를 가진 블리자드가 눈앞에 있는 바위와 물을 얼려버렸다. 커다란 바위가 수십 개가 쌓여서 성벽처럼 보이던 것이 물과 같이 얼면서 하나의 물체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 얼음덩어리는 강의 물줄기를 완벽하게 차단했고 이내 강은 젖어있는 땅처럼 되었다.

"되었네."

"전군 이동!"

강의 물줄기가 멈춘 사이에 일루드의 대군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와이번에 타고 있던 벨리온은 다시 지상으로 내려오면서 드레이크에게 얘기했다.

"키메라들은 여전히 같은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

"그것 참 다행이군요. 저희 병력이 넘어가는데 조금 시간이 걸릴 테니까요."

"그럼 작전대로 우리가 남아서 잔업을 하고 갈 테니 너희들은 이때 거리를 벌리도록. 키메라들이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 넘어올지 모르지만 그 시간 동안 우리는 라마르를 쳐야 하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벨리온은 그 말을 끝으로 다시 와이번 위로 올라갔고 그사이에 일루드의 병력들은 빠르게 라마르를 향해 이동해갔다. 그리고 벨리온을 비롯한 원정대는 와이번을 통해서 키메라들을 계속 관찰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크륵...뭔가 이상하다."

정예 나가 키메라는 키메라들을 이끌고 일루드 병력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추격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희미해진 냄새에 위화감을 느꼈다. 키메라로 변하면서 후각이 엄청 발달했고 그것이 일루드 병력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였다.

그런데 그 냄새가 마치 뭔가에 씻겨나간 것처럼 희미해졌다. 그것을 이상하게 여긴 정예 키메라는 후각에 더욱 집중했고 다른 냄새가 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크륵...이 냄새는...물?"

물 냄새. 그것도 엄청난 양의 물 냄새였다. 거기다가 이상하게도 일루드 마법사들의 냄새는 희미해졌는데 와이번들의 냄새는 여전히 강렬하게 나고 있었다. 그게 불안감으로 다가왔다.

"크륵...이동속도를 빠르게 한다."

불안감을 확인하기 위해서 병력속도를 빠르게 했고 일루드가 남긴 자취를 통해서 뒤를 추격했다. 수십 만이 넘는 키메라가 빠른 속도로 산을 넘어가자 그들이 움직이는 것만으로 산이 흔들렸고 나무가 버티지 못하고 쓰러져갔다. 그렇게 지진이 일어나는 것처럼 수십 만의 키메라가 움직인지 20분 정도 지났을 무렵 커다란 길이 나타났다.

"크륵...이런 곳에 길이?"

깊이가 십여 미터에 폭이 50미터가 넘는 길이 끝없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거기다 길에 물기가 촉촉이 젖어있는 것이 조금 위화감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일루드를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신경 쓰지 않고 키메라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크륵...빠르게 넘어간다."

수십 만 키메라들의 일부가 길에 내려갔고 이내 다른 키메라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하나의 소리가 들려왔다.

슈우우우...

"크륵...이 소리는 뭐지?"

뭔가 공기를 뚫는 소리. 혹은 뭔가가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정예 키메라는 나가 키메라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크륵! 전군 정지! 경계해라!"

나가 키메라들이 움직이다가 경계소리에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십만이 넘는 키메라들의 눈으로도 그 소리의 정체를 눈치채지 못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슈우우욱!!

"크륵! 위다!"

정예 키메라는 청각에 더욱 집중했고 끝내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하나의 점이 공중에서 엄청난 속도로 떨어지면서 실시간으로 커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내 점은 커져서 한 명의 인간 형상으로 변했고 인간 형상은 이내 여성이라는 것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여성이 바로 키메라들을 학살했던 괴물이라는 것도 동시에 알 수 있었다.

"크륵! 적이다!! 모두 준비해라!"

나미래라고 하는 괴물의 등장에 정예 키메라는 긴장하며 다른 적들의 출현에 경계했다. 하지만 다른 적은커녕 와이번들조차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는 사이에 나미래는 엄청난 속도로 떨어졌고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크륵...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저 속도로 떨어지면 즉사를 면하지 못할 거라는게 예상되는데도 나미래는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속도를 강화해서 빠르게 내려왔다. 그런 나미래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었던 정예 키메라는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그저 나미래가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고 떨어진 후에 포위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수십 만의 키메라가 기다리는 가운데 나미래가 떨어졌고 그녀는 정확히 목표하던 지점을 발로 강타했다.

콰쾅쾅!!!

"크륵?! 뭐야?!"

나미래는 키메라들의 중심이 아니고 멀리 떨어진 쪽에 떨어졌다. 그리고 마치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엄청난 충격이 땅을 강타했다. 하지만 정예 키메라는 도대체 나미래가 무슨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키메라의 중심도 아니고 다른 멀리 떨어진 쪽에 떨어진 의도를 알 수 없었다. 자신들이 입은 피해는 없었고 떨어지면서 받은 타격은 그녀에게 만만치 않을 거라고 예상되었다.

"크륵...대체...왜?"

수많은 추측이 난무하면서 혼란을 느끼는 와중에 또 하나의 소리가 들려왔다.

드드드드...

"크륵! 또 뭐야?!"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계속 예상하지 못한 일이 터지자 정예 키메라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땅이 흔들리고 뭔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키메라는 물론이고 정예 키메라들도 그 소리의 정체를 알아차리기 위해서 가만히 있었고 이내 그들은 소리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크륵! 피,피해!!"

그 소리의 정체는 바로 쓰나미처럼 엄청난 속도로 몰아치며 오고 있는 커다란 파도였다.

"저 커다란 바위를 부수라고?"

"응. 할 수 있어?"

벨리온은 공중에서 와이번을 탄 상태로 밑을 지목하며 나미래에게 얘기했다. 나미래는 벨리온이 가리키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려서 커다란 바윗덩어리가 모여 강을 막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가능할 것 같은데? 그냥 여기서 떨어지면서 발로 밟으면 될걸?"

"...진짜로?"

"응."

벨리온은 나미래가 무식하고 자신과 다른 괴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10미터가 넘는 바위가 수십 개 쌓여있는 것을 가볍게 부술 수 있다고 하는 것을 보고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왜 저 바위를 부수는 거야? 물을 막으려고 일부러 만든 거 아냐?"

"일루드의 병력이 지나가기 위해서 만든 거지. 하지만 일루드 병력은 모두 지나갔잖아? 더구나 지금 저렇게 물을 막아주고 있는데 키메라가 지나갈 때 부수면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 쌓였던 물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겠지."

"그래."

"아! 그렇구나!"

나미래는 그제야 벨리온이 어떤 것을 계획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좋아! 그럼 언제 부술까?"

"내가 타이밍을 알려줄게. 그러면 내려가서 부숴줘."

"오케이. 맡겨만 두라고."

그렇게 작전을 세운 벨리온은 키메라들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높은 상공에서 지켜봤고 이내 키메라들이 마른 강을 지나갈 때 나미래에게 신호를 주었다.

"지금이다."

"간다!"

나미래는 와이번에서 점프하여 수직낙하 하였고 수많은 키메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바위를 향해 떨어졌다. 그리고 마찰력을 최소한으로 하고 엄청난 속도로 떨어지면서 그대로 발로 바위를 강타했다.

"하앗!"

쾅!!!

엄청난 속도와 나미래의 무식한 힘, 그리고 그녀의 몸까지 3단 콤보로 인해서 성벽처럼 쌓여있던 돌이 산산조각이 되었다. 그리고 아무리 나미래라고 해도 백여 미터가 넘는 상공에서 떨어지면서 바위를 강타하여 다리가 부러졌지만 그것도 한순간일뿐 순식간에 치료되면서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돌이 산산조각 나면서 지금까지 막고 있던 물이 폭발하듯이 넘쳐흘러 높이만 십여 미터가 넘는 파도가 엄청난 속도로 키메라들을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나가 키메라들은 빠르게 피하려고 했지만 그들이 움직이는 것이 무색해질 정도로 파도는 순식간에 모든 것을 휩쓸고 지나갔다.

"쓰나미의 위력이 이 정도일까? 장난 아니네."

점프해서 멀리 이동한 나미래는 파도에 쓸려나가는 키메라를 보며 시원하다는 생각을 했다. 마치 흐르는 수돗물에 수많은 개미떼가 나약하게 떠내려가는 것처럼 수십만이 넘는 키메라가 파도를 버티지 못하고 떠내려갔다.

그리고 파도가 모든 것을 쓸어버리면서 남아있는 키메라는 한 마리도 볼 수 없었다.

-----------------------------------

0